공유

제1607화

작가: 고능비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4-10-29 19:42:56
아내가 사고 칠까 봐 걱정된 노진규는 더는 막을 수 없자 마지못해 아내와 함께 문밖을 나섰다.

그는 계속 아내를 설득하기 위해 기사더러 운전하라고 했다.

부부는 뒷좌석에 앉아서 가는 길 내내 노진규가 아내를 타일렀다.

“당신 예진이 찾으러 간 거 동명이가 알면 분명 당신이랑 대판 싸울 거야. 모자지간의 감정만 상하지 뭐. 예정이가 알면 태윤이도 알게 돼. 태윤이가 아내 사랑이 얼마나 지극한지 당신도 잘 알지? 예진이는 태윤의 처형인데 그런 사람을 관성에서 떠나라고 하는 건 벌집을 건드리는 거나 다름없어. 우리 집안과 전씨 일가의 관계를 완전히 무너뜨린다고.”

윤미라는 머리를 기웃거리고 남편을 째려보며 말했다.

“그냥 예진이 찾아가서 얘기만 한다고요. 누가 관성 떠나라고 협박한대요? 잔소리 좀 그만해요. 귀찮아 죽겠어. 우리 집안과 전씨 일가는 대대로 내려오며 돈독한 사이로 지냈어요. 내가 예진이 찾아간 걸 그 집안에서 알면 또 어쩌게요? 내가 욕을 한대요 때리기를 한대요? 그냥 얘기 좀 하겠다잖아요. 전씨 일가는 부모를 다 여의고 아무런 가정 배경도 없는 여자를 며느릿감으로 들일 순 있지만 우리 집안은 절대 안 돼요.”

“모두가 전씨 일가 사람들처럼 그러지 못해요. 관성 상류층 사모님들 중 99퍼센트가 나랑 똑같은 생각일 거예요. 제 아들이 조건이 대등한 집안의 여자를 만나 결혼하길 바란다고요. 집안 조건은 예로부터 정말 중요해요. 나도 예진이를 겨냥해서 이러는 게 아니에요. 단지 서로 조건이 안 맞으면 이 결혼도 오래가지 못하고 트러블이 잦을 거예요. 나도 다 애들을 위해서 이런 거잖아요. 나중에 이혼하겠다고 소란을 피우면 꼴이 얼마나 흉해요.”

“...”

노진규는 할 말을 잃었다. 아내의 말이 일리가 있으니까.

“그래 그럼 좋게 얘기해. 너무 강압적인 말투로 예진이 다그치지 말고. 그 아이 속상할라.”

윤미라는 어이없다는 듯 실소를 터트렸다.

“성씨 일가와 전씨 일가가 뒷받침해주고 있는데 내가 어찌 감히 강압적으로 나오겠어요? 속상하긴 누가 속상해? 당신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1608화

    거리가 가까워지자 하예진도 그녀를 더 똑똑히 볼 수 있었다.서현주는 전보다 훨씬 야위고 혈색도 안 좋아 보였다. 박시한 옷차림이다 보니 예리한 눈썰미가 아니면 그녀가 임신한 걸 알아보기도 힘들 정도였다.“형인 씨, 우리 가요.”서현주가 주형인에게 말했다.그녀는 이젠 주형인이 우빈이와 가까이하는 모습을 매우 꺼린다. 부자지간의 감정이 너무 애틋해 나중에 자신이 낳은 아이에게 전념하지 못할까 봐 두렵다.서현주가 아들을 낳으면 그나마 괜찮겠지만 만약 딸이라면 주 씨네 가족들은 틀림없이 우빈을 편애할 것이다.그녀는 나중에 계속 징역을 집행해야 하니 아이 곁에 머무를 수가 없다. 만약 딸아이가 시댁 식구들의 예쁨을 못 받고 엄마인 그녀조차 옆에 없다면 애가 얼마나 많은 서러움을 당할까?친아빠인 주형인만이 아이가 유일하게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다.주우빈은 그녀의 아이보다 훨씬 행운아였다.우빈이를 아껴주고 사랑해주는 사람이 너무 많고 든든한 버팀목도 많아서 아이가 속상해할 걱정은 전혀 안 해도 된다.“우빈이 엄마랑 함께 뭐 사러 왔어?”주형인이 아들에게 물었다.“그냥 쇼핑하러 왔어요. 아빠는 뭐 샀어요?”아이는 서현주를 보더니 잠시 침묵하다가 예의 바르게 인사했다.“안녕하세요, 아줌마.”서현주는 억지 미소를 지어 보였다.“아빠도 이제 막 와서 아무것도 못 샀어. 우빈이 뭐 사고 싶어? 아빠가 사줄게.”주형인은 서현주의 일도 있고 하 영감 부부가 계속 막고 있어서 오랫동안 전처를 만나지 못했고 아들은 더 말할 것도 없다.오랜만에 보는 아들이기에 뭐라도 사주는 건 당연한 일이다.서현주는 겨우 짓던 억지 미소마저 사라졌다.다만 딱히 뭐라 하진 않았다.이때 하예진이 이리로 걸어왔다.그녀를 본 서현주는 입술이 파르르 떨렸지만 결국 아무 말도 못 했다.마땅히 하예진에게 사과를 해야 한다!그녀가 하예진을 죽음의 관문을 넘나들게 한 간접적인 가해자이니까.“예진아.”주형인이 그녀를 불렀다.오랜만에 만난 전 와이프가 딴 사람으로 바뀐 것만 같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1609화

    “동명 아저씨.”우빈은 노동명과 친아빠인 주형인을 대하는 태도가 똑같았다.노동명을 보자마자 하예진의 손에서 벗어나 종종걸음으로 그에게 달려갔다.이에 주형인의 안색이 더 음침해졌다.부모님과 누나가 항상 그의 앞에서 잔소리를 해댔었다. 지금 하예진에게 구애하는 사람이 있으니 당장 서현주와 이혼하고 하예진과 재결합하지 않으면 나중에 아이의 아빠도 딴사람으로 변할 거라고 했다.노동명은 우빈의 새아빠로 강 유력한 후보이다.주형인은 하예진이 절대 뒤돌아보지 않는다는 걸 잘 알고 있고 서현주에게도 미련과 죄책감이 남아있다.감정에 충실하지 못하고 결혼생활에 충실하지 못해 두 여자를 해쳤다.하예진은 이미 그와 이혼하고 새 출발을 하여 제법 잘살고 있다. 주형인은 더는 서현주를 해치고 싶지 않고 특히 그녀가 감방에 있을 동안 이혼하고 싶지 않았다. 만약 그렇게 되면 서현주가 석방되어 나왔을 때 돌아갈 집조차 없기 때문이다.서현주의 친정집 오빠와 새언니들은 그녀가 체포된 이후로 단호하게 선을 그어버렸다.부모님은 비록 그녀를 안타깝게 여기지만 연세가 있고 아들, 며느리에게 노후를 맡겨야 하니 딱히 어찌할 수가 없다.주형인마저 서현주와 이혼하면 그녀는 정말 갈 곳이 없을 것이다.주서인은 그가 하예진에겐 그토록 매정하면서 서현주에겐 뭘 이렇게 정의롭냐고 질책했다.“우빈아.”노동명은 웃으며 앞으로 다가와 우빈을 번쩍 안고 몇 바퀴 돌았다. 신난 아이는 깔깔대며 웃었다.지나가는 사람들은 사이좋은 두 사람을 보며 부자 사이로 착각할 지경이었다.노동명은 제자리에 멈춰서서 다정하게 웃으며 우빈에게 물었다.“우빈이 좋아?”“네, 너무 신나요.”아이는 너무 웃어서 작은 볼이 빨갛게 달아올랐다.노동명은 아이의 앙증맞은 빨간 볼이 귀여워 미칠 지경이었다. 그는 끝내 참지 못하고 아이의 작은 볼에 입맞춤했다.이때 우빈이도 의외로 그에게 뽀뽀했다.노동명은 기뻐서 입이 귀에 걸릴 지경이었다.우빈이가 뽀뽀를 해주니 기분이 날아갈 것만 같았다.‘오늘 밤엔 세수도 하지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1610화

    “우빈아, 우빈아.”주형인은 잠깐 정신이 잘못됐는지 아들의 이름을 부르며 성큼성큼 걸어왔다.“우빈아, 아빠가 함께 놀아줄게.”주형인은 빠른 걸음으로 노동명을 따라잡고 그의 앞을 선뜻 가로막았다.그리고 손을 뻗어 아이를 뺏어오려고 했다.이 아이는 그의 아들이니까!그와 같은 주 씨니까!노동명과 전혀 연관이 없으니 그가 놀아줄 필요도 없다.우빈에겐 친아빠인 주형인이 있다고!“우빈아, 아빠랑 함께 가서 놀자. 응?”주형인은 우빈에게 물었지만 시선은 노동명에게 꽂힌 채 일부러 ‘아빠’라는 두 글자를 강조하며 말했다.그는 영원히 주우빈의 아빠이다!노동명 따위가 감히 아빠 자리를 차지하려고, 어림도 없지!주형인은 노동명이 그의 전처에게 대시하는 건 막을 수가 없다. 그도 지금 서현주와 이혼하지 않았고 게다가 서현주는 그의 아이까지 임신했으니 이 시기에 이혼은 말이 안 된다.하예진이 재혼하겠다면 그건 오롯이 그녀의 자유이다.마음속으론 매우 언짢겠지만 진짜 딱히 할 수 있는 게 없다.하지만 우빈은 그의 아들이다. 노동명이 우빈과 가깝게 지내니 주형인은 저도 몰래 가로막고 싶어졌다. 두 사람이 부자처럼 보이는 게 싫으니까.“아빠는 현주 아줌마랑 함께 물건을 사야 하잖아요?”우빈이가 서현주를 가리키며 말했다.서현주의 안색이 한없이 짙어졌다.아빠가 그와 함께 놀아주면 현주 아줌마는 분명 엄청 화낼 텐데.엄마의 설명을 들은 이후로 우빈은 서서히 이해했다. 아빠는 이후에 현주 아줌마와 함께 생활할 것이다.주형인은 고개 돌려 서현주를 보더니 이내 우빈에게 말했다.“괜찮아. 먼저 우빈이랑 함께 놀다가 다 놀거든 그때 다시 현주 아줌마랑 가서 물건 사면 돼. 우빈이는 뭐 사고 싶어? 아빠가 다 사줄게. 우빈의 아빠는 나야. 엄마랑 아빠가 아무리 관계가 변했다고 해도 난 영원히 우빈의 친아빠야!”“아빠는 우빈이 사랑해. 다른 사람한테 속아 넘어가면 안 돼. 딴 사람을 절대 아빠라고 부르면 안 돼. 알겠지? 어떤 사람들은 나쁜 마음을 품고 가식적으로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1611화

    하예진은 차가운 눈빛으로 덤덤하게 지켜봤다.서현주의 연기를 주형인은 못 알아본 걸까?어쩌면 그는 서현주와 그녀 뱃속의 아이를 더 중히 여기는 거겠지.곧이어 주형인은 서현주를 차에 태우고 자리를 떠났다.하예진 일행과 작별 인사도 못한 채 그냥 가버렸다.하예진과 노동명은 주형인이 일찌감치 가버리길 바랐지만 우빈은 실망한 기색이 역력했다.아빠가 분명 함께 놀아주겠다고 했는데 현주 아줌마가 불편하다는 한마디에 바로 그를 내팽개치고 아줌마와 함께 떠났으니 말이다.“엄마.”우빈은 하예진의 앞으로 다가와 두 팔을 벌려 안아달라고 했다.하예진은 아이를 안고 얼굴에 스친 실망한 표정을 보더니 잠시 침묵하다가 결국 주형인 대신 몇 마디 거들어주었다.“우빈아, 현주 아줌마가 몸이 불편해서 아빠가 병원으로 실어갔어. 병원에 가서 검사를 받아야 하거든. 안 그러면 진작 우빈이랑 놀아줬을 거야. 아빠는 우빈이랑 놀기 싫은 것도 아니고 우빈이를 사랑하지 않는 건 더더욱 아니야.”노동명은 입을 비죽거리며 속으로 구시렁댔다.‘주형인은 우빈이에 대한 사랑이 확실히 적잖아.’그는 서현주와 그녀 뱃속의 아이를 더 사랑하고 있다.방금 서현주는 틀림없이 아픈 척 연기했을 것이다.주형인은 한때 회사에서 사장질을 하며 사회생활 경력이 풍부할 텐데 그녀의 연기를 못 알아봤을까?결국 서현주를 더 중히 여기기 때문이다.우빈에게 부자의 정은 있지만 그리 많지는 않다.마음씨 착한 하예진이니까 그런 인간을 위해 몇 마디 편들어주지만 보통 사람이라면 아이 앞에서 전남편을 처참하게 험담했을 것이다.한편 노동명은 이런 하예진의 모습이 꽤 마음에 든다.부부가 감정에 금이 생겨 이혼은 했지만 하예진은 아이 앞에서 정말 단 한 번도 주형인의 험담을 한 적이 없다.왜냐하면 우빈에게 있어 부모란 이혼했든 아니든 주형인이 어떤 일을 저질렀든 결국 아이의 친아빠이니까.주형인이 아들에 대한 관심이 부족할지 몰라도 양육비는 선뜻 내주니 나름대로 아빠의 책임은 다하고 있다.“그러니까 아빠는 우빈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1612화

    “3층에 있었어. 1층에 맛있는 음식 많은데 먹고 싶은 거 없어?”우빈은 고개를 내저었다.아이는 지금 차고 넘치는 게 먹는 것과 노는 것이다.이모를 따라다니며 온갖 맛있는 음식을 싹쓸이했으니까.우빈이가 다른 물건을 살 생각이 없어 보이자 노동명은 곧장 아이를 데리고 3층으로 올라갔다.3층 한쪽은 키즈 카페고 다른 한쪽은 신발과 옷을 판매하고 있었다.일부 가장들은 이곳에 신발 사러 오면 아이를 키즈 카페에서 놀게 한다. 키즈 카페는 입장권도 있고 전문적인 직원들이 지켜보고 있어서 아이가 놀다 지치지 않는 한 절대 함부로 도망쳐 나올 일은 없다.설사 도망쳐 나왔는데 가장이 없다고 해도 직원들이 아이 스스로 가버리게 내버려 두지 않는다.가장들은 이 점에 대해 무척 안심하고 있다. 아이를 키즈 카페에 넣어두기만 하면 마트를 마음껏 쇼핑해도 된다. 옆에서 시끄럽게 보채는 아이가 없으니까.바로 이 때문에 더 많은 가장들이 이곳에 와서 소비하고 있다.하예진은 우빈의 입장권을 끊은 후 신발을 벗겨주고 안에 들어가서 실컷 뛰어놀게 했다.노동명은 썩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우빈이가 다른 애들한테 괴롭힘을 당하면 어떡해? 애들이 너무 많아.”“평상시엔 내가 늘 지키고 있어서 그런 일은 없을 거예요. 직원들도 지켜보고 있고요.”노동명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는 우빈의 작은 뒷모습을 빤히 쳐다봤다.아이는 들어가자마자 다른 친구들에게 쪼르르 달려갔다.귀여운 얼굴에 꿀 발린 말로 다른 친구들을 살살 녹이며 금세 한데 어우러졌다.노동명은 잠시 지켜본 후에야 안심이 됐다.이 아이는 사회생활 능력이 꽤 훌륭한 편이었다.“예진아, 마트 좀 둘러볼래?”노동명이 그녀에게 물었다.하예진은 고개를 내저으며 대답했다.“딱히 사고 싶은 건 없어요.”살 물건이 없으면 쇼핑할 의욕도 없다. 돌아다녀봤자 몸만 피곤하니 차라리 여기에 앉아서 아들이 신나게 뛰어다니는 걸 지켜보는 게 나을 법했다.“우빈의 장난감이랑 옷과 신발을 새로 사는 건 어때? 그리고 네 것도, 너도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1613화

    윤미라가 산책하다가 우연히 그녀의 월세방 근처까지 왔다고? 하예진은 절대 안 믿었다.일부러 그녀를 찾아온 게 틀림없으니까.하예진은 신나게 뛰놀고 있는 아들을 보다가 노동명도 힐긋 바라봤다.“사모님, 저 지금 밖이에요. 돌아가려면 시간이 좀 걸릴 거예요.”“그래요? 혼자 있어요?”윤미라가 상냥하게 물었다.그녀는 하예진의 전화번호를 몰라서 남편과 함께 일부러 하루 토스트까지 찾아가 간판에 적힌 번호대로 그녀에게 전화를 걸었다.“우빈이랑 함께 한빛 마트 3층에 있어요. 여기 키즈 카페가 있는데 아이가 무척 좋아하거든요. 마트 입구에서 우연히 동명 씨도 만나서 지금 같이 있어요.”윤미라는 아들이 또 한 번 우연을 가장한 만남을 성사해 하예진에게 질척대는 걸 알아채고 안색이 확 어두워졌다.다만 그녀는 하예진에게 화내지 않고 차오르는 울화를 꾹 짓누르며 겨우 말을 이었다.“동명이가 거기에 있다니 그럼 동명이더러 우빈이 잘 보고 있으라고 하고 우린 따로 만나서 얘기나 나눌까요?”일부러 하예진을 찾아왔다는 걸 인정한 셈이다.하예진은 윤미라의 제안을 거절하지 않았다.통화를 마친 후 그녀는 노동명에게 말했다.“동명 씨, 저 잠깐 볼일이 생겨서 가봐야 할 것 같아요. 여기서 우빈이 잠시만 돌봐주세요.”노동명은 이미 엄마가 전화 온 걸 알아챘다.엄마가 그녀를 만나자고 한 이상 좋은 일은 없을 것이다.“예진아, 나랑 같이 가. 같이 가서 우리 엄마 만나.”“우빈이는요? 이제 막 들어가서 실컷 놀지도 못했어요. 애 아빠가 놀아주겠다고 해놓고선 내팽개치고 가버렸어요. 겨우 속상한 마음을 추스르고 신나게 뛰어놀고 있는데 대뜸 데리고 가면 밤새 속상해할 거예요.”하예진은 윤미라가 자신을 찾는 이유를 대충 알 것 같았다.노동명이 따라오겠다고 하니 그녀는 마지못해 아들을 내세웠다.이에 노동명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했다.“동명 씨, 부탁이에요. 저 금방 돌아와요.”하예진은 더는 그에게 거절할 기회를 주지 않고 스쿠터 열쇠를 챙긴 후 자리를 떠났다.“예진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1614화

    항상 그와 거리를 유지하려고 하기에 마지못해 종일 우빈을 핑계 삼아 간신히 그녀 곁에 남아있다. 우빈이를 앞세우면 하예진도 어쩔 수 없으니까.“그건 네가 자초한 일이잖아. 그게 바로 자업자득인 거야. 저 좋다고 잘 만나보려는 은경이는 내버려 두고 굳이 예진 씨를 좋아해? 예진 씨는 너한테 마음도 없다는데 뻔뻔스럽게 계속 들이대는 거야? 신분이고 뭐고 다 필요 없어? 예진 씨한테만 질척대면 다야?”윤미라는 아들이 하예진의 마음을 얻지 못하는 게 전혀 안쓰럽지 않았다.하예진이 끝까지 버텨서 아들이 모진 괴로움 끝에 단념하기를 바랐다.“엄마, 난 손은경 씨한테 호감이 전혀 없어요. 예진이만 좋다고요.”“어디 한번 들어나 보자. 예진이 어디가 은경이보다 나아?”윤미라가 시큰둥하게 아들에게 질문했다.‘이 죽일 놈의 녀석이, 제 어미를 울화통이 터져 죽일 작정이지.’“손은경 씨는 손은경 씨만의 장점이 있고 예진이도 예진이만의 장점이 있어요. 사람마다 장점이 다 달라요.”노동명은 손은경이 싫은 게 아니다. 그저 본인 스타일이 아닐 뿐이다.손은경은 여강자 스타일이다.만약 그녀와 함께한다면 행복할 것 같지 못하다.물론 하예진도 지금 사업을 꾸준히 잘해나가고 있고 그 언젠가 여강자가 되겠지만 이 모든 과정을 그가 지켜봐 왔고 심지어 옆에서 함께 성장해왔기에 성취감을 느낄 수 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하예진의 성격과 손은경은 완전히 다르다.노동명은 하예진 같은 여자가 좋다.이유 따윈 필요 없다. 하예진이 손은경보다 잘난 점이 뭐가 있는지 굳이 찾아낼 필요가 없다.“엄마가 꼭 이유를 들으시겠다고 하면 나도 솔직하게 말할게요. 처음엔 우빈이라는 아이가 귀여워서 아이의 아빠가 되고 싶었어요. 새아빠라도 상관없고요. 이 점만으로 은경 씨는 예진이한테 안 돼요.”윤미라는 아들의 말에 기가 차서 표정이 다 굳었다.“노동명, 이 자식이 감히. 너 지금 날 화나게 해서 죽이려는 작정이지?”손은경은 미혼의 처녀인데 어딜 감히 애 딸린 여자와 비교하는 거지?윤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1615화

    하예진이 약속 장소에 도착했을 때 윤미라는 이미 그곳에서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하예진은 스쿠터를 세우고 헬멧을 벗은 후 윤미라에게 다가가 예의 바르게 인사했다.“안녕하세요, 사모님.”윤미라는 아들과 대판 싸우고 피가 거꾸로 솟을 것 같았지만 하예진의 앞에서는 여전히 교양있게 온화한 미소를 선보였다.“그래요, 우리 얼른 안으로 들어가요.”윤미라는 그녀를 안으로 들였다.하예진은 고개를 끄덕이고 윤미라가 먼저 걸음을 옮긴 후에야 뒤따라갔다.노진규는 함께 나오지 않았다. 아내가 잠자코 차에 있으라고, 절대 내리지 말라고 명령했으니 말이다.윤미라는 구석진 테이블에 착석했다. 이곳은 다른 손님들과 멀리 떨어진 자리라 한적하게 하예진과 얘기를 나눌 수 있다. 딴사람들이 엿들을까 봐 걱정할 필요가 없다.하예진이 자리에 앉은 후 그녀는 종업원을 불러와 주스 한 잔을 주문했다. 야심한 밤이라 커피는 삼갔다.“예진 씨 뭐 마실래요?”윤미라가 물었다.“온수 한 잔이면 돼요.”다이어트를 위해 하예진은 이미 오랫동안 저녁 6시 이후에 음식섭취를 하지 않는다. 이젠 다이어트에 성공했지만 몸에 밴 습관이라 쉽게 고치고 싶지 않았다. 괜히 요요가 오면 안 되니까.윤미라는 종업원에게 말했다.“온수 한 잔 주세요.”종업원이 떠난 후 그녀는 웃으며 말을 이었다.“저 돈 아껴주시는 거예요? 음료수라도 대접하고 싶었는데 고작 온수를 시켰네요.”“사모님, 그게 실은 애초에 다이어트하면서 저녁에 온수만 마셨어요. 그것도 아주 목마를 때만 마시고 다른 건 일절 입에도 안 댔어요. 살 빠지지 않을까 봐서요. 이제 힘겹게 살을 다 뺐으니 요요가 오지 않게 입단속 잘해야죠.”하예진은 무려 반년이란 시간을 공들여서 다이어트에 성공했다.실로 대단한 일이다.다이어트도 결국 견지가 답이다.윤미라는 그녀를 위아래로 훑어보며 칭찬을 남발했다.“예진 씨 지금 가서 다이어트 광고 찍어도 되겠어요. 처음 볼 때랑 아예 딴 사람 같아요.”하예진을 처음 봤을 때 그녀는 무려 100킬로

최신 챕터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573화

    그 뒤로 이윤미가 그녀의 오빠들과 내연녀들이 함께 있는 것을 보고는 차마 몇 명의 형수님들이 속고 있는 모습을 보다 못해 형수님들에게 알려준 것이다. 그 후로 이윤미의 오빠들과 형수님들이 말다툼하기 시작했다.여자의 입장에서 보면 고현은 이윤미가 잘했다고 생각했다.바람을 피운 사람이 자기 오빠라고 감싸면서 오빠들을 도와 형수님들을 속이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입장을 바꾸어 놓고 생각해 보면 자기 남편이 바람피운 사실을 모든 사람이 다 알지만, 본인만 모른다면 얼마나 괴롭겠는가!이때 전호영이 검은 눈동자를 반짝이며 낮은 소리로 말했다.“정군호 씨가 그렇게 멍청하지 않을걸요. 이 대표님께서 돌아오신다면 정군호 씨는 틀림없이 나가서 바람피우지 않을 거란 말이에요. 하지만 우리가 이 대표님을 도와야 한다고 봐요. 못 봤으면 그만이지만 우리가 현장을 목격했잖아요. 이 대표님을 만나면 알려줘야 해요. 어쨌든 우리 형수님의 이모시기 때문에 우리 형수님의 친척이나 다름없죠. 안 그래요?”고현은 전호영을 꾸지람했다.“호영 씨도 정말 나쁘네요. 이씨 가문에서 난리가 났으면 좋겠죠? 그런데 저도 호영 씨를 지지할 거에요. 이러고 보니 저도 좋은 사람은 아닌가 봐요.”“아니에요. 우리는 모두 좋은 사람들이죠. 정군호 씨가 무슨 짓을 벌였는지 보세요. 정군호 씨가 잘못한 것을 우리가 바로잡아준 거죠. 이 대표님을 위한 것이지 모함하거나 억울하게 만든 것은 아니잖아요.”“저처럼 일편단심인 남자는 정군호 씨의 이런 행동이 너무 부끄러워요. 만약 집안의 아내가 싫으면 이혼할 것이지... 이혼하기는 싫고 또 밖에서 예쁜 여자들이랑 놀고는 싶고... 두 마리 토끼는 다 잡을 수 없는 법이죠. 하늘 아래 어떻게 그런 좋은 일이 있겠어요?”전호영은 정군호가 젊은 여자와 바람을 피우는 영상을 찍었다. 그리고 하루 호텔도 카메라가 있었기에 정군호가 내연녀를 껴안고 호텔로 들어가는 장면이 꼭 찍혔을 것이다.전호영이 정군호에게 누명을 씌운 것이 아니었다.“이 대표님이 그토록 기가 센데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572화

    “저는 배려심이 깊은 신사에요.”고현은 웃으면서 그의 손을 잡고 차에서 내리면서 전호영의 신사다운 행동을 그대로 받아들였다.하지만 전호영이 고현의 손을 잡고 함께 호텔로 들어가려고 하자 고현은 거절했다.전호영의 안색은 이내 어두워졌다.사람들 앞에서 그녀는 시종 전호영과 연인처럼 행동하려 하지 않았다.고현이 말한 것처럼 그녀는 전호영을 충분히 사랑하지 않았다.두 사람이 앞으로나란히 몇 걸음 걷더니 고현이 갑자기 멈추었다.“왜 그러세요?”전호영이 물었다.‘설마 그녀를 짝사랑하는 여자들을 만났나?’전호영은 앞을 보았지만, 그녀를 짝사랑하는 여자들을 보지 못했다.“정군호 씨예요.”고현은 낮은 목소리로 한 사람의 이름을 말한 뒤 전호영을 잡아당겨 차 뒤로 숨었다. 그녀의 경호원 팀은 고현이 위험한 줄로 알고 본능적으로 최대한 빨리 고현의 앞으로 돌진하며 위험을 막으려고 했다.“얼른 숨으세요. 저를 막지 마시고!”고현은 나지막이 경호원 팀에게 말했다.고현이 누군가의 가십거리를 보고 싶어 했던 모양이다.고현은 선글라스를 끼고 검은 옷을 입은 늙은 남자를 가리켰다. 그 늙은 남자는 천가 같은 얼굴과 매력적인 몸매를 가진 여자를 껴안고 있었다.그 여성의 곁을 지나가는 남자라면 모두 참지 못하고 고개를 돌려 그녀를 몇 번 더 쳐다보았다.“저 남자는 이윤미의 친아버지이자 이 대표님의 남편인 정군호 씨예요. 그 옆에 있는 여자는 저도 잘 몰라요. 놀랍게도 밖에서 내연녀를 만나고 있었네요. 만약 이 대표님께 들킨다면 정말 정군호 씨를 죽여놓을지도 몰라요.”이은화의 남편이라는 말을 들은 전호영은 즉시 휴대전화를 꺼내 정군호와 내연녀의 동영상을 찍었다.그리고 말했다.“이 대표님은 우리 큰형의 결혼식에 가신 뒤로 계속 관성에 남아계시거든요. 아마도 정군호 씨는 이 대표님이 없는 틈을 타 바람을 피우고 있는 모양이네요”고현도 말을 이었다.“이 대표님께서 남편을 너무 엄격하게 단속하니까 정군호 씨도 아마 진짜로 바람 피우지는 못할 거에요. 기껏해야 지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571화

    고현은 사실 그대로 대답했다.“저는 어른이 된 후로 여행을 갈 시간이 없었어요. 바빠서 미치겠는데 언제 시간을 내서 놀러 가겠어요? 하지만 출장 다니면서 많은 곳은 가봤어요.”“신혼여행은 어디 가고 싶어요?”전호영이 그녀에게 물었다.고현이 한참을 생각해 보더니 말을 이었다.“저는 물이 맑고 공기가 좋은 산을 좋아해요. 조용하거든요.”“제가 잘 연구해서 산 좋고 물이 맑은 조용한 곳을 찾아볼게요. 한 달 동안 머물면서 우리 둘만의 세상을 잘살아 봐야죠.”알고 보니 고현은 산과 물이 있는 아름다운 곳을 좋아했다.전씨 가문의 서원 리조트가 아름다운 산과 맑은 물이 있는 곳이고 평소에도 매우 조용한 곳이었다.“서원 리조트를 좋아해요?”“좋아하죠.그럼 서원 리조트에서 신혼여행을 즐기려고요?”전호영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말했다.“그건 아니고요. 그곳은 우리 미래의 집이고 신혼여행은 당연히 딴 곳으로 가야죠.”이때 고현이 자신을 스스로 비웃으며 말했다.“제가 지금 시집갈지 말지 고민하고 있는데 벌써 신혼여행에 관한 문제를 고민하고 있네요. 호영 씨와 함께하면 쉽게 호영 씨 의도대로 따라간단 말이죠. 저의 총명함과 자제력 모두 호영 씨 앞에서는 아무런 소용도 없다니까요.”“현이 씨가 아직도 이 일을 고민하고 있다니. 제가 아직도 부족한가요?”전호영은 자신이 고현을 오랫동안 쫓아다녔다고 느꼈다. 그는 모든 마음을 다해 진심으로 고현을 대했지만, 그녀는 여전히 그에게 시집을 갈지 말지를 고민하고 있다.하여 전호영은 자신이 충분히 노력하지 못했다고 느꼈기 때문에 그는 자신이 어떤 방면에서 잘하지 못했는지 알고 싶었다.“아니에요. 충분히 잘하셨어요. 우리 데이트도 별로 안 하고 평소에도 일하느라 바빴던 것 같아요. 아직 결혼까지 할 정도로 감정이 깊지 않은 것 같아요. 사람들의 말처럼 하루 못 보면 일 년을 못 본 것 같다는 말이 무슨 뜻인지 저는 몰라요. 그런 감정을 못 느낀다는 건 제가 호영 씨를 충분히 사랑하지 않는다는 뜻인 것 같아요. 어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570화

    경호원 팀은 그들의 전 대표님이 전호영에게 떠밀려 마이바흐 차에 들어가는 모습을 버젓이 보고만 있었다. 그리고 그 차는 곧 고씨 그룹을 빠져나왔다.고빈이 중얼거렸다.“호영 씨는 정말 내가 본 형부 중 가장 오만방자한 형부였어. 처남인 나에게 조금도 아부하지 않고 비위를 맞춰주지 않는다니.”고빈은 중얼중얼하긴 했지만, 두 사람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 그들을 따라가지 않았다.만약 고빈이 정말 친형이 있다면 그는 전호영이 그의 친형을 해치게 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꼭 따라갔을 것이다.하지만 그의 친형은 사실 여자였다. 그의 누나 고현은 시집가야 하는 여자였다. 전호영은 그의 누나와 어울리는 남자였기 때문에, 또 전호영이 고빈의 부모님께 고빈이 너무 방해한다고 고자질하면 안 되었기에 고빈은 더는 따라가지 않았다.지금 고씨 가문에서 전호영은 고현 남매보다 체면이 훨씬 섰다.“고빈 씨가 안 따라왔죠?”전호영은 차를 몰면서 조수석에 앉은 고현에게 물었다.고현은 돌아볼 필요도 없이 이내 말을 이었다.“고빈이는 입만 살아서 그렇지 정말 따라오지는 않을 거예요. 호영 씨가 우리 부모님 앞에서 고빈의 고자질할까 봐 두려웠기 때문이죠. 고빈은 저보다 10분 먼저 태어났지만 지금 정해진 여자친구가 없거든요.”“저도 호영 씨랑 짝을 지으니 저희 부모님의 눈길도 자연스레 고빈의 몸으로 옮겨졌어요. 호영 씨가 제 동생의 고자질하면 저희 부모님은 그를 욕하다가 결국 결혼 재촉 문제로 돌아가거든요. 제 동생은 결혼 재촉을 엄청 무서워하거든요.”고빈이 마음을 가라앉히지 못하고 고정된 여자친구를 찾지 못한 일에 관해 고현도 마음이 조급했지만 어쩔 수 없었다.그녀에게는 전호영이 있었지만, 고빈의 짝은 아직 어디에 있는지...예전에는 고현은 고빈과 이윤미를 맞세워주려고 했지만, 고빈은 이윤미가 재미없다고 느꼈고 이윤미 또한 고빈에게 아무런 감정도 느끼지 못했다. 게다가 지금 이윤미 곁에 방윤림이 있었다.전호영은 빙그레 웃었다.“저도 항상 고빈 씨의 고자질하고 싶지 않아요.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569화

    전호영은 꽃다발을 안고 사무실로 들어갔다.퇴근 시간이었기 때문에 많은 직원이 밖으로 나가면서 전호영이 꽃다발을 안고 들어오는 보습을 보았지만 모두 이상하게 여기지는 않았다. 만약 전호영을 보지 못한다면 아마도 이상한 일로 여길 것이다.“전 대표님.”다들 마음속으로 아무리 전호영을 비웃을지라도 겉으로는 여전히 공손하게 대했다.전호영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곧 그는 고씨네 남매에게 다가갔다.“현이 씨, 퇴근하시죠. 제가 데리러 왔어요. 같이 밥 먹으러 가요. 자, 받아요.”전호영은 꽃다발을 고현 앞으로 내밀었다.고현은 담담하게 말했다.“제가 말했어요. 제가 꽃다발을 좋아하지 않는다고요. 매번 올 때마다 꽃다발을 사 오지 마세요. 제 사무실이 곧 꽃집이 될 것 같으니까요.”전호영은 심지어 하루에 꽃다발을 여러 번 선물한 적도 있었다.고현은 전호영이 보낸 꽃다발을 쓰레기통에 버리면 전호영은 보복으로 그녀에게 더 많은 꽃을 보냈다.고현은 자신이 이 남자에게 곧 먹혀 죽을 것만 같았다.“꽃병을 더 사서 사무실로 보내드릴게요.”“저를 꽃병이라고 비아냥거리시려는 거에요? 제 사무실에는 꽃병이 가득 놓여 있거든요.”전호영이 웃으면서 말을 이었다.“제가 잘못했네요. 다음에는 이런 꽃들을 보내지 않고 다루기 쉬운 꽃들로 보낼게요. 현이 씨 사무실에 있는 그 꽃병들을 집으로 몇 개 가져가면 사무실이 꽃병이 줄어들 거 아니에요.”옆에 서 있던 고빈이 말을 이었다.“우리 형은 꽃다발을 좋아하지 않지만 제가 무척 좋아해요. 저에게 주세요. 제가 이 꽃들을 저의 여성 지인들이게 줄 테니까요. 돈도 절약할 수 있으니 너무 좋을 것 같아요.”“고빈 씨는 아직 퇴근 안 하셨군요.”전호영은 꽃다발을 고현의 품에 안겨주며 자연스럽게 고현의 손을 잡았다.고빈은 일부러 과장되게 말했다.“설마 이제야 저를 보신 건 아니죠? 혹시 시력에 문제가 있으신 건 아니죠? 잘 고려해 보고 짝을 찾으셔야지 아니면 시각장애인을 고를 수도 있어요.”“그건 제 눈에 현이 씨만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568화

    장 대표가 전호영의 차를 얼핏 보더니 말을 이었다.“전씨 가문의 셋째 도련님의 차였군요. 셋째 도련님은 정말 매일 고씨 그룹에 가서 고 대표님을 귀찮게 하는군요. 저는 그저 헛소문인 줄로만 알았는데.”“사실이에요. 고 대표님은 우리 장성에서 가장 젊고 우수한 대기업 대표님이죠. 그의 잘생긴 외모는 얼마나 많은 여자를 사로잡았는지 몰라요. 고 대표님은 강성의 모든 젊은 여자들의 이상형일걸요. 여자들도 해내지 못한 일을 전호영 도련님이 해내게 될 줄은 몰랐네요.”“하지만 외모로 보면 전호영 도련님과 고현 대표님은 참 잘 어울려요. 두 사람 중 한 명이 여자라면 정말 천생연분이죠. 하지만 아쉽게도 두 사람 모두 남자네요. 너무 아쉬워요.”두 사람의 만남은 수많은 얼마나 많은 여자의 부러움을 자아냈는지 모른다.강성의 명문 아가씨들도 전호영이라는 남자에게 진 것이 자못 못마땅했다.“두 분이 이미 서로 남녀 관계를 확정하셨나요?”장 대표는 계속해서 물었다.“제가 듣기로는 전호영 도련님이 아직도 고현 대표님께 구애하고 있다고 들었어요. 전호영 도련님의 일방적인 짝사랑 아닐까요? 사실 고현 대표님이 정상적인 남자인데 전호영 도련님이 게이일 수도 있죠.”“저도 잘 몰라요. 진실한 사실이 어떠할지 누가 알겠어요. 고 대표님은 냉담한 분으로서 수많은 대표님과 접촉하시지만 진정으로 친한 친구는 얼마 없어요. 고 대표님 속마음을 알 수 있는 사람은 정말 없거든요.”“하지만 고현 대표님께서 전호영 도련님을 점점 더 포용하고 있다고 들었어요. 전호영 도련님이 고 대표님을 위해 여성 옷을 입으며 여자로 분장한 적이 있거든요. 그 두 사람 중에서 아마 전호영 도련님이 더 비정상인 것 같아요. 고 대표님께서 좋아하는 사람이 여성이기 때문에 전호영 도련님이 여성 옷을 입었을 거라고 봐요.”전호영은 여성 옷차림으로 고씨 그룹에 왔기 때문에 수많은 사람이 그 현장을 목격했다. 그러나 모든 사람이 전호영을 위해 비밀을 지킬 수 없었을 것이다. 누군가가 소문을 퍼뜨리고 그렇게 일파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567화

    멀리 장성에 있는 전호영도 전이진이 보낸 카카오 스토리를 보았다. 그는 여운초와 전이진이 혼인 신고서를 받은 모습을 보고 무척 부러워했다.그는 결국 다시 자리를 떠나 호텔 사무실을 나오더니 차를 몰고 고씨 그룹으로 향했다.이때 고현이 사업에 관한 얘기를 방금 마쳤을 때였다.그녀는 일어나서 손을 뻗어 고객과 악수하며 부드럽게 말했다.“장 대표님, 수고하셨어요.”장 대표도 이내 대답했다.“즐거운 협력이 되길 바랍니다.”고현은 예의 바르게 말했다.“벌써 식사 시간이 되었네요. 우리 함께 식사하는 건 어때요? 제가 대접해 드릴게요.”“감사합니다, 고 대표님. 제가 이번에도 일정이 너무 빡빡해서 도저히 시간을 낼 수가 없네요. 곧 비행기를 타야 할 시간이거든요. 다음에요. 다음에 제가 고 대표님께 음식 대접해 드릴게요.”고현은 이해하며 말했다.“장 대표님께서 오신다면 당연히 제가 음식 대접해 드려야죠. 다음에 오시면 꼭 저에게 대접할 기회를 주셔야 해요.”“당연하죠. 약속드릴게요.”장 대표는 웃으며 대답했다.고현이 고빈에게 고개를 끄덕이며 쳐다보자 고빈은 눈치껏 일어나사 미리 준비한 특산품을 장 대표에게 가져다주었다.“장 대표님, 이것은 우리가 장 대표님을 위해 준비한 강성의 특산품이에요. 귀한 물건은 아니고 우리 강성의 특색이에요. 한 번 맛보세요.”장 대표는 사양하다가 웃으며 선물을 받았다.“고 대표님, 고마워요.”고현과 사업해 본 사람들은 비록 고씨 그룹의 오더를 따내기가 쉽지 않지만, 고현의 인품은 흠잡을 데가 없다고 했다.고현은 사람이 엄숙하고 차갑지만, 그녀와 사업을 해본 사람들 모두 그녀를 칭찬하곤 했다.하지만 이렇게 좋은 청년 인재가 동성애자라니... 아깝기만 했다.고현을 마음에 두고 있었던 많은 대표가 아마 정말 크게 실망했을 것이다.고현이 게이가 아니라면 그들은 모두 자신의 딸과 고현을 맞세워주고 싶어 했다.고현 남매와 고위층 몇 명 인사들이 함께 장 대표를 고씨 그룹 앞까지 배웅하고 장 대표 일행을 미리 준비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566화

    “이제 밥 먹으러 가자. 엄마가 관성 호텔에 예약해 놓았어. 가서 축하할 겸 밥 먹자. 그리고 모두한테도 관성 호텔에 오라고 전화해 놨어. 할머니께서도 너희 두 사람이 혼인 신고한 일을 아시고 무척 기뻐하셨어. 운초야, 내가 방금 네 고모도 초대했어. 너와 이진이 결혼에 관해 상의하려고. 아직 설이 몇 달 남았는데 그 전에 결혼식 좀 올리자.”명해은이 무척 급했던 모양이다.전이진과 여운초가 혼인 신고하자마자 바로 결혼에 관한 일을 상의하려고 했다.여운초의 새아버지와 친어머니는 아직 감옥에 있는데다 여운초가 그들에게 원한을 품고 있어 명해은은 혼례 문제에 관해서 여준희와 상의하려 했다.하지만 추미자는 결국 여운초의 친어머니였기에 명해은은 여운초의 뜻을 물었다.“운초야, 네 어머니께 말씀드려야 되지 않을까?”명해은은 추미자한테 축복을 받을 수 있을 것 같지 않기에 그냥 결혼 사실을 알려주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했다.여운초는 한참을 생각하더니 이내 말을 이었다.“이진 씨와 함께 감옥으로 만나러 가서 말할게요. 저와 이진 씨 결혼에 대한 모든 일은 저의 작은 고모와 상의하면 돼요. 여씨 가문에 사람들이 수많지만, 저를 진심으로 생각해 주는 건 제 작은고모뿐이거든요.”여천우도 여운초와 사이가 가까웠지만, 아직 어리기에 이런 일에 관해 잘 모를 것이다.명해은은 웃으며 말을 건넸다.“그래. 알았어. 네 작은고모도 너희들이 혼인 신고한 사실을 아시고 무척 기뻐하셨어. 오후에 오신다고 하셨어.”여운초 전이진이 약혼한 뒤로 전씨 가문은 여운초의 배후에 서 있게 되었고 눈도 좋아지기 시작했다. 여준희는 이 가엽고 운이 좋은 조카를 전이진에 맡기게 되니 매우 안심했다.여준희도 그녀의 집안에 일이 너무 많았기 때문에 친정집에 가는 횟수가 예전보다 줄었다.여운초 남매는 서로 자주 연락했다.여운초는 작은고모를 어머니로 여기고 있었다.그녀는 친어머니에게서 받지 못한 모성애를 여준희에게서 느꼈다.“언제 면회를 하러 가려고?”“오후에 가려고요. 감옥에 가서 보고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565화

    전현민도 벙글벙글 웃으면서 말했다.“그래, 이건 세상에 둘도 없는 경사야. 우리는 기뻐서 덩실덩실 춤이라도 추고 싶다. 이진아, 이미 이르지 않으니 어서 운초랑 들어가 절차부터 밟아. 직원들 퇴근 시간이 다 되어간다.”부모님의 재촉을 받은 전이진은 여운초의 손을 잡고 어머니 손으로부터 가족관계등록부와 다이아몬드 반지를 받아서 구청 안으로 걸어갔다.명해은 부부는 돌아가지 않고 밖에 서서 두 사람이 나오기를 기다렸다.전현민은 아내 쪽으로 고개를 기울이며 말했다.“이러고 있으니 32년 전에 우리 둘이 이곳에 와서 결혼 증명서를 받던 날이 생각나네. 마치 어제 발생한 일과 같은데, 벌써 우리 큰아들이 이곳에 오다니... 세월이 참 빠르긴 빨라. 우리도 늙을 때가 되긴 됐나 보네.”그는 아내의 손을 잡으면서 말을 이었다.“난 당신과 백년해로하겠다고 약속했었지.”명해은도 감격해서 말했다.“그러게요, 세월이 유수와 같다는 말이 딱 맞아요. 난 아직도 자신이 18살인가 하는데 우리 큰아들이 벌써 서른이네요. 우린 정말 늙었나 봐요. 부인하려야 부인할 수가 없네요.”“당신은 조금도 안 늙었어. 내 눈에는 당신이 관음보살과 같이 해마다 18살이야.”명해은은 몸 관리를 잘해서 전이진과 함께 나가면 모르는 사람들이 두 사람을 남매로 착각할 정도였다.전현민도 몸 관리를 잘하는 편이었지만, 젊은 시절에 전씨 가문의 사업에 몰두했기에 심신이 많이 상해서 귀밑머리가 희끗희끗 해졌다.은퇴한 후, 아내의 성화에 못 이겨 몇 번 염색은 했었지만, 그래도 아내와 같이 서면 아내보다 10살은 더 많아 보였다. 사실, 두 내외는 불과 한 살 차였다. 명해은은 남편의 칭찬에 웃음보를 터뜨렸다.“나도 해마다 18살이 되고 싶지만 그렇게 안 되네요. 내가 아무리 몸 관리를 잘한다 해도 늙기 마련인걸요.”“내가 당신과 함께 늙어 갈 테니 두려워하지 마. 내가 당신보다 훨씬 늙어 보여.”명해은은 웃으면서 말했다.“전 두려울 것 없어요. 당신만 내 곁에 있어 준다면 하늘이 무너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