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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내 남편은 억만장자: Chapter 1591 - Chapter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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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91화

하예진은 9시까지 바삐 돌아쳤다. 아침을 먹는 사람들이 줄어들면서 그녀도 그제야 한숨을 돌렸다.손은경은 하예진이 한가로운 시간을 택해 가게에 들어섰다.그녀를 본 하예진이 흠칫 놀랐지만 곧바로 예의 바른 미소를 지었다.“오셨어요 은경 씨.”“이젠 안 바쁘시죠 예진 씨?”“네, 지금은 거의 마감 시간이라 정리 마치고 퇴근하려던 참이었어요. 무슨 일이세요 은경 씨?”하예진과 손은경은 교류가 그다지 많지 않다.보아하니 손은경은 노동명 때문에 온 듯싶다.“별일은 아니고 오빠랑 계약을 체결하려고 노씨 그룹에 갔다가 오는 길에 한 번 들러봤어요. 요즘 가게 장사는 잘돼요?”하예진이 웃으며 답했다.“그런대로 괜찮아요. 가게 임대료랑 인건비는 벌 수 있어요.”“예진 씨가 만든 음식 꽤 맛있어요. 오빠가 그러더라고요. 자주 이리로 와서 아침 먹는다고. 천천히 해보세요. 장사 꼭 더 잘될 거예요. 돈도 더 많이 벌고요.”아침 식사 위주라 이른 새벽에 깨나야 하는 게 매우 수고스러울 뿐이다.하예진은 손은경을 자리로 안내하고 온수 한 잔 따랐다.하예진은 소소한 옷차림에 가정주부처럼 앞치마를 두르고 있었는데 손은경은 깔끔한 수트 차림으로 세련미를 돋보였다. 한눈에 봐도 커리어우먼임을 알 수 있었고 하예진과 선명한 대비를 이뤘다.하예진은 하마터면 열등감을 느낄 뻔했다.“고마워요.”하예진은 온수를 손은경의 앞에 내려놓았고 손은경은 가볍게 웃으며 고마움을 표했다.하예진이 자리에 앉은 후 손은경이 그녀를 지그시 바라봤다.하예진은 민낯이지만 관리를 꽤 잘 받은 피부였다. 하긴, 재벌가에 시집간 여동생도 있고 부잣집 사모님인 이모도 있으니 비싼 기초제품이 빠질 리가 있을까.게다가 그녀는 나이가 많은 편이 아니다. 손은경은 미혼이지만 하예진과 고작 한두 살 차이밖에 안 난다.하예진은 소탈하면서도 사람들에게 안정감을 주고 있다.얼굴에 띈 미소가 사람 마음을 한결 편안하게 해준다.동명 오빠는 단지 아내를 원하고 단란한 가정을 원할 뿐 비즈니스 파트너는 필요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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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92화

하예진은 손은경의 말을 들으며 그녀가 방금 노동명과 계약을 체결할 때 무언가 혜택을 받고 이리로 달려와 좋은 말만 해주는 게 아닌지 심히 의심이 들었다.손은경은 그런 그녀의 마음을 훤히 꿰뚫은 듯 웃으며 답했다.“오빠가 좋은 말 해달라고 저를 이리로 부른 게 아니에요. 그저 오빠가 예진 씨한테 대시하면서 갖은 트러블에 부딪히니 저라도 몇 마디 도와주고 싶은 거예요.”“은경 씨, 저는 동명 씨를 친구로만 생각해요.”“아줌마가 못 받아들이는 것 때문이에요?”“사모님과는 전혀 상관없어요. 저는 정말 동명 씨를 친구로만 생각해요. 다른 마음은 일절 없어요.”윤미라도 원인 중 하나이긴 하지만 중요한 원인은 아니다.하예진은 진짜 노동명을 사랑하지 않아서 그의 마음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오직 친구로만 생각할 뿐 다른 건 일절 없다.주형인과 이혼한 후 그녀는 단기간 내에 재혼 생각이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손은경은 잠시 고민하다가 말했다.“하긴, 호감이 없는데 상대의 마음을 받아들이기도 힘들죠. 결혼은 대충 생각할 게 아니잖아요.”특히 하예진 같은 경우는 감정에 크게 데인지라 요구가 더 까다롭다.“은경 씨랑 동명 씨가 꽤 잘 어울리던데요.”조건도 대등하고 윤미라도 손은경을 무척 좋아한다.하예진은 손은경이야말로 노동명에게 어울리는 상대라고 생각했다.이에 손은경이 웃으며 말했다.“저랑 오빠가 잘 어울려도 오빠가 저를 안 좋아하고 저 또한 자존심이 강하다 보니 오빠가 거절했을 때 저도 바로 포기했어요. 구질구질하게 매달리는 여자는 되기 싫거든요.”천천히 찾다 보면 언젠가 그녀만 바라봐주는 남자를 만날 테니까.하예진은 어떻게 말을 이어가야 할지 몰랐다.그녀는 여전히 손은경이 마음에 든다.손은경은 성소현처럼 한때 누군가를 좋아도 했고 열심히 대시도 했지만 상대가 다른 사람을 좋아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나서부터 곧바로 단념했다.성소현도 똑같은 말을 한 적이 있다. 본인은 자존심이 강한 사람이다 보니 굳이 다른 여자들과 함께 한 남자를 다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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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93화

관성 중학교성소현은 차를 세우더니 차 키를 들고 하예정의 서점으로 들어갔다. 하예정은 혼자서 가게를 보고 있었고 심심할 때 가끔 공예품을 만들기도 했다.성소현이 들어왔을 때, 그녀는 자전거를 만들고 있었다.“왜 또 이걸 만들어? 다른 사람에게 맡기라고 했잖아. 왜 다 혼자 하려고 해? 그러다가 쓰러지기라도 하면 태윤 씨가 너를 아무것도 못 하게 하고 집에서 사모님 노릇을 이나 하라고 할걸. 그때 가서 불평하지 마.”성소현은 차 키를 카운터에 올려놓고 의자를 가지고 와 앉으며 말했다.그리고 하예정이 만든 자전거를 가져오더니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예정아, 근데 너는 진짜 손재주가 좋아. 너무 잘 만들었네.”“전문적으로 배웠어요. 언니는 어떤 걸 좋아해요? 내가 시간 있을 때 만들어 줄게요.”“아니야. 괜찮아. 태윤 씨가 알면 또 싸늘하게 나를 째려볼 것 같아. 마음에 드는 것이 있으면 가게에서 살게. 매출도 올릴 겸.”성소현은 말하면서 손에 쥐고 있던 자전거를 살포시 내려놓았다. 그리고 하예정은 도구를 거두면서 성소현에게 따뜻한 물 한 컵을 따라주고 과일을 씻어서 내놓았다.“예정아, 상의할 게 있는데.”성소현은 과일을 먹으며 말했다.“뭔데요?”“우리가 투자한 채소 농장 말이야. 이젠 수입도 많이 올랐어. 그래서 회사를 설립하고 사무실로 마련해야 할 것 같아. 그리고 재배업 쪽에 경험이 많은 직원들을 모집하고 농장 관리를 맡겨야겠어. 매니저도 몇 명 구해서 마케팅 업무를 보게 하고 큰 사업 얘기는 우리끼리 하자.”하예정은 잠시 고민하더니 입을 열었다.“좋은 생각인데요. 본가 쪽에 사무실을 하나 마련해야 돼요. 농장이 모두 그쪽에 있어 사무실과 거리가 멀면 관리하기 힘들어져요.”“그래. 직원 모집은 너에게 맡길게. 나는 이쪽 일에 대한 경험이 전혀 없어. 매니저 채용은 이미 헤드헌터 회사에 맡겼어.”하예정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했다.“지금 농장을 관리하는 직원들이 맡은 바 책임을 다하면서 성실히 일하고 있어요. 일단 지켜봅시다. 그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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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94화

그러자 하예정이 대답했다.“하지만 땅을 사서 집을 짓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려요. 먼저 사무실을 임대할까요? 그러고 나서 땅을 사고 집을 지으면 되죠.”“그래. 이 일을 효진 씨에게도 알려야 해. 네가 문자를 보낼래? 아니면 내가 보낼까?”성소현은 하예정에게 물었다. 그리고 하예정의 대답을 듣기도 전에 그녀는 웃으면서 말했다.“네가 보내. 너랑 효진 씨의 친분이 10년이 넘는데 네가 효진 씨 신혼여행에 ‘민폐’를 끼쳐도 너를 뭐라고 할 것 같지 않아.”그러자 하예정도 웃으면서 대답했다.“네. 저녁에 전화해서 얘기할게요.”“효진 씨가 매일 올리는 인스타를 보면 정말 부럽고 질투나.”“저도 너무 부러워요. 결혼식을 올리고 저랑 태윤 씨도 신혼여행 갈 거예요.”“이젠 부럽다는 소리도 지겹네. 너랑 효진 씨 때문에 내가 못 살아.”성소현이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언니도 깨가 쏟아지던데 뭘. 준하 도련님이 매일 꽃도 사다 주고 연애편지도 주던데, 우리 집 그분은 나한테 쪽지도 안 줬어요. 연애편지는 상상도 못 하죠.”예준하를 언급 하자 성소현은 방긋 웃더니 갑자기 뭔가 떠올랐는지 다시 안색이 어두워졌다.“우리 집에서 준하는 안 된대. 예정아, 내가 네 앞에서는 솔직하게 말할게. 나는 준하가 너무 좋아. 우리 둘도 잘 지내고 있고. 준하와 함께 있을 때 나는 제일 행복해. 그런데 우리 엄마는 준하를 보자마자 얼굴을 붉히며 싫어하는 티를 팍팍 내더라고. 준하가 착해서 다행이지 아니면 당장이라도 그 자리를 떠났을 거야.”그녀는 한숨을 쉬며 계속 말을 이어갔다.“가족들의 그런 태도를 보면 나도 많이 혼란스러워. 이 관계를 계속 이어가야 할지 고민이야.”하예정은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이모가 허락하지 않은 이유는 딱 한 개인 것 같아요. 준하 도련님의 집이 너무 멀어요. 사실 이모는 준하 도련님 그리고 예씨 가문에 대한 인상이 좋거든요.”“나도 알아. 사실 많이 멀지. 하지만 준하는 앞으로 관성에서 오랫동안 일할 거고 나도 준하와 함께 관성에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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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95화

성소현은 웃으면서 대답했다.“준하가 오늘 엄청 바쁘대. 꽃과 편지는 평소대로 받았는데 문자는 겨우 몇 통밖에 못 했어. 준하 큰형수가 곧 출산이라 준하가 가능한 한 빨리 업무를 보고 A시에 다녀오겠다고 했어.”“모연정 씨가 쌍둥이를 임신했잖아요. 보통 쌍둥이들이 예정 출산일보다 빨리 태어난다고 하더라고요. 그때 6월에 낳는다고 했는데 지금 5월 중순인 걸 보면 곧 낳을 것 같아요.”아이 이야기를 꺼내자 성소현은 하예정에게 2세 계획이 있냐고 묻고 싶었지만 입가에 맴돌던 말을 그대로 삼켰다.하예정는 일이 너무 바쁜 탓에 모든 정력을 일에 투자하고 있다. 그래서 2세 계획을 잠시 고민하지 않았다.만약 성소현이 아이 이야기를 꺼내면 하예정은 갑자기 슬퍼질 것이다.“저는 이따가 태윤 씨를 데리러 가야 해서 오늘은 같이 못 먹을 것 같네요.”성소현도 이해하듯 고개를 끄덕이었다.“그래. 아니면 나도 준하를 데리러 갈까? 예정아, 준하가 퇴근하고 내가 와있는 걸 보면 어떤 표정일까?”“너무 좋아하겠죠.”두 사람은 아직 정식으로 연인 관계를 확정하지 않았다. 만약 그녀가 주동적으로 예준하를 찾아간다면 이 또한 애정을 표시하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예준하가 무조건 기뻐할 것이다.얼마 후, 성소현은 하예정의 서점을 떠났다.점심시간이 너무 짧은 탓에 하예정은 전태윤을 데리러 가지 않았다. 그녀는 저녁 무렵이 되어서야 가게 문을 닫고 꽃필무렵으로 갔다.전이진와 여운초는 아직도 밀당 중이다. 비록 전이진이 호감을 드러내면서 부지런히 대시를 했지만 여운초는 여전히 거절하고 받아들이지 않았다.답답한 전이진은 사석에서 전태윤과 요즘 너무 힘들다고 투덜댔다.그는 전태윤과 하예정이 혼인신고 덕에 쉽게 관계를 확정 지었다고 생각했다.전태윤은 그 말을 듣자 피식 웃었다. 사실 두 사람도 많은 일을 겪고 서로 맞춰가면서 결혼까지 골인했다.전태윤이 예전에 하예정 때문에 울고불고 난리를 칠 때 전이진도 그 모습을 보았다.비록 전이진이 아직 여운초의 마음을 얻지 못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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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96화

여운초의 두 고모는 그녀가 잘되는 모습을 배 아파 지켜볼 수가 없었다.전태윤은 하예정에게 여운초가 이미 여씨 그룹을 장악했다고 알려줬다.여운초도 전씨 일가 앞에서 이 일을 숨길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하예정에게 솔직하게 말했다.“누구도 우리 남매의 것을 빼앗을 수 없어요.”그녀가 여씨 그룹의 모든 것을 소유하려는 건 아니었다. 동생의 몫은 동생이 성인이 된 후에 넘겨주려고 했다.하지만 여운별의 몫에 대해서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다.“도움이 필요하면 얼마든지 말씀하세요.”“고마워요. 지금까지는 괜찮아요. 동호 오빠도 도와주고 있고.”그리고 전이진도 있었다. 여운초는 전이진에게 신세를 지고 싶지 않았지만 만약 그의 도움이 없었더라면 골칫거리가 더 많아졌을 거다. 그녀는 결국에 그의 신세를 지고야 만 셈이다. 전이진은 점점 더 자신감이 부풀어 올랐고 여운초를 가지고 노는듯싶었다. 주도권을 잃은 그녀는 이 관계에서 점점 더 무기력해졌다.“이진 도련님도 운초 씨를 도와줄 수 있잖아요.”여운초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호랑이도 제 말 하면 온다더니. 이때, 전이진이 꽃다발을 안고 갑자기 등장했다. 하지만 그건 진짜 꽃이 아니라 5만 원짜리 지폐를 한 장씩 접어서 만든 꽃다발이었다.하예정은 전이진을 보고 여운초에게 말했다.“운초 씨, 저는 꽃을 가져다주러 가야 해요. 그럼, 이만.”“그래요.”여운초도 전이진의 발걸음 소리를 들었다. 그녀는 이를 모른척하고 담담하게 하예정을 배웅하려고 애써 노력했다.“형수님.”전이진이 하예정을 불렀다.“그래. 왔어? 태윤 씨는 아직도 회사에 있어?”“네. 아직도 회사에 있어요. 제가 먼저 퇴근한 거예요.”하예정은 웃으면서 여운초에게 더 이상 배웅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녀는 차를 몰고 떠났다.하예정이 떠난 후에야 전이진은 여운초에게 들고 있던 꽃을 주었다.“운초야, 네 생각이 나서 이 꽃을 샀어.”“우리 가게에 있는 게 꽃인데. 필요 없어.”그녀는 꽃을 돌려주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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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97화

“운초야.”전이진은 그녀의 붉은 입술을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노려보고 있었다. 비록 여운초는 그의 눈빛을 볼 수 없었지만 느낄 수 있었다. 전이진이 그녀를 부르는 목소리는 점점 허스키해졌다. 그녀를 또 한번 가지고 싶었다.이를 눈치챈 여운초는 황급히 뒤로 물러섰다. 그녀는 전이진이 준 꽃다발을 안고 뒷걸음질 치다가 실수로 화분을 걷어찼다. 그녀가 막 넘어지려고 할 때 전이진은 크게 힘센 손으로 재빨리 그녀의 허리를 감고 그녀를 다시 끌어와 품에 안았다.공허했던 몸과 마음이 그녀로 인해 꽉 차는 것 같은 느낌이 들면서 전이진은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정신을 차린 여운초는 몸부림치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전이진, 이거 놔.”가게에는 다른 직원들도 있었다. 직원 두 명과 경호원 두 명은 마침 다른 일을 하고 있어서 전이진의 행동을 보지 못했다.“나는 너를 구한 거지 해친 거 아니잖아.”그는 그녀의 귓가에 속삭이며 말했다. 그리고 볼에 뽀뽀했다. 그러자 그녀의 가벼운 떨림을 느낀 전이진은 피식 웃었다.‘엄청 예민하네.’그는 여운초가 이런 행동에 크게 반응한다는 것을 알았다. 앞으로 어떻게 그녀를 꾈지 알 것만 같았다.“전이진!”그녀는 매우 예민했다. 이렇게 뽀뽀를 받자 그녀는 참지 못하고 몸을 부르르 떨었다.“고맙다고 인사해.”여운초는 싸우기 귀찮아서 타협하기로 했다. 그녀는 고개를 들어 진지한 표정을 짓더니 입을 열었다.“이진아, 잡아 줘서 고마워.”전이진은 지금까지 자신의 이름이 이렇게 듣기 좋았던 적이 없었다. 이진이라는 두 글자가 그녀의 앵두 같은 입술에서 불리는 것이 너무 좋아서 미칠 것만 같았다. 지금 이 장소가 아쉽게도 그녀의 가게라 더 대담한 행동을 할 수 없었다.“고작 한마디야?”여운초는 화가 치밀어 올랐다.‘아, 짜증 나.’“밥 사줘.”그는 또 밥을 사달라고 했다.여운초는 어이가 없어 한참 동안 말을 하지 않았다.“그래. 사줄게. 우리 가게에서 먹어. 내가 밥 해줄게.”“요리할 줄 알아?”“아니.”그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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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98화

전이진은 여운초를 카운터 앞으로 끌어당겨 앉혔다.“요리해 줄게.”그러자 그녀는 어리둥절해졌다.“정말?”그녀는 방금 일부러 그렇게 말한 것이다. 전이진더러 그녀와 함께 있으면 생활에 많은 불편함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다. 그렇게 말하면 자기에 대한 호감이 떨어질 줄 알았다.“내 요리 솜씨를 한번 맛봐.”전이진은 허리를 숙인 채 그녀의 귓가에 대고 말했다.“사람들이 그러더라고. 마음을 사로잡고 싶으면 그 사람의 입맛부터 사로잡아야 한다고. 내가 그 생각을 왜 이제야 했을까?”“...이진아, 왜 나한테 이렇게 잘해줘? 내가 그럴 가치가 있는 사람이야?”“그럼.”그녀는 말을 하지 않았다.“이 꽃다발을 들고 자랑해도 되고 뜯어도 되지만 돌려주지는 마. 아니면 화낼 거야. 내가 화나면 어떻게 되는지 너도 알잖아.”여운초는 너무 어이가 없었다. 이렇게 막무가내로 나오니 그녀는 대응할 방법이 생각나지 않았다.가게 안쪽에는 간이 주방이 하나 있었다. 주방이라고 하기에는 설비들이 아주 초라했다. 가스레인지랑 전기밥솥이 있었기에 간단한 요리 정도는 할 수 있었다.전이진은 한번 둘러보더니 식재료가 없는 것을 보고 말했다.“운초야, 장을 안 봤어?”“아니.”그녀는 배달시키려고 했다. 전이진은 쌀을 씻으면서 말했다.“그러면 내가 밥을 안치고 가서 장 좀 보고 올게. 뭐 먹고 싶어? 직원들과 같이 먹을 거야?”그 말을 들은 두 직원은 이구동성으로 대답했다.“아닙니다. 이진 도련님. 저희는 분식 먹으러 갈 거예요. 신경 쓰지 마세요.”그러자 그는 알았다고 고개를 끄덕이었다. 직원들은 너무 눈치가 빨랐다. 그는 장사가 잘되면 여운초더러 직원들에게 월급을 올려주라고 말하고 싶었다.잠시 후, 전이진은 가게를 떠나 장을 보러 갔다. 장을 보고 돌아와 경호원 두 명에게 말했다.“먼저 가서 밥 먹어.”경호원들은 알았다면서 고개를 끄덕이고 직원 두 명과 함께 근처 분식집으로 떠났다.그들이 밥을 먹으러 가고 전이진이 야채를 씻을 때 여운초가 해고한 사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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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99화

여운초의 사촌오빠가 명령을 내리자 그의 일행들이 즉시 움직였다.그들은 선반 위에 놓인 화분을 넘어뜨리면서 가게로 쳐들어갔다.“뭐 하는 거예요?”여운초는 일어나서 엄한 말투로 물었다.그러자 최씨 도련님인 최성욱이 기세등등하게 다가와 말했다.“뭘 하냐고? 야, 이 맹인아. 네가 먼저 의리를 지키지 않았잖아. 자, 다들 뭐해? 얼른 가게를 쳐부숴! 우리 돈줄을 끊어 놓고 너는 앉아서 돈이나 세고 있어?”그는 전이준이 준 돈 꽃다발을 보더니 생각지도 않고 손을 뻗어 빼앗아 가져왔다.눈 깜짝할 사이에 누군가가 다시 꽃다발이 빼앗았다. 하지만 그 사람은 여운초가 아니라 전이진이였다.최씨와 김씨 일가는 전씨 둘째 도련님이 여운초를 좋아해 부지런히 대시하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만약 전이진의 신분을 신경 쓰지 않았더라면 두 가문에서 손을 잡아 여운초를 제대로 혼냈을 것이다. 심지어 여씨 저택에서 살 수도 없게 만들었을 것이다.최성욱은 전이진이 이곳에 있을 줄 몰랐다. 그들은 다른 사람이 잠시 여기에 주차한 줄 알았다.“전, 전이진 도련님?”그는 말을 약간 더듬었다. 전이진은 그의 양복이 더럽혀지지 않도록 앞치마를 두르고 있었다. 마침 채소를 썰고 있었기에 그는 식칼을 들고 나왔다. 그는 한 손으로 식칼을 쥐고 한 손으로 그 꽃다발을 빼앗았다. 그리고 어둡고 사악한 눈빛으로 최성욱을 노려보았다.“뭐 하는 거야?”전이진은 차가운 어투로 물었다. 넘어진 선반을 보자 그는 더 싸늘한 표정으로 말을 이어갔다.“가게를 부수러왔어?”“...전, 전이진 도련님. 우리는... 우리는 가게를 부수러 온 것이 아니라 방금 실수로 넘어뜨린 것뿐이에요.” 얼음장처럼 차가운 분위기를 감지한 최성욱은 겁에 질렸고 방금 기고만장한 기세는 온데간데없었다.‘왜 하필 여기에 있는 거야?’비록 사람 인수로는 더 많았지만 그들은 전이진 앞에서 꼼짝하지 못했다. 그의 머리카락 한 올조차 건드릴 용기가 나지 않았다.그것은 죽음을 자초하는 짓이었기 때문이다!“내가 귀머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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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00화

전이진은 빼앗은 꽃을 다시 여운초의 품에 안기며 온화한 목소리로 말했다.“운초야, 계속 돈을 세고 있어. 요리는 금방 될 거야. 이 사람들을 신경 쓰지 마. 내가 있잖아. 하늘이 무너져도 내가 지켜줄게.”그리고 그는 최성욱을 몇 번 째려보면서 말했다.“운초가 내 약혼녀라는 걸 몰라? 감히 내 약혼녀까지 건드려? 최씨 집안, 정말 대단하네.”전이진의 말 속에는 많은 뜻이 있었다. 그러자 최성욱의 안색이 급격히 어두워졌다.“오해, 오해입니다. 이진 도련님. 저희가... 저희가 잘못했어요. 저희랑 운초는 사촌 남매예요. 우리 엄마는 운초의 친고모고요. 한집안 식구입니다.”전이진은 어이가 없다는 듯 대답했다.“우리 운초는 너희 같은 친척을 두고 싶지 않아 할걸.”여운초와 작은고모는 사이가 좋았다. 그녀의 목숨도 작은고모가 구해준 셈이다. 하지만 작은고모가 멀리 시집가면서 전이진은 여운초의 목숨을 구해준 작은 고모를 볼 기회가 없었다. 기회가 되면 그는 정중히 인사를 올리고 그녀의 작은 고모를 친고모처럼 대할 것이다.“이진아.”좀처럼 말할 기회가 없었던 여운초가 입을 열었다.“저 사람들한테 따질 게 있어. 먼저 가서 밥 해줘. 배고파.”“알았어. 조금만 기다려.”그녀의 배고프다는 말 한마디에 전이진은 그들을 거들떠보지도 않고 주방으로 돌아갔다. 그들이 여운초를 해치지 않을 거라고 확신했기 때문이다.전이진은 식칼을 쥐고 부엌으로 돌아가 계속 요리를 했다. 그 모습을 본 최씨와 김씨 집안 사람들은 눈이 휘둥그레졌다.위풍당당한 전씨 가문 둘째 도련님이 양복과 넥타이를 벗지도 않고 앞치마를 두른 채 그녀에게 요리를 해주다니. 부잣집 도련님 같은 모습은 전혀 없고 오히려 매우 친근했다.여운초를 얼마나 좋아하면 이렇게까지 잘해줄까?최성욱은 자기 어머니께 이 사실을 알려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전이진이 여운초를 더 많이 좋아하니 말이다! 그녀가 시각장애인이라는 점이 신기해서 좋아하는 것이 아니었다.전씨 가문 도련님들은 어장관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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