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은경이 노동명을 포기한 이유는 그가 하예진을 좋아하는 걸 알아챘기 때문이다.그녀는 거의 몸부림치지도 않은 채 바로 노동명을 단념했다.노동명의 독특한 취향을 그녀는 만족해줄 수 없으니 일찌감치 포기하는 게 상책이었다. 괜히 질질 끌었다가 미움만 사면 앞으로 두 사람의 비즈니스 협력에도 영향을 주니까.“사모님, 저도 대신 동명 씨를 많이 설득해보았어요. 은경 씨가 참 좋은 분이라고, 두 분 너무 잘 어울린다고 했거든요.”하예진이 설득한 건 맞지만 효과가 없었을 뿐이다.윤미라의 말로는 노동명이 독립적이고 고집이 세서 본인이 정한 일은 스스로 포기하거나 마음이 바뀌기 전까지 아무도 개변하지 못한다는 뜻이다.“예진 씨, 이건 예진 씨 잘못이 아니에요. 저도 알아요. 문제는 예진 씨가 아니라 동명이한테 있어요.”만약 하예진이 노동명에게 집착했다면 윤미라는 일찌감치 강압적으로 나오며 하예진을 내쫓았을 것이다. 그녀에게 얼마나 든든한 버팀목이 있든 아랑곳하지 않고!하지만 하예진은 노동명을 좋아하지 않는다. 이러니 윤미라도 딱히 그녀를 어떻게 할 수가 없다.“다만 예진 씨, 제 부탁 하나 들어줄 수 있나요?”“무슨 부탁인데요? 말씀하세요.”윤미라는 이미 여기까지 말한 이상 더는 에돌지 않고 직설적으로 내뱉었다.“지금 있는 가게를 빼고 그 거리를 떠나 다른 곳에 가서 장사하는 건 어때요? 노씨 그룹을 멀리 떠나면 더 좋고요. 가게 이사로 인해 발생한 모든 손해배상은 제가 책임질게요. 그건 걱정하지 말아요. 예진 씨 새 가게는 어디로 정하든 다 돼요. 노씨 그룹만 멀리 떨어지면 돼요. 가게 인테리어 비용도 제가 다 책임질게요. 예진 씨는 일전 한 푼 쓸 필요 없어요.”노동명이 자신을 좋아하는 걸 금방 알았을 때 하예진도 가게를 빼고 멀리 이사 갈 생각을 했지만 결국 담담하게 받아들이기로 했다.노동명이 그녀에게 구애하는 이상 제아무리 가게를 빼고 딴 곳으로 이사한다고 해도 결국 끈질기게 따라올 사람이니까. 만약 안 그런다면 하예진은 하룻밤 사이에 짐을 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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