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왕궁의 모든 챕터: 챕터 2031 - 챕터 2040

2064 챕터

제2031화 유세도의 부활

게다가 이 부하가 착지하는 순간 온몸에는 검은색의 얼음이 형성되었고 그 얼음이 깨지는 순간 몸 또한 함께 산산조각이 나고 말았다. 이 모습에 한쪽에 남아있던 다른 이들은 한동안 무릎을 꿇은 채 벌벌 떨었다. 그리고 장려는 머리를 연달아 땅에 박으며 말했다. “제가 부하를 잘못 키워 신녀님의 심기를 건드렸습니다. 죄송합니다. 부디 벌을 내려주십시오.” 이때 끼익- 하는 소리와 함께 대문이 열렸는데 이 안에서는 찬바람이 몰아쳤다. “신녀님, 은혜 잊지 않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장려는 더 이상 위험이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서야 조심스레 일어섰다. 그렇게 장려 일행은 두려움과 경계심을 안고 신전 안으로 들어가려 했다. 신전 안에는 정원이 하나 있었는데 이 정원에는 큰 나무가 한 그루 있었고 그 나무 위에는 각양각색의 알록달록한 오색 띠들이 가득 걸려 있었다. 그리고 이 띠에는 각종 주문과 주술이 쓰여 있는 듯했고 그 나무의 가지는 마치 사나운 괴물이 자신의 발톱을 휘두르고 있는 듯 아주 기괴한 느낌을 주었다.이때 이 정원은 텅 비어 있었다.밖에서 신전 안을 들여다보면 그 안에는 하얀 비단이 여기저기 걸려 있었는데 마치 누군가 죽었을 때 거는 백릉 같아 보였다. 그리고 이 하얀 비단들 뒤에는 한 신상이 어렴풋이 보였다. 아마 이게 바로 소문의 그 백의 신상일 것이다. 이때 신상 앞에는 흰 옷을 입은 한 여인이 서 있었는데 마치 하늘에서 내려온 선녀 같았다. 이 야인이 바로 신전의 신녀였다. 장려는 이 신녀를 보자마자 재빨리 무릎을 꿇었다. “신녀님, 살려주십시오.” 이때 신전 안에 가득 걸린 비단들은 바람이 하나도 불지 않아도 저절로 흔들리기 시작했고 이 모습은 기괴하기 짝이 없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흰색 비단이 갑자기 날아오더니 순식간에 죽은 유세도의 시체를 강제로 끌어들였다. 그리고 이 모습을 본 장려는 매우 기뻐하며 끊임없이 절을 해댔다. “신녀님, 감사합니다!” “전의 그 좀비 부대는? 실패했느냐?” 그 신상 앞에서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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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32화 천하가 어지럽길 원하다

유세도 체내에는 마치 아주 광포한 힘이 가득 차 있는 것처럼 보였는데 그 힘은 유세도를 비할 데 없이 난폭하게 만들었다. 유세도는 자신의 몸에 흐르는 광포한 힘을 견디지 못하고 맹렬하게 주먹으로 땅을 내리쳤다. 그러자 삽시간에 천지는 요동치기 시작했고 발 밑의 대지는 뜻밖에도 여러 갈래의 균열이 생겨났다. “수령님!!!” 장려 등은 유세도의 이 행동에 모두 깜짝 놀라 멍해졌고 지금 그가 얼마나 공포스러운 힘을 갖게 되었는지 충분히 알 수 있었다. 유세도는 여전히 포효했고 뒤에 있던 좀비 떼도 따라서 울부짖기 시작했다. 그렇게 한동안 이 좀비 떼들이 통제력을 잃은 듯 포효하고 있을 때, 뒤의 신전에서 끼긱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바로 신전의 대문이 열리고 있었는데 그 안에서는 흰색 빛줄기가 뿜어져 나왔고 이어 흰 옷을 입은 신녀가 그곳에 서 있었다. 이때 신녀의 온몸은 은은한 흰빛이 뒤덮여 있었고 이 순간 그녀의 우아한 자태는 마치 하늘에서 내려온 선녀 같았다. 이 신녀가 도대체 무슨 수를 쓴 건지 알 수 없었지만 그녀가 신진에서 나오는 찰나 미친 듯이 포효하던 좀비 떼는 갑자기 조용해졌다. 게다가 이 신녀가 빽빽한 좀비 대열의 곁을 지나자 이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모조리 땅에 무릎을 꿇었다. 좀비왕으로 변한 유세도조차도 땅에 바짝 엎드린 채 온몸을 떨고 있었다. 이 광경을 넋 놓고 보고 있던 장려 등도 얼른 무릎을 꿇었다. “신녀님을 뵙습니다.” 신녀는 천천히 장려 앞에 도착했는데 그의 깨끗하고 우아한 자태는 방금 그 괴물 같던 좀비 떼들과는 선명한 대비를 이루었다. “장려, 오늘부터 네가 유세도의 자리를 이어받는다.” 이때 신녀가 입을 열었고 이 말을 들은 장려는 순간 심장이 철렁했다. 곧이어 신녀는 장려 앞에 검은색 영패 하나를 던졌다. “이것으로 5천 마리의 좀비 떼를 통제할 수 있다. 너에게 3일의 시간을 줄 테니 녹성을 공격해라.” “그리고 녹성의 백성들을 전부 몰살하라.” 장려는 순간 멍해졌다. 비록 속으로는 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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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33화 하천의 일격

5천 머리의 좀비 부대는 모진남의 손에 순식간에 태반이나 몰살당했고 이 장면을 본 김대관은 불안했던 마음이 눈 녹듯 사라졌다.이때 하천이 김대관에게 다가가 말했다. “이번에 유세도 쪽도 분명 전력을 다할 겁니다. 좀비 부대 뒤에는 10만 대군이 있습니다. 잠시 후 제가 먼저 앞장설 테니 김대관께서도 병사들을 데리고 따라와주십시오.” “네, 알겠습니다.” 김대관이 바로 고개를 끄덕였다. “때가 되면 반드시 모든 병사들을 데리고 성 밖으로 나가 유세도와 사투를 벌일 겁니다!” “그리고 기억해 주십시오. 상대편 우두머리는 반드시 생포해야 합니다.” “네, 그러죠.” 한편 모진남은 다시 한번 도술을 부렸고 엄청난 공격에 5천 마리의 좀비는 그 수가 눈에 보이는 속도로 줄어들고 있었다.그런데 이때 성벽에서 약 500미터 떨어진 곳에 이미 좀비왕으로 변해버린 유세도가 이 상황을 보더니 두 눈이 핏빛으로 물든 채 미친 듯이 포효를 해댔다. 허공 속에서 거대한 불덩이가 그를 향해 날아왔지만 유세도는 한 주먹으로 그 불덩이를 순식간에 쳐버렸다. 순간 쾅- 하는 소리와 함께 그 불덩이는 유세도의 머리 위에서 터졌고 그의 몸에는 아무런 상처도 나지 않았다. 이어 유세도는 끝없은 포효 소리와 함께 성벽으로 성큼성큼 돌진했는데 그가 한 걸음 내딛을 때마다 발 밑에는 균열이 무수히 뻗어 나갔다. 하늘에서는 여전히 수많은 불덩이가 그를 향해 떨어졌지만 매번마다 유세도는 그것들을 전부 부숴버리곤 했다. 이때 모진남도 이런 유세도의 실력에 살짝 당황했다. “좀비왕?” 모진남은 처음에 약간 당황하던 모습은 온데간데 사라졌고 다소 흥분한 듯 씨익 미소를 지으며 유세도의 몸에 시선을 고정시켰다. 쾅- 큰 소리와 함께 또 하나의 불덩이가 유세도에 의해 부서졌다. 곧이어 유세도는 발 밑에 힘을 주더니 하늘로 훌쩍 솟구치더니 전방의 20여 미터가 넘는 높이의 성벽으로 뛰어올랐다. “저건 설마 유세도?” 비록 이때의 유세도는 온몸에 뿔이 난 괴물로 변했지만 성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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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34화 사건의 실마리

이때 장려 일행의 눈에 하천은 완전히 신령과도 같은 존재였다. 하천은 곧이어 또 한번 거대한 도망을 날려 한 무리 병사들을 쓸어버렸고 곳곳에서는 온통 비명이 난무했다. 장려 쪽 병사들이 총을 쏘기도 했지만 하천은 몸 안의 진기로 바로 장벽을 형성했고 이들의 공격은 하천에게 어떠한 상처도 낼 수 없었다. “이게 바로 신인가?” 지금 이 순간 장려의 심정은 이루 말로 형용할 수 없었고 눈 앞의 하천은 그로 하여금 막연함을 느끼게 했다. 처음은 좀비 떼를 물리치는 도사였고 다음은 이런 말도 안 되는 실력을 가진 고수까지, 장려는 김대관이 도대체 어디서 이런 변태 같은 자식을 찾아온 건지 의문이 들었다. ‘멋대로 휘두른 일격으로도 수천 명을 죽을 수 있다니! 이건 전혀 싸움이 안 되잖아.’ 장려 쪽 병사들은 전부 울상이 되었다. 그리고 하천은 몇 번 연속 공격을 퍼붓고 난 뒤 더 이상 손을 쓰지 않았다. 전에 말했던 바와 같이 하천은 반신이었기에 인간들의 싸움에 깊이 참여하려 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는 단지 약간의 수단으로 이 전투의 기세를 김대관 쪽으로 가져오기만 하면 충분했다. 이때 김대관이 이미 병사들을 이끌고 이쪽에 도착했다. 장려 쪽 병사들은 방금 하천의 공격으로 기세가 꺾여 버렸고 김대관은 이 틈을 타 장려 쪽 군대를 향해 돌진해왔다. 그러자 덜컥 겁을 먹은 장려 쪽 병사들은 장려의 저지에도 불구하고 무기를 버리고 줄행랑을 치기 시작했다. 사실 이런 전투는 기세가 아주 중요했다. 기세가 일단 꺾이기만 하면 그 전투는 자연히 이기기 힘든 것이다. 기세는 이미 김대관 쪽으로 기울었고 곧바로 장려 쪽 10만 대군을 치기 시작했다. 그렇게 이 전투는 자정까지 이어졌고 결국 김대관의 승리로 끝이 났다. 장려가 데리고 온 10만 대군은 전부 멸망했고 그들의 우두머리인 장려만이 생포되었다. 어두운 밤이 걷히고 날이 밝아왔다. 연속으로 수 차례 전투를 치른 녹성에 마침내 승리의 빛이 스며든 것이었다. 녹성에서 장려는 이미 김대관 쪽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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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35화 신전으로 가다

원래 조진원도 하천과 함께 신전으로 가고 싶었지만 현재 그의 실력이 너무 약하다는 점을 고려해 결국 조진원은 이곳에 남겨두기로 결정했다. 그렇게 하천과 모진남은 진기를 이용하여 가장 빠른 속도로 그 봉성으로 달려갔다. 그리고 약 한 시간 지난 뒤, 하천과 모진남 두 사람은 봉성에 도착할 수 있었다. 이어 두 사람은 장려의 말대로 줄곧 서쪽으로 약 20 킬로미터를 더 달렸고 마침내 신전 부근에 도착했다. 전에 장려가 이곳에 왔을 때와 마찬가지로 하늘에는 태양이 떠올랐지만 이 신전의 상공만은 여전히 먹구름이 잔뜩 껴 있었고 햇빛 또한 전혀 들어오지 않았다. 두 사람은 신전에서 약 200미터 떨어진 거리에서 걸음을 멈추었다. 그리고 모진남은 그 신전 쪽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음기가 엄청 짙습니다.” 모진남은 미간을 살짝 찌푸리더니 갑자기 맹렬히 땅을 밟았고 순식간에 지면에는 무수한 백골이 떠올랐다. “이건 아마 사람들이 시체를 묻는 곳이었던 것 같습니다.” “네?” 하천이 되물었다. 그러자 모진남이 설명했다. “이곳에는 수많은 시체가 매장되었던 적이 있어 보입니다. 그 시체들에서 뿜어져 나오는 기운이 허공에 가득 차 이 짙은 음기를 형성한 것이고 말입니다.” 말하면서 모진남은 또 허리를 굽혀 땅의 흙을 한 웅큼 짚더니 냄새를 맡았다. “그리고 최근 몇 년 동안 이곳에는 분명 대규모의 시체 변이가 나타났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 신전은 그 변이한 시체들을 진압하기 위해 세워진 것일 수도 있고요.” 이 말에 하천은 손으로 턱을 괴고 말했다. “그럼 이 신전은 오히려 좋은 의도로 만들어졌단 겁니까?” “그건 확정할 수 없습니다.” 모진남이 말했다. “신전이 이곳에 세워진 이유는 이 땅속의 변이된 시체들을 진압하기 위한 것일 수도 있지만 반대로 그것들을 통제하여 자신의 무기로 사용하기 위해서일 수도 있으니까요.” 이 해석이 오히려 현재의 사태에 더 맞는 느낌이었다. 왜냐하면 전에 유세도든 장려든 모두 이곳에서 좀비 부대를 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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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36화 다시 만난 태세

신전 안의 알록달록한 옷을 입은 사람들은 여전히 폴싹폴싹 뛰고 있었는데 그 땅 밑의 좀비들은 바로 이들이 이런 기이한 소환한 것이었다. 밖에서는 하천과 모진남이 좀비를 끊임없이 죽이고 있었지만 여전히 더 많은 좀비들이 땅을 뚫고 생겨났고 죽여도 끝이 보이지 않았다. “계속 이렇게 죽이기만 하는 건 방법이 아닌 것 같습니다. 그 근원을 잘라내야 합니다.” 한바탕 좀비들을 죽이던 하천과 모진남은 이 좀비를 소환하는 근원을 발견한 것이다. 하천이 재빨리 말했다. “모진남 선배님, 이 좀비들은 모두 신전 안의 저 수상한 무리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 같습니다. 제가 먼저 들어가 저들을 치겠습니다.” “그러시죠.” 말이 끝나자마자 하천은 곧장 신전 안으로 돌진했다. 신전 안에는 한 그루의 큰 나무 아래 알록달록한 옷을 입은 10명 남짓한 사람들이 즐겁게 뛰고 있었는데 그 중 한 사람은 손에 방울을 들고 끊임없이 흔들어 댔다. 그런데 천 손에 있던 천궐도가 약간씩 요동치기 시작했다. 이에 한창 신나게 뛰고 있던 한 무리 사람들이 하천을 발견했고 모두 고개를 돌려 그를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이때 그 한 무리 사람들의 눈빛은 괴이하기 짝이 없었다. 하천이 천궐도를 휘두르며 돌진하자 그들도 움직이기 시작했는데 이 사람들의 속도는 엄청나게 빨랐다. 때문에 하천이 여러 번 천궐도를 휘둘렀지만 모두 이들을 명중하지 못했다. 그 후 이들은 하천을 중간에 에워싸고 끊임없이 회전했고 그 속도는 점점 빨라졌는데 마치 이상한 진법을 만들고 있는 것 같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하천은 자신의 주위를 끊임없이 회전하는 이 사람들을 보며 천지가 빙빙 도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심지어 하천이 몇 번이나 천궐도를 휘둘러 이 수상한 자들을 찌르려 했지만 전혀 묘준이 되지 않았고 이들을 털끝 하나도 건드릴 수 없었다. 이에 하천은 점점 심란해지기 시작했다. 바로 이때 이 무리는 하천을 향해 공격을 시작했는데 전부 하천의 몸을 강타했다. 이 공격들은 비록 하천에게 중상을 입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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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37화 옛 적들

다행히도 하천은 반신들 가운에서도 최강의 실력을 가진 존재였기에 태세가 아무리 대단하다고 한들 하천의 상대가 될 수는 없었다. 그런데 하천이 태세에게 연거푸 공격을 퍼붓고 있을 때, 이 주변에서 갑자기 또 여러 갈래의 실루엣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 순간, 하천은 두피가 저려오고 완전히 멍해졌다. 태세를 제외하고도 사방에서 세 명의 사람이 더 나타났는데 이 셋 모두 하천과 접촉이 있던 사이였다. 전에 도광검치 묘에서 하천과 백리가 함께 죽였던 성주, H국 4황 중 한 명인 조무적, 그리고 마지막으로 하천의 가장 큰 숙적이었던 아수라까지!!! “이, 이런 젠장!” 하천은 뒤로 한 걸음 물러났고 이 네 사람에게서 눈을 떼지 못했는데 미쳐버릴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이 넷은 모두 하천이 전에 마주했던 가장 강한 적들이었다. 특히 하천은 전에 아수라를 처리하는데 아주 오랫동안 애를 먹었으니 말이다. 그렇게 하천이 힘들게 해치웠고 완전히 죽은 줄만 알았던 적들이 지금 전부 부활한 것이다. 조무적 그들도 태세와 마찬가지로 몸에는 갑옷을 입고 있었는데 유일하게 다른 것은 그들 갑옷의 색깔이었다. 태세의 갑옷은 검은색이었고 조무적은 금색, 아수라는 빨간색, 그리고 성주는 은색이었다. 이때 네 사람은 일렬로 나란히 선 채 하천을 마주보고 있었다. 이들의 얼굴에는 아무런 표정도 없었지만 짙은 살기가 끊임없이 솟아오르고 있었다. 그리고 하천도 이 살기를 이미 느끼고 있었다. 이 넷은 마치 당시 자신들의 원수를 갚으려는 듯 모두 지체없이 하천을 해치우려 하고 있었다. 동시에 한바탕 찬바람이 불어와 하천의 몸을 시리게 했다. 하천은 먼저 가장 왼쪽의 조무적을 한 번 보더니 가운에의 태세와 성주를 보았고 마지막으로 가장 오른쪽의 아수라를 쳐다보았다. 익숙한 사람과 익숙한 숨결, 하천의 머릿속에는 당시 이들을 해치우던 장면이 끊임없이 맴돌았다. 얼마 전 하천이 이곳에서 조진원을 다시 만났을 때 그가 이 안으로 들어온 이유는 바로 아버지 조무적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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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38화 어머니

“제가 처리하겠습니다.” 이때 모진남이 두말없이 검을 들고 돌진했고 손에 도목검을 든 채 조무적의 몸을 가격했다. 순간 둔탁한 소리와 함께 조무적의 온몸에는 불이 났다. 하지만 그 불은 타오르는 듯하더니 몇 초 만에 사라져 버렸고 일반 좀비들처럼 잿더미가 되기는커녕 얼굴만 새까맣게 탔을 뿐이었다. “모산 도술이 통하지 않다니!” 모진남에 놀라움의 충격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을 때 아수라, 성주와 태세 등은 이미 모진남을 향해 돌진하고 있었다. 모진남도 반신이었고 그가 가장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는 방면은 바로 도술이었다. 그런데 모산 도술이 이 녀석들에게 아무런 위협을 주지 못하는 지금, 모진남은 이들과의 싸움에서 점점 밀릴 수밖에 없었다. 이때 하천이 다시 천궐도를 들고 달려들어 엄청난 기세로 아수라 등을 몰아붙였다. 그러나 하천이 곧 공격을 하려는 찰나, 신전 안에서 갑자기 소리가 들려왔다. “그만 가자!!!” 이 목소리는 아주 온화하고 듣기 좋았다. 하지만 이 목소리가 울려 퍼지는 순간 하천은 제자리에 완전히 멍해지고 말았다.20년이 지났지만 하천은 그 목소리를 잊을 수 없었다. 이 목소리는 바로 하천이 꿈에서도 오매불망 그리던 그 목소리였다. 그리고 이 목소리는 하천이 어렸을 때의 가장 아름다운 기억이기도 했다. “어머니!!!” 하천은 더 이상 마음속의 흥분을 억제하지 못했고 심지어 아수라 이들과 더 이상 전투를 치를 겨를도 없이 당장 신전 안으로 성큼성큼 달려갔다. “틀림없어, 틀림없이 어머니야. 내가 잘못 들었을 리 없어.” “신전의 신녀가 바로 내 어머니 강릉평이야.” 하천은 이미 눈시울이 촉촉했다. 그는 신전 안의 백의 신녀가 바로 그의 어머니였음을 진작에 알아차려야 했다. 당시 음령설산에 왔을 때 강릉평은 분명 나타났었고 하천은 그녀의 품속에서 아주 편히 잠들었던 것도 진짜 사실이었다. 그러나 당시 강릉평은 결국 하천을 남겨 둔 채 그 이상한 옷을 입은 괴한들과 떠나고 말았다. 그리고 그 괴한들이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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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39화 신궁

“설마 그녀가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좀비가 된 건 아닐까요?” 모진남의 머릿속에는 갑자기 이런 생각이 떠올랐다. 하지만 만약 강릉평이 정말 좀비라면 왜 다른 좀비들과 달리 의식을 가지고 있고 정상인처럼 보이는 건지 알 수 없는 일이었다. 적어도 방금 본 강릉평의 모습은 일반인과 전혀 다를 것이 없었으니 말이다. 하천은 머리가 혼란스러웠고 아무런 단서가 없는 지근 그 어떤 것도 확정 지을 수 없었다. “저 몇 구의 좀비들이 백의 신녀를 들고 떠났고 우리는 저들이 도대체 어디로 갔는지 알 수 없으니 먼저 녹성으로 돌아가는 게 어떻습니까?” “아직 시간도 있으니 가서 천천히 의논해 보자고요. 급하다고 해결될 일은 아니니까요.” 이 말에 하천이 고개를 끄덕였고 비록 아쉽긴 했지만 모진남과 함께 몸을 돌려 이곳을 떠났다. ... 한편 신전에서 약 5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태세 등 4명은 그 흰색 가마를 든 채 달리고 있었다. 그들 모두 진기를 이용하여 발 밑에 소용돌이를 형성하여 허공 속에서 달리고 있었기에 강도 쉽게 건널 수 있었다. 그 가마 안에는 백의 신녀가 조금의 흔들림도 없이 평온하게 앉아 있었다. 이때 맑고 투명했던 신녀의 눈동자 속에는 한 줄기의 빛이 슥 스쳐갔고 순간 그녀의 머릿속에는 하천의 모습이 떠올랐다. 동시에 신녀는 무언가 어렴풋이 떠오를 듯 말 듯했다.점차 백의 신녀의 표정은 일그러지기 시작했고 머리가 윙윙거리고 있음을 느꼈다. 게다가 수많은 단편의 기억들이 삽시간에 머릿속을 스쳤다. 하지만 백의 신녀가 아무리 노력해도 그 단편의 기억들이 하나로 이어지진 않았다. “아아아악!!!” 잠시 후 가마 안에서는 백의 신녀의 고통스러운 소리가 들려왔지만 가마를 들고 있던 태세 등은 멈추지 않고 계속 앞으로 나아갔다. 그렇게 그들이 얼마나 질주했는지 모르지만 하늘에 떠있던 태양이 서서히 지기 시작했고 그들은 결국 큰 산의 산기슭에 도착했다. 네 사람은 잠깐 산기슭에서 머무르더니 다시 가마를 들고는 끊임없이 정상으로 오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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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40화 하행풍

“그야, 바로 그야! 그가 나타난 거야. 하하하, 그가 드디어 왔어!” 법대 위의 모든 움직임이 사라진 후, 검은 두루마기를 입은 그 흑포 신사는 마치 간식을 얻은 초등 학생처럼 덩실덩실 춤까지 추었다. 흑포 신사는 매우 흥분한 채로 궁전을 뛰쳐나와 백의 신녀 앞에 왔다. “신녀, 4권의 기서가 모였어.” “무슨 뜻입니까?” 백의 신녀가 의아한 듯 물었다. 그러자 흑포 신사가 대답했다. “내가 방금 알아본 결과 네가 만난 그 두 사람은 몸에 4서를 품고 있어. 전설에 의하면 5서를 모으면 신이 될 수 있다고 해.” “이제 곧 난세황 기서가 탄생할 테니 나머지 4서가 감응을 일으켜 그들을 이곳으로 모은 거지.”“감응했다고요? 그럼 제가 만난 그 사람들도 모두 난세황 기서 때문에 이곳에 왔다는 건가요?” “그렇다.” 흑포 신사가 말했다.“그들은 틀림없이 밖에서 온 사람들일 것이다. 이곳에 온 목적은 바로 난세황 기서를 찾기 위해서고 말이다” “하지만 그들이 아무리 강하다고 해도 이미 가신의 경지에 오른 우리 주인님의 상대는 되지 못할 거다. 그러니 그들은 단지 주인님이 신령의 되는 길의 제물 같은 거지.” 이 말을 들은 백의 신녀가 말했다. “그런데 지금 난세가 만들어지지 않았으니 난세황 기세도 세상에 나오기 어려운 거 아닙니까?” “그건 걱정 말거라.” 흑포 신사가 매우 자신감 넘치는 표정으로 말했다. “난 처음부터 다른 방안으로 세워두었다. 네가 성공하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내 피나방으로 난세를 만들면 되니까 말이다.” 여기까지 말한 흑포 신사는 갑자기 깔깔거리기 시작했고 그 표정은 아주 역겹고 공포스러웠으며 매우 기괴한 느낌까지 들었다. “신녀, 남은 시간은 많지 않다. 난 피나방을 연구하러 갈 테니 너도 이제 가서 쉬거라. 난세를 만드는 일은 이제 나에게 맡기면 된다.” 말을 마친 흑포 신사는 콧노래를 부르며 떠났고 이에 백의 신녀는 약간 눈살을 찌푸리더니 자신의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그런데 자신의 거처로 돌아온 백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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