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천왕궁: Chapter 2011 - Chapter 2020

2064 Chapters

제2011화 제5서의 행방

순간 하천은 답답할 따름이었다. 하천은 무의식적으로 손목보호대에서 그 반 알 남은 회춘단을 꺼냈고 위면이 왜 이 회춘단을 거부했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필경 이전의 동방 노조는 이 회춘단을 삼킨 후 젊음을 다시 회복했지만 위면은 죽을 것을 알면서도 이 회춘단을 먹지 않았으니 말이다. “형님, 모진남 어르신, 홍루로 돌아갑시다. 앞으로 마지막 기서를 찾을 수 있을지 말지는 모두 두 분에게 달린 겁니다.” 모진남이 갑자기 환용도에 나타나 하천이 경세황 극서를 얻을 수 있도록 도와준 건 절대 우연이 아니었던 것이다. 이건 처음부터 정해져 있던 운명이었고 하천이 제5서를 얻는 것에도 모진남이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게 분명했다. 일행이 홍루로 돌아오자 조경운은 이전에 제갈 홍루가 칠성등으로 연명했던 그 방 안에서 천기판을 들고 앉았다. 그 모습에 하천도 조용히 숨을 죽였다. 그리고 한참이 지나서야 조경운은 입을 열었다.“형님, 제5서는 난세황 기서입니다. 하지만 지금 우리 H국에는 난세의 기운이 보이지 않습니다.” “전에 네가 말했잖아.” 하천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5서는 우리 H국의 기운이 모여 이루어진 것이기에 난세황 기서가 해외에 있을 리는 없고 말고 말이지.” “그렇다면 제5서는 도대체 어디에 있는 거야? 알아냈어?” “네.” 조경운이 말했다. “제5서는 아직 세상 밖에 모습을 드러내진 않았지만 나올 날이 곧 멀지 않았습니다. 형님과 모진남 선배님께서 지금 그곳을 떠나면 늦지 않을 겁니다.” “그게 어딘데?” 하천이 되물었다. 그러자 조경운이 의미심장하게 말했다. “그곳은 형님도 아시는 곳일 거예요. 줄곧 형님 마음속에 풀리지 않는 의문으로 남아있는 곳이니까요.” 하천은 순간 멈칫하더니 머릿속에 무언가 떠오른 듯했다. “설마?” “맞아요.” 조경운이 숨을 크게 들이쉬며 말했다. “북방 음령의 천열곡이요.” 이 말을 들은 하천은 온몸에 소름이 쫙 끼쳤고 그 외에도 마음속에는 약간의 설렘이 느껴졌다. 왜냐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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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12화 결계를 뚫다

모진남이 고개를 끄덕였다. “분명 있을 겁니다. 전에 R국 신령의 묘지에서 있었던 일을 생각해 보십시오.” “GPE는 그렇게 많은 반신들의 진원을 모아 마신에게 바치지 않았습니까? 그 진원이 사실 영혼과 유사한 것입니다.” “당시 하천 형제 자신도 그 신령의 남아있던 의식에 빙의 되기도 했고요.” “그럼 제 어머니는 귀신일 가능성이 큰 거네요?” 그러자 모진남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만약 귀신이라면 당시 하천 형제는 어머님의 따스함을 느끼지 못했을 겁니다.” “하지만 하천 형제는 정말 어머니의 품에 누워있는 생생함을 느꼈고 심지어 그의 무덤에는 시체까지 사라졌잖아요.” “선배님의 그 말씀은?” 모진남이 말을 이어갔다. “하천 형제의 어머니는 처음부터 죽지 않았을 수도 있답니다.” “만약 죽지 않았다면 왜 전에 제가 어머니를 만났을 때 그는 여전히 젊은 모습 그대로였던 걸까요? 20년의 시간이 흘렀는데 말이죠.” 이 말을 들은 모진남은 갑자기 엄숙해졌다. “정말 그렇다면 또 다른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게 뭐죠?” 그러자 모진남이 말을 이어갔다. “좀비요!!!” “뭐라고요?” 이 말에 하천은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모진남이 웃으며 말했다. “하천 형제의 어머니가 만약 좀비로 되었다면 그건 귀신보다 더 사악한 존재일 겁니다.” “전 지금까지 살면서 좀비에 관한 기록을 본 적은 있지만 진짜 좀비는 단 한번도 본 적은 없습니다.” “젊었을 적 좀비에 흥미를 느껴 그것을 물리치는 것에 관한 도술은 많이 배웠지만 지금까지 써본 적은 한번도 없고요.” 걸으면서 하천과 모진남은 현학과 도술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누었다. “모진남 선배님, 이 세상에 정말 귀신이 존재한다고 하셨는데 그럼 저승이라는 세계도 존재할까요?” “어쩌면 그럴 지도 모르죠.” 모진남이 대답했다. “하지만 분명한 건 존재한다고 해도 절대 우리와는 전혀 다른 공간일 것이란 겁니다. 모종의 특별한 이유로 이 두 경계 사이의 통로는 분명 봉인되어 있을 것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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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13화 개똥이

두 사람은 연거푸 그 강물을 들이켰다. 그런데 두 사람이 한창 강물을 마시고 있을 때, 그 작은 강의 상류에서 누군가 깔깔거리는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순간 하천과 모진남은 깜짝 놀라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돌렸다. 자세히 보니 약 20미터 떨어진 곳에 매우 헌 나무다리가 하나 있었다. 그리고 그 나무다리 위에는 예닐곱 살 되어 보이는 아이들이 서 있었다. 그런데 이 아이들의 옷차림새나 모습을 보면 전혀 이 시대 사람 같지 않았다. 더 충격적인 것은 이 여러 명의 아이들은 지금 그곳에 선 채 강물 속에 오줌을 누고 있었다는 사실이었는데 깔깔거리는 웃음소리가 끊이질 않았다. 이 모습에 하천과 모진남은 서로 눈을 마주치더니 한동안 그대로 할 말을 잃었다. “이 강물 설마!” 모진남은 어색하게 하천을 바라보며 침을 꿀꺽 삼켰다. 그리고 잠시 후 두 사람은 동시에 일어나더니 그 나무다리 위의 아이들을 향해 걸어갔다. 그러나 하천과 모진남이 다가오는 모습에 이 아이들은 순식간에 와르르 흩어져 버렸다. 사실 하천과 모진남은 이 아이들을 꾸짖으려던 게 아니라 이 곳이 도대체 어떤 곳인지를 알려던 것뿐이었다. 이들은 난세황 기서를 찾기 위해 이곳에 들어온 것이고 시간이 촉박한 만큼 조금이라도 빨리 이곳의 상황을 파악해야만 했다. 하지만 당당한 두 반신이 이곳에 도착하자마자 어린 아이들의 오줌이 섞인 강물을 마시게 될 줄은 정말 상상도 못한 일이었다. 아이들이 와르르 흩어지는 모습에 하천은 얼른 쫓아가려 했지만 옆에 있던 모진남이 그를 막았다. “하천 형제 쫓아가지 마세요. 애들 놀라겠어요. 그리고 저기 한 명 더 있잖아요.” 이때 이 나무다리의 다른 한쪽에는 검은 옷을 입은 한 남자아이가 앉아 있었는데 약 7살쯤 되어 보이는 이 남자아이는 품속에 검은 고양이 한 마리를 껴안았다. 현재 시간은 오후였고 따스한 햇살 아래 그 검은 고양이는 소년의 품 속에서 나른하게 잠들어 있었다. 그러나 하천과 모진남이 이쪽을 향해 걸어오는 인기척에 이 검은 고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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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14화 시체 냄새

하지만 이 공간은 바깥과는 전혀 달랐고 심지어 하천이 살던 곳과는 몇 세기 뒤떨어진 것처럼 보였다. 때문에 이곳에서 이런 이름을 짓는 것 또한 말이 안 되는 일은 아니었다. 그렇게 두 사람은 소년을 따라 마을 안쪽으로 향해 걸어갔다. 이때 해가 서서히 지면서 하늘도 점차 어두워지고 있었다. 그런데 마을에 들어서자마자 백발이 성성한 한 노부인이 허둥지둥 이쪽으로 달려왔다. “할머니!” 개똥이는 이 노부인을 보자마자 얼른 그쪽으로 달려갔다. 그러나 이 노부인은 개똥이를 발견하자마자 손을 들고 그의 등짝을 때리며 혼내기 시작했다. “이 놈아, 내가 몇 번 말했어! 함부로 마을 밖에 나가지 말라고 했잖아! 날이 곧 어두워질 텐데, 밖에 있으면 얼마나 위험한지 몰라? 왜 말을 안 듣는 거야!” 이 노부인은 개똥이를 호되게 꾸짖었고 개똥이는 아파서 폴짝폴짝 뛰며 바로 용서를 빌었다. “할머니, 잘못했어요. 여기 사탕 드릴게요.” 말하면서 개똥이는 방금 모진남에게서 받은 그 사탕을 꺼냈다. “할머니, 이 사탕 정말 엄청 달아요.” 사실 노부인은 개똥이가 걱정된 마음에 꾸짖었던 것이다. 잠시 후 화가 가라앉은 노부인은 그제야 하천과 모진남 두 사람이 옆에 있음을 알아차렸고 바로 개똥이를 뒤로 감싸며 두 사람을 경계하는 듯한 눈길로 물었다. “두 분은 누굽니까?” 그러자 모진남이 한 걸음 앞으로 다가서며 말했다. “우린 밖에서 온 사람입니다. 지나다가 날이 곧 어두워질 것 같아 하룻밤 묵을 곳을 찾고 있던 중이었습니다.” 이 말에 노부인은 눈살을 살짝 찌푸렸다. “밖에서 온 사람들이라고?” 말하면서 이 노부인은 하천과 모진남을 위아래로 훑어보았다. “그런데 당신들 옷차림새는 왜 그런 겁니까?” “아, 이건 밖에서 요새 유행하는 옷입니다.” 모진남이 웃으며 대답했다. 그러자 노부인이 중얼거렸다. “이 난리통에 유행은 무슨.” “난리통이요?” 하천과 모진남은 어리둥절한 듯 서로를 쳐다보았다. 그들이 본 이곳 광경은 조용하고 평화롭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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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15화 개똥이가 사라지다

그러나 노부인이 무언가 말하려는 찰나, 옆에 있던 노인에게 제지를 당하고 말았다. “두 분, 날이 어두우니 오늘은 여기서 하룻밤 묵으세요. 하지만 밤에 밖에서 어떤 인기척이 있던지 절대 방 밖으로 나가면 안됩니다.” 이 말을 들은 하천과 모진남은 서로 눈을 마주쳤고 노부부가 무언가 숨기고 있음을 더욱 확신할 수 있었다. 이어 노부인이 말했다. “두 분, 방은 제가 이미 다 치워두었어요. 시간도 늦었으니 얼른 방으로 드시지요.” “네, 감사합니다.” 그렇게 하천과 모진남은 개똥이 부모님이 쓰던 그 방에서 하룻밤 묵게 되었다. 방 안에는 창문이 있었지만 이미 완전히 굳게 닫혀 있었다. 하지만 그 창문은 얇은 창호지로 만들어진 것이었다. 때문에 그 창호지를 통해 바깥의 흔들리는 나무들의 형체를 볼 수 있었고 심지어 방음 효과도 그다지 좋지 않았기에 휘몰아치는 바람 소리도 뚜렷하게 들려왔다. 그렇게 이 모든 것이 더해져 매우 기괴한 느낌을 주었다. 모진남은 창가로 다가가 창문을 활짝 열었고 한순간 바람이 휘몰아쳤다. 그리고 이 바람에 모진남과 하천은 뼛속까지 시려 오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하천이 모진남 곁으로 다가가 말했다. “모진남 선배님, 우리가 살던 바깥 세계와 비교하면 이 바람은 확실히 좀 정상적이진 않네요.” “맞습니다.” 그러자 창밖을 한참 동안 관찰하던 모진남이 말했다. “여기는 하늘도 수상합니다.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아무리 날이 어두워도 이렇게 아무것도 안 보이지는 않을 겁니다.” “하지만 이곳은 완전히 어두운 나머지 손을 뻗어도 손 모양조차 보이지 않으니까요.” “뿐만 아니라 이 하늘은 마치 음산한 기운에 휩싸여 있는 듯합니다.” 말하면서 모진남은 자신의 품속에서 나침판 한 개를 꺼냈고 손으로 그 나침판을 한 바퀴 돌리며 알아들을 수 없는 주문을 외우기 시작했다. 그러자 갑자기 이 나침판은 혼자서 미친 듯이 돌기 시작했다. 이 순간 모진남의 표정은 매우 엄숙했다. 곧이어 모진남은 허공에 대고 손을 몇 바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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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16화 좀비

“하천 형제, 이걸 눈에 바르세요.” 모진남은 하천에게 병 하나를 건넸는데 그 병을 열자 고약한 냄새가 순간 코를 찔렀다. “이게 뭡니까?”하천이 코를 틀어막고 물었다. “소의 눈물입니다. 그걸 눈에 바르면 아마 시야가 좀 트일 겁니다.” “그걸 담아놓은 지는 꽤 오래 되었지만 우리가 살던 바깥 공간에서는 그걸 쓸 일이 거의 없었기에 아마 좀 상했을 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래도 효과는 있을 테니 좀 참아봐요.” 하천은 약간 어이가 없었지만 하는 수 없이 그 소의 눈물을 자신의 눈에 발랐다. 그러자 신기하게도 잠시 후 하천은 시야가 밝아지는 것을 느꼈고 이 공기 중에 음흉한 것이 가득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개똥이는 아마 저 숲 쪽으로 갔을 겁니다. 저기로 가봅시다.” 모진남은 바로 개똥이가 사라졌을 만한 방향을 확정 지었고 하천과 함께 그 숲으로 들어갔다. 이 숲은 온통 누런 안개가 자욱했고 뭔가 썩은 듯한 역겨운 냄새가 숲 전체를 온통 뒤덮고 있었다. 이때 모진남은 도목검을 든 채 길을 안내했고 하천도 그 뒤를 따라 사방을 관찰했다. “개똥아.” “개똥아.” 두 사람은 숲으로 들어가면서 개똥이의 이름을 수십 번이나 불렀지만 아무런 응답도 들리지 않았다. 이와 동시에 이 숲의 깊숙한 곳에서 한 소년이 사방을 누비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그 또한 어둠 속에서 깜둥이를 외치고 있었다. 깜둥이는 바로 소년이 전에 안고 있던 검은 고양이였는데 소년이 평소 이 고양이를 매우 아꼈다. 사실 아까 어둠이 완전히 내려앉은 뒤, 개똥이는 원래 방 안에서 잠을 청하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방안 창문의 활짝 열렸고 깜둥이가 그 창문 밖으로 훌쩍 뛰쳐나간 것이다. 순간 당황한 개똥이는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바로 그 창문을 통해 깜둥이를 쫓아 나가게 되었다. 그 깜둥이는 바로 이 숲을 향해 달려갔고 결국 개똥이도 깜둥이를 찾으러 이 숲까지 오게 된 것이었다. 하지만 이 숲에 들어선 후 개똥이는 전혀 방향을 분간할 수 없었고 깜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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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17화 좀비이 유래

갑작스러운 노인의 이 말에 모진남과 하천이 오히려 더욱 놀랐다. “모산 도사에 대해 들어 보신 적 있는 겁니까?” 그러자 노인이 대답했다. “모산 도사는 귀신을 잡고 사악한 것들을 쫓는 그런 존재가 아닙니까?” ‘뭔가 이상한데?’ 모산 도사는 지구상에 명백히 알려진 존재였다. 하지만 지금 이들이 있는 이 곳은 근본적으로 지구상에는 존재하지 않는 공간이다. 그런데 이곳 사람이 모산 도사에 대해 알고 있다는 사실에 모진남은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다. “할아버지께서 어떻게 모산 도사를 아시는 겁니까?” 하천도 이상하단 듯이 물었다. 그러자 이 노인은 갑자기 무슨 생각이 든 듯 말했다. “두 분 설마 밖에서 들어온 사람들인 겁니까?” “밖이요?” 모진남이 되물었다. 그러자 이 노인은 하천과 모진남의 옷차림새를 다시 진지하게 위아래로 훑어보기 시작했고 한참이 지난 뒤 중얼거렸다. “두 분은 확실히 우리와 같은 세상 사람이 아닌 것 같군요.” “하지만 저의 할아버지가 말씀해준데 의하면 그들이 이곳에 들어올 때는 선대 왕조 때였다고 하는데 두 분은 제 할아버지가 말해준 옷차림새와 차이가 있는 걸요.” “설마?” 하천의 머릿속에는 순간 한가지 생각이 떠올랐다. “할아버지가 지금 하신 말씀은 그러니까 할아버지의 할아버지 세대는 처음에는 이곳 사람이 아니었던 겁니까?” 이 말에 노인이 대답했다. “내 할아버지가 말해준데 의하면 그들은 밖에서 이곳으로 들어왔다고 합니다.” “그때는 선대 왕조 시기였고 전란이 끊이지 않을 때라 피난을 다니다가 이 산에서 거대한 틈새를 발견했고 그곳을 통해 이곳에 들어오게 된 것이라고 들었습니다.” “아주 어릴 적 할아버지가 해준 바깥 세상에 관한 이야기 중에 모산 도사에 관한 이야기도 있었던 거고요.” 이 말을 들은 하천과 모진남은 서로 두 눈을 마주치더니 계속 물었다. “그럼 이 안의 모든 사람은 전부 밖에서 들어온 사람들인 겁니까?” “그건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노인이 대답했다. “이 안은 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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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18화 유가촌으로 가다

그 후 마을 사람들은 밤에는 더 이상 외출하지 못했고 매일 밤 짙은 공포 속에서 지내게 된 것이었다.여기까지 말한 노인은 이미 겁에 잔뜩 질린 듯 보였다.“사실 두 달 전 유가촌 사람들은 전부 죽어버렸습니다. 때문에 지금은 낮이라도 감히 그곳에 접근하는 사람이 없는 상태입니다.” “밤이 되면 더더욱 괴물들이 도처에 출몰하고 있고요.” 이 노인의 이야기를 전부 듣고 난 하천은 매우 충격적이었고 분명 방금 바깥에서 이들이 본 것도 좀비일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모진남 선배님, 사람이 죽은 후 한이 깊으면 좀비가 될 수도 있나요?” 하천이 물었다. “아니요!!!” 그러자 모진남은 연신 고개를 가로저었다. “모산도술의 기록에 따르면 사람이 죽은 후 한이 깊으면 귀신이 될 수는 있어도 좀비가 된다는 말은 없었습니다.” “그럼 지금 이건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죠?” 이에 모진남이 대답했다. “북음산 일대에 일어난 이 일은 그 과부의 한이 너무 깊어 생긴 것은 아닙니다. 분명 다른 원인이 존재할 겁니다.” “그게 뭐죠?” 모진남이 대답했다. “아마 유가촌 사람들이 죽은 과부를 묻은 곳이 풍수적으로 음기가 짙어 그 과부가 좀비로 되는 조건을 만들어줬을 지도 모릅니다. “그게 아니라면 이곳 난세의 기운 때문일 수도 있고요. 난세에는 굶어 죽거나 전사하는 사람들이 아주 많으니까요.” “시간이 지나면서 그렇게 죽은 시체에는 특별한 기운이 형성되고 그 기운이 대량으로 모여 한 시체에 침입하면 좀비가 되는 것이지요.” 모진남도 그 과부가 도대체 어떤 원인으로 좀비가 된 건지 정확한 원인을 확정 지을 수는 없었다. 하지만 그 원인이 무엇이든 간에 이미 북음산 일대에는 좀비들이 판을 치고 있고 현재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그 좀비들을 소멸하는 것이었다. “하천 형제, 난 모산도술을 이어받은 자이니 이 좀비들은 반드시 내가 책임지고 소멸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모진남과 하천의 실력으로 이 좀비들을 상대하는 건 결코 어려운 일이 아니며 그리 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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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19화 좀비왕

마을 전체의 공기 중에는 썩은 냄새가 진동했고 두 사람이 마을에 발을 들여놓는 순간 주변에서 좀비들이 우르르 몰려들기 시작했다. 이때 모진남은 두말없이 도목검을 들고 이 좀비들을 향해 돌진했다. 이 유가촌에는 약 300~400명 정도의 사람들이 있었는데 전에 그 노인이 말했듯이 이 이들은 전부 좀비로 변해 버렸던 것이다. 이 모습에 모진남은 극도로 흥분했고 주머니에 오랫동안 봉인하고 있던 노란 부적을 전부 꺼내 그 좀비들에게 미친 듯이 공격을 퍼붓기 시작했다. 한편 하천은 이런 상황이 지루했다. 그는 대충 주먹을 휘두르며 자신에게 접근하는 좀비들을 날려버릴 뿐이었고 때때로 진기를 뿜어내 주위의 좀비들이 접근하지 못하도록 막았다.모진남은 여전히 흥미진진하게 이 좀비들을 하나하나 죽여 나갔고 하천은 성큼성큼 유가촌 안으로 들어갔다. 그런데 하천이 유가촌에 들어온 지 얼마되지 않아 갑자기 그 마을 가장 깊은 곳에서 나지막한 포효 소리가 들려왔다. 하천은 이게 분명 좀비의 왕일 것이라 짐작했다. “모진남 선배님, 천천히 즐기세요. 전 먼저 가서 좀비왕을 좀 만나야겠어요.” 하천은 모진남에게 한 마디 외치고는 재빨리 마을 가장 깊은 곳을 향해 달려갔다.하천이 마을 깊숙이 들어갈수록 그 포효 소리는 점점 뚜렷해졌다. 그런데 뜻밖에도 이곳에서 나는 소리에는 인간의 목소리도 뒤섞여 있었다. 자세히 보니 이곳에는 이미 누군가 나타났고 그 좀비왕과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었던 것이다. 이때 마을 가장 안쪽 마당에는 머리를 풀어헤치고 온몸에서 악취를 풍기는 좀비가 서있었다. 이 좀비는 송곳니를 드러내고 소름 끼치는 포효를 하고 있었다.뿐만 아니라 이미 이 마당 곳곳에는 수십 구의 시체들이 쓰러져 있었는데 이 시체들은 전부 군복을 입고 있었고 손에는 무기를 들고 있었다. 어렴풋이 죽은 지 얼마 안 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동시에 이 좀비들 맞은편에는 몸이 건장하고 피부가 까무잡잡한 한 남자가 서 있었다. 이 남자의 손에는 칼이 한 자루 들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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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20화 조진원을 만나다

좀비는 엄청난 재생력을 가지고 있었 통증 또한 느끼지 못했다. 때문에 방금 남자가 좀비왕의 몸을 어떻게 타격해도 좀비왕은 그 영향을 전혀 받지 않았다. 그런데 지금 하천의 이 일격은 완전히 달랐다. 하천의 일격과 함께 이 좀비왕은 다시는 재생할 수 없을 만큼 철저히 산산조각 났다. 이때 좀비왕의 폭발과 함께 공기속의 악취는 더욱 짙어졌다. 하천은 자기도 모르게 코를 틀어막았고 땅바닥에 널려 있는 시체를 보면서 미간을 찌푸렸다. 곧이어 하천은 방금 좀비왕과 싸우던 그 남자에게 시선을 고정시켰다. 이 순간 그 남자 또한 충격적인 눈빛으로 하천을 바라보았다. 그런데 이때 남자는 두 눈이 휘둥그레졌고 심정은 말로 형용할 수 없었다. 그 이유는 방금 하천은 엄청난 공격으로 그 좀비왕을 부숴버린 것도 있었지만 더욱 큰 이유는 바로 이 남자와 하천이 아는 사이였기 때문이다. 하천도 이 남자의 모습을 똑똑히 확인한 후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이런 기이한 곳에서 자신의 오랜 지인을 만나게 될 줄은 정말 상상도 못한 일이었으니 말이다. 그렇게 두 사람은 한참동안 눈을 마주친 채 멍하니 서있었다. 그리고 마침내 남자가 먼저 입을 열었다. “보스, 보스가 왜 여기 있는 겁니까?” 하천은 이미 여러 해 동안 보스라는 호칭들을 듣지 못했었다. 그리고 지금까지 하천을 보스라고 불렀던 사람은 단 명뿐이었다. 그건 바로 전에 청주시에서 함께 개를 키우던 조진원이었다. 그러나 하천도 나중에 알게 된 것이지만 조진원은 사실 그냥 개를 키우는 평범한 사람이 아니었고 그의 진짜 신분은 바로 당시 H국 4황 중 일인이었던 조무적의 아들이었던 것이다. 다만 조진원은 어릴 때부터 아주 정직한 사람이었고 자기 아버지의 비열하고 추악한 모습을 견딜 수 없어 조무적의 곁을 떠나 생활했던 것이다. 그 후 조무적이 하천에게 참수당할 위기에 처했을 때 조진원은 자신의 아버지가 모든 것을 멈추기를 바랐지만 결국 그의 설득은 소용이 없었고 조무적은 하천에 의해 살해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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