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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적이 되어 돌아온 남자의 모든 챕터: 챕터 721 - 챕터 730

2873 챕터

제721화

“그래, 네가 쓸데없는 생각했네.”성경일의 말이 언짢은 듯 박이성의 표정은 순간 어두워졌다.“나도 다 걱정돼서 그런 거잖아. 도범 그 자식이 상대하기 좀 쉬워야 말이지. 예전에는 잘 싸우는 게 다 부대에서 5년 동안 있어 그런 줄 알았는데. 중장 급 실력을 숨기고 있었다니 걱정돼서.”성경일은 씁쓸한 듯 웃으며 설명했다.그러던 그때 장소연이 뭔가 생각난 듯 입을 열었다.“아, 그러고 보니 예전에 하재열이 초청했던 중장도 도번한테 죽었어요. 듣기로는 그 사람이 소명용의 제자라던데 뒷배를 써서 중장 계급을 따낸 거랬어요. 그러니 실력이 중장에 못 미쳐서 도범이 그 사람을 운 좋게 죽일 수 있다고 했어요.”장소연은 뭔가 생각하더니 다시 말을 이어갔다.“그런데 지금 보니 그런 것 같지는 않아요. 그 사람이 아무리 실력이 없다고 해도 중장 급 언저리 정도는 갔을 텐데 도범이 그 사람을 죽일 수 있다는 건 적어도 중장 급이란 얘기죠. 하, 내가 도범 그놈의 말에 깜빡 속아넘어갔다니!”“그 자식 숨기는 게 확실히 많아!”한지운이 한 마디 거들었다.“지금으로써 알 수 있는 건 첫째, 도범 그 자식 수중에 1000억 정도 되는 돈이 있고 대규모 생일 파티를 기획할 능력이 있는데 우리가 바보처럼 그 자식 마누라 생일파티 홍보를 해줬다는 거. 둘째, 그 자식의 실력이 중장 급인데 뭔지 모를 이유 때문에 강등되어 실력을 숨겼다는 거. 그리고 셋째, 그 자식이 무조건 독약을 먹었다는 거. 하지만 증상이 선명하지 않고 실력이 여전히 대단하다는 거. 이 세 가지야.”성경일은 지금까지 알아낸 상황을 모두 읊더니 나머지 사람들을 둘러봤다.“그럼 우리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지?”“예전에 이 약 효과가 느리다고 했었잖아. 그러니까 열흘이 지나도 약효가 나타나지 않는 게 불가능한 일은 아니지 않나?”성경일의 말을 듣고 한참을 생각하던 박이성이 입을 열었다.“앞으로가 관건이야. 며칠만 지나면 그 자식은 아마 엄청난 고통에 시달릴 거야. 그러다가 끝내 몸이 썩으면서 고통 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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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2화

“우스워지다니? 돈도 있겠다 호화로운 파티를 준비할 거잖아. 그런데 우스워질 리 있어?”성경일과 한지훈은 모두 어안이 벙벙했다.“하하, 사실 내 사촌동생이 결혼하거든, 김 씨 가문 도련님과. 박시연이라고 너희도 알지? 중요한 게 뭔 줄 알아? 박시연의 결혼식과 박시율의 생일파티가 같은 날이란 거지. 하나는 일생일대 가장 중요한 혼인이고 하나는 그저 생일파티인데 우리 박 씨 가문 어르신들이 어디에 참석하겠어?”박이성은 자신감에 찬 듯 웃어 보였다.“박시연 정말 마음에 든다니까. 이거 딱 보면 박시율과 척지겠다는 거잖아!”“진짜 대박이네!”성경일도 썩 마음에 드는 듯 손뼉을 쳤다.“하하, 어찌 됐건 우리가 도범 그 자식을 도와준 꼴이 돼서 도시 전체에서 박시율 생일파티에 대해 다 알게 됐잖아. 그런데 만약 그 자식이 돈 엄청 많이 들여 생일파티를 차렸는데 결국 아무도 참석하지 않으면 얼마나 쪽팔리겠어?”“그러니까 말이야. 너의 그 사촌 여동생 정말 대박인데. 하필이면 박시율 생일과 날짜를 겹쳐 잡다니!”한지운도 아까의 불안이 모두 씻겨나간 듯 편안한 웃음을 지었다.“지금 그 자식이 파티 날짜를 바꾼다 해도 우스워지잖아. 게다가 생일인데 날짜를 어떻게 바꿔. 홍보도 다 한 마당에.”그때 박이성이 웃으며 한 마디 거들었다.“내가 이 소식을 듣고 박시연한테 전화로 물어봤거든. 그런데 걔가 뭐라는 줄 알아? 도범 그 자식이 엄청 고집을 부렸다는 거야. 파티 날짜를 안 바꾸겠다고. 박시연 결혼식과 같은 날짜에 하겠다고. 자기 무덤을 자기가 파는 거지.”“곧 죽어도 체면이 구겨지는 건 원하지 않는다는 거겠지. 만약 시간을 바꿔 이틀 전에 한다면 박 씨 가문 사람들 모두가 참석할 수 있을 텐데. 그러면 쪽팔릴 일도 없고. 그런데 날짜가 겹쳤으니 박 씨 가문에서는 무조건 생일파티보다는 결혼식에 참석할 거고 그 자식은 자연스레 창피 당할 거고!”그 말을 듣고 있던 장소연은 입꼬리를 씩 올렸다.“날짜 앞당기지 않는 게 우리한테는 오히려 땡큐지. 그 자식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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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3화

“한 번도 해본 적 없어요. 그런데 신애 씨가 가고 싶다면 기꺼이 가드리겠습니다. 보디가드로써 아가씨의 말을 거역할 순 없죠!”도범은 싱긋 웃었다. 오후 2시가 되었는데도 제갈소진이 나타나지 않는 것을 보자 한편으로 안도했다.보아하니 제갈소진도 생각을 정리한 모양이었다. 지난번 식사 자리에서 그가 조금 심하게 말하긴 했지만 효과는 좋았다. 적어도 그 뒤로 제갈소진이 다시는 그를 귀찮게 하지 않았으니까.하지만 그와 용신애, 용일비 세 사람이 떠나려고 하던 그때, 아우디 차 한 대를 시작으로 몇 대의 차가 마당에 들어서더니 그들과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멈춰 섰다.“신애야 어디 가려고? 내가 시간 딱 맞춰서 왔나 보네. 늦게 왔으면 서로 엇갈렸을 텐데.”차에서 내린 사람은 다름 아닌 제갈소진이었다. 입가에 옅은 미소를 띠며 선글라스를 벗는 그녀의 모습은 평소보다도 더 세련돼 보였다. 새로 한 검은 웨이브 머리도 아주 어울렸다.하지만 기분이 좋아 보이는 제갈소진과 달리 도범의 얼굴은 순간 어두워졌다. 지난 번 식사 자리에서의 거절도 그녀 앞에서 대놓고 박시율과 벌인 애정 행각도 효과를 발휘하지 않은 모양새였다.제갈소진이 전에는 용신애와 용일비와 별로 친하지도 않고 서로 왕래도 없었는데 요즘 매일같이 여기로 출근도장을 찍는 이유는 보다 마나 도범이었다.심지어 용 씨 가문의 보디가드들도 뒤에서 그의 얘기를 하며 부러운 기색을 보내고 동시에 그런 미녀를 거절한 도범을 바보라고 수군대는 통에 머리가 아플 지경이었다.“그러게. 정말 시간 딱 맞춰서 왔네. 오전에 머리하러 갔다 왔나 봐? 스타일 괜찮네!”용신애는 웃으며 제갈소진의 말을 받아쳤다.“우리 당구 치러 갈 건데. 어때? 너도 콜?”“아, 당구 치러 가는 거구나. 그래. 실력은 별로지만 나도 자주 치러 다니긴 하지. 가자!”제갈소진은 아예 차에서 내리지도 않은 채로 동의했다.“앞장서, 뒤따를게.”그러고는 도범과 조수석을 번갈아 바라보더니 입을 열었다.“도범 씨는 따로 운전하지 말고 제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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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4화

얼마 뒤 차 몇 대가 쇼핑몰 앞에 정차되었다.“다들 여기서 기다려요. 우리는 위에서 놀다 올 테니까 그 사이에 차 한잔하러 갔다 와도 되고!”제갈 소진은 보디가드한테 몇만 원 정도 쥐여주었다.“우리 그저 위에서 당구 치러 가는 거고 도범 씨가 있으니까 괜찮을 거예요.”“네, 알겠습니다. 고맙습니다.”보디가드들은 제갈소진이 건넨 돈을 받아 들고 기쁜 마음으로 자리를 떴다.“이곳 고급 져 보이는데 당구 치는 것도 돈이 꽤 들겠죠 아마?”도범은 으리으리한 건물을 두리번거리면서 물었다.“제가 여기 몇 번 와 봤는데 여기 당구장 꽤 괜찮아요. 음료와 디저트도 마음대로 먹을 수 있고. 게다가 인수로 따지는 거라서 시간제한 없이 한 사람당 2만 원!”용신애는 씩 웃더니 말을 이었다.“우리는 지금 네 명이니까 8만 원이에요!”도범은 용신애의 말을 듣고는 고개를 끄덕였다.“그러면 오래 쳐야 본전이겠네요. 그렇지 않으면 꽤 비싸니까.”“도범 씨더러 돈 내라고 하지 않을 테니까 걱정 마요. 도범 씨는 우리 따라 놀러 나온 거니까 돈은 당연히 우리가 내야죠. 게다가 몇 만 원이 뭐가 비싸요? 전에 40억이나 받았으면서 뭔 걱정이래.”용일비는 어이없다는 듯 도범을 째려봤다.“아니 말이 그렇다는 거죠.”용일비의 말에 헛웃음을 치던 도범은 이내 당구장 안에 보이는 낯익은 얼굴에 눈살을 찌푸렸다.“저기 저 사람 천수 씨 아니에요?”“오빠!”눈앞에 나타난 익숙한 얼굴에 용신애는 놀란 눈을 했다. 하지만 곧이어 얼굴이 조금 어두워졌다.요 며칠 큰 오빠가 태 씨 가문 사람들과 어울려다니며 내기 당구로 돈을 많이 날린 것도 모자라 여자를 만나러 다닌다는 소문을 들었기 때문이다.이렇게 가다간 언젠가는 저 사람들처럼 나락으로 떨어질 텐데라는 걱정이 앞섰다.“씨발, 또 졌네!”용천수는 눈살을 찌푸리며 욕지거리를 내뱉었다.“하하, 천수 씨 너무 급하시네. 천천히 해요. 실력이 점점 느는 것 같구만, 전 판은 제가 졌잖아요.”맞은 켠에 있던 남자가 허허 웃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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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5화

남자는 돈을 받기 바쁘게 다시 용천수를 꼬드겼다.“당연하지. 또 10판 해요. 설마 내가 또 지기야 하겠어?”용천수는 승리에 목매는 듯 앞뒤 가지리 않고 또 상대에게 도전장을 내밀었다.“와. 끝내주는데.”그러던 그때, 문어구에 서있던 누군가 용신애를 포함한 몇몇을 발견하고는 입꼬리를 올렸다.“신애? 쟤가 왜 여기에 왔지?”용천수는 들어오는 사람을 보더니 낮게 중얼거렸다.“허구한 날 저놈만 끼고 다니다니. 그 노친네들도 그래. 저런 자식이 어딜 봐서 대장이라고. 증거도 대지 못하는 놈을 그렇게 높은 임금을 주면서 고용한 것부터가 이해가 안 된다니까.”그 말을 곁에서 듣던 남자가 씩 웃었다. 그는 삼류 가문의 도련님이자 왕호의 친구인 태용이었다.그는 입꼬리를 올리며 용천수에게 몸을 바싹 붙였다.“천수 씨, 제가 볼 때 아주 간단해 보이는데요. 기껏해야 보디가드인데 저희가 저놈을 꼬드겨 당구 내기를 걸고 박살 내주면 되잖아요.”“태용 씨가 그럴 수만 있다면 당연히 좋죠.”용천수는 태용의 의견이 썩 마음에 들었는지 허허 웃었다.“아이고 이게 누굽니까? 신애 씨와 소진 씨 아닙니까? 다들 보기 귀한 얼굴들이네요.”용신애 일행이 당구장에 발을 들이기 바쁘게 태용이 먼저 다가와서 인사를 건넸다.“그쪽이 우리 오빠 꼬셔 나쁜 물 들게 한 사람이에요?”이를 갈고 있던 상대인지라 말투 역시 좋을 수가 없었다.“이거 섭섭합니다. 나쁜 물이라니요.”태용은 히죽거리며 눈앞에 있는 미녀들을 번갈아 보며 마른침을 삼켰다. 눈앞에 있는 세 미녀 모두 내로라하는 집안 자제들이 신붓감으로 눈독 들이는 자들인지라 그중 아무와 결혼한다면 땡잡은 거나 다름 없었다.특히 용신애와 제갈소진과 같은 신분과 지위가 높은 여자와 결혼하면 인생에 날개를 달아주는 격이다.용신애의 사촌 언니인 용일비는 두 사람보다야 못하지만 섹시한 몸매와 특유의 분위기로 뭇남자들의 마음을 흔드는 매력을 갖고 있었다.“일은 안 하고 돈내기만 하러 다니는 게 나쁜 물이 아니면 뭔데요?”용신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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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6화

건들거리며 말하는 용천수의 모습은 그야말로 동네 양아치가 따로 없었고 예전의 그의 모습은 손끝만큼도 찾아볼 수 없었다.그런 용천수를 보노라니 용신애는 실망감만 커졌다. 질 나쁜 인간들과 몰려다니더니 그의 오빠는 이제 완전히 변했다.제갈소진은 두 남매가 격양되어 싸우는 걸 보자 곧바로 제재에 나섰다.“신애야, 남자들은 남자들끼리 노는 방법이 따로 있는 거니까 상관하지 마. 우리 당구나 치자. 너 당구 잘 치잖아.”“그래!”용신애는 그제야 화를 억누르며 스스로를 위로했다. 자기의 오빠가 그렇게 나쁘게 변한 게 아니라고, 그저 여느 청년들처럼 놀기를 좋아할 뿐이라고, 저 사람들과는 다르다고.“쳇, 간섭이 너무 지나치네.”“그러게 말이야. 여동생이 오빠 일까지 상관하고 말이야. 이러다가 전체 용 씨 가문의 일도 간섭하는 거 아니야?”태용 일행 중의 한 놈이 싸늘하게 웃으며 비아냥거렸다.“이봐요 거기. 혹시 당구 칠 줄 알아요?”그러던 그때, 태용이 손에 들고 있던 당구 큐대를 옆에 놓더니 도범에게 물었다.갑자기 던진 물음에 도범은 주위를 두리번거리더니 의아한 듯 자신을 가리켰다.“저요?”“그래요. 그쪽이 박 씨 가문의 그 데릴 사위라면서요? 참 운도 좋지. 어떻게 박시율 같은 미인을 다 꿰찼는지. 부럽네요!”불 붙인 담배를 입에 물며 태용이 비아냥거렸다.“부러운 건 부러운 건데 돼지 목에 진주 목걸이 단 격이랄까?”“하하. 그래요? 뭐 제가 운발 하나는 타고났나 보죠. 전 지금껏 항상 운이 좋았거든요.”상대방의 가벼운 도발에 도범은 화 한 번 내지 않고 시종일관 웃는 얼굴로 어깨를 으쓱거렸다.하지만 그 말을 들은 제갈소진은 기분이 썩 좋지 않았다. 상대가 그녀 마음속의 신과 같은 존재를 모욕했는데 참을 수 있을 리가 없었다.제갈소진은 한껏 어두워진 표정으로 남자를 째려봤다.“태용 씨라고 했나요? 말은 가려서 하시죠. 도범 씨가 얼마나 괜찮은 남자인지 그쪽이 뭘 안다고. 도범 씨 발톱만도 못한 게 어디서! 그리고 이 사람과 이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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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7화

제갈소진은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지만 도범 앞이라는 생각에 최대한 화를 억눌렀다. 그의 앞에서는 여전히 숙녀다운 모습을 보여야 했으니까.하지만 그런 그녀와는 반대로 도범은 상대방의 도발에 그저 가볍게 웃어넘길 뿐이었다.“이름이 태용이구나. 그런데 저한테 뭐 하러 당구를 칠 줄 아냐고 물어봤어요? 솔직히 저 칠 줄 모릅니다. 예전에는 배달 알바만 했었고 그 뒤로 군대에 갔으니까.”“하하, 역시 모를 줄 알았어요. 딱 봐도 그냥 무력만 쓸 줄 알고 평소에 사람 팰 줄만 알았지 이런 신사적인 게임을 할 줄 알겠어요?”도범의 대답을 들은 태용은 예상했다는 듯 그를 비웃었다.“칠 줄 알면 몇 판 놀아볼까 했는데 실망이네요. 역시 천수 씨와 쳐야겠네!”“칠 줄은 모르지만 방금 보니 꽤 할만해 보이던데요? 흰 공을 쳐서 다른 공 구멍 안에 넣으면 끝이잖아요.”도범은 간단하다는 듯 말했다.“풉!”하지만 그의 말을 들은 사람들은 모두 빵 터져버렸다.“너무 쉽게 생각하는 거 아니에요? 당구도 엄연히 기술이에요. 그렇게 쉬울 리가 있나! 힘 조절, 각도 조절에 예민한 게임이라고요. 대놓고 무식하게 친다고 들어가겠어요? 게다가 룰도 있어요. 우리가 하는 이건 스누커라고 하는 거고. 들어는 봤나 몰라. 자존심 그만 세우고 포기하지 그래요?”그때 태용 일행 한 명이 같잖다는 듯 도범을 바라보며 도발했다.“도범 씨, 그만해요. 이거 그렇게 쉬운 거 아니에요. 평소에 쳐본 적 없는 사람은 치지도 못한다고요. 저도 2년 넘게 했는데 우리 오빠와 저 사람들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에요.”그것을 보다 못한 용신애가 도범의 옷자락을 잡아끌며 그를 말렸다. 아무것도 모르면서 말만 쉽게 하면 당구를 오래 친 사람들에게 비웃음 당하는 게 당연했다.“그런데 저들이 무시하게 둘 수는 없잖아요.”하지만 도범은 씁쓸하게 웃으며 대답했다.“먼저 저한테 룰 설명 간단히 해주고 간단한 방법 가르쳐 주면 제가 배울게요. 그러고 시합이든 내기든 하면 되잖아요.”그 말에 나머지 세 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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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8화

용천수는 자기의 말에 도범이 적어도 기세가 꺾일 거라고 확신했다. 한 달에 4억짜리 일자리는 전체 중주시에서 또 구하기는 힘들 테니까. 얼마나 많은 사람이 이 일자리를 차지하려고 하는데.용 씨 가문 어르신들이 도범이 대단한 신분을 숨기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않는다면 그도 도범한테 예의를 차리지는 않았을 거다.게다가 더 기막힌 건 그렇게 높은 월급을 받으면서 오고 싶으면 오고 가고 싶으면 가고 아주 제멋대로라는 거였다. 그런데도 집안 영감탱이와 여동생이 좋다고 하니 원.그리고 박 씨 가문 어르신의 칠순 잔치에 명패를 잃어버렸다고까지 한 놈이거늘. 만약 대장이라면 신분을 숨길 이유가 있었을까?‘지금 다들 저 자식이 대단한 신분이라고 여기는데 그것도 다 거짓말일 거야.’“하하, 솔직히 두렵지는 않아요. 용 씨 가문 보디가드도 제가 되고 싶어 된 거 아니거든요. 용 씨 가문에서 우리 집을 도와주고 제 아내에게 일자리를 내주지 않았다면 저 사실 관심도 없어요.”도범은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가볍게 웃었다.“게다가 이 일자리 솔직히 신애 씨가 저한테 준 거지, 천수 씨가 준 일자리가 아니잖아요.”“이게...”그 말에 용천수는 더욱 화가 치밀어 올랐다. 감히 친구들 앞에서 그를 망신 주다니!하지만 그때 태용이 화가 난 용천수를 힐끗 보더니 그를 옆으로 끌어당겼다.“천용 씨, 보디가드와 감정 낭비할 필요 뭐가 있어요? 두 사람 신분만 봐도 천지 차이구만. 저 자식이 어떻게 천용 씨와 비교가 되겠어요?”용천수는 그제야 옷소매를 몇 번 털더니 허리를 더 곧게 폈다.“그건 그렇지...”“그러고 보니 방금 당구가 쉽다고 했죠? 그러면 저와 내기하는 게 어때요? 한 판에 20억. 어때요? 그렇게 자신감 넘치면 저랑 붙죠. 그런데 우리는 한 판에 20억 짜리만 취급해요. 적으면 재미없어서.”그러던 그때 태용이 도발하는 듯한 표정으로 도범에게 말을 걸었다.“좋아요. 그런데 20억 짜리는 내가 너무 시시해서 취급 안 해요. 하려면 한 판에 200억 짜리로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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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9화

태용은 무조건 이긴다는 자신감에 선심 쓰듯 제안했다. 그러고는 씨익 웃더니 본론을 말했다.“저도 뭐 그쪽이 돈 내지 못하겠다면 손 한쪽 받아 갈게요.”도범은 고개를 끄덕였다.“하하, 요즘 제가 운발이 좋아 게임마다 이긴 덕에 카드에 1000억 정도는 있을 거예요. 뭐 10판 중에 그쪽이 나 5판 이상 더 이길 것도 같지 않지만.”“불가능하다고 봐야지. 10판에서 5판 이상 더 이기려면 적어도 8대 2로 이겨야 하니까. 7:3으로 이기면 800억 밖에 못 받아 가니까.”태용의 말에 다른 놈 하나가 웃으며 부연 설명을 했다.“게다가 처음 당구를 접했으면서 이기는 건 거의 불가능하지.”그러던 그때, 한참 고민에 빠져 있던 제갈소진이 이를 갈더니 앞으로 나섰다.“도범 씨, 아무리 돈이 없다고 해도 손을 자르는 건 제가 동의하지 않아요. 지면 제가 대줄게요.”그 말에 도범은 조금 감동했다. 그가 만약 10판 모두 진다면 자그마치 2000억이라는 큰돈인데 제갈소진이 기꺼이 내주겠다고 하니 감동하는 게 당연했다.“정말이에요?”“당연하죠. 걱정 말아요. 우리 가문 이래 봬도 세계 랭킹에 드는 부자 가문이에요. 2000억 정도는 있어요.”놀란 듯 물어오는 도범의 물음에 제갈소진은 당당하게 말했다.“자그마치 2000억인데, 소진 씨 부모님한테 엄청 깨지는 거 아니에요?”“저 그런 거 무섭지 않아요. 게다가 우리 부모님도 도범 씨 엄청 마음에 들어 하세요. 사위 삼고 싶어서 안달 났거든요.”난감한 듯한 도범과 달리 제갈소진은 오히려 아무렇지 않은 태도였다. 하지만 말하는 도중 점점 얼굴이 빨개지더니 부끄러운 듯 고개를 숙였다.“쯧쯧. 역시 사랑에 미친 여자는 바보라더니 이성을 아예 잃었군.”용천수는 싸늘하게 웃었다.“그래도 소진 씨가 나서서 대신 돈 갚겠다고 하니 태용 씨가 돈 못 받을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겠네요. 말은 그렇게 했지만 이 자식 손은 가져도 소용없잖아요.”“하하, 당연하죠. 저 자식 손이 2000억의 가치가 있는 것도 아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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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30화

“아니, 보자 보자 하니까 뭐요? 당구에 대해 알지도 못하면서 일부러 져줬다니 무슨 말 같지도 않은 소리를 하고 있어?”도범의 말에 발끈 한 태용은 버럭 화를 내며 도범을 쏘아봤다.“헛소리하지 마. 만약 봐줬다면 내가 눈치채지 못할까!”용천수도 만만치 않게 화가 난 듯했다.“내 실력도 꽤 괜찮다고 이것아!”두 사람의 반응에 도범은 차갑게 웃었다.“상대가 봐줬는데도 알지 못한 거 같은데. 시구할 때 태용 씨가 각도를 미약하게나마 조절해 들어갈 수 있는 걸 놓친 게 봐준 게 아니면 뭐예요? 한 판에 한두 번만 봐주면 승부가 뒤집히는 건 당연하니까요. 스스로도 실력이 썩 나쁘지는 않다고 하셨잖아요!”도범은 잠시 머뭇거리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상대가 왜 봐줬는지는 천수 씨가 더 잘 알 것 같은데요? 상대가 봐주지 않고 10판 다 이겨버리면 흥미를 잃는데 그때도 함께 당구를 치겠어요? 가끔씩 봐줘서 이기는 맛 좀 보게 하고 돈 좀 따게 해줘야죠! 물론 총체적으로 봤을 때는 돈을 잃겠지만. 오늘처럼 200억을 벌었다면 내일에는 약 40억 정도 이길 수 있게 하겠죠. 하하!”한참을 듣고 있던 용천수는 얼굴이 점점 어두워졌다. 그도 그럴 것이 도범의 말이 완전히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 번도 당구를 치지 않던 놈이 발견한 자기가 발견하지 못했다는 것에 자존심이 상했고 지금까지도 상대가 어떻게 봐줬는지 모르겠다는 점에서 화가났다.“개소리 집어치워! 내가 그만큼 진 건 운이 안 따라주거나 가끔 실력이 안 받쳐줬을 뿐이야!”그래서 선택한 결론은 인정하지 않는 거였다. 그는 스스로 자기 실력이 꽤 괜찮다고 자부하고 있고 상대와 얼마 차이 나지 않는다고 굳게 믿고 있었다. 하지만 상대가 자기를 계속 봐준 거라면 실력이 천지차이라는 것이니 자존심이 허락할 리가!때문에 그는 쪽팔리는 것보다는 태용 일행을 믿기로 했다. 게다가 도범이 한 말에는 아무런 증거도 없다는 게 한몫했다. ‘저 자식이 우리 사이 분탕질하려고 저러는 걸 수도 있어.’“그러니까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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