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희 씨, 느껴졌어요?”고윤희도 당연히 그걸 느꼈다.발로 배를 차는 선명한 느낌이었다.그녀는 원래 마른 체형이었기에 피하지방이 얇아서 아이의 작은 발모양까지 똑똑히 보았다.그녀는 부드럽게 배를 어루만졌다.텔레파시가 통한 건지, 그녀의 손이 배에 닿자 아이는 또 한번 발길질을 했다.고윤희는 갑자기 웃음이 나왔다.“내 아이. 아가… 내 아이가 나한테 응답하는 걸까요?”그녀는 울며 사람들에게 물었고 사람들은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당연하죠, 윤희 씨.”“어머니는 윤희 씨 편하라고 떠났잖아요. 아이를 위해서라도 마음 강하게 먹어야죠.”사실 이집 고용인들은 고윤희와 별로 접점이 없었다.하지만 모두가 사회 빈곤층을 살고 있는 사람들이라 서로 측은지심이 있었다.고윤희는 사람들의 걱정과 관심, 그리고 존재감을 확실히 드러내 준 아이까지 생각하자 죽고 싶은 마음이 사라졌다.그래, 내가 이기적이었어.내 아이를 위해 살 거야.그녀는 눈물을 흘리며 중얼거렸다.“어머니, 미안해요. 진수 오빠, 정말 미안해요. 아이가 크면 꼭 두 분 찾아가서 묘비라도 만들어 드릴게요.”이때 주대규도 안으로 들어와서 그녀를 위로했다.“윤희야, 아이 낳으면 내가 네 아이를 키워줄게. 아이를 내 호적에 올리면 아무도 너를 무시하지 못할 거야.”고윤희는 감격한 얼굴로 주대규에게 연신 머리를 조아렸다.“감사합니다, 주 사장님… 정말 감사합니다.”그날 밤, 고윤희는 착잡한 마음으로 밤을 새웠다.하지만 아무리 마음이 아파도 다음 날은 여전히 나가서 일을 해야 했다.다방 일은 진주아가 그녀를 지명한 것이었다.진주아는 고윤희가 당시 자신을 구해주지 않은 것에 큰 앙심을 품고 있었다.그래서 다방에서 가장 힘든 일을 고윤희에게 시켰다.마침 구경민이 다방을 방문하기로 한 날이었다.진주아는 구경민 앞에서 고윤희를 어떻게 망신줄지 궁리했다.고윤희도 오늘 백해시 실세들이 다방으로 구경민을 초대했다는 사실을 알고 진주아에게 사정했다.“사모님, 오늘만… 휴가를 주시면 안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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