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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87화

“윤희 씨, 느껴졌어요?”

고윤희도 당연히 그걸 느꼈다.

발로 배를 차는 선명한 느낌이었다.

그녀는 원래 마른 체형이었기에 피하지방이 얇아서 아이의 작은 발모양까지 똑똑히 보았다.

그녀는 부드럽게 배를 어루만졌다.

텔레파시가 통한 건지, 그녀의 손이 배에 닿자 아이는 또 한번 발길질을 했다.

고윤희는 갑자기 웃음이 나왔다.

“내 아이. 아가… 내 아이가 나한테 응답하는 걸까요?”

그녀는 울며 사람들에게 물었고 사람들은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당연하죠, 윤희 씨.”

“어머니는 윤희 씨 편하라고 떠났잖아요. 아이를 위해서라도 마음 강하게 먹어야죠.”

사실 이집 고용인들은 고윤희와 별로 접점이 없었다.

하지만 모두가 사회 빈곤층을 살고 있는 사람들이라 서로 측은지심이 있었다.

고윤희는 사람들의 걱정과 관심, 그리고 존재감을 확실히 드러내 준 아이까지 생각하자 죽고 싶은 마음이 사라졌다.

그래, 내가 이기적이었어.

내 아이를 위해 살 거야.

그녀는 눈물을 흘리며 중얼거렸다.

“어머니, 미안해요. 진수 오빠, 정말 미안해요. 아이가 크면 꼭 두 분 찾아가서 묘비라도 만들어 드릴게요.”

이때 주대규도 안으로 들어와서 그녀를 위로했다.

“윤희야, 아이 낳으면 내가 네 아이를 키워줄게. 아이를 내 호적에 올리면 아무도 너를 무시하지 못할 거야.”

고윤희는 감격한 얼굴로 주대규에게 연신 머리를 조아렸다.

“감사합니다, 주 사장님… 정말 감사합니다.”

그날 밤, 고윤희는 착잡한 마음으로 밤을 새웠다.

하지만 아무리 마음이 아파도 다음 날은 여전히 나가서 일을 해야 했다.

다방 일은 진주아가 그녀를 지명한 것이었다.

진주아는 고윤희가 당시 자신을 구해주지 않은 것에 큰 앙심을 품고 있었다.

그래서 다방에서 가장 힘든 일을 고윤희에게 시켰다.

마침 구경민이 다방을 방문하기로 한 날이었다.

진주아는 구경민 앞에서 고윤희를 어떻게 망신줄지 궁리했다.

고윤희도 오늘 백해시 실세들이 다방으로 구경민을 초대했다는 사실을 알고 진주아에게 사정했다.

“사모님, 오늘만… 휴가를 주시면 안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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