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1588화

불과 10일 사이에 고윤희의 배는 많이 부풀어 있었다.

사실 그동안 구경민이 백해시에서 크게 한 일은 없었다. 그래서 한가할 때면 서울이나 본토 의사들에게 임산부에 관해 알아보고 스스로 인터넷에 검색도 해보았다.

그래서 요즘 구경민은 임산부에 대해 아주 많이 알게 되었다.

임신 기간이 나중으로 갈수록 아이의 성장 속도가 빨라진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10일을 안 본 사이에 그녀의 몸에는 아니나 다를까 큰 변화가 찾아왔다.

하지만 고윤희는 여전히 얼굴이 핼쑥하고 초췌했다.

얼굴은 여전히 창백하고 핏기 하나 없었고 옷도 여전히 초라했으며 배도 제대로 가리지 못한 상태였다.

그런 그녀가 차포트로 손님들에게 차를 따라주고 있었다.

백해시 재벌들만 모인 자리에서 그녀의 존재는 그렇듯 이질적이었다.

사실 그녀는 구경민과 살짝 부딪치기까지 했다.

동부 지구 최북단에 위치한 백해시는 겨울이 매우 추운 지방이었다. 그래서 신체가 건장한 구경민마저 정장 밖에 코트까지 챙겨 입었다.

하지만 두꺼운 차림도 그의 몸에서 풍기는 귀티를 막을 수는 없었다.

그는 오늘 긴 부츠를 신고 있었는데 오히려 그 모습이 성숙하고 강인한 남자의 인상을 주었다.

두 사람 사이는 극명한 차이가 있었다.

다행인 건, 고윤희가 이제 이런 건 별로 신경 쓰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지금 고윤희는 그냥 구경민과 서로 모르는 사람으로 지내고 싶었다.

하지만 공간이 너무 비좁았다.

남자가 좁은 복도에서 조용히 여자를 응시하고 있었다.

배가 불룩 나온 여자는 차포트를 들고 남자의 옆을 지나가야 했다.

그녀는 고개를 아래로 숙이고 작은 소리로 말했다.

“죄송한데… 조금만 비켜주세요.”

구경민은 마치 아무것도 못 들은 것처럼 조용히 그녀를 바라만 보고 있었다.

고윤희도 고개를 들고 그를 바라보았다.

그의 표정은 차가웠고 미간을 찌푸리고 있었다.

고윤희가 뭐라고 하기도 전에 옆에서 누군가가 끼어들었다.

앙칼진 여자의 목소리였다.

“야, 배불뚝이! 넌 눈이 없어? 서울에서 온 귀한 손님이 여기 있는데 알바 주제에 어디에 낀다
Locked Chapter
Continue to read this book on the APP
Comments (3)
goodnovel comment avatar
까칠한 삼남매 맘
고윤희도 너무 답답하고요.
goodnovel comment avatar
까칠한 삼남매 맘
맞아요. 너무 끌어서 답답해요.
goodnovel comment avatar
양정화
너무질질끄네요 캐쉬가장난이아님ㅜㅜ
VIEW ALL COMMENTS

Related chapters

Latest chapter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