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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90화

구경민의 말이 끝나기 바쁘게 사람들은 당황해서 입을 다물지 못했다.

그들은 눈을 휘둥그레 뜨고 두 사람을 바라보았다.

고윤희는 고저 없는 담담한 목소리로 그에게 말했다.

“평생 주 사장님 옆을 지키기로 했어. 죽어서도 여길 떠나지는 않을 거야.”

“하지만 당신 지금 여기서 허드렛일이나 하고 있잖아.”

구경민이 말했다.

고윤희는 여전히 담담한 말투로 되물었다.

“그래서 그게 뭐 어때서?”

“과거에 친부모한테 학대를 당하고 형제들에게 따돌림을 당하고 시댁 지하실에서 갇혀 지낼 때도 괜찮았어. 당신과 살다가 내쫓길 때도, 당신 약혼녀가 나를 죽이려고 할 때는 더 힘들었어. 이제 겨우 안정적인 삶을 찾은 거야. 그러니 난 만족해.”

“하지만….”

구경민은 말을 하려다가 말았다.

“하지만 당신은 부족하겠지.”

고윤희는 담담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아직 포기를 못한 거지?”

“당신은 항상 나한테 명령을 하는 존재였고 나는 말을 따르는 존재였으니까.”

“나한테 꺼지라고 해서 난 아무 말도 없이 꺼져줬어. 그래서 당신이 다시 돌아오라고 하면 감지덕지하며 돌아갈 줄 알았겠지.”

“당신은 지금 내가 당신 말을 안 듣는 게 불만인 거야! 내가 당신의 통제를 벗어나서 좌절감이 들고 억울한 거라고. 아니야?”

고윤희는 두려움 없는 표정으로 구경민을 바라보았다.

구경민은 아니라고 하고 싶었지만 말이 떨어지지 않았다.

그녀가 행복하다면, 한진수가 아직 살아 있었다면 절대 그들의 행복을 방해하지 않았을 거라고 말할 수 있을까?

구경민에게 그런 말을 할 자격이 과연 있을까?

그는 그제야 자신에게 그럴 자격도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는 결국 계획대로 움직이기로 했다.

“돌아가자, 윤희야! 예전처럼 지내는 거야. 아이를 출산하면 당신은 서울 여자들이 가장 부러워하는 결혼식을 가지게 될 거야!”

고윤희는 고개만 흔들었다.

“사실 당신이 어떤 마음인지 알 것 같아.”

“당신은 주변 환경이 바뀌는 것을 싫어하는 사람이야. 오래 쓰던 건 잘 안 버리잖아.”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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