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제일 잘나가는 회사 대표가 자신에게 어머니라고 부르자 노부인은 깜짝 놀랐다.구경민이 이토록 구김살이 없는 사람인 줄 그녀도 처음 알았다.아들을 잃은 슬픔이 구경민의 말 한마디에 조금은 괜찮아진 것 같다.고윤희도 그런 구경민을 힐끗 쳐다보았다.구경민은 기회를 잡고 고윤희를 보며 부드럽게 미소를 지었다.“윤희야, 이제 그만 자. 그동안 제대로 자지도 못했잖아. 엄마가 곁에서 지켜볼 테니까 편히 눈 감도 자도 돼.”노부인은 아이를 달래듯이 고윤희를 달래며 말했다.고윤희는 작게 고개를 끄덕이고 어머니의 곁에 누워 말 잘 듣는 아이처럼 눈을 감았다.막 잠에 들려고 할 때, 고윤희는 갑자기 무언가 떠오른 듯 자동차에 있는 간이침대에서 벌떡 일어나 구경민을 보며 말했다.“경민아, 고마워. 어머니 심장...”“걱정하지 마. 서울에서 제일 잘하는 의사로 예약했어. 도착하면 바로 수술할 수 있을 테니까 걱정하지 말고 편하게 쉬어.”구경민은 쌀쌀맞게 말했다. 그러자 고윤희는 다시 침대에 누워 낮은 목소리로 대답하며 눈을 감았다.“그래...”“이제 그만 자.”“알았어...”고윤희는 빠르게 잠이 들었다.해만 현에서 서울까지 꼬박 하루가 걸려 도착했다.구경민은 바로 집으로 돌아가지 않고, 한진수의 시체를 처리하고 좋은 묘지를 찾아 묻어주었다.허허벌판에서 언제 짐승들의 공격을 받을지 몰라 가만히 누워있던 한진수에게도 드디어 무덤이 생겼다.비석 앞에서 고윤희와 노부인은 흐느끼며 울었다.한진수의 장례를 모두 치르고 구경민은 고윤희를 옆자리에 태우고 직접 운전해 집으로 돌아왔다.4개월 만이다.다시 구씨 가문으로 돌아온 고윤희는 이곳이 낯설게만 느껴졌다. 예전에도 고윤희는 자신이 구씨 가문의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저 구경민과 함께 있는 곳이 그녀의 집이라고 생각했지만 이제는 아니다.마음 한구석이 텅 빈 것 같은 느낌이 들고, 구경민이 그동안 자신을 얼마나 힘들게 찾았는지 알고 있다.하지만, 마음만은 예전 같지 않다.두 사람 사이에
“뭐, 뭐라고?”구자현은 고윤희가 하는 말이 믿기지 않는 듯 두 눈을 크게 떴다.아버지와 큰 아버지의 사이가 좋지 않아도, 구자현은 구씨 어르신의 사랑을 받는 손녀이다.구경민의 사촌 여동생!웃는 얼굴로 고윤희에게 먼저 인사를 건넸더니, 꺼지라고?하! 7,8년 전까지만 해도 구자현은 고윤희의 얼굴을 제대로 쳐다보지도 않았다.구씨 가문, 아니 서울에서 구경민이 고윤희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모르는 사람은 어디에도 없다. 고윤희는 구경민의 성욕을 해소해 주는 도구일 뿐! 서울에서 파티가 열리는 날, 구자현은 서울에서 잘나가는 가문의 자녀들한테 약속을 했다.“두고 봐, 고윤희가 우리 오빠한테 버려지는 날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어. 우리 오빠가 최여진과 결혼 못 하게 되면, 너한테 우리 오빠를 소개해 줄게.”그 말 한마디로 구자현은 재벌 가문 자녀들의 우상이 되었다.그녀의 아버지 구성훈은 구경민에게 밀려 더 이상 구씨 가문에 설자리가 없었다.하는 수없이 가성 섬에 있는 반씨 가문과 손을 잡았지만, 부소경을 이기지 못했다.부소경과 구경민은 어릴 때부터 함께 자란 친구로 부소경이 구경민을 도와주자 구자현의 가문은 하루아침에 나락으로 떨어졌다.구성훈은 남성에 있는 서씨 어르신의 도움을 받고 싶어 직접 찾아가기도 했다. 하지만 서씨 어르신은 자신의 친딸을 찾은 후, 더 이상 속세에 관심이 없다고 떠났다.이제 구성훈 가족이 믿을 사람은 어디에도 없다.구자현은 해외에 있는 최여진을 다시 국내로 불러들여 구경민과 다시 잘 만나게 할 심산이었다. 그러면, 구성훈도 다시 구씨 가문에 설자리가 있어 구경민의 괴롭힘을 당하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구경민은 이제 더 이상 최여진을 사랑하지 않는다고 했다.최여진은 다시 국내로 돌아온 후, 상상을 초월하는 행동을 했으며, 매일 기상천외한 일로 사람들을 놀래켰다.구경민이 그녀의 편을 들어줄 거라 생각했지만, 그는 이미 최여진에게 마음이 떠난 후였다.아버지가 그녀를 반호영에게 소개해 주지 않았다면, 최여진은 구경민의
“구자현! 나 한번 죽었다 살아난 사람이야. 이 세상에 남은 미련 따위 없어. 아이도 더 이상 갖고 싶지 않아. 내가 너를 무서워할 것 같아?” 고윤희는 구자현을 노려보며 말했다.“꺼져! 다시는 보고 싶지 않으니까. 너만 보면 토가 쏠려 미치겠으니까. 어느 날 내가 구경민의 머리맡에 있는 총으로 너를 쏴버릴지도 몰라.”고윤희는 여전히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구자현을 보며 콧방귀를 뀌었다.“왜? 내가 진짜 하지 못할 것 같아?”“아...”구자현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왔던 방향으로 달려갔다.고윤희는 그녀의 뒷모습을 비웃음 가득한 표정으로 쳐다봤다.별것도 아닌 아닌 여자 하나 때문에 죽을 뻔한 것도 모자라 한진수까지 죽게 만들었다.구경민과 함께 구씨 가문에 돌아왔지만, 무서울 게 없다. 그녀가 구씨 가문의 모든 가족들은 존중할 때는 그가 구경민을 사랑하고 있었기 때문이다.하지만, 이제는 구경민에게 미련도, 사랑도 없다.더는 자신을 괴롭히는 사람들을 참지 않을 것이다.고윤희가 다시 저택으로 돌아가려고 할 때, 구자현이 울먹이는 목소리로 구경민을 불렀다.“오빠!”구경민은 눈살을 찌푸리고 구자현을 돌아보았다.“아이 때문에 참고 있는 거야? 고윤희가 나한테 꺼지라고 하는 것도 모자라 오빠를 등에 업고 모든 사람을 무시하고 있어! 진짜 하나도 신경 쓰지 않을 거야?”구경민은 담담한 표정으로 구자현을 쳐다보며 말했다.“자현아, 내가 진짜 모르는 것 같아? 윤희가 밖에서 그동안 힘들게 지내게 된 원인도 절반은 너한테 있어.”“오빠 지금 그게 무슨 말이야?”“윤희가 너더러 꺼지라는 말 못 들었어?”“윤희 뱃속에 있는 아이, 내 아이야. 윤희는 아이를 갖고 싶지 않다고 했어. 네가 윤희의 심기를 건드려 아이가 죽길 바랄 뿐이지. 그런데 자현아. 윤희 뱃속에 있는 아이 내 아이야. 만약...”구경민의 말이 채 끝나기 전에, 구자현은 서둘러 사과하며 말했다.“오빠, 미안해. 모두 내 잘못이야...”구경민이 아이 때문에 고윤희를 데려온 것이 아니라
구자현은 깜짝 놀라 침대에서 벌떡 몸을 일으켰다.“너 누구야?”전화기 너머에서 간절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살, 살려줘...”“여진이야?”최연진은 젖 먹던 힘까지 짜내며 겨우 대답할 수 있었다.“너, 반호영이랑 함께 있다고 하지 않았어? 반호영의 아이까지 임신했다며. 그런데 목소리가 왜 이래?”구자현이 다급한 목소리로 물었다.최여진은 현재 감옥 같은 곳에 갇혀 물도 제대로 마시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렀다.이렇게 될 줄 알았다면 절대 반호영의 품으로 뛰어들지 않았을 것이다.자신이 아이를 임신했다는 말을 들으면 반호영이 그녀를 잘 아껴줄 거라 생각했던 기대와 달리, 그는 위험하고 사나운 사람이었다.반호영은 3개월 전, 부성웅과 진문옥의 관재 비용으로 남성에서 서울로 돌아가고, 구성훈에 의해 해외로 출국했다. 부성웅은 반호영을 서방 국가로 보낸 뒤, 그의 재능을 이용해 서방국가에서 지내라고 했다하지만, 반호영은 중도에 노선을 변경했다.그는 서방 국가로 가지 않고 중동으로 떠났다.중동은 내전이 심해, 보통 사람들은 그곳으로 가지 않겠지만, 대담하고 세심하면서도 자신의 목숨조차 아깝지 않은 반호영에게 내전이 자주 일어나는 중동은 그의 실력을 마음껏 뽐낼 수 있는 좋은 곳이었다.안목이 뛰어난 그는 가까운 국경 섬에 정착하고, 부성웅이 그에게 준 돈으로 섬을 사들였다.이 작은 섬은 그의 버팀목이 되었고, 바다와 가까워 자신의 군사들을 잘만 훈련시키면 앞으로 그의 세상이 될 날이 다가온다고 굳게 믿었다.반호영은 섬을 관리하는데 충분한 능력을 갖추었다.가성 섬에서 지낼 때, 그의 큰형님은 섬을 관리할 능력이 없어 실질적인 업무는 반호영이 직접 처리했다.지금은 섬만 바꾸어진 것뿐이다.그의 실질적인 업무 능력은 여전히 뛰어났고, 총명하고 사나운 성격이었다. 반호영은 곧 큰 장사를 시작하고, 능력이 뛰어난 대원들을 물색했다. 대원들은 어렸을 때부터 내전을 겪어온 사람들로 전쟁이라면 치를 떨었지만 반호영이 그들에게 건넨 조건에 매우 흡족한 대원들은 잇
만약 정말 그렇다면 반호영은 남은 인생을 최여진에게 바쳐야 한다. 그는 여태껏 여자의 기대를 저버린 적 없는 남자이기 때문이다.하지만 최여진은 그럴만한 가치가 있는 사람이 아니다.우발적으로 임신을 했으니, 아이가 고통받지 않을뿐더러, 그녀의 몸이 다치지 않게 해야 한다.이토록 먼 길을 돌아 그에게 찾아와서 하는 말이 자신을 책임지라고?최여진!절대 방심할 수 없는 여자이다.남성에서 최여진은 신세희를 여러 번 모함하려고 했다.그는 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최여진이 있는 감옥으로 향했다.“내 아이를 임신했다고?”국내에서 더는 살아남기 힘든 최여진은 반호영 밖에 믿지 못했다. 반호영의 말에 최여진은 바로 무릎을 꿇고 그의 앞에 다가와 반호영의 발목을 꽉 움켜쥐었다.“호영아, 나 너의 아이를 임신했어.”“아이를 지우려고 병원에 갔는데 우리가 처음 만난 날이 떠올랐어. 너는 우리가 인연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우리도 어쩔 수 없는 원수 사이야!”그녀의 말에 반호영은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원수? 어쩔 수 없어?”“우리의 만남이 그토록 아름다웠어?”“내 기억에 우리 두 사람의 첫 만남은 그리 좋지 않았던 거 같은데. 너는 나에게 험한 말을 했고, 나는 그런 너를 폭행했었지.”“우리가 한 번 잔 그날도 사랑이 아닌 서로 짐승처럼 탐했지.”마음이 씁쓸했지만, 왠지 기분이 좋았다.최여진은 자신을 막대해 주는 남자를 좋아한다.하지만, 반호영이 자신을 짐승이라고 말하자 최여진은 수치스러웠다.최여진은 어찌할 바를 몰라 그저 고개를 들고 반호영을 바라보았다.반호영의 얼굴에는 최여진에 대한 동정이 아니라 사납게 그녀를 내려다보고 있었다.최여진은 그의 사나운 표정에서 부소경을 보는 것 같았다.두 사람은 모두 자신이 싫어하는 사람에게 인정사정이 없을 정도로 독한 마음을 지녔다.그런 두 사람이 동시에 신세희를 사랑한다고 생각하자 최여진은 더욱 질투가 타올랐다.“내 아이?”반호영의 물음에 최여진은 마지막 희망의 끈이라도 잡은 듯 고개를 세차게 끄덕거
의사는 반호영의 기세에 놀라 한참 동안 말을 잇지 못하고 한참 뒤에야 말했다.“임신한지 4개월 됐나요? 양수 친자 확인은 4개월이 되어야 할 수 있어요.”반호영은 최여진의 배를 힐끔 쳐다보고 말했다.“마침 4개월이에요.”“네... 네...”최여진은 눈물을 글썽이며 반호영을 바라보았다.“너 나를 믿지 못하는 거야?”“우리 두 사람 사이에 믿음이 있었나?”반호영의 말투는 평온하기만 했다.“나는 처녀 콤플렉스는 없어. 친자확인만 하면 돼. 네가 예전에 몇 명의 남자와 놀았어도 아이만 내 아이가 맞다면 너를 이곳에 살려둘 거야. 하지만 아이가 이 반호영의 아이가 아니라면 그때는...”반호영은 한없이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만약 네가 나를 호구로 만든다면...’“아니, 호영아, 나 그냥 이 섬에서 떠날게”최여진은 한없이 가여운 얼굴로 반호영에게 간청했다.그녀는 자신의 뱃속에 있는 아이가 누구의 아이인지 모른다.해외에서 아무리 많은 남자와 잠자리를 해도 뒤처리는 항상 깔끔하게 처리했다.귀국하고 구경민이 그녀와 잠자리를 하지 않자 그녀는 구경민에게 복수라도 하는 듯이 남자와 밤을 보냈다.밤낮으로 남자를 바꾸며 잠자리를 가진 그녀가 얼마나 많은 남자를 바꾸었는지 기억도 나질 않는다.그 많은 남자들 중, 반호영의 기세만 구경민과 맞먹는다.최여진은 자신조차도 뱃속의 아이가 반호영의 아이라고 확신하지는 못했다.하지만 최여진은 반호영이 양수 친자 확인을 하겠다는 말을 듣고 완전히 넋이 나갔다.반호영은 최여진의 팔을 꽉 잡고 담담하게 미소를 지었다.“우리 여진이 착하지. 내 아이가 맞아야 우리 두 사람의 사이도 더욱 굳건할 수 있어. 어쩌면 네가 앞으로 이 섬의 퍼스트레이디일지도 몰라.”반호영은 강제로 최여진을 진료실로 들여보냈다.양수천자는 매우 고통스러웠다.진료실 밖으로 나온 최여진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그녀는 아이가 반드시 반호영의 아이어야 한다고 수백 번 기도했다.3일간의 기다림이 마치 1년처럼 길었다.최여진이 의자에 앉아
“안돼... 안돼.. 그러지 마.”최여진은 힘없이 울부짖었다.하지만 여긴 서울도 남성도 아니다.구경민도 더 이상 그녀를 지켜주지 않는데, 하물며 여긴 반호영의 구역이다.수술실 밖에 있는 반호영은 그녀의 처절한 울부짖음을 들을 수 있었다.최여진은 몇 번이나 기절했는지 모른다.수술실에서 나온 최여진의 배는 이미 홀쭉했다.그때, 의사의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앞으로 생리는 하지 않을 겁니다.”“의사 선생님, 저 계속 살 수 있어요?”의사는 작게 고개를 끄덕거렸다.“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정상적인 남녀 생활도 할 수 있어요.”“그럼... 앞으로 또 아이가 생길까요?”“생리도 하지 않는데, 어떻게 아이를 가질 수 있어요? 지금 장난쳐요?”최여진은 당장 미치기 일보 직전이다.“아... 반호영 이 개 같은 자식!”그녀의 말이 끝나기 바쁘게 반호영이 그녀가 있는 병실의 문을 열고 들어왔다.그는 그녀를 병실에서 끌고 나간 후, 쓰레기를 실은 트랙터에 밀어 넣었다. 트랙터는 최여진을 싣고 어두컴컴한 오두막이 있는 방으로 향했다.오두막으로 들어가기 전, 반호영은 그녀의 휴대폰을 돌려주었다.“최여진! 나는 사적인 감정으로 절대 일을 처리하지 않아. 네가 먼저 나를 욕했고, 그날 밤도 네가 먼저 달려들었어. 나 그때 만취 상태였다는 거 네가 모를 리 없잖아. 그래 거기까지는 괜찮아. 그런데 다른 남자의 아이를 품고 감히 이 먼 곳까지 찾아와 내 아이라고 설쳐대?""기왕 네가 나와 관계를 맺어야 한다면, 좋아. 죽기 싫으면 서울에 있는 아버지한테 전화 걸어. 최씨 가문의 자산을 모두 내 계좌에 넣으라고.""돈을 받으면 바로 너를 보내줄게."반호영의 말을 들은 최여진은 당장이라도 하늘이 무너질 것 같았다. "그러면 나는? 나는 이제 여자도 아니고 남자도 아니야. 나는 어떻게 하면 될까?"반호영은 담담한 표정으로 최여진을 쳐다보았다."네가 직접 나한테 찾아온 거 아니야?"말을 마친 그는 바로 몸을 돌려 떠났다.문 앞에 멈춰 선 그가
구자현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이런 쓸모없는 년!'최여진이 다시 돌아온 후, 풀리는 일이 없다.‘여우 같은 년!'구자현은 오랫동안 말을 하지 않았다.지난 10년 동안, 최여진은 줄곧 구자현을 무시했다. 구자현이 구씨 가문의 자녀이지만, 최여진은 구자현을 구씨 가문의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구경민에게 버림받은 최여진이 반호영을 찾아갔는데, 반호영이 최여진을 다시 버린 것 같다.하!너무 기분 좋아!구자현의 마음속에는 뜻밖에도 쾌감이 일렀다. 그녀는 최여진을 구할 마음이 없는 것 같다.그녀는 끙끙 거리기만 하는 최여진에게 말했다."최여진! 너도 이제 끝났어. 네가 어릴 때, 우리 큰 아버지 집에 있었던 일 생각나? 우리 큰 아버지는 조카인 나보다 너를 더 예뻐했어.”"일이 이지경까지 된 것도 모두 너 때문이야. 우리 오빠를 버리고 다른 남자들과 방탕하게 보낸 너의 탓.”"그리고 우리 우정을 생각해서 하는 말인데, 우리 오빠 4개월 만에 새언니를 데려왔어. 너한테 제일 먼저 알려주고 싶었어.”"우리 새언니 이름 너도 이미 알 거야. 고윤희.”최여진의 마음은 칼로 도려낸 것 같은 고통이 밀려왔다."뭐?... 고윤... 고윤희가 돌아왔어?”"고윤희는 너의 오빠를 미워하지 않아?”최여진이 한진수를 죽일 때, 고윤희에게 구경민이 지시한 일이라고 말했다.그녀의 목적은 고윤희가 구경민을 미워하게 만드는 거였기 때문이다."미워해.”구자현은 사실대로 말했다."우리 오빠를 미워하기 때문에, 이제 누구도 포용하지 않기로 한 것 같아. 고윤희가 우리 오빠를 사랑했을 때, 우리 가족한테 얼마나 잘했는지 알아? 그런데 이제는 입장이 완전히 달라졌어. 고윤희는 이제 우리 가족 일원들을 두려워하지 않아.”"오늘 나한테 뭐라고 했는지 알아? 꺼지라고 했어. 최여진, 모두 네 손에서 나온 일이야.”"하지만 나는 괜찮아. 어차피 우리 가족은 구씨 가문에서 몰락했으니 천대를 받을 만해.”"제일 중요한 건, 오빠가 고윤희한테 점점 더 잘해주고 있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