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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05화

“안돼... 안돼.. 그러지 마.”

최여진은 힘없이 울부짖었다.

하지만 여긴 서울도 남성도 아니다.

구경민도 더 이상 그녀를 지켜주지 않는데, 하물며 여긴 반호영의 구역이다.

수술실 밖에 있는 반호영은 그녀의 처절한 울부짖음을 들을 수 있었다.

최여진은 몇 번이나 기절했는지 모른다.

수술실에서 나온 최여진의 배는 이미 홀쭉했다.

그때, 의사의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앞으로 생리는 하지 않을 겁니다.”

“의사 선생님, 저 계속 살 수 있어요?”

의사는 작게 고개를 끄덕거렸다.

“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정상적인 남녀 생활도 할 수 있어요.”

“그럼... 앞으로 또 아이가 생길까요?”

“생리도 하지 않는데, 어떻게 아이를 가질 수 있어요? 지금 장난쳐요?”

최여진은 당장 미치기 일보 직전이다.

“아... 반호영 이 개 같은 자식!”

그녀의 말이 끝나기 바쁘게 반호영이 그녀가 있는 병실의 문을 열고 들어왔다.

그는 그녀를 병실에서 끌고 나간 후, 쓰레기를 실은 트랙터에 밀어 넣었다. 트랙터는 최여진을 싣고 어두컴컴한 오두막이 있는 방으로 향했다.

오두막으로 들어가기 전, 반호영은 그녀의 휴대폰을 돌려주었다.

“최여진! 나는 사적인 감정으로 절대 일을 처리하지 않아. 네가 먼저 나를 욕했고, 그날 밤도 네가 먼저 달려들었어. 나 그때 만취 상태였다는 거 네가 모를 리 없잖아. 그래 거기까지는 괜찮아. 그런데 다른 남자의 아이를 품고 감히 이 먼 곳까지 찾아와 내 아이라고 설쳐대?"

"기왕 네가 나와 관계를 맺어야 한다면, 좋아. 죽기 싫으면 서울에 있는 아버지한테 전화 걸어. 최씨 가문의 자산을 모두 내 계좌에 넣으라고."

"돈을 받으면 바로 너를 보내줄게."

반호영의 말을 들은 최여진은 당장이라도 하늘이 무너질 것 같았다.

"그러면 나는? 나는 이제 여자도 아니고 남자도 아니야. 나는 어떻게 하면 될까?"

반호영은 담담한 표정으로 최여진을 쳐다보았다.

"네가 직접 나한테 찾아온 거 아니야?"

말을 마친 그는 바로 몸을 돌려 떠났다.

문 앞에 멈춰 선 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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