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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03화

만약 정말 그렇다면 반호영은 남은 인생을 최여진에게 바쳐야 한다. 그는 여태껏 여자의 기대를 저버린 적 없는 남자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여진은 그럴만한 가치가 있는 사람이 아니다.

우발적으로 임신을 했으니, 아이가 고통받지 않을뿐더러, 그녀의 몸이 다치지 않게 해야 한다.

이토록 먼 길을 돌아 그에게 찾아와서 하는 말이 자신을 책임지라고?

최여진!

절대 방심할 수 없는 여자이다.

남성에서 최여진은 신세희를 여러 번 모함하려고 했다.

그는 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최여진이 있는 감옥으로 향했다.

“내 아이를 임신했다고?”

국내에서 더는 살아남기 힘든 최여진은 반호영 밖에 믿지 못했다. 반호영의 말에 최여진은 바로 무릎을 꿇고 그의 앞에 다가와 반호영의 발목을 꽉 움켜쥐었다.

“호영아, 나 너의 아이를 임신했어.”

“아이를 지우려고 병원에 갔는데 우리가 처음 만난 날이 떠올랐어. 너는 우리가 인연이라고 생각하지 않아?”

“우리도 어쩔 수 없는 원수 사이야!”

그녀의 말에 반호영은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원수? 어쩔 수 없어?”

“우리의 만남이 그토록 아름다웠어?”

“내 기억에 우리 두 사람의 첫 만남은 그리 좋지 않았던 거 같은데. 너는 나에게 험한 말을 했고, 나는 그런 너를 폭행했었지.”

“우리가 한 번 잔 그날도 사랑이 아닌 서로 짐승처럼 탐했지.”

마음이 씁쓸했지만, 왠지 기분이 좋았다.

최여진은 자신을 막대해 주는 남자를 좋아한다.

하지만, 반호영이 자신을 짐승이라고 말하자 최여진은 수치스러웠다.

최여진은 어찌할 바를 몰라 그저 고개를 들고 반호영을 바라보았다.

반호영의 얼굴에는 최여진에 대한 동정이 아니라 사납게 그녀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최여진은 그의 사나운 표정에서 부소경을 보는 것 같았다.

두 사람은 모두 자신이 싫어하는 사람에게 인정사정이 없을 정도로 독한 마음을 지녔다.

그런 두 사람이 동시에 신세희를 사랑한다고 생각하자 최여진은 더욱 질투가 타올랐다.

“내 아이?”

반호영의 물음에 최여진은 마지막 희망의 끈이라도 잡은 듯 고개를 세차게 끄덕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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