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는 반호영의 기세에 놀라 한참 동안 말을 잇지 못하고 한참 뒤에야 말했다.“임신한지 4개월 됐나요? 양수 친자 확인은 4개월이 되어야 할 수 있어요.”반호영은 최여진의 배를 힐끔 쳐다보고 말했다.“마침 4개월이에요.”“네... 네...”최여진은 눈물을 글썽이며 반호영을 바라보았다.“너 나를 믿지 못하는 거야?”“우리 두 사람 사이에 믿음이 있었나?”반호영의 말투는 평온하기만 했다.“나는 처녀 콤플렉스는 없어. 친자확인만 하면 돼. 네가 예전에 몇 명의 남자와 놀았어도 아이만 내 아이가 맞다면 너를 이곳에 살려둘 거야. 하지만 아이가 이 반호영의 아이가 아니라면 그때는...”반호영은 한없이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만약 네가 나를 호구로 만든다면...’“아니, 호영아, 나 그냥 이 섬에서 떠날게”최여진은 한없이 가여운 얼굴로 반호영에게 간청했다.그녀는 자신의 뱃속에 있는 아이가 누구의 아이인지 모른다.해외에서 아무리 많은 남자와 잠자리를 해도 뒤처리는 항상 깔끔하게 처리했다.귀국하고 구경민이 그녀와 잠자리를 하지 않자 그녀는 구경민에게 복수라도 하는 듯이 남자와 밤을 보냈다.밤낮으로 남자를 바꾸며 잠자리를 가진 그녀가 얼마나 많은 남자를 바꾸었는지 기억도 나질 않는다.그 많은 남자들 중, 반호영의 기세만 구경민과 맞먹는다.최여진은 자신조차도 뱃속의 아이가 반호영의 아이라고 확신하지는 못했다.하지만 최여진은 반호영이 양수 친자 확인을 하겠다는 말을 듣고 완전히 넋이 나갔다.반호영은 최여진의 팔을 꽉 잡고 담담하게 미소를 지었다.“우리 여진이 착하지. 내 아이가 맞아야 우리 두 사람의 사이도 더욱 굳건할 수 있어. 어쩌면 네가 앞으로 이 섬의 퍼스트레이디일지도 몰라.”반호영은 강제로 최여진을 진료실로 들여보냈다.양수천자는 매우 고통스러웠다.진료실 밖으로 나온 최여진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그녀는 아이가 반드시 반호영의 아이어야 한다고 수백 번 기도했다.3일간의 기다림이 마치 1년처럼 길었다.최여진이 의자에 앉아
“안돼... 안돼.. 그러지 마.”최여진은 힘없이 울부짖었다.하지만 여긴 서울도 남성도 아니다.구경민도 더 이상 그녀를 지켜주지 않는데, 하물며 여긴 반호영의 구역이다.수술실 밖에 있는 반호영은 그녀의 처절한 울부짖음을 들을 수 있었다.최여진은 몇 번이나 기절했는지 모른다.수술실에서 나온 최여진의 배는 이미 홀쭉했다.그때, 의사의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앞으로 생리는 하지 않을 겁니다.”“의사 선생님, 저 계속 살 수 있어요?”의사는 작게 고개를 끄덕거렸다.“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정상적인 남녀 생활도 할 수 있어요.”“그럼... 앞으로 또 아이가 생길까요?”“생리도 하지 않는데, 어떻게 아이를 가질 수 있어요? 지금 장난쳐요?”최여진은 당장 미치기 일보 직전이다.“아... 반호영 이 개 같은 자식!”그녀의 말이 끝나기 바쁘게 반호영이 그녀가 있는 병실의 문을 열고 들어왔다.그는 그녀를 병실에서 끌고 나간 후, 쓰레기를 실은 트랙터에 밀어 넣었다. 트랙터는 최여진을 싣고 어두컴컴한 오두막이 있는 방으로 향했다.오두막으로 들어가기 전, 반호영은 그녀의 휴대폰을 돌려주었다.“최여진! 나는 사적인 감정으로 절대 일을 처리하지 않아. 네가 먼저 나를 욕했고, 그날 밤도 네가 먼저 달려들었어. 나 그때 만취 상태였다는 거 네가 모를 리 없잖아. 그래 거기까지는 괜찮아. 그런데 다른 남자의 아이를 품고 감히 이 먼 곳까지 찾아와 내 아이라고 설쳐대?""기왕 네가 나와 관계를 맺어야 한다면, 좋아. 죽기 싫으면 서울에 있는 아버지한테 전화 걸어. 최씨 가문의 자산을 모두 내 계좌에 넣으라고.""돈을 받으면 바로 너를 보내줄게."반호영의 말을 들은 최여진은 당장이라도 하늘이 무너질 것 같았다. "그러면 나는? 나는 이제 여자도 아니고 남자도 아니야. 나는 어떻게 하면 될까?"반호영은 담담한 표정으로 최여진을 쳐다보았다."네가 직접 나한테 찾아온 거 아니야?"말을 마친 그는 바로 몸을 돌려 떠났다.문 앞에 멈춰 선 그가
구자현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이런 쓸모없는 년!'최여진이 다시 돌아온 후, 풀리는 일이 없다.‘여우 같은 년!'구자현은 오랫동안 말을 하지 않았다.지난 10년 동안, 최여진은 줄곧 구자현을 무시했다. 구자현이 구씨 가문의 자녀이지만, 최여진은 구자현을 구씨 가문의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구경민에게 버림받은 최여진이 반호영을 찾아갔는데, 반호영이 최여진을 다시 버린 것 같다.하!너무 기분 좋아!구자현의 마음속에는 뜻밖에도 쾌감이 일렀다. 그녀는 최여진을 구할 마음이 없는 것 같다.그녀는 끙끙 거리기만 하는 최여진에게 말했다."최여진! 너도 이제 끝났어. 네가 어릴 때, 우리 큰 아버지 집에 있었던 일 생각나? 우리 큰 아버지는 조카인 나보다 너를 더 예뻐했어.”"일이 이지경까지 된 것도 모두 너 때문이야. 우리 오빠를 버리고 다른 남자들과 방탕하게 보낸 너의 탓.”"그리고 우리 우정을 생각해서 하는 말인데, 우리 오빠 4개월 만에 새언니를 데려왔어. 너한테 제일 먼저 알려주고 싶었어.”"우리 새언니 이름 너도 이미 알 거야. 고윤희.”최여진의 마음은 칼로 도려낸 것 같은 고통이 밀려왔다."뭐?... 고윤... 고윤희가 돌아왔어?”"고윤희는 너의 오빠를 미워하지 않아?”최여진이 한진수를 죽일 때, 고윤희에게 구경민이 지시한 일이라고 말했다.그녀의 목적은 고윤희가 구경민을 미워하게 만드는 거였기 때문이다."미워해.”구자현은 사실대로 말했다."우리 오빠를 미워하기 때문에, 이제 누구도 포용하지 않기로 한 것 같아. 고윤희가 우리 오빠를 사랑했을 때, 우리 가족한테 얼마나 잘했는지 알아? 그런데 이제는 입장이 완전히 달라졌어. 고윤희는 이제 우리 가족 일원들을 두려워하지 않아.”"오늘 나한테 뭐라고 했는지 알아? 꺼지라고 했어. 최여진, 모두 네 손에서 나온 일이야.”"하지만 나는 괜찮아. 어차피 우리 가족은 구씨 가문에서 몰락했으니 천대를 받을 만해.”"제일 중요한 건, 오빠가 고윤희한테 점점 더 잘해주고 있다는
"아버지!"구씨 가문의 큰 아들이 참지 못하고 말했다."너를 말하는 게 아니야!"어르신은 큰아들을 보고 자리에 멈춰 섰다."아버지도 알다시피 저는 권력에 관심 없어요. 우리 가문이 둘째 삼촌에 눌리어 숨도 못 쉴 때, 동생이 도와줬잖아요. 나중에는 혼자 힘으로 우리 가문을 살려줬어요!""둘째가 있어 우리 구씨 가문이 서울에서 이 정도로 살 수 있는 거예요!""만약 둘째를 쫓아내면 우리 가문의 실세를 밖으로 쫓는 것밖에 되지 않아요!""게다가 제수씨도 괜찮은 사람인 것 같아요!""제수씨는 아무 잘못 없어요. 온화하고 예의 바르고, 우리 구씨 가문에서 7,8년 동안 둘째를 모셨으니 공로가 없어도 고생한 보람은 있잖아요. 제수가 최여진보다 백배는 나아 보여요!""최여진 그년은 해외에서 남자만 자주 바꾸고, 둘째가 바보로 보이나 보죠? 이제 윤희가 경민의 아이를 임신하고, 평생 경민이만 보고 살았는데 어디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이러시는 거예요? 윤희의 가문이 마음에 들지 않을 뿐이잖아요!""가문이 평범해도 우리 경민이의 마음에 들면 되잖아요. 우리 경민이가 좋다는데!"구씨 가문의 큰아들은 자신의 속마음을 말했다.구씨 가문을 위해서이기도 하다.그의 아들인 구서준을 생각해서라도...그의 아들 구서준도 가문 권력에 의향이 없는 것 같다. 자신만의 사업체를 이룬 그는 서울과 남성에 잘나가는 사장님이다. 구서준이 서울과 남성에서 편하게 사업을 할 수 있는 건 모두 구경민의 덕분이다.그러자 어르신의 맏며느리도 그의 곁에서 맞장구를 쳤다."아버님, 경민이는 우리 가문의 기둥입니다. 고윤희도 좋은 여자이니, 두 사람 반대하지 마세요.""이 늙은 영감탱이! 윤희 이제 임신 5,6개월이에요. 우리도 당장 손주를 볼 수 있으니 훼방놓지 마세요!""어휴..."구씨 어르신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그때, 구자현이 그들에게 다가왔다.그녀는 먼발치에서 손에 든 선물상자를 흔들어 보였다."큰아버지, 제가 뭘 가져왔는지 보세요! 큰아버지가 가장 즐겨 마시는
민정아는 구자현의 맞은편에서 허리에 손을 올리고 표독스럽게 구자현을 바라보고 있었다."내가 너 쳤다! 어쩔래!"민정아의 곁에는 구서준이 있었다."너..."구자현은 이곳에서 민정아와 구서준을 만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민정아도 감히 그녀의 얼굴에 손을 댈 수 있다니...'이 구자현이 최여진이라고 생각하는 거야? 내가 동네 집 북이야?'"구서준! 나 너의 고모야!"구자현은 구서준을 향해 소리를 질렀다.그러자 구서준은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고모, 저 요즘 이 여자한테 푹 빠졌어요. 교양도 없고, 나쁜 버릇은 아주 많고, 옷차림도 형편없을 뿐만 아니라 아주 촌스러워요. 고모가 우리 정아보다 더욱 교양 있는 것 같네요. 하지만 저는 교양 있는 여자한테 질리고 민정아한테만 푹 빠져 있어요. 저도 어쩔 수 없네요.""제가 조금이라도 소리가 높아지면 정아는 울면서 도망쳐요.""너..."구자현은 입술을 꼭 깨물었다.민정아는 여전히 허리에 손을 얹고 구자현을 노려보았다. 구자현이 움직이기라도 하면 그녀의 머리카락을 잡아당길 것만 같았다.그녀의 눈에서 나오는 빛이 구자현을 죽일 것 같았다."구자현! 너 잘 들어. 이제 겨우 돌아온 우리 윤희 숙모 털끝이라도 건드리면 내가 너 가만두지 않겠어!""너의 몸에 있는 털을 모두 뽑아버릴 거야!""풉..."구서준은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다.'이 말괄량이, 입버릇은 여전히 안 좋군.'구서준이 민정아를 싫어했을 때, 그녀가 너무 얄밉게 느껴졌었다.신세희가 민정아를 책임지고 가르친 뒤, 민정아는 잘못 된 부분이 있으면 바로 고치려고 노력하자 그는 눈앞의 말괄량이가 더욱 마음에 들었다.말괄량이는 처음 입사했을 때, 이토록 막무가내는 아니었다.신세희와 엄선희와 가깝게 지내고, 신유리와 절친한 친구가 되었다. 엄선희의 배후에는 엄선우와 서준명이 있다. 말괄량이의 억척스러운 본성이 조금씩 드러났다.하지만, 구서준이 민정아에 대한 사랑은 조금도 줄어들지 않았다.민정아는 사실 마음씨가 좋고 마음이 여
"이것이 바로 제가 세희 씨를 존경하는 이유에요.""저는 세희 씨 같은 여자가 될 거예요!""그러니까 구서준 씨, 저는 서준 씨 돈 쓰지 않겠어요!"그때부터 구서준은 민정아라는 여자가 점점 더 궁금해지기 시작하고, 그녀에게 홀딱 반하게 되었다.그녀는 비록 말괄량이 같은 기질이 있지만, 그녀의 마음속 깊은 곳에는 강직한 성격이 남아 있다.강직한 성격으로 열심히 살고 있는 그녀를 어떻게 좋아하지 않을 수 있을까?구서준은 민정아가 귀여워 미칠 지경이었다.구서준은 헛기침을 하고 말했다."정아 씨! 그래도 우리 고모인데 말은 좀 가려서 해요. 미친년은 너무했어요."그러자 민정아는 억울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어멋, 미안해요. 윗사람한테 제가 너무 무례했나요?"구자현은 두 사람의 연기를 물끄러미 지켜보았다.하! 두 사람은 구자현을 화나게 하려는 걸까?왜 하필 이 두 사람을 이곳에서 마주친 걸까?"두... 두 사람 어떻게 여기에 있어!"구자현이 화를 내며 물었다."고모, 저희 집 앞이에요.""빨리 꺼져! 또 내 손에 맞고 싶어?"민정아가 다시 손을 높게 쳐들었다.구자현은 잔뜩 화가 났지만, 민정아한테 쏘아붙일 말이 없어 빨갛게 부어오른 자신의 뺨을 감싸 쥐고 자리를 피했다.민정아는 떠나는 그녀의 뒷모습을 보며 소리를 질렀다."구자현! 너 잘 들어. 감히 우리 윤희 숙모 손끝 하나라도 건드리면 이빨을 모두 뽑아버릴 거야!"분통한 구자현은 하마터면 피를 토할 뻔했다.민정아는 황급히 자리를 떠나는 그녀를 보며 웃음을 터뜨렸다."하하하!""유리한테서 배운 게 꽤나 쓸모 있어. 억지를 부리는 여자한테는 더욱 강하게 몰아붙이면 돼."민정아는 구서준을 쳐다보며 싱긋 웃어 보였다.구서준은 마지못해 민정아의 작은 코를 쥐고 작은 소리로 중얼거렸다."작은 삼촌이랑 나한테 대체 무슨 마가 꼈을까?""네?"민정아는 고개를 갸웃하며 물었다."음... 아무것도 아니에요!"구서준은 민정아의 솜방이 같은 주먹이 무서워 그녀를 품에 안고 차로
고윤희는 자신에게 전화를 건 사람이 누구인지 바로 알아차렸다.상대방의 목소리가 지옥에서 금방 걸어 나온 것 같았지만 고윤희는 그 목소리가 낯설지 않았다.이 목소리의 주인이 그녀를 죽이려고 작정했다. 이 소리의 주인은 한진수를 때려죽였다.고윤희는 최여진을 죽을 때까지 용서하지 못할 것 같다."목소리가 왜 이렇게 처량해요?"고윤희가 차분하게 물었다."너..."최여진은 고윤희의 휴대전화 번호를 받자마자 지체 없이 고윤희에게 전화를 걸었다.절대 이대로 용서할 수 없다!최여진만 구씨 가문의 인정을 받을 수 있는 며느리가 되어 서울에서 만인이 부러워하는 여자가 되어야 한다.구씨 가문에 어울리는 가문은 최씨 가문밖에 없다.대체 왜 이렇게 된 걸까?일이 잘못돼도 잘못된 게 틀림없다.구경민의 여자친구였던 자신이 이제는 반호영의 검은 방에 갇힌 지 오랜 시간이 지났다. 그동안, 그는 그녀에게 만두 하나에 찬물 한 모금만 주었다.상처에서는 이미 고름이 흘러내렸다.왜 이렇게 변한 걸까? 남자도 여자도 아닌 채로 살아야 한다니...이건 너무 불공평해!귀신이 되어도 고윤희를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원래 최여진이 가져야 할 모든 것을 고윤희에게 빼앗겼기 때문이다.최여진은 그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너 왜 안 죽었어! 그동안 얼마나 많은 남자들과 잠자리를 한 거야! 그런데 구경민이 어떻게 너를 용서하고 구씨 가문으로 데려와! 구경민의 번호를 내게 줘. 너의 뱃속에 있는 아이가 진짜 구경민의 아이가 맞는지 검사해야겠어! 그 아이 절대 구경민의 아이가 아니야!""대체 왜 안 죽고 살아있는 거야!""구경민이 어떻게 너를 찾은 거야? 너의 그 더러운 손으로 우리 경민이한테 손 대지 마! 너는 그 사람 곁에 있으면 안 돼..."최여진은 완전히 미쳐 있었다.고윤희는 오히려 담담하게 그녀의 말을 듣고 있었다.이제 모든 일을 안일하게 받아들일 준비가 되었다.어머니는 서울에서 제일 좋은 군구 병원에 입원하여 치료를 받으셨고, 오랫동안 함께 행복하게 지낼
“아들 말고 딸 낳자, 나는 딸이 좋아!”구경민은 생각할수록 기뻤다. 구경민은 고윤희와 본인의 외모가 부소경과 신세희에게 밀리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딸을 낳으면 신세희보다 더 예쁠 수도 있다. 구경민이 달콤한 상상을 하고 있을 때 발을 씻고 있던 고윤희가 발을 ‘휙’ 뺐다. 고윤희는 못마땅한 표정으로 말했다. “아니! 싫어! 나는 딸 낳기 싫어. 나중에 내 딸이 커서 나처럼 살기를 원하지 않아. 너무 불쌍해... 나는 절대 딸 안 낳을 거야!”고윤희는 눈물을 뚝뚝 흘렸다. 구경민의 꿈은 물거품이 되었다. “......” 구경민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잠시 후, 구경민은 자리에서 일어나 고윤희를 와락 껴안으며 말했다. “미안해. 윤희, 정말 미안해! 내가 죽일 놈이야! 나 같은 놈은 죽어도 싸! 내 목숨 걸고 약속할게. 네가 생각하는 그럴 일은 절대 없어! 우리 딸은 서울에서 가장 귀한 공주로 키울 거야. 그리고 내 아내는 서울에서 가장 행복한 여자로 만들어줄 거야. 약속할게!”구경민은 고윤희를 더욱 꼬옥 끌어안았다. “윤희야, 이제 자야지. 내가 옆에 있어줄게 걱정하지 말고 자, 알았지?” 구경민이 고윤희를 달래주자 고윤희는 두려움이 조금 사라졌다.한 시간 후, 구경민은 고윤희를 겨우 재웠다. 고윤희는 구경민의 팔을 베고 잠에 들었다. 한밤중에 잠에서 깬 고윤희는 여전히 그녀의 옆을 지키고 있는 구경민을 보았다. 또한 구경민은 여전히 고윤희에게 팔베개를 해주고 있었다. 구경민은 밤새 잠을 한숨도 못 잤다. 구경민은 큰 손으로 여전히 고윤희의 등을 토닥이고 있었다. 고윤희는 가냘픈 손으로 구경민의 손을 잡았다. “경민아, 이제 너도 좀 자.”구경민은 웃으며 말했다. “나는 괜찮아, 내가 지켜줄 테니 어서 더 자.”고윤희는 구경민이 잠을 잤는지 알 수 없었다. 하지만 고윤희가 아침에 일어났을 때 구경민은 이미 일어나 이모님과 함께 아침을 준비를 마친 후에 고윤희를 깨웠다. 그리고 고윤희 앞에 앉아 고윤희가 밥 먹는 것을 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