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내 순결을 가져간 남자가 내 남편?: Chapter 1591 - Chapter 1600

2823 Chapters

제1591화

진주아는 감격에 눈물을 흘렸다.“살려줘서 고마워. 다시는 나쁜 생각 하지 않을게.”“그래요. 저는 들어가서 마저 청소라도 해야겠어요.”고윤희는 주전자를 손에 쥐고 안으로 들어갔다.“윤희야!”구경민이 고윤희를 불러 세웠다.“백해 시에서 이제 볼일이 끝났어. 내일이면 이곳을 떠날 거야. 앞으로...”“그래, 우리 이제 영원히 만나지 말자. 잘 지내.”“내가 너를 잊지 못한다는 거 네가 기억했으면 좋겠어.”“네가 잊지 못하는 건 내 몸이잖아?”고윤희는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맞아.”구경민은 고개를 끄덕이며 솔직하게 대답했다.“내 몸과 마음을 만족시키는 사람은 이제 없을 거야.”고윤희의 두 눈에서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렸다.“아니, 네가 원한다면 할 수 있는 일이야. 나보다 너한테 잘해주는 사람은 아주 많으니까.”“너, 방금 한 말 후회하지 마.”“영원히 후회 안 해.”“그래!”구경민은 쓸쓸한 미소를 지으며 바로 몸을 돌려 떠났다.그는 앞으로 천천히 걸으며 자신의 뒤를 따라오는 주광수에게 말했다.“광수야. 내가 할 수 있는 건 모두 한 것 같아. 우리 이제 그만 서울로 돌아가자.”“네 대표님.”주광수는 작게 머리를 끄덕이며 대답했다.차에 타기 전, 그는 고윤희를 돌아보며 애틋한 눈길로 바라보았다.“사모님, 사모님은 절대 대표님의 상대가 아닙니다.”아쉽게도 고윤희는 주광수를 발견하지 못하였고, 그가 하는 말을 듣지 못했다.두 사람이 다방을 나선 후, 고윤희의 휴대폰이 울렸다.낯선 번호를 힐끗 쳐다보고 전화를 받지 않으려고 했으나, 바다에 뛰어든 그녀의 어머니 시신을 찾았다는 전화일까 봐 고윤희는 바로 통화 버튼을 눌렀다.“여보세요?”상대방은 바로 고윤희의 이름을 물었고 쌀쌀맞은 목소리였다.“고윤희 씨 맞으십니까?”고윤희는 휴대폰을 꼭 잡고 흥분한 목소리로 대답했다.“네, 맞습니다. 누구시죠?”그러자 상대방은 그녀의 물음에 대답하지 않고 물었다.“어머니 한 분 있으시죠?”“네, 맞습니다. 어머니의 시체를 찾으
Read more

제1592화

구경민?다방에는 백 명 남짓한 사람들이 남아 있었다.이 사람들은 구경민의 이름을 함부로 부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구경민 대표라는 말도 입 밖으로 꺼내기 어려웠다.여기 사람들은 구경민을 구경민 대표라고 부른다.조금 전, 구경민이 그녀와 함께 떠나자고 제안했으나 그녀는 그의 제안을 거절했다. 하지만 구경민이 떠난 후, 바로 후회를 한다고?하!밀당하는 기술이 너무 지나치는 건 아닐까?이 세상에, 고상하고 도도한 여자는 없다. 연기로 가득한 세상일뿐!모든 사람들은 연기를 시작한 임산부가 어떤 끝을 맞이하는지 궁금했다.고윤희가 배를 끌어안고 구경민이 떠난 곳으로 달려가자, 다방에 남은 사람들도 그녀의 뒤를 따라 좋은 구경을 하려고 했다.그녀의 뒤를 따라나서는 사람들 중 99%는 구경민이 고윤희를 쳐다보지 않을 거라고 확신했다. 고윤희가 먼저 구경민을 버렸으니, 그녀가 다시 그를 찾으러 갈 때, 구경민은 뒤도 돌아보지 않을 것이다.흥! 두고 보자고!방금 전까지 고윤희에게 애원하던 진주아도 비웃음 가득한 얼굴로 그녀의 뒤를 따라나섰다.다방에는 주대규만 남았다.주대규의 이마에는 식은땀이 주르륵 흘러내렸다. 며칠간, 그는 살얼음판을 걷는 기분이 들었고, 오늘에서야 자신이 운이 좋다고 생각했다.만약 이번 일을 무사히 끝마치면 그는 자신의 고향으로 돌아가 조용하게 지내기로 결심했다.이 세상은 너무 무섭다.하마터면 서울에서 내려온 권력자의 손에 의해 목숨을 잃을 뻔했다.이제 겨우 70인 그는 아직 살 날이 많다고 자부했다.주대규는 유일하게 밖으로 달려나가지 않은 사람이다.그는 다방에서 차를 마시며 고윤희를 안지 않은 사실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만약, 고윤희를 품에 안았거나 나쁜 마음을 품었다면 암매장 당했을지도 모른다.그러다 불현듯 웃음을 터뜨렸다.“고윤희가 여자로서 매력이 넘치긴 해. 서울의 거물도 이렇게 좋아하는 걸 보니.”그 시각, 고윤희는 이미 구경민의 차와 세네 걸음 떨어진 곳까지 달려갔다.구경민의 차가 천천히 출발하려는
Read more

제1593화

“구경민...” 고윤희는 창문을 꼭 잡고 무기력하게 그의 이름을 불렀다.구경민은 그저 차가운 눈빛으로 고윤희를 쳐다보기만 할 뿐.“무슨 일이야? 얼른 말해. 이곳에서 쓸데없는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아. 서울에 처리해야 하는 일도 많이 남았어.”“구경민, 그러니까 어머니가...”고윤희는 울먹이는 목소리로 말했다.하지만, 구경민이 왜 아무 이유 없이 그녀의 어머니를 구해줘야 하는 의문이 들었다. 그녀는 조금 전에 많은 사람들 앞에서 그를 쫓아냈기 때문이다.“그러니까... 내가... 너...”“하고 싶은 말 있으면 빨리해.”구경민이 말했다.“그러니까 너, 내가 잘한다고 했지? 내가 마음에 든다고 했잖아.”고윤희는 애원하는 눈빛으로 구경민을 바라보았다.“이 세상에서 너를 나보다 잘 아는 사람은 없어. 네가 어떤 자세를 좋아하고, 어떻게 하면 네가 절정에 닿는지 내가 제일 잘 알아.”“그러니까 경민아, 나를... 나를...” 고윤희는 자신의 입으로 정부가 되겠다는 말은 차마 하지 못했다.그녀에게 그럴 자격이 남아 있을까?구경민은 선글라스를 벗지 않고 담배만 뻐금뻐금 피웠다.그의 코에서 자욱한 담배 연기가 나오고, 거만한 자세로 고윤희를 내려다보았다.표정은 매우 담담해 보이기까지 했다.“생각이 끝났어? 진짜 나와 함께 서울로 갈래?”구경민이 드디어 입을 열고 물었다.“그... 그래도 돼?”고윤희는 기대 가득한 목소리로 물었다.“자발적으로 나를 따라나설 거야?”“응... 내가 원해서 너를 따라가는 거야.”“나를 사랑해?”구경민이 다시 물었다.“사랑해!”“너무 사랑해. 내가 세상에서 제일 사랑하는 사람은 너야. 진수 오빠는 내가 잠시 기댔을 뿐이지 사랑하지 않았어. 내가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은 너밖에 없어.”이 순간, 고윤희의 몰골은 초라하기 그지없었다.“나를 사랑하면 차에 타.”“정... 정말이야? 정말 나와 함께 돌아갈 거야?”구경민은 그녀의 물음에 대답하지 않았다.그때, 운전석에 있는 운전기사가 차에서 내리
Read more

제1594화

그의 섹시한 목소리가 귀에 내려앉자 고윤희의 두 볼이 더욱 빨갛게 물들었다.구경민이 어색한 분위기를 풀기 위한 행동이라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하지만 별다른 느낌은 없다. 그저 마음속에 안정감만 가득 찰뿐.구경민과 함께 지낸 세월도 7,8년이 된다. 그가 어떤 사람인지 그녀가 가장 잘 알고 있다.그가 그녀의 마음만 다치게 하지 않았다면 고윤희는 그가 꽤 괜찮은 사람이라고 말했을 것이다.그녀가 구경민에 대한 사랑이 식은 건 그가 그녀를 집 밖으로 쫓았을 때 일이다. 고윤희는 마음의 상처를 받았지만, 아무한테도 그 사실을 말하지 않았다.그의 곁을 오랫동안 지켜준 사람은 최여진이 아니라 그녀이다. 기쁠 때나 슬플 때나, 함께 밤을 보낸 그녀가 그를 버린 여자를 결국 이지 못한다고 생각했을 때, 고윤희는 구경민에 대한 사랑을 완전히 버렸다.20일 전, 신세희는 그녀에게 구경민이 후회하며 자신을 찾고 있다고 했다. 구경민이 좋은 사람이라는 걸 잘 알고 있지만, 한번 깨진 마음은 다시 회복되기 어려웠다.깨진 거울이 다시 원래의 모습으로 보이지 않는 것처럼.거울뿐만 아니라 사람의 몸에 상처를 내고 그 상처가 아물었을 때,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오지 못하는 것과 같다.하물며 그녀는 그에게 많은 상처를 받았다. 두 사람이 다시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가기에, 한진수라는 커다란 산이 막고 있다.그에게 이미 많은 상처를 받았지만, 그의 품에 다시 안길 때 그녀는 다시 안정감을 느꼈다.3개월 동안, 많은 고비를 넘기며 죽음의 문턱에도 다녀왔다. 아끼는 사람을 잃었을 뿐만 아니라 이제는 어머니까지 잃게 되었다. 고윤희 마음은 이미 지쳐있는 상태이다.주대규와 함께 남은 인생을 보내고 싶었지만, 하늘은 그녀를 가만히 내버려 두지 않았다.어머니가 살았다고 한다. 얼마나 기쁜 일일까? 하지만 어머니가 지금 겪은 상황을 해결해 줄 수 있는 사람은 구경민밖에 없다.고윤희는 구경민의 목을 끌어안고, 핏기 없는 그녀의 입술에 입을 맞추는 구경민의 입술을 받아주고 있다.
Read more

제1595화

“경민아.”이때, 고윤희가 촉촉이 젖은 목소리로 그의 이름을 불렀다.“왜?”“어머니가...”지금 그에게 이런 부탁을 하는 게 얼마나 좋지 않은 시기인지 잘 알고 있다.하지만 그와 함께 서울로 가겠다고 한 이유가 바로 어머니 때문이지 않은가?구경민은 잘 알고 있으면서 물었다.“어머니가, 왜? 무슨 일 있으셔?”고윤희는 구경민의 물음에 대답하지 않고 다시 반문했다.“구경민, 네가 나를 찾아온 건 나한테 미안하고, 나를 잊지 못해서 다시 찾아온 거 맞아?”“그래.”“나를 진짜 많이 좋아하는 거 맞지?”“윤희야, 이 세상 누구도 나한테서 너를 대신할 수 있는 사람은 없어. 네가 내 곁을 떠나고 나니까 알겠더라. 네가 나한테 얼마나 소중한 사람이었는지.”고윤희는 그의 입술에 입을 맞추었다.운전석에 앉아 운전을 하는 중이었던 주광수는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숙였다.주광수와 구경민은 고윤희가 왜 갑자기 돌아왔는지 잘 알고 있다.그는 마음속으로 감개무량하며 생각했다.‘사모님 마음이 뜨거운 사람인 건 인정해야 돼. 어머니를 살리기 위해 대표님의 곁에 직접 달려온 것도 모자라 먼저 입을 맞추다니.’“윤희야, 지금은 아닌 것 같아. 너 몸도 불편하고 그리고...”구경민은 아무 일도 없는 듯 창밖을 바라보고 운전을 하는 주광수를 가리켰다.“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우릴 지켜보고 있어. 집에 돌아가면 우리 둘한테 주어진 시간이 아주 많아.”구경민은 그녀의 귓불을 깨물며 말했다.하지만 고윤희는 그의 말을 듣지 못한 것 같다.“경민아. 구경민. 나 진짜 너를 사랑해.”“알아.”“그러니까 우리 어머니 좀 구해줄 수 있어?”그녀는 그제야 자신의 목적을 입 밖으로 꺼냈다.“그래, 어머니한테 무슨 일이 일어났어? 이제 걱정하지 마. 무슨 일이 있어도 내가 구해줄 테니까.”그녀의 어머니는 지금 벤에 앉아 서울로 올라오는 길이다. 고윤희가 그를 찾아온 건 한진수의 어머니를 구하기 위해 찾아왔다는 걸 알고 있다.구경민은 마음이 쓸쓸해지는 것을 참을 수
Read more

제1596화

“대표님, 살려주세요!” 진주아는 바로 바닥에 무릎을 꿇고 머리를 조아렸다.그녀는 아무 능력도 없어 보이는 임산부가 구경민의 정부였을 줄 꿈에도 몰랐다.하지만, 구경민은 진주아의 애원에도 주광수를 보며 물었다.“지난번에, 그 사람들 어디에 매장했지?”“대표님, 서쪽 산에...”“구경민!”그때, 고윤희가 구경민의 이름을 부르자, 구경민은 부드러운 얼굴로 고윤희를 돌아보았다.“우리 윤희, 왜?”고윤희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내가 하유권 집에 있을 때, 모든 사람이 나를 괴롭혔던 건 맞아. 하지만, 이 여자가 건넨 빵에 살 수 있었던 것도 맞아. 내가 살려달라고 했을 때, 나를 구해주지 않았지만 우리 두 사람 사이에 깊은 원한은 없어.”“네가 나 때문에 사람을 죽이는 건 원하지 않아.”고윤희는 잠시 멈칫하다 계속 말했다.“다방에서 나한테 화를 낸 여자도 이제 그만 생각할래. 난 지금 그저 우리 어머니만 빨리 만났으면 좋겠어.”“그래, 네 말대로 할게.”그리고 밖에서 몸을 벌벌 떠는 사람들을 보며 그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내 아내한테 고맙게 생각해. 내 아내가 착해 너희들을 용서해 준거니까.”“광수야, 운전해.”“네.”주광수는 치에 시동을 걸고 빠른 속도로 자리를 빠져나왔다.진주아는 이미 다방 문밖에서 바닥에 쓰러졌고, 고윤희를 책망하던 여자는 더욱 크게 울음을 터뜨리고 바닥에 무릎을 꿇고 앉아 머리를 조아렸다.“감사합니다! 사모님 용서해 주셔서 감사합니다.”하지만 고윤희는 그들이 하는 말을 들을 수 없다.이미 지칠 대로 지쳐있었고, 구경민이 그녀의 어머니를 살려주겠다고 했으니. 어머니도 괜찮을 거다. 어머니 심장 수술은 서울로 모셔와 제일 좋은 병원에서 수술할 예정이었기에 모든 근심이 사라졌다. 한순간에 모든 긴장이 풀려버린 그녀는 구경민의 품에서 편안하게 눈을 감고 잠이 들었다.구경민은 그녀가 아이처럼 곤하게 자는 모습을 보며 머리를 쓰다듬었다. 4개월 동안, 그녀에게 많은 일이 일어났지만, 뱃속의 아이는 무럭무럭
Read more

제1597화

양쪽의 측층산을 가만히 쳐다보고 있던 구경민은 갑자기 소리를 질렀다.“멈춰!”날이 막 어슴푸레 밝아오고 있는 새벽이다.달리는 차에서 고윤희는 잠에서 깨질 않았다. 구경민은 품에 안고 있던 고윤희를 천천히 시트에 내려놓고 지켜주었다.주광수도 그런 고윤희가 안쓰러워 몇 번이나 뒤돌아 보았다. ‘사모님이 그동안 얼마나 힘드셨으면... 대표님의 선택이 맞았어. 사모님을 더 이상 밖에 내버려 두면 안 돼. 대표님이 위험한 수단을 쓴 건 맞지만, 모두 사모님을 위한 일이에요. 사모님 그러니까 이제 더 이상 우리 대표님 버리지 말아 주세요.’그 시각, 차는 이미 산 중턱에 도착했고, 구경민은 곤히 잠든 고윤희를 가만히 내려다보고 있었다.세상모르고 자는 고윤희는 달콤한 꿈을 꾸었다.꿈속에서 그녀는 10살이 어린 25살이었고, 구경민과 함께였다.구경민은 군복을 입고 있었으며 매우 늠름한 자태였다.두 사람은 20대였지만 이미 알콩달콩한 결혼 생활을 하고 있었고, 자신이 임신을 하고 아이의 얼굴까지 보았다.어찌나 아름답고 달콤한 꿈이었는지, 꿈에서 깨고 싶지 않았으나 그녀의 얼굴에 직사하는 햇빛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힘겹게 눈을 떴다.금방 잠에서 깬 그녀는 정신이 흐리멍덩해 다시 눈을 감았다.한참 눈을 감아도 자신이 어디에 누워있는지 알 수 없어 그 작은 머릿속으로 여러 가지 고민을 했다.‘여긴 어디지? 주대규의 저택? 하유권의 별채? 어딜까?’고윤희는 멍하니 눈을 감고 있다 갑자기 눈을 번쩍 떴다. 그제야 자신이 구경민의 차에 있다는 것을 알고 구경민을 돌아보았다.구경민은 자신의 왼쪽 팔을 주무르며 잠에서 깬 고윤희를 쳐다보고 싱긋 미소를 지었다.“경민아, 어디 다쳤어?”그녀의 물음에 구경민은 피식 웃음을 터뜨리고 말했다.“팔베개를 너무 오래 해줘서, 쥐난 거 같아.”그의 말에 고윤희의 두 볼이 빨갛게 달아오르더니 손을 만지작거렸다.“여... 여긴 어디야?”구경민은 아무 말 없이 차에서 내리더니 고윤희를 번쩍 안아들었다. 고윤희는 낯선
Read more

제1598화

고윤희는 자신이 잠깐 잠든 사이 이미 한진수가 죽은 장소에 도착했다는 사실에 깜짝 놀랐다.한진수가 죽은 지 이제 한 달이 넘었다.시체가 아직 남아있긴 한 걸까?고윤희는 한진수가 죽은 산을 향해 미친 듯이 달리기 시작했다. 자리에서 두어 걸음 뗐을 때, 구경민이 그녀의 어깨를 슬며시 잡고 말했다.“천천히 가. 그러다 다쳐.”그는 고윤희의 팔을 꽉 잡고 천천히 산으로 향했다.하지만 고윤희는 한시라도 빨리 달려가고 싶었다.그곳에 도착하기도 전에, 듣기만 하여도 가슴이 찢어질 것 같은 울음소리가 들렸다.어머니의 목소리다...“이 늙은이가 전생에 무슨 죄를 져서 손주도 잃고, 아들도 잃는 게야... 아들아, 엄마가 늦어서 미안해.”어머니의 목소리는 점점 가까워졌다.“왜 내가 너 대신 죽지 못했을까...”울음소리가 점점 가까워졌고, 고윤희는 작업복을 입은 사람들이 열심히 움직이는 모습을 보았다.고윤희가 본 것이 맞다면 그들 앞에는 관이 하나 놓여있었다.어머니는 관에 엎드려 실성하듯이 울음을 터뜨렸다.“어머니!”어머니를 발견한 고윤희가 울음을 터뜨리며 달려갔다.노부인도 고윤희를 발견하고 두 팔을 활짝 벌려 안아주었다.“윤희야, 나는 이번 생에 너를 못 보는 줄 알았어.”“어머니, 우리 이제 살 수 있어요. 어머니 남은 인생 제가 책임질게요. 제 뱃속에 있는 아이도 어머니의 손주와 같아요. 그러니 어머니, 더 이상 죽으려 하지 마세요. 어머니까지 죽으면 저는 어떡해요? 저 혼자 어떻게 살아요...”고윤희는 어머니의 손을 꼭 잡고 애원했다.노부인은 눈에서 눈물이 마구 흘러내리더니, 웃음을 터뜨렸다.“윤희야, 진수가...”고윤희는 관에 누워있는 한진수의 시체가 조금도 부패되지 않은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그때, 책임자가 구경민에게 다가와 말했다.“대표님, 영하 20도인 날씨에 동물들은 이미 동면을 하러 들어갔고, 20년 전에는 늑대가 있었지만, 이제는 늑대도 만나기 어렵습니다. 시체는 조금도 부패되지 않았지만, 얼어버렸습니다.”구경
Read more

제1599화

서울에서 제일 잘나가는 회사 대표가 자신에게 어머니라고 부르자 노부인은 깜짝 놀랐다.구경민이 이토록 구김살이 없는 사람인 줄 그녀도 처음 알았다.아들을 잃은 슬픔이 구경민의 말 한마디에 조금은 괜찮아진 것 같다.고윤희도 그런 구경민을 힐끗 쳐다보았다.구경민은 기회를 잡고 고윤희를 보며 부드럽게 미소를 지었다.“윤희야, 이제 그만 자. 그동안 제대로 자지도 못했잖아. 엄마가 곁에서 지켜볼 테니까 편히 눈 감도 자도 돼.”노부인은 아이를 달래듯이 고윤희를 달래며 말했다.고윤희는 작게 고개를 끄덕이고 어머니의 곁에 누워 말 잘 듣는 아이처럼 눈을 감았다.막 잠에 들려고 할 때, 고윤희는 갑자기 무언가 떠오른 듯 자동차에 있는 간이침대에서 벌떡 일어나 구경민을 보며 말했다.“경민아, 고마워. 어머니 심장...”“걱정하지 마. 서울에서 제일 잘하는 의사로 예약했어. 도착하면 바로 수술할 수 있을 테니까 걱정하지 말고 편하게 쉬어.”구경민은 쌀쌀맞게 말했다. 그러자 고윤희는 다시 침대에 누워 낮은 목소리로 대답하며 눈을 감았다.“그래...”“이제 그만 자.”“알았어...”고윤희는 빠르게 잠이 들었다.해만 현에서 서울까지 꼬박 하루가 걸려 도착했다.구경민은 바로 집으로 돌아가지 않고, 한진수의 시체를 처리하고 좋은 묘지를 찾아 묻어주었다.허허벌판에서 언제 짐승들의 공격을 받을지 몰라 가만히 누워있던 한진수에게도 드디어 무덤이 생겼다.비석 앞에서 고윤희와 노부인은 흐느끼며 울었다.한진수의 장례를 모두 치르고 구경민은 고윤희를 옆자리에 태우고 직접 운전해 집으로 돌아왔다.4개월 만이다.다시 구씨 가문으로 돌아온 고윤희는 이곳이 낯설게만 느껴졌다. 예전에도 고윤희는 자신이 구씨 가문의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저 구경민과 함께 있는 곳이 그녀의 집이라고 생각했지만 이제는 아니다.마음 한구석이 텅 빈 것 같은 느낌이 들고, 구경민이 그동안 자신을 얼마나 힘들게 찾았는지 알고 있다.하지만, 마음만은 예전 같지 않다.두 사람 사이에
Read more

제1600화

“뭐, 뭐라고?”구자현은 고윤희가 하는 말이 믿기지 않는 듯 두 눈을 크게 떴다.아버지와 큰 아버지의 사이가 좋지 않아도, 구자현은 구씨 어르신의 사랑을 받는 손녀이다.구경민의 사촌 여동생!웃는 얼굴로 고윤희에게 먼저 인사를 건넸더니, 꺼지라고?하! 7,8년 전까지만 해도 구자현은 고윤희의 얼굴을 제대로 쳐다보지도 않았다.구씨 가문, 아니 서울에서 구경민이 고윤희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모르는 사람은 어디에도 없다. 고윤희는 구경민의 성욕을 해소해 주는 도구일 뿐! 서울에서 파티가 열리는 날, 구자현은 서울에서 잘나가는 가문의 자녀들한테 약속을 했다.“두고 봐, 고윤희가 우리 오빠한테 버려지는 날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어. 우리 오빠가 최여진과 결혼 못 하게 되면, 너한테 우리 오빠를 소개해 줄게.”그 말 한마디로 구자현은 재벌 가문 자녀들의 우상이 되었다.그녀의 아버지 구성훈은 구경민에게 밀려 더 이상 구씨 가문에 설자리가 없었다.하는 수없이 가성 섬에 있는 반씨 가문과 손을 잡았지만, 부소경을 이기지 못했다.부소경과 구경민은 어릴 때부터 함께 자란 친구로 부소경이 구경민을 도와주자 구자현의 가문은 하루아침에 나락으로 떨어졌다.구성훈은 남성에 있는 서씨 어르신의 도움을 받고 싶어 직접 찾아가기도 했다. 하지만 서씨 어르신은 자신의 친딸을 찾은 후, 더 이상 속세에 관심이 없다고 떠났다.이제 구성훈 가족이 믿을 사람은 어디에도 없다.구자현은 해외에 있는 최여진을 다시 국내로 불러들여 구경민과 다시 잘 만나게 할 심산이었다. 그러면, 구성훈도 다시 구씨 가문에 설자리가 있어 구경민의 괴롭힘을 당하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구경민은 이제 더 이상 최여진을 사랑하지 않는다고 했다.최여진은 다시 국내로 돌아온 후, 상상을 초월하는 행동을 했으며, 매일 기상천외한 일로 사람들을 놀래켰다.구경민이 그녀의 편을 들어줄 거라 생각했지만, 그는 이미 최여진에게 마음이 떠난 후였다.아버지가 그녀를 반호영에게 소개해 주지 않았다면, 최여진은 구경민의
Read more
PREV
1
...
158159160161162
...
283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