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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84화

고윤희는 화끈거리는 얼굴을 감싸며 그녀에게 물었다.

“왜… 때리고 그러세요?”

진주아가 콧방귀를 뀌며 대꾸했다.

“그래서 뭐? 네가 자꾸 이상한 짓하니까 때리는 거지! 주 사장님이 그렇게 싫다고 했는데 네가 끝까지 들러붙었잖아! 뻔뻔하기는. 여기서 허드렛일이나 하면서 기생하고 있는 주제에! 하긴… 너 같은 배불뚝이를 누가 데려가겠니?”

고윤희는 더 이상 반박하지 않았다.

어차피 반항해 봐야 돌아오는 건 매뿐이라는 것을 이제는 안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 문밖에서 이 모든 것을 지켜보며 눈물을 흘리는 누군가가 있다는 사실을 그녀는 알지 못했다.

한진수의 어머니는 문밖에서 그 모습을 보며 혼자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딸, 엄마가 죽으면 네가 이 고생을 하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 넌 정이 너무 많은 아이야. 우리 셋이 다 같이 죽을 수는 없잖아?”

“아니지. 셋이 아니고 네 명이지. 어쨌든 넷이 다 같이 죽을 수는 없어. 엄마를 위하는 네 마음은 알겠어. 하지만 엄마는 먼저 진수의 옆으로 가야겠어. 잘 살아야 한다. 아이가 크면 네 삶도 좀 더 괜찮아질 거야.”

혼자 중얼거리던 노인은 묵묵히 자리를 떴다.

제대로 걷지도 못했지만 노인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노인이 고윤희를 따라 주대규의 집에 온지도 열흘이 지났다. 주대규는 매일 먹을 것을 제공해 주고 보살피는 사람도 붙여 주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주대규는 고윤희를 학대하지 않았다.

그런데 주대규 신변의 여자들이 틈만 나면 고윤희의 뺨을 때리고 걷어찼다.

그 여자들은 전부 고윤희를 싫어했다.

모두가 고윤희를 식충이로만 보며 괴롭히고 학대했다. 고윤희는 주대규의 집에서 살면서 먹을 걱정, 잘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지만 여전히 살얼음판을 걷고 있었다.

노인은 이게 다 자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고윤희를 멀리 떠나기로 결심하고 사람들 틈으로 사라졌다.

잠시 후, 노인은 비틀거리며 바닷가에 도착했다.

노인은 바닷물은 엄청 짤 거라고 생각했다.

바다를 따라가다 보면 죽은 아들을 만날 수도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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