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진정기입니다.”진정기는 무덤덤하게 대답했다.“그럼 저는 누구죠?”주효영은 자기 코를 가리키며 살짝 미소를 지었다.몇 초 동안 그녀를 바라보던 진정기는 멈칫하다 대답했다.“주인님입니다.”“아니, 나를 주효영이라고 불러야 해요, 알겠죠? 내가 당신의 주인이니까 내 말을 들어야 해요. 그러니 밖에서는 날 주효영이라고 불러야 해요, 알았죠?”진정기의 눈을 똑바로 응시하며 주효영이 강조했다.그러자 진정기는 기계적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알겠습니다.”“좋아!”주효영은 매우 만족스러워하며 아까 시킨 지령을 진정기 앞에서 다시 한번 반복하여 기억을 더 깊게 했다.거의 한 시간이 지나서야 두 사람은 서재에서 나갔다.주현철은 밖에서 오래 기다리다 결국 소파에 누워 잠이 들었고 코를 골고 있었다.그러다 갑자기 ‘주현철!’이라는 외침이 들렸다.소리가 어찌나 컸던지 깜짝 놀란 주현철은 소파에서 뒹굴며 일어나 진정기임을 확인하고는 입가에 묻은 침을 닦으며 반사적으로 대답했다.“매형!”주현철은 멋쩍게 미소를 지었다.“프로젝트 기지로 가서 준비하라고 해. 효영이와 연구팀이 곧 입주할 거야. 프로젝트는 한시가 급해. 최대한 빨리 해야 해!”진정기는 소파에 앉아서 깊은 목소리로 말했다.주현철은 멈칫하다 곧바로 정신을 차리고 말했다.“네, 당장 사람을 시켜서 준비할게요!”그런 다음 약간의 망설임이 있었다.“하지만 매형, 서류 작업은…….”“서류 작업은 내가 처리할 테니 내가 시키는 대로만 해.”그의 말에 진정기가 인상을 찌푸렸지만, 화를 내지는 않았다.진정기가 이런 태도로 자신을 대하는 건 이미 주현철에게 쉽지 않은 일이었다.“네! 매형, 매형이 이렇게 말했으니, 안심되네요. 바로 가서 준비할 테니까 매형은 걱정하지 마세요. 꼭 완벽하게 준비할게요!”주현철은 기쁜 마음으로 자리에서 일어나 준비하러 가려 했다. 주효영이 여전히 움직이지 않고 서 있는 것을 보고 그녀에게 물었다.“효영아, 나랑 같이 갈 거야?”“아니요, 아직 고모
Last Updated : 2024-10-29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