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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00화

“서진 씨 좀 어때요?”

의사에게도 물어봤었지만 경씨가 계속 김서진의 곁을 지키고 있었기 때문에 그에게 묻는 게 가장 빨랐다.

“한 번도 깨어나지 않으셨어요.”

경씨의 대답은 언제나 그랬듯이 간단했다.

깨어나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상태가 악화한 것은 아니다. 그저 깊은 잠에 빠져 눈을 뜰 생각을 하지 않는다.

한소은은 한 손의 장갑을 벗고 손을 들어 김서진의 맥을 짚었다.

전보다 평온해지긴 했지만, 여전히 기적이 심했다. 아직도 그의 몸이 허약하고 불안정하다는 뜻이다.

김서진의 몸속에 있는 바이러스도 있는 듯 없는 듯 그 자리를 계속 지켰다.

이 독소는 실로 이상했다.

이리저리 잘 숨는 건 물론이고 때론 맥을 짚을 때 단번에 나타나기도 한다.

한소은도 처음에는 이런 상황인 것을 몰랐다.

그녀는 단순히 김서진의 몸속에 독소가 다 빠져나가 맥을 짚어도 찾지 못한 것인 줄 알았다. 하지만 김서진이 다시 발작을 일으켰을 때야 바이러스가 사라진 게 아니라 어딘가에 숨어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이 바이러스는 생명과 생각이 있는 것처럼 숨어서 면역 계통을 피하고 자신을 위장하였는데 능했다.

이렇게 사람들과 열심히 투쟁 중이다.

손을 다시 거둔 한소은은 마음속에 짐작이 조금갔다.  소독약으로 손을 깨끗이 씻고 장갑을 다시 끼고서야 경씨에게 시선을 옮겼다.

경씨는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김서진을 지키고 있었다.

“안 피곤해요? 여긴 서진 씨 경호원들이 지키고 있으니까 가서 쉬셔도 되는데.”

“괜찮아요.”

경씨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그래도 쉴 땐 쉬어야죠.”

한소은이 그를 타이르며 말했다.

“서진 씨가 깨어나지 않았는데 당신까지 쓰러질까 봐 겁나요.”

“산에서 살 때 사냥을 라면 삼일동안 잠을 자지 않을 때도 있었어요.”

경씨가 담담하게 말했다.

“그리고 전쟁할 때도…….”

말이 입까지 나오다 다시 멈추었다.

얼핏 들은 한소은은 깜짝 놀랐다.

“전쟁터에 나갔었어요?”

그러자 경씨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오래전 일이에요.”

그가 더 이상 말하려 하지 않자, 한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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