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 첫날밤, 식물인간 남편이 갑자기 눈을 뜨다의 모든 챕터: 챕터 2911 - 챕터 2920

3173 챕터

제2913장

아이는 이제 울음을 그쳤다.안아주는 사람이 있으니 아기는 금세 조용해졌다.가정부는 당황스러웠다. 박시준과 진아연은 늘 사이가 좋았고, 오랜 시간 다투지 않았다. 갑자기 이런 일이 생겨버렸으니, 상황이 좋게 끝나지 않으면 어쩐단 말인가?가정부가 아이를 침대에 눕힌 다음, 휴대폰을 집어 들었다. 라엘이에게 집으로 와 집안 분위기를 풀어달라고 할 작정이었다.대략 30분이 지난 후, 라엘이가 급히 달려왔다.라엘이가 서둘러 온 건, 가정부의 전화를 받았기 때문이 아니었다.회사의 법무팀 팀장으로부터 진아연이 박시준에게 빈손으로 집을 떠나겠다는 합의서를 쓰게 했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이었다.라엘이는 팀장의 말을 듣자마자 깜짝 놀라 하던 일을 모두 제치고 급히 집으로 왔다."아빠! 어떻게 된 일이에요? 엄마랑 싸우셨어요?" 집에 돌아온 라엘이가 서둘러 신발을 벗고 곧바로 거실 안으로 들어왔다.박시준은 소파에 앉아있었다.거실 안에는 박시준뿐이었다.라엘이의 목소리를 들은 가정부가 다급히 방에서 나왔다."라엘 씨, 여긴 어떻게 왔어요?" 가정부는 라엘이에게 전화하려고 했지만, 아직 전화를 걸기 전이었다."부모님께서 싸우셨어요? 엄마가 회사 법무팀에 아빠가 빈손으로 집을 떠나겠다는 합의서를 부탁하셨다고 들었어요... 어떻게 된 일이에요? 지금 나이에 갑자기 무슨 이혼을 하시겠다는 거예요?" 라엘이는 머리가 터질 것 같았다.가정부가 슬쩍 박시준을 보았다.박시준은 몹시 침울한 표정이었다.그는 말할 기분이 아니었다.방으로 돌아간 진아연이 방문을 잠가버렸기 때문이다."이리 와요." 가정부가 라엘이에게 작게 속삭인 뒤, 라엘이를 1층 사랑방으로 데려갔다.아기는 우유를 먹은 후 곤히 잠들어 있었다.손님방에 들어가자마자, 침대 위의 아기를 본 라엘이가 놀라 얼어붙었다."얘는 누구예요? 왜 우리 집에 이렇게 어린 아기가 있는 거예요? 네?" 라엘이는 머리카락이 삐죽삐죽 솟아올랐다. 온몸은 불이 붙은 것처럼 화끈거렸다."오늘 아침에 누가 데리고 왔어요. 라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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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14장

라엘이는 오빠의 목소리를 듣자마자 눈물이 터졌다.하늘이 무너져 내리는 듯한 기분이었다!화목하고 아름다웠던 집이 순식간에 무너져 버렸다.김세연과 결혼을 했어도, 그녀는 단 한 번도 자신이 밖에 사람이라고 생각한 적이 없었다.그녀는 결혼한 순간부터 늘 자신이 몹시 성숙해졌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집에 문제가 생기자, 자신은 아직 충분히 강하지 않다는 게 여실히 느껴졌다.오빠와의 전화 통화를 마친 후, 라엘이가 가정부가 내민 휴지를 건네받았다."라엘 씨, 지금 얼마나 마음이 아플 지 저도 잘 알아요. 하지만 라엘 씨 아버지는 이 아이가 당신 아이가 아니라고 하셨어요. 제가 보기엔 거짓말을 하시는 것 같지 않아요." 가정부가 라엘이를 설득했다. "친자 확인 결과가 나오면 그때 다시 얘기하는 게 어때요?"라엘이가 눈물을 닦고는 침대 위의 아기를 다시 바라보았다.전화 통화 소리가 아이를 깨운 듯했다.무엇을 보고 있는지는 몰라도, 작고 어린 아기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있었다.바보처럼."그렇지만 제가 보기엔 우리 아빠를 많이 닮은 것 같아요!" 라엘이는 보면 볼수록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이렇게나 아빠를 빼닮은 아기를 보고 있자니, 친자 확인 검사 따위는 할 필요도 없이 곧바로 아빠를 내쫓을 수 있을 것 같았다!"그건..." 가정부가 다시 아기를 바라보았다.정말이었다!라엘이가 박시준을 닮았다고 말하기 전까지, 가정부는 그 부분에 대해서 생각해보지 않았다. 이제 보니, 보면 볼수록 정말로 박시준과 조금 닮은 것 같았다.겨우 진정되었던 라엘이의 마음이 또다시 무너졌다.또다시 눈물이 터져 나왔다."울지 말아요, 라엘 씨. 일은 이미 벌어졌어요. 마음을 강하게 먹어야 해요. 라엘 씨 어머니는 자식들의 위로가 필요하실 테니까요." 가정부는 갑자기 조금 절망스러웠다.어떻게 박시준이 이렇게 저속한 짓을 벌일 수 있단 말인가?그에게는 이미 네 명의 자식이 있다. 더구나 네 아이 모두 훌륭하게 자라지 않았는가. 일찍이 은퇴해 인생을 즐길 수도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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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15장

아까 아기를 보았을 때, 그의 머릿속에는 아기가 못생겼다는 생각뿐이었다.그는 오로지 이 아이는 결코 자기 아이가 아니며, 그와 진아연의 결혼 생활에 위기를 가져왔다는 생각뿐이었다. 친자 확인 검사로 자신의 결백을 증명할 필요가 없었다면, 이 아이를 쳐다보지도 않았을 것이다."전 정말 이해가 안 돼요! 멀쩡한 가족을 꼭 이렇게 찢어 놓아야 직성이 풀리시겠어요? 이혼을하면 자유를 되찾을 거로 생각하신 거예요?" 라엘이가 큰 소리로 물었다. "자유를 원하신 거라 해도, 굳이 이렇게 가족들에게 상처주는 일을 할 필요는 없으셨잖아요! 엄마만 아빠를 용서하지 않으실 거로 생각하지 마세요. 저도 절대 아빠를 용서하지 않을 거니까요!"박시준은 말문이 턱 막혔다."변호사가 오면 바로 합의서에 사인하세요." 라엘이가 무거운 마음으로 소파에 앉았다. "엄마가 이혼을 원하시면, 그 길로 집을 떠나세요. 만약 거부하시면, 우리 사남매가 힘을 합쳐 아빠를 몰아낼 거예요."박시준: "..."라엘: "이혼 후에 그 아이를 데리고 멀리 숨어 사시는 게 최선의 선택일 거에요. 절대 우리 눈에 띄지 마세요. 아직 그렇게 많은 나이도 아니고 몸도 건강하시니, 투자를 유치해 회사를 차리시거나 다른 회사의 전문 경영인이 될 수 있으시겠죠. 전 아빠의 능력을 잘 알아요. 절대 밥 굶는 일 따윈 없으시겠죠. 그러니 훗날 우리 사남매가 아빠를 부양하는 일은 없을 거예요."박시준: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딸의 입에서 온갖 무정한 말들이 쏟아져 나왔다.박시준은 자기 딸이 자신에게 이 정도로 무정할 줄은 일평생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왜 아무 말씀이 없으세요? 후회하시는 거예요? 하, 이제 와서 후회하셔도 소용없어요! 제가 이미 오빠에게도 전화했어요. 오빠도 화가 머리 꼭대기까지 났다고요. 오늘밤에 그 아이를 데리고 떠나세요. 오빠와 마주치면 오빠가 무슨 짓을 할지 몰라요. 그땐 저도 도와드릴 수 없어요." 라엘이가 좋게 제안했다.딸의 협박이 효과가 있었던 걸까. 박시준은 벌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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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16장

거실에는 팀장과 박시준만 남았다.박시준에게 할 말이 있던 팀장이 박시준을 몰래 힐끗힐끗 바라보았다. 하지만 어떻게 말을 꺼내야할지 알 수 없었다."할 말이 있으면 하세요." 박시준이 먼저 입을 열어 어색함을 깼다."박 대표님, 박 대표님은 제가 굉장히 존경하는 분이세요. 전 줄곧 박 대표님께선 사업과 가정을 지키는 일 모두 성공하신 분이라고 생각했어요. 대표님께선 분명 매우 현명한 사람이시겠죠...""알았으니, 이런 입에 발린 말은 그만하고 요점을 말해요." 팀장의 말을 듣고 있자니, 박시준은 두통이 밀려왔다.그의 아내는 그를 내쳤다. 머지않아 네 아이 역시 그를 내칠 것이다.친자 확인 결과가 뜻대로 나오지 않는다면, 아내와 아이들은 그를 내치는 정도가 아니라, 다시는 그를 보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중년의 남성에게 이런 상황이 주는 타격은 어마어마했다."인생의 절반을 현명하게 살아오신 분이, 왜 갑자기 이렇게 심각한 실수를 저지르신 거예요?" 팀장이 한숨을 쉬며 말했다. "이렇게 훌륭한 진 대표님과, 네 자녀분들을 두고 왜 그런 자극을 뿌리치지 못하셨어요?"박시준: "난 그런 적 없습니다! 왜 아무도 내 말을 믿어주지 않는 겁니까?"팀장: "그게... 대표님 말씀이 사실이라면, 진 대표님께서 왜 박 대표님을 외면하신 거예요?"박시준: "아직 나와 그 아이 사이의 친자 확인 검사 결과가 나오지 않았어요."팀장: "... 결과가 나오려면 얼마나 걸리나요?"박시준이 이를 악물고 대답했다: "사흘 안에 결과를 달라라고 했습니다."팀장: "역시! 대단하세요! 친자 확인은 적어도 일주일에서 보름 정도가 걸린다고 들었거든요. 사흘 만에 결과가 나올 수 있는지 몰랐네요."박시준: "..."팀장: "방금 제가 가져온 합의서에 서명하는 편이 좋을 거예요. 대표님의 억울함이 입증되면, 그 합의서는 무효가 될 거예요. 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귀책 사유가 대표님께 있어서, 재산 분할 소송으로 대표님께서 한평생 쌓아오신 명성이 모두 무너질 수도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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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17장

진아연: "그 사람 머리가 어떻게 되든 말든 내 알 바 아니야.""알았어요! 엄마, 방에만 있으면 지루하지 않으세요? 합의서 작성이 끝나면, 아빠한테 당분간 나가 지내시라고 하는 게 어때요? 매번 잘못은 아빠가 하시는데, 벌은 엄마가 받는 것 같잖아요!" 라엘이는 엄마가 아래층으로 내려와 바람을 쐬게 하고 싶었다."동생들이 오면 그때 다시 얘기하자. 이번 일은 아빠가 확실하게 설명해야 할 거야." 진아연이 말했다."네. 하지만 아빤 그 아이가 아빠 아이가 아니라는 말뿐이세요." 라엘이가 아까 아빠와 나누었던 대화를 떠올렸다. "참, 제가 오빠에게도 전화했어요. 오빠도 곧 돌아올 거예요."진아연이 고개를 끄덕였다: "집에 이런 일이 생길 줄이야. 다른 사람들이 알게 내버려 두고 싶지는 않지만, 이렇게 뻔뻔하게 나오는 이상, 나도 굳이 그의 체면을 살려줄 이유는 없지.""맞아요. 게다가 이번 일은 우리가 외부에 알리지 않아도 자연스레 퍼지게 되어 있어요." 라엘이가 합의서를 들고 말했다. "우선 합의서에 사인부터 받아올게요. 그 아이가 정말 아빠 아이가 맞는다면, 아빠가 아무것도 챙기지 못하게 할 거예요."...오후 4시가 넘은 시각, 지성이가 급히 집으로 돌아왔다.집에 큰일이 생겼다는 누나의 메시지에, 그는 수업이 끝나자마자 곧바로 서둘러 집으로 돌아왔다.집으로 돌아와 신발을 갈아신으며, 박지성은 숨소리도 내지 못한 채 거실을 바라보았다.집 안으로 들어서자, 아빠와 누나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이상한 표정으로 소파에 앉아있었다."아빠, 누나, 저 왔어요." 지성이가 슬리퍼를 신으며 그들을 향해 걸어갔다.라엘이가 자신이 앉은 자리를 두드리며 말했다: "이리 와.""응..." 박지성이 순순히 라엘이 있는 곳으로 걸어갔다. "엄마는? 무슨 일이 있었어?"박지성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아기의 울음소리가 들려왔다.박지성은 누군가에게 머리를 한대 얻어맞은 듯했다.그가 ‘휙’ 하고 소파에서 벌떡 일어났다."박지성, 너도 방금 들었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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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18장

그녀가 박씨 일가로 돌아온 이후, 이런 상황을 마주한 것은 처음이었다.심각한 일이 생긴 것 같았다. 그런 게 아니라면, 부모님과 언니, 오빠가 모두 이럴 리 없었다."현이야, 이리 와." 라엘이가 먼저 입을 열었다."네." 현이가 책가방을 한편에 두고는, 언니를 향해 걸어갔다."현이에게는 내가 얘기할게!" 현이가 자신을 오해하는 게 싫었던 박시준은, 자신이 먼저 나서서 상황을 설명하고 싶었다. 현이는 아까 지성이가 그랬던 것처럼 크게 눈물을 터뜨리지 않길 바랐다.이번 일로 힘들어하는 아이들의 모습에, 박시준은 크게 자책했다."그러세요! 아빠가 말씀하세요." 라엘이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현이는 느낄 수 있었다.아빠에게 문제가 생긴 것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언니가 이런 태도로 아빠를 대할 리 없었다."현이야, 오늘 누가 한 아이를 여기로 보냈어. 아빠 아이라고 하면서 말이야. 하지만 아빤 맹세코 너희 엄마 외에 다른 여자를 만난 적이 없어. 그 아이는 절대 내 아이가 아니야." 박시준이 오늘의 두 번째 맹세를 했다.갑자기 몰아닥친 엄청난 양의 정보에, 현이가 놀라 어찌할 바를 몰라 하며 주위를 둘러보았다.아빠의 말에는 진심이 묻어났다. 하지만 아빠의 말이 사실인지는 알 수 없었다.집안의 막내인 그녀는 독단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그래서 그녀는 엄마와 오빠, 그리고 언니의 반응을 보고 싶었다."친자 확인 검사를 하면 되지 않아요?" 현이가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맞아. 이미 사람이 와서 혈액 채취를 해갔어. 사흘 안에 결과가 나올 거야." 박시준이 말했다.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모두 나를 너무 냉대하지 말아줘. 만약 검사 결과가 나와 그 아이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걸로 나오면, 다들 내가 받은 상처를 어떻게 위로하려고 그래?"박시준은 오늘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오늘 받은 충격에 비하면, 지난 몇 년 동안 받았던 충격은 아무것도 아니었다.아빠의 말이 일리가 있다고 생각한 현이가 고개를 끄덕였다."현이야, 넌 마음이 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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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19장

귀여운 아기의 모습에 현이는 마음이 녹아내렸다.하지만 이 아기가 아빠의 사생아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자, 현이는 곧바로 차오르는 애정을 거두었다."눈이 정말 크네요." 현이가 객관적으로 말했다."아빠 눈도 커." 라엘이가 대답했다."..." 현이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이 아이는 보면 볼수록 정말 귀여웠다. 아빠의 사생아가 아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네가 보기에 아빠와 닮은 것 같아? 조금 닮았지?" 라엘이가 물었다."조금 닮은 것 같긴 한데... 확실한 건 검사 결과가 나오면 알게 되겠지." 현이는 아이가 아빠를 조금 닮았다는 이유로 함부로 넘겨짚고 싶지 않았다.저녁 식사 시간.진아연과 세 아이는 주방에서 함께 밥을 먹었다.박시준은 홀로 거실에 앉아 가정부가 가져다준 저녁을 먹었다.라엘이가 그에게 혼자 식사하라고 한 것이다.라엘이도 그럴 생각이었던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아빠를 보면 화가 나 음식이 넘어가지 않을 엄마가 마음에 걸렸다.박시준은 딸의 마음을 이해했다. 그리고 진아연이 식사를 하지 못 하는 것도 원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의 마음 한편은 시큰할 수밖에 없었다.어디에서도 뒤지지 않는 ST 그룹의 회장이 자기 식탁에서 식사하지 못하는 모습을 누가 상상이나 할 수 있을까.하지만 박시준은 식탁에서 함께 식사하지 못하는 일로는 오래 속상해하지 않았다.오늘 밤은 분명 침실에서 자지 못할 거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그를 보고 싶어 하지도 않는 진아연이, 그와 한 침대에서 자려 할 리 없었다.가정부에게 손님방을 정리하라고 해야 할 듯했다.저녁 식사가 끝난 후, 라엘이는 오늘 밤 엄마와 함께 자기로 했다.그러고는 라엘이가 먼저 가정부에게 박시준이 쓸 손님방 하나를 정리해 달라고 부탁했다.가정부는 몹시 난처했다.어쨌거나 이 집의 주인은 박시준 아닌가.식사를 마친 박시준이 주방 문으로 다가와 말했다: "라엘이 말대로 하세요! 자식은 다 컸고, 난 이제 늙었으니, 자식 말을 따라야죠."박시준은 이 말을 끝으로 자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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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20장

밤사이, 박시준은 1층 손님방에서 잠을 청했다.하지만 그가 어떻게 잠들 수 있겠는가?샤워를 마친 후, 그는 성빈에게서 온 전화를 받았다.어찌 된 일인지, 이번 일을 주변 친구들이 모두 알고 있었다."난 정말로 아연이에게 떳떳하지 못한 일을 한 적 없어! 가족들이 나를 믿지 않는 건 그렇다 쳐도, 어떻게 너까지 나를 믿지 않을 수 있어?" 박시준이 한 손에는 휴대폰을 들고, 다른 한 손은 허리를 짚은 채, 똥 묻은 개처럼 방안을 이리저리 걸어 다녔다.성빈: "네 아내도 너를 믿지 않는데, 내가 어떻게 너를 믿어! 너와 아연 씨와 어떤 사이인데, 그 아이가 네 아이인지 아닌지 아연 씨는 보자마자 한눈에 알아보았을 거 아니야!"박시준: "어쨌든 난 모르겠어! 그 아이는 내 아이가 아니야! 이건 정말 말도 안 돼! 왜 아무도 내 말을 믿어주지 않는 거냐고! 내가 다른 사람들에게 이렇게 미덥지 않은 사람이었던 거야?"성빈: "정말로 네 아이가 아니라면, 잠자코 친자 확인 검사 결과를 기다리면 돼. 이렇게 화낼 필요 없어."박시준: "화가 나 죽겠는데 어떡해! 오늘 내가 무슨 꼴을 당했는지 네가 몰라서 그래! 아연이는 나를 믿지도 않고 내쳤어. 세 아이도 마찬가지고. 특히 라엘이, 라엘이의 말이 얼마나 상처였는지 몰라! 라엘이가 한 말 중 제일 심했던 말이 뭔지 알아? 바로 한이가 돌아오면 내게 손찌검할지도 모른다고 한 거야!"그를 위로하려던 성빈이 그의 말에 웃음을 터뜨렸다.박시준: "..."이럴 수가!이렇게 큰 소리로 웃다니!"말이 나와서 말인데, 너 정관 수술했던 거 기억 안 나?" 한동안 웃음을 터뜨리던 성빈이 물었다.박시준은 순간 멍해졌다: "맞아! 나 예전에 정관수술을 했었지! 그런데 내가 어떻게 밖에서 아이를 만들어 올 수 있겠어!"이 말을 끝으로, 박시준은 전화를 끊은 뒤, 시시비비를 가리기 위해 진아연을 찾아 나섰다.2층.라엘이와 엄마는 샤워를 마친 후 침대에 누워 이야기를 나누었다.주로 앞으로의 삶에 관한 이야기였다.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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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21장

"잘 들리지 않아요. 목소리 밖에 들리지 않아요.""언니, 오늘 저와 함께 자요!" 현이는 계속해 말을 이었다. “저희가 진짜 아빠를 오해했을 수도 있어요.”"근데 저 어린애가...""그리고 아빠와 닮지도 않았어요. 아니면 저희 다시 내려가서 볼까요?" 현이는 조심스럽게 그녀한테 물었다."그래! 다시 내려가 보자."두 사람은 말을 다하자 바로 아래층으로 내려갔다.침실.박시준이 하고 싶은 얘기를 끝내자 진아연도 차츰 진정되었다."정관수술을 해도 100% 피임할 수 있는 건 아니에요.""의사가 처음에 수술 성공하면 거의 100%라고 했어." 박시준은 당당하게 말을 이었다. “전에 받았던 수술에 문제가 있는지 지금 병원에 가서 검사 받아볼까?”진아연은 그의 말에 시간을 힐끗 보고 곧 9시임을 확인했다."지금까지 피임 조치를 취하지 않아도 임신하지 않았잖아. 그런데 왜 다른 여자가 내 아이를 낳았다고 생각하는 거지?" 박시준은 말할수록 당당한 모습을 보였고말하면서 딸의 분홍색 베개를 치우고 침대에 앉았다.진아연은 박시준의 말을 곱씹으면서 지금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었다."진아연, 사람 사이에서 기본적인 믿음은? 지금까지 네 곁을 지켜왔던 나조차 믿을 수 없는 거야?" 박시준은 답답한 마음에 계속해 말을 이었다. "진짜 너무 속상하네! 매일 같이 지내왔지만,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아직도 모르는 거야?!""아직 결과가 나오지 않았는데 벌써 불평하는 거예요?" 진아연은 그를 보면서 물었다."내 아이가 아니니까 그러는 거잖아. 난 당당해. 그리고 오늘 여기에서 잘 거야." 박시준은 말하면서 침대에 누워 이불을 덮었다....다음날 진자한은 바로 귀국했고공항에서 나오자 바로 택시를 타고 박시준의 저택으로 향했다.일부러 기사님에게 부탁하지 않은 이유는박씨 집안의 모든 것이 여전히 박시준의 것이라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진지한은 만약 어머니와 박시준이 이혼하면 박시준은 무조건 빈털터리로 나가야 한다는 생각이었고 어머니를 B국으로 모셔서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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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22장

진지한도 궁금한지 물컵을 내려놨고라엘은 바로 가정부한테 아이를 데려오라고 말했다.아이는 지금 새곤새곤 잠들어 있었다.아직 어린 나이기 때문에 밥 아니면 잠이 필요했다.가정부는 조심스럽게 아이를 안고 한이에게 다가갔다."한이 도련님, 너무 아버님에게 화내지 마요. 아이가 아직 어려서 앞으로 누구 닮을지 아무도 몰라요!" 가정부는 한이가 아이를 보고 박시준과 닮았을 거라 생각할까 봐 걱정이었다.물론 그녀 또한 아이를 챙기면서 볼수록 박시준과 닮았다는 생각을 했었지만절대 입 밖으로 말할 수 없었다.진지한은 아이를 보면서작다는 느낌과찡그린 얼굴이 못생겼다는 생각뿐이었다.아직 어려서 그럴 수도 있지만, 원래부터 못생겼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이때 라엘은 오빠의 표정을 보더니 바로 다가가 설명했다. “눈이 엄청 커. 방금 자고 있어서 뜨지 못하는 거야.”"왜? 얘가 많이 좋은가 봐?" 진지한은 동생의 말에 그녀를 비웃었다.라엘: "누구의 아이인지도 모르는데, 내가 왜 갑자기 좋아해. 아빠도 참, 누가 아이를 우리 집으로 보냈어도 바로 데리고 오면 어떡해. 혹시 전염병이나 폭탄을 가지고 있으면 어떡해?”진지한은 동생의 말에 충분히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다.진아연: "라엘아, 그런 건 아닐 거야. 얼핏 봐도 아이가 건강해 보이잖아."라엘: "그럼 혹시 아이 이불 속에 폭탄이라도 있으면요?"진아연: "그럴 가능성도 있지만, 일어날 확률이 작다고 봐도 괜찮아. 우리나라는 폭발물에 관하여 엄격한 규제가 있잖아.""그래도 TV 보면 범인들이 스스로 폭발물을 만들 수 있잖아요.""그렇지. 그래서 가능성은 있다고 했잖아."진지한은 아무 말 없이 두 사람의 대화를 듣고 있었고 굳이 끼어들고 싶지 않았다."저 그냥 밥 먹으러 갈게요!" 진지한은 말을 마치자 소파에서 일어났다.아빠를 대하는 엄마의 태도를 보면 아빠가 아빠의 결백을 믿고 있는 듯했다.그럼 이제 남은 건 감정 결과를 기다리는 것 뿐이네."오빠, 오랜만에 왔는데 며칠 더 놀다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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