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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19장

귀여운 아기의 모습에 현이는 마음이 녹아내렸다.

하지만 이 아기가 아빠의 사생아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자, 현이는 곧바로 차오르는 애정을 거두었다.

"눈이 정말 크네요." 현이가 객관적으로 말했다.

"아빠 눈도 커." 라엘이가 대답했다.

"..." 현이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이 아이는 보면 볼수록 정말 귀여웠다. 아빠의 사생아가 아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네가 보기에 아빠와 닮은 것 같아? 조금 닮았지?" 라엘이가 물었다.

"조금 닮은 것 같긴 한데... 확실한 건 검사 결과가 나오면 알게 되겠지." 현이는 아이가 아빠를 조금 닮았다는 이유로 함부로 넘겨짚고 싶지 않았다.

저녁 식사 시간.

진아연과 세 아이는 주방에서 함께 밥을 먹었다.

박시준은 홀로 거실에 앉아 가정부가 가져다준 저녁을 먹었다.

라엘이가 그에게 혼자 식사하라고 한 것이다.

라엘이도 그럴 생각이었던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아빠를 보면 화가 나 음식이 넘어가지 않을 엄마가 마음에 걸렸다.

박시준은 딸의 마음을 이해했다. 그리고 진아연이 식사를 하지 못 하는 것도 원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의 마음 한편은 시큰할 수밖에 없었다.

어디에서도 뒤지지 않는 ST 그룹의 회장이 자기 식탁에서 식사하지 못하는 모습을 누가 상상이나 할 수 있을까.

하지만 박시준은 식탁에서 함께 식사하지 못하는 일로는 오래 속상해하지 않았다.

오늘 밤은 분명 침실에서 자지 못할 거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를 보고 싶어 하지도 않는 진아연이, 그와 한 침대에서 자려 할 리 없었다.

가정부에게 손님방을 정리하라고 해야 할 듯했다.

저녁 식사가 끝난 후, 라엘이는 오늘 밤 엄마와 함께 자기로 했다.

그러고는 라엘이가 먼저 가정부에게 박시준이 쓸 손님방 하나를 정리해 달라고 부탁했다.

가정부는 몹시 난처했다.

어쨌거나 이 집의 주인은 박시준 아닌가.

식사를 마친 박시준이 주방 문으로 다가와 말했다: "라엘이 말대로 하세요! 자식은 다 컸고, 난 이제 늙었으니, 자식 말을 따라야죠."

박시준은 이 말을 끝으로 자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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