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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14장

라엘이는 오빠의 목소리를 듣자마자 눈물이 터졌다.

하늘이 무너져 내리는 듯한 기분이었다!

화목하고 아름다웠던 집이 순식간에 무너져 버렸다.

김세연과 결혼을 했어도, 그녀는 단 한 번도 자신이 밖에 사람이라고 생각한 적이 없었다.

그녀는 결혼한 순간부터 늘 자신이 몹시 성숙해졌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집에 문제가 생기자, 자신은 아직 충분히 강하지 않다는 게 여실히 느껴졌다.

오빠와의 전화 통화를 마친 후, 라엘이가 가정부가 내민 휴지를 건네받았다.

"라엘 씨, 지금 얼마나 마음이 아플 지 저도 잘 알아요. 하지만 라엘 씨 아버지는 이 아이가 당신 아이가 아니라고 하셨어요. 제가 보기엔 거짓말을 하시는 것 같지 않아요." 가정부가 라엘이를 설득했다. "친자 확인 결과가 나오면 그때 다시 얘기하는 게 어때요?"

라엘이가 눈물을 닦고는 침대 위의 아기를 다시 바라보았다.

전화 통화 소리가 아이를 깨운 듯했다.

무엇을 보고 있는지는 몰라도, 작고 어린 아기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있었다.

바보처럼.

"그렇지만 제가 보기엔 우리 아빠를 많이 닮은 것 같아요!" 라엘이는 보면 볼수록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나 아빠를 빼닮은 아기를 보고 있자니, 친자 확인 검사 따위는 할 필요도 없이 곧바로 아빠를 내쫓을 수 있을 것 같았다!

"그건..." 가정부가 다시 아기를 바라보았다.

정말이었다!

라엘이가 박시준을 닮았다고 말하기 전까지, 가정부는 그 부분에 대해서 생각해보지 않았다. 이제 보니, 보면 볼수록 정말로 박시준과 조금 닮은 것 같았다.

겨우 진정되었던 라엘이의 마음이 또다시 무너졌다.

또다시 눈물이 터져 나왔다.

"울지 말아요, 라엘 씨. 일은 이미 벌어졌어요. 마음을 강하게 먹어야 해요. 라엘 씨 어머니는 자식들의 위로가 필요하실 테니까요." 가정부는 갑자기 조금 절망스러웠다.

어떻게 박시준이 이렇게 저속한 짓을 벌일 수 있단 말인가?

그에게는 이미 네 명의 자식이 있다. 더구나 네 아이 모두 훌륭하게 자라지 않았는가. 일찍이 은퇴해 인생을 즐길 수도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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