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 첫날밤, 식물인간 남편이 갑자기 눈을 뜨다의 모든 챕터: 챕터 2511 - 챕터 2520

3173 챕터

제2511장

"네..." 반사적으로 대답해 버린 수수는 대답을 마치자마자 뺨이 화끈거렸다.나중에 또 물건을 빼앗겼을 때, 그에게 전화하면 그가 정말로 그녀를 도와줄까?수수는 책가방을 메고 서둘러 밖으로 나갔다.서은준은 쓰레기통 안의 쓰레기를 바라보며, 수수를 다시 불러야 할지 망설였다.몇 초 동안 망설임 끝에 고개를 들어보니, 수수는 이미 흔적도 없이 사라진 뒤였다....집에 돌아온 수수는 샤워하고 침대 위에 올라가, 침대 협탁 위의 액자를 집어 들었다.액자 속에는 수수와 할머니가 함께 찍은 사진이 들어있었다.그 사진은 수수가 열여섯 살이 되던 해, 할머니의 손을 붙들고 사진관에 가서 찍은 것이었다.카메라 앞에 서는 것이 익숙하지 못한 탓에, 사진 속의 할머니는 어색하게 미소 짓고 있었다."할머니, 할머니의 팔찌를 빼앗겼어요. 하지만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그 사람들의 돈을 갚아, 팔찌를 되찾아 올 거예요." 수수가 사진 속 할머니의 얼굴을 바라보며 혼잣말했다. "할머니, 전 요즘 잘 지내고 있어요. 제 걱정은 하지 마세요. 도련님은 좋은 사람이에요. 도련님을 만난 건 정말 행운이에요. 앞으로 열심히 일하고, 열심히 공부해서 T 대학에 갈 거예요. 할머니, 할머니께서 말씀하셨죠? 제가 T 대학에 들어갈 수만 있다면 앞으로는 걱정할 일이 없을 거라고요. 걱정 없는 삶을 살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할 거예요."A국.라엘이 세 차례나 만나자고 한 끝에, 마침내 김세연이 약속 장소에 나타났다."예전 모습 그대로시네요!" 라엘이가 김세연의 잘생긴 얼굴을 바라보며 말했다. "전혀 나이 들지 않으신 것 같아요.""예전에 비하면 나도 이제 나이가 들었지." 김세연이 커피 한 잔을 주문했다. "요즘 콘서트 때문에 바빴어. 정말 바빴어. 거짓말 아니야. 은퇴를 준비하고 있거든."물을 마시던 라엘이는 그의 말에 사레가 들렸다.김세연이 그녀에게 티슈를 건넸다: "아버지께서 연세가 많이 드셔서, 아버지와 함께 시간을 보내려고 해.""세연 아저씨, 정말로 은퇴하실 거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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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12장

김세연이 흘끗 라엘이를 쳐다보았다.사실 라엘이의 이목구비는 십 대 때와 비슷했다. 단지 지금 조금 더 성숙해졌을 뿐이었다.하지만 라엘이의 내면은 그다지 성숙하지 않다는 걸, 김세연은 알고 있었다.왜냐하면 라엘이는 내내 부모님과 함께 살았고, 항상 부모님의 보호를 받으며 자란 응석받이 공주님이자 온실 속의 화초이기 때문이다.이런 사람은 비교적 순수한 성격이기는 하지만, 동시에 좌절을 견디는 능력이 보통 사람보다 조금 뒤떨어진다."부모님이 재촉하셔?" 김세연이 물었다. "너희 아빠가 너를 재촉할 리 없을 텐데?"라고 물었다."아빤 제가 평생 외롭게 살길 바라시나 봐요." 라엘이가 이죽거렸다. "아빠가 어떤 사람인지 아저씨도 잘 모르실걸요. 아빤 이 세상의 좋은 남자는 다 우리 집에 있다고 생각하세요. 밖에 있는 남자는 모두 별로라고 생각하시고요. 그래서 제가 연애하지 않길 바라세요. 결혼은 더더욱 원하지 않으시고요. 제가 남자한테 상처받을 것 같으시대요."김세연이 웃음을 터뜨렸다: "너희 아빠가 그렇게 생각하는 것도 이상하지 않지. 너처럼 귀여운 딸이 있었다면, 나도 내 딸이 너무 일찍 결혼하는 건 바라지 않았을 거야.""그렇지만 전 이제 곧 스물다섯 살인걸요! 어린아이 티를 벗은 지 오래예요. 제 동생도 벌써 성인이 되었다고요!" 라엘이가 빨대를 들고 주스를 마셨다. "아저씨 주변에 괜찮은 남자 없어요? 저한테 소개 좀 해주세요!"김세연이 엷게 웃으며 말했다: "너희 엄마 아빠한테 소개해 달라고 해. 너희 부모님의 성에 차지 못할까 봐 다른 사람은 엄두도 내기 힘들어.""엄만 그 정도로 간섭하지 않으세요. 아빠는 제게 일이나 열심히 하라고 하시지만, 엄만 남자친구를 만나 연애도 하라고 하셨거든요. 전 당연히 엄마 말씀을 따를 거예요!"웨이터가 음식을 가지고 오자, 라엘이는 곧바로 주스 잔을 옆으로 치웠다."점심을 조금밖에 안 먹었더니 배고파 죽겠어요." 라엘이가 젓가락을 집어 들며 김세연에게 말했다. "이제 곧 은퇴하시니, 마음 편히 드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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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13장

"전 아저씨와 같은 업계에 있지 않지만, 우린 서로 잘 맞는 것 같은데요!"김세연: "..."라엘: "은퇴 후에는 여자친구를 만드실 거예요? 부모님께서 엄청나게 조급해하시죠?"김세연: "그럭저럭. 이제 조급해하실 단계는 지났어."라엘: "그럼, 어떻게 하시려고요? 혹시 비혼주의세요?"김세연: "그건 생각해 보지 않았어. 은퇴한 후에 고민해 봐야지."라엘이가 '그렇구나.'라고 말했다: "그럼 아저씨는 비혼주의는 아닌 거네요. 비혼주의자들은 생각이 확고하거든요."그때, 김세연의 핸드폰이 울렸다. 매니저의 전화였다."난 이만 가봐야겠다, 라엘아." 김세연이 전화를 끊고 라엘이에게 말했다. "내가 좀 여유로워지면, 너희 엄마도 불러서 함께 식사하자.""좋아요! 어서 가보세요! 마스크 잘 쓰시고요. 건강 조심하세요!" 그를 배웅하려고 라엘이가 젓가락을 내려놓았다."마저 식사해! 나오지 말고." 김세연이 마스크를 쓰고는 경호원의 호위를 받으며 식당을 떠났다.그의 모습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을 본 뒤에야 라엘이는 비로소 정신이 들었다.김세연은 이미 마흔이 다 되었지만, 그는 외모와 체형을 아주 잘 유지해, 보통의 마흔 살 남자와 완전히 달랐다.라엘이는 공부와 일 때문에 오랫동안 김세연을 만나지 못했다.이번 만남에, 라엘이는 그를 향한 존경심과 호감이 모두 다시 생겨났다.라엘이가 대학 시절 그녀의 가장 친한 친구인 서아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서아야, 내 친구 중에 자기 삼촌 같은 사람을 좋아하는 애가 있어. 아무래도 좀 이상하지? 서아: 삼촌 같은 사람? 혈연관계란 말이야?라엘: 풉! 당연히 혈연관계는 아니야!서아: 혈연관계가 아니면 상관없지! 그분이 나이가 많아? 만약 그분이 6,70살이면, 네 친구는 나이가 많은 사람에게 끌리는 타입일지도 몰라.라엘: 그 정도로 나이가 많은 건 아니야! 겨우 마흔 살이야!서아: 세상에! 마흔 살이라니! 그렇게 나이 많은 사람을! 라엘아, 사실대로 말해. 네가 말하는 그 친구가 바로 너 맞지? 너한테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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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14장

라엘이는 깊게 심호흡을 하고는, 인터넷에서 김세연의 사진을 찾아 복사한 다음 서아에게 보냈다.김세연의 사진을 본 서아가 곧바로 물음표를 연발했다: 김세연의 사진은 왜 보냈어? 그 삼촌 같다는 어르신의 사진을 보내라니까!라엘이는 메시지를 입력하던 손이 조금 저렸다: 그가 바로 내가 말한 사람이야!서아: 대박!!! 말도 안 돼...라엘: 그게 무슨 반응이야?서아: 가능하지! 완전 가능해! 난 오케이야!라엘: 서아야, 왜 이래!서아: 남자친구가 김세연이라면! 난 완전 오케이야! 이렇게 잘생겼는데, 50살이라 해도 난 오케이야!라엘: ... 빼앗아 갈 생각 하지 마!서아: 둘이 사귀기로 한 거야? 김세연도 너를 좋아한대? 도대체 지금 둘이 어떤 상황인 거야? 너 지금 통화 가능해? 우리 전화로 얘기하자!...T국.서씨 가문."수수야, 월급은 들어왔니? 사모님께 할머니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말씀드렸더니, 네가 의지할 곳이 없다는 걸 아시고는 사모님께서 아주 마음아파하셨어. 그래서 지난달에 만근 처리를 해주셨단다." 집사가 수수를 한 편으로 부르더니 웃으며 말했다.수수는 곧바로 휴대폰을 꺼내 계좌를 확인했다."집사 아저씨, 감사합니다! 월급이 들어왔어요." 수수가 고마워하며 말했다. "제가 아저씨께 빌린 돈은...""서두를 것 없단다. 넌 밖에서 빌린 돈도 있고, 학교도 다녀야 하잖니. 꼭 갚아야겠다면, 나중에 대학을 졸업하고 나서 정식으로 일을 시작한 뒤에 갚으렴!" 집사가 말했다. "수수야, 넌 얼굴이 그렇게 되지 않았더라면, 분명 누구에게나 사랑받는 아이였을 거야.""감사합니다, 집사 아저씨.""아휴, 그렇게 예의 차릴 것 없어. 이건 서씨 가문에서 네게 준 월급이야. 정말 고맙다면 은준 도련님을 잘 보살펴 드리렴." 집사가 재차 당부했다. "은준 도련님이 대학에 가신 후에도 네가 서씨 가문에 남아 일을 하길 원한다면, 내가 사모님께 너를 다시 주방으로 보내달라고 말씀드리마...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네가 일을 계속할 수 있을지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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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15장

"그게... 갑자기 도련님이 어떻게 생겼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 것 같아서, 도련님의 모습을 기억하고 싶어서 그랬어요." 수수가 고개를 숙인 채 도둑이 제 발 저린 듯 핑계를 댔다."매일 같이 도련님, 도련님 하며 나를 그렇게 친근하게 불러대면서, 내가 어떻게 생겼는지도 몰랐단 말이야?""도련님, 제가 거짓말을 했어요. 도련님이 어떻게 생겼는지 알고 있어요. 갑자기 도련님이 참 잘생겼다는 생각이 들었을 뿐이에요." 수수가 고개를 들고 솔직하게 말했다."내가 잘생긴 걸 오늘에서야 알았단 말이야?" 서은준이 하던 일을 멈추었다."며칠 전까지만 해도 도련님의 코에 멍이 들고 얼굴까지 퉁퉁 부어서 잘 몰랐어요." 여기까지 말한 뒤, 수수가 말 돌리기를 시도했다. "제가 사다 드린 약, 안 바르셨죠? 제가 약국에 가져가서 환불해 올까요?""지금 줬다 뺏으려는 거야?" 서은준은 수수보다 한 수 위였다. "너 정말 뻔뻔하구나?"수수는 뺨이 화끈거렸다: "돈은 환불받는 대로 돌려드릴게요. 도련님의 돈은 원하지 않아요.""내가 그 돈이 모자랄까 봐서? 도대체 네 머릿속엔 뭐가 든 거야?" 서은준이 자신을 진정시키기 위해 지시했다. "가서 내 방이나 청소해. 내 개인 소지품에는 손대지 말고.""네, 알았어요."저녁.수수의 끈질긴 설득 끝에, 서은준은 결국 별채 문밖으로 발을 내디뎠다.서은준은 수수가 그에게 사다 준 패딩을 입었다.패딩을 입으니 바깥이 그다지 춥지 않다고 느껴졌다."아파트 단지를 나가서 버스를 타면 시내 중심부에 갈 수 있어요." 수수가 말을 하며 책가방에서 동전 두 개를 찾아 그중 하나를 서은준에게 건넸다."뭐 먹으러 갈 건데?" 서은준은 조금 배가 고팠다."뭐 먹고 싶어요?" 수수가 물었다.서은준은 가로등 아래에 있는 수수의 얼굴을 보고는, 그녀가 갚아야 하는 빚이 있다는 것이 떠올라 말했다: "아무거나! 배만 채울 수 있으면 돼.""정말 친절하시네요, 도련님. 제게 갚아야 하는 빚이 있다는 걸 알고 돈을 쓰지 못하게 하시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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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16장

서은준: "아니거든."수수: "얼굴이 빨개졌다니까요. 진짜예요.""난 너를 친구라고 생각한 적 없어." 서은준이 눈앞에 펼쳐진 긴 밤하늘을 바라보며 말했다. "나 같은 사람과 친구 해서 좋은 것 없어.""친구는 상대방의 좋은 점만 보고 하는 게 아니에요. 서로 자기의 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고, 상대방에게 힘든 일이 있을 때 힘이 되어주는 게 친구라고 생각해요. 도련님, 도련님 같은 사람도 친구를 가질 자격이 있어요. 저 같은 사람도 친구를 가질 자격이 있고요. 전 어릴 때 절친이 한 명 있었어요. 나중에 이별하게 되었지만요." 사실 수수는 자기와 수현이가 어릴 때 함께 했던 세세한 것들은 기억하지 못했다. 그저 수현이가 가장 친한 친구였다는 것만 기억하고 있었다.그런 아름다운 기분은 생각할 때마다 마음이 따뜻해졌다.버스가 천천히 다가와 그들 앞에 멈춰 섰다.두 사람은 차례로 차에 올랐다.대략 20분이 지난 후, 차가 시내 중심부의 정거장에 멈췄다.두 사람이 차에서 내린 후, 수수가 아무 생각 없이 서은준의 팔을 잡았다."도련님, 시내에는 사람이 많으니 떨어지면 안 돼요."서은준: "내 번호 없어?"수수가 곧바로 손을 떼며 말했다: "아참, 깜빡할 뻔했네요.""그런 머리로 어떻게 T 대학에 가겠다는 거야?" 서은준이 그녀를 힐끗 쳐다보았다. "저번에 먹었던 양고기 전은 어디서 산 거야?""그 가게는 시내에 있지 않아요. 제 오피스텔 근처에 있어요." 수수가 수줍게 대답했다. "양고기 전이 먹고 싶다고 왜 진작 말하지 않았어요?""됐어, 그냥 아무 데나 들어가서 먹자!" 서은준이 앞을 향해 무작정 걸어갔다.수수는 그런 그의 뒤를 바짝 따랐다.수수가 실내장식이 잘 되어있고, 손님이 많은 한 가게를 골랐다."도련님, 여기로 가요!" 손님이 이렇게 많은 걸 보면, 한 사람당 드는 돈도 그렇게 많지 않을 것이라고 수수는 생각했다.두 사람은 가게에 들어와 구석에 있는 2인석에 앉았다.수수가 서은준에게 메뉴판을 건네고는 그에게 주문을 맡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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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17장

그 외에 그가 거부감을 느끼는 또 하나의 이유는, 김세연이 그가 자신을 좋아한다고 착각하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박시준은 몇 년 전, 김세연이 진아연에게 호감을 표시했던 것을 잊을 수 없었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딸이 김세연과 결혼하고 싶다는 골치 아픈 말을 했던 것은 더욱 잊을 수 없었다.하지만 그는 김세연의 콘서트에 가고 싶지 않다는 말에도, 진아연과 라엘이는 마음을 바꾸지 않았다."김세연 씨가 표를 몇 장 줬어?" 박시준이 물었다."아직 표를 주진 않았어요! 라엘이에게 줄 건가 봐요! 세연 씨가 라엘이와 이야기를 나누었거든요." 진아연이 관련 기사를 훑어보았다. "인터넷에 보니, 다들 세연 씨의 콘서트 표를 구하기 어렵다고 난리예요.""그게 다 헝거 마케팅이야!" 박시준이 덤덤하게 말했다."가기 싫으면 억지로 갈 필요 없어요. 괜히 따라가서 분위기 망치지 말아요." 진아연이 말했다. "세연 씨를 왜 아직도 이렇게까지 싫어하는지 모르겠어요. 그때 당신이 세연 씨에게 라엘이와 가까이 지내지 말라고 해서, 세연 씨는 두 번 다시 우리와 연락하지 않았어요. 벌써 몇 년이 지났는데, 세연 씨와 난 다섯 번도 채 만나지 못했어요. 라엘이가 세연 씨와 만난 횟수는 더 적을 거고요."박시준: "내가 세연 씨를 그렇게 싫어하는 것처럼 보여?""네! 세연 씨가 잘생기고 업무 능력도 뛰어나니, 여자들의 시선을 독차지한다는 것 알아요. 당신은 그 점이 못마땅한 거겠죠...""나도 두 사람과 함께 갈게. 김세연 씨가 지금은 얼마나 잘생겼고 업무 능력이 얼마나 뛰어난지, 그리고 얼마나 여자들의 시선을 사로잡는지 가서 봐야겠어." 박시준의 입꼬리가 올라갔다."그래요! 그럼, 세연 씨에게 콘서트 표 세 장을 챙겨달라고 얘기할게요.""세 장은 부족하지. 콘서트장에 사람이 얼마나 많이 몰릴 텐데, 경호원 한 명은 데리고 들어가야 해.""시준 씨, 콘서트장에 가면, 현장에서 보안 검사를 철저히 할 거예요.""김세연 씨에게 얘기하기 미안해서 그런 거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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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18장

라엘이는 울지도 웃지도 못하는 표정으로 그의 답장을 바라보았다.라엘이는 김세연이 얼마나 자신을 애지중지하는지 느껴졌다.하지만 라엘이는 자기의 감정을 확실히 알고 있었다.김세연이 그녀에게 어떤 남자를 소개해 주든, 그녀의 눈에 차지 않을 것이다.라엘이가 마음을 진정시키려, 휴대폰을 내려놓았다.라엘이는 욕실에 들어가 헤어드라이기를 들고 머리카락을 말리기 시작했다.머리카락을 말리다 보니, 라엘이는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김세연에게 직접적으로 감정을 표현한 다음 김세연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보는 것이다.그는 지금 은퇴를 앞두고 있다. 그가 은퇴하고 나면 그 역시 평범한 일반인이 될 것이고, 그때가 되면, 그가 원한다면 누구든 만나 연애할 수 있을 것이다.머리카락을 다 말리고 난 뒤에도 라엘이는 여전히 머리가 화끈거렸다.라엘이는 헤어드라이어를 정리한 다음, 침실로 걸어가 다시 휴대폰을 들어 김세연에게 “제 남자 친구 될래요?”라고 메시지를 보냈다.메시지를 보낸 후, 라엘이는 손가락이 저릿해, 휴대폰을 침대에 던진 후 두 손으로 얼굴을 감쌌다. 메시지를 본 김세연이 무슨 반응을 보일지 상상이 되지 않았다. 김세연이 어떤 답장을 보낼지는 더더욱 추측하기 어려웠다. "아! 진짜 모르겠어! 아저씨가 다시는 나를 만나주지 않으면 어떡해!" 라엘이가 마구 헝클어진 머리로 방안을 이리저리 서성였다. 움직이면 움직일수록 머리에 열이 올라 화끈거렸다.라엘이가 머리끈으로 머리를 묶은 다음, 조심스럽게 침대로 걸어가 휴대폰을 집어 들었다.라엘이가 눈을 꼭 감은 채 깊게 심호흡하고는 휴대폰을 켰다.김세연은 그녀의 메시지에 답장하지 않았다.라엘이는 얼어붙었다.김세연이 답장을 보내지 않은 건 무슨 의미일까?라엘이가 홍당무처럼 빨개진 얼굴로 계속해서 메시지를 보냈다: 저 진지해요. 아저씨도 여자친구가 없고, 저도 남자친구가 없으니, 시도해 볼 만하잖아요!라엘이는 김세연에게만 이렇게 직설적인 것은 아니었다. 라엘이는 어려서부터 누구에게나 이렇게 직설적인 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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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19장

하지만 이렇게 포기할 생각을 하니, 영 내키지 않았다.T국.샤브샤브 전문점.서은준이 주문한 음식이 식탁에 오르자, 두 사람은 저녁 식사를 시작했다."도련님, 도련님의 아버지는 언제 돌아오신대요?" 수수는 조금만 먹고도 금세 배가 불렀다.수수는 입이 짧아, 평소에 먹는 양이 많지 않았다."아버지께 무슨 볼일이라도 있어?" 서은준이 되물었다.서은준은 아버지가 언제 돌아오시는지 전혀 관심이 없었다.그들이 언제 놀러 나가건, 언제 집에 돌아오건, 그와는 아무 상관 없었다."두 분이 집에 안 계시니까 마음이 너무 편안해서요. 사모님께서 도련님을 몰아세우실까 걱정할 필요도 없고, 무슨 일이 생길까 걱정할 필요도 없잖아요." 수수가 비닐장갑을 끼며 말했다. "도련님, 제가 새우 껍질 벗겨줄게요!""넌 안 먹어?" 서은준은 수수가 수저를 내려놓는 걸 보자, 갑자기 입맛이 없어졌다."전 배불러요." 수수가 웃으며 말했다. "전 입이 짧거든요.""배가 덜 고팠구나?" 서은준이 이죽거렸다. "네 모습 좀 봐, 콩나물 같잖아.""제가 어딜 봐서 콩나물 같다고 그래요. 이렇게 키 큰 콩나물 봤어요?" 수수가 단호하게 말했다. "도련님보다 조금 작을 뿐이에요."실제로 수수는 키가 작은 편이 아니었다.박시준이 키가 크고, 진아연도 작은 편이 아니기 때문에, 부모님으로부터 좋은 유전자를 물려받은 수수는 잘 먹지 않아도 성장에 영향을 받지 않았다.그들과 멀지 않은 테이블에서, 누군가가 수수의 얼굴을 보았다."맙소사! 저기 정말 소름 끼치게 생긴 여자가 있어! 귀신이라도 본 줄 알고 깜짝 놀랐잖아!" 한 짧은 머리의 남자가 놀라 소리쳤다.그러자, 그와 같은 테이블에 있던 다른 사람들이 하나둘 수수를 쳐다보았다.수수의 얼굴에 난 흉측한 흉터를 본 사람들이, 모두 각기 다른 표정으로 혐오감을 드러냈다."저 여자에게 키스할 수 있는 사람?" 갑자기 누군가가 악랄한 게임을 제안했다. "저 여자에게 키스하는 사람에게 200만 원 걸게."몇몇 남자들이 서로의 얼굴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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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20장

순식간에 식당 곳곳에 비명이 울려 퍼졌다. 그중에는 구씨 가문 둘째 도련님의 비명도 섞여 있었다.구씨 가문 둘째 도련님의 친구들은 그가 얻어맞는 걸 보자마자, 그들을 향해 달려왔다.그들이 달려오는 걸 본 수수가 곧장 서은준의 곁으로 달려가 그를 붙잡았다: "어서 도망쳐요, 도련님! 저쪽은 사람이 엄청 많아요!"이미 서은준이 구씨 가문의 둘째 아들을 일어나지도 못할 정도로 바닥에 패대기친 뒤였다.수수의 말에, 서은준은 패거리가 있는 곳을 바라보더니, 생각조차 하지 않고 손에 든 의자를 패거리가 있는 곳을 향해 던졌다."어서 가요, 도련님!" 서은준이 의자를 내던지는 모습을 본 수수가 서은준을 식당 밖으로 끌고 나왔다.식당을 나와 한참을 달린 끝에, 수수가 길가에서 택시 한 대를 잡았다.차에 오른 두 사람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도련님, 다친 데는 없어요?" 수수가 서은준의 손을 잡아 올려, 희미한 불빛 아래에서 상처를 확인했다.다행히 서은준의 손은 조금 빨개진 것 외에 눈에 띄는 외상은 없었다."난 괜찮아." 서은준이 손을 거두고 그녀를 바라보았다. "물건은 다 챙겼어?""네, 다 챙겼어요." 수수는 책가방 하나만 들고 나갔고, 식당을 나올 때 가방을 챙겨 나왔다. "그런데 돈을 안 냈어요... 식당 사장님이 분명 경찰에 신고할 거예요."여기에 생각이 미치자, 수수가 곧바로 택시 기사에게 말했다: "기사님, 경찰서로 가 주세요."서은준이 눈썹을 치켜올렸다: "진심이야?""그쪽에서 우리를 신고하는 것보다, 우리가 먼저 자수하는 편이 나아요." 수수가 단호하게 말했다. "먼저 건든 건 그 무뢰한이잖아요. 우린 정당방위였어요. 우린 별일 없을 거예요."서은준: "마음대로 해."수수: "도련님, 그 무뢰한은 보통 사람처럼 보이지 않았어요."서은준: "무서워?"수수가 고개를 저었다: "무섭지 않아요. 이번 일 때문에 도련님이 곤란해질까봐 걱정되어서요. 나중에 도련님의 아버지께서 도련님을 혼내시면 어떡해요?"서은준: "내가 그 사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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