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게... 갑자기 도련님이 어떻게 생겼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 것 같아서, 도련님의 모습을 기억하고 싶어서 그랬어요." 수수가 고개를 숙인 채 도둑이 제 발 저린 듯 핑계를 댔다."매일 같이 도련님, 도련님 하며 나를 그렇게 친근하게 불러대면서, 내가 어떻게 생겼는지도 몰랐단 말이야?""도련님, 제가 거짓말을 했어요. 도련님이 어떻게 생겼는지 알고 있어요. 갑자기 도련님이 참 잘생겼다는 생각이 들었을 뿐이에요." 수수가 고개를 들고 솔직하게 말했다."내가 잘생긴 걸 오늘에서야 알았단 말이야?" 서은준이 하던 일을 멈추었다."며칠 전까지만 해도 도련님의 코에 멍이 들고 얼굴까지 퉁퉁 부어서 잘 몰랐어요." 여기까지 말한 뒤, 수수가 말 돌리기를 시도했다. "제가 사다 드린 약, 안 바르셨죠? 제가 약국에 가져가서 환불해 올까요?""지금 줬다 뺏으려는 거야?" 서은준은 수수보다 한 수 위였다. "너 정말 뻔뻔하구나?"수수는 뺨이 화끈거렸다: "돈은 환불받는 대로 돌려드릴게요. 도련님의 돈은 원하지 않아요.""내가 그 돈이 모자랄까 봐서? 도대체 네 머릿속엔 뭐가 든 거야?" 서은준이 자신을 진정시키기 위해 지시했다. "가서 내 방이나 청소해. 내 개인 소지품에는 손대지 말고.""네, 알았어요."저녁.수수의 끈질긴 설득 끝에, 서은준은 결국 별채 문밖으로 발을 내디뎠다.서은준은 수수가 그에게 사다 준 패딩을 입었다.패딩을 입으니 바깥이 그다지 춥지 않다고 느껴졌다."아파트 단지를 나가서 버스를 타면 시내 중심부에 갈 수 있어요." 수수가 말을 하며 책가방에서 동전 두 개를 찾아 그중 하나를 서은준에게 건넸다."뭐 먹으러 갈 건데?" 서은준은 조금 배가 고팠다."뭐 먹고 싶어요?" 수수가 물었다.서은준은 가로등 아래에 있는 수수의 얼굴을 보고는, 그녀가 갚아야 하는 빚이 있다는 것이 떠올라 말했다: "아무거나! 배만 채울 수 있으면 돼.""정말 친절하시네요, 도련님. 제게 갚아야 하는 빚이 있다는 걸 알고 돈을 쓰지 못하게 하시는 거죠?
서은준: "아니거든."수수: "얼굴이 빨개졌다니까요. 진짜예요.""난 너를 친구라고 생각한 적 없어." 서은준이 눈앞에 펼쳐진 긴 밤하늘을 바라보며 말했다. "나 같은 사람과 친구 해서 좋은 것 없어.""친구는 상대방의 좋은 점만 보고 하는 게 아니에요. 서로 자기의 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고, 상대방에게 힘든 일이 있을 때 힘이 되어주는 게 친구라고 생각해요. 도련님, 도련님 같은 사람도 친구를 가질 자격이 있어요. 저 같은 사람도 친구를 가질 자격이 있고요. 전 어릴 때 절친이 한 명 있었어요. 나중에 이별하게 되었지만요." 사실 수수는 자기와 수현이가 어릴 때 함께 했던 세세한 것들은 기억하지 못했다. 그저 수현이가 가장 친한 친구였다는 것만 기억하고 있었다.그런 아름다운 기분은 생각할 때마다 마음이 따뜻해졌다.버스가 천천히 다가와 그들 앞에 멈춰 섰다.두 사람은 차례로 차에 올랐다.대략 20분이 지난 후, 차가 시내 중심부의 정거장에 멈췄다.두 사람이 차에서 내린 후, 수수가 아무 생각 없이 서은준의 팔을 잡았다."도련님, 시내에는 사람이 많으니 떨어지면 안 돼요."서은준: "내 번호 없어?"수수가 곧바로 손을 떼며 말했다: "아참, 깜빡할 뻔했네요.""그런 머리로 어떻게 T 대학에 가겠다는 거야?" 서은준이 그녀를 힐끗 쳐다보았다. "저번에 먹었던 양고기 전은 어디서 산 거야?""그 가게는 시내에 있지 않아요. 제 오피스텔 근처에 있어요." 수수가 수줍게 대답했다. "양고기 전이 먹고 싶다고 왜 진작 말하지 않았어요?""됐어, 그냥 아무 데나 들어가서 먹자!" 서은준이 앞을 향해 무작정 걸어갔다.수수는 그런 그의 뒤를 바짝 따랐다.수수가 실내장식이 잘 되어있고, 손님이 많은 한 가게를 골랐다."도련님, 여기로 가요!" 손님이 이렇게 많은 걸 보면, 한 사람당 드는 돈도 그렇게 많지 않을 것이라고 수수는 생각했다.두 사람은 가게에 들어와 구석에 있는 2인석에 앉았다.수수가 서은준에게 메뉴판을 건네고는 그에게 주문을 맡겼
그 외에 그가 거부감을 느끼는 또 하나의 이유는, 김세연이 그가 자신을 좋아한다고 착각하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박시준은 몇 년 전, 김세연이 진아연에게 호감을 표시했던 것을 잊을 수 없었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딸이 김세연과 결혼하고 싶다는 골치 아픈 말을 했던 것은 더욱 잊을 수 없었다.하지만 그는 김세연의 콘서트에 가고 싶지 않다는 말에도, 진아연과 라엘이는 마음을 바꾸지 않았다."김세연 씨가 표를 몇 장 줬어?" 박시준이 물었다."아직 표를 주진 않았어요! 라엘이에게 줄 건가 봐요! 세연 씨가 라엘이와 이야기를 나누었거든요." 진아연이 관련 기사를 훑어보았다. "인터넷에 보니, 다들 세연 씨의 콘서트 표를 구하기 어렵다고 난리예요.""그게 다 헝거 마케팅이야!" 박시준이 덤덤하게 말했다."가기 싫으면 억지로 갈 필요 없어요. 괜히 따라가서 분위기 망치지 말아요." 진아연이 말했다. "세연 씨를 왜 아직도 이렇게까지 싫어하는지 모르겠어요. 그때 당신이 세연 씨에게 라엘이와 가까이 지내지 말라고 해서, 세연 씨는 두 번 다시 우리와 연락하지 않았어요. 벌써 몇 년이 지났는데, 세연 씨와 난 다섯 번도 채 만나지 못했어요. 라엘이가 세연 씨와 만난 횟수는 더 적을 거고요."박시준: "내가 세연 씨를 그렇게 싫어하는 것처럼 보여?""네! 세연 씨가 잘생기고 업무 능력도 뛰어나니, 여자들의 시선을 독차지한다는 것 알아요. 당신은 그 점이 못마땅한 거겠죠...""나도 두 사람과 함께 갈게. 김세연 씨가 지금은 얼마나 잘생겼고 업무 능력이 얼마나 뛰어난지, 그리고 얼마나 여자들의 시선을 사로잡는지 가서 봐야겠어." 박시준의 입꼬리가 올라갔다."그래요! 그럼, 세연 씨에게 콘서트 표 세 장을 챙겨달라고 얘기할게요.""세 장은 부족하지. 콘서트장에 사람이 얼마나 많이 몰릴 텐데, 경호원 한 명은 데리고 들어가야 해.""시준 씨, 콘서트장에 가면, 현장에서 보안 검사를 철저히 할 거예요.""김세연 씨에게 얘기하기 미안해서 그런 거면
라엘이는 울지도 웃지도 못하는 표정으로 그의 답장을 바라보았다.라엘이는 김세연이 얼마나 자신을 애지중지하는지 느껴졌다.하지만 라엘이는 자기의 감정을 확실히 알고 있었다.김세연이 그녀에게 어떤 남자를 소개해 주든, 그녀의 눈에 차지 않을 것이다.라엘이가 마음을 진정시키려, 휴대폰을 내려놓았다.라엘이는 욕실에 들어가 헤어드라이기를 들고 머리카락을 말리기 시작했다.머리카락을 말리다 보니, 라엘이는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김세연에게 직접적으로 감정을 표현한 다음 김세연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보는 것이다.그는 지금 은퇴를 앞두고 있다. 그가 은퇴하고 나면 그 역시 평범한 일반인이 될 것이고, 그때가 되면, 그가 원한다면 누구든 만나 연애할 수 있을 것이다.머리카락을 다 말리고 난 뒤에도 라엘이는 여전히 머리가 화끈거렸다.라엘이는 헤어드라이어를 정리한 다음, 침실로 걸어가 다시 휴대폰을 들어 김세연에게 “제 남자 친구 될래요?”라고 메시지를 보냈다.메시지를 보낸 후, 라엘이는 손가락이 저릿해, 휴대폰을 침대에 던진 후 두 손으로 얼굴을 감쌌다. 메시지를 본 김세연이 무슨 반응을 보일지 상상이 되지 않았다. 김세연이 어떤 답장을 보낼지는 더더욱 추측하기 어려웠다. "아! 진짜 모르겠어! 아저씨가 다시는 나를 만나주지 않으면 어떡해!" 라엘이가 마구 헝클어진 머리로 방안을 이리저리 서성였다. 움직이면 움직일수록 머리에 열이 올라 화끈거렸다.라엘이가 머리끈으로 머리를 묶은 다음, 조심스럽게 침대로 걸어가 휴대폰을 집어 들었다.라엘이가 눈을 꼭 감은 채 깊게 심호흡하고는 휴대폰을 켰다.김세연은 그녀의 메시지에 답장하지 않았다.라엘이는 얼어붙었다.김세연이 답장을 보내지 않은 건 무슨 의미일까?라엘이가 홍당무처럼 빨개진 얼굴로 계속해서 메시지를 보냈다: 저 진지해요. 아저씨도 여자친구가 없고, 저도 남자친구가 없으니, 시도해 볼 만하잖아요!라엘이는 김세연에게만 이렇게 직설적인 것은 아니었다. 라엘이는 어려서부터 누구에게나 이렇게 직설적인 편이었다.
하지만 이렇게 포기할 생각을 하니, 영 내키지 않았다.T국.샤브샤브 전문점.서은준이 주문한 음식이 식탁에 오르자, 두 사람은 저녁 식사를 시작했다."도련님, 도련님의 아버지는 언제 돌아오신대요?" 수수는 조금만 먹고도 금세 배가 불렀다.수수는 입이 짧아, 평소에 먹는 양이 많지 않았다."아버지께 무슨 볼일이라도 있어?" 서은준이 되물었다.서은준은 아버지가 언제 돌아오시는지 전혀 관심이 없었다.그들이 언제 놀러 나가건, 언제 집에 돌아오건, 그와는 아무 상관 없었다."두 분이 집에 안 계시니까 마음이 너무 편안해서요. 사모님께서 도련님을 몰아세우실까 걱정할 필요도 없고, 무슨 일이 생길까 걱정할 필요도 없잖아요." 수수가 비닐장갑을 끼며 말했다. "도련님, 제가 새우 껍질 벗겨줄게요!""넌 안 먹어?" 서은준은 수수가 수저를 내려놓는 걸 보자, 갑자기 입맛이 없어졌다."전 배불러요." 수수가 웃으며 말했다. "전 입이 짧거든요.""배가 덜 고팠구나?" 서은준이 이죽거렸다. "네 모습 좀 봐, 콩나물 같잖아.""제가 어딜 봐서 콩나물 같다고 그래요. 이렇게 키 큰 콩나물 봤어요?" 수수가 단호하게 말했다. "도련님보다 조금 작을 뿐이에요."실제로 수수는 키가 작은 편이 아니었다.박시준이 키가 크고, 진아연도 작은 편이 아니기 때문에, 부모님으로부터 좋은 유전자를 물려받은 수수는 잘 먹지 않아도 성장에 영향을 받지 않았다.그들과 멀지 않은 테이블에서, 누군가가 수수의 얼굴을 보았다."맙소사! 저기 정말 소름 끼치게 생긴 여자가 있어! 귀신이라도 본 줄 알고 깜짝 놀랐잖아!" 한 짧은 머리의 남자가 놀라 소리쳤다.그러자, 그와 같은 테이블에 있던 다른 사람들이 하나둘 수수를 쳐다보았다.수수의 얼굴에 난 흉측한 흉터를 본 사람들이, 모두 각기 다른 표정으로 혐오감을 드러냈다."저 여자에게 키스할 수 있는 사람?" 갑자기 누군가가 악랄한 게임을 제안했다. "저 여자에게 키스하는 사람에게 200만 원 걸게."몇몇 남자들이 서로의 얼굴을
순식간에 식당 곳곳에 비명이 울려 퍼졌다. 그중에는 구씨 가문 둘째 도련님의 비명도 섞여 있었다.구씨 가문 둘째 도련님의 친구들은 그가 얻어맞는 걸 보자마자, 그들을 향해 달려왔다.그들이 달려오는 걸 본 수수가 곧장 서은준의 곁으로 달려가 그를 붙잡았다: "어서 도망쳐요, 도련님! 저쪽은 사람이 엄청 많아요!"이미 서은준이 구씨 가문의 둘째 아들을 일어나지도 못할 정도로 바닥에 패대기친 뒤였다.수수의 말에, 서은준은 패거리가 있는 곳을 바라보더니, 생각조차 하지 않고 손에 든 의자를 패거리가 있는 곳을 향해 던졌다."어서 가요, 도련님!" 서은준이 의자를 내던지는 모습을 본 수수가 서은준을 식당 밖으로 끌고 나왔다.식당을 나와 한참을 달린 끝에, 수수가 길가에서 택시 한 대를 잡았다.차에 오른 두 사람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도련님, 다친 데는 없어요?" 수수가 서은준의 손을 잡아 올려, 희미한 불빛 아래에서 상처를 확인했다.다행히 서은준의 손은 조금 빨개진 것 외에 눈에 띄는 외상은 없었다."난 괜찮아." 서은준이 손을 거두고 그녀를 바라보았다. "물건은 다 챙겼어?""네, 다 챙겼어요." 수수는 책가방 하나만 들고 나갔고, 식당을 나올 때 가방을 챙겨 나왔다. "그런데 돈을 안 냈어요... 식당 사장님이 분명 경찰에 신고할 거예요."여기에 생각이 미치자, 수수가 곧바로 택시 기사에게 말했다: "기사님, 경찰서로 가 주세요."서은준이 눈썹을 치켜올렸다: "진심이야?""그쪽에서 우리를 신고하는 것보다, 우리가 먼저 자수하는 편이 나아요." 수수가 단호하게 말했다. "먼저 건든 건 그 무뢰한이잖아요. 우린 정당방위였어요. 우린 별일 없을 거예요."서은준: "마음대로 해."수수: "도련님, 그 무뢰한은 보통 사람처럼 보이지 않았어요."서은준: "무서워?"수수가 고개를 저었다: "무섭지 않아요. 이번 일 때문에 도련님이 곤란해질까봐 걱정되어서요. 나중에 도련님의 아버지께서 도련님을 혼내시면 어떡해요?"서은준: "내가 그 사람을
서은준은 사실 그녀 왼쪽 얼굴의 흉터가 일부러 붙인 가면일 거라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물론 변태가 그녀의 왼쪽 뺨에 키스해도 아무 느낌이 없었지만그녀를 괴롭혔다는 사실만큼은 변하지 않았다."도련님,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항상 저를 도와주시는데 제가 어떻게 이 빚을 갚아야 할지 모르겠네요. 오늘도 제가 밥을 사드리기로 했는데 또 사단을 일으켜 너무 죄송해요." 수수는 서은준을 보면서 미안해서 어찌할 바 모르는 모습으로 말을 이었다. "걱정하지 마세요. 만약 아버님께서 여쭤보시면 제가 나서서 설명해 드릴게요.""아버님께서는 너와 얘기하고 싶은 마음이 없다는 걸 몰라?" 서은준은 오히려 그녀를 비웃으며 말을 이었다. "이미 발생한 일은 너무 깊게 생각할 필요 없어. 하늘이 무너져도 내가 있으니 너무 걱정 마."이들은 곧바로 경찰서로 향했고경찰에게 상황을 설명하자 경찰 측 또한 바로 샤브샤브 전문점으로 출동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경찰 측은 구씨 집안 둘째 도련님의 친구를 경찰서로 끌고 왔다."이 사람들이에요! 이 남자가 제 친구를 때려 다치게 했어요! 제 친구는 이미 구급차에 실려갔어요!" 구씨 가문 둘째 도련님의 친구는 서은준과 수수를 보자 언성을 높였다."중상이요? 병원에서 증명이라도 해줘야 진짜인지 아닌지 알죠." 수수는 바로 그에게 반박했다. "저를 먼저 성추행한 건 당신 친구예요. 그래서 제 친구가 때린 거예요!""성추행이요? 하하! 거울도 안 봐요? 제 친구는 그냥 장난 친 것뿐이에요!""제가 못생겼다고 마구 키스해도 되는 거예요? 법이 무섭지도 않나 봐요?""다들 그만하세요. 일단 진술서부터 작성하고 다치신 분은 병원에서 상황을 확인하고 나중에 얘기하죠." 경찰은 급히 나서서 이들을 말리면서 말을 이었다. "저희가 식당의 CCTV도 확보했으니 거짓말하지 않는 게 좋을 거예요.”진술을 마치고 연락처를 남길 때 구씨 집안 둘째 도련님의 친구는 서은준의 신분을 그제야 알게 되었다."저는 또 누군지 싶었는데, 혹시 서씨 가문 사생아 아
어둠침침한 방에는 희미한 불빛과 함께 게임 효과음이 들려왔다."도련님, 왜 아직도 자지 않았어요?" 수수는 의아한 시선으로 침대에 누워 게임을 하고 있는 서은준을 바라보면서 말을 이었다. "오늘 아버님께서 돌아오실 수 있는데...""어젯밤에 돌아왔어." 서은준은 나른한 목소리로 그녀에게 답했다. “그리고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돼. 이미 지나간 일이야.”수수는 그의 말에 믿을 수 없는 듯한 표정을 보이면서 다시 확인했다. “아버님께서 화내지 않으셨어요?”"화를 내든 말든 나와 무슨 상관이야?" 서은준은 담담하고 차가운 말투로 말을 이었다. "배고파. 가서 국수나 끓여줘.""알았어요. 바로 해드릴게요." 수수는 서은준의 이상함을 전혀 눈치채지 못했고침실에서 나와 바로 주방으로 들어가 국수를 끓여줬다.10분 후, 그녀는 뜨거운 국수 한 그릇을 들고 침실로 들어와 국수를 침대 옆 탁자 위에 올려놓고 먼저 말을 건넸다."도련님, 오늘은 왜 방문을 닫지 않으셨어요? 평소 방에 있으시면 방문을 닫지 않았나요?""귀찮아서 닫지 않았어. 가서 일 봐! 나 신경 쓰지 않으셔도 돼." 서은준은 휴대폰을 내려놓고 말을 이었다. "그리고 나갈 때 문 닫아줘!""네." 수수는 그의 말에 방에서 나오면서 문을 닫아줬다.눈 깜짝할 사이에 아침 7시가 되었고수수는 본관 뒤 주방으로 향했다. 평소 이 시간이면 식재료도 이미 구입한 상태여서바로 뒷문을 통해 주방으로 들어갔다.장 아주머니는 그녀를 보자 바로 다가가 물었다. “수수야, 혹시 어제 은준 도련님과 함께 나갔어? 은준 도련님이 구씨 가문 도련님을 때린 것도 너 때문이지? 얼마나 심각한 사태인지 알고 있는 거야?”장 아주머니는 서씨 가문의 입주 가정부이므로 어르신이 언제 돌아왔고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전부 알고 있었다.“어르신께서 돌아오시자 바로 은준 도련님한테 구씨 가문 도련님에게 사과하라고 했지만, 은준 도련님이 죽어도 싫다고 해서 밤새 맞았어. 차마 눈 뜨고 보기 힘들 정도였어! 은준 도련님도 참, 고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