섭정왕의 왕비로 환생하다의 모든 챕터: 챕터 3061 - 챕터 3070

3111 챕터

제3061화

두 사람은 으슥한 숲속으로 자리를 옮긴 뒤 큰 바위 뒤로 돌아 숨어 있었다.그제야 낙현책이 관심 어리게 물었다.“괜찮습니까? 다치진 않았습니까?”심면이 고개를 저었다.“괜찮습니다. 하지만...”낙현책의 팔과 얼굴에 피가 잔뜩 묻어있었다.낙현책은 고개를 숙이고 팔을 힐긋 보더니 은은한 미소를 지었다.“경미한 찰과상일 뿐이니 괜찮습니다.”이내 낙현책은 허리춤에서 검 두 자루를 꺼내 심면에게 한 자루를 건네주었다.“자.”심면은 그 검을 받고 조금 놀랐다.“식심검입니까?”낙현책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청주로 가는 것이 위험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심면도 동행하는 것을 알게 된 후 그는 특별히 이 두 검을 챙겨왔다.이 식심검은 애초부터 심면에게 주려던 검이었다.바로 그때, 숲 앞쪽에 그림자 하나가 나타났다.자세히 살펴보고 심면은 깜짝 놀라고 말았다.“엽순입니다. 어찌 이렇게 빨리 쫓아왔다는 말입니까?”낙현책이 답했다.“통천탑에서 기산에 관한 기록을 본 적 있습니다. 기산은 독으로 뒤덮인 산이라 일반 백성들은 들어올 수 없습니다.”“백독불침인 사람이거나 경공이 뛰어난 자만이 빠르게 산을 드나들 수 있기에 독안개에 중독되지 않을 것입니다.”“보아하니 기산쌍살 중 한 명은 독에 강하고 한 명은 경공에 강하나 봅니다.”그 말을 듣고 심면은 잔뜩 긴장한 채 앞을 바라보았다.“그럼 저희는 어찌합니까? 말도 잃은 터라 저자를 따돌리기도 어려울 것입니다.”낙현책이 주위를 살펴보았다.“살펴보니 홀로 온 듯합니다.”“독에 강한 자는 아직 따라오지 못한 듯합니다.”“날이 밝기 전 힘을 합쳐 상대하면 저자를 처리할 수 있을 것입니다.”이 부근은 황량한 들판이어서 엽순을 따돌리기 어려웠다. 계속 쫓기기보다는 전력을 다해 싸우는 것이 나을 것이다.심면은 손으로 검을 꽉 쥐고 확고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그렇게 하지요.”“하지만 서월의 독 때문에 내공이 아직 회복되지 않아 짐이 될 수도 있습니다.”심면은 해독공법을 배웠기에 시간이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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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62화

낙현책의 몸에서 검은 안개가 솟아 나왔다. 이내 숲속에서 갑자기 광풍이 몰아쳤고 먼지가 날려 눈에 들어올 듯했다.엽순과 서월은 팔을 올려 앞을 막았다.서월은 잔뜩 긴장한 채 주위를 경계하기 시작했다.“제사장족의 사람이오.”엽순은 몰래 주먹을 움켜쥐었다. 서월이 제때 오지 않았다면 낙현책을 이기지 못했을 수도 있다.제사장족에 언제 또 이렇게 대단한 인물이 생긴 것일까?“조심하시오.”“심면만 잡으면 되오. 상황이 심상치 않으면 바로 물러나시오!”엽순이 낮은 소리로 당부했다.서월은 고개를 끄덕이고 멀지 않은 곳에 서있는 심면에게 시선을 돌렸다.엽순이 낙현책에게 공격하자, 서월도 바로 심면을 향해 갔다.두 사람은 낙현책과 시간을 끌지 않고 심면을 잡아가려고 했다.서월이 독침을 뿌리자, 심면은 그대로 쓰러졌다.서월은 싸늘하게 웃으며 빠른 걸음으로 앞으로 걸어가 단번에 심면의 옷깃을 쥐고 그녀를 끌고 가려 했다.그 순간, 심면이 갑자기 고개를 돌려 가루약 한 움큼을 서월의 눈에 뿌렸다.“아!”서월은 아픈 눈을 감싸고 뒷걸음질 쳤다.그녀는 눈을 뜰 수 없었다.심면은 이 기회를 틈타 서월의 독침을 서월의 팔에 찔러 넣었다. 서월은 뒷걸음질 치며 예민한 청각에 의지한 채 심면과 맞붙었다.하지만 앞이 보이지 않으니 결국 열세에 처하고 말았다.심면은 식심검을 들고 거센 공격을 퍼부었고 서월과 두 수 겨룬 후 바로 이겼다.그녀는 검을 휘둘러 서월을 제압했다.엽순과 낙현책도 여러 차례 맞붙었기에 모두 상처를 입었다. 하지만 아무도 우세를 차지하지 못한 듯 했다.이때 심면이 입을 열어 소리쳤다.“엽순! 더 이상 멈추지 않으면 서월을 죽이겠다!”심면은 검을 들고 서월의 목을 바짝 겨누고 있었다.그녀는 조금도 긴장을 늦출 수 없었다.엽순은 손을 멈추고 입가의 피를 닦았다. 그는 서월이 심면에게 잡힌 것이 놀라울 따름이었다.“서월. 적을 과소평가했나 보오.”그가 말을 마치자마자 서월은 갑자기 소매에서 비수를 꺼내어 뒤로 공격했고 심면의 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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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63화

마침 해가 떠올라 나뭇잎 사이로 햇살이 그의 몸에 쏟아졌다.그의 몸을 뒤덮은 검은 안개는 그제야 점점 사라졌다.낙현책은 정신을 차리고 엽순의 목을 내려쳐 기절시켰다.그리고 빠르게 심면의 곁으로 달려가 그녀를 부축했다. 그는 초조한 표정으로 물었다.“어떻습니까? 많이 다친 것입니까? 안색이 창백합니다!”“어서 주위에 있는 의원으로 갑시다!”말을 마치고 낙현책은 옷자락을 베어 심면의 배를 감아 지혈하고 그녀를 업고 의관으로 향하려 했다.하지만 심면은 그를 잡아당기고 허약한 목소리로 말했다.“부근에 의관이 없습니다.”“급소를 다치지 않았으니, 걱정하지 마십시오.”그러나 창백한 심면의 얼굴을 보니, 낙현책은 걱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심면은 쪼그리고 앉아 서월을 바라보았다. 눈이 아직 벌겋게 부어 있어 눈을 뜰 수 없었지만, 여전히 힘껏 엽순을 향해 기어가고 있었다.바닥은 온통 피범벅이었다.“엽순의 목숨을 구하고 싶다면 나의 부모님을 죽이라 명한 자가 누구인지 말하거라!”낙현책은 그 말을 듣고 살짝 멈칫했다.서월은 엽순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아 걱정스러웠다. 하지만 심면이 낙현책에게 그만두라 얘기를 했으니, 아직 살아 있을 것이다.심면은 그들에게서 고용주의 단서를 얻으려고 했다.“알려줄 수 있지만 나와 엽순을 살려줘야 한다.”심면이 응했다.“좋다!”그 후 서월은 품에서 약병 하나를 꺼내 바닥에 던졌다.“피를 멈추는 약이다.”심면이 살아있어야 낙현책이 엽순을 죽이지 않을 것이다.서월에게 있어 심면의 목숨을 지키는 것이 우선이었다.낙현책은 약병을 주워 냄새를 맡고 독이 아닌 것을 확인한 후에야 심면을 부축해 옆에 앉혔다. 그는 그녀의 복부에 약을 발라주었다.비록 남녀가 유별하지만, 죽음 앞에서 그렇게 많은 것을 돌볼 새도 없었다.피를 멈춘 후 낙현책은 주위를 둘러보았다. 오던 길을 생각해 보니 멀지 않은 곳에 초가집이 있는 것 같았다.그는 먼저 심면을 안고 초가집으로 향했다.초가집은 이미 사용하지 않은 지 오래된 듯 먼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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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64화

다시 약을 바르고 싸맨 후 심면은 바로 쓰러져 잠들었다.낙현책도 눈을 뜨기 어려울 정도로 힘들었지만 억지로 참을 수밖에 없었다. 그는 서월이 무슨 수작을 부릴까 봐 계속 지켜보고 있었다.다행히 개울에서 작은 물고기 몇 마리를 잡아 낙현책은 어탕을 끓여 한 그릇씩 나눠 먹고 체력을 조금 회복했다.그러다 어느덧 저녁이 가까워졌다.심면은 어탕을 먹은 후 정신이 많이 맑아졌다.“무엇을 하는 것입니까?”밖에서 불을 피우고 있던 낙현책은 소리를 듣고 얼른 방으로 뛰어 들어갔다.“왜 그럽니까? 상처가 아픈 것입니까?”“심각하면 어서 근처 마을 의관으로 데려다주겠습니다.”심면은 고개를 저었다. 그녀는 낙현책이 아직도 초라한 모습에 몸에는 피까지 묻어있는 것을 보고 물었다.“어찌 약을 쓰지 않습니까?”“약이 부족한 것입니까?”낙현책이 웃으며 답했다.“살가죽이 두꺼워 이 정도 상처에 약을 쓸 필요 없습니다.”“정말 괜찮습니까?”심면은 창백한 얼굴로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괜찮습니다.”“서월은 어디 있습니까?”“옆방에 있습니다. 모셔다드리지요.”낙현책은 얼른 그녀를 부축해 옆방으로 왔다.서월의 눈은 씻은 후 아주 좋아졌다. 비록 조금 붉긴 했지만, 정상적으로 물건을 볼 수 있었다.오른손 손목은 싸매고 있었지만, 여전히 피가 새어 나오고 있었다.그녀의 안색은 심면보다 별로 좋지 않았다.그러나 서월은 여전히 침대 옆에 앉아 쓰러져 있는 엽순만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정말 부부일 줄은 몰랐구나.”심면이 앞으로 걸어와 자리에 앉았다.서월은 고개를 들지 않고 싸늘하게 입을 열었다.“무엇을 묻고 싶어 하는지 알고 있다.”“고용주는 도성 사람이다. 그리고 네가 알고 있는 자다.”“더 알고 싶다면 옆에 있는 사람에게 그 이상한 물건으로 악귀를 없애게 하거라.”서월은 말하며 낙현책을 힐긋 보았다.낙현책이 엽순의 목숨을 손에 쥐고 있으니, 서월은 섣불리 모든 것을 털어놓을 수 없었다.패가 없이 상대와 조건을 논할 순 없다.심면은 이해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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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65화

그러나 밖에는 바람이 불지 않았다.다들 안색이 변했고 경계하며 방 밖을 바라보았다.적막 속에서 낙현책은 숨을 죽인 채 집중하여 듣고 있었다. 그는 갑자기 눈살을 찌푸리고 굳은 표정을 지었다.“누군가 포위하고 있습니다.”“적어도 백 명은 됩니다.”발소리는 없었지만, 나뭇가지와 나뭇잎을 스쳐 지나는 경공의 소리는 분명했다.서월은 걱정스러운 기색을 보였다.“아마도 파살문일 것이다.”“줄곧 우리를 노리고 있었다. 우리가 졌다는 것을 알고 어부지리를 누리려는 것이다.”그 말을 듣고 낙현책은 식골검을 들고 바로 적을 맞이하려 했다.심면이 다급히 그를 붙잡았다.“가지 마십시오!”엽순과의 싸움으로 낙현책은 이미 기진맥진했다. 다시 밖에 있는 사람들을 상대하면 분명 질 것이다.밖에서 사람들이 포위하는 소리를 들었지만 바로 공격하지 않은 것을 보고 심면은 재빨리 머리를 굴렸다.그녀는 이내 서월을 바라보았다.“엽순의 목숨을 지키고 싶으면 낙현책을 청주까지 호송하거라.”서월은 깜짝 놀랐다. 그녀는 심면의 뜻을 바로 알아차리지 못했다.낙현책도 이해를 못 한 듯 심면의 손을 덥석 잡았다.“무슨 뜻입니까? 홀로 어쩌려는 것입니까?”심면은 오히려 그의 손을 잡았다.“목숨을 걸고 나를 구해줘서 고맙습니다.”“하지만 적은 너무 많고 우린 상처까지 입었습니다. 더 이상 당신의 짐이 될 수 없습니다.”“정말 파살문이라면 그렇게 빨리 나를 죽이지 않을 것입니다. 꼭 방법을 생각하여 시간을 끌 테니 청주로 돌아가 도움을 청하십시오.”“그리고 다시 구해주십시오.”하지만 낙현책은 여전히 단호하게 말했다.“그들과 함께 가려는 것이면 나도 함께 갈 것이오!”말을 마치고 낙현책은 고개를 돌려 서월을 바라보았다.“엽순은 보통 사람일 뿐이다. 그는 몸속의 악귀를 통제할 수 없다. 정신을 차리면 계속 발작을 일으킬 것이다.”“엽순을 살리고 싶으면 청주로 가서 부 태사를 찾거라.”“만약 내가 죽더라도 부 태사는 엽순을 구할 방법을 생각해 낼 것이다.”심면이 다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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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66화

심면의 말을 듣고 흉터가 있는 남자는 안색이 바뀌었고 못내 속으로 고민이 많아졌다.여제의 의자가 된 것으로 보아 실력은 절대 의심할 여지가 없을 것이다. 실력은 둘째치고 신분만 보아도 미움을 살 수 있을지 그들이 고민하게 했다.흉터가 있는 남자가 냉소를 지었다.“지금 겁을 주는 것이냐?”“네가 그렇게 말하면 믿을 것이라 생각하느냐?”심면은 옅은 미소를 지었다.“믿거나 말거나 네 선택이다. 못 믿으면 어디 시도라도 해보거라.”심면의 당당한 모습에 흉터가 있는 남자는 쉽게 손을 쓸 수 없었다.백여 명의 사람들이 그들을 포위하고 있는데, 두 사람은 조금도 당황하지 않고 여유로운 모습이었다. 보아하니 믿는 구석이 있는 것이 틀림없었다.“다들 이곳에서 죽으면, 명성을 얻긴커녕 더 이상 파살문을 찾는 사람도 없을 것이다.”그 말을 듣고 흉터가 있는 남자는 미간을 더욱 찌푸렸다.심면은 계속 말을 이었다.“나와 나의 부모님을 죽이려는 사람이 누구인지 알려준다면 당신들의 장사를 위하여 죽을 것이다.”상대의 눈빛이 반짝였다.그는 의아하게 심면을 보며 의심스러운 말투로 물었다.“정녕 죽으려는 것이냐?”심면의 눈빛은 차갑고 살기를 띠고 있었다.“부모님이 그자의 명을 받은 자객의 손에 죽었다는 것을 방금 알게 되었다.”“나는 죽을 수 있다. 하지만 죽기 전 반드시 고용주가 누구인지, 내 원수가 누구인지 알아야 한다.”“원수가 누구인지 알려주면 내 목숨을 너희에게 줄 것이다.”말을 마치고 심면은 고개를 돌려 낙현책을 바라보았다.“내가 죽으면 이 소년이 나를 대신하여 부모님의 원수를 갚을 것이다.”그녀의 단호한 눈빛을 보고 낙현책은 괜히 마음을 졸였다.그는 심면이 정말 그럴 셈일까 봐 걱정되었다.상대는 그녀의 말을 듣고 반신반의했다. 심면 부모님의 목숨을 앗으려는 것도 같은 사람이었다. 하지만 그들을 죽인 것은 기산쌍살이다.고용주의 신분을 알리는 것도 그가 결정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상대가 망설이자, 낙현책은 날카로운 눈빛으로 손끝에 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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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67화

두 사람은 아주 태연자약했다.상대도 그 모습에 두려움을 느껴 손을 쓰지 않았고 일단 파살문으로 데리고 가는 것이 타당하다고 생각했다.숲에는 많은 말이 묶여 있었다. 하지만 흉터가 있는 남자는 두 사람이 도망갈까 봐 특별히 사람을 시켜 마차 한 대를 마련했다.심면과 낙현책은 함께 마차에 올랐다.파살문 사람은 말에 올라 마차를 앞뒤로 에워싸고 파살문으로 향했다.마차에 오르자, 심면은 힘에 부쳐 낙현책의 어깨에 쓰러졌다.낙현책은 다급히 그녀를 부축하고 걱정스럽게 이마에 맺힌 식은땀을 닦아주었다.“괜찮소?”심면은 고개를 끄덕였다.“괜찮습니다. 조금 자고 싶습니다.”“자시오. 내가 지키고 있겠소.”방금 애써 버티면서 파살문을 상대하다 보니 그녀는 더 이상 버틸 수 없었다. 상처의 통증으로 그녀의 안색은 창백했다.파살문이 물러선 후 서월은 굳은 표정으로 천천히 방 밖으로 나가 주위를 둘러보았다.그리고 몸을 돌려 침대 옆으로 다가와 말했다.“우리도 가야 하오!”엽순의 몸에는 때때로 검은 안개가 뿜어져 나와 그녀의 마음을 불안하게 했다.지금 상황에 될수록 빨리 청주로 가서 부 태사를 찾아 심면을 구해야 엽순을 구할 수 있다.어느새 날이 밝았다.심면은 낙현책의 품에 안겨 한참 잠들어 있었다. 그렇게 자고 깨어난 후 몸 상태도 많이 나아졌다.흉터가 있는 남자는 음식과 물을 갖고 와 입을 열었다.“길을 재촉해야 하니 객사에 묵지 않겠다. 가능한 한 신선한 음식을 구할 테니 일단 때우거라.”파살문으로 돌아가는 도중 많은 마을을 거쳐야 하므로 상대는 심면과 낙현책이 길에서 소란을 일으켜 일을 망칠까 봐 걱정했다. 그러므로 두 사람을 대하는 상대의 태도는 좋은 편이었다.며칠 동안 앞으로 나아가 드디어 파살문에 도착하였다.파살문에 도착한 심면은 깜짝 놀랐다. 파살문은 심면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규모가 크고 부하들도 많았다.돈이 아닌 명성을 추구하는 자객 문파가 어떻게 이렇게 큰 규모로 발전했는지 의아할 따름이었다.이렇게 큰 문파는 많은 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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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68화

심면은 비록 의심스러웠지만 너무 깊이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그녀는 바로 검을 뽑아 적을 상대했다.낙현책이 손끝에 부적을 쥐자, 순간 광풍이 불어왔고 주위가 온통 먼지와 나뭇잎으로 뒤덮였다. 다들 손을 들어 올려 먼지를 막으려 했다.낙현책은 이 기회를 틈타 검을 뽑아 적을 휩쓸었다. 며칠 동안 마차에서 지내며 그에게 휴식할 시간을 주었다. 지금 그는 이미 대부분 실력을 회복했다.흉터가 있는 남자가 그 상황을 보고 저도 몰래 설득을 시작했다.“두목, 기산쌍살도 저들에게 졌습니다. 소년의 신분이 진짜인 듯하니 이렇게 싸우다가 양쪽 모두 다치는 꼴 아닙니까?”“심면이 원하는 것을 알려주고 죽이면 부하들의 죽음도 막을 수 있습니다.”하지만 우두머리의 태도는 단호했고 싸늘한 눈빛으로 답했다.“만약 고용주의 신분을 알려주면 저 소년은 반드시 원한을 품고 복수를 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파살문이 더 이상 이득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냐?”“둘 중 누구를 놓아주든 큰 골칫거리가 될 것이다.”“차라리 깨끗이 처리하면 아무도 이 일을 모를 것이다!”흉터가 있는 남자는 말문을 잃고 명을 따를 수밖에 없었다.두 사람은 이미 겹겹이 포위되었다. 심면은 최선을 다해 적을 공격하고 있었지만, 상처가 있으니 결국 상대가 되지 않았다.낙현책은 적을 상대하며 심면을 지키고 있었다.싸우는 도중 심면은 복부의 상처가 찢어져 통증으로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했다. 낙현책은 한 손으로 그녀의 어깨를 감싸고 검을 휘둘렀다. 검이 닿는 곳마다 온통 피바다였다.“홀로 도망갈 방법을 생각하십시오. 절대 당신을 연루시킬 수 없습니다.”심면은 낙현책을 이곳으로 오게 한 일을 후회했다.“안 되오. 가려거든 함께 가야 하오!”“조금만 버티시오. 함께 이곳에서 떠날 것이오!”낙현책의 눈빛에는 살기가 가득했고 이마에는 핏줄이 불끈 솟아올랐다. 그는 전력을 다해, 이곳을 떠나려 공격을 퍼부었다.어두운 밤 파살문은 피바다가 되었고 살기를 내뿜고 있었다.두 사람은 겹겹이 포위당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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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69화

“현책!”심면은 애타게 울부짖었지만, 낙현책이 점점 멀어지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그러다 결국 인파에 묻혔다.낙현책은 심면이 날아가는 것을 보고 분명 살아남을 기회가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식골검을 들어 올려 계속 적을 상대했다. 그가 시간을 조금이라도 더 끌면 심면이 살아남을 기회도 많아질 것이다.하지만 낙현책은 자신을 과대평가했다. 검에 어깨를 찔리자 낙현책은 힘을 잃었다.그가 쓰러지려는 순간 갑자기 강한 바람이 불어와 주위에 있던 사람들을 뒤로 물러서게 했다.심지어 누군가 날아가기까지 했다.낙현책은 바닥에 무릎을 꿇고 의문스럽게 고개를 들었다.하늘에는 귀신들이 가득했고 음기와 한기가 파살문을 뒤덮었다.낙현책은 두 눈을 의심했다. 이건...이내 앞에서 살기를 띠고 있는 목소리가 들려왔다.“감히 제사장족 사람을 건드리다니 죽고 싶은가 보구나!”달빛 아래에서 유생이 검을 들고 날아왔다.그녀의 뒤에는 제사장족 제자들이 있었다.유생은 피로 물든 낙현책의 모습을 보고 살기를 내뿜으며 매섭게 명을 내렸다.“죽이거라!”낙현책의 입가에는 안도의 웃음이 드러났다. 보아하니 심면도 안전할 것이다.그는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쓰러졌다.심면의 얼굴은 창백했고 핏기가 사라졌다. 그녀는 흐릿한 시선으로 비틀거리며 낙현책을 향해 달려갔다.그녀는 행여나 혼전 중 그가 다치거나 죽을까 봐 꼭 껴안았다.하지만 그녀도 점점 의식을 잃기 시작했다.귓가에는 싸우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제사장족 제자들뿐만 아니라 현학서원 사람들도 왔다.그러나 여전히 파살문 인원수보다 한참 부족했다.다들 최선을 다해 싸우고 있었다.파살문 우두머리는 쓰러진 심면과 낙현책을 보고 조용히 두 사람 곁으로 달려갔다.그는 두 사람의 검을 빼앗고 세게 심면과 낙현책을 향해 칼을 찔렀다.가장 가까운 곳에 있던 강소풍이 그 모습을 보고 몸을 날려 돌진하여 장창으로 상대의 검을 뿌리쳤다.정신을 차린 후 파살문 우두머리는 다시 검을 뽑아 들고 강소풍과 싸우기 시작했다.“어디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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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70화

그들이 안전한 곳에 도착하자 뒤에서 찢을 듯한 굉음이 들려왔다.다들 고개를 돌렸다. 파살문 상공에서 번개가 치고 천둥이 치고 있는 것이 보였다. 천둥과 번개는 끊임없이 바닥을 쪼개고 있었고 땅에는 불길이 솟아났다.곳곳에서 울부짖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비록 다들 제사장족에 대해 알고 있었지만, 이런 모습을 직접 보고 나니 여전히 충격적이었다.“제사장족이 이렇게 강하다니...”누군가 감탄을 금치 못했다.밤새 번개가 치더니 날이 거의 밝을 때가 되어서야 멈추었다.파살문은 거의 하룻밤 만에 멸문되었다.큰 문제를 일으키지 않기 위해 제사장족은 일찌감치 파살문을 떠났다.그들 일행을 제외하고 파살문이 어떻게 멸문된 것인지 아무도 모른다.그러나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여 유생은 파살문 사람을 한 명 잡아두었다.심면이 죽을 뻔한 일은 그녀를 겨냥한 것인지 현학서원 전체를 겨냥한 것인지 알 수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배후에 있는 자를 알아내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다들 인근 마을의 객사에서 묵었다.청주에서 이미 사람을 보냈기에 그들은 제자리에서 기다리기만 하면 된다.심면과 낙현책은 중상을 입고 기진맥진하여 이틀간 의관에서 지내다 겨우 목숨을 건졌다.심면은 깨어나자마자 다급히 낙현책을 찾으러 방으로 달려갔다. 하지만 낙현책이 깨어나지 않을 것을 보고 애가 타서 의원에게 물었다.의원이 설명했다.“급소를 다치지 않았습니다. 다만 힘을 소진하여 며칠 쓰러져 잘 수도 있습니다. 생명에는 지장이 없습니다.”그 말을 듣고서야 심면은 마음을 놓았다.그녀는 침대 옆을 지키며 낙현책의 손을 꼭 잡았다. 머릿속에는 낙현책이 그녀를 밀어내는 그 모습이 끊임없이 떠올라 그녀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그녀는 낙현책의 손을 안고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그러다 뒤에서 발소리가 들려왔고 유생의 목소리도 들려왔다.“낙현책은 괜찮으니, 걱정하지 말거라.”“누군가가 너를 급히 만나려 한다.”심면이 물었다.“누구입니까?”“파살문 사람이다. 얼굴에 흉터가 있는 남자였다. 너와 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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