섭정왕의 왕비로 환생하다의 모든 챕터: 챕터 101 - 챕터 110

3111 챕터

제101화

—점심 식사를 마치고 낙청연은 등 어멈을 데리고 외출했고 지초는 저택에 남았다.“왕비 마마, 낙태부의 생신 선물을 고르시는 것이라면 너무 초라해서는 아니 됩니다. 천진각(天珍閣)에 가 보시는 게 어떻습니까? 왕부의 장부에 적으면 됩니다.”“아니다. 내가 드릴 선물인데 부진환의 돈을 써서는 아니 되지.”그녀는 이 일로 다른 사람들의 이야깃거리가 되고 싶지 않았다.“우선 태부부에 가보자꾸나.”만약 태부부에 지독한 것이 붙었으면 그것을 해결하는 것이 천진각에서 산 선물보다 훨씬 더 값졌다.활기 넘치는 시가를 지나 조용한 서계길(徐溪街)에 도착한 그들은 기백 넘치는 태부부를 단번에 알아봤다.낙청연의 아버지는 때마침 태부부의 문 앞에 서 있었고 그의 뒤에는 도포(道袍)를 입은 도사 한 명이 서 있었다.“한번 시도해보려무나. 절대 사기꾼이 아니다. 저택에서 이상한 일들이 자꾸만 일어난다면 진짜 사악한 무언가가 집 안에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낙해평은 구구절절 얘기하면서 상대를 설득하려 했다.문가에 단정하게 서 있는 부인은 온몸으로 거센 기운을 내뿜으면서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승상 대감, 이만 돌아가시지요. 이것은 저희 집안일입니다. 승상 대감이랑은 상관없는 일이지요. 저희 아버지께서는 승상 대감이 찾아오는 것을 반가워하지 않으시니 굳이 여기서 큰 소리로 싸우는 일 없었으면 좋겠습니다.”그 사람은 다름 아닌 낙운희의 어머니이자 낙태부의 독녀인 낙용(洛榕)이었다.“난 정말 다른 뜻이 없다. 그저 저택에서 일어난 이상한 일을 해결하고 싶은 것뿐이란다. 이런 일은 나도 경험해 본 적이 있으니 한 번만 믿어다오.”낙해평은 몹시 다급했는지 낙용이 문을 닫기라도 할까 봐 손으로 문을 잡고 있었다.낙청연은 자신의 위엄 넘치던 승상인 아버지가 이토록 비참하게 자세를 낮추면서까지 간곡히 부탁하는 모습을 처음 봤다.낙용은 짜증 난 얼굴로 대꾸했다.“승상 대감, 본인 집안일에나 신경 쓰세요. 저희 태부부의 일에는 관여하지 마시고요.”그 말을 끝으로 낙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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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2화

“내 체면은 생각하지 않는 것이냐? 그렇게 내 체면을 구겼으면서 아직도 부족한 것이냐?”원망스러운 어조는 마치 날카로운 칼날처럼 낙청연의 심장을 파고들었다.익숙했고 이미 습관이 됐다고 생각했지만 낙청연은 여전히 마음이 아팠다,마치 진짜 낙청연이 되어 그녀의 모든 감정과 아픔을 겪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하지만 아픔은 잠시뿐이었다.낙해평에게 있어 낙청연은 자신의 체면을 구기게 하는 존재였다.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딸이라면 그녀도 미련을 둘 필요가 없었다.게다가 낙해평은 원래도 홀로 고독하게 살 관상이었고 자녀의 연이 없는 사람이었다.낙해평이 떠나고 그의 쓸쓸한 뒷모습을 바라보던 낙청연은 위엄과 기개가 넘쳐흐르는 태부부로 시선을 돌렸다.낙청연의 눈동자에 서늘한 기운이 감돌았다.그녀는 반드시 생신 잔치에 참여할 생각이었다.그는 고개를 들어 태부부의 상공을 바라봤다. 확실히 음기가 있었으나 많지는 않았고 보아낼 수 있는 것도 별로 없었다.우선은 태부부 주위를 한 바퀴 둘러볼 셈이었다.“등 어멈, 최근 태부부에 어떤 이상한 일이 있었는지 알아보거라.”“알겠습니다.”등 어멈이 떠나고 난 뒤 낙청연은 소매 안에서 나침반을 꺼내 앞으로 걸었다.태부부의 뒷문 쪽에 도착해보니 하인들이 검은색의 나무 상자를 들고 뒷문으로 들어가는 모습이 보였다. 상자는 부적으로 봉인되어 있었고 부적 아래에는 영원당(靈元堂)이라는 글이 적혀 있었는데 그곳은 장례식을 도와주는 점포였다.뒤이어 낙용이 뒷문 쪽에서 모습을 드러냈다.“물건은 다 준비됐겠지?”“준비 마쳤습니다, 부인!”낙용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근심 가득한 표정으로 말했다.“운희는 왜 아직도 오지 않은 것이냐? 얼른 사람을 보내 데려오너라!”“알겠사옵니다.”낙청연은 눈을 가늘게 뜨더니 나침반의 움직임을 느끼며 상자 안에 무엇이 들어있을지 짐작했다.음기가 아주 강한 물건이었다.낙청연은 몸을 돌려 자리를 떴고 길가의 찻집에 앉아서 등 어멈을 기다렸다.얼마 지나지 않아 등 어멈이 돌아왔고 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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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3화

“영원당.”영원당은 장례식을 돕는 점포가 들어선 거리에 위치해 있었다. 그곳을 찾는 사람들은 보통 집안의 사람이거나 큰 집안의 종복이었다.낙청연은 자신의 옷차림이 비교적 눈에 띈다고 생각해 등 어멈과 함께 무명옷으로 갈아입고 얼굴을 면사포로 가린 채 그곳으로 향했다.그들은 대량의 종이 인형들이 쌓여있는 점포로 들어갔다.구석 쪽에는 종이 인형 뒤로 빨간색의 나무 의자가 흔들거리면서 삐걱거리는 소리를 내고 있었고 누군가 그 위에 누워있었다.뒤이어 음산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손님께서는 쉬고 가시렵니까? 아니면 점포에 하룻밤 묵고 가시렵니까?”그 말에 낙청연은 저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렸다.“쉬다니 뭘…”등 어멈도 당황스러운 얼굴이었다. 그들이 찾은 곳은 객사가 아니었다.낙청연은 등 어멈의 팔을 잡으면서 미소 띤 얼굴로 붉은 의자에 앉은 사람을 향해 말했다.“농담이 과하십니다. 이 점포에 묵는다고 하면 관에서 잠을 자겠습니까?”흔들리던 붉은 의자가 돌연 멈췄고 그 순간 공기가 얼어붙은 듯했다.밖에서 바람이 불어와 점포 안의 종이 인형들이 소리를 냈는데 마치 음산한 웃음소리처럼 들렸다.등 어멈은 저도 모르게 온몸이 오싹했다.그곳은 아주 으스스한 곳이었다.“주인장?”낙청연은 다시 한번 불렀고 그러자 의자에 앉아있던 사람은 마치 금방 깨어난 사람처럼 눈을 비비면서 일어났다.“죄송합니다. 잠이 들었군요. 오래 기다리지는 않으셨겠죠?”낙청연은 고개를 저었다. 눈앞의 주인장을 보니 온몸에 검은 기운이 감돌고 있었다.“주인장, 저는 태부부의 사람입니다. 오늘 여기서 가져간 물건이 있는데 부인께서 수량이 맞지 않는다고 저더러 주인장과 다시 한번 확인해 보라고 하셨습니다.”낙청연의 말에 주인장은 미간을 찌푸렸다.“수량이 맞지 않는다니요? 그럴 리가요. 모두 제가 직접 넣은 것입니다.”그 말과 함께 주인장은 장부를 꺼내 뒤져봤고 자세히 살펴보면서 중얼거렸다.“수량은 정확한데…”낙청연은 재빨리 그 장부를 곁눈질했고 초혼번(招魂幡)이라는 글자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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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화

등 어멈이 종이 인형 앞에 서기도 전에 누군가 벌떡 몸을 일으켰고 그 위에 쌓여있던 종이 인형들이 우수수 바닥으로 떨어졌다.등 어멈은 깜짝 놀랐다.그리고 그 사람이 낙청연이라는 것을 확인한 순간, 등 어멈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왕비 마마, 괜찮으십니까?”낙청연은 손뼉을 치더니 옷매무새를 정리했다.“내가 괜찮지 않을 게 뭐가 있느냐?”낙청연은 고개를 돌려 바닥에 쓰러진 주인장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등 어멈과 함께 힘들게 그를 꺼냈다.주인장은 혼절한 상태였는데 이마에는 붉게 부어오른 흔적과 그 위에 남겨진 각종 부문이 보였다.그것은 천명 나침반이 남긴 흔적이었다.낙청연은 계산대로 가서 그의 장부를 뒤적이면서 세세히 내용을 살폈다.초혼번, 인혼등(引魂燈), 제혈반(祭血盤), 생진부(生辰符)…수량이 적지 않았다.이 물건들은 혼을 불러들이는 데 쓰이는 것이었다.태부부에 귀신이 있다는 소문이 돌고 있었으니, 어쩌면 그들이 혼을 부른 걸지도 몰랐다.사악한 것을 물리치려 한 것이라면 이런 것들을 써서는 절대 안 됐다.바로 그때, 주인장은 정신을 차렸고 얼굴이 창백해서는 아직도 당황스러운 기색이 역력했다. 그는 종이 인형들이 어지럽게 놓여 있는 모습을 보고 조금 전 어떤 일이 있었는지 대충 짐작할 수 있었다.“이렇게 많은 초혼번이라니, 미쳤느냐? 규칙대로 하지 않으면 화를 당하게 될 것이다.”낙청연은 장부를 덮으면서 고개를 돌려 주인장을 바라봤다.주인장은 깜짝 놀라더니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낙청연을 바라봤다.“당신은 대체 누구십니까?”“너랑은 상관없는 일이다. 네가 건드린 그것은 내가 해결해줬다. 그러니 태부부의 일에 관해 솔직히 얘기해보거라.”낙청연은 평온한 얼굴로 그를 바라봤다.주인장은 미간을 잔뜩 좁힌 채로 한참을 망설이다가 어렵게 입을 열었다.“저는 그저 돈을 받고 일하는 것뿐입니다. 혼을 불러들이는 것은 그들이 원한 일이지요. 이 일을 밖에 알리지 않는 걸 조건으로 거액의 은자를 받았는데…”’하지만 오늘 그는 큰일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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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5화

낙청연은 미간을 구겼다.일찍 잃은 아들이 보고 싶은 거라면 왜 몇십 년이 지난 지금에야 혼을 불러들이려는 것일까?이상한 점이 한두 개가 아니었다.주인장도 알고 있는 게 많지 않았고 그저 물건을 마련하고 돈을 받는 것만 책임지고 있었다. 금전을 탐해서 이처럼 무모한 짓을 벌이다가 화를 자초한 것이었다.그는 낙청연이 자신의 골칫거리를 해결해 준 것이 고마워 그 자리에서 그녀에게 은자 오백 냥을 건넸다.낙청연은 돈을 받는 순간 어쩌면 진짜 이 재주로 먹고살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섭정왕부에서 매일 고생하고 화나는 일들을 당하는 것보다 이편이 훨씬 나을지도 몰랐다.그 생각이 들자 그녀는 태부부의 문제를 꼭 해결하겠다고 굳게 마음을 먹었다.태부부는 명성이 자자했으니, 태부부의 문제를 해결한다면 다른 큰 집안에서도 자신의 저택에서 벌어지는 이상한 일들을 그녀에게 해결해달라고 부탁할지도 몰랐다. 이참에 명성을 얻어 이 재주로 돈을 제대로 벌어볼 셈이었다.영원당에서 나온 낙청연은 여전히 그 일을 생각하고 있었다.등 어멈이 물었다.“왕비 마마, 태부부의 일을 어떻게 해결하실지 생각해보셨습니까?”낙청연은 깊이 고민하면서 중얼거리며 대꾸했다.“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낙태부의 바람을 이뤄줘야 하는데…”그들은 귀신을 내쫓는 게 아니라 영혼을 불러들이려 했고, 그것은 자연의 이치에 어긋나는 일이었다.그리고 그녀도 그들을 위해 무언가를 불러들일 수는 없었다.“등 어멈, 등 어멈은 섭정왕부에서 오래 지냈을 텐데 낙태부가 일찍이 아들을 잃었다는 얘기를 들어본 적이 있느냐?”등 어멈은 잠시 생각하다가 고개를 끄덕였다.“들어본 적 있습니다. 당시 낙태부의 집안에 큰불이 일었는데 부인과 아들을 잃고 그들과 관련된 물건들까지 전부 잃었다고 하더군요. 낙태부께서는 그 일이 가장 큰 유감이라고 하셨습니다. 자신의 부인과 아들이 어떻게 생겼는지조차 기억이 나지 않는다더군요. 그래서 2년 전 유명한 화공을 불러 낙태부의 마음속에 있는 부인과 아들의 모습을 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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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6화

등 어멈은 따라오면서 안색이 확 달라졌다. “왕비, 운희 낭자가 설마……”낙청연은 생각할 겨를도 없이 바로 청루 후원에 쳐들어갔다. “어서 사람을 찾아!”후원 방안에서.낙운희는 보따리를 메고 남자의 팔을 잡고 말했다. “저를 데리고 떠나주십시오! 우리 가족들은 전부 미쳤습니다, 저를 데리고 떠나지 않으면 저는 죽을 겁니다!”서송원은 난감한 표정으로 말했다: “하지만, 이건 매우 중요한 일이다. 내가 만약 너를 데리고 떠나면, 이것은……바로 사분(私奔)이다!”“다른 방법이 없습니다, 원 오라버니, 저랑 함께 있고 싶지 않으십니까? 저도 원하는데 뭘 더 생각하십니까?’ 낙운희는 살짝 화가 났다.서송원은 이마를 찌푸리고 이를 악물더니 말했다: “그래, 우리 떠나자 꾸나!”두 사람은 문을 열더니, 보따리를 메고 손을 잡더니 밖으로 도망갔다.낙청연과 등 어멈이 정원에 들어서자, 때마침 웬 낯선 남자가 낙운희의 손을 잡고 있는 것을 보았다.네 사람의 눈동자가 마주치는 순간 낙운희의 안색은 확 달라졌다.낙청연은 손을 들더니 바로 그 남자를 향해 주먹을 날렸다: “그녀의 손을 놓지 못하느냐!”서송원은 어리둥절해졌다. 그는 낙운희의 가족이 찾아온 줄 알고 감히 반격을 하지 못했다. 그는 낙청연의 손바닥에 뒤로 밀려났다.낙청연은 이 틈을 타 낙운희의 손을 잡고 바로 밖으로 도망갔다.그들은 골목길을 빠져나갈 때까지 줄곧 달렸다. 낙운희는 빈번히 고개를 돌려 뒤를 바라보곤 했다. 그녀는 화가 나서 욕을 퍼부었다: “낙청연, 너 제정신인 거냐!”“웬 간섭 질이냐! 내 앞에서 꺼지지 못하느냐!”낙운희는 화가 나서 낙청연을 밀어 버렸다. 낙청은 한 발 뒤로 밀려나더니 말했다: “네가 제정신이 아닌 것 같구나, 나 방금 너를 구해 준 것이야!”“누구 구해달라고 했냐! 그 남자랑 원래 아는 사이였어! 너 이게 무슨 소란을 피우는 게야!”낙운희의 도피계획이 실패하자, 그녀는 낙청연에게 분풀이하는 것이었다.이때, 그 남자도 급히 쫓아와서 어찌할 바를 몰라 하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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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화

”지금 나를 어디로 데리고 가는 것이냐? 낙청연, 쓸데없이 남의 일에 참견하지 말거라!” 그녀는 낙청연이 어찌 알고 청루로 찾아왔는지 알 수가 없었다.낙청연을 만난 것은 참으로 재수 없는 일이다!낙청연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를 데리고 태부부의 방향으로 가고 있었다.눈치챈 낙운희는 또다시 죽을힘을 다해 발악하고 있었다. “이거 놔! 돌아가지 않을 것이다!”낙청연은 분노하여 질책했다: “멀쩡한 대갓집 규수(大家閨秀)가 집을 놔두고 어찌 외간 남자랑 도망을 가려고 한단 말이냐? 넌 체면 따위는 필요 없단 말이냐?!”낙운희는 즉시 반박했다: “원 오라버니는 외간 남자가 아니란 말이다! 그는 강호에서 유명한 협객이다! 낙청연, 네 입을 함부로 놀리지 말거라!”“또한, 체면? 체면을 말하면 누가 감히 너랑 비교가 되겠느냐? 그럼 네가 대신 혼인을 치른 것도 아주 체면이 서는 일이란 말이냐?”낙운희의 어투는 날카로웠다.하지만 낙청연에게는 일상이 되었다.그녀는 낙운희의 손을 놓지 않았고 강경한 태도로 말했다: “네가 어떻게 말하든 나는 상관없다. 하지만 오늘 반드시 너를 집으로 데려 갈 것이다! 서송원이란 자는 좋은 사람이 아니다!”“너!” 낙운희는 집으로 간다는 말에 더욱 저항하였다. 그녀는 죽을힘을 다해서 발악하고 있었다.결국 낙청연과 등 어멈 두 사람이 그녀를 억지로 부축하여 데려갔다.사분 같은 이런 일은 명성을 순식간에 잃게 하므로 낙청연은 후문으로 들어갔다.먼저 단독으로 가서 문을 두드리고 문을 열어주는 하인에게 낙부인을 만나 뵙겠다는 청을 드렸다.잠깐 후, 낙용(洛榕)이 나왔다.낙용은 어려서부터 무예를 익혀서 일개 여류라고는 하지만 기세가 압도적이다.“부인.” 낙청연은 몸을 살짝 기울여 예를 행했다.낙용은 그녀를 훑어보더니 눈썹을 찡그리더니 말했다: “낙청연?”“예, 부인께서 저를 알아보시다니요.” 낙청연은 온하하게 웃었다.하지만 낙용의 태도는 아주 차가웠다: “네 아버지가 보냈느냐? 어허, 너를 보내서 무슨 소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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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8화

“그것들은 당신들이 보고 싶은 사람을 불러오지 못합니다. 단지 무궁무진한 고통을 가져다주고, 심지어 재앙까지 불러옵니다.”이 말을 듣던 그 순간, 낙용은 발걸음을 멈추더니, 온몸이 굳어져 버렸다.낙용은 제자리에 한창 멈춰 있더니 몸을 돌렸다.그녀는 날카로운 눈빛으로 낙청연을 뚫어져라 쳐다보며 말했다: “네가 우리 집 일을 캐고 다니는 거냐? 허허, 내가 너의 수단을 너무 만만하게 봤구나!”그렇게나 은밀한 일을, 태부부에도 거의 아는 사람이 없는데 낙청연이 어찌 알고 있는 걸까!과연, 대신 혼인도 마다하지 않는 사람인지라 수단도 보통이 아니다!뚱뚱하고 건장하며 멍청해 보이는 외모 뒤에 숨은 마음은, 매우 영리했다.낙청연은 입가에 의미심장한 웃음기를 띠더니 말했다: “제가 좀 알아봤습니다만, 악의는 없습니다.”“낙부인, 혹시 그런 생각을 해 보신 적이 있으십니까? 만나고자 하는 분은 이미 돌아가신지 수십년이 되었는데 만약 그분의 몸에 업보가 없으시다면 벌써 윤회하여 환생했을 것이라는 생각 말입니다. 이 세상에 아직도 남아 있을 리가 없지 않습니까?”낙청연의 질문에 낙용은 말문이 막혔다.그녀는 미간을 찌푸리더니 눈에는 슬며시 파도가 일어났고 몹시 놀랐다.그렇다, 몇십 년이란 세월이 흘렀다.벌써 윤회하여 환생하였을 것이다……하지만 그들은 여전히 애타게 혼을 부르고 있었다, 무엇을 불러올 수 있겠는가?“낙부인, 이 일이 아니어도, 낙운희에 대해서 한마디하고 싶습니다. 낙부인께서는 제가 오늘 그녀를 어디서 찾았는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낙용의 눈동자는 그녀를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그 매서운 눈빛은 낙쳥연의 속셈을 알아내고야 말겠다고 말하는 것 같았다.하지만 낙청연은 시종일관 얼굴에 우호적인 웃음을 짓고 있었다. 낙용은 도저히 속내를 알 수가 없었다.“날이 어두워졌습니다. 이곳에서 섭정왕부까지 가려면 거리를 세 개나 지나야 하는데, 당당한 태부부가 손님을 대하는 도리는 설마 저를 강제로 쫓아내는 것은 아니시겠지요?”낙청연의 기어코 남고자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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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화

낙청연은 침착하게 앞으로 다가갔다. 그녀는 촛불을 찾아 방안을 환하게 밝혔다.큰 정원에는 한 줄기의 불빛밖에 없었다.어두움 속에서 타오르는 한 줄기의 불빛은, 마치 어두운 밤에 존재하는 그것들에게 목표를 찾아준 것 같았다.낙청연은 문을 닫지 않고 이불을 정리하고 바로 누웠다.그녀가 이 정원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나침반은 끊임없이 진동하고 있었다. 음살 원기가 아주 심한 것이다.밖에서 갑자기 이유 없이 바람이 불더니, 정원의 나무 잎이 흔들려 바스락거리는 소리를 내더니, “걸걸걸” 공포스러운 웃음소리를 냈다.갑자기 한 가닥의 힘이 일진광풍을 말아 방문에 부딪쳤다.낙청연 수중의 나침반은 조용히 돌고 있었으며, 그 바람은 방문을 세게 부딪치더니 튕겨 나갔다.그러더니 바람으로 변하여 흩어졌다.방문은 삐거덕삐거덕 소리를 내며 좌우로 흔들렸다.하지만, 그녀의 이 작은 객방은 무사했다.밖의 음살기가 아무리 심하다고 해도 일말의 살기도 그녀의 방으로 몰려들지 못했다.그녀는 느낄 수 있었다. 그 힘들은 그녀의 방 주위에 모여서 그녀를 둘러싸고 있다는 것을.낙청연은 눈을 감고 정신을 가다듬고 있었으며 전혀 동요되지 않았다.다른 사람이라면 벌써 이 음산한 기운과 움직이는 소리로 때문에 겁을 먹고 소리를 질렀을 것이다.태부부에 하인이 적은 이유를 그녀는 이제야 알게 되었다. 이렇게 큰 태부부는 마치 음택(陰宅)같았다. 그러니 어찌 무섭지 않겠는가?지금 남아있는 사람들이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게 대단할 따름이다!-대략 반 시진이 지났다.줄곧 그녀의 방 주위를 둘러싸고 있던 음살 기운이 갑자기 흩어졌다. 흔적도 없이 깨끗이 사라졌다!바깥은 원래의 조용하던 모습을 찾았다.그녀는 의심스러워서 방문을 나갔다. 고요한 밤에 바람 한 점 없었다.사라진 건가?그녀는 정원을 나와 나침반을 한 번 보고, 또 밤하늘을 한 번 올려다보았다. 그 살기들이 모두 동남쪽으로 몰려가고 있었다.큰일 났다!그녀는 미간은 흔들리더니 신속하게 달려갔다.-구석진 정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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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0화

낙용은 당연히 나가지 않으려 했다. 낙청연은 신속하게 낙운희를 누르고 자신의 손가락을 깨물어 그녀의 이마에 부적 한 줄을 그렸다. 주위의 살기는 조금 흩어지는 듯했다.낙청연은 이 틈을 타 낙운희의 손각락을 목으로부터 떼어냈다.목에 생긴 새까만 손바닥 자국은 섬뜩했고 사람을 경악시켰다.낙용은 수많은 풍파를 겪었지만, 종래로 두려워한 적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놀란 나머지 얼굴이 새하얗게 질려서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다.딸의 모습을 본 순간 그녀의 마음은 찢어지듯이 아팠다.하지만 낙청연은 얼굴빛 하나 변하지 않고 아주 차분했다. 주위의 살기를 몰아낸 후 그녀는 신속하게 부적 하나를 꺼내더니 태워서 물에 섞어 낙운희에게 먹였다.하얀 거품을 토하고 눈을 희번덕거리던 증상은 그제야 차차 사라졌다.그녀는 점점 평온해지더니 바닥에 누워있었다.“어서, 방으로 데려가 주십시오!”낙용은 눈시울을 붉히더니 급히 사람을 불러 낙운희를 방으로 데려갔다.낙용도 나가려던 찰나, 머뭇거리더니 낙청연을 힐끔 쳐다보더니 말했다: “너는!”낙청연은 향안 제단을 한 발로 차버리더니 말했다: “금방 따라 갈테니 먼저 가십시오!”이 시각도 거센 바람은 멈출 줄 몰랐다. 분명 별빛이 빛나는 밤하늘이었는데 지금은 구름이 잔뜩 끼어 어둠으로 물들었다.낙용이 두려워하지 않았다면 거짓이다. 이 모든 것은 너무나 괴이했기 때문이다!그녀는 황급히 떠날수 밖에 없었다.낙청연이 향안을 걷어차자 귀가에 갑자기 수많은 처량한 고함소리가 들렸다. 똑똑히 알아들을 수는 없었지만, 귀에 마비가 왔다.그녀는 초혼번을 뽑았다. 그 순간, 거센 바람이 세차게 불더니 그녀를 날려버렸다.그녀는 바닥에 세게 넘어지고 말았다. 낙청연의 미간에는 난폭한 기운이 몰려왔다.“주제를 모르는구나!”그녀는 신속하게 초혼번의 위치를 바꾸었다. 그리고 아주 작은 범위내에서 진법을 세우고 즉시 큰불로 초혼번을 깨끗이 태워버렸다. 귀가에 들리는 소리는 더욱 처량하고 날카로워졌으며 사람의 등골을 오싹하게 했다.초혼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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