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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 왕비의 모든 챕터: 챕터 931 - 챕터 940

3215 챕터

제 931화

노마님의 발작정후를 데려가려던 찰나 노마님이 갑자기 중풍 발작을 일으키셨다. 치료는 했으나 목숨조차 아직 단정하기 이른 상태로 반신을 움직일 수 없었다.원경릉이 이 얘기를 듣고 마음이 급해 어쩔 줄 모르겠으나 관습상 산후조리 기간이라 친정에 돌아갈 수 없어 하는 수 없이 다섯째와 어의만 보냈다.우문호와 어의가 갔을 때 정후와 부인 황씨가 노마님 곁을 지키고 있었다.노마님은 잠들어 계셨으며 얼굴이 붉고 어의 말에 중풍 발작 후에 혼수에 빠지는 게 일반적이며 아직 안정되지 않은 상태로 위험도 여전하다고 했다.정후가 울어서 눈이 퉁퉁 부은 채로 우문호를 데리고 나가서: “날 보내려는 것을 알고 있네, 나도 생각해 봤는데 경성에 머무는 것은 확실히 위험해서 가고 싶지만 며칠만 말미를 주게. 어머님 상태가 안정이 되면 그때 가도록 하세, 만약 내가 떠난 후에 어머님께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어머님 곁에서 임종을 지킬 사람조차 없는 게 아닌가.”우문호는 정후의 질질 짜는 얼굴을 보니 짜증나서: “무슨 말로 노마님을 자극한 거 아닙니까? 잘 계시던 분이 왜 갑자기 풍을 맞으셨죠?”정후가 하늘을 가리켜 맹세하며, “절대 아니야, 그런 말을 내가 어떻게 감히 한단 말인가? 어머님을 열 받아 죽게 하다니, 내가 죽어서 무슨 낯을 들고 조상님을 뵙겠나.”우문호가 정후를 노려보며, “지금 죽어도 조상님을 뵐 낯은 없으시죠.”정후가 무안한지 감히 말을 못하고, 감시 다시 울지도 못했다.초왕부로 돌아와서 우문호는 어의와 함께 원경릉에게 노부인의 상태를 설명했다.“이번은 돌발성 풍으로 깊은 혼수에 빠져 깨어나지 못해 우황을 썼는데 안정이 될지 여부는 지켜봐야 합니다, 만약 안정되지 못할 경우 단시일 내에 2차 발작을 일으킬 우려가 있으며 2차발작은 어려울 수 있습니다.” 어의가 말했다.원경릉도 중풍의 위험을 알고 있고, 노마님은 가슴앓이를 앓고 있어서 이런 심혈관 질환 환자는 혈압이 원래 그다지 안정적이지 않은데 전에 혈압을 쟀을 때 약간 높은 편이었지만 심각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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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932화

세 쌍둥이의 이름우문호는 원경릉이 계속 찰떡이를 쳐다보는 걸 보고: “미워하지 마, 못생기긴 했지만 당신이 낳은 애들이잖아, 그냥 인정해.”원경릉이 장난할 기분 아니라는 표정으로: “어디가 못 생겼다는 거야?”“누리끼리한 게 인절미 같아. 내 생각에 찰떡이가 아니라 인절미라고 불러야 되지 않을까.” 우문호가 안아 올리며, “당신은 너무 오래 안고 있지 마, 아직 상처도 다 안 나았는데.”찰떡이를 보면 볼 수록 못 생겼지만 우문호의 마음은 떨리기도 한다. 이렇게 작은 생명이 고요하게 자신의 품에 누워있는 것을 보고 있으면, 자신과 어느 정도 닮은 게 진짜 야릇한 기분이다.마치 원경릉을 보면 자기도 모르게 뽀뽀하고 싶은 그런 기분이랑 비슷하다.이 쪼꼬만 인절미가 뭐라고?“걔 황달이 약간 비정상이야.” 원경릉이 말했다.“확실히, 눈 흰자위까지 노래.” 우문호가 살짝 걱정하며, “무슨 일이 있는 건 아니겠지?”“우선 관찰해 보자, 걱정하지 마.” 원경릉이 말했다.“게다가 너무 말랐어, 젖을 안 먹나?” 우문호가 안고 아기 침대로 가서 셋을 비교해 보더니 더욱 찰떡이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우문호가 긴장해서 원경릉을 돌아보고, “원 선생, 아이들 무슨 일 없겠지?”“말도 안되는 소리 하지 마, 무슨 일 있을 리 없어, 체질이 좀 약한 거야.”원경릉이 침대에서 내려오는 걸 우문호가 부축해 주며, “왜 또 내려와 더 누워 있지.”원경릉이 아가 침대 앞에서 세 아가들을 보고 있다. 우문호가 뒤에서 턱을 원경릉의 어깨에 올린 채 같이 아이들을 바라봤다. 셋이 서로 다른 포대기에 쌓여 있지만 동작이 똑같다.마치 주먹 지르기 군무를 추는 것처럼 아가들이 거의 동시에 손을 들었다 동시에 내려놓는 게 무형의 어떤 것이 아가들이 같은 동작을 하도록 지휘하는 것 같다.“진짜 신기하네, 이거 정신 감응 아냐?” 우문호가 신기해서 물었다.원경릉이 세 아이의 동글동글 꿀떡 같은 모습에 마음속으로 너무 귀여워서 어쩔 줄 모르겠는데 머리를 우문호의 가슴에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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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933화

정후와 노마님원경릉이 미소를 지으며, “좋아.”황실에서 이름을 지을 땐 의미와 뜻에 각별히 신경을 쓴다.원경릉은 셋째의 화(和)자가 제일 좋았다.마음이 온화하고 어우러져 사는 일생을 보낼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그리고 화(和)자는 인동과도 참으로 어울린다.우문호는 효(孝)자가 좋다.원 선생이 아이들을 낳느라 고생이 심한 것을 직접 두 눈으로 확인해서 앞으로 아이들이 반드시 원 선생에게 효도하길 원했다.고지가 명월암으로 내쳐진 후 원경릉이 기상궁을 그쪽으로 보내 무우산을 쥐어 주고 보살피게 했다.정후는 최근 간교한 모략을 꾸미는 대신 그저 일심으로 정후부에서 노모를 모셨다.지금 노모가 유일한 그의 구세주로 죽어서도 안 되지만 완전 살려 놔도 곤란하다.첩인 주씨는 정후가 고생스럽게 노마님을 보살피는 것을 보고, 몰래 정후에게: “나리, 힘들게 고생하지 마세요, 하인에게 시중 들게 하시면 될 것을, 노마님 아무래도 안 될 것 같은데.”정후가 이 말을 듣고 한 대 갈기며 성을 내는데: “뭐가 아무래도 안 돼? 다시 한번만 더 그딴 소리 해봐, 아주 주둥이를 찢어버릴 테니까.”정후는 주씨를 한결같이 사랑만 해 와서 화 한번 내본 적 없고 손찌검은 말할 것도 없다.주씨가 얼굴을 움켜쥐고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해서 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나리, 이게 도대체 무슨 뜻입니까?”“꺼져!” 정후가 짜증을 냈다.주씨가 울면서 나갔다.정후가 씩씩거리며 앉아서 물을 한 모금 마셨지만 마음은 황망하고 어지럽기만 하다.정후는 이번에 정말 후회하고 있다.어머니가 갑자기 풍 발작을 일으킨 게 바로 자신이 부인들과 일을 얘기했기 때문으로 어머니가 좀 도와 주길 바랬을 뿐인데, 충격을 받고 한 손을 들어 정후를 때리려 다가 때리기도 전에 쓰러지셨다.정후는 전에 어머니가 자신에게 지나치게 엄격하다고 생각해서 인정이 없다며 멀리했고, 어떨 때는 정말 심하게 박정했다.하지만 정후는 마음속으로 알고 있었다. 어머니가 계시기에, 믿을 구석이 있고, 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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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934화

할머니의 반신마비정후가 이 말을 듣고 크게 실망한 나머지 분노해서: “원경릉, 너는 애비가 안중에도 없는 것이냐?”원경릉이 그와 말도 섞고 싶지 않고 보면 화가 치밀었다. 할머니 상태도 묻지 않은 건 정후가 괜히 역정이 나서 할머니에 대한 저주의 말을 뱉을까 싶어서다.눈 하나 꿈쩍 안하고 자식을 죽이고 내다 팔 수 있는 사람이 어머니 저주하는 것쯤 어려울까.그래서 원경릉은 바로 돌아서서 나왔다.정후가 원경릉에게 소리치며: “네가 만약 얘기하지 않으면 내가 직접 사위를 찾아 갈 것이다.”원경릉이 고개도 돌리지 않고 차갑게 내뱉으며: “왕야에게 얘기할 겁니다. 멀리 숨어 있으라고 건드릴 수 없게 말입니다.”정후가 이 말을 듣고 자신이 온갖 마음 고생을 하며 원경릉을 지금 이자리까지 올려 놨더니, 원경릉이 불효 막심하고 박정하기 이를 데 없음에 불같이 화를 내며 물건을 깨부수고 싶었지만 자신이 배상할 만한 수준의 물건이 아님을 알고 씩씩거리며 돌아가는 수밖에 없었다.원경릉은 열 받아서 위가 따끔거렸지만, 할머니가 너무 걱정된 나머지 만아를 시켜 조어의에게 정후부에 한번 왕진을 가서 할머니 상태를 좀 봐 달라고 했다.조어의는 땅거미가 지고서야 돌아와서 원경릉에게 보고하길: “노마님이 깨어 나긴 하셨으나, 말씀을 못하십니다. 몸 왼쪽을 움직이시지 못하셔서 침을 놔 드렸고 개선되기를 바라지만 침이란 것이 시간이 필요한 지라 상당기간 노마님이 더이상 자극을 받는 일이 없어야 할 텐데요.”“할머니께서는 여전히 위험하신 가요?” 원경릉이 물었다.“말씀 드리기 어렵습니다. 상태가 여전히 좋지는 않으십니다.” 조어의가 말했다.원경릉이 마음이 초조해서 가서 보고 싶은데 희상궁이 권하길: “지금 노마님은 와병 중이시고 마마는 산후조리 기간입니다. 아직 몸에 피기운이 있으니 가시면 두 기운이 상충해서 금기를 범할까 싶으니 가시지 마세요.”원경릉은 미신을 믿지 않지만 만약 터부라면 로마에선 로마법을 따라야 한다. 조어의가 매일 가서 노부인에게 시침을 하는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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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935화

현비와 호비, 정후와 태자원경릉이 이 말을 듣고 웃음을 참지 못하고, “여자들 중에 당신처럼 이렇게 시원시원하게 얘기하는 사람 정말 몇 없어요.”기왕비가 아무렇지도 않게:”다 궁지에 몰리며 살아와서 그래요, 부부서가 서로 사랑하며 알콩달콩 보내고 싶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어요? 하지만 그렇지 않다고 억지로 강요할 순 없죠. 인생을 반을 보냈는데 안 누려본 게 있겠어요? 지금은 그저 아이를 위한 것만 생각해요. 그 아이를 위해서 해 줄 수 있는 게 있다면 뭐든 해주고 싶고, 딸이 좋다고 하면 안심이 돼요.”이미 엄마가 된 원경릉은 이 말에 격하게 동의했다.“맞다.” 기왕비가 갑자기 어떤 일이 생각나서 원경릉에게: “알아요? 현비마마께서 궁에서 한바탕 소란을 피우신 거. 상당히 심하게 난리를 쳤다고.”“무슨 난리를 쳐요?” 원경릉이 현비 얘기를 하니 산실에서 들었던 그 말이 생각나 섬뜩했다.기왕비가: “어디서 소란을 피워요? 그럴 자격이나 있어요, 지금 다섯째가 태자이니 정상적이라면 현비는 황귀비여야 하는데 아바마마께서 책봉을 늦추시는 게 기분 나쁘다고 차마 황제 폐하 앞에서는 못하고 태후 앞에서 울고불고 어제 태후도 더이상 못 참겠는지 현비를 질책하자 순간 열 받은 현비가 태후를 들이 받았는데, 마침 호비가 태후에게 문안하러 왔다가 태후가 기가 막혀서 뒷목 잡는 걸 보고 현비에게 몇 마디 했는데, 현비가 호비의 따귀를 때렸지 뭐예요. 그런데 그게 호비도 만만한 사람이 아니라 그 자리에서 바로 따귀를 되갚아 주니 현비가 바닥에 쓰러지고 이빨까지 하나 빠져서 지금 말이 샌 데요.”원경릉이 이 말을 듣고 할말을 잃고, “결국 어떻게 수습됐어요?”기왕비가 웃으며, “수습이 될 리가 있나요? 현비는 강한 자 앞에서는 약하고 약자 앞에서는 강한 사람이니 막 입궁했다고 얕봤다가 호비가 세게 나오니까 현비도 어쩌질 못하고 그저 태후 앞에서 울면서 하소연하는 걸로 그냥 끝이죠 뭐.”원경릉이 고개를 흔들며: “후궁의 마마님들이 각자 속내가 있다고는 해도 최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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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936화

일을 만드는 정후정후가 마차에서 내려 혼자 동대로를 걸어가는데 오가는 사람들이 흥청거리는 모습에 정후는 더욱 적막하고 절망적이 되었다.정후는 작은 술집을 혼자 찾아 들어가 술 한 병을 시키고 자작하며 고금의 시인묵객처럼 가슴에 넘쳐 나는 슬픔을 시로 달래려 하나 문학에 소홀한지 오래 되었고, 그동안 명예와 이득을 위해 꼬리치며 권세 빌붙어 관직을 할 생각만 했지 문학이고 나발이고 할 엄두나 내봤나?마음은 답답해져만 가고 꿀꺽꿀꺽 반 병이나 마셨더니 술기운이 올라 머리가 어지럽고 눈 앞이 흐릿하다.“어, 이거 원시랑(元侍郎)이 아닌가?” 갑자기 어디선가 비웃는 듯한 목소리가 들렸다.천천히 고개를 들어 보니 청색 비단 도포를 입은 중년 남자가 시종을 데리고 걸어 들어오는데 자세히 보니 뜻밖에 이부의 오시랑(吳侍郎)이다. 정후는 순간 머리가 텅 비고 황당했다. 왜냐면 이 오시랑 부인과 전에 밀애를 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오시랑은 올해 53세로 원래 부인은 그가 승진할 즈음 질투를 이유로 소박을 놓고 다시 지금의 부인과 결혼했는데 그 뒤로 계속 첩을 맞이해 지금 첩만 3명이고 첩지를 받지 못한 사람도 일고 여덟은 된다고 한다.첫 고과 평가할 때 잘못을 저지른 게 있어 시랑으로 승진하고 싶어서 뒷문으로 쪼르르 간 뒤로 계속 고과를 통과하지 못한 게 걱정돼서 오시랑에게 청탁하면서 선물도 적지 않게 보냈지만 오시랑의 탐심이 만족을 못했는지 은자 삼천 냥을 더 가져오라고 했다. 갑자기 마련할 방법이 없어 뇌물을 못 줘서 오시랑에게 밉보이는 바람에 원래 그 해에 통과를 못하는 거였는데 다행히 뒤에 외삼촌이 나서 줘서 겨우 일이 해결되었다.오시랑이 지나간 뒤 조롱하며: “아차 잊을 뻔 했군, 지금은 원시랑이 아니지, 나리라고 불러야 하는데 말이야, 병을 이유로 관직을 사직했다고, 병은 좀 좋아졌나?”정후는 이 사람에게 습관적으로 아부하다 보니 무의식적으로 비굴하게 굴어, 말에 멸시와 조롱이 감겨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감히 반박하지 못하고, 웃는 얼굴로: “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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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937화

정후의 꿈정후가 아첨하는 미소를 짓는데 이 미소는 습관성이라 자신도 모르게 흘러나오고 만다.웃고 나니 비로소 고지 일을 안왕이 계획한 것이 생각나서 자신도 모르게 화가 치밀었다.하지만 술집 점원이 술잔을 가져와서 탁자에 두자 정후가 바로 공손하게 일어나 술을 따르며, “왕야, 한잔 하시지요.”안왕은 정후의 비굴한 태도를 보고 만족스러운지 잔을 받아 들고 한 모금하더니, “이 술은 별로군요, 만약 싫은 게 아니면 안왕부에서 한잔하는 것도 나쁘지 않겠습니다.”“싫다니요, 사양하지 않고 당연히 가지요!” 정후가 과분한 대우에 기뻐하면서도 한편 불안한 마음으로 바로 대답했다.안왕이 일어나 의미심장하게: “가시지요!”정후가 예를 취하며, “왕야 그럼.”안왕부에 와서 안왕이 좋은 술을 올리라고 하고 주거니 받거니 하다가 얼마 지나지 않아 정후는 7~80% 취했다.정후는 주량이 상당히 좋은데 몇년간 접대를 많이 하다 보니 주량도 당연히 늘었다.하지만 지금은 마음에 근심이 있고, 상당히 센 술이라 버티질 못하겠다.정후가 거진 취한 것을 보고 안왕이 술잔을 내려놓고 정후를 보며, “올해 고작 마흔을 좀 넘기지 않았습니까? 한창 일할 나이라 조정을 위해 힘을 다해야 마땅한 시기에 어째서 은퇴하여 관직을 물러나신 겁니까?”정후는 술이 거나한 상태로 이 얘기를 듣고 안왕의 의미심장한 얼굴을 보니, 이 일은 우문호와 원경릉에게 퇴짜를 맞았기 때문이란 생각이 들어서, 울분이 치밀며 무릎을 꿇고, “왕야, 만약 저를 도우실 수 있으면 왕야를 위해 견마지로를 아끼지 않겠습니다.”안왕이 꼿꼿하게 앉더니 입에 엷은 미소를 띠고 눈을 빛내며 정후를 천천히 부축해 일으키며, “이럴 필요 없습니다. 만약 정말 다시 관직에 복귀하고 싶으시면 마침 적합한 기회가 하나 있습니다.”정후가 안왕부를 떠날 때 발걸음이 갈지자로 흔들리고 머리도 상당히 어지러웠다.안왕이 사람을 시켜 정후를 배웅한 뒤 정후는 마차에 올라 잠이 들었고 정후부에 도착해서야 부축을 받고 첩 주씨 방으로 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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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938화

정후와 노마님의 눈물주씨는 정후가 갑자기 눈을 뜨는 걸 보고 놀라서 얼른 뒤로 물러나 바로 퉁명스럽게: “이게 무슨 짓이에요? 갑자기 눈을 번쩍 뜨고. 시체가 일어나는 줄 알았잖아요.”정후가 이 말을 듣고 성질을 부리며: “입 닥쳐, 네 입에서 좋은 소리가 나올 리가 없지, 시체가 뭐야? 내가 죽었어?”주씨는 정후가 소리를 지르니 깜짝 놀랐는데 요즘 정후는 화를 심하게 내서 건드리지 못하겠다. 해장국을 가져와서: “일단 해장국 좀 드세요.”정후는 목이 말라서 받아 들고 한 입에 쭉 들이켜더니: “어머니는 오늘 저녁식사 하셨어?”주씨가 입을 삐죽거리며, “누가 알아요? 부인이 거기서 시중을 들고 있는데.”정후가 이불을 걷어차고 침대에서 내려가려 하자 주씨가 말리며, “당신 뭐하는 거예요? 밤이 늦었는데 가시려 거든 내일 아침에 가세요. 노마님도 주무세요.”정후가 갈지자로 비틀비틀 문을 나가며 욕을 하는데, “뭘 안다고 그래, 중풍에 걸린 사람은 잠에 빠졌는데 밤낮을 가릴 거 같아? 낮에 많이 자면 밤에 깨 있는 거야.”주씨가 씩씩거리며: “전에도 이렇게 효도한 적이 없더니 무슨 꿍꿍인가 몰라, 이제서야 만회할 생각인 거 보니, 당신이 노마님을 열 받게 한 거 아니예요?”정후가 확 뒤를 돌아 흉폭하게: “헛소리하지 마, 죽여버릴 줄 알아.”주씨는 정후가 살인자 같은 얼굴을 하는 것을 보고 놀라서 그 자리에서 입이 딱 굳었다.노마님은 확실히 깨 있었다. 조어의가 침을 놔서 경락과 혈맥이 통하면서 상황이 상당히 호전되었으나 여전히 말을 하시지는 못했다. 정후는 비틀비틀 침대로 오는데 술냄새가 전신에 풀풀 나 노마님에게 훅 끼쳤다.정후가 침대에 앉았다가 노마님이 화가 나서 눈을 부릅뜨는 것을 보고 놀라 덜덜 떨며 바닥에 떨어졌다.“어머니, 어머니, 깨어나셨나요?” 정후는 천천히 기어올라 반듯하게 앉아서 감히 고개를 들지 못했다. 노마님이 정후를 보고 중풍이 온 이후 말을 할 수 없지만 머리속으로 정후의 어린 시절이 주마등처럼 지나갔다. 겨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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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939화

안왕의 협박정후가 당황해서 고개를 돌리며, “누가? 무슨 말을?”안왕이 눈을 게슴츠레하게 뜨고, “상부인(尚夫人)이 정후 나리에게 한가지 묻고 싶다며, 왜 이렇게 오랫동안 자신을 보러 오지 않냐고.”정후의 얼굴에 핏기가 싹 가시며, 두 다리에 힘이 풀려 털썩 바닥에 꿇어앉아 몸을 채로 치는듯 탈탈거렸다.안왕이 오만하고 냉담한 모습으로 정후를 보고, “정후, 사람은 다 이기적인 법이네, 반편생을 골육간의 정 따위 신경 쓰지 않고 살았는데 관직과 앞날을 위해 모든 걸 희생할 수 있는 거 아닌가. 지금 눈 앞에 큰 기회를 두고 정말 포기할 수 있나? 당신이 이렇게 태자비를 감싼다고 당신한테 일이 터지면 태자비가 감싸 줄까 과연?”정후는 땅에 꿇어 앉아 여전히 몸을 떨며 곧 울음이라도 터트릴 것만 같다.“왕야, 어떻게 알게 된 거죠?”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정후는 스스로 철저하게 비밀을 지켰다고 생각했고 상부인은 절대 다른 사람에게 얘기할 사람이 아닌데 안왕은 어떻게 안 거지?안왕이 차갑게 웃으며, “자신이 저지른 일을 속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 모양이군. 상부인 뿐 아니라 정후가 벌인 일을 난 다 알고 있어. 이제 정후에게 두가지 선택만 있지, 어제 계획대로 일을 진행하느냐, 아니면 내가 이 일을 천하에 공개하느냐, 정후가 직접 결정하지.”정후는 무릎걸음으로 나오며 애원하길, “안됩니다, 왕야, 상의한 대로 해요, 왕야 제발 비밀을 지켜주세요.”“그럼 내가 말한 대로 해.” 안왕이 차갑게 말했다.정후는 울상을 지으며, “왕야, 만약 이 일이 발각되면 사형을 면치 못합니다. 왕야 저는 정말 할 수 없어요, 왕야 제발 저를 용서해 주세요, 이거 말고 다른 일은 뭐든 시키는 대로 하겠습니다.”안왕이 아래로 내려다보며 화조차 내지 않고, “정후 당신에게 안타깝게도 내게 도움이 될 만한 다른 능력은 없어, 이 일이 만약 발각될 경우 분명 사형감이지만, 나도 절대 당신이 발각되게 하지 않을 거야. 당신이 발각되면 내가 발각되니까. 내 목숨이 아깝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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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940화

인생에 대한 태상황의 생각주지스님이 정말 힘을 써 주신 게 현실로 증명됐다. 명원제는 초왕 가족이 잠시 초왕부에 살도록 윤허했기 때문이다.게다가 초왕의 전에 봉호로 회수하지 않았기 때문에 여전히 초왕부라고 불러도 예법에 저촉되거나 타당하지 못한 면이 없었다.세 아가의 만 한달 축하연이 어떤 격식으로 거행되어야 하는지 황제는 언급하지 않았으나 태상황이 일률적으로 황제의 적장자의 규례에 따라 거행할 것이라고 발언했다.그동안 태상황은 건곤전에서도 안정 하지를 못하고 종일 뒷짐을 지고 왔다 갔다 하며 뭔가 상당히 애타는 듯한 모습이었다.상선이 태상황에게, “이게 대체 어찌 된 일입니까? 술이 고프신 건 아닌지요? 만약 드시고 싶으시면 제가 가서 주재상과 소요공에게 입궁하여 폐하를 모시라 전하겠습니다.”태상황이 뒤를 돌아 상선에게, “부르지 마, 됐어, 걔들은 귀찮아.”“그럼 왜 그러십니까?” 상선이 물었다.태상황이 말없이 여전히 뱅글뱅글 맴을 돌고 자리에 앉아 다바오를 오라고 하더니 개를 훈련시키다가, 상선이 멍하니 한쪽에 서 있는 것을 보고 아무 생각없이: “괜찮으면 초왕부에 좀 보러 가.”“뭘 볼까요?” 상선은 태상황이 증손자를 생각하고 있다는 걸 알면서 짐짓 모르는 척, “초왕부에 볼 게 뭐가 있습니까? 궁에 볼 게 많지요.”태상황이 성질을 내며, “가라면 갈 것이지, 뭘 보든 상관없으니 그냥 가.”상선이 웃으며: “예, 그럼 다녀오겠습니다.”태상황이: “창고에 태자비가 몸보신에 쓸 만한 물건이 있는지 보고 가져다 줘라.”상선이: “태상황 폐하, 최근 궁에서 나간 인삼(人參)과 녹용(鹿茸)이 아마도 태자비께서 매일 드셔도 1년동안 다 못 드실 양입니다.”“뭘 안다고 그래? 해산한 여인은 몸조리를 잘 해야 하고 말고? 몸조리를 잘해야 계속 낳을 수 있지.” 태상황이 역정을 냈다.상선이 ‘아!’하더니, “일년 육개월은 아마도 낳지 못하실 겁니다. 얼마나 위험한지 모르시겠지만 세 도련님은 배를 가르고 낳으신 겁니다.”“일년 육개월후에 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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