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극 로맨스 / 명의 왕비 / 챕터 941 - 챕터 950

명의 왕비의 모든 챕터: 챕터 941 - 챕터 950

3215 챕터

제 941화

태자에게 후궁을?젊은 사람들은 이해할 수가 없다니까!죽기 살기로 싸워서 결국 편안해 지자는 거 아닌가?상선은 초왕부에 와서 자연스럽게 아이들을 어르려고 했다.왜냐면 본인은 남녀의 인연이 없는 몸이라 소월각 안에 들어가 아이들을 볼 수 있고 원경릉도 일어나 옆에서 같이 있을 수 있었다.만두는 특히 상선을 좋아해서 상선을 보자 헤벌쭉 웃었다.만두는 많이 먹고 통통해서 웃는 모습이 동자승 같은데 상당히 귀엽고 상선이 어르는 맛이 있다.“궁 안에 사시면 딱 좋을 텐데요.” 상선이 아쉬운 듯 만두를 내려놓고 경단이와 찰떡이를 안으며, “궁 안에 사셔야 합니다, 밖에 계시니 한 달에 한 번 뵙기도 어렵고 태상황 폐하께서는 아가들이 보고 싶으신데 태자비께서 아직 나오지 못하는 개월수라 궁 안을 안고 걷지도 못하고, 폐하 본인도 밖에 나오시기 어려운지라 아주 많이 그리워하세요.”원경릉이 웃으며: “만약 태상황 폐하께서 데리고 계신 것이 좋으시면 만 한달이 차거든 데려다 주시고 2년간 데리고 있다가 돌려주셔도 됩니다.”상선이 보물을 다루듯 경단이를 가슴에 안고 살살 흔들며, “정말이십니까? 만약 정말 이시면 폐하깨서 좋아서 어쩔 줄 몰라 하실 겁니다.” 원경릉이: “저도 한적하니 좋지요.”상선이 미소를 머금고 원경릉에게: “맞아요, 몸조리를 잘 하셔야지요, 오늘 태상황께서 또 그러셨습니다, 앞으로 만약 태자 전하께서 딸을 원하시면 후궁에게 낳도록 하고 마마를 고생시킬 수는 없다고. 태상황 폐하는 참으로 마마를 제 몸처럼 아끼세요.”원경릉이 놀라며, “뭐요? 어느 후궁에게서 낳게 한다는 겁니까?”“아직 후궁도 없지 않습니까? 서두르지 마시고 천천히 고르시지요.” 상선이 말했다.원경릉이 정신이 안 돌아온 상태로 희상궁이 한손으로 경단이를 빼앗으며 화가 나서: “후궁이 왠말입니까? 왕비마마께서 아직 산후 조리도 마치지 않으셨는데 고작 태자 생각한다는 게 전하께 후궁을 맞이하시게 하는 겁니까?”상선이: “빠르던 늦던 언젠가는 있을 일이 아닙니까? 전에 친
더 보기

제 942화

태자 책봉 전희상궁이 화가 나서: “어서 가기나 해, 때와 장소를 가려서 말을 해야지, 사람 마음 다치게 하는 거 안보여?”상선이 희상궁의 격한 반응을 보고 태자비 원경릉의 불쾌한 낯빛을 떠올리며 가는 수밖에 없었다.상선이 돌아가서 태상황에게, “폐하께서 분부하신 말씀을 소인이 했더니 태자비는 불쾌해 하시고, 희상궁도 바로 저를 쫓아내던 데요, 일이 쉽지 않겠습니다!”태상황이: “무슨 말?”“말씀하셨던 후궁일 말입니다.”태상황이 놀라며, “후궁? 뜬금없이 왠 후궁?”상선이: “아직 맞지 않아서 그렇지 맞으면 후궁의 딸도 있는 거지요.”태상황이 담담하게: “네가 이런 몹쓸 놈이라고 욕 먹었다고 했지? 아직 후궁조차 없는데 네가 먼저 말을 꺼낸 데다가 배를 갈라 아이 셋을 나은 게 가슴 아프다고 했지? 어쩌자고 이럴 때 가서 태자비에게 후궁이 어쩌고 산통이 어쩌고 지껄였어? 과인이 보니 넌 나이가 들수록 잔인해 져. 독하다 독해.”상선이 말문이 막혀서, “소인이 뭐가 잔인한데요? 이건 오늘 폐하께서 분부하신 일이 아니십니까?”“시끄러워, 과인은 성정이 착해서 이런 일 안 해, 과인이 살아 있을 동안은 후궁 어쩌고는 없는 일이니, 과인이 죽은 후에 알아서 들 하든가!”태상황은 ‘인생 뭘까’하는 눈빛인 상선에게: “아가들은 어땠어?”상선이 얼른 답하길: “좋아요, 소인이 안으니 바로 웃는데 웃는 모습이 제가 그냥 샘물처럼 녹아버리겠더라구요.”“하루에 젖은 몇 번 먹는데? 끙아는 몇 번 하고? 쉬는? 잠은 얼마나 자? 찰떡이는 황달 없어졌어?”태상황이 줄줄이 질문을 해대는데 상선이 눈만 뻐끔뻐끔 뜨고 아무 말도 못하는게 후궁얘기에 정신이 팔려서 이런 얘기를 묻기도 전에 희상궁에게 쫓겨났기 때문이다.태상황은 상선이 꿀 먹은 벙어리가 된 것을 보고 한숨을 쉬더니, “진짜 갈수록 쓸모가 없다니까 태자에게 후궁이 필요한 게 너와 무슨 상관인가?”말을 마치고 유유히 다바오를 데리고 나가 산책을 했다.상선이 따라 나가 복도 앞에 앉아 태상황이 다바
더 보기

제 943화

태후를 조르는 현비진심이든 거짓이든 후궁 마마들은 태후 앞에 문안하며 모두 세 쌍둥이의 복을 비는 말을 하곤 했다.태후도 기분이 좋은데 유일하게 불만인 것이 태자가 동궁에 살지 않는 것으로 태후가 아무 때나 세 쌍둥이를 볼 수 없다는 점이다.하지만 주지 스님이 세 쌍둥이가 부처님 오신 날 태어나서 태어난 곳에서 한동안 머물러야 한다고 하니 주지 스님의 말 대로 했다. 어쨌든 그 방면에선 주지 스님이 전문가니 말이다.이날 현비는 또 태후를 찾아왔다.태후도 요즘 현비를 보면 머리가 지끈거렸다. 하필 자기 조카에 소씨 집안 사람이라 또 귀찮게 해도 형식적으로 대강대강 받아주는 수밖에 없다.사실 황제가 현비의 책봉을 이래저래 늦추는 게 태후가 생각해도 이상하다.하지만 태후는 이 사실을 묻지 않고 늘 자식의 뜻을 따랐듯이 아들이 그렇다면 그러려니 했다.현비는 여전히 질질 짰지만 오늘 한층 더 조급증이 나는지 아니면 그날 호비에게 따귀를 맞았는데 황제가 결국 호비에게 아무런 처벌도 내리지 않은 것을 두고, 자신의 지위와 신분이 매우 위험하다고 느꼈나 보다.현비가 훌쩍 거리며: “고모, 폐하께서 조카를 말려 죽이시려고 해요. 바깥사람들이 전부 제가 무슨 나쁜 짓을 했는지 모르지만 그래서 폐하의 심기를 거스르는 바람에 아들은 태자로 책봉되었는데 어미의 품계는 오르지 못한다고 추측한다고요. 마마께서 조카의 억울함을 풀어주지 않으시면 조카는 사람들을 볼 낯이 없어요.”태후는 위로할 수 있는 말은 다했는데 현비가 이렇게 집착하며 나날이 강도가 더하는 게 방법이 없어: “네 품계를 높이지 않는 것은 폐하가 틀림없이 생각이 있어서니 네가 아무리 소란을 피워도 소용없다. 미움만 커지게 할 뿐이니 돌아가거라, 나도 널 도울 수가 없구나.”현비가 바닥에 무릎을 꿇고 여전히 달갑지 않다는 얼굴로, “북당 왕조가 시작된 이래 아들이 태자에 오르면 어미의 품계가 오르지 않은 적이 없었습니다. 이건 조상께서 정해 놓은 규칙임을 태후마마도 아시는데 폐하께서 어찌 조상의 규칙을
더 보기

제 944화

진실을 알게 된 태후태후가 본론으로 들어가며: “이제 황태자가 정해졌으니 이 어미도 한시름 덜었구나, 그런데 아들 덕에 어미가 귀해진다고 하지 않더냐, 우리 북당은 예로부터 자식덕에 비빈의 품계를 올려주는 규례가 있는데 태자를 세웠는데도 현비의 품계를 올려주지 않으니 바깥 사람들이 네가 아직 그럴 기분이 아니라고 예단해도 어쩔 수 없구나.”명원제가 미소를 지으며, “어마마마 안심하세요, 짐에게 이미 생각이 있습니다. 신경 쓰지 마세요.”태후가 명원제에게, “어미에게 얘기해 다오, 현비가 출산을 방해했던 일 때문이 아니냐?”명원제의 눈이 다시 한번 병풍을 흘끔 보더니: “태자비가 해산하기 전후 및 해산할 때 현비가 ‘어미를 버리고 아이를 남기라’고 했는데 다행히 태자비의 명이 길어 살아서 버텨내고 다섯째를 태자에 옹립 시켰지요. 짐도 당연히 조상의 규칙을 알고 태자의 어미도 함께 책봉하고자 했으나 짐이 연속으로 삼일간 황실의 종묘에서 성배를 잃어버린 것이 열조께서 전부 현비의 책봉에 동의하지 않아서 인가 싶습니다.”태후가 놀라서, “세상에 그랬단 말이냐?”명원제가: “어마마마 걱정하지 마세요. 현비는 이런 걸 따질 사람이 아닙니다. 결국 어미를 버리고 아이를 살리라는 건 현비의 주장이었으니, 지금 아들은 귀한 몸이 되고 어미는 평범한 신분인 것도 바로 그 이치가 아니겠습니까.”태후가 쓴웃음을 지으며 이치 따위 따지지 않았으면 좋았을 뻔 했다.“어미를 버리고 아이를 남기라니 도대체 무슨 소리냐?” 태후가 그날 해산할 때 현비가 소동을 일으킨 것을 알았지만 구체적으로 무슨 짓을 했는지 몰랐다.명원제가 약간 의외라는 듯, “어마마마, 그 일은 궁 안에 소문이 자자한테 모르셨습니까?”명원제는 태후가 이미 알고 있는 줄 안 게 어쨌든 이미 비밀도 아니고 태후가 벌하는 것을 본 적이 없어서 예전처럼 고모 조카 정에 끌려서 그러는구나 생각했었다.“무슨 소문인데? 그런데 왜 나는 몰랐지?” 태후가 점점 어안이 벙벙해 졌다.호상궁이 당황해서 태후를 쳐다보
더 보기

제 945화

불같이 화가 난 태후그때 현비는 황제가 다섯째를 이렇게 바로 태자로 책봉할 줄 알기나 했나? 만약 알았으면 원경릉을 아예 받아들이지도 않았을 것이다.명원제가 간 뒤 태후가 소리 지르며: “당장 나와!”현비가 눈이 퉁퉁 부은 채 바닥에 꿇어 앉아 슬픈 목소리로: “고모, 조카는 어떻게 해야 되나요?” 태후는 현비가 여전히 자기만 아는 것을 보고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따귀를 때리며, “네가 정말 날 아주 열 받아 죽게 할 참이구나. 천하에 어찌 너 같은 시어머니가 있느냐? 며느리가 산실에서 생사를 오가는데 도울 생각은 하지 않고 목숨을 구하려는 걸 방해해? 세상 어떤 이치로도 용납할 수 없는 일이야, 심지어 내 조령이라고 거짓으로 꾸며 나를 불의한 존재로 모함하다니. 초왕비가 마침 황실의 대통을 낳았는데 너는 내가 그녀를 죽이려 했다고 말해? 어찌 이런 법이 있을 수가 있어, 내가 지금 당장 너를 죽여도 시원치 않아.”태후는 분노로 이를 딱딱 부딪히며 한바탕 욕을 해댔다.“고모, 왜 또 그 얘기를 하세요? 당시에 조카도 잠시 미련했던 거잖아요?” 현비는 따귀를 맞고 억울한 마음이 들었다.“넌 이생에 정신 차리긴 글렀어,” 태후는 계속 욕을 해대며, “어쩐지 삼일 목욕 때 누가 아가들을 안아도 괜찮았는데 유독 너만 안지 못하고 네가 안으면 울고, 찰떡이는 울다가 숨이 멎을 뻔한 게, 아이들이 막 태어났지만 전생의 영성이 있어서 네가 자신들의 어미를 죽이려 했던 걸 알고 너를 멀리하는 게야. 앞으로 내 명령없이 세 아이 곁에 갈 수 없을 줄 알아.”태후는 현비가 산실에서 소란을 피운 것을 생각하니 부들부들 떨리는데 감히 어디서 아이들을 봐? 아이들이 현비를 싫어하는 것이 일시적인 충동 때문일지도 모른다고 누가 그래? 현비는 태후가 이 일을 들어서 알게 되면 화를 낼 걸 알고, 호상궁에게 신신당부하며 비밀을 엄수하게 했었다. 그리고 시간이 한참 지난 뒤 돌이켜보니 자신이 그렇게 잘못했다는 생각이 들지 않아서 현비는 즉시 태후의 말에 수긍이 안돼서,
더 보기

제 946화

태후는 눈썹을 찌푸렸다.“뭣하고 있는 게야? 서둘러 초왕부에 가서 오해를 풀어야 하지 않겠느냐?”“태후 마마, 화 푸십시오. 굳이 초왕부에 가서 말을 하지 않아도 태자비는 현비가 거짓을 전했다는 것을 알 겁니다. 그리고 모두들 현비가 거짓말을 했다는 걸 압니다.” 호 상궁이 말했다.“그게 더 큰일이야! 그들은 내가 현비를 감싸고 있다고 여길 텐데…… 나와 현비가 한 통속이라고 알 것이야!”“태후 마마 걱정 마십시오. 그 누구도 태후 마마에 대해 논할 수 없습니다.” 태후는 호 상궁의 말을 듣고도 마음이 진정되지 않았다.“그렇게 설교할 시간에 당장 초왕부로 가보거라!”태후가 호 상궁에게 명령했다.“예!”원경릉은 갑자기 태후의 사람인 호 상궁이 왕부로 찾아온 것을 보고 의아했다.이미 오래전 일로 현비가 태후를 들먹이며 거짓말을 했다는 것을 원경릉은 알고 있었다. 그래서 굳이 해명할 필요도 없는데, 태후께서 왜 호 상궁을 보내 이 일을 해명하려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원경릉은 호 상궁에게 자신이 전혀 태후 마마를 의심하지 않고 있으니 염려 마시라고 전해달라고 하며, 덧붙여 태어난 세 증손주들을 대신해 태후 마마의 안부를 물어달라고 했다.태후는 돌아온 호 상궁에게 말을 전해 듣고 기쁜 마음으로 우문호를 불러 선물을 하사했다.*호 상궁이 떠난 후, 원경릉은 잊고 있었던 현비의 독사 같은 말들이 떠올라 기분이 나빠졌다.그녀가 아무리 잊어버리려고 노력해도, 쏟아진 물을 주워 담을 수 없듯 현비가 했던 말이 가슴에 박혀있었다. 당시에 현비는 아이들을 걱정해서가 아니라, 그냥 원경릉을 없애버리고 싶어 했다. 그렇기에 아이들이 태어나고도 그런 소란을 피운 것이다.원경릉은 현비와 원한 관계도 없는데, 현비가 왜 이렇게 자신을 죽이려고 드는지 도통 이해할 수 없었다.그녀는 마음이 답답해서 자신의 감정을 누군가에게 터놓아야 한다고 생각했다.그녀는 우문호가 국자감에서 돌아오기만을 기다렸다. *우문호가 왕부로 돌아오자 그녀는 하인들을 시켜 그가 좋아하
더 보기

제 947화

원래 아이들을 원경릉이 있는 방안에 두었지만, 유모 상궁이 젖을 먹이기 불편해하자 원경릉이 옆에 사랑채를 비우고 아기방으로 삼았다.두 사람이 들어서자 유모 상궁이 허둥대며 만두를 내려놓았다.“무슨 일이야? 전에도 말했듯, 애들이 보채지 않을 때는 안지 말라고 했잖아!” 우문호가 눈살을 찌푸리며 유모 상궁을 다그쳤다.유모 상궁은 태자 내외가 들어오는 것을 보고 급히 무릎을 꿇고 용서를 빌었다.“태자, 태자비님 정말 죽을죄를 지었습니다. 쇤네가 잠시 다른 곳을 보고 있을 때, 도련님이…… 그만 바닥으로 떨어지셨습니다.”“떨어졌다고?” 원경릉은 빠르게 걸어가 만두를 보았다. 만두는 치아가 다 빠진 늙은이처럼 실없이 웃고 있었다.“어떻게 떨어질 수가 있지?” 우문호는 아이들이 잠을 자는 침상을 바라보았다.침상은 원경릉이 준 도면에 따라 삼면이 모두 높게 올라와 있었으며, 남은 한 면은 난간이 있어 아이들이 떨어지지 않게 특수 제작된 침상이었다.게다가 아이들이 아직 어려서 뒤집기도 못할 텐데, 어떻게 떨어진다는 말인가.“믿기 힘드시겠지만, 사실이옵니다. 도련님이 떨어지는 것을 쇤네가 직접 보았습니다.” 옆에 있던 두 명의 유모 상궁이 말했다.원경릉과 우문호는 서로를 마주 보며 믿을 수 없다는 듯 “떨어지는 것을 직접 보았다고?” 라고 물었다.방금 죄를 고한 유모 상궁은 고개를 저으며 “쇤네는 보지 못했습니다. 고개를 돌렸을 때, 큰 도련님이 바닥에 계셨습니다.”라고 말했다.우문호는 만두를 안아들어 다친 곳이 있는지 확인했다. 다행히도 그는 포대기에 둘둘 싸여있었으며 바닥에는 깔개가 두껍게 깔려있었기에 다친 곳은 없어 보였다.우문호는 차가운 눈빛으로 유모 상궁을 노려보았다. 유모 상궁은 우문호의 눈빛이 무서워 고개를 숙이고 있었지만, 거짓말을 하는 것 같지는 않았다.두 사람은 밖으로 나와 희상궁을 불러 유모 상궁이 수상하니 지켜보라고 했고, 만약 오늘 같은 상황이 다시 발생하면 유모 상궁을 즉시 해고하라고 했다.우문호와 원경릉은 유모 상궁이
더 보기

제 948화

“귀신이 곡할 노릇이네. 혹시 난간이 느슨해진 것은 아니냐?”우문호가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난간을 흔들어보았지만, 침상에 고정된 난간은 꿈쩍하지 않았다.원경릉은 순간 머릿속의 주지의 말이 떠올랐다.‘혹시 유전……?’만약 실제로 뇌에 약물을 주입해 변이가 생겼다면, 이는 삼둥이에게도 유전될 수 있다. 그러나 유전됐다고 하더라도 기껏해야 뇌세포의 활동성이 좋거나 많은 정도, 또는 지능이 다른 사람보다 뛰어난 것뿐일 것이다. ‘근육이나 신체능력 방면은…… 그래, 어쩌면 영향이 있었을 수도 있겠어.’대뇌는 온몸을 관할하는 곳으로 대뇌의 개발은 인체의 모든 부분에 영향을 준다.“왜 그래?” 우문호가 얼굴이 하얗게 질린 원경릉을 보고 물었다.“별일 아니야. 그냥 이 상황이 안 믿겨서.” 원경릉은 웃었다.“나도 믿기지 않아. 하지만 우리 삼둥이들은 일반 아이들보다 똑똑하고 힘이 셀 거야. 어쨌든 부처님 오신 날에 태어난 아이들은 매우 특별하거든.” 우문호가 말했다.“응, 그래.” 이튿날, 원경릉은 우문호가 외출하자마자 유모 상궁을 시켜 삼둥이를 방으로 데리고 오라고 했다.그녀는 세 아이의 혈액, 심장, 맥박을 모두 검사했고 결과는 모두 정상이었다.‘뇌파를 스캔할 수도 없고, 겉으로 봐서는 어떤 이상이 있는지 알기 힘드네.’원경릉은 아이들이 걱정됐다. 그녀는 자신의 아이들이 다른 아이들과 다르다는 것이 좋지 않았다. 그녀는 삼둥이들이 평범하게 자라길 바랐다.그제야 그녀는 이 과제를 연구하기 시작한 것을 후회했다. ‘내가 왜 이런 약을 개발했을까?’원경릉은 점점 마음이 불안해졌고, 하인을 불러 주지를 모셔오라고 했다.주지는 원경릉의 부름을 예상했다는 듯 그녀를 보자마자 종이 한 묶음을 그녀에게 건네주었다. 그 종이에는 여러 가지 복잡한 공식이 적혀있었는데, 그녀에게는 아주 익숙했다.“아이가 선배의 변이 유전자를 물려받았는지 알고 싶다면, 이 공식들을 이용해 계산해 보세요.” 주지가 말했다.“왜 그렇게 추측하는 겁니까? 주지는 지금 내
더 보기

제 949화

“그래요, 이 연구로 세상을 구해봅시다.” 원경릉이 억지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선배의 연구를 부정할 필요 없어요. 이제는 투입량만 파악하고 통제한다면 인류의 큰 도움이 될 겁니다.” 주지가 말했다.과학자는 언제나 마음속에 세상을 변화시키려는 웅대한 포부를 가지고 있기 마련이다.물론 원경릉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그녀는 시간이 지날수록 자신의 연구가 필요 없다는 것을 발견했다. 인간은 이미 똑똑하다. 만약 똑똑한 인간이 더 똑똑해진다면 그에 따라 야망도 커질 것이고, 그렇다면 세상이 어떻게 되겠는가?주지를 돌려보낸 후 원경릉은 삼둥이를 빤히 보았다.“너희가 지금 내 말을 알아듣든 못 알아듣든 한 가지만 꼭 기억해. 항상 겸손해야 하고 특이한 행동은 하지 않는 게 좋다.” 원경릉이 엄한 목소리로 말했다. 삼둥이들은 그녀를 바라보며 입을 동그랗게 벌린 채 주먹을 꼭 쥐고 있었다. 그 순간 만두의 엉덩이에서 ‘부웅-‘ 소리가 나더니 만두가 씩 웃었다.옆에 있던 경단이는 멍한 표정으로 만두를 보았고, 찰떡이는 ‘으앙’하고 울음을 터뜨렸다. 원경릉은 아이들을 보니 걱정이 눈 녹듯 사라졌다. ‘지금 아이들의 행동을 보아하니 별다른 특이사항은 없는 것 같구나.’설사 아이들이 조금 더 커서 돌발행동을 한다고 해도 세 아이 모두 원경릉의 자식이며, 원경릉이 단속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원경릉은 유모 상궁에게 아이들을 항상 예의주시하라고 하며, 조금이라도 이상한 행동을 할 경우에 그 누구에게도 말하지 말고 반드시 자신을 찾아와 보고하라고 했다.“태자비, 혹시 아이들이 제천대전에 태어나서 특출난 능력을 타고났다고 생각하십니까?” 유모 상궁이 물었다.원경릉은 상궁의 물음에 대답 대신 미소를 보였다. 유모 상궁은 아이들을 24시간 내내 돌보는 상궁으로 만약 아이들이 이상한 행동을 한다면 제일 먼저 알아차릴 사람이다. “그런 것 같네요. 호국사 주지에게 물어보니 불력(佛力)을 타고났을 수도 있다네요. 그렇기에 이 일은 절대 다른 이에게 알려서는 안됩
더 보기

제 950화

원경릉이 우문호의 어깨에 손을 얹으며 진지한 표정으로 그를 보았다.“너한테 할 말이 있어. 일단 차분하게 내가 하는 말을 잘 들어. 중간에 말 끊지 말고.” 원경릉이 말했다.“너 설마 이미 알고 있었어? 나는 비밀을 지키고 싶었는데.” 우문호가 의아해했다.“무슨 비밀?”“응……? 몰랐어? 보아하니 몰랐구나?”“무슨 소리야? 먼저 말해.” 원경릉이 물었다.우문호는 얼굴이 발그레해지더니 눈이 반달 모양이 됐다.“정정(靖廷)이 왔어.”“누가 왔다고?” 원경릉은 실눈이 된 우문호가 못마땅했다. “정정!” 우문호는 크게 대답했다. 그의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해 보였다. 마치 첫사랑을 기다리는 소녀의 얼굴이랄까…… “정정? 그 사람이 왜 와?” 원경릉의 머릿속에는 종이 울렸다.‘대주(大周)의 진정정(陳靖廷)이 왜 온다는 거지?’우문호는 헛기침을 몇 번 하더니 옷깃을 바로 세우고 엄숙한 표정을 지었다.“태자 책봉 축하 자리에 참석하러 오는 거지! 다른 사람은 오든 말든 필요 없고, 정정은 꼭 와야 해.”원경릉은 눈을 가늘게 뜨고 우문호를 보았다.“오든 말든 필요 없는 다른 사람이 설마 나야?”“무슨 소리야! 다른 사람에 네가 왜 포함돼?” 우문호는 정정을 만날 생각에 흥분이 되는지 귀까지 빨개졌다.원경릉은 흥분한 우문호를 보고 순간 위기감을 느꼈다. ‘저러는 걸 보니, 정정이 오면 잘 감시해야겠어. 혹시 알아? 정정이 대주로 가자고 하면 홀라당 따라가 버릴지?’ 지금 우문호의 꼴을 보니 틀림없이 만사 다 내팽겨두고 짐 싸서 정정을 따라 대주로 갈 판이었다.“근데 정정 부인이 임신을 했다고 했잖아? 부인은 두고 온 거야?” 원경릉이 물었다. “부인도 같이 와.” “부인도 온다고? 가만, 지금 개월 수로 따지면 7개월이 됐을 텐데, 그 몸을 이끌고 온다고?”“무슨 상관이야.” 우문호는 정정의 부인에게는 관심 없었다.원경릉은 순간 정정 부인도 자신과 같은 생각임에 틀림없다고 여겼다. 정정도 우문호를 만날 생각에 설레고 있을 것이다
더 보기
이전
1
...
9394959697
...
322
앱에서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세요.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