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의 모든 챕터: 챕터 521 - 챕터 530

1359 챕터

제521장

온연은 눈을 내리 깔았다. “무슨 말이 하고 싶은 거예요? 만약 그 사람이랑 사귀고 싶은거라면 나랑 이혼하라고 말해요. 세컨드는 이름도 별로잖아요. 그렇게 해야 서로한테 좋죠. 그리고 당신 결혼한 거 아니에요? 이혼했어요?”  앨리는 그 순간 화가났다. 그동안 그녀는 목정침의 애인연기를 해서, 연기에 너무 심취한 나머지 온연이 걸리적 거리는 결혼 얘기를 하자 약점이 잡힌 것 같았다. “그건 제 사생활인데요. 불만 있으면 말하세요.”  온연은 살짝 웃었다. “그럴리가요.”  앨리는 애써 참았다. “그 사람 사랑하지도 않고, 심지어 떠나는 걸 선택했으면 더 이상 매달리지 마세요. 깨끗하게 끝낼 수 있잖아요? 그러면 서로 문제없고, 각자 편하게 살 수 있잖아요.”  온연은 멈칫했다. “그것도 내 사생활이에요, 그쪽이랑은 상관없는.”  앨리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어두운 얼굴로 뒤돌아 나섰다. 디저트도 달라고 하지 않았다.  사무실에 돌아온 후 그녀는 천천히 평정심을 되찾았다. “목대표님, 사람이 너무 많아서 디저트는 못 사왔어요, 오래 기다려야 했거든요. 사모님이 전해달라고 하셨어요. 앞으로 서로 문제 일으키지 말고 각자 편하게 살자고. 어떻게 하셔도 그 분은…. 다시 곁으로 돌아오지 않는다고. 빨리 이혼절차 밟고 싶으시데요, 이미 마음속에서 대표님을 지웠다고.”  안경속에 비친 목정침의 눈동자는 차가워졌다. 원래 매일 앨리한테 디저트를 사오라고 할 때가 제일 그에게 의미 있는 시간이었는데 갑자기 찬물을 끼얹는 기분이었다. 그리고 그는 무방비 상태에서 그 물을 다 맞았다. 그리고 이 모든 연기가 다 헛수고가 될 줄도 몰랐다. “뭐라고?”  앨리는 혹시라도 거짓말이 들킬까봐 그의 눈을 마주칠 수 없었다. “그게… 제가 말한 그대로예요. 사모님은 계속 대표님이 자극한다는 걸 알고 계셨어요. 계획하신 모든 걸 이미 다 예상한거죠. 저도 원래 그 분이 대표님한테 아직 감정이 남아있는 줄 알았는데 지금 보니까 어떻게 하셔도 결과는 다 똑같을 것 같아요. 그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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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2장

문이 잠기는 소리를 듣고 그녀는 비명을 지르려 했지만 큰 손 하나가 그녀의 입을 막았고, 핸드폰도 바닥으로 떨어졌다. 그 순간, 그녀는 너무 무서웠고 불도 켜져 있지 않았다. 그녀는 상대방의 얼굴도 못 보고, 일반적으로 뉴스에서 강도사건을 봤을 때 결과가 다 좋지 않다는 것만 떠올랐다. 그녀는 카드 안에는 몇 천 만원이 있어도 현재 갖고 있는 현금이 없어 줄 수 있는 돈이 없었다. 혹시 상대방이 무자비하게 살인을 저지르면 어쩌지?  상대방은 어둠속에서 그녀를 끌고 거실 소파 쪽으로 갔다. 그녀는 그 사람 몸에서 짙은 알코올 냄새를 맡았고, 무서워서 소파 모서리를 잡으며 애써 중심을 잡았다. 그리고 그녀는 상대방의 손을 깨물 기회를 잡았다. 너무 아픈 나머지 그 사람은 손을 뗐고 그녀는 재빨리 소리쳤다. “나 당신한테 지금 줄 돈 없어! 날 풀어줘! 계좌번호 남기면 내가 내일 돈 보내줄 테니까 죽이지만 마!”  이상한 건, 상대방은 아무런 행동도 소리도 내지 않았다. 그녀는 상대방이 고민하는 중이라고 생각하고 조금 차분해졌다. “나 같은 나이때의 여자들은 버는대로 다 써버리는데, 돈이 어딨겠어? 사람 잘못봤어… 난 예쁘지도 않고 범죄 저지르면 당신한테도 좋지 않으니 제발 풀어줘…”  그래도 아무 말 하지 않았다. 그녀는 머릿속에 어떻게 이 괴물을 벗어날지 궁리하고 있었다. 들어올 때 핸드폰을 문 앞에 떨어트리고, 통화가 끊겼는지 그녀도 알 수 없었다. 왜냐면 이어폰을 연결하고 전화를 한거라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대문은 남자 뒷편에 있었고, 이 사람은 술을 마셔서 어떤 상태인지 자세히 알 수 없었다. 그녀는 상대방이 한 눈 팔았을 때 문을 열고 도움을 요청하면 됐었다. 될지 안 될지 몰라 시도를 해봐야 했다…  여기까지 생각한 후, 그녀가 실행에 옮기려 결심하고 행동을 개시하려 할 때, 어둠속의 남자가 갑자기 그녀에게 가까이 다가왔다. 낮은 저음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내가 강도처럼 생겼나봐?”  그녀는 몸이 굳었다. 동시에 목정침의 몸에서 나는 향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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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3장

그녀는 절대 저녁내내 술 취해서 막무가내로 나오는 남자와 함께 있고 싶지 않았다. 무슨 일이 일어날지도 모르는 거 아닌가? 잠시 고민하더니, 그녀는 진락에게 전화를 걸었다. “와서 데려가세요. 아니면 길바닥에 버릴 거예요. 누가 사진 찍어가면 부끄러움은 목가네 몫이겠죠.”  그녀는 바로 전화를 끊어버리고 목정침에게 다가갔다. 그는 다행히 무언가를 덮고 있었고 이러면 진락이 데리러 와도 민망하지 않을 수 있었다.  얼마 지나지 않자 문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그녀가 문을 열고, 문 앞에 서 있는 진락에게 차갑게 말했다. “앞으로 술 취하면 막 돌아다니게 하지 마세요.”  진락의 표정은 살짝 난처해 보였지만 고개를 떨궜다. “도련님이 어디 제 말을 듣나요…”  이 말도 맞는 말이었다. 온연은 문 앞에 서서 그가 인사불성이 된 목정침을 데려가길 기다렸다. 그들이 멀어지자 그녀는 그제서야 문을 잠구고 안방에 누워 긴 한숨을 쉬었다. 마치 좋지 않은 꿈을 꾼 듯한 느낌처럼 기분이 울적하고 찝찝했다.  재수 없게도 핸드폰의 화면이 깨져 금이 두번이나 갔다. 다행히 사용은 할 수 있었지만 볼 때마다 기분이 나빴다.  둘째 날, 목정침은 호텔방에서 일어났고 숙취 때문에 머리가 아파 인상을 찌푸렸다. “진락…”  소파에세 저녁내내 지키고 있던 진락은 얼른 일어났다. “도련님, 일어나셨습니까?”  목정침은 앉아서 머리를 돌렸다. “물 한 잔만. 맞다, 어제 나 얼마나 마셨지? 이상한 일 한 거 아니지?”  진락은 말하고 싶었지만 묵묵히 물만 따른 뒤 입을 열지 않았다.  목정침은 물을 다 마신 후 물었다. “내가 묻잖아. 못 들었어?”  진락은 어쩔 수 없이 말했다. “본인이 한 일 본인이 모르시나요? 이건 제가 말하기 곤란합니다.”  목정침은 살짝 당황했다. “무슨 뜻이야? 내가 뭘 했는데?”  진락은 횡설수설했다. “도련님께서… 죽어도 사모님을 찾으러 가야 된다고 하셔서, 그 다음에 사모님이 전화로 데려가라고 하셨어요. 제가 안 데리러 가면 길바닥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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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4장

진함에겐 늘 여전사 같은 느낌이 있었다. 언제 어디든 상관없이 옷을 잘 차려 입었고, 온몸에 귀티가 흘렀다. 늘 표정관리를 잘해서 어떤 생각인지 잘 읽을 수가 없어 상대방이 만만하게 볼 수 없는 사람이었다. 그녀는 책상 위에 두 손을 올려 두었고 잠시 후에 입을 열었다. “전에 강균성이랑 강연연이 한 건 미안하게 생각하고 있어, 나도 잘 처리하지 못 한 거 같고…”  온연은 담담하게 말했다. “상관없어요. 어차피 한동안 안 찾아왔으니. 지금은 평화롭고 좋아요. 하지만 제가 기회를 잡는다면 몇 배로 갚아줄 거예요. 이 얘기하러 오신 거예요?”  진함의 눈동자가 살짝 흔들렸다. “걔네 이미 감옥 들어갔어. 각자 5년이랑 1년 판결 받았는데 나도 안지 얼마 안됐어… 목정침이 그런 거 같던데 넌 몰랐지?”  온연은 놀랐지만 티내지 않았다. 그리고 왜 진함이 여기에 온 건지 의심스러웠다. 강균성과 강연연이 감옥에 간 얘기를 하는 걸 보니, 진함은 그녀와 수다 떨기 위해 온 건 아닐테고, 그녀는 다음 내용을 대략 예측할 수 있었다. “그래서요? 전에는 몰랐어도 지금 알게 되었잖아요. 무슨 말이 하고싶은 거예요?”  진함은 고민하더니 말했다. “나도 걔네가 죄 지은 거 알아. 근데 내 입장에서는 구할 수 있으면 구하고 싶어. 널 찾아오는 게 적합하지는 않지만 널 찾아올 수밖에 없었어. 목정침은 다 널 위해서 그렇게 한 거잖아. 강균성이 대부분의 범행을 저질렀으니 구할 수 없지만 강연연은 구해주고 싶어.”  진함의 직접적인 말과 그녀의 당당한 태도가 온연의 기분을 썩 좋지 않게 만들었다. 진함은어째서 이렇게 당당할 수 있는거지? 그녀야 말로 진정한 피해자였다. “누가 감옥을 보냈으면 그 사람을 찾아가야죠. 저 찾아 오셔도 소용없어요. 제가 강연연을 위해서 목정침한테 가서 말할 거 같으세요? 저는 이미 목가네를 떠났고 모르시는 거 아니잖아요. 제 앞에서 이기적인 행동 이제 그만하세요. 강연연은 당신 딸이니까 구하든 말든 상관없지만, 저랑은 상관없는 일이에요!  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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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5장

그녀는 고민하더니 폰을 꺼내 목정침에게 문자를 보냈다. ‘진함이 찾아왔었어요. 당신이 강균성이랑 강연연 감옥에 넣은 거 알아요. 그럴 필요 없잖아요. 당신의 호의 필요 없어요. 앞으로 나랑 관련된 모든 일은 다 당신이랑 상관없는 거예요.’  바로, 그에게서 답장이 왔다. ‘네가 하루라도 내 여자인 이상, 네 일은 다 내가 간섭할 거야. 문자 보낼 용기는 있으면서 얼굴보고는 말 못하나 보지?’  그녀는 답장하지 않고 폰을 꺼버린채 잠을 청했다. 그녀는 정말 그의 앞에 가서 말 할 용기가 없었다. 그녀가 문자를 보낸 목적은 강균성과 강연연을 풀어달라는 말이 아닌, 앞으로 자신의 일에 간섭하지 말라는 거였다. 이런식으로 계속되면 끝이 나지 않을것만 같았다.  제도.  진몽요는 몇몇 회사를 찾아갔지만 다 실패하고 말았다. 직업이 안정이 안되니 마음도 초조해졌다. 집에 들어서자 에어컨의 시원한 바람이 느껴졌고, 하이힐을 벗어 던진 뒤 소파로 돌진했다.  그녀가 앉기도 전에 강령에게 붙잡혔다. “저리가, 가서 샤워부터 해. 소파 내가 새로 산거야, 엄청 비싼거라고. 네 몸에 다 땀 냄샌데 어딜 누우려고. 오늘 하루종일 밖에서 뭐 좀 했어?”  진몽요는 어쩔 수 없이 소파에 앉지 않았다. 더러워지면 어차피 그녀가 씻어야하니 강령의 말을 들었다. “아니요, 졸업하고 나서 일 경험도 많지 않고, 딱 경소경네 회사에서 잠깐 일한 게 다예요. 면접때 사람들이 제가 경소경네 회사에서 왔다고 하니까 다들 눈이 반짝반짝 했는데, 다른 자료들 보고 질문 몇 개만 하더니 떨어졌어요. 내 주제는 나도 잘 알아요. 경소경네 거기서 일 좀 했다고 해도, 경력이 후진 건 변하지 않죠 뭐. 이러다가 정말 식당 가서 설거지하게 생겼어요. 그러니까 더 물어보지 마세요.”  강령도 물론 그녀를 탓하지 않았다. “일 못 찾았는데 경소경이 아무 말 안 해?”  진몽요는 반사적으로 선을 그었다. “그 사람이 와서 일 하라고 했는데 내가 안 갔어요. 그 사람이 도와주는 게 아닌 저 혼자 힘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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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6장

경소경은 제자리에 서서 그녀를 보고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그가 선글라스를 쓰고 있어 진몽요는 이상한 낌새를 눈치채지 못했다. 그녀는 그에게 걸어가 팔을 잡았다. “돈 보냈는데, 받았죠? 며칠이나 있을 거예요? 너무 오래 있을거면 안 기다리고요, 나는 2일만 있다가 다시 와서 일자리 알아볼 거예요.”  “안 기다려도 돼요.” 경소경은 차갑게 대답한 후 뒤를 돌아 출입국 게이트로 향했다.  진몽요는 그가 이상한 걸 눈치채자 총총 뛰며 그의 뒤를 따랐다. “왜 그래요? 기분 안 좋아 보이는데.”  그는 살짝 발 걸음을 늦췄다. “내 기분이 어떻든 당신한테 중요하긴 해요? 본인 기분만 좋으면 된거죠.”  진몽요는 머릿속에서 바싱벨이 울렸다. “잠깐만! 무슨 말이에요? 말하는 게 꼭 나 때문에 화난거처럼? 다 큰 아저씨가 나 같은 어린 아가씨처럼 승질 부리는 거예요? 이유를 말하면 되잖아요.”  경소경은 아무리 생각해도 사람 많은 공항에서 말다툼을 하고싶지 않았다. 싸우는 건 그의 취향이 아니었고, 두 사람 사이에 싸움을 원치 않았다. 그저 자신이 침착해 질때까지 기다렸다. 화났을 때 감정조절을 잘 하지 않으면 마지막에 자신이 원하지 않는 결과를 얻을 수도 있었다. “아무것도 아니에요.”  진몽요는 더 묻지 않았고 얼굴색이 창백해졌다. 도대체 무슨 일인지 알 수 없었다.  붐녕 어제 저녁에 전화할 때는 괜찮았는데, 왜 갑자기 하루 아침에 분위기가 바뀐거지?  비행기 안, 두 사람은 나란히 앉았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경소경은 눈을 감고 진몽요를 절대 쳐다보지 않았다.  진몽요는 불안한듯 옷깃을 잡고 있었다. 그의 속내를 알 수가 없어서 어떻게 대화를 시작해야 할지도 몰랐다. 속은 개미 100리가 돌아다니는 것처럼 괴로웠다.   두 시간 후, 비행기가 착륙했고 경소경은 먼저 내렸다. 진몽요는 천천히 그의 뒤를 따랐고, 눈시울이 붉어졌다. 주위에 사람만 없었다면 아마 울음이 터졌을 것이다. 애써 공항 밖으로 나올 때까지 참았고, 택시를 잡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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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7장

경소경은 깊게 숨을 들이 마셨다. “아까 호텔비도 나랑 더치페이 하지 그랬어요? 난 누가 내 돈 절약해 줄 필요 없어요. 그런데 비행기 값까지 계산해줘야 해요? 난 당신네 집까지 가서 픽업할 시간이 있었는데 안 갔어요. 당신은 화도 안 내고 물어보지도 않았죠. 입장을 바꿔서 생각해봐요. 보통 이런 상황에서 내가 신경 안 썼으니까 당신도 신경 안 쓰겠다 이거예요?”  그는 이런 연애 방식을 잘 알았다. 왜냐면 과거에 그는 감정적으로 신경 쓰지 않는 역할이었고, 갑자기 반대가 되니까 그는 당황해서 어쩔 줄 몰랐다.  진몽요의 반박자 느린 머리는 드디어 제 박자를 찾았다. 그가 질렸거나 후회되서 이러는 게 아니라는 걸 알자 속으로 안도했다. “아니에요… 난 그냥 거기까지 생각 못 했어요. 난 그냥 우리 사이가 더 가까워지기 전까지 당신 돈을 너무 많이 쓰고 싶지가 않았어요. 혹시 당신 어머니가 내가 돈 때문에 만난다고 생각할까봐요… 나도 당신 돈 많은 거 알아요, 근데 이건 존중의 문제에요. 당신이 픽업하러 오지 않았을 땐 분명 무슨 일이 있어서 일텐데 내가 왜 그걸로 싸워야해요? 난 신경을 안 쓴게 아니라 당신을 이해한 거예요! 이거 때문에 화난 거예요?”  그녀의 설명을 듣자 경소경의 분노는 이미 반쯤 식었다. 그리고 그 분노를 대신한 건 죄책감이었다. 그는 두 사람이 사귀면 행복할 일만 남았다고 생각했지 다른 건 전혀 고려하지 않았었다. 그리고 그녀의 입장 또한 생각해보지 못했다. 그는 그녀가 하람의 시선까지 신경 쓸 줄 몰랐다. 그가 잘해주지 못 해도 그녀는 무조건 그가 바쁘다고 이해해줬고 어떻게 봐도 그녀가 맞았다.  이러면 더 이상 얘기할 게 없었다. 하지만 그는 그녀의 눈에서 열등감을 보았다. 이렇게 활발한 여자가 왜 열등감을 느끼는 걸까? 왜 자신을 계속해서 낮추는 걸까? 그녀는 그한테 충분히 화낼 자격이 있는데 말이다.  “혹시…” 그는 그녀가 예전에 있었던 안 좋은 일 때문에 잠재적으로 죄책감이나 열등감을 느끼는지 물어보고 싶었지만 예민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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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8장

진몽요는 잠시 멈추더니 말했다. “싸웠다고 볼 수는 없어. 그냥 나랑 그 사람 사이에 의견차이가 좀 있었지. 가치관이 달랐어. 예를 들어서 나는 사귀는 기간 동안 그 사람 돈을 많이 쓰고싶지 않고, 나 픽업 못 해줄 때도 트집 잡기 싫어. 근데 그 사람은 내가 무관심하고 사랑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나봐. 그래도 나는 더치페이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해. 그래야 나중에 헤어져도 빚진 게 없잖아. 못 데리러 오는 게 뭐 어때서? 만약 그 사람이 정말 바쁘면 나는 철없이 행동하는 거잖아? 그래서… 다 사소한 일이야. 근데 해결 하려니 막상 큰 일 같은거지. 피곤해.”   온연한테 이런 일은 큰 일에 속하지도 않았다. “너희가 사귀면서 행복하면 된거지. 분명 둘 중한명은 양보를 해야 할 거야. 네가 만약 그 사람을 기쁘게 하고 싶으면 그 사람 방식대로 하는거고, 그 사람이 너를 더 아낀다면 네 방식대로 하겠지. 큰 일 아니니까 너무 신경 쓰지 마. 이왕 나와서 노는김에 신나게 놀아야지. 우리 이제 점심 때 가게에서 밥 해 먹기로 했는데, 너도 같이 먹을래? 아니면 경소경이랑 나가서 먹을래?”  진몽요는 생각했다. 나가서 밥 먹는 게 맞았지만 또 온연은 버려 두고 싶지 않았다. “아마 나가서 먹을 것 같아. 하지만 너랑도 먹고싶어, 같이 나갈래? 커플 사이에 끼기 싫다고 하지 말고~ 이렇게 하는걸로 하자! 란샹언니랑 직원들한테는 나중에 사주고.”  베프가 왔으니 온연은 당연히 함께해줘야 했다. 점심시간이 되자, 경소경은 먼저 진몽요에게 식당에 가 있으라고 전화했고, 그도 곧 도착한다고 전했다.  진몽요는 온연을 데리고 택시를 타서 먼저 도착했고, 20분 후에 경소경이 뒤늦게 도착했다. 하지만 그는 혼자가 아니라 목정침과 함께였다!  목정침의 냉철한 시선과 마주친 그 순간 온연은 심호흡을 했다. 온 몸이 마비되는 느낌에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렸다. 그녀는 이미 경소경이 목정침과 함께 올 거라는 걸 어느정도 예상하고 있었다.  이왕 식사하러 왔으니 마음을 편하게 먹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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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9장

목정침은 바로 대답하지 않고 천천히 일어났다. 온연은 마음이 심란해졌고 원망스러운 경소경은 한 대 때리고 싶었다. 그녀는 생각을 정리하고 담담하게 대답했다. “그럴 필요 없어요, 먼저 갈게요.”  목정침을 팔을 뻗어 그녀의 손목을 잡았다. “데려다줄게.”  그녀는 살짝 인상을 찌푸렸다. “됐어요.”  그는 고집을 부리며 “내가 데려다 준다고.”  결국 온연은 그에게 져주는 셈치고 차에 올라탔다. 하지만 그녀는 뒤좌석에 앉았다.  차 안에 냉기가 바깥에 열기를 식혀주었고, 온연은 지나가는 건물들을 보며 생각을 비웠다. 그녀도 자신이 왜 고집을 부리지 않고 그의 차에 탔는지 몰랐다… 만약 오늘 진몽요와 동행하지 않았다면 그와 밥 먹을 일도 없었을 것이다.  갑자기, 침묵을 유지하던 그가 입을 열었다. “그 날 저녁 일 미안해. 내가 너무 많이 마셔서.”  그의 무심한 말투속엔 진심이 얼마나 담겨 있는지 알기 힘들었다. 그래도 사과는 했으니 온연도 더 이상 그 날 밤 일을 생각하지 않았다. 그와 똑 같은 말투로 “많이 마신 거 알아요, 그래서 괜찮아요. 그치만 다음번에 같은 실수하지 말아요.”  그는 뜨끔했다. “다음엔 술 마시고 널 찾아가지 않을게.”  이 말은 술 안 마셨을 때 오겠다는 뜻인가?!  온연은 참지 못하고 강조했다. “맨정신으로도 나 찾아오지 말아요. 이혼 얘기 외에는 영원히 나 찾으러 오지 말아요. 알겠어요?”  때마침 신호가 걸려 차가 멈췄다. 빨간불을 보면서 온연은 차에서 내려 걸어가고 싶은 생각이 절실했지만 차 문은 잠겨 있어 어쩔 수 없었다.  10초 후에 목정침이 다시 입을 열었다. “나는 처음부터 시작했으면 좋겠어. 모든 걸 다 처음부터. 이혼은 안돼. 너는 네가 생각할 수 있는 모든 방법과 수단을 동원해서 날 원망하고 미워해도 좋아. 그런데 우리 사이에 선 긋지는 마.”  착각인가? 왜 그녀는 그의 말투에서 부탁하는 듯한 느낌을 받은 걸까? 그 답지 않은 행동이었다… 그의 악랄한 태도들은 다 적응이 됐지만 그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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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0장

그녀는 심플한 꽃병 몇 개를 꺼내어 꽃을 정리했다. 꽃병을 4병이나 쓰고 나서야 꽃을 다 꽂았다. 이렇게 보니 가게도 더 화사해보였다.  안야는 부러워했다. “누가 보낸걸까요? 너무 예뻐요. 꽃이 이렇게 많으면 분명 비싸겠죠? 작은 꽃다발도 최소 100송이는 될텐데. 이 꽃가게 여기서 제일 비싼 꽃가게예요. 게다가 프랜차이즈. 가격도 엄청 비싸요.”  온연의 기분은 꽃 덕분에 조금 좋아졌다. “누가 보낸 게 뭐가 중요해.”  호텔. 진몽요는 침대에 누워 곤히 자고 있었고, 경소경은 옆에서 폰을 하며 시도때도 없이 그녀를 원망의 눈빛으로 쳐다봤다. 밥 먹고 돌아오자 그녀는 낮잠을 자야한다고 우기더니 정말 잠에 들었다. 이 전에도 며칠동안 못 봤는데, 심지어 만나서도 싸우고, 원래 연애 초반일수록 더 잘해야 하지 않나? 그녀가 잠이 오는 게 이해되지 않았다.   갈수록 폰만 보는 게 지루하자 그는 누워서 그녀를 품에 안으려 했다. 하지만 그녀가 누워있는 자세가 불편할 것 같아 시도만 해보고 포기했다. 다시 폰을 켜 그녀에 허리에 올렸고, 과하게 누르지 않았다.  갑자기, 경소경은 실수로 옆구리를 건들였다. 그런 그녀는 간지러웠는지 바로 피했다. 반응이 민첩한 걸 보니 잠에 든 사람 같지가 않았다.  경소경은 잠시 멈췄다. “깼어요?”  그녀는 연기하지 않고 그의 몸에 올려 둔 다리를 치웠다. “응… 좀만 더 눈 감고 있을게요…”  그는 그녀가 깨기만을 기다렸는데 더 자게 할 수 없었다. “그만 자요, 아니면 저녁에 못 자요…” 그가 몸을 움직여 그녀에게 키스하려 하자 그녀는 고개를 돌렸다. 그가 눈썹을 찌푸리며 그녀의 턱을 잡고 시선을 고정시켰다. “뭐 하는 거예요? 만지지 말라는 거예요? 아직도 화난 거 아니죠? 내가 잘못 했다니까요.”  그녀는 어떻게 답해야 할지 몰랐다. 지금은 그냥 그러고 싶지 않았다.  이성을 잃기 전에 그녀는 그를 확 밀쳐냈다. “몇시예요? 지금 가게 바쁠텐데. 저녁에 연이랑 같이 밥도 먹을 겸 가서 도와줘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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