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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7장

경소경은 깊게 숨을 들이 마셨다. “아까 호텔비도 나랑 더치페이 하지 그랬어요? 난 누가 내 돈 절약해 줄 필요 없어요. 그런데 비행기 값까지 계산해줘야 해요? 난 당신네 집까지 가서 픽업할 시간이 있었는데 안 갔어요. 당신은 화도 안 내고 물어보지도 않았죠. 입장을 바꿔서 생각해봐요. 보통 이런 상황에서 내가 신경 안 썼으니까 당신도 신경 안 쓰겠다 이거예요?”

  그는 이런 연애 방식을 잘 알았다. 왜냐면 과거에 그는 감정적으로 신경 쓰지 않는 역할이었고, 갑자기 반대가 되니까 그는 당황해서 어쩔 줄 몰랐다.

  진몽요의 반박자 느린 머리는 드디어 제 박자를 찾았다. 그가 질렸거나 후회되서 이러는 게 아니라는 걸 알자 속으로 안도했다. “아니에요… 난 그냥 거기까지 생각 못 했어요. 난 그냥 우리 사이가 더 가까워지기 전까지 당신 돈을 너무 많이 쓰고 싶지가 않았어요. 혹시 당신 어머니가 내가 돈 때문에 만난다고 생각할까봐요… 나도 당신 돈 많은 거 알아요, 근데 이건 존중의 문제에요. 당신이 픽업하러 오지 않았을 땐 분명 무슨 일이 있어서 일텐데 내가 왜 그걸로 싸워야해요? 난 신경을 안 쓴게 아니라 당신을 이해한 거예요! 이거 때문에 화난 거예요?”

  그녀의 설명을 듣자 경소경의 분노는 이미 반쯤 식었다. 그리고 그 분노를 대신한 건 죄책감이었다. 그는 두 사람이 사귀면 행복할 일만 남았다고 생각했지 다른 건 전혀 고려하지 않았었다. 그리고 그녀의 입장 또한 생각해보지 못했다. 그는 그녀가 하람의 시선까지 신경 쓸 줄 몰랐다. 그가 잘해주지 못 해도 그녀는 무조건 그가 바쁘다고 이해해줬고 어떻게 봐도 그녀가 맞았다.

  이러면 더 이상 얘기할 게 없었다. 하지만 그는 그녀의 눈에서 열등감을 보았다. 이렇게 활발한 여자가 왜 열등감을 느끼는 걸까? 왜 자신을 계속해서 낮추는 걸까? 그녀는 그한테 충분히 화낼 자격이 있는데 말이다.

  “혹시…” 그는 그녀가 예전에 있었던 안 좋은 일 때문에 잠재적으로 죄책감이나 열등감을 느끼는지 물어보고 싶었지만 예민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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