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에 진몽요와 경소경은 함께 밥을 먹고, 야시장을 구경했다. 이건 진몽요가 제안했다. 사고싶은 물건은 없었지만 단지 경소경이랑 함께 걷고 싶었다… 야외는 너무 더워 그들은 구경을 마치고 안으로 들어왔다. 쇼핑몰은 시원했고 사람도 많았다. 시계 가게를 지나치면서 경소경의 눈에 여자 시계 하나가 들어왔다. 가격도 보지 않고 들어가 직원에게 꺼내달라고 했다. “이 시계 예쁘죠? 어때요?” 진몽요는 그 시계를 보면서 그가 보는 눈이 있다고 생각했다. 예뻤지만 결코 저렴하지 않았다. “됐어요.” 경소경은 기분이 썩 좋지 않았다. “그래요, 싫음 말아요.” 그는 그녀가 그의 돈을 쓰고싶어 하지 않는다는 걸 알았다. 그녀가 뒤돌았을 때, 그는 작게 직원에게 포장해달라고 요청했고 재빨리 결제한 후에 박스를 숨긴 채 그녀를 뒤따라 갔다. 만약 선물로 주는거라면, 그녀가 화내지 않겠지? 10시가 다되자, 몰 안에 사람이 점차 줄었다. 거의 마감시간이었는데, 진몽요는 나갈 생각이 없어 보였다. 경소경은 저녁 내내 구경하느라 힘이 다 빠졌다. “호텔로 돌아가죠? 늦었는데.” 진몽요는 어리둥절하며 “늦었어요? 그래요…” 그녀가 대답하자 경소경은 안도했다. 드디어 구경을 멈출 수 있었다. 그녀에 어깨에 팔을 감싸며 “내일 여기서 하루종일 놀아줄게요. 정침이한테 말해서 하루 시간 비웠어요.” 진몽요는 영혼 없이 대답한 후, 어떻게 말을 시작할지 고민했다. 호텔에 돌아온 후, 방에 들어서는 순간에 그녀는 용기를 냈다. “경소경씨, 우리 그만 만나요.” 경소경은 문을 닫다가 멈춰버렸다. “뭐라고 했어요?” “헤어지자고요.” 그녀는 그를 등지며 눈을 마주치지 못했다. “내가 말했죠, 그런 말 함부로 하면 안된다고.” 경소경은 그녀의 낌새를 눈치 챘는지 말할 때기운이 하나도 없어보였다. “그래서… 나 지금 함부로 말 하는 거 아니예요. 진심이에요. 오늘 새벽 1시 비행기 끊었어요, 조금 이따가 공항 가봐야해요.” 진몽요는 아무렇지 않게 말하
온연은 그녀와 함께 마셔주었다. “나도 알아. 네가 한 결정이니까 더 마음이 안 좋겠지. 어쩌면 한 평생 아플수도 있어… 젊을 땐 서로 좋아하고, 사귀기만 하면 무서울 게 없는데, 좀 더 성숙해지면 멀리 볼 수밖에 없어. 어쨌든 몽요야, 내가 미안해. 그런 일이 너한테 없었더라면, 너랑 경소경도 이렇진 않았겠지.” 말은 이렇게 해도 진몽요는 한번도 온연 탓을 한 적이 없었다. “어떻게 네 탓을 해? 강연연이랑 전지 탓을 해야지. 그건 내 문제였어. 만약 내가 전지를 몰랐더라면 이런 모습이 아니었겠지. 경소경이랑 사귀게 됐을 때, 처음엔 모든 게 완벽하고 미래가 기대되더라. 근데 좋은 게 다 지나가고 나서야 문제점을 발견했어. 만약 내 머리가 조금만 더 좋았더라면 미리 해결책을 생각했을텐데. 그때 죽어도 안된다고 거절했으면 지금처럼 마음 복잡할 일도 없었겠지. 한번도 무언가를 얻은 후에 그걸 또 잃은 적이 없었어. 두 가지가 다 느낌이 달라. 후자는 고통스럽고, 전자는 유감스럽지.” 강연연과 전지가 언급되자 온연의 마음속엔 작은 파도가 쳤다. 전지는 잠수를 타서 흔적도 없이 사라졌고, 강연연의 행방만 명확했다. 강연연 같은 사람에게 감옥에서 1년은 너무 가벼운 형벌이었다. 비록 목정침의 호의를 받아드리고 싶진 않았지만, 그래도 그가 잘했다고 생각했다. 그녀가 물었다. “앞으로 어떻게 할 거야? 제도로 돌아갈거야, 여기에 남을거야?” 진몽요는 막막한 듯 고개를 절레며 “나도 모르겠어.” 온연은 한숨을 쉬었다. “네가 기운 좀 차리면 그때 다시 생각해보자, 경소경도 지금 괜찮지 않을 거야. 그런 바람둥이 같은 사람은 상처받으면 어떨지 궁금하네…” 경소경이 생각날수록 그녀는 더 크게 울었다. 평소 경소경의 늘 우아한 기운을 풍기며 성격도 좋았다. 하지만 이별통보를 받았을 때 그는 완전히 태도가 바뀌어 분노를 했다. 이것만 생각하면 그녀의 마음이 좋지 않았고, 괴로워서 심장이 튀어나올 것만 같았다. 호텔, 목정침이 경소경의 방에 왔을 때 눈 앞
새벽, 경소경은 담배를 피며 진몽요의 전화번호를 보고 또 봤지만 결국 전화를 걸지 않았다. 이 시간, 그녀는 이미 제도로 돌아갔겠지? 태어나서 처음으로 그는 잠에 들지 못 했다. 그것도 여자 때문에. 그가 담배를 버리려는 순간 핸드폰이 울렸다. 이 새벽에 전화 올 사람이 없어 귀찮은 듯 화면을 봤는데 발신자가 진몽요인 걸 보자 그는 굳어버렸다. 몇 초 후에 다시 정신을 차린 뒤, 조심스럽게 전화를 받았다. 담배를 너무 많이 펴서 목소리가 살짝 쉬었다. “여보세요…? 집 도착했어요?” 전화너머 진몽요의 만취한 목소리가 들렸다. “경소경씨… 어디에요? 만나고 싶어요…” 그는 정신이 바짝 들었다. “술 마셨어요? 제도로 돌아간 거 아니에요? 어디에요?!” 그의 말을 듣지 않았는지 진몽요는 말을 이어갔다. “내가 헤어지고 나서 얼마나 마음이 아픈지 알아요? 하지만 헤어지지 않아도 우리는 미래가 없잖아요… 우리는 거리가 너무 멀어요… 게다가 당신은 금사빠라서 나는 평생 당신을 붙잡아 둘 자신이 없어요. 나중에 날 미워해서 버릴수도 있잖아요… 그리고 난 줄 수 있는 것도 없고 도와줄 수 있는 것도 없어요. 그냥 옆에 있는 들러리 같은 존재일 뿐, 당신이랑 어울리지 않아요…” 옆에서 온연의 목소리도 같이 들려왔다. “그만해, 너 너무 많이 마셨어. 얼른 자…” 그녀는 제도로 돌아가지 않았다! 온연에 집에 있어! 경소경은 방키를 챙겨서 재빨리 나갔다. 그녀가 만나고 싶다고 하니 언제든지 그녀를 찾으러 가야했다. 목정침의 방문을 두드릴 때 경소경은 시간을 중요시하지 않았다. 목정침은 비몽사몽 한 모습으로 문을 열었고, 똥 씹은 표정이 경소경을 보자 조금 풀렸다. “미쳤어?” 경소경은 목정침의 바으로 쳐 들어가 차키를 챙겼다. “차 좀 빌릴게!” 목정침이 무슨 일인지도 묻기 전에 그는 떠났다. 안 그래도 잠을 못 자 그는 딱히 궁금하지도 않았다. 아파트 단지에 거의 도착하자, 경소경은 진몽요에게 전화를 걸었다. 한참 후에 전화를 받았는데,
차에 탄 후, 온연이 말했다. “호텔로 가서 방 하나 따로해줘요. 핸드폰은 챙겼는데 신분증을 안 챙겨서…” 목정침은 살짝 고개를 끄덕이고선 바로 호텔로 향했다. 호텔 리셉션을 지나치자 온연은 발걸음을 멈췄고 그가 말했다. “신분증 없으면 그냥 내 방가서 자. 난 소파에서 잘 게.” 온연은 당연히 신분증 없이 체크인을 못 하는 걸 알았다. 하지만 목정침이 차에서 분명 고개를 끄덕였고 그에게 방법이 있을거라고 생각했다. 그가 생각한 방법이 이런건지 누가 알았을까? 이미 왔으니 다시 돌아갈 수 없었다. 거의 새벽4시가 다 되었고, 그녀는 너무 피곤했다. 내일가게에 출근도 해야했다. 목정침은 이 호텔에 VIP룸을 자주 이용했다. 거실에 럭셔리한 소파가 있었고 안방과 거실은 분리되어 있었다. 비록 문은 없었지만 공간이 붙어 있지 않는 것만으로도 그녀는 만족했다. 침대에 흐트러진 흔적을 보자, 온연은 목정침이 급하게 일어나서 자신을 찾으러 왔다고 생각했다. 막상 그의 침대에서 자려니 기분이 이상했다. “내가 소파에서 잘게요. 어차피 하룻밤이니 대충 자면 돼요. 너무 늦었으니까 먼저 잘게요.” 그녀가 소파로 걸어가자 목정침이 그녀의 팔목을 붙잡았다. “내가 말했지. 네가 침대에서 자라고. 아니면 같이 자든지. 네가 골라.” 그녀는 그의 팔을 뿌리치고 안방으로 걸어갔다. 눕자마자 갑자기 그의 향기가 그녀를 감쌌다. 이 상태로 그녀는 절대 잠에 들 수 없었다. 같이 자는거랑 아무런 차이가 없었다… 분명 악몽이라도 꿀 것 같았다! 목정침은 이미 소파에서 잠이 들어 그녀는 다시 자리를 바꾸자고 말하지 못했다. 오랫동안 누워있자 그제서야 잠이 솔솔 왔다. 아파트 안, 경소경은 이미 지칠대로 지쳐 있었다. 진몽요는 몇 번이나 토를 하고 나서야 멈췄고, 절대 자려고 하지 않았다. 지금 정상적인 교류를 하는 건 불가능해 보였으나 그는 궁금했다. “진몽요씨, 나 좀 봐 봐요.” 진몽요는 소파에 반쯤 누워 실실 웃었다. 대담하게 그와 눈을 마주치며 농담까
목정침은 소파에게 노트북을 하며 몇 초 후에 대답했다. “네가 너무 깊게 잠 들었길래, 코도 골던데. 어떻게 깨워?” 코를 골았다고?! 온연은 살짝 민망했다. 그녀는 자신이 코고는지 전혀 몰랐는데, 그가 그걸 밤새 들었다니… “허허… 어제 저녁은 고마웠어요. 방해되니까 먼저 가 볼게요.” 그녀는 어제 저녁 정말 다른 방법이 없어서 이곳에 온거였다. 만약 지금 그에게 냉정하게 굴면, 배은망덕하니 나름 고마운 말투로 말했다. “밥 먹고 가, 배달시켰어. 곧 도착한데.” 목정침은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 “됐어요. 집에 가서 만들어 먹으면 돼요.” 온연은 일부러 거절했다. “소경이한테 아직 전화 안 왔어.” 목정침은 노트북을 닫고 그녀를 봤다. 온연은 고민했다. 경소경이 전화가 안 왔다는 건 아직 거기 있다는 뜻인데, 지금 돌아가는 건 적절하지 않았다. “그럼 그렇게 해요… 실례 좀 할게요.” 그녀의 말투에 뭔가 낯선 사람을 대하는 듯한 느낌이 있어 목정침은 짜증이 나서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 배달음식이 도착했다. 온연은 공짜로 음식을 먹는게 그래서 직접 포장을 뜯고 수저를 놨다. 음식은 딱 보니까 경소경네 레스토랑에서 온 거였다. 냄새가 좋아서 식욕을 더 돋우었다. 목정침은 아무 생각 없이 그녀에게 음식을 집어주었다. “너 말랐어.” 그의 말투는 의외로 부드러웠다. 온연은 음식을 집던 젓가락을 거두고 그의 눈을 마주치지 못 했다. 예전에는 이 사람이 자신이 말랐는지 안 말랐는지 신경 썼었다? 그녀가 10년 넘게 기대하던 자상함을 막상 쉽게 얻으니 느끼면 안되는 감정을 느끼는 것 같았다. ...... 아파트 안. 진몽요는 음식냄새의 맛있는 냄새에 잠에서 깼다. 그녀는 온연이 밥을 했다고 생각해서 머리가 헝크러진 채로 주방으로 나왔다. “연아, 뭐 맛있는 거 했어?...” 말을 하다 말고 그녀는 벙쪘다. 주방에는 온연이 아니라 경소경이 있었다! 그녀는 그가 왜 여기에 있는지 하나도 기억나지 않았다. 경소경은 고개
진몽요는 잘못한 아이처럼 조심스럽게 고개를 끄덕이고 크게 크게 밥을 먹었다. 어제 저녁에 술도 많이 마시고 토도 많이 했으니 자고 일어난 후엔 당연히 배가 고팠다. 밥은 다 먹은 뒤에야 온연이 생각났다. “연이는요? 어제 저녁에 계속 여기에 있었어요? 그럼 연이는 어디 갔어요?” 경소경은 이상하게 웃었다. “내가 정침이한테 데려가라고 했어요. 아마 호텔에 있을 거예요.” 진몽요는 생각지도 못 했다. “연이가 갔어요?” 경소경은 어깨를 들썩이며 “갔겠죠. 어제 당신 때문에 새벽 3시까지 고생해서 힘들고 피곤할 거예요. 호텔 가서 자는 게 낫죠, 모기도 안 물리고. 지금쯤 두 사람 다 일어났겠죠. 주변에 워터파크 봐둔 곳 있는데 거기 갈래요? 이 주변에 마침 바다도 없어서 워터파크 가기엔 딱 좋을 거 같은데. 규모도 크고 시설도 괜찮아 보였어요.” 먹고 마시고 노는 일은 쉽게 진몽요를 유혹할 수 있었다. 방금 헤어지고 또 재결합했으니 나가서 기분전환 하는 것도 괜찮았다. “그래요, 그럼 내가 연이한테 전화해 볼 게요. 목정침 차 있지 않아요? 그 차 타고 가면 딱이네요. 당연이 그 두 사람도 같이 가면 좋고요.” 온연이 전화를 받았을 때 이미 밥을 다 먹은 상태였다. 진몽요가 목정침까지 데리고 워터파크에 가자고 하자 그녀는 목정침을 흘낏 봤다. “워터파크 갈래요?” 목정침은 그런 곳에 가본적이 없어 당연히 인상을 찌푸렸다. “너 가고싶어?”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어차피 오늘 가게도 안 열고, 바람도 쐴 겸요. 밖에 날씨도 더운데.” 그는 차키를 챙겼다. “그럼 내가 데려다 줄게.” 그는 워터파크에 관심이 없어 기사만 하겠다는 뜻이었다. 진몽요와 경소경을 태우고 다 같이 교외로 향했다. 규모가 꽤 커서 교외 쪽에 위치해 있었다. 진몽요는 신난 모습으로 가방에서 수영복을 꺼냈다. “연아 내가 네 수영복도 챙겼어. 봐봐. 내가 비슷한 거 두개 샀는데 너 하나 나 하나 입자. 네가 입으면 분명 이쁠거야!” 수영복은 검은색에
목정침은 아무 말없이 해변쪽으로 따라갔다. 온연도 옅은 숨을 내쉬며 그의 뒤를 따랐다.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들어 목정침을 봤는데, 뒷모습만 봐도 그의 몸매가 좋다는 걸 알 수 있었다. 균형적인 체형, 탄탄함, 하얀 피부, 숨길 수 없는 긴 다리… 매혹적이었다. 그녀의 시선을 느낀건지 목정침은 발 걸음을 멈추고 뒤를 돌았다. “빨리 걸어.” 그녀는 황급히 시선을 피했다. “알겠어요…” 오늘의 태양이 뜨거워서 사람이 다 탈것만 같았다. 해변가 파라솔로 걸어가 진몽요는 선크림을 경소경에게 건넸고 선베드에 엎드렸다. “좀 발라줘요, 골고루. 타면 안 예쁘니까.” 경소경은 자연스럽게 임무에 충실해서 꼼꼼하게 발랐다. 진몽요는 온연이 서서 움직이지 않자 재촉했다. “목정침한테 발라 달라고 해. 다 바르고 나서 물 속에 들어가야지. 너 타면 겨울 지날 때까지도 피부색 안 돌아오고 탈각 돼. 생각만 해도 끔찍해!” 온연은 두피가 움찔하며 이미 진몽요를 패고 싶은 순간이 한 두번이 아니었다. 목정침과의 사이가 좋지 않다는 걸 알면서도 못하는 말이 없었다. 일부러 그런거겠지?! 그녀가 주춤 거리자 목정침이 무표정으로 선크림을 들었다. “누워.” 상대방이 괜찮다고 하니 그녀도 억지부릴 이유가 없었다. 선크림 한번 발라주는데 뭐 별거 있나…? 그녀는 고맙다고 말한 뒤 옆에 있던 선베드에 엎드렸다. “들만 발라주면 돼요, 앞은 내가 할게요.” 목정침은 ‘응’이라고 대답했다. 그의 시선은 그녀의 창백한 피부에 머물렀고, 그의 기억이 맞다면 그녀의 몸에는 점도 거의 없었고 몽고반점 같은것도 없었다. 그저 예전에 그를 대신해서 맞은 칼 흉터만 남아 있었다… 이렇게 좋은 피부가 타버리면 정말 아까운 일이었다. 그는 경소경보다 더 세심하게 발랐다. 손가락 사이사이에 느껴지는 부드러운 촉감 때문에 순간적으로 정신이 혼미해졌고 호흡도 살짝 가빠졋다. 빠르게 다 발라준 뒤, 그는 선크림을 내려놓고 먼저 수심이 깊은 물 쪽으로 들어갔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전문적으로
진몽요가 그녀를 놓아줄 수 있을까? 그녀를 경소경 품 안으로 밀며 “너 저 사람 안고 있어. 아니면 떠내려가. 파도 또 오니까 잘 잡고 있어. 몇 번 있다보면 안 무서울 거야. 은근 재밌어. 경소경 말로는 목정침 수영 잘 한다던데, 넌 왜 이렇게 오리 같아? 수영을 하나도 못하네.” 온연과 경소경은 동시에 어색해졌다. 진몽요는 어떻게 마음씨가 이렇게 넓을 수 있지? 경소경은 수영바지만 입고 있고, 온연도 거의 안 걸친거나 마찬가지인 수영복을 입고 있는데 두 사람이 안고 있으면 그림이 좀 이상하지 않을까? 경소경은 말도 하지 못하고, 손을 움직이지도 못했다. 그저 온연은 옆에서 어색하게 그의 어깨를 잡고 있었다. “몽요야! 너 뭐하는 거야? 내가 너 안고 있으면 안돼?” 진몽요는 난처한 모습의 두 사람을 보자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 “난 괜찮은 거 같은데. 난 수영할 줄 아는데 넌 못 하잖아. 좀 안고 있는다고 닳는것도 아닌데 괜찮아. 난 널 믿으니까 잡고 있어도 돼.” 경소경은 속으로 울기 직전이었다. 진몽요가 온연을 믿는다고 해도, 그는 자기 자신을 믿을 수 없었다. 생리적 반응은 그가 제어할 수 없는 거였다. 절망적인 그 순간에, 경소경은 이리저리 둘러보더니 멀지 않은 곳에 있던 해변에서 음료를 마시고 있던 목정침을 발견했다. 그는 미친듯이 목정침에게 손짓했고, 드디어 목정침이 이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가 온연을 안으려는 도발적인 손짓을 하자 목정침은 당연히 음료를 내려놓고 이쪽으로 걸어왔다. 빠르게, 다시 한번 파도가 덮쳤다. 파도가 거의 모든 사람의 머리까지 덮치자 온연은 혼란속에 경소경의 어깨를 놓쳤고, 아무나 막 잡았다. 갑자기 누군가 뒤에서 그녀의 허리를 감쌌고, 중심을 잡아주었다. 정신을 차리고 그녀가 눈을 떠보니 경소경과 진몽요는 이미 저 멀리 떠내려가 있었다. 그렇다면… 뒤에서 그녀를 잡아준 사람은 누굴까?! 그녀가 뒤를 돌았더니 목정침과 눈이 마주쳤다. 그녀는 의식적으로 그의 팔을 뿌리치려 했으나 몸이 다시 가라앉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