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정침은 아무 말없이 해변쪽으로 따라갔다. 온연도 옅은 숨을 내쉬며 그의 뒤를 따랐다.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들어 목정침을 봤는데, 뒷모습만 봐도 그의 몸매가 좋다는 걸 알 수 있었다. 균형적인 체형, 탄탄함, 하얀 피부, 숨길 수 없는 긴 다리… 매혹적이었다. 그녀의 시선을 느낀건지 목정침은 발 걸음을 멈추고 뒤를 돌았다. “빨리 걸어.” 그녀는 황급히 시선을 피했다. “알겠어요…” 오늘의 태양이 뜨거워서 사람이 다 탈것만 같았다. 해변가 파라솔로 걸어가 진몽요는 선크림을 경소경에게 건넸고 선베드에 엎드렸다. “좀 발라줘요, 골고루. 타면 안 예쁘니까.” 경소경은 자연스럽게 임무에 충실해서 꼼꼼하게 발랐다. 진몽요는 온연이 서서 움직이지 않자 재촉했다. “목정침한테 발라 달라고 해. 다 바르고 나서 물 속에 들어가야지. 너 타면 겨울 지날 때까지도 피부색 안 돌아오고 탈각 돼. 생각만 해도 끔찍해!” 온연은 두피가 움찔하며 이미 진몽요를 패고 싶은 순간이 한 두번이 아니었다. 목정침과의 사이가 좋지 않다는 걸 알면서도 못하는 말이 없었다. 일부러 그런거겠지?! 그녀가 주춤 거리자 목정침이 무표정으로 선크림을 들었다. “누워.” 상대방이 괜찮다고 하니 그녀도 억지부릴 이유가 없었다. 선크림 한번 발라주는데 뭐 별거 있나…? 그녀는 고맙다고 말한 뒤 옆에 있던 선베드에 엎드렸다. “들만 발라주면 돼요, 앞은 내가 할게요.” 목정침은 ‘응’이라고 대답했다. 그의 시선은 그녀의 창백한 피부에 머물렀고, 그의 기억이 맞다면 그녀의 몸에는 점도 거의 없었고 몽고반점 같은것도 없었다. 그저 예전에 그를 대신해서 맞은 칼 흉터만 남아 있었다… 이렇게 좋은 피부가 타버리면 정말 아까운 일이었다. 그는 경소경보다 더 세심하게 발랐다. 손가락 사이사이에 느껴지는 부드러운 촉감 때문에 순간적으로 정신이 혼미해졌고 호흡도 살짝 가빠졋다. 빠르게 다 발라준 뒤, 그는 선크림을 내려놓고 먼저 수심이 깊은 물 쪽으로 들어갔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전문적으로
진몽요가 그녀를 놓아줄 수 있을까? 그녀를 경소경 품 안으로 밀며 “너 저 사람 안고 있어. 아니면 떠내려가. 파도 또 오니까 잘 잡고 있어. 몇 번 있다보면 안 무서울 거야. 은근 재밌어. 경소경 말로는 목정침 수영 잘 한다던데, 넌 왜 이렇게 오리 같아? 수영을 하나도 못하네.” 온연과 경소경은 동시에 어색해졌다. 진몽요는 어떻게 마음씨가 이렇게 넓을 수 있지? 경소경은 수영바지만 입고 있고, 온연도 거의 안 걸친거나 마찬가지인 수영복을 입고 있는데 두 사람이 안고 있으면 그림이 좀 이상하지 않을까? 경소경은 말도 하지 못하고, 손을 움직이지도 못했다. 그저 온연은 옆에서 어색하게 그의 어깨를 잡고 있었다. “몽요야! 너 뭐하는 거야? 내가 너 안고 있으면 안돼?” 진몽요는 난처한 모습의 두 사람을 보자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 “난 괜찮은 거 같은데. 난 수영할 줄 아는데 넌 못 하잖아. 좀 안고 있는다고 닳는것도 아닌데 괜찮아. 난 널 믿으니까 잡고 있어도 돼.” 경소경은 속으로 울기 직전이었다. 진몽요가 온연을 믿는다고 해도, 그는 자기 자신을 믿을 수 없었다. 생리적 반응은 그가 제어할 수 없는 거였다. 절망적인 그 순간에, 경소경은 이리저리 둘러보더니 멀지 않은 곳에 있던 해변에서 음료를 마시고 있던 목정침을 발견했다. 그는 미친듯이 목정침에게 손짓했고, 드디어 목정침이 이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가 온연을 안으려는 도발적인 손짓을 하자 목정침은 당연히 음료를 내려놓고 이쪽으로 걸어왔다. 빠르게, 다시 한번 파도가 덮쳤다. 파도가 거의 모든 사람의 머리까지 덮치자 온연은 혼란속에 경소경의 어깨를 놓쳤고, 아무나 막 잡았다. 갑자기 누군가 뒤에서 그녀의 허리를 감쌌고, 중심을 잡아주었다. 정신을 차리고 그녀가 눈을 떠보니 경소경과 진몽요는 이미 저 멀리 떠내려가 있었다. 그렇다면… 뒤에서 그녀를 잡아준 사람은 누굴까?! 그녀가 뒤를 돌았더니 목정침과 눈이 마주쳤다. 그녀는 의식적으로 그의 팔을 뿌리치려 했으나 몸이 다시 가라앉자
온연은 고개를 끄덕인 후 먼저 밖으로 걸어갔다. 차 키를 챙겨서 두 사람은 같이 차로 돌아왔다. 온연은 뒤에 쭈그려 물건을 찾고 있었고, 목정침이 차에 타서 문을 잠군것도 신경 쓰지 않았다. 그녀는 그저 그가 안에서 에어컨 바람을 쐬려는 줄 알았다. 결국 겉옷을 찾지 못하자 그녀는 진이 빠졌다. “됐어요, 못 찾았어요. 몽요네 찾으러 가요.” 목정침의 깊은 눈동자는 그녀의 완벽한 몸매에 고정되어 있었고, 많은 사람들이 그녀의 수영복 차림을 봤다는 생각에 질투가 났다. 수영장 안에서 그녀가 그를 안았을 때 두 사람의 피부가 맞닿았다. 그는 손을 뻗어 그녀를 품속으로 끌어당겼다. 그녀는 습관적으로 그의 무릎 위에 앉았고, 당황한 듯 바로 저항했다. “뭐해요? 다 젖었잖아요, 이러다 차 더러워져요!” 그는 그녀의 뒷통수를 꽉 잡고 쉴새없이 말하는 그녀의 입을 막았다. 그리고 그녀를 좌석에 눕혀 일사불란하게 행동을 개시했다. 온연은 머릿속이 하얘지고 온 몸이 굳었다. “미쳤어요?!” 그는 그녀가 무엇을 두려워하는지 알고 있었다. 허스키한 목소리로 그녀의 귓가에 숨을 뱉으며 “지금시간엔 여기 사람 없어, 주위는 다 차로 둘려싸여 있고.” 온연은 목정침이 이런 곳에서 이런 일을 할 수 있다는 게 놀라웠다. 그가 분명 미쳤다고 생각했다! 갑자기 두 사람이 가까워진 듯한 느낌에 모순적으로 속에서 분노가 차올랐지만 생각이 정리되지 않았다. 그녀는 한 손은 등반이에 기대고 한 손은 그를 밀어내며 “일어나요…! 여기서 이러지 말아요! 부탁이에요…” 그녀는 그의 약점을 알고 이럴 때 화내지 않고 부탁하는 방법으로 해결했다. 그는 천천히 일어나 그녀의 얼굴을 보며 눈을 마주쳤다. 그리고 참지 못하고 그녀의 콧볼에 뽀뽀를 했다. “네 말은 여기만 아니면 된다는 거지?” 그녀가 화난 눈빛으로 그를 보았지만 타격감보다는 오히려 다른 매력이 있었다. 그녀는 그가 의도적으로 질문한다는 걸 알고 있었다. 만약 그녀가 맞다고 대답하면 그는 앞으로 더
온연은 약을 들고 탈의실로 들어갔다. 약을 먹은 후 공용샤워실에서 샤워를 하고 옷을 갈아입어 다시 놀러 나갈 생각이 없어보였다. 결국 카페로 가서 에어컨 바람을 쐬며 얼굴의 열기를 식혔다. 밖은 너무 더워 아직까지도 얼굴이 후끈거렸다. 얼마 후, 목정침도 카페로 들어와 그녀의 앞에 앉았다. 그녀는 그를 흘깃 쳐다보더니 얼굴을 다른곳으로 돌렸다. 아직까지도 화가난 모양이다. “내 잘못이야. 너무 충동적으로 행동했어.” 그녀는 순간 얼어버렸다. 이 자식, 언제부터 인정하는 법을 배운거지? 원래 그녀는 속으로 분노가 끓어올랐는데, 그가 이런식으로 나오니 오히려 흔들렸다. 그녀는 자세를 바로하고 담담하게 말햇다. “당신 잘못 아니에요. 뭘 하든 당신이 다 옳으니까. 당신은 목정침이니까 하고싶은대로 하는거죠. 누가 감히 말려요? 누가 감히 어떻게 하겠어요?” 그는 숨을 들이마시며 진심으로 말했다. “다음에는 안 그럴게.” 온연은 대답도 안 하고 그를 쳐다보지도 않았다. 그가 먼저 고개 숙이는 모습을 상상하지 못했었기에 마음이 혼란스러웠다. 오후 5시, 네 사람은 시내로 향했다. 진몽요는 저녁을 같이 먹자고 제안했고 온연을 집으로 돌려보내지 않았다. 그녀는 온연을 데리고 목정침과 경소경이 잠시 머무르고 있는 호텔로 가 잠깐 휴식시간을 가졌다. 온연은 경소경과 진몽요를 따라가고 있었으나, 그들이 시도때도 없이 알콩달콩 하는 모습을 보고 옆에 있는 게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어쩔 수 없이 그녀는 목정침의 방으로 가서 고요함을 택했다. 목정침이 호텔에 돌아와서 제일 먼저 한 건 샤워다. 비록 워터파크에서 씻었지만 그는 여전히 결벽증이 있었다. 온연은 지루한 듯 소파에 앉아 폰을 보고 있었고, 욕실에서 물소리가 멈추자 온 집중력은 목정침에게로 쏠렸다. 부부인 남녀가 같은 방에 있으니 그녀는 절대 방심할 수 없었다. 차에서도 갑자기 그가 ‘흥분’했는데 지금은 호텔이니 혹시 그가 또 그럴 수 있는 거 아닌가? 물소리가 멈췄지만 목정침은 나오지
목정침은 단언하지 않았다. 비록 이런곳의 환경이 그가 보기엔 후졌지만, 온연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견딜 수 있었다. 먹는 도중, 진몽요는 호기심이 생겨 경소경에게 물었다. “듣기로는 중년 남자들은 나이 들면 살도 찌고 술배도 나온다던데, 당신 복근도 없어지는 거 아니죠?” 경소경은 입을 삐죽거리며 “당신이 나를 계속 이런 곳에 데려오면 그럴지도 모르죠. 근데 보통 그런 일은 나한테 안 생겨요.” 진몽요는 배시시 웃었다. “나중에 당신이 배 나오고 머리숫도 없는 아저씨로 변할 거 생각하니까 끔찍해요. 어떡하죠? ㅎㅎㅎ” 경소경은 머리가 아파왔다. “이렇게 웃으면서 끔찍하다고 말할 수 있어요? 나 같은 도련님은 세월도 빗겨갈 수 있어요. 설령 나중에 70살 80살이 되서도 당신이 말한 거처럼은 절대 안 될걸요. 어렸을 때부터 잘생긴 건 나이들 때까지 똑같아요. 알겠어요? 여자들이야 말로, 애 낳으면 몸에 변화가 생기잖아요. 그런건 스스로 바꿀 수도 없고.” 애 낳는 얘기가 나오자 온연은 고개를 숙이고 맥주를 벌컥벌컥 마셨다. 예전에 그녀는 주량이 약해서 한 잔만 마셔도 취했지만 지금은 맥주를 마셔도 얼굴색 하나 변하지 않았다. 물론 이건 다 진몽요 덕이었다. 다 진몽요와 함께 마시면서 주량이 늘었다. 목정침은 테이블 밑에서 그녀의 손을 잡았다. 그녀는 놀라서 그를 힐끗 쳐다보고서 손을 뿌리치려 했지만 그가 아예 힘으로 잡고 있었다. 다른 사람에게 들키지 않기 위해 그녀는 아무렇지 않은 척했고, 그는 계속해서 손을 잡고 있었다.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듯이, 경소경은 양아치처럼 의자에 기대어 손가락에 담배를 끼고, 다리를 꼰채 진몽요와 얘기하고 있엇다. 아무도 그가 양복입고 사무실에서 일하는 멀쩡한 모습을 상상하지 못 할 것이다. 그의 모습은 분위기에 취한 게 눈에 보였고, 진몽요도 즐거워보였다. 경소경은 의식적으로 두 사람의 거리를 좁혔고, 두 사람이 사귀려면 어느 한 쪽은 양보하고 먼저 변화를 보여야만 했다. 지금까지 살아온 인생이
임립이 병원에서 안정됐을 때 시간은 이미 9시가 넘었다. 링겔을 맞고 통증은 줄었지만 사람은 야위어 보였다. 이런 상황이 목정침과 경소경에겐 익숙해서 장난칠 수 있었다. “너 우리랑 밥 먹으러 온 게 아니라 돈 뜯으러 온거지?” 임립은 얼굴이 창백해 웃어도 기운이 없어보였다. “돈 뜯고 싶긴 한데 얼마줄래? 됐어, 난 괜찮아. 며칠 병원에서 입원하면 돼. 너희는 그냥 병문안 몇 번 와주고 병간호할 사람 좀 불러줘. 돈을 내가 낼 게.” 사람을 찾는 얘기가 나오자 온연과 진몽요는 동시에 같은 사람을 생각하고 눈이 마주쳤다. 온연이 제안하길 “우리 가게에 부지런한 아가씨 한 명 있는데. 병간호 경험도 있고, 소개해줄까요? 간호 같은 건 여자들이 좀 더 잘하잖아요. 불편한 거 아니죠?” 임립은 고개를 저었다. “전혀요, 소개시켜줘요. 내가 당장 뭘 할 수 있는것도 아니고, 다 도와주러 오는 건데요 뭐. 할 수 있는 최대한 직접 할게요.” 진몽요는 원래 이틀만 있다 갈 계획이었으나, 계획이 바뀌어 돌아갈 수 없었다. “그래, 그럼 안야가 병원에 오고 내가 가게 며칠 도와주지 뭐. 경소경씨랑 같이 돌아가고 잘 됐네.” 일이 결정되자 온연은 안야에게 전화를 걸었다. 안야는 목소리를 낮추고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사장님, 무슨 일이세요?” 온연은 알았다. 안야네 할아버지가 잠에 들어 잠에서 깰까봐 그녀도 자연스럽게 목소리를 낮췄다. “큰 일은 아니고, 아는 친구가 잠깐 병원에 입원했는데. 위가 안 좋아서. 큰 병은 아니고 간호해줄 사람이 필요한데, 돈도 준데. 네가 할래? 가게 일은 몽요가 도와준데. 월급도 똑같이 줄게.” 안야는 몇 초간 침묵하더니 대답햇다. “만약 제가 가게에 없으면 월급은 안 주셔도 돼요… 사장님이랑 몽요 사장님이 저한테 잘해주시는 건 알지만 일도 안 하고 돈을 받기가 좀 그래서요.” 온연과 진몽요는 이래서 안야를 추천했다. 그녀가 돈을 벌기 위해서 도와주고 싶었고, 돈을 벌 수 있는 일이 생기면 무조건 안야부터
목정침은 차 속도를 낮췄고 그녀를 빨리 데려다 주고싶지 않았다. “난 너 포기 못해, 이미 말했었잖아.” 온연은 비웃었다. “웃기지마요. 나도 말했었죠, 우리는 안된다고. 난 이미 오래전부터 당신으로부터 벗어나고 싶었어요. 지금에서야 그걸 이뤘는데, 왜 또 불구덩이 속으로 내가 들어가야해요? 당신이 지금의 나를 만들어준 거 인정해요. 당신이 없었다면 지금의 나도 없었겠죠. 남들이 못 갖는 거 다 갖게 해주고, 제일 큰 상처도 주었죠. 그런데 무슨 자격으로 그런 말을해요? 우리 아빠를 해친 사람은 당신이에요. 그래놓고 날 입양해서 키우고 심지어 결혼까지, 왜 그랬어요? 마음 편하자고 그랬어요? 그럼 나는요? 우리 아빠는요? ‘죄인’이라는 이름 말고 아무것도 남기지 못 했는데, 내가 뭘 믿고 당신을 용서해요?” 어둠 속, 목정침의 눈빛은 여러감정이 교차해 보였다. 맑은 목소리에서 숨겨진 아픔이 들려왔다. “네 눈에는 내가 그렇게 나쁜 사람같아? 그렇게 구제불능이야?” 온연은 고민도 하지 않았다. “맞아요.” 목정침은 대답하지 않고 사람 없는 길에 차를 세웠다. 짧은 침묵 후에 온연은 차갑게 말했다. “이렇게 확실하게 말했는데, 더 이상 우리 사이에 남은 대화가 없었으면 좋겠네요. 앞으로 본인 갈길 가시고, 저도 제 갈길 갈게요.” 그녀는 목정침의 마음에 지금 큰 파도가 치고 있는지 몰랐다. 그는 제일 강압적인 방법을 써서 그녀를 제도로 데려가 자신의 옆에 붙여 놓을 생각도 했지만, 평범하고 조용한 삶을 살 수는 없었다. 그녀도 그녀만에 생활이 있으니 그렇게 할 수 없었다… 결국 이성을 되찾고 목정침은 점차 침착해졌다. “난 네가 절대 날 뿌리칠 거라고 믿지 않아. 단언컨대 네 마음속에는 아직 내가 있어.” 그는 자신 있었고 그건 사실이었다. 온연이 숨겨왔던 마음이 그에게 들통나자 감정이 제어되지 않았다. 그녀는 애써 평정심을 유지하고 차라리 인정해버렸다. “맞아, 당신 말이 맞아요. 내 마음속에 아직 당신 있어요. 그래도 날 키워준
온연은 기분이 나쁘지 않아 보였다. 장미를 손질하며 “일찍 아니야. 네가 살짝 늦게 나온거지. 얼른 가서 일해, 안야는 이미 병원에 도착했을거야.” 꽃다발 포장을 이미 다 뜯어서 진몽요는 다른 점을 발견하지 못하고 그저 인테리어를 위해 온연이 직접사온 거라고 생각했다. “알겠어~ 너 오늘 기분 괜찮은 가보네. 꽃도 예쁘고. 테이블 마다 몇 송이 꽃아 놓는다 해도 2,3일이면 다 시들텐데. 돈도 만만치 않고, 아까워서 어떻게 샀어?” 온연은 웃으며 아무 말하지 않았다. 이 꽃은 자신의 돈을 쓰지 않아도 됐다. 모든 테이블에 꽂은 후에도 많이 남아서 카운터 꽃병에 꽂았다. 그녀는 무의식적으로 어제저녁 목정침의 내일 보자는 말이 생각냈다. 오늘은 그가 어떤 방식으로 나타날까? 정말 나타날까…? 가게 문으로 황급히 들어온 그림자 하나가 온연의 주의를 사로잡았다. 그 사람은 란샹의 시어머니였다. 청소를 하고 있던 란샹은 표정이 변하더니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어떻게 여기까지 오셨어요?” 란샹의 시어머니는 목청을 높여 말했다. “여기 너네 사장 얼굴보고 너한테 월급 얼마나 주는지 직접 물어보려고 왔지. 하루종일 집안일도 안 하고, 애도 안 보고, 생활비도 안 주고. 다 늙은 우리는 뭐 먹고 살라고? 공짜로 보모하라는거야? 너한테만 돈 쓰고 우리 입은 입도 아니다 이거냐?” 란샹으 화가나서인지 얼굴 새빨개졌다. “일 있으면 집에 가서 얘기하세요. 가게까지 와서 이러실 필요 없잖아요.” 시어머니는 개의치 않고 카운터에 와서 온연을 똑바로 쳐다봤다. “이제 란샹 한달에 얼마 받는지 알려줄 수 있죠?” 온연은 담담하게 “저는 채용만 관리하지 월급은 관리하지 않아요.” 노부인은 콧대가 하늘을 찔렀다. “헐, 디저트가게가 그렇게 거창해요? 누가보면 뭐 세계에서 잘 나가는 파티시에라도 되는 줄 알겠네! 내가 오늘 여기 온 것도 당신 사장 의견 좀 들어보려고 왔수다. 매일 일을 그렇게 오래하니까 월급을 적게 주진 않을테고, 월급이 적지 않은데 왜 란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