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립이 병원에서 안정됐을 때 시간은 이미 9시가 넘었다. 링겔을 맞고 통증은 줄었지만 사람은 야위어 보였다. 이런 상황이 목정침과 경소경에겐 익숙해서 장난칠 수 있었다. “너 우리랑 밥 먹으러 온 게 아니라 돈 뜯으러 온거지?” 임립은 얼굴이 창백해 웃어도 기운이 없어보였다. “돈 뜯고 싶긴 한데 얼마줄래? 됐어, 난 괜찮아. 며칠 병원에서 입원하면 돼. 너희는 그냥 병문안 몇 번 와주고 병간호할 사람 좀 불러줘. 돈을 내가 낼 게.” 사람을 찾는 얘기가 나오자 온연과 진몽요는 동시에 같은 사람을 생각하고 눈이 마주쳤다. 온연이 제안하길 “우리 가게에 부지런한 아가씨 한 명 있는데. 병간호 경험도 있고, 소개해줄까요? 간호 같은 건 여자들이 좀 더 잘하잖아요. 불편한 거 아니죠?” 임립은 고개를 저었다. “전혀요, 소개시켜줘요. 내가 당장 뭘 할 수 있는것도 아니고, 다 도와주러 오는 건데요 뭐. 할 수 있는 최대한 직접 할게요.” 진몽요는 원래 이틀만 있다 갈 계획이었으나, 계획이 바뀌어 돌아갈 수 없었다. “그래, 그럼 안야가 병원에 오고 내가 가게 며칠 도와주지 뭐. 경소경씨랑 같이 돌아가고 잘 됐네.” 일이 결정되자 온연은 안야에게 전화를 걸었다. 안야는 목소리를 낮추고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사장님, 무슨 일이세요?” 온연은 알았다. 안야네 할아버지가 잠에 들어 잠에서 깰까봐 그녀도 자연스럽게 목소리를 낮췄다. “큰 일은 아니고, 아는 친구가 잠깐 병원에 입원했는데. 위가 안 좋아서. 큰 병은 아니고 간호해줄 사람이 필요한데, 돈도 준데. 네가 할래? 가게 일은 몽요가 도와준데. 월급도 똑같이 줄게.” 안야는 몇 초간 침묵하더니 대답햇다. “만약 제가 가게에 없으면 월급은 안 주셔도 돼요… 사장님이랑 몽요 사장님이 저한테 잘해주시는 건 알지만 일도 안 하고 돈을 받기가 좀 그래서요.” 온연과 진몽요는 이래서 안야를 추천했다. 그녀가 돈을 벌기 위해서 도와주고 싶었고, 돈을 벌 수 있는 일이 생기면 무조건 안야부터
목정침은 차 속도를 낮췄고 그녀를 빨리 데려다 주고싶지 않았다. “난 너 포기 못해, 이미 말했었잖아.” 온연은 비웃었다. “웃기지마요. 나도 말했었죠, 우리는 안된다고. 난 이미 오래전부터 당신으로부터 벗어나고 싶었어요. 지금에서야 그걸 이뤘는데, 왜 또 불구덩이 속으로 내가 들어가야해요? 당신이 지금의 나를 만들어준 거 인정해요. 당신이 없었다면 지금의 나도 없었겠죠. 남들이 못 갖는 거 다 갖게 해주고, 제일 큰 상처도 주었죠. 그런데 무슨 자격으로 그런 말을해요? 우리 아빠를 해친 사람은 당신이에요. 그래놓고 날 입양해서 키우고 심지어 결혼까지, 왜 그랬어요? 마음 편하자고 그랬어요? 그럼 나는요? 우리 아빠는요? ‘죄인’이라는 이름 말고 아무것도 남기지 못 했는데, 내가 뭘 믿고 당신을 용서해요?” 어둠 속, 목정침의 눈빛은 여러감정이 교차해 보였다. 맑은 목소리에서 숨겨진 아픔이 들려왔다. “네 눈에는 내가 그렇게 나쁜 사람같아? 그렇게 구제불능이야?” 온연은 고민도 하지 않았다. “맞아요.” 목정침은 대답하지 않고 사람 없는 길에 차를 세웠다. 짧은 침묵 후에 온연은 차갑게 말했다. “이렇게 확실하게 말했는데, 더 이상 우리 사이에 남은 대화가 없었으면 좋겠네요. 앞으로 본인 갈길 가시고, 저도 제 갈길 갈게요.” 그녀는 목정침의 마음에 지금 큰 파도가 치고 있는지 몰랐다. 그는 제일 강압적인 방법을 써서 그녀를 제도로 데려가 자신의 옆에 붙여 놓을 생각도 했지만, 평범하고 조용한 삶을 살 수는 없었다. 그녀도 그녀만에 생활이 있으니 그렇게 할 수 없었다… 결국 이성을 되찾고 목정침은 점차 침착해졌다. “난 네가 절대 날 뿌리칠 거라고 믿지 않아. 단언컨대 네 마음속에는 아직 내가 있어.” 그는 자신 있었고 그건 사실이었다. 온연이 숨겨왔던 마음이 그에게 들통나자 감정이 제어되지 않았다. 그녀는 애써 평정심을 유지하고 차라리 인정해버렸다. “맞아, 당신 말이 맞아요. 내 마음속에 아직 당신 있어요. 그래도 날 키워준
온연은 기분이 나쁘지 않아 보였다. 장미를 손질하며 “일찍 아니야. 네가 살짝 늦게 나온거지. 얼른 가서 일해, 안야는 이미 병원에 도착했을거야.” 꽃다발 포장을 이미 다 뜯어서 진몽요는 다른 점을 발견하지 못하고 그저 인테리어를 위해 온연이 직접사온 거라고 생각했다. “알겠어~ 너 오늘 기분 괜찮은 가보네. 꽃도 예쁘고. 테이블 마다 몇 송이 꽃아 놓는다 해도 2,3일이면 다 시들텐데. 돈도 만만치 않고, 아까워서 어떻게 샀어?” 온연은 웃으며 아무 말하지 않았다. 이 꽃은 자신의 돈을 쓰지 않아도 됐다. 모든 테이블에 꽂은 후에도 많이 남아서 카운터 꽃병에 꽂았다. 그녀는 무의식적으로 어제저녁 목정침의 내일 보자는 말이 생각냈다. 오늘은 그가 어떤 방식으로 나타날까? 정말 나타날까…? 가게 문으로 황급히 들어온 그림자 하나가 온연의 주의를 사로잡았다. 그 사람은 란샹의 시어머니였다. 청소를 하고 있던 란샹은 표정이 변하더니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어떻게 여기까지 오셨어요?” 란샹의 시어머니는 목청을 높여 말했다. “여기 너네 사장 얼굴보고 너한테 월급 얼마나 주는지 직접 물어보려고 왔지. 하루종일 집안일도 안 하고, 애도 안 보고, 생활비도 안 주고. 다 늙은 우리는 뭐 먹고 살라고? 공짜로 보모하라는거야? 너한테만 돈 쓰고 우리 입은 입도 아니다 이거냐?” 란샹으 화가나서인지 얼굴 새빨개졌다. “일 있으면 집에 가서 얘기하세요. 가게까지 와서 이러실 필요 없잖아요.” 시어머니는 개의치 않고 카운터에 와서 온연을 똑바로 쳐다봤다. “이제 란샹 한달에 얼마 받는지 알려줄 수 있죠?” 온연은 담담하게 “저는 채용만 관리하지 월급은 관리하지 않아요.” 노부인은 콧대가 하늘을 찔렀다. “헐, 디저트가게가 그렇게 거창해요? 누가보면 뭐 세계에서 잘 나가는 파티시에라도 되는 줄 알겠네! 내가 오늘 여기 온 것도 당신 사장 의견 좀 들어보려고 왔수다. 매일 일을 그렇게 오래하니까 월급을 적게 주진 않을테고, 월급이 적지 않은데 왜 란샹
노부인이 화가 끝까지 나서 다 같이 싸잡아서 욕했다. “끼리끼리 어울린다더니, 다 똑같고만!” 진몽요는 눈으로 욕했다. “누구한테 하는 말씀이세요? 노인네가 맞고싶 어서 환장했어요? 란샹언니만 아니었어도 이미 입을 찢어버렸을 거예요!” 란샹은 너무 화가 나서 울고 있었고, 눈이 빨개진 채로 전화를 걸었다. 말투를 보니 남편에게 건듯했다. “당신 어디야? 어머니가 지금 내가 일하는 가게까지 오셔서 소란 피우고 계서, 어쩔거야? 바쁘다고 핑계대지 말고. 오늘 안 오면 우리도 여기서 끝이야. 더는 같이 못 살아!” 노부인은 란샹이 아들에게 말하자 바로 핸드폰을 낚아챘다. “내 앞에서 감히 고자질을 해? 친엄마가 그렇게 가르쳤니? 교양없는 것!” 쟁탈중, 란샹의 폰을 바닥에 떨어져 밟혔고, 화면은 산산조각났다. 온연과 진몽요 그리고 나머지 직원은 다가가서 싸움을 말렸다. 겨우 진정이 되고나서 진몽요는 노부인을 의자에 앉혔다. “움직이지 마세요. 살면서 이렇게 괴팍한 노인네는 또 처음보네.” 란샹은 옆에서 계속 울고 있었고, 말도 못했다. 갑자기 발생한 특수한 상황으로 인해 가게는 영업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이때 란샹의 남편이 도착했고, 얼굴만 보면 란샹처럼 지성있고 우아한 스타일인 걸 보니 두 사람은 비슷한 느낌이었다. 안경을 쓰고, 키도 크고 날씬한 게 꽤나 괜찮은 외모였다. 가게의 상황을 보고서 그가 먼저 사과했다. “죄송합니다. 민폐 끼쳐서 정말 죄송합니다.” 사과 후, 그는 눈빛으로 란샹을 위로했고 어쩔 수 없이 노부인 앞으로 걸어갔다. “어머니! 어떻게 이러실 수가 있어요? 무슨 일인지를 떠나서 제가 월차내서 택시 타고 오는 게 얼마나 번거로운데요. 가뜩이나 사는 것도 힘든데, 여기서 막무가내로 이러지 마세요. 또 월급 때문에 이러시는 거죠? 제가 저번에도 확실히 말씀드렸잖아요. 결혼하고 나서 저희 재무관리는 제가 알아서 한다고. 이런식으로 간섭하실 필요 없어요. 결혼 전에는 제가 어머니께 월급 다 드렸던 거 알아요. 하지만
진몽요는 영업종료 팻말을 다시 되돌려 놓았다. “에이 괜찮아. 다들 많이 친해졌는데 그럴수도 있지. 언니 남편 그래도 괜찮은 사람이네. 시어머니만 이상하지. 그렇게 아들 일에 간섭하고 싶으면 애초에 결혼을 시키지 말지. 언니가 이렇게 괴롭힘 당하는 거 보니까 진짜 보기만 해도 피곤해! 남편이랑 잘 얘기해서 분가해봐. 시부모님 아직 건강하시다며. 나중에 안 좋아지시면 그때 다시 합가하든지 하는거지.” 란샹은 숨을 내쉬었다. “만약 오늘 이 일이 안 일어났다면 난 정말 결정하지 못 했을 거야. 우리 남편이 곤란할까봐 걱정했거든. 근데 어머님이 소란 피우셔서 차라리 잘 됐지. 분가할 수 있는 타당한 이유가 생겼잖아. 사실 나랑 우리 남편 사이 엄청 좋아. 다 시부모님 때문에 내가 피곤해서 그렇지.” 오후, 란샹이 아이를 데리러 가자 진몽요는 주방으로 들어와 걱정스럽게 온연에게 물었다. “만약에 내가 나중에 경소경이랑 결혼하면, 고부갈등이 있을까? 란샹언니 보니까 벌써 무서워.” 온연은 고민하더니 고개를 저었다. “내 생각에 경소경네 엄마는 저런 사람 아닌 것 같아. 그리고 나중에 모시고 살 것도 아닌데, 경소경은 어차피 백수완별장에 살잖아? 걔네 엄마는 그렇게까지 간섭 안 할 거야. 그리고 그 집안이 경제 주도권 때문에 이렇게 싸움 날 집안은 더더욱 아니고. 네가 걱정하는 거랑 란샹언니랑은 비교를 할 수가 없어. 상대적으로 보면 네가 분명 언니보다 편할 걸? 나중에 애 낳고도 경소경이 베이비시터 고용해서 너 편하게 해줄테고, 밥도 너한테 직접 해줄 수 있고, 가정부가 평소하고, 싸울 일이 없잖아? 싸운다고 해도 언니네 집이랑은 다른 이유 일거야. 너무 걱정하지마.” 진몽요의 머리로는 그 이상 생각하지 못했다. 그녀는 온연의 말에 동의하며 “그렇네, 내가 괜한 걱정을 했고만. 사람 일은 다 다르니까 난 걱정 안 해도 되겠다. 맞다, 저녁에 술집 갈건데, 갈래?” 온연은 의식적으로 물었다. “목정침은 가?” 진몽요는 희희 웃었다. “사람이 많아야
차에 탄 후, 그는 온연이 이번에 조수석에 탄 걸 보자 급하게 출발하지 않았다. 냉방을 틀고, 대화를 시작하려 했지만 자신의 행동이 이렇게 조심스러운지도 알지 못 했다. “이렇게 일찍 들어가면 잠이 와?” 온연은 그를 보며 미소를 지었다. “청소도 하고, 샤워도 하면 피곤해서 잘 수 있어요. 솔직히 난 지금도 벌써 졸려요. 하루가 피곤하니까. 당신은 머리 써서 돈 벌지만 난 힘써서 벌어야 되거든요.” 그는 작게 대답했다. “너도 머리 쓰면 되잖아…” 온연은 그에게 농담을 던졌다. “머리 써서 목가네 사모님 된 다음에 당신이 벌어다 주는 돈 쓸까요? 됐어요, 내가 남한테 기대서 사는 거 싫어하는 거 알잖아요. 목정침씨, 내가 생각해봤어요. 몽요랑 경소경이 결혼할 수도 있고, 당신이랑 경소경 사이도 너무 좋아서 툭하면 만날텐데, 나도 당신을 죽을 때까지 증오할 생각이 없어요. 그런데 계속해서 사모님 할 생각도 없고요. 그래서… 이혼 생각해 봐줄래요? 그냥 친구도 나름 괜찮잖아요.” 목정침은 그제서야 그녀의 생각을 알았다. 그와 친구하고 싶다? 목정침의 친구는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었다. 친구라는 말은 그와 선을 긋겠다는 뜻인데, 그녀가 앞에 있어도 건들이지 못 하는 게 가능할까? “연아, 너 언제부터 농담하는 법을 배웠어? 하나도 안 웃겨. 만약에 네가 말하는 게 ‘그런’ 친구라면 내가 고민해볼게. 그냥 친구는 됐어.” 온연은 말 문이 막혀 소리쳤다. “목정침!” 목정침의 입꼬리는 살짝 올라갔다. “네가 먼저 시작한 거야. 사실대로 말할게. 난 네 몸 뿐만이 아니라 너라는 사람 전체를 갖고싶어. 네가 이혼하지 않겠다고 약속했었잖아. 내가 이혼을 원하지 않는 이상 넌 계속 목가네 사모님이야.” 온연은 기가찼고 더 이상 그를 상대하고 싶지 않았다. 이 얘기는 이미 리듬을 벗어났다. “집에 데려다줘요, 아니면 내가 혼자 갈 수 있게 놔주던지!” 목정침은 시동을 걸었다. “당연히 데려다 줘야지. 자기 여자를 데려다 주는 건 당연한 일
그가 아무 말이 없자 그녀는 눈시울을 붉힌 채 물었다. “왜 아무 말 안 해요? 거짓말 하는거죠? 거짓말이야! 탕위엔 도대체 어떻게 죽은 거예요? 이미 죽었는데 사실대로 말해줄 수 없어요?” 목정침은 담뱃불을 끄고 고개들어 그녀를 쳐다봤다. “거짓말 아니야. 네가 차에서 내리고 임집사님한테 전화 왔었어. 못 믿겠으면 직접 물어봐, 내가 거짓말할 이유도 없지. 이 일은 내 책임도 있어, 내가 세심하게 못 챙긴 잘못이지.” 온연은 벽에 기대어 서 있었고, 큰 눈물방울들이 뚝뚝 떨어졌다. 꼭 아끼는 물건을 잃어버린 어린아이처럼 울어야 기분이 풀린다. “당신은 처음부터 걔를 안 좋아했어, 분명 엄청 싫어했어. 내가 데려가지도 못 하게 만들고 다 당신 잘못이야! 왜 내가 좋아하는 모든 건 다 당신이 뺏어가는 거예요? 걔는 그냥 고양이일 뿐인데. 당신한테는 싫어하는 고양이 따위일지 몰라도 나한테는 달라, 엄청 중요한 존재라고요!” 그녀는 오랫동안 그녀의 앞에서 담배를 피지 않던 목정침이 들어오자마자 피웠다는 걸 주의하지 못했다. 그녀는 항상 목정침이 탕위엔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그러니 당연히 그가 담배를 피우는 이유도 속상함 때문인지 몰랐다. 목정침은 눈을 깔고 온연이 쿠션으로 자신을 때릴 때까지 아무 말 하지 못했다. “당신이 정말 너무 싫어!” 그는 그녀가 화풀이를 할 수 있도록 움직이지 않았다. 그녀가 울음을 멈추자 그가 손을 뻗어 그녀를 위로했다. “미안해.” 그녀는 그의 손을 뿌리치고 한 쪽 옆에 앉아 쿠션을 안고 훌쩍였다. “당신 목소리 듣고 싶지 않아, 그러니까 닥쳐!” 목정침은 바로 입을 닫고, 휴지를 건내주었다. 그녀는 휴지를 받자 더 크게 울었다. “나 다시는 고양이 안 키워, 그리고 다시는 당신 얼굴 보고싶지 않아!” 목정침한테는 차라리 그녀가 울고불고 하는 게 아무 말하지 않는 것보다 나았다. 탕위엔이 죽은 걸 알았을 때 그는 큰일 났다고 생각했다. 혹시 그녀가 아무 말없이 마음 속 깊이 그를 미워할까봐. 온
유삼도는 평소에 앨리가 온연에게 불만이 많은 줄 몰랐다. 어차피 대표의 사생활이니 감히 자신의 의견을 말할 수 없었다. 유삼도가 간이 작아서 아무 말도 못 뱉는 걸 보자 앨리는 더욱 그를 무시했다. 그녀는 물 한잔 가지고 자리를 떠났다. 사무실 안, 목정침은 입집사에게 전화를 걸어 어떻게 추후 탕위엔을 처리할지 맡겼다. 그는 이 일로 온연과 또 거리가 생기지 않길 바랬다. 그래서 할 수 있는 모든 건 최선을 다해서 해보려고 했다. 아파트, 온연은 알람 소리에 잠에서 깨자 때마침 초인종이 울렸다. 그녀는 머리가 울렸고 자신이 어떻게 침대에 올라왔는지 기억나지 않았다. 거실은 지나칠 때 소파를 보고서, 담요가 개어져 있는 걸 보았다. 누가 자고간 티는 안 났지만 그녀는 목정침이 어제 가지 않았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문을 열자, 눈 앞에는 거의 직원의 상반신만큼 큰 꽃이었다. 꽃은 직원의 얼굴을 다 가릴 정도였고 향기가 매우 좋았다. 그녀는 1초동안 경악했다. 이제 겨우 모든 게 안정되었는데 목정침은 무슨 생각인걸까? 왜 매일 매일 그녀에게 꽃은 선물하는 걸까? “손님, 꽃 배달왔습니다. 문제없으시면 사인 부탁드려요.” 꽃집의 청년은 힘들어 보였다. 그는 건장하지도 않아보였는데, 이렇게 큰 꽃을 배달하기엔 살살 무리인 것 같았다. 제일 중요한 건 시선을 가려서 제대로 걸을 수도 없었다. 온연은 이 청년을 보자 얼른 사인하고 꽃을 집 안으로 들였다. 그러나 꽃을 내려놓기도 전에 노크소리가 또 들려왔다. 그녀는 그 청년이 무언가를 까먹은 줄 알고 다시 한번 문을 열었는데 이번에 나타난 건 배달원이었다. “아침 배달 왔습니다. 맛있게 드세요.” 그녀는 배달을 받고 당황했다. 이게 다 목정침의 짓인가? 언제부터 사람이 이렇게 자상해졌지? 어제 저녁도 조용히 있다가 그녀가 깨기전에 조용히 나가고, 이런 선물까지 보내다니… 그녀는 그의 어떠한 호의도 받지 않겠다고 다짐했었지만, 지금 보니 현실은 그녀의 생각대로 흘러가지 않았다. 그녀는 꽃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