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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4장

목정침은 차 속도를 낮췄고 그녀를 빨리 데려다 주고싶지 않았다. “난 너 포기 못해, 이미 말했었잖아.”

  온연은 비웃었다. “웃기지마요. 나도 말했었죠, 우리는 안된다고. 난 이미 오래전부터 당신으로부터 벗어나고 싶었어요. 지금에서야 그걸 이뤘는데, 왜 또 불구덩이 속으로 내가 들어가야해요? 당신이 지금의 나를 만들어준 거 인정해요. 당신이 없었다면 지금의 나도 없었겠죠. 남들이 못 갖는 거 다 갖게 해주고, 제일 큰 상처도 주었죠. 그런데 무슨 자격으로 그런 말을해요? 우리 아빠를 해친 사람은 당신이에요. 그래놓고 날 입양해서 키우고 심지어 결혼까지, 왜 그랬어요? 마음 편하자고 그랬어요? 그럼 나는요? 우리 아빠는요? ‘죄인’이라는 이름 말고 아무것도 남기지 못 했는데, 내가 뭘 믿고 당신을 용서해요?”

  어둠 속, 목정침의 눈빛은 여러감정이 교차해 보였다. 맑은 목소리에서 숨겨진 아픔이 들려왔다. “네 눈에는 내가 그렇게 나쁜 사람같아? 그렇게 구제불능이야?”

  온연은 고민도 하지 않았다. “맞아요.”

  목정침은 대답하지 않고 사람 없는 길에 차를 세웠다.

  짧은 침묵 후에 온연은 차갑게 말했다. “이렇게 확실하게 말했는데, 더 이상 우리 사이에 남은 대화가 없었으면 좋겠네요. 앞으로 본인 갈길 가시고, 저도 제 갈길 갈게요.”

  그녀는 목정침의 마음에 지금 큰 파도가 치고 있는지 몰랐다. 그는 제일 강압적인 방법을 써서 그녀를 제도로 데려가 자신의 옆에 붙여 놓을 생각도 했지만, 평범하고 조용한 삶을 살 수는 없었다. 그녀도 그녀만에 생활이 있으니 그렇게 할 수 없었다…

  결국 이성을 되찾고 목정침은 점차 침착해졌다. “난 네가 절대 날 뿌리칠 거라고 믿지 않아. 단언컨대 네 마음속에는 아직 내가 있어.”

  그는 자신 있었고 그건 사실이었다.

  온연이 숨겨왔던 마음이 그에게 들통나자 감정이 제어되지 않았다. 그녀는 애써 평정심을 유지하고 차라리 인정해버렸다. “맞아, 당신 말이 맞아요. 내 마음속에 아직 당신 있어요. 그래도 날 키워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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