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550장

작가: 레몬맛 고양이
유삼도는 평소에 앨리가 온연에게 불만이 많은 줄 몰랐다. 어차피 대표의 사생활이니 감히 자신의 의견을 말할 수 없었다.

  유삼도가 간이 작아서 아무 말도 못 뱉는 걸 보자 앨리는 더욱 그를 무시했다. 그녀는 물 한잔 가지고 자리를 떠났다.

  사무실 안, 목정침은 입집사에게 전화를 걸어 어떻게 추후 탕위엔을 처리할지 맡겼다. 그는 이 일로 온연과 또 거리가 생기지 않길 바랬다. 그래서 할 수 있는 모든 건 최선을 다해서 해보려고 했다.

  아파트, 온연은 알람 소리에 잠에서 깨자 때마침 초인종이 울렸다. 그녀는 머리가 울렸고 자신이 어떻게 침대에 올라왔는지 기억나지 않았다. 거실은 지나칠 때 소파를 보고서, 담요가 개어져 있는 걸 보았다. 누가 자고간 티는 안 났지만 그녀는 목정침이 어제 가지 않았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문을 열자, 눈 앞에는 거의 직원의 상반신만큼 큰 꽃이었다. 꽃은 직원의 얼굴을 다 가릴 정도였고 향기가 매우 좋았다. 그녀는 1초동안 경악했다. 이제 겨우 모든 게 안정되었는데 목정침은 무슨 생각인걸까? 왜 매일 매일 그녀에게 꽃은 선물하는 걸까?

  “손님, 꽃 배달왔습니다. 문제없으시면 사인 부탁드려요.”

  꽃집의 청년은 힘들어 보였다. 그는 건장하지도 않아보였는데, 이렇게 큰 꽃을 배달하기엔 살살 무리인 것 같았다. 제일 중요한 건 시선을 가려서 제대로 걸을 수도 없었다.

  온연은 이 청년을 보자 얼른 사인하고 꽃을 집 안으로 들였다. 그러나 꽃을 내려놓기도 전에 노크소리가 또 들려왔다. 그녀는 그 청년이 무언가를 까먹은 줄 알고 다시 한번 문을 열었는데 이번에 나타난 건 배달원이었다. “아침 배달 왔습니다. 맛있게 드세요.”

  그녀는 배달을 받고 당황했다. 이게 다 목정침의 짓인가? 언제부터 사람이 이렇게 자상해졌지? 어제 저녁도 조용히 있다가 그녀가 깨기전에 조용히 나가고, 이런 선물까지 보내다니…

  그녀는 그의 어떠한 호의도 받지 않겠다고 다짐했었지만, 지금 보니 현실은 그녀의 생각대로 흘러가지 않았다. 그녀는 꽃과
잠긴 챕터
GoodNovel에서 계속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여 앱을 다운로드하세요

관련 챕터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551장

    진몽요가 끼어들어 말했다. “진작 분가했어야 됐어. 이제부터 3가족이서 좋은 날 보내야지. 그 노인네도 알아서 살아보라 그래. 최대한 만나지 말고. 첫인상부터가 별로였어. 살면서 쌓은 덕은 다 아들한테 갔나봐.”  란샹은 그저 웃으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녀는 성격이 착해서 아무리 시어머니가 나빠도 뒤에서 어른의 욕은 하지 않았다.  가게가 저녁에 문을 닫고, 온연과 진몽요는 같이 택시를 타고 병원으로 향했다. 하루 종일 경소경은 나타나지 않다가 병원에서 마주쳤다. 그리고 목정침도 있었다.  한 순간에 병실은 시끄러워졌고, 임립을 침대에서 다리를 꼰채 경소경이 깎아주는 사과를 먹고 있었다. “다들 그래도 마음씨가 착하네. 내가 아픈 게 한두번도 아니고, 심지어 심한것도 아닌데. 얼굴 봤으니 들어들 가봐. 그리고 소개시켜준 아가씨 정말 괜찮더라, 이것저것 세심하게 잘 챙겨주고. 급여 올려줘야겠어.”  진몽요는 자신감이 가득차서 “그럼 당연하죠. 나랑 연이랑 소개시켜준 사람인데. 보니까 며칠뒤면 퇴원할 거 같은데, 앞으로 이 ‘귀한병’ 잘 챙기세요. 아무거나 막 먹지 말고요.”  임립은 입술을 삐죽거렷다. “앞으로 술만 안 마시면 돼요. 나중에 시간내서 수술도 하고 그러면 원래처럼 다시 활발해져요. 별 일 아니에요.”  수술? 온연과 진몽요는 그제서야 이 일의 심각성을 알았다. 전에 그녀들은 그저 임립의 위장이 약하다고 생각했는데 그것보다 더 심각한 문제였다. 수술까지 해야되는 줄은 전혀 몰랐다.  경소경은 임립의 어깨를 두들겼다. “그래, 내일 다시 올게. 오늘 하루 종일 바빴더니 가서 쉬어야겠어.”   진몽요는 동요하지 않고 말했다. “나랑 연이도 하루 종일 고생했어요. 우리도 먼저 가볼게요. 몸 관리 잘하고요.” 그녀는 온연은 데리고 병실을 나섰다.  경소경은 빠른 걸음으로 쫓아갔다. “왜 그래요? 왜 괜히 나한테 심술 부리는 거 같지?”  진몽요는 언짢은 듯 “오늘 하루 종일 뭐 했어요? 문자나 전화 한 통 못 해줄만큼 바빴어요? 그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552장

    온연은 강연연을 언급하고 싶었지만 끝내 말하지 않았다. 자신의 남편과 동생이 사귀었던 일은 그녀의 기분을 좋게 만들지 않았기 때문에 회상하고 싶지 않았다.   그녀의 흥분이 가라앉자 목정침은 그녀가 마음대로 딴 생각하는 걸 눈치챘다. “뭘 생각해? 혼자 생각하지 말고 나도 좀 알려줘.”  그녀는 입술을 내밀었다. “당신이 매정하다고 생각해요. 강연연이랑 한때는 좋았었는데 직접 감옥에 보내다니. 걔는 이번생은 거의 망했다고 봐야죠.”  말을 하면서 그녀는 무의식적으로 그의 표정을 살폈다. 그가 어떻게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했다.  목정침의 말투는 담백했다. “나랑 사귀었던 건 맞지. 근데 널 해친 사람은 용서할 수가 없어.”  그의 반응이 온연은 만족스럽지 못했다. 그때는 분명 그와 강연연이 같이 그녀에게 상처를 주지 않았었나? 지금 자기 잘못은 싹 없애고 게다자 강연연이랑 사귀었다는 걸 지금 인정한건가…? 걔랑 사귀었던 게 맞다는 말이 그녀의 기분을 좋지 않게 만들었다. “둘다 똑같아요. 누구 하나 더 나은 게 없어. 날 해친 사람은 용서할 수 없다고 했으니 당신 본인도 용서하지 말길 바라요.”  목정침은 허탈했다. “허… 난 내 자신을 용서했던 적이 없어. 너도 그렇지 않아?”  맞다, 그녀가 떠난 게 그에게는 제일 큰 복수였다.  아파트 단지 앞, 목정침이 차를 세웠다. 온연은 기분이 좋지 않아 대충 손을 흔들고 집으로 들어갔다.  그때 목정침이 그녀를 불러세워 반 농담식으로 “잠깐 앉았다 가라고 말도 안 하나?”  온연의 낮은 목소리에 거리감이 느껴졌다. “나증에요, 오늘은 너무 늦었어요.”  목정침은 고집부리지 않았다. 어차피 그냥 던진 말이었으니 결과가 어떻든 중요하지 않았다.  그녀가 안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보자 그도 차에 시동을 걸고 출발했다.  호텔.  진몽요는 아직도 화가 나 있었다. 사귈 때부터 경소경이 연락을 안 했던 날이 없었다. 오늘 갑자기 이러니 당연히 이상했다. 만약 그녀가 병원에 임립을 보러가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553장

    그는 정신을 차리고, 배달을 시킨 뒤 복도로 나가서 모르는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 전화는 바로 연결되었고, 애교 섞인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소경아, 할 얘기 있어? 아들이 칭얼거려서, 이따가 얘기할 수 있을까?”  전화 너머 들려오는 아이의 울음소리에 그의 짜증은 더 심해졌다. “내가 말하고 싶은 건, 검사결과 나오기 전까지 귀찮게 하지 말라고. 문자도 보내지 말고, 전화는 더더욱 하지마. 만약에 결과에서 내 아이로 인정되면 내가 해결해줄게. 만약 아니면 썩 꺼져버려!”  그는 전화를 확 끊고 식은 땀을 닦았다. 그의 핸드폰을 가끔 진몽요가 보는 편이라, 만약 이문자를 들키게 된다면 결과는 감히 상상할 수 없었다.  모든 내용을 다 삭제한 뒤, 그는 아무렇지 않은 척 다시 방 안으로 들어왔다. 잠시 후 진몽요가 욕실에서 나왔다. 그녀는 타월만 두른 채, 검음 머리에서 물방울이 떨어지고 있었고, 긴 다리가 매혹적이었다. 하지만 그는 오늘 신나 보이지 않았다. 마음속에 담아둔 일이 있으니 당연히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진몽요는 그의 모습이 적응되지 않아 그의 무릎 위에 앉았다. “왜 그래요? 많이 보더니 질렸어요?”  그는 씁쓸하게 웃으며 그녀의 허리를 감쌌다. “아니요… 좀 피곤해서요… 야식 먹고 일찍 자요, 나도 좀 씻을게요.”  진몽요는 더 깊게 생각하지 않고 정말 그가 피곤한 거라고 여겼다. “그래요, 그럼 씻고 먼저 자요, 난 야식 기다릴게요.”  배달이 도착했을 때, 경소경은 이미 잠 들었다. 진몽요는 배달음식을 먹으며 드라마를 봤고, 음식을 거의 다 먹어갈 때쯤 폰에 배터리가 나갔다. 그녀는 습관적으로 경소경의 폰으로 드라마를 봤고, 갑자기 화면에 문자 알림이 떴다. 그녀는 화면이 가려져서 인상을 썼지만 문자 알림이 떠있는 몇 초 동안 스팸이 아니라는 걸 알았다. 문자의 첫마디가 ‘미안해, 내가 민폐 끼쳐서. 나 돈 때문에 그러는 거 아니야…’  뒷부분은 보이지 않았지만 궁금증을 자아냈다.  그녀가 마침 문자를 확인하려는 순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554장

    경소경은 안도하는 동시에 죄책감을 느꼈다. 그녀를 이곳에 데려오기 전까지 이 일에 심각성을 전혀 몰랐다. 그때는 그냥 그 여자의 전화를 받고, 중요한 일로 만나야 된다고 해서 그는 신경 쓰지 않았었다. 하람은 그의 자잘한 과거가 그를 놓아주지 않는 걸 알았기에, 그는 목정침을 도와준다는 핑계로 그 여자와 이 도시에서 만나기로 약속을 잡았다. 그리고 오는김에 진몽요도 데려와서 온연과 함께할 시간을 주며 즐거워할 기회 또한 만들어주고 싶었다.  생각지 못하게 일은 이미 그의 손아귀를 벗어난 상태였고, 그의 아이일지도 모르는 아이가 존재한다는 사실에 그는 어이가 없었다. 오늘 낮이 되서야 그 여자와 만남을 가졌고, 같이 가서 검사를 받았다. 혹시라도 기분이 들킬까봐 종일 진몽요에게 연락하지 못했다.  둘째 날, 온연이 가게에 도착하자 진몽요는 어젯밤 ‘일’을 그녀에게 말해주었다. “어제 밤에 누가 경소경한테 문자를 보냈더라고. 나는 어떤 여자가 보낸건 줄 알았어. 나는 아직까지도 여자 정리 안 된 거면 죽여버릴라고 했는데, 이순이 사과문자 보냈더라고. 깜짝 놀랐지 뭐야.”  온연은 이미 목정침을 통해 진실을 알고 있었지만 당연히 말하지 않았다. 모든 건 검사결과가 나온 후에 해결하고 지금은 그저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진몽요가 혼자 속아서 바보 같이 웃고 있는 모습을 보니까 그녀의 마음도 좋지 않았다. “오해면 된거지… 오늘 너랑 경소경 일정 없어? 놀러가고 싶으면 가도 돼, 가게는 나 혼자 있어도 괜찮아.”  진몽요는 약간 자랑스러운 듯 “아니야, 오늘 그 사람이 가게로 와서 같이 있어준다고 했어. 조금 늦을거야. 이따가 오면, 너도 좀 쉴 수 있겠다.”  온연은 아무 말하지 않았다. 경소경은 정말 아무 일 없는 사람처럼 가게까지 올 수 있다니. 만약 진짜 그의 아이라면 그가 어떻게 이 상황을 대처할지 궁금했다.  10시쯤, 경소경이 가게로 도착했다. 캐주얼한 복장이었지만 여전히 양아치 같은 스타일이었다. 도착해서 진몽요와 잠깐 놀아준 후 주방으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555장

    앨리는 자신이 정성껏 차려 입었는데 그가 한번 쳐다보고 심지어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자 살짝 실망했다. “네… 지금 다녀오겠습니다.”  뜨거운 날씨를 제치고 길을 건너 디저트 가게에 도착했다. 가게 안에 냉기를 느끼자 그제서야 앨리는 살 것만 같았다. 카운터 앞으로 걸어가 란샹에게 “홍차 두 잔 주세요.”  란샹은 단번에 앨리가 꾸몄다는 걸 발견하고선 말문이 막혔다. 그녀는 보수적인 사람이었지만 목을 나시나 반바지 혹은 미니스커트까지는 이해할 수 있었다. 하지만 앨리의 옷차림은 그것들보다 훨씬 과감했다.  “네…네…”  란샹은 민망했다. 비록 다 같은 여자였지만 두 번 쳐다보기도 민망했다.  카운터 뒤에 있던 진몽요는 앨리의 목소리를 듣자 뒤를 돌았고 기분이 급격히 안 좋아졌다. ”앨리씨, 이 복장 되게 개성있네요. 저녁에 클럽가도 되겠어요. 목정침 취향도 참 특이하네요, 그 회사 여직원들은 다 그렇게 입나봐요?”  앨리는 자신있게 파마머리를 쓸어 넘겼다. “몸매가 좋아야 이렇게 입을 수 있는거죠. 저희 대표님도 신경 안 쓰시는 데, 그쪽이 신경 쓰는 게 좀 이상하지 않아요?”  진몽요는 속으로 욕을 하며, 빠르게 홍차를 만들어 카운터 올렸다. “저도 그런 거 신경 쓸 시간 없거든요. 잘 가세요.”  앨리가 떠나자 진몽요는 씩씩거리며 주방으로 들어갔다. “연아! 목정침 비서가 오늘 꼭 스트리퍼처럼 옷 입었더라. 맨날 목정침 앞에서 살랑 거리는데, 넌 신경 안 써?”  온연은 경악했다. 그녀의 기억속에 앨리는 평소에 일할 때 분명 포멀한 오피스룩을 입었었는데, 스트리퍼 같은 그녀의 모습을 도저히 상상할 수 없어서 물었다. “스트리퍼? 장난이지?”  진몽요는 온연은 컴퓨터 앞 씨씨티비로 끌고 갔다. “네가 직접 봐봐, 이게 오피스룩이야? 자랑하긴 뭘 자랑해? 몸매 좋은 사람이나 이렇게 입는다고, 사장도 신경 안 쓰는데 왜 나보고 참견이녜. 나는 그 회사 사모님의 베프인데, 내가 신경 쓰면 안되나? 이 여자 제정신 아니지?!”  온연은 씨씨티비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556장

    앨리는 순간 당황했다. 그리고 기뻐했다. 분명 자신이 일을 잘 해서라고 생각했다. 그녀는 머리를 귀로 넘기며 애교섞인 말투로 “왜요?”  “왜냐면 전엔 너는 일에만 집중했으니까. 나한테 집중하는 게 아니라.”  앨리는 얼굴 색이 변하더니 몸을 일으켰다. “죄…죄송합니다…”  목정침은 그녀에게 기회를 주지 않았다. “재무부에서 월급 받아가. 감원처리 차원해서. 넌 돈도 많이 받을 수 있을거야.”  앨리는 받아드릴 수 없어서 한 마디 하고 싶었지만 목정침의 냉정한 눈빛에 말문이 막혔다. 그녀는 그제서야 정신을 차렸다. 이렇게 좋은 직장에서 오래 일할 수 있었던 건 그녀의 능력 때문이었지, 외모가 출중해서가 아니었다. 그녀가 다른곳에 정신 팔린 후, 얻고 싶었던 걸 얻지 못 했을 뿐만 아니라, 직업까지 잃었다.  그녀는 목정침을 알싸다. 몇 년동안 함께 했으니 한 입으로 두 말하지 않는 그의 성격을 누구보다 잘 알았다. 건물에서 나온 후, 그녀는 모든 물건을 길가 쓰레기통에 버리고 디저트 가게로 들어갔다.  진몽요는 그녀가 목정침의 심부름을 온 줄 알았다. “또 뭐 드려요?”  앨리는 무표정으로 말했다. “온연한테 할 말 있어서요. 용건만 말하고 갈게요.”  진몽요는 눈을 굴린 뒤 주방 문을 두드렸다. “연아, 앨리가 너 찾는다. 할 말 있데.”  온연은 문을 열고 나왔다. 그녀가 입을 열기도 전에 앨리가 말했다. “여기는 좀 그래서, 다른 곳에서 얘기하시죠? 단둘이 있고 싶은데.”  온연은 밖에 불타는 날씨를 보자, 역시 조용한 직원 휴게실을 선택했다. “휴게실로 들어와요.”  휴게실. 앨리는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 “저 짤렸어요. 대표님한테 딴 맘 가져서.”  온연은 놀랐지만 담담하게 물었다. “그래서요?”  앨리의 입은 웃는 것 같지만 웃고 있지 않았다. “그냥 몇 마디 충고해주고 싶어요. 그 분이 이미 이정도 했잖아요. 제도에서의 모든 걸 포기하고 이 후진 곳에 온 게 다 당신 때문인데, 고마운 줄 알아야죠. 나중에 인내심 바닥 났을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557장

    경소경에 미간에 잔뜩 힘이 들어갔다. “지금 가고 있어, 이제 차에 탔으니까 그만 재촉해. 검사결과 나오기 전까지 너네 신경 안 써. 그러니까 징징거리지 마!”  여자가 사는 호텔에 도착한 후, 경소경은 아이를 안고 차에 다 얼른 병원으로 향했다. 통통한아이를 품 안에 안을 때, 그는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두려움이었다. 두려움이 극에 달았고 조금의 동정심도 없었다. 만약 이 아이가 그의 아이라면 끝장이다!  병원 복도. 경소경은 의자에 앉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여자는 눈 시울을 붉히며 그를 쳐다봤다. “우리 모자를 버리지 않아서 고마워…”  그는 그녀를 보지 않은 채 냉정하게 말했다. “나 그렇게 매정하지 않아. 지금와서 말하는데 설령 내 아이라고 해도 내가 데려갈 수 없어. 어떻게 하면 완전히 사라져 줄래?”  여자의 아름다운 얼굴에 왠지모를 계획이 보였다. “알아, 너 누구 만나는거. 헤어질 생각도 없어 보이고, 나처럼 전여자친구 되지도 않겠네? 네 기분 이해해. 근데 아이는 네거야. 어떻게 거절할 수 있어? 싱글맘 혼자서는 애가 잘 클 수 없어. 대신 너 같은 아빠랑 함께 살면 상황이 다르지. 그럼 애는 나중에 경가네 작은 도련님이 될 거고, 갖고싶은 걸 다 갖을 수 있잖아. 엄마로써 나는 당연히 애가 잘 컸으면 좋겠어. 비록 내 손으로 키운 아이 보내긴 아쉽지만…”  경소경은 난폭하게 “엄가니! 네 주제를 알아! 이 아이는 네가 원해서 낳은거야, 난 네가 언제 임신했는지도 몰랐어! 왜 나 몰래 낳았는데? 다 돈 때문 아니야? 나 너랑 3달도 안 만났지? 이래도 사랑 때문이라고 할 수 있어?!”  여자는 일관적인 태도였다. “엄가니 아니고, 엄채희야. 사랑이든 아니든 아이는 이미 태어났어. 난 아이가 앞으로 잘 컸으면 좋겠어. 그게 다야.”  경소경은 화가나서 웃었다. “허… 내가 네 이름도 기억 못하는 데 뭐 어쩌려고? 돈이 필요하면 말을 해, 맨날 애 나한테 떠넘기려 하지 말고. 아직 내 아이인지도 모르잖아!”  엄채희는 그의 옆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558장

    오늘이 될 때까지, 그녀는 꾹 참고 침착한 척하다가 일부러 우는 척을 했다. “너 내가 계속 여기서 너한테 모욕당하고 싶은 줄 알아? 내가 돈 좋아한다고 생각하면 돈 줘. 그럼 바로 떠날 게. 나도 너처럼 하루도 못 기다리겠어! 아이도 여기 생활이 안 맞아서 저렇게 아픈데, 내가 지금 누구보다 더 속상해. 이왕 이렇게 됐으니, 내가 네 여자친구 찾아가서 말하면 되겠네!”  경소경이 화를 내기도 전에 응급실에서 의사가 나왔다. “아이 보호자 계신가요?”  엄채희는 눈물을 닦고 일어났다. “제가 애 엄마예요. 저희 아들 괜찮은거죠?”  의사는 의학적으로 말했다. “급성위장염이에요. 큰 문제는 없고, 병원에서 2틀정도 지켜보면 될 것 같습니다. 먹는 거 주의하고, 아무거나 먹이지 마세요. 우선 당분간은 분유 같은 걸 먹이로, 일반식은 잠깐 멈추죠.”  병원에서 지켜본다고? 엄채희는 검사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리고 싶지 않았다. 만약 경소경의 아이가 아니라면, 나중에 아무것도 못 받을 뿐 아니라 처참하게 대가를 치룰 것이다. 그녀는 바로 결정을 내렸다. “저희 아이가 이곳에 처음 와서요. 날씨도 너무 덥고 주변환경이 안 맞아서 그런 것 같아요. 아무래도 제가 집에 데려가서 치료하는 게 좋겠어요. 좀 괜찮아지면 다른 지역 병원 가볼게요. 감사합니다.”  의사는 거절하지 않았다. 너무 어린 아이한테는 주변 환경도 중요하긴 했다. “그러세요, 그럼 링겔 다 맞는대로 데려가시면 됩니다. 꼭 병원도 다시 가보세요, 너무 늦으면 안돼요.”  의사가 가자 엄채희는 병실 안으로 들어갔다. 아이는 간호사에게 안긴 채 링겔을 맞고 있었고, 아이는 혈관이 작아서 머릿쪽에 링겔 바늘이 꽂혀 있어 보기만 해도 불쌍했다. 이제 막 울다 잠든 것 같은데 자면서도 종종 흐느꼈다. 엄채희는 아이를 받고 울었다. 이번에는 연기가 아니었다.  경소경이 아무리 매몰차도 아이가 이렇게 된 모습을 보니 마음이 약해졌다. 그는 병원비를 지불하고 엄채희에게 돈을 이체했다. “언제 가? 비행기표 예

최신 챕터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360장

    예군작은 갑자기 흥미가 떨어져 일어나 옷깃을 정리한 뒤, 바로 클럽에서 나왔다.  온 몸에 술냄새를 풍기며 예가네 저택으로 돌아온 뒤, 저택은 너무 불안할 정도로 조용했다. 그는 취했고, 술기운이 너무 올라와서 비틀거리며 위층으로 올라가며 국청곡의 이름을 불렀다.  국청곡은 자고 있다가 놀라서 깼고, 아이가 혹시라도 시끄러워서 깰까 봐 잠옷 원피스를 입고 일어나서 나와봤다. 그가 계단 입구에 앉아 인사불성이 된 걸 보고 그녀는 마음속 분노가 삭으라 들었다. “왜 이렇게 많이 마셨어요? 저녁에 그렇게 시끄럽게 하면 아이가 깰까 봐 걱정도 안돼요? 가요, 방에 가서 쉬게 내가 부축 해줄게요. 술 많이 마셨는데 속은 괜찮아요?”  그녀가 팔을 뻗어 그의 팔을 잡았을 때, 그는 갑자기 일어나서 그녀를 품에 안았고, 예전에는 느껴보지 못했던 힘으로 안았다. 그녀는 살짝 발꿈치를 들었고, 그를 밀어내야 할지 계속 안고 있어야 할지 몰랐다. 그가 분명 사람을 착각한 게 아닐까? 아니면 어떻게 이렇게 평소와 다를 수 있지?  그녀가 여러가지 생각을 하고 있을 때 그가 갑자기 중얼거렸다. “당신은 나중에 다른 사람을 사랑해서 갑작스럽게 나를 떠날 거예요?”  그녀는 살짝 힘으로 그를 밀어냈다. “아니요. 당신 취했어요, 그만해요. 너무 늦었어요.”  그는 그녀의 말을 듣지 않고, 그녀의 턱을 잡은 뒤 강제로 그를 보게 만들었다. “지금 나한테 왜 이렇게 성의가 없어요? 내가 당신이 싫어하는 일을 많이 했었잖아요, 그럼 날 떠날 생각 해본 적 있어요?”  그녀는 술 취한 남자를 상대하기 피곤해서 솔직하게 답했다. “있어요, 됐죠? 난 당신이 완전 체념할 때까지 기다리다가 아이를 데리고 당신을 떠날 거예요.”  그는 침묵했다. 갑작스러운 고요함은 사람을 두렵게 만들었다.  그의 차가운 눈빛을 보고 국청곡은 단호하게 대답한 걸 후회했다. “당신 술 먹고 주정부리면 나 계속 무시할 거예요.”  그는 무섭게 그녀의 입술을 덮쳤다.  그는 강제로 그녀를 안아서 안방으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359장

    목정침은 여유롭게 그를 보았다. “어디서 날 봤는데? 목가네는 절대 아닐 테고. 네 당시 그 신분으로는 목가네에 들어올 자격이 없었잖아.”  예군작은 그가 총구를 겨누는 것 같은 그의 말을 신경 쓰지 않고, 여자들을 다 쫒아 낸 뒤 두 사람만 남았을 때 말했다. “맞아, 목가네는 아니야. 우리 엄마랑 내가 살던 아파트 밑이였지.”  아파트 밑?  목정침은 자세히 회상을 했다. 전에 한번 그가 아버지를 따라서 회사에서 회의를 한 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한 아파트에 들른 적이 있었다. 아버지는 그에게 오랜 친구를 금방 만나고 올 테니 차에서 기다리라고 했었다.  그는 의구심을 갖지 않고 다른 쪽으로 생각하지 않았었다. 대충 10 여분 정도 기다렸던 것 같은데 아마 그때였던 거 같다. 생각해보니 웃겼다. 아버지는 애인을 만나러 가는 거였는데, 그는 아무것도 모르고 밑에서 기다리고 있었고, 만약 그가 미리 알았더라면 어쩌면 그 후에 일이 벌어지지 않았을 지도 모른다…  이런 일들 때문에, 그는 돌아가신 아버지에 대한 미움이 여전히 남아 있었다. 왜 그가 그런 일을 알게 만든 걸까? 왜 그가 그런 곳에 가게 한 걸까? 아버지는 그를 완전히 바보취급 했었다…  그의 반응을 보며 예군작이 이어서 말했다. “아마 생각났겠지. 그때 나도 밑에서 놀고 있었어. 아버지가 위로 올라가는 걸 보면서, 나도 예전처럼 신나게 따라올라 가려다가 형을 봤어. 그 순간 내 두 다리는 굳어버리고 말았지. 형한테 호기심도 생기고 질투도 나면서, 처음으로 내가 사생아라는 걸 확실히 알게 됐어. 형은 외제차 안에 타고 있고, 제일 좋은 대우를 받고 있었지만, 나는 엄마랑 빛도 안 들어오는 곳에 살면서, 당당하게 아빠랑 나가 보지도 못 했어. 단 한 번도… 나랑 우리 엄마가 아파도, 아버지는 사람을 보내셔서 우리를 병원에 보내주셨지.  난 언제부터 아빠를 싫어했을까…? 거의 기억도 안 나. 근데 갑자기 싫어한 게 된 건 아니고, 시간이 점점 지나면서 감정이 쌓였어. 난 우리 엄마도 싫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358장

    국청곡은 이유를 알 수 없었다. 그가 언제부터 자신이 같이 자주길 원했었나? 예전에는 그녀가 방에서 자는 않는 것은 물론, 집에서 자지 않더라도 그는 절대로 묻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는 일부러 그를 피하고 있었다. 그녀는 요즘 자꾸 그가 이상한 생각을 하는 것 같았는데, 그녀는 출산을 하고 상처부위가 아직 회복이 되지 않은 것 같아 마음에 걸렸다. 그는 절대 남은 이해해 주는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회사로 가는 길, 예군작의 얼굴은 매우 어두웠지만, 아택의 얼굴엔 봄바람이 부는 것처럼 기분이 매우 좋아 보였다.  예군작은 아택이 꼴보기 싫었다. “연애라도 시작했어? 아침부터 왜 그렇게 기분이 좋아.”  아택은 정직하게 말했다. “아니요, 그냥 단순히 기분이 좋아서요. 도련님은 왜 아침부터 화가 나셨어요?”  예군작은 국청곡을 떠올리자 화가 났다. “물어보지 마, 말하기 싫어. 오늘은 일찍 퇴근하고 클럽 가서 스트레스 좀 풀자.”  아택은 황급히 말했다. “저는 못 갈 것 같습니다, 도련님 혼자 다녀오세요. 안야씨가 저녁은 집에 와서 먹으라고 해서요.”  예군작은 그의 말에서 눈치를 챘다. “오, 그렇게까지 마음을 쓰는 거야? 이제 놀러도 안 가게? 남자가 그렇게 성실해서 어따 쓰게?”  아택은 사실대로 말했다. “단지 노는 게 지겨워서지, 다른 뜻은 없습니다. 그런 곳에서는 자기자신을 잃기 마련이니 안 가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예군작은 아택을 강요하지 않았고 한 사람이 떠올랐다. 그 사람은 목정침이었다. 목정침과 그런 곳에 가면 재밌지 않을까?  ......  저녁. 목정침은 접대가 있다고 말한 뒤 집에 돌아와서 밥을 먹지 않았다. 온연도 그를 매우 믿었기에 더 묻지 않았다. 만약 그가 예군작에게 끌려가서 논 걸 알게 되면 화가 나서 미쳐 버릴 테다.  목정침은 장소에 도착한 후에서야 예군작이 음란하게 놀려는 걸 알았다. 룸 안에는 야릇한 조명이 켜져 있었고, 여자들은 다리를 훤히 내놓고 여러가지 자세를 취하고 있었으며, 예군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357장

    아택은 어떤 반응을 해야 할지 몰랐다. 예전에 예가네에서 어르신 밑에서 목숨을 받쳐 일하느라 너무 힘들어서 연애를 할 시간도 없었다. 나중엔 예군작 밑에서 일을 하면서, 클럽도 다니고 여자를 만나봤지만, 진짜 연애를 하려니 그는 하지 못 했다. 그는 꼭 찌질한 사내자식처럼 어쩔 줄을 몰라했다.  그가 대꾸를 안 하자 안야는 살짝 실망했다. “대체 이유가 뭐예요? 난 진짜 모르겠어서 그래요, 우리 정상적인 부부처럼 살기로 한 거 아니었어요? 근데… 우리가 지금 부부처럼 살고 있는 게 맞아요?”  아택은 그녀와 처음 자게 되었을 때가 떠올랐고, 그때는 예군작 때문에 임무를 완성해야 한다는 느낌으로 했었다.  그의 목젖이 살짝 움직였다. “가면 되잖아요…”  안야는 그가 매우 원하지 않는 것처럼 느껴졌고, 꼭 그녀가 강요하는 느낌이었다. 그녀는 수치스러워서 입술을 깨물었다. “당신이 싫으면 나도 강요하지 않아요. 어차피 당신도 예군작 같은 사람 밑에서 일하니까 밖에서 많이 해봤을 거 아니에요. 원래 돈 많은 남자들은 다 그렇잖아요, 나 이해해요.”  아택은 머리가 아파왔다. “아니에요, 정말 아니에요. 도련님은 다리를 그렇게 오랫동안 다치셨는데 밖에 나가서 놀 시간이 어딨었겠어요? 이미 성실해지신지 오래 되셨고, 나도 매일 그 분만 따라다니니 혼자서는 더욱 그럴 일이 없어요. 나도… 싫은 거 아니에요. 그냥 시간 좀 필요해서 그래요.”  그가 젓가락을 내려놓자 안야는 빠르게 주방을 정리했다. “당신한데 준비할 시간을 주면 언제까지 시간이 필요할지 모르잖아요. 일단 들어와요.” 그녀는 말을 끝내고 먼저 안방으로 들어갔다.  아택은 어쩔 수 없이 따라 들어갔다.  안야는 갑자기 그를 안았고, 먼저 그에게 키스를 했다.  그녀의 부드러운 입술이 느껴지자, 아택은 숨이 멎었지만 이내 그녀의 허리에 팔을 감쌌다. ……  예군작은 하루종일 일을 하고 집에 돌아왔고, 국청곡이 안방이 아닌 아이방에서 자고 있는 걸 발견했다. 아이 방은 잠겨 있어서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356장

    아택은 침을 삼켰다. “아… 그냥 궁금해서 여쭤봤습니다.”  예군작은 일어나서 시계를 보고 외투를 챙겼다. “나 혼자 운전해서 퇴근할게, 너도 들어가.”  예군작은 대답을 한 뒤, 그를 위해 사무실 문을 열어주었고, 두 사람은 회사 문 앞까지 걸어간 뒤 각자의 길을 갔다.  예군작 밑에서 이렇게 오래 일을 하면서, 아택은 여전히 그의 심리를 알 수 없었다. 그는 어르신보다 더 파악하기 힘들었고, 사람의 마음은 깊기 때문에 한 사람을 파악하지 못 한다는 건 절대적으로 두려운 일이었다.  아택이 집에 돌아왔을 때 안야는 아직 자고 있지 않았고, 그들 대신해서 신발장에서 슬리퍼를 꺼낸 뒤, 또 능숙하게 주방에 들어가 그에게 줄 요리를 했다.  그녀가 바삐 움직이는 모습을 보면서 아택은 왠지 모르게 마음이 놓였다. 아무리 집에 늦게 들어가도 누군가 불을 켜 놓고, 누군가 그를 기다리고, 따뜻한 밥이 준비되어 있는 건 인생에서 가장 편안함을 주는 일이었다.  그는 평소처럼 바로 샤워를 하지 않고, 소매를 걷어 올린 뒤 주방에 들어가 그녀가 요리하는 걸 도왔다. “오늘은 애기가 말 잘 들었어요?”  안야는 고개를 끄덕였다. “말 잘 들었어요, 사실 나 혼자서도 잘 챙길 수 있는데, 아주머니는 안 써도 되지 않을까요? 그러면 매달 소비를 좀 아낄 수 있잖아요. 당신 돈 버는 것도 힘든데, 우리끼리 아껴서 살면 좋잖아요. 당신은 움직이지 말고 좀 쉬어요, 하루종일 일하느라 피곤했을 텐데 이런 건 내가 하면 돼요.”  아택은 그녀에 의해 강제로 옆으로 쫓겨나서 완전히 끼어들 수 없었다. “그런 돈은 아낄 필요없어요. 집안 일도 하고 애도 보는데 당신도 힘들겠죠. 내 일은 엄청 힘든 편은 아니에요. 평소에 대부분은 거의 한가해서요.”  안야는 고개를 돌려 그를 향해 웃었다. “안 힘들면 다행이에요. 사실 내가 봤을 때 예군작씨도 그렇게 나쁜 사람은 아닌 것 같아요, 적어도 당신한테는 잘해주니까요.”  아택은 평소에 뒤에서 예군작의 얘기를 하진 않지만, 이 점은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355장

    진몽요는 억울해했다. “그러게 누가 나한테 장난치래요? 나도 순간 머리가 안 돌아가서 그런 거잖아요. 그래서 손부터 나간 거고요… 내가 잘못했어요. 나도 민망했어요, 당신 부모님이 다 봤잖아요. 지금 심장이 너무 빨리 뛰어서 목구멍 밖으로 튀어나올 거 같고, 진짜 창피한 건 나라고요! 어머님 아버님이 봤을 때 내가 엄청 예의 없는 아이로 보였을 거 아니에요! 근데 내가 방금 식당 입구 봤었는데, 우리 몇 명 밖에 없었어요~”  경소경도 진짜로 화가 난 게 아니었다. 그는 그녀의 생각이 단순한 걸 알았기에, 생각이 짧은 건 정상이었다. “알겠어요, 그만 해명해요. 해명하는 건 감추려는 거고, 감추려는 건 사실이라는 거잖아요. 내가 나이를 이렇게 먹고도 참… 됐어요, 어차피 당신이 맨날 집에서 안 그러는 것도 아니니까요. 우리 엄마 아빠는 당신이 이런 사람인 거 이미 알고 있으시고, 이미 머릿속에 깊이 각인되어 있을 거예요. 이번 생에 그 인식은 달라지지 않을 거니까 걱정하지 말아요.”  진몽요는 호기심에 물었다. “부모님 눈에는 내가 어떤 사람인데요?”  경소경은 입꼬리를 올린 뒤 못된 웃음을 지었다. “생각이 간단하고 사지가 발달된 사람이요.”  이 간단한 한 마디는 당연히 매를 벌었다.  백수완 별장으로 돌아온 후, 진몽요는 시간이 어느정도 됐으니 강령에게 전화를 걸어 상황을 물었다. “엄마, 집에 들어갔어요? 어떻게 됐어요? 말 좀 해줘봐요.”  전화 너머 강령은 너무 웃어서 주름이 졌다. “난 괜찮은 거 같아. 그 분이 나한테 선물도 준비해 주셨더라고, 근데 사람이 많아서 민망해서 바로 못 주셨데, 그래서 차에서 주셨어. 그 분이 그리신 그림이었어, 그럴듯하게 도장도 찍혀 있더라고. 그 분은 짝을 찾아서 안정적으로 삶을 살고 싶다고 하시는데, 다들 알다시피 그분은 불만이 없고, 내가 마음에 든다길래, 내 의견을 물어봐서 나도 괜찮다고 했지. 그 분 얼굴이 너무 빨개지셔서 어둠속에서도 빨개지신 게 보이더라. 난 그저 그 분이랑 공통된 관심사가 없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354장

    강령은 얼굴이 빨개졌다. “네, 좋네요… 제 딸도 샤브샤브를 좋아해서요, 나중에 같이 갈게요.”  진몽요는 이 좋은 소식을 듣고, 이런 자리만 아니었다면 이미 신나게 웃었을 테다. 허영준이 샤브샤브 가게를 갖고 있는 줄은 몰랐고, 이 가게는 정말 그녀의 입맛을 저격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이건 그녀가 앞으로 샤브샤브를 배 터질 때까지 먹을 수 있다는 뜻인가?  허영준은 경성욱처럼 말이 많지 않아서, 식탁에서는 거의 대화가 없었다. 밥을 다 먹고 식당에서 나온 뒤, 허영준은 강령을 보며 물었다. “혼자 사시죠?”  이 말은 첫 맞선 자리에서 묻기엔 조금 이상했고, 마치 다른 사람에게 말하지 못 하는 목적이 있는 것 같았다. 진몽요는 허영준의 바른 모습을 보고 이상한 생각이 들지 않아 강령을 대신해서 대답했다. “엄마는 지금 혼자 살고 계세요. 그래서 제가 자주 보러가요, 어차피 멀지도 않으니까요.”  허영준은 고개를 끄덕였다. “저는 다들 가는 방향이 다르시니, 제가 가는 길이 같아서 데려다 드리고 싶다는 말을 하고 싶었어요. 그러면 다들 왔다 갔다 하실 필요 없잖아요.”  그랬다. 허영준은 그저 말이 별로 없었지만 마음씨는 세심해서 이미 가는 길이 같은지 아닌지도 생각하고 있었기에 진몽요는 웃었다. “네, 그럼 부탁드릴게요, 아저씨.”  강령과 허영준이 차를 타고 멀어지자 하람은 진몽요에게 물었다. “네가 봤을 땐 어떤 거 같아?”  진몽요가 대답을 하기도 전에 경소경이 끼어들었다. “이게 이 사람 맞선도 아닌데, 이 질문을 왜 이 사람한테 하세요? 이 사람 생각은 중요하지 않죠, 어머님 마음에 드셔야 하는 거잖아요.”  하람은 그를 노려봤다. “그럼 네가 봤을 땐 어떤 것 같은데? 너희 생각도 중요하지, 아니면 왜 다같이 밥을 먹었겠어? 그럴거면 그냥 두 사람 따로 만나서 얘기 나누게 했지…”  경소경은 생각을 하다가 말했다. “사람은 괜찮은 거 같아요, 성실하고, 근데 말은 잘 못 하시네요.”  진몽요는 경소경의 피드백이 너무 일반적이라고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353장

    진몽요는 이런 일을 참고 있을 수 없어서, 경가네 공관에서 나오자마자 강령에서 살짝 얘기를 흘렸다. 강령의 태도는 사람을 본 다음에 다시 얘기해보자는 느낌이었고, 이미 한번의 실패를 통해서 조금 더 현명해졌기 때문에, 이번에는 제대로 상대를 봐야 했다.  순식간에 주말이 다가왔고, 진몽요는 원래 온연이랑 놀러 나가기로 했던 약속을 취소했다. 온연은 진몽요가 엄마에게 맞선을 주선하려는 걸 알고 의아해하지 않았다. 사람은 늘 그런 것 같았다. 나이가 젊든 많든, 다들 짝이 있어야 했다. 사람은 원래부터 무리지어 사는 동물이니 그 누구도 혼자 외롭게 살고싶어 하지 않았다.  백수완 레스토랑에 예약한 룸에 경소경은 요리를 배치한 뒤, 모든 게 준비가 다 되어 있었고, 이제 봄바람만 불어오면 됐다. 그 ‘봄바람’은 아직 오지 않았다.  강령은 잘 관리한 얼굴에 홍조를 띄웠다. “사돈, 그 분 만나 뵌 적 있으시죠? 좀 웃기실 것 같지만, 저 조금 긴장되네요. 이런 일까지 다들 출동해주시니 조금 죄송해서요.”  하람은 웃었다. “만난 적 있어요, 저희 집 사람보다 더 바르게 생겼으니 걱정 마세요. 마음이나 겉모습이나 다 이 사람보다 나으니까요.”  경성욱은 옆에서 감히 반박하진 못 했다. 그의 동문이 어디가 더 낫단 말인가? 그가 그렇게 후졌나?  사람들이 거의 30분정도 기다린 뒤, ‘봄바람’이 도착했다. 얼굴엔 비록 세월의 흔적이 묻어 있었지만, 여전히 젊었을 때의 풍채가 보였다. 유유상종이라는 말이 있듯이, 경성욱의 동문은 여러 방면에서 못난 게 없었다. 젊은 사람을 사이에 있어도 경소경처럼 인기가 많았고, 이 나이를 먹었어도 여전히 잘생긴 아저씨였다.  “오래 기다리게 해서 죄송합니다. 제가 나올 때 근처에서 차가 막혀서, 마음은 급했는데 방법이 없었어서요. 제가 사죄의 의미로 이번 식사 대접하겠습니다.”  경성욱이 말수가 적은 걸 알고 분위기를 살리는 일은 다 하람이 했다. “괜찮아요 허씨, 저희가 남도 아닌데요 뭘.” 말을 하면서 그녀는 강령의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352장

    경소경은 경성욱이 아이를 안고 싶어하는 걸 알고 바로 아이를 건네주었다. “한번 보세요.”  경성욱은 기쁘게 아이를 받은 한번 살펴보았다. 사실 기저귀는 갈은지 얼마 안돼서 깨끗했다.  경소경이 한가한 걸 보자 진몽요는 그를 째려봤고 경소경은 눈물없이 울고 있었다. 그는 아이를 안기 싫은 게 아니라 기회가 없었던 거였다.  식사 시간. 아이는 유모차 안에서 분유를 먹고 있었고, 유모차는 하람 옆에 있어서 하람은 밥을 먹으면서도 아이를 놀아주었다.  진몽요는 하람은 완전 존경했다. 처음에 그녀는 하람이 아이에 대한 열정이 한 순간일 줄 알았고, 시간이 지나면 아이를 귀찮아 할 줄 알았다. 그런데 이렇게 오랜 시간이 지났는데도, 그녀의 모습은 여전했고, 늘 손에서 놓지 않으려는 모습을 보니 하람에게 아이를 맡겨서 그녀도 안심이 되었다.  갑자기, 하람은 그녀를 보며 물었다. “요즘 내가 애 보느라 사돈이랑 쇼핑할 시간도 없었고, 연락할 새도 없었는데, 넌 사돈이 혼자 계시는데 걱정 안되니?”  진몽요는 걱정이 없는 편이라, 많은 생각을 하지 않았어서 대답했다. “걱정할 게 뭐 있어요? 집에 대문 보안도 최고로 설치해 두었으니 괜찮아요. 제가 엄마 집에 가기도 해요, 시간만 있으면 가거든요.”  하람은 헛기침을 두 번 했다. “그… 사돈한테 새 짝 찾아드릴 생각은 없어? 너도 이제 시집왔고, 사돈도 계속 혼자 계시면 심심하시잖아, 나중에 나이 들었을 때 짝이 있으면 좋잖아. 지금은 비록 젊으셔서 마음대로 노실 수 있어도 혼자면 있으면 외롭기 마련이니까…”  중매하는 일은 하람도 처음이라 어떻게 얘기를 꺼내야 할지 몰랐고, 진몽요가 신경쓸까 봐 더 걱정했다.  진몽요는 그제서야 하람의 뜻을 이해하고 문득 깨달아서 말했다. “아아아… 그 일은 저도 생각 했었어요. 엄마도 예전에 스스로 노력해보셨는데, 적절한 사람을 못 찾았어요, 다 이상하고 못 미더운 사람들이었거든요. 저도 지금은 거기까지 신경 쓸 여력이 없어서, 제가 생각을 많이 못 해드린 거 같아요

앱에서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세요.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