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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4장

작가: 레몬맛 고양이
경소경은 안도하는 동시에 죄책감을 느꼈다. 그녀를 이곳에 데려오기 전까지 이 일에 심각성을 전혀 몰랐다. 그때는 그냥 그 여자의 전화를 받고, 중요한 일로 만나야 된다고 해서 그는 신경 쓰지 않았었다. 하람은 그의 자잘한 과거가 그를 놓아주지 않는 걸 알았기에, 그는 목정침을 도와준다는 핑계로 그 여자와 이 도시에서 만나기로 약속을 잡았다. 그리고 오는김에 진몽요도 데려와서 온연과 함께할 시간을 주며 즐거워할 기회 또한 만들어주고 싶었다.

  생각지 못하게 일은 이미 그의 손아귀를 벗어난 상태였고, 그의 아이일지도 모르는 아이가 존재한다는 사실에 그는 어이가 없었다. 오늘 낮이 되서야 그 여자와 만남을 가졌고, 같이 가서 검사를 받았다. 혹시라도 기분이 들킬까봐 종일 진몽요에게 연락하지 못했다.

  둘째 날, 온연이 가게에 도착하자 진몽요는 어젯밤 ‘일’을 그녀에게 말해주었다. “어제 밤에 누가 경소경한테 문자를 보냈더라고. 나는 어떤 여자가 보낸건 줄 알았어. 나는 아직까지도 여자 정리 안 된 거면 죽여버릴라고 했는데, 이순이 사과문자 보냈더라고. 깜짝 놀랐지 뭐야.”

  온연은 이미 목정침을 통해 진실을 알고 있었지만 당연히 말하지 않았다. 모든 건 검사결과가 나온 후에 해결하고 지금은 그저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진몽요가 혼자 속아서 바보 같이 웃고 있는 모습을 보니까 그녀의 마음도 좋지 않았다. “오해면 된거지… 오늘 너랑 경소경 일정 없어? 놀러가고 싶으면 가도 돼, 가게는 나 혼자 있어도 괜찮아.”

  진몽요는 약간 자랑스러운 듯 “아니야, 오늘 그 사람이 가게로 와서 같이 있어준다고 했어. 조금 늦을거야. 이따가 오면, 너도 좀 쉴 수 있겠다.”

  온연은 아무 말하지 않았다. 경소경은 정말 아무 일 없는 사람처럼 가게까지 올 수 있다니. 만약 진짜 그의 아이라면 그가 어떻게 이 상황을 대처할지 궁금했다.

  10시쯤, 경소경이 가게로 도착했다. 캐주얼한 복장이었지만 여전히 양아치 같은 스타일이었다. 도착해서 진몽요와 잠깐 놀아준 후 주방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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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앨리는 자신이 정성껏 차려 입었는데 그가 한번 쳐다보고 심지어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자 살짝 실망했다. “네… 지금 다녀오겠습니다.”  뜨거운 날씨를 제치고 길을 건너 디저트 가게에 도착했다. 가게 안에 냉기를 느끼자 그제서야 앨리는 살 것만 같았다. 카운터 앞으로 걸어가 란샹에게 “홍차 두 잔 주세요.”  란샹은 단번에 앨리가 꾸몄다는 걸 발견하고선 말문이 막혔다. 그녀는 보수적인 사람이었지만 목을 나시나 반바지 혹은 미니스커트까지는 이해할 수 있었다. 하지만 앨리의 옷차림은 그것들보다 훨씬 과감했다.  “네…네…”  란샹은 민망했다. 비록 다 같은 여자였지만 두 번 쳐다보기도 민망했다.  카운터 뒤에 있던 진몽요는 앨리의 목소리를 듣자 뒤를 돌았고 기분이 급격히 안 좋아졌다. ”앨리씨, 이 복장 되게 개성있네요. 저녁에 클럽가도 되겠어요. 목정침 취향도 참 특이하네요, 그 회사 여직원들은 다 그렇게 입나봐요?”  앨리는 자신있게 파마머리를 쓸어 넘겼다. “몸매가 좋아야 이렇게 입을 수 있는거죠. 저희 대표님도 신경 안 쓰시는 데, 그쪽이 신경 쓰는 게 좀 이상하지 않아요?”  진몽요는 속으로 욕을 하며, 빠르게 홍차를 만들어 카운터 올렸다. “저도 그런 거 신경 쓸 시간 없거든요. 잘 가세요.”  앨리가 떠나자 진몽요는 씩씩거리며 주방으로 들어갔다. “연아! 목정침 비서가 오늘 꼭 스트리퍼처럼 옷 입었더라. 맨날 목정침 앞에서 살랑 거리는데, 넌 신경 안 써?”  온연은 경악했다. 그녀의 기억속에 앨리는 평소에 일할 때 분명 포멀한 오피스룩을 입었었는데, 스트리퍼 같은 그녀의 모습을 도저히 상상할 수 없어서 물었다. “스트리퍼? 장난이지?”  진몽요는 온연은 컴퓨터 앞 씨씨티비로 끌고 갔다. “네가 직접 봐봐, 이게 오피스룩이야? 자랑하긴 뭘 자랑해? 몸매 좋은 사람이나 이렇게 입는다고, 사장도 신경 안 쓰는데 왜 나보고 참견이녜. 나는 그 회사 사모님의 베프인데, 내가 신경 쓰면 안되나? 이 여자 제정신 아니지?!”  온연은 씨씨티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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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앨리는 순간 당황했다. 그리고 기뻐했다. 분명 자신이 일을 잘 해서라고 생각했다. 그녀는 머리를 귀로 넘기며 애교섞인 말투로 “왜요?”  “왜냐면 전엔 너는 일에만 집중했으니까. 나한테 집중하는 게 아니라.”  앨리는 얼굴 색이 변하더니 몸을 일으켰다. “죄…죄송합니다…”  목정침은 그녀에게 기회를 주지 않았다. “재무부에서 월급 받아가. 감원처리 차원해서. 넌 돈도 많이 받을 수 있을거야.”  앨리는 받아드릴 수 없어서 한 마디 하고 싶었지만 목정침의 냉정한 눈빛에 말문이 막혔다. 그녀는 그제서야 정신을 차렸다. 이렇게 좋은 직장에서 오래 일할 수 있었던 건 그녀의 능력 때문이었지, 외모가 출중해서가 아니었다. 그녀가 다른곳에 정신 팔린 후, 얻고 싶었던 걸 얻지 못 했을 뿐만 아니라, 직업까지 잃었다.  그녀는 목정침을 알싸다. 몇 년동안 함께 했으니 한 입으로 두 말하지 않는 그의 성격을 누구보다 잘 알았다. 건물에서 나온 후, 그녀는 모든 물건을 길가 쓰레기통에 버리고 디저트 가게로 들어갔다.  진몽요는 그녀가 목정침의 심부름을 온 줄 알았다. “또 뭐 드려요?”  앨리는 무표정으로 말했다. “온연한테 할 말 있어서요. 용건만 말하고 갈게요.”  진몽요는 눈을 굴린 뒤 주방 문을 두드렸다. “연아, 앨리가 너 찾는다. 할 말 있데.”  온연은 문을 열고 나왔다. 그녀가 입을 열기도 전에 앨리가 말했다. “여기는 좀 그래서, 다른 곳에서 얘기하시죠? 단둘이 있고 싶은데.”  온연은 밖에 불타는 날씨를 보자, 역시 조용한 직원 휴게실을 선택했다. “휴게실로 들어와요.”  휴게실. 앨리는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 “저 짤렸어요. 대표님한테 딴 맘 가져서.”  온연은 놀랐지만 담담하게 물었다. “그래서요?”  앨리의 입은 웃는 것 같지만 웃고 있지 않았다. “그냥 몇 마디 충고해주고 싶어요. 그 분이 이미 이정도 했잖아요. 제도에서의 모든 걸 포기하고 이 후진 곳에 온 게 다 당신 때문인데, 고마운 줄 알아야죠. 나중에 인내심 바닥 났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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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이 될 때까지, 그녀는 꾹 참고 침착한 척하다가 일부러 우는 척을 했다. “너 내가 계속 여기서 너한테 모욕당하고 싶은 줄 알아? 내가 돈 좋아한다고 생각하면 돈 줘. 그럼 바로 떠날 게. 나도 너처럼 하루도 못 기다리겠어! 아이도 여기 생활이 안 맞아서 저렇게 아픈데, 내가 지금 누구보다 더 속상해. 이왕 이렇게 됐으니, 내가 네 여자친구 찾아가서 말하면 되겠네!”  경소경이 화를 내기도 전에 응급실에서 의사가 나왔다. “아이 보호자 계신가요?”  엄채희는 눈물을 닦고 일어났다. “제가 애 엄마예요. 저희 아들 괜찮은거죠?”  의사는 의학적으로 말했다. “급성위장염이에요. 큰 문제는 없고, 병원에서 2틀정도 지켜보면 될 것 같습니다. 먹는 거 주의하고, 아무거나 먹이지 마세요. 우선 당분간은 분유 같은 걸 먹이로, 일반식은 잠깐 멈추죠.”  병원에서 지켜본다고? 엄채희는 검사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리고 싶지 않았다. 만약 경소경의 아이가 아니라면, 나중에 아무것도 못 받을 뿐 아니라 처참하게 대가를 치룰 것이다. 그녀는 바로 결정을 내렸다. “저희 아이가 이곳에 처음 와서요. 날씨도 너무 덥고 주변환경이 안 맞아서 그런 것 같아요. 아무래도 제가 집에 데려가서 치료하는 게 좋겠어요. 좀 괜찮아지면 다른 지역 병원 가볼게요. 감사합니다.”  의사는 거절하지 않았다. 너무 어린 아이한테는 주변 환경도 중요하긴 했다. “그러세요, 그럼 링겔 다 맞는대로 데려가시면 됩니다. 꼭 병원도 다시 가보세요, 너무 늦으면 안돼요.”  의사가 가자 엄채희는 병실 안으로 들어갔다. 아이는 간호사에게 안긴 채 링겔을 맞고 있었고, 아이는 혈관이 작아서 머릿쪽에 링겔 바늘이 꽂혀 있어 보기만 해도 불쌍했다. 이제 막 울다 잠든 것 같은데 자면서도 종종 흐느꼈다. 엄채희는 아이를 받고 울었다. 이번에는 연기가 아니었다.  경소경이 아무리 매몰차도 아이가 이렇게 된 모습을 보니 마음이 약해졌다. 그는 병원비를 지불하고 엄채희에게 돈을 이체했다. “언제 가? 비행기표 예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559장

    아이가 링겔을 다 맞은 후 그녀는 바로 아이를 안고 택시를 잡아 온연의 디저트가게로 향했다. 그녀는 이 모든 걸 대비해 정보를 수집해 놓았다.  그녀가 가게에 들어선 그 순간, 첫 눈에 진몽요를 보았다. 그녀의 직감은 정확해서 경소경의 여자친구가 누군지 단번에 알 수 있었다. 그녀는 들어오자 마자 소란을 피우지 않고 아이를 안은 채 자리에 앉았다. 아이는 몸이 안 좋아서 계속 울고 있었고 란샹은 아이를 키워본 경험이 있어 다가갔다. “도움 필요하세요?”  엄채희는 일부러 연약한 척을 하며 입술을 깨물어 창백하게 만들었다. “저… 밖이 너무 더워서… 잠깐 앉으러 들어왔어요. 아이가 아파서 도저히 못 있겠어서요. 에어컨 바람만 쐬러 들어온 거 아니에요, 차나 비슷한 거 아무거나 주세요.”  란샹은 자진해서 아이를 안았다. “괜찮아요, 음료는 금방 드릴게요. 아이는 제가 잠깐 안고 있을테니 쉬고 계세요. 젊은 엄마가 애 키우는 게 쉽지 않죠, 애 아빠는요?”  엄채희는 진몽요를 보며 “아이 아빠는… 저희를 버렸어요.”  란샹은 예상치 못한 대답에 이유를 묻지 않고 죄책감이 들었다. “죄송해요, 물어보면 안됐었는데.”  아이의 울음소리는 너무 커서 주방에 있던 경소경과 온연에게까지 들렸다. 지금 경소경은 애기 울음소리만 들려도 경기했다. 온연은 호기심에 나왔는데 엄채희를 보자 마음이 쎄했다. 게다가 엄채희가 계속해서 진몽요를 보고 있는 걸 보니 아마 그녀의 직감이 맞을 것이다.  그녀는 주방으로 들어가 경소경의 옷깃을 잡았다. “나가서 봐봐요, 애 데리고 찾아온 그 여자같은데…”  경소경은 온 몸이 굳었다. “장난치지 마요… 나 이제 그런걸로 안 놀라요.”  온연은 그 보다 더 두려웠다. “내가 놀래 키려는 걸로 보여요? 난 내 직감을 믿어요, 비록 그 여자를 본 적은 없지만… 일단 나가서 봐봐요. 만약 정말 그 여자가 소란이라도 피워서 몽요가 알게 되면 어떻게 될지 알잖아요!”  경소경은 고민을 하더니 앞 치마를 풀고 걸어 나갔다. 주위를 둘러본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560장

    목정침의 입가엔 썩소가 보였다. “하… 당신 그냥 결과 나오고 한 푼도 못 받을까봐 그러는거죠?”  엄채희는 당황했지만 최대한 태연하게 말했다. “무슨 말 하시는지 모르겠네요. 원래 경소경한테 책임지게 할 생각 없었어요. 근데 현실은 혼자서 아이를 키워야 되는데 수입은 업고, 찢어지게 가난했죠. 저도 그 사람 인생 방해하고 싶지 않아요. 저랑 결혼하고 아이를 받아줄 것도 아니니까 돈이라도 받아야죠. 당신도 경소경도 다 돈이랑 재력 넘치는데 힘 없는 여자 한 명 괴롭히는 거 귀찮지 않나요?”  목정침은 고민됐다. “귀찮죠. 우리가 그렇게 해야 될 이유도 없고. 소경이 성격상 아이 병원비는 적게 주지 않았을테고, 지금 아이 데리고 떠나면 될 것 같은데요. 검사결과 나오면 한 푼도 빠짐없이 보상해주면 되잖아요. 다시는 걔 앞에 나타나지 마요. 이건 내가 해주는 충고예요.”  엄채희는 웃었다. “허허… 말투가 협박처럼 느껴지네요. 당신들이 지금 당장 떠나라고 하니, 혹시 몰라요? 그냥 일단 보내놓고 나중에 돈 안 줄지. 저는 바보가 아니에요. 오늘안에 해결 안되면, 그 여자 찾아갈 거예요. 나중에 두 사람이 행복하게 살려면 그 여자분은 경소경보다 더 마음씨도 넓고 결단력 있겠죠.”  이 여자가 만만치 않다는 걸 목정침은 처음부터 느꼈다. 그는 이 여자가 한시가 급하다는 걸 느꼈고, 결과나 나오기 전에 빨리 처리하고 싶어하는 걸 알았다. 하지만 지체시키는 것도 쉽지 않았다.  고민한 뒤, 그는 백지수표를 엄채희에게 던졌다. “소경이는 돈 빼내려면 엄마 허락을 받아야되요. 나는 그럴 필요 없어요, 어차피 다 내꺼니까. 일단 걔 대신해서 먼저 줄게요, 적고 싶은 액수만큼 적어요.”  엄채희는 생각도 안하고 펜을 들어 액수를 적으려 했다. 지금 돈을 얻을 수만 있다면 누가 주든 상관없었다. 돈만 받으면 그녀는 바로 먼 곳에 숨어 살 생각이었고, 그때가면 아이가 누구 아이든 중요하지 않았다.  그녀는 적으려는 순간 목정침이 말했다. “먼저 말해둘게요. 돈 주는대로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561장

    진몽요는 경소경이 거짓말을 한다고 생각했다. “그냥 거짓말하는 거잖아요, 모르긴 뭘 몰라요? 다 알았잖아요! 연아, 너 당장 쟤랑 이혼해, 더 이상은 못 살아!”  온연은 동의하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나도 그렇게 생각해. 이혼하면 하는거지…”  경소경은 속으로 계속해서 괴로워했다. “됐어요, 둘다 그만해요. 내가 정침이한테 가볼게요. 장사는 해야죠? 두 사람은 가게에 있어요!”  경소경이 떠나고 란샹은 아직도 꺼림칙했다. “미안해…연아… 난 그 여자 네 남편이랑 아는 사이인 줄 모르고… 아이까지 안았네…”  목정침이 배신자가 되자 온연은 왠지 모르게 속으로 환호했다. “괜찬아, 가서 일 봐. 난 주방 들어가볼게~”  란샹은 그녀가 아무렇지 않은 척한다고 생각해, 마음이 썩 좋지 않았다. 심지어 죄책감이 들어 미간이 찌푸려졌다.  경소경은 재빨리 목정침의 사무실에 도착했다. 엄채희의 모습이 보이지 않자 그가 물었다. “뭐야? 걔는? 어떻게 해결했어?”  목정침은 담담하게 말했다. “해결됐어. 내가 늦어도 오늘 안에 네가 돈 보낼 거라고 말했어. 얼마 보낼지는 네가 결정해. 애가 누구 애든 이제 중요하지 않아. 아마 아닐거야. 어차피 나중에 결과지만 네 손에 들어오니까 네가 말하고 싶은대로 말해주면 되잖아. 이제 너 찾아올 일 없을 거야. 앞으로 이런 일로 나 귀찮게 하지마.”  경소경은 숨을 내쉬었다. “이 일은 네가 나섰어야 됐어. 며칠동안 나를 괴롭혔는데 너는 한 번에 해결했잖아. 진작에 너한테 부탁할 걸. 걱정 마, 이 은혜는 내가 꼭 잊지 않을게!”  목정침은 신경 쓰지 않았다. “밥 몇 끼 사주는 거 말고, 어떻게 은혜를 갚은건데?”  경소경은 마음이 약해졌다. “그… 너한테 온연이 제일 중요한 거 알아. 그래서 재결할 할 수 있게 도와줄게. 그런데… 지금 작은 문제가 하나 생겼다. 나는 당연히 네가 직접 가게까지 와서 엄채희랑 아이를 데려갈 줄 몰랐는데, 몽요가 그걸 보고선 네 아이라고 생각하나봐. 그래서 지금 온연이랑 너 어떻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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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몽요는 눈으 부릅뜨며 목정침을 노려봤다. 그 눈빛을 느낀 목정침은 고개를 들었다. 온연은 재빨리 진몽요를 주방으로 밀었다. “얼른 가서 도와줘!”  갑자기, 경소경이 거실 책상에 올려둔 핸드폰이 울렷다. 목정침은 자연스럽게 받았고, 전화 너머 하람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너 이 자식, 뭐 하는데 2억이나 썼어? 요즘 회사에 자금 필요하다는 말 없었는데, 어디에 썼어? 또 허튼 일 했니?”  목정침은 핸드폰을 귀에서 살짝 뗐다. “어머니, 저에요, 목정침. 소경이가 지금 바빠서요. 이 일은 제가 아는데 아무데나 쓰지 않았으니까 너무 걱정마세요. 저 자식 이제 어린 애 아니에요, 2억이면 큰 돈도 아니고요.”  하람은 목정침의 목소리를 듣자 말투가 부드러워졌다. “정침이구나… 그래, 네가 알고 있으면 내가 걱정하지 않지. 쟤 지금 진몽요랑 만나는 거 아니야? 나는 또 밖에 여자들이랑 놀고 있을까봐 걱정되서. 평소에 감시를 못 하니까 네가 대신 잘 챙겨줘. 넌 가정도 있는데, 쟤는 아직도 없잖니. 그냥 걱정이 되서 그랬어, 평소에는 얼마 쓰든지 신경 잘 안 써.”  대화를 하고 나서 하람은 기분이 좋아져 전화를 끊었다. 목정침이 폰을 내려놓았을 때 온연과 눈이 마주쳤다. 그는 의아했어 “왜 쳐다봐? 얼굴에 뭐 묻었어?”  온연은 부자연스럽게 시선을 돌렸다. “아니요, 입에 침도 안 바르고 어른한테 거짓말하는 게 신기해서요. 눈 하나 깜빡이지 않고…”  어른 얘기가 나오자, 목정침이 물었다. “최근에 너네 어머니가 찾아온 적 있었어?”  온연의 표정이 냉정해졌다. “아니요.” 그녀는 말을 하고 뒤를 돌아 주방으로 향했다.  잠시 후, 그녀는 다시 진몽요와 경소경의 떠밀려 거실로 돌아왔다. “넌 좀 쉬어, 밥은 우리가 할게.”  온연은 두 사람이 왜 이러는지 이해되지 않았다. 진몽요는 그녀가 목정침이랑 ‘아이’ 일을 해결하길 바랬다 치고, 경소경은 왜 끼어드는 걸까? 그녀는 목정침과 같이 침묵하며 앉아 있고 싶지 않았다. 계속 고민하다가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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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360장

    예군작은 갑자기 흥미가 떨어져 일어나 옷깃을 정리한 뒤, 바로 클럽에서 나왔다.  온 몸에 술냄새를 풍기며 예가네 저택으로 돌아온 뒤, 저택은 너무 불안할 정도로 조용했다. 그는 취했고, 술기운이 너무 올라와서 비틀거리며 위층으로 올라가며 국청곡의 이름을 불렀다.  국청곡은 자고 있다가 놀라서 깼고, 아이가 혹시라도 시끄러워서 깰까 봐 잠옷 원피스를 입고 일어나서 나와봤다. 그가 계단 입구에 앉아 인사불성이 된 걸 보고 그녀는 마음속 분노가 삭으라 들었다. “왜 이렇게 많이 마셨어요? 저녁에 그렇게 시끄럽게 하면 아이가 깰까 봐 걱정도 안돼요? 가요, 방에 가서 쉬게 내가 부축 해줄게요. 술 많이 마셨는데 속은 괜찮아요?”  그녀가 팔을 뻗어 그의 팔을 잡았을 때, 그는 갑자기 일어나서 그녀를 품에 안았고, 예전에는 느껴보지 못했던 힘으로 안았다. 그녀는 살짝 발꿈치를 들었고, 그를 밀어내야 할지 계속 안고 있어야 할지 몰랐다. 그가 분명 사람을 착각한 게 아닐까? 아니면 어떻게 이렇게 평소와 다를 수 있지?  그녀가 여러가지 생각을 하고 있을 때 그가 갑자기 중얼거렸다. “당신은 나중에 다른 사람을 사랑해서 갑작스럽게 나를 떠날 거예요?”  그녀는 살짝 힘으로 그를 밀어냈다. “아니요. 당신 취했어요, 그만해요. 너무 늦었어요.”  그는 그녀의 말을 듣지 않고, 그녀의 턱을 잡은 뒤 강제로 그를 보게 만들었다. “지금 나한테 왜 이렇게 성의가 없어요? 내가 당신이 싫어하는 일을 많이 했었잖아요, 그럼 날 떠날 생각 해본 적 있어요?”  그녀는 술 취한 남자를 상대하기 피곤해서 솔직하게 답했다. “있어요, 됐죠? 난 당신이 완전 체념할 때까지 기다리다가 아이를 데리고 당신을 떠날 거예요.”  그는 침묵했다. 갑작스러운 고요함은 사람을 두렵게 만들었다.  그의 차가운 눈빛을 보고 국청곡은 단호하게 대답한 걸 후회했다. “당신 술 먹고 주정부리면 나 계속 무시할 거예요.”  그는 무섭게 그녀의 입술을 덮쳤다.  그는 강제로 그녀를 안아서 안방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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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정침은 여유롭게 그를 보았다. “어디서 날 봤는데? 목가네는 절대 아닐 테고. 네 당시 그 신분으로는 목가네에 들어올 자격이 없었잖아.”  예군작은 그가 총구를 겨누는 것 같은 그의 말을 신경 쓰지 않고, 여자들을 다 쫒아 낸 뒤 두 사람만 남았을 때 말했다. “맞아, 목가네는 아니야. 우리 엄마랑 내가 살던 아파트 밑이였지.”  아파트 밑?  목정침은 자세히 회상을 했다. 전에 한번 그가 아버지를 따라서 회사에서 회의를 한 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한 아파트에 들른 적이 있었다. 아버지는 그에게 오랜 친구를 금방 만나고 올 테니 차에서 기다리라고 했었다.  그는 의구심을 갖지 않고 다른 쪽으로 생각하지 않았었다. 대충 10 여분 정도 기다렸던 것 같은데 아마 그때였던 거 같다. 생각해보니 웃겼다. 아버지는 애인을 만나러 가는 거였는데, 그는 아무것도 모르고 밑에서 기다리고 있었고, 만약 그가 미리 알았더라면 어쩌면 그 후에 일이 벌어지지 않았을 지도 모른다…  이런 일들 때문에, 그는 돌아가신 아버지에 대한 미움이 여전히 남아 있었다. 왜 그가 그런 일을 알게 만든 걸까? 왜 그가 그런 곳에 가게 한 걸까? 아버지는 그를 완전히 바보취급 했었다…  그의 반응을 보며 예군작이 이어서 말했다. “아마 생각났겠지. 그때 나도 밑에서 놀고 있었어. 아버지가 위로 올라가는 걸 보면서, 나도 예전처럼 신나게 따라올라 가려다가 형을 봤어. 그 순간 내 두 다리는 굳어버리고 말았지. 형한테 호기심도 생기고 질투도 나면서, 처음으로 내가 사생아라는 걸 확실히 알게 됐어. 형은 외제차 안에 타고 있고, 제일 좋은 대우를 받고 있었지만, 나는 엄마랑 빛도 안 들어오는 곳에 살면서, 당당하게 아빠랑 나가 보지도 못 했어. 단 한 번도… 나랑 우리 엄마가 아파도, 아버지는 사람을 보내셔서 우리를 병원에 보내주셨지.  난 언제부터 아빠를 싫어했을까…? 거의 기억도 안 나. 근데 갑자기 싫어한 게 된 건 아니고, 시간이 점점 지나면서 감정이 쌓였어. 난 우리 엄마도 싫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358장

    국청곡은 이유를 알 수 없었다. 그가 언제부터 자신이 같이 자주길 원했었나? 예전에는 그녀가 방에서 자는 않는 것은 물론, 집에서 자지 않더라도 그는 절대로 묻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는 일부러 그를 피하고 있었다. 그녀는 요즘 자꾸 그가 이상한 생각을 하는 것 같았는데, 그녀는 출산을 하고 상처부위가 아직 회복이 되지 않은 것 같아 마음에 걸렸다. 그는 절대 남은 이해해 주는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회사로 가는 길, 예군작의 얼굴은 매우 어두웠지만, 아택의 얼굴엔 봄바람이 부는 것처럼 기분이 매우 좋아 보였다.  예군작은 아택이 꼴보기 싫었다. “연애라도 시작했어? 아침부터 왜 그렇게 기분이 좋아.”  아택은 정직하게 말했다. “아니요, 그냥 단순히 기분이 좋아서요. 도련님은 왜 아침부터 화가 나셨어요?”  예군작은 국청곡을 떠올리자 화가 났다. “물어보지 마, 말하기 싫어. 오늘은 일찍 퇴근하고 클럽 가서 스트레스 좀 풀자.”  아택은 황급히 말했다. “저는 못 갈 것 같습니다, 도련님 혼자 다녀오세요. 안야씨가 저녁은 집에 와서 먹으라고 해서요.”  예군작은 그의 말에서 눈치를 챘다. “오, 그렇게까지 마음을 쓰는 거야? 이제 놀러도 안 가게? 남자가 그렇게 성실해서 어따 쓰게?”  아택은 사실대로 말했다. “단지 노는 게 지겨워서지, 다른 뜻은 없습니다. 그런 곳에서는 자기자신을 잃기 마련이니 안 가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예군작은 아택을 강요하지 않았고 한 사람이 떠올랐다. 그 사람은 목정침이었다. 목정침과 그런 곳에 가면 재밌지 않을까?  ......  저녁. 목정침은 접대가 있다고 말한 뒤 집에 돌아와서 밥을 먹지 않았다. 온연도 그를 매우 믿었기에 더 묻지 않았다. 만약 그가 예군작에게 끌려가서 논 걸 알게 되면 화가 나서 미쳐 버릴 테다.  목정침은 장소에 도착한 후에서야 예군작이 음란하게 놀려는 걸 알았다. 룸 안에는 야릇한 조명이 켜져 있었고, 여자들은 다리를 훤히 내놓고 여러가지 자세를 취하고 있었으며, 예군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357장

    아택은 어떤 반응을 해야 할지 몰랐다. 예전에 예가네에서 어르신 밑에서 목숨을 받쳐 일하느라 너무 힘들어서 연애를 할 시간도 없었다. 나중엔 예군작 밑에서 일을 하면서, 클럽도 다니고 여자를 만나봤지만, 진짜 연애를 하려니 그는 하지 못 했다. 그는 꼭 찌질한 사내자식처럼 어쩔 줄을 몰라했다.  그가 대꾸를 안 하자 안야는 살짝 실망했다. “대체 이유가 뭐예요? 난 진짜 모르겠어서 그래요, 우리 정상적인 부부처럼 살기로 한 거 아니었어요? 근데… 우리가 지금 부부처럼 살고 있는 게 맞아요?”  아택은 그녀와 처음 자게 되었을 때가 떠올랐고, 그때는 예군작 때문에 임무를 완성해야 한다는 느낌으로 했었다.  그의 목젖이 살짝 움직였다. “가면 되잖아요…”  안야는 그가 매우 원하지 않는 것처럼 느껴졌고, 꼭 그녀가 강요하는 느낌이었다. 그녀는 수치스러워서 입술을 깨물었다. “당신이 싫으면 나도 강요하지 않아요. 어차피 당신도 예군작 같은 사람 밑에서 일하니까 밖에서 많이 해봤을 거 아니에요. 원래 돈 많은 남자들은 다 그렇잖아요, 나 이해해요.”  아택은 머리가 아파왔다. “아니에요, 정말 아니에요. 도련님은 다리를 그렇게 오랫동안 다치셨는데 밖에 나가서 놀 시간이 어딨었겠어요? 이미 성실해지신지 오래 되셨고, 나도 매일 그 분만 따라다니니 혼자서는 더욱 그럴 일이 없어요. 나도… 싫은 거 아니에요. 그냥 시간 좀 필요해서 그래요.”  그가 젓가락을 내려놓자 안야는 빠르게 주방을 정리했다. “당신한데 준비할 시간을 주면 언제까지 시간이 필요할지 모르잖아요. 일단 들어와요.” 그녀는 말을 끝내고 먼저 안방으로 들어갔다.  아택은 어쩔 수 없이 따라 들어갔다.  안야는 갑자기 그를 안았고, 먼저 그에게 키스를 했다.  그녀의 부드러운 입술이 느껴지자, 아택은 숨이 멎었지만 이내 그녀의 허리에 팔을 감쌌다. ……  예군작은 하루종일 일을 하고 집에 돌아왔고, 국청곡이 안방이 아닌 아이방에서 자고 있는 걸 발견했다. 아이 방은 잠겨 있어서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356장

    아택은 침을 삼켰다. “아… 그냥 궁금해서 여쭤봤습니다.”  예군작은 일어나서 시계를 보고 외투를 챙겼다. “나 혼자 운전해서 퇴근할게, 너도 들어가.”  예군작은 대답을 한 뒤, 그를 위해 사무실 문을 열어주었고, 두 사람은 회사 문 앞까지 걸어간 뒤 각자의 길을 갔다.  예군작 밑에서 이렇게 오래 일을 하면서, 아택은 여전히 그의 심리를 알 수 없었다. 그는 어르신보다 더 파악하기 힘들었고, 사람의 마음은 깊기 때문에 한 사람을 파악하지 못 한다는 건 절대적으로 두려운 일이었다.  아택이 집에 돌아왔을 때 안야는 아직 자고 있지 않았고, 그들 대신해서 신발장에서 슬리퍼를 꺼낸 뒤, 또 능숙하게 주방에 들어가 그에게 줄 요리를 했다.  그녀가 바삐 움직이는 모습을 보면서 아택은 왠지 모르게 마음이 놓였다. 아무리 집에 늦게 들어가도 누군가 불을 켜 놓고, 누군가 그를 기다리고, 따뜻한 밥이 준비되어 있는 건 인생에서 가장 편안함을 주는 일이었다.  그는 평소처럼 바로 샤워를 하지 않고, 소매를 걷어 올린 뒤 주방에 들어가 그녀가 요리하는 걸 도왔다. “오늘은 애기가 말 잘 들었어요?”  안야는 고개를 끄덕였다. “말 잘 들었어요, 사실 나 혼자서도 잘 챙길 수 있는데, 아주머니는 안 써도 되지 않을까요? 그러면 매달 소비를 좀 아낄 수 있잖아요. 당신 돈 버는 것도 힘든데, 우리끼리 아껴서 살면 좋잖아요. 당신은 움직이지 말고 좀 쉬어요, 하루종일 일하느라 피곤했을 텐데 이런 건 내가 하면 돼요.”  아택은 그녀에 의해 강제로 옆으로 쫓겨나서 완전히 끼어들 수 없었다. “그런 돈은 아낄 필요없어요. 집안 일도 하고 애도 보는데 당신도 힘들겠죠. 내 일은 엄청 힘든 편은 아니에요. 평소에 대부분은 거의 한가해서요.”  안야는 고개를 돌려 그를 향해 웃었다. “안 힘들면 다행이에요. 사실 내가 봤을 때 예군작씨도 그렇게 나쁜 사람은 아닌 것 같아요, 적어도 당신한테는 잘해주니까요.”  아택은 평소에 뒤에서 예군작의 얘기를 하진 않지만, 이 점은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355장

    진몽요는 억울해했다. “그러게 누가 나한테 장난치래요? 나도 순간 머리가 안 돌아가서 그런 거잖아요. 그래서 손부터 나간 거고요… 내가 잘못했어요. 나도 민망했어요, 당신 부모님이 다 봤잖아요. 지금 심장이 너무 빨리 뛰어서 목구멍 밖으로 튀어나올 거 같고, 진짜 창피한 건 나라고요! 어머님 아버님이 봤을 때 내가 엄청 예의 없는 아이로 보였을 거 아니에요! 근데 내가 방금 식당 입구 봤었는데, 우리 몇 명 밖에 없었어요~”  경소경도 진짜로 화가 난 게 아니었다. 그는 그녀의 생각이 단순한 걸 알았기에, 생각이 짧은 건 정상이었다. “알겠어요, 그만 해명해요. 해명하는 건 감추려는 거고, 감추려는 건 사실이라는 거잖아요. 내가 나이를 이렇게 먹고도 참… 됐어요, 어차피 당신이 맨날 집에서 안 그러는 것도 아니니까요. 우리 엄마 아빠는 당신이 이런 사람인 거 이미 알고 있으시고, 이미 머릿속에 깊이 각인되어 있을 거예요. 이번 생에 그 인식은 달라지지 않을 거니까 걱정하지 말아요.”  진몽요는 호기심에 물었다. “부모님 눈에는 내가 어떤 사람인데요?”  경소경은 입꼬리를 올린 뒤 못된 웃음을 지었다. “생각이 간단하고 사지가 발달된 사람이요.”  이 간단한 한 마디는 당연히 매를 벌었다.  백수완 별장으로 돌아온 후, 진몽요는 시간이 어느정도 됐으니 강령에게 전화를 걸어 상황을 물었다. “엄마, 집에 들어갔어요? 어떻게 됐어요? 말 좀 해줘봐요.”  전화 너머 강령은 너무 웃어서 주름이 졌다. “난 괜찮은 거 같아. 그 분이 나한테 선물도 준비해 주셨더라고, 근데 사람이 많아서 민망해서 바로 못 주셨데, 그래서 차에서 주셨어. 그 분이 그리신 그림이었어, 그럴듯하게 도장도 찍혀 있더라고. 그 분은 짝을 찾아서 안정적으로 삶을 살고 싶다고 하시는데, 다들 알다시피 그분은 불만이 없고, 내가 마음에 든다길래, 내 의견을 물어봐서 나도 괜찮다고 했지. 그 분 얼굴이 너무 빨개지셔서 어둠속에서도 빨개지신 게 보이더라. 난 그저 그 분이랑 공통된 관심사가 없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354장

    강령은 얼굴이 빨개졌다. “네, 좋네요… 제 딸도 샤브샤브를 좋아해서요, 나중에 같이 갈게요.”  진몽요는 이 좋은 소식을 듣고, 이런 자리만 아니었다면 이미 신나게 웃었을 테다. 허영준이 샤브샤브 가게를 갖고 있는 줄은 몰랐고, 이 가게는 정말 그녀의 입맛을 저격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이건 그녀가 앞으로 샤브샤브를 배 터질 때까지 먹을 수 있다는 뜻인가?  허영준은 경성욱처럼 말이 많지 않아서, 식탁에서는 거의 대화가 없었다. 밥을 다 먹고 식당에서 나온 뒤, 허영준은 강령을 보며 물었다. “혼자 사시죠?”  이 말은 첫 맞선 자리에서 묻기엔 조금 이상했고, 마치 다른 사람에게 말하지 못 하는 목적이 있는 것 같았다. 진몽요는 허영준의 바른 모습을 보고 이상한 생각이 들지 않아 강령을 대신해서 대답했다. “엄마는 지금 혼자 살고 계세요. 그래서 제가 자주 보러가요, 어차피 멀지도 않으니까요.”  허영준은 고개를 끄덕였다. “저는 다들 가는 방향이 다르시니, 제가 가는 길이 같아서 데려다 드리고 싶다는 말을 하고 싶었어요. 그러면 다들 왔다 갔다 하실 필요 없잖아요.”  그랬다. 허영준은 그저 말이 별로 없었지만 마음씨는 세심해서 이미 가는 길이 같은지 아닌지도 생각하고 있었기에 진몽요는 웃었다. “네, 그럼 부탁드릴게요, 아저씨.”  강령과 허영준이 차를 타고 멀어지자 하람은 진몽요에게 물었다. “네가 봤을 땐 어떤 거 같아?”  진몽요가 대답을 하기도 전에 경소경이 끼어들었다. “이게 이 사람 맞선도 아닌데, 이 질문을 왜 이 사람한테 하세요? 이 사람 생각은 중요하지 않죠, 어머님 마음에 드셔야 하는 거잖아요.”  하람은 그를 노려봤다. “그럼 네가 봤을 땐 어떤 것 같은데? 너희 생각도 중요하지, 아니면 왜 다같이 밥을 먹었겠어? 그럴거면 그냥 두 사람 따로 만나서 얘기 나누게 했지…”  경소경은 생각을 하다가 말했다. “사람은 괜찮은 거 같아요, 성실하고, 근데 말은 잘 못 하시네요.”  진몽요는 경소경의 피드백이 너무 일반적이라고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353장

    진몽요는 이런 일을 참고 있을 수 없어서, 경가네 공관에서 나오자마자 강령에서 살짝 얘기를 흘렸다. 강령의 태도는 사람을 본 다음에 다시 얘기해보자는 느낌이었고, 이미 한번의 실패를 통해서 조금 더 현명해졌기 때문에, 이번에는 제대로 상대를 봐야 했다.  순식간에 주말이 다가왔고, 진몽요는 원래 온연이랑 놀러 나가기로 했던 약속을 취소했다. 온연은 진몽요가 엄마에게 맞선을 주선하려는 걸 알고 의아해하지 않았다. 사람은 늘 그런 것 같았다. 나이가 젊든 많든, 다들 짝이 있어야 했다. 사람은 원래부터 무리지어 사는 동물이니 그 누구도 혼자 외롭게 살고싶어 하지 않았다.  백수완 레스토랑에 예약한 룸에 경소경은 요리를 배치한 뒤, 모든 게 준비가 다 되어 있었고, 이제 봄바람만 불어오면 됐다. 그 ‘봄바람’은 아직 오지 않았다.  강령은 잘 관리한 얼굴에 홍조를 띄웠다. “사돈, 그 분 만나 뵌 적 있으시죠? 좀 웃기실 것 같지만, 저 조금 긴장되네요. 이런 일까지 다들 출동해주시니 조금 죄송해서요.”  하람은 웃었다. “만난 적 있어요, 저희 집 사람보다 더 바르게 생겼으니 걱정 마세요. 마음이나 겉모습이나 다 이 사람보다 나으니까요.”  경성욱은 옆에서 감히 반박하진 못 했다. 그의 동문이 어디가 더 낫단 말인가? 그가 그렇게 후졌나?  사람들이 거의 30분정도 기다린 뒤, ‘봄바람’이 도착했다. 얼굴엔 비록 세월의 흔적이 묻어 있었지만, 여전히 젊었을 때의 풍채가 보였다. 유유상종이라는 말이 있듯이, 경성욱의 동문은 여러 방면에서 못난 게 없었다. 젊은 사람을 사이에 있어도 경소경처럼 인기가 많았고, 이 나이를 먹었어도 여전히 잘생긴 아저씨였다.  “오래 기다리게 해서 죄송합니다. 제가 나올 때 근처에서 차가 막혀서, 마음은 급했는데 방법이 없었어서요. 제가 사죄의 의미로 이번 식사 대접하겠습니다.”  경성욱이 말수가 적은 걸 알고 분위기를 살리는 일은 다 하람이 했다. “괜찮아요 허씨, 저희가 남도 아닌데요 뭘.” 말을 하면서 그녀는 강령의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352장

    경소경은 경성욱이 아이를 안고 싶어하는 걸 알고 바로 아이를 건네주었다. “한번 보세요.”  경성욱은 기쁘게 아이를 받은 한번 살펴보았다. 사실 기저귀는 갈은지 얼마 안돼서 깨끗했다.  경소경이 한가한 걸 보자 진몽요는 그를 째려봤고 경소경은 눈물없이 울고 있었다. 그는 아이를 안기 싫은 게 아니라 기회가 없었던 거였다.  식사 시간. 아이는 유모차 안에서 분유를 먹고 있었고, 유모차는 하람 옆에 있어서 하람은 밥을 먹으면서도 아이를 놀아주었다.  진몽요는 하람은 완전 존경했다. 처음에 그녀는 하람이 아이에 대한 열정이 한 순간일 줄 알았고, 시간이 지나면 아이를 귀찮아 할 줄 알았다. 그런데 이렇게 오랜 시간이 지났는데도, 그녀의 모습은 여전했고, 늘 손에서 놓지 않으려는 모습을 보니 하람에게 아이를 맡겨서 그녀도 안심이 되었다.  갑자기, 하람은 그녀를 보며 물었다. “요즘 내가 애 보느라 사돈이랑 쇼핑할 시간도 없었고, 연락할 새도 없었는데, 넌 사돈이 혼자 계시는데 걱정 안되니?”  진몽요는 걱정이 없는 편이라, 많은 생각을 하지 않았어서 대답했다. “걱정할 게 뭐 있어요? 집에 대문 보안도 최고로 설치해 두었으니 괜찮아요. 제가 엄마 집에 가기도 해요, 시간만 있으면 가거든요.”  하람은 헛기침을 두 번 했다. “그… 사돈한테 새 짝 찾아드릴 생각은 없어? 너도 이제 시집왔고, 사돈도 계속 혼자 계시면 심심하시잖아, 나중에 나이 들었을 때 짝이 있으면 좋잖아. 지금은 비록 젊으셔서 마음대로 노실 수 있어도 혼자면 있으면 외롭기 마련이니까…”  중매하는 일은 하람도 처음이라 어떻게 얘기를 꺼내야 할지 몰랐고, 진몽요가 신경쓸까 봐 더 걱정했다.  진몽요는 그제서야 하람의 뜻을 이해하고 문득 깨달아서 말했다. “아아아… 그 일은 저도 생각 했었어요. 엄마도 예전에 스스로 노력해보셨는데, 적절한 사람을 못 찾았어요, 다 이상하고 못 미더운 사람들이었거든요. 저도 지금은 거기까지 신경 쓸 여력이 없어서, 제가 생각을 많이 못 해드린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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