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소경에 미간에 잔뜩 힘이 들어갔다. “지금 가고 있어, 이제 차에 탔으니까 그만 재촉해. 검사결과 나오기 전까지 너네 신경 안 써. 그러니까 징징거리지 마!” 여자가 사는 호텔에 도착한 후, 경소경은 아이를 안고 차에 다 얼른 병원으로 향했다. 통통한아이를 품 안에 안을 때, 그는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두려움이었다. 두려움이 극에 달았고 조금의 동정심도 없었다. 만약 이 아이가 그의 아이라면 끝장이다! 병원 복도. 경소경은 의자에 앉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여자는 눈 시울을 붉히며 그를 쳐다봤다. “우리 모자를 버리지 않아서 고마워…” 그는 그녀를 보지 않은 채 냉정하게 말했다. “나 그렇게 매정하지 않아. 지금와서 말하는데 설령 내 아이라고 해도 내가 데려갈 수 없어. 어떻게 하면 완전히 사라져 줄래?” 여자의 아름다운 얼굴에 왠지모를 계획이 보였다. “알아, 너 누구 만나는거. 헤어질 생각도 없어 보이고, 나처럼 전여자친구 되지도 않겠네? 네 기분 이해해. 근데 아이는 네거야. 어떻게 거절할 수 있어? 싱글맘 혼자서는 애가 잘 클 수 없어. 대신 너 같은 아빠랑 함께 살면 상황이 다르지. 그럼 애는 나중에 경가네 작은 도련님이 될 거고, 갖고싶은 걸 다 갖을 수 있잖아. 엄마로써 나는 당연히 애가 잘 컸으면 좋겠어. 비록 내 손으로 키운 아이 보내긴 아쉽지만…” 경소경은 난폭하게 “엄가니! 네 주제를 알아! 이 아이는 네가 원해서 낳은거야, 난 네가 언제 임신했는지도 몰랐어! 왜 나 몰래 낳았는데? 다 돈 때문 아니야? 나 너랑 3달도 안 만났지? 이래도 사랑 때문이라고 할 수 있어?!” 여자는 일관적인 태도였다. “엄가니 아니고, 엄채희야. 사랑이든 아니든 아이는 이미 태어났어. 난 아이가 앞으로 잘 컸으면 좋겠어. 그게 다야.” 경소경은 화가나서 웃었다. “허… 내가 네 이름도 기억 못하는 데 뭐 어쩌려고? 돈이 필요하면 말을 해, 맨날 애 나한테 떠넘기려 하지 말고. 아직 내 아이인지도 모르잖아!” 엄채희는 그의 옆
오늘이 될 때까지, 그녀는 꾹 참고 침착한 척하다가 일부러 우는 척을 했다. “너 내가 계속 여기서 너한테 모욕당하고 싶은 줄 알아? 내가 돈 좋아한다고 생각하면 돈 줘. 그럼 바로 떠날 게. 나도 너처럼 하루도 못 기다리겠어! 아이도 여기 생활이 안 맞아서 저렇게 아픈데, 내가 지금 누구보다 더 속상해. 이왕 이렇게 됐으니, 내가 네 여자친구 찾아가서 말하면 되겠네!” 경소경이 화를 내기도 전에 응급실에서 의사가 나왔다. “아이 보호자 계신가요?” 엄채희는 눈물을 닦고 일어났다. “제가 애 엄마예요. 저희 아들 괜찮은거죠?” 의사는 의학적으로 말했다. “급성위장염이에요. 큰 문제는 없고, 병원에서 2틀정도 지켜보면 될 것 같습니다. 먹는 거 주의하고, 아무거나 먹이지 마세요. 우선 당분간은 분유 같은 걸 먹이로, 일반식은 잠깐 멈추죠.” 병원에서 지켜본다고? 엄채희는 검사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리고 싶지 않았다. 만약 경소경의 아이가 아니라면, 나중에 아무것도 못 받을 뿐 아니라 처참하게 대가를 치룰 것이다. 그녀는 바로 결정을 내렸다. “저희 아이가 이곳에 처음 와서요. 날씨도 너무 덥고 주변환경이 안 맞아서 그런 것 같아요. 아무래도 제가 집에 데려가서 치료하는 게 좋겠어요. 좀 괜찮아지면 다른 지역 병원 가볼게요. 감사합니다.” 의사는 거절하지 않았다. 너무 어린 아이한테는 주변 환경도 중요하긴 했다. “그러세요, 그럼 링겔 다 맞는대로 데려가시면 됩니다. 꼭 병원도 다시 가보세요, 너무 늦으면 안돼요.” 의사가 가자 엄채희는 병실 안으로 들어갔다. 아이는 간호사에게 안긴 채 링겔을 맞고 있었고, 아이는 혈관이 작아서 머릿쪽에 링겔 바늘이 꽂혀 있어 보기만 해도 불쌍했다. 이제 막 울다 잠든 것 같은데 자면서도 종종 흐느꼈다. 엄채희는 아이를 받고 울었다. 이번에는 연기가 아니었다. 경소경이 아무리 매몰차도 아이가 이렇게 된 모습을 보니 마음이 약해졌다. 그는 병원비를 지불하고 엄채희에게 돈을 이체했다. “언제 가? 비행기표 예
아이가 링겔을 다 맞은 후 그녀는 바로 아이를 안고 택시를 잡아 온연의 디저트가게로 향했다. 그녀는 이 모든 걸 대비해 정보를 수집해 놓았다. 그녀가 가게에 들어선 그 순간, 첫 눈에 진몽요를 보았다. 그녀의 직감은 정확해서 경소경의 여자친구가 누군지 단번에 알 수 있었다. 그녀는 들어오자 마자 소란을 피우지 않고 아이를 안은 채 자리에 앉았다. 아이는 몸이 안 좋아서 계속 울고 있었고 란샹은 아이를 키워본 경험이 있어 다가갔다. “도움 필요하세요?” 엄채희는 일부러 연약한 척을 하며 입술을 깨물어 창백하게 만들었다. “저… 밖이 너무 더워서… 잠깐 앉으러 들어왔어요. 아이가 아파서 도저히 못 있겠어서요. 에어컨 바람만 쐬러 들어온 거 아니에요, 차나 비슷한 거 아무거나 주세요.” 란샹은 자진해서 아이를 안았다. “괜찮아요, 음료는 금방 드릴게요. 아이는 제가 잠깐 안고 있을테니 쉬고 계세요. 젊은 엄마가 애 키우는 게 쉽지 않죠, 애 아빠는요?” 엄채희는 진몽요를 보며 “아이 아빠는… 저희를 버렸어요.” 란샹은 예상치 못한 대답에 이유를 묻지 않고 죄책감이 들었다. “죄송해요, 물어보면 안됐었는데.” 아이의 울음소리는 너무 커서 주방에 있던 경소경과 온연에게까지 들렸다. 지금 경소경은 애기 울음소리만 들려도 경기했다. 온연은 호기심에 나왔는데 엄채희를 보자 마음이 쎄했다. 게다가 엄채희가 계속해서 진몽요를 보고 있는 걸 보니 아마 그녀의 직감이 맞을 것이다. 그녀는 주방으로 들어가 경소경의 옷깃을 잡았다. “나가서 봐봐요, 애 데리고 찾아온 그 여자같은데…” 경소경은 온 몸이 굳었다. “장난치지 마요… 나 이제 그런걸로 안 놀라요.” 온연은 그 보다 더 두려웠다. “내가 놀래 키려는 걸로 보여요? 난 내 직감을 믿어요, 비록 그 여자를 본 적은 없지만… 일단 나가서 봐봐요. 만약 정말 그 여자가 소란이라도 피워서 몽요가 알게 되면 어떻게 될지 알잖아요!” 경소경은 고민을 하더니 앞 치마를 풀고 걸어 나갔다. 주위를 둘러본
목정침의 입가엔 썩소가 보였다. “하… 당신 그냥 결과 나오고 한 푼도 못 받을까봐 그러는거죠?” 엄채희는 당황했지만 최대한 태연하게 말했다. “무슨 말 하시는지 모르겠네요. 원래 경소경한테 책임지게 할 생각 없었어요. 근데 현실은 혼자서 아이를 키워야 되는데 수입은 업고, 찢어지게 가난했죠. 저도 그 사람 인생 방해하고 싶지 않아요. 저랑 결혼하고 아이를 받아줄 것도 아니니까 돈이라도 받아야죠. 당신도 경소경도 다 돈이랑 재력 넘치는데 힘 없는 여자 한 명 괴롭히는 거 귀찮지 않나요?” 목정침은 고민됐다. “귀찮죠. 우리가 그렇게 해야 될 이유도 없고. 소경이 성격상 아이 병원비는 적게 주지 않았을테고, 지금 아이 데리고 떠나면 될 것 같은데요. 검사결과 나오면 한 푼도 빠짐없이 보상해주면 되잖아요. 다시는 걔 앞에 나타나지 마요. 이건 내가 해주는 충고예요.” 엄채희는 웃었다. “허허… 말투가 협박처럼 느껴지네요. 당신들이 지금 당장 떠나라고 하니, 혹시 몰라요? 그냥 일단 보내놓고 나중에 돈 안 줄지. 저는 바보가 아니에요. 오늘안에 해결 안되면, 그 여자 찾아갈 거예요. 나중에 두 사람이 행복하게 살려면 그 여자분은 경소경보다 더 마음씨도 넓고 결단력 있겠죠.” 이 여자가 만만치 않다는 걸 목정침은 처음부터 느꼈다. 그는 이 여자가 한시가 급하다는 걸 느꼈고, 결과나 나오기 전에 빨리 처리하고 싶어하는 걸 알았다. 하지만 지체시키는 것도 쉽지 않았다. 고민한 뒤, 그는 백지수표를 엄채희에게 던졌다. “소경이는 돈 빼내려면 엄마 허락을 받아야되요. 나는 그럴 필요 없어요, 어차피 다 내꺼니까. 일단 걔 대신해서 먼저 줄게요, 적고 싶은 액수만큼 적어요.” 엄채희는 생각도 안하고 펜을 들어 액수를 적으려 했다. 지금 돈을 얻을 수만 있다면 누가 주든 상관없었다. 돈만 받으면 그녀는 바로 먼 곳에 숨어 살 생각이었고, 그때가면 아이가 누구 아이든 중요하지 않았다. 그녀는 적으려는 순간 목정침이 말했다. “먼저 말해둘게요. 돈 주는대로
진몽요는 경소경이 거짓말을 한다고 생각했다. “그냥 거짓말하는 거잖아요, 모르긴 뭘 몰라요? 다 알았잖아요! 연아, 너 당장 쟤랑 이혼해, 더 이상은 못 살아!” 온연은 동의하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나도 그렇게 생각해. 이혼하면 하는거지…” 경소경은 속으로 계속해서 괴로워했다. “됐어요, 둘다 그만해요. 내가 정침이한테 가볼게요. 장사는 해야죠? 두 사람은 가게에 있어요!” 경소경이 떠나고 란샹은 아직도 꺼림칙했다. “미안해…연아… 난 그 여자 네 남편이랑 아는 사이인 줄 모르고… 아이까지 안았네…” 목정침이 배신자가 되자 온연은 왠지 모르게 속으로 환호했다. “괜찬아, 가서 일 봐. 난 주방 들어가볼게~” 란샹은 그녀가 아무렇지 않은 척한다고 생각해, 마음이 썩 좋지 않았다. 심지어 죄책감이 들어 미간이 찌푸려졌다. 경소경은 재빨리 목정침의 사무실에 도착했다. 엄채희의 모습이 보이지 않자 그가 물었다. “뭐야? 걔는? 어떻게 해결했어?” 목정침은 담담하게 말했다. “해결됐어. 내가 늦어도 오늘 안에 네가 돈 보낼 거라고 말했어. 얼마 보낼지는 네가 결정해. 애가 누구 애든 이제 중요하지 않아. 아마 아닐거야. 어차피 나중에 결과지만 네 손에 들어오니까 네가 말하고 싶은대로 말해주면 되잖아. 이제 너 찾아올 일 없을 거야. 앞으로 이런 일로 나 귀찮게 하지마.” 경소경은 숨을 내쉬었다. “이 일은 네가 나섰어야 됐어. 며칠동안 나를 괴롭혔는데 너는 한 번에 해결했잖아. 진작에 너한테 부탁할 걸. 걱정 마, 이 은혜는 내가 꼭 잊지 않을게!” 목정침은 신경 쓰지 않았다. “밥 몇 끼 사주는 거 말고, 어떻게 은혜를 갚은건데?” 경소경은 마음이 약해졌다. “그… 너한테 온연이 제일 중요한 거 알아. 그래서 재결할 할 수 있게 도와줄게. 그런데… 지금 작은 문제가 하나 생겼다. 나는 당연히 네가 직접 가게까지 와서 엄채희랑 아이를 데려갈 줄 몰랐는데, 몽요가 그걸 보고선 네 아이라고 생각하나봐. 그래서 지금 온연이랑 너 어떻게
진몽요는 눈으 부릅뜨며 목정침을 노려봤다. 그 눈빛을 느낀 목정침은 고개를 들었다. 온연은 재빨리 진몽요를 주방으로 밀었다. “얼른 가서 도와줘!” 갑자기, 경소경이 거실 책상에 올려둔 핸드폰이 울렷다. 목정침은 자연스럽게 받았고, 전화 너머 하람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너 이 자식, 뭐 하는데 2억이나 썼어? 요즘 회사에 자금 필요하다는 말 없었는데, 어디에 썼어? 또 허튼 일 했니?” 목정침은 핸드폰을 귀에서 살짝 뗐다. “어머니, 저에요, 목정침. 소경이가 지금 바빠서요. 이 일은 제가 아는데 아무데나 쓰지 않았으니까 너무 걱정마세요. 저 자식 이제 어린 애 아니에요, 2억이면 큰 돈도 아니고요.” 하람은 목정침의 목소리를 듣자 말투가 부드러워졌다. “정침이구나… 그래, 네가 알고 있으면 내가 걱정하지 않지. 쟤 지금 진몽요랑 만나는 거 아니야? 나는 또 밖에 여자들이랑 놀고 있을까봐 걱정되서. 평소에 감시를 못 하니까 네가 대신 잘 챙겨줘. 넌 가정도 있는데, 쟤는 아직도 없잖니. 그냥 걱정이 되서 그랬어, 평소에는 얼마 쓰든지 신경 잘 안 써.” 대화를 하고 나서 하람은 기분이 좋아져 전화를 끊었다. 목정침이 폰을 내려놓았을 때 온연과 눈이 마주쳤다. 그는 의아했어 “왜 쳐다봐? 얼굴에 뭐 묻었어?” 온연은 부자연스럽게 시선을 돌렸다. “아니요, 입에 침도 안 바르고 어른한테 거짓말하는 게 신기해서요. 눈 하나 깜빡이지 않고…” 어른 얘기가 나오자, 목정침이 물었다. “최근에 너네 어머니가 찾아온 적 있었어?” 온연의 표정이 냉정해졌다. “아니요.” 그녀는 말을 하고 뒤를 돌아 주방으로 향했다. 잠시 후, 그녀는 다시 진몽요와 경소경의 떠밀려 거실로 돌아왔다. “넌 좀 쉬어, 밥은 우리가 할게.” 온연은 두 사람이 왜 이러는지 이해되지 않았다. 진몽요는 그녀가 목정침이랑 ‘아이’ 일을 해결하길 바랬다 치고, 경소경은 왜 끼어드는 걸까? 그녀는 목정침과 같이 침묵하며 앉아 있고 싶지 않았다. 계속 고민하다가 그
문자를 받은 후 목정침은 읽은 뒤 바로 삭제해버렸다. 이런 문자를 그는 핸드폰에 남겨두고 싶지 않았다… 그는 소매를 걷고 온연을 도와 뒷정리를 했다. 온연은 그가 너무 성실하게 돕자 말했다. “안 도와줘도 돼요, 설거지만 하면 되는데. 당신 어차피 안 해봤잖아요…” 그는 대답했다. “안 해봤으면 배우면 되지. 나 그렇게 바보 아니야. 나한테 맡겨.” 온연은 의심을 품고 그를 주방에 남겨 두었다. 마음이 안 놓였는지 때때로 그를 보며, 그가 잘하고 있는지 확인하자 마음이 놓였다. 에어컨 바람이 불어 꽃 향기가 온 집에 퍼졌고, 그녀는 집에 널린 장미를 보고는 기운이 빠졌다. 그는 도대체 그녀의 말을 듣지 않은건지, 분명 꽃을 보내지 말라고 했는데 매일 한 다발 씩 보냈다. 이런식이라면 며칠후에 집에 둘 자리도 없었고, 가게에서 배달 올 일도 없었다. 목정침의 핸드폰이 갑자기 울렸다. 그의 폰은 주머니 안에 있어 받기가 곤란해 어쩔 수 없이 온연을 불렀다. “나 대신 전화 좀 받아줘.” 그가 설거지를 하고 있는 모습을 보자 온연은 거절하지 않았다. 그녀는 주방으로 걸어가 민망했지만 그의 주머니에 손을 넣었다. 이건 좀 아니지 않나? 그녀가 움직이지 않자 목정침은 재촉했다. “빨리 받아.” 그녀는 정신을 차리고 머릿속에 있던 이상한 생각들을 떨쳐버렸다. 그제서야 폰을 꺼냈고, 화면에는 한 글자가 떠 있었다. ‘집.’ 목가네에서 걸려온 전화였다. 그녀가 연결 버튼을 눌렀고 스피커폰을 키자 임집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도련님, 맡기신 일 처리했습니다.” 목정침이 알겠다고 대답하자, 전화 너머도 조용했고 목정침의 설거지하는 소리만 들려왔다. 갑자기 궁금해진 임집사는 물었다. “도련님 지금 뭐하세요?” 목정침은 자연스럽게 대답했다. “설거지.” 임집사는 또 다시 침묵하다가 반응했다. “네… 그럼 먼저 끊겠습니다.” 전화가 끊기자 온연은 장난을 쳤다. “지금 목가네 사람들도 당신이 설거지하는 거 알았네요.” 목정침
그녀의 소리는 그에 의해 막혔다. 온연은 그를 뿌리치지 못 하고, 그가 귓가에 키스하자 그제서야 입을 열었다. “나 사랑하는 거 확실해요? 아니면 그냥 이러고 싶어서 그러는 거예요? 목정침씨, 만약 정말 나랑 만나고 싶으면 내가 받아들일 시간을 좀 줘요, 자꾸 이런 짓 좀 그만하고요! 나는 지금 우리 아빠를 해친 사람이랑 도저히 같이 있고 싶지 않아요!” 목정침은 하던 걸 멈췄다. “시간 주면, 나 받아줄 수 있어?” 온연은 답을 몰랐다. 만약 그가 충분한 시간을 준다면, 그녀가 그를 받아들이고 과거를 잊을 수 있을까? 그녀는 아마 그럴 수 없다고 생각했다. 왜냐면 그를 볼 때마다, 그녀는 억울하게 죽은 아빠가 생각났고 오랫동안 잊을 수 없었다. 한 때 그녀가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한 사람이 자신을 해쳤다는 걸 아는데 어떻게 받아줄 수 있을까? 그녀의 침묵에 목정침은 긴장했다. “너 대답해! 내가 시간 주면 너 나 받아줄 수 있어?” 온연은 입술을 깨물었다. “나도 몰라요… 나도 내가 그럴 수 있을 지 모른다고요… 밀어 붙이지 말아요…” 만약… 만약 그녀가 대략적인 기간을 정해 놓는다면, 확실한 대답만 해준다면, 그는 고민도 안 하고 기다릴 수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그에게 기다릴 수 있는 동기를 주지도 않아 그는 남은 생에 그녀가 없을까봐 두려웠다. 그녀의 옆에 다른 사람이 생길까봐 두려웠고, 그녀가 사라질까봐 두려웠다. 그래서 기다릴 수 없었다. 그는 늘 그녀에게 극단적이었다. 아무리 그가 그녀에게만 자상하게 대해도, 그녀는 그를 미치게 만들었다. 그는 무섭게 그녀를 안고 안방으로 향했다. “모르겠다는 건 못 하겠다는 거잖아. 그치? 못 하겠으면 말고… 이제 기대할 수 있는 미래가 없으니 지금에 집중해야겠네. 난 너 절대 못 놓아줘, 널 놓아줄 방법도 없고, 서로 계속 괴롭게 하는거지…” 온연은 마음이 두근거려 얼굴이 빨개졌다. 그녀는 지금 드는 감정과 그의 존재를 무시할 수 없었다… 이 남자, 부드러운 방식으로 그녀를 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