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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3장

그는 정신을 차리고, 배달을 시킨 뒤 복도로 나가서 모르는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 전화는 바로 연결되었고, 애교 섞인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소경아, 할 얘기 있어? 아들이 칭얼거려서, 이따가 얘기할 수 있을까?”

  전화 너머 들려오는 아이의 울음소리에 그의 짜증은 더 심해졌다. “내가 말하고 싶은 건, 검사결과 나오기 전까지 귀찮게 하지 말라고. 문자도 보내지 말고, 전화는 더더욱 하지마. 만약에 결과에서 내 아이로 인정되면 내가 해결해줄게. 만약 아니면 썩 꺼져버려!”

  그는 전화를 확 끊고 식은 땀을 닦았다. 그의 핸드폰을 가끔 진몽요가 보는 편이라, 만약 이문자를 들키게 된다면 결과는 감히 상상할 수 없었다.

  모든 내용을 다 삭제한 뒤, 그는 아무렇지 않은 척 다시 방 안으로 들어왔다. 잠시 후 진몽요가 욕실에서 나왔다. 그녀는 타월만 두른 채, 검음 머리에서 물방울이 떨어지고 있었고, 긴 다리가 매혹적이었다. 하지만 그는 오늘 신나 보이지 않았다. 마음속에 담아둔 일이 있으니 당연히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진몽요는 그의 모습이 적응되지 않아 그의 무릎 위에 앉았다. “왜 그래요? 많이 보더니 질렸어요?”

  그는 씁쓸하게 웃으며 그녀의 허리를 감쌌다. “아니요… 좀 피곤해서요… 야식 먹고 일찍 자요, 나도 좀 씻을게요.”

  진몽요는 더 깊게 생각하지 않고 정말 그가 피곤한 거라고 여겼다. “그래요, 그럼 씻고 먼저 자요, 난 야식 기다릴게요.”

  배달이 도착했을 때, 경소경은 이미 잠 들었다. 진몽요는 배달음식을 먹으며 드라마를 봤고, 음식을 거의 다 먹어갈 때쯤 폰에 배터리가 나갔다. 그녀는 습관적으로 경소경의 폰으로 드라마를 봤고, 갑자기 화면에 문자 알림이 떴다. 그녀는 화면이 가려져서 인상을 썼지만 문자 알림이 떠있는 몇 초 동안 스팸이 아니라는 걸 알았다. 문자의 첫마디가 ‘미안해, 내가 민폐 끼쳐서. 나 돈 때문에 그러는 거 아니야…’

  뒷부분은 보이지 않았지만 궁금증을 자아냈다.

  그녀가 마침 문자를 확인하려는 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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