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의 모든 챕터: 챕터 501 - 챕터 510

1359 챕터

제501장

강균성은 문 앞으로 걸어가 구멍으로 문 밖을 보았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온통 까만게 마치 무언가에 의해 가려진 듯했다. 그는 마음이 초조해져 일부러 괴팍하게 물었다. “누구야?”  문 밖에서 낮은 남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여기 전선에 문제가 있어서요, 고치러 왔습니다.”  말이라도 맞춘 듯 아파트의 불이 갑자기 꺼졌다. 강연연이 깜짝 놀랐다. “아빠 빨리 들어와서 보라고 해봐. 진짜 문제 생겼나봐, 너무 캄캄해!”  강균성은 일의 심상치 않음을 느꼈다. 분명 밖에서 문을 두드릴 땐 전기가 멀쩡했는데 말을 꺼내자마자 전기가 고장이 났다고? 그는 경계심을 가진 채 말했다. “전선은 밖에 있어요, 바로 옆에. 내려가서 경비원한테 열쇠 받으세요. 잠겨 있어서 저도 방법이 없어요!”   밖에 있던 남자는 말했다. “열쇠 있어요, 이미 둘러봤는데 밖에 문제가 아니라 안에서 생긴 문제같아요. 수리하지 않으면 다른 문제가 생길 수도 있어요. 정 그러시면 먼저 가볼 테니 내일 사람 부르세요.”  남자가 이렇게 말하자 강균성은 갑자기 걱정이 되었다. 만약 정말 전선에 문제가 생겼으면 어쩌지? 그는 캄캄한 걸 싫어했다. 잠시 고민한 후 문을 열기로 결정했다. 그가 문을 열던 그 찰나에 갑자기 밖에서 쎄게 문을 당겼다. 강균성은 중심을 이기지 못하고 넘어졌고, 건장한 남자들은 어둠속에서 두 부녀를 소파에 앉혔다.  이때 불이 켜졌고, 그제서야 강균성과 강연연은 집으로 쳐 들어온 사람이 누군지 알았다. 건장한 남자들은 처음 봤지만, 임집사는 못 알아볼 수가 없었다.  강연연이 얼굴이 잿빛이 되었고 찔려서 고개를 들 수 없었다. 이때 그녀는 드디어 진함의 경고가 생각났다. 그리고 이제 진함의 경고가 현실이 되었다는 걸 깨달았다. 온연의 뒤에는 목정침이 있었다…  “강 선생님, 제 소개를 먼저 할게요. 저는 목가네 집사입니다. 임씨라고 불러 주시면 됩니다. 제가 여기에 왜 왔는지는 본인이 더 잘 아실테고, 제가 더 말씀 안 드려도 되겠죠?” 임집사는 강균성 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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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2장

임집사는 동요하지 않았다. “저희 도련님이 분명히 말씀하셨어요. 두 분 같이라고. 강선생님의 죄명은 사람을 고용해서 타인의 기물파손, 그리고 공갈까지. 몇 년 안 나올 거예요. 따님은, 고의적으로 사람을 쳐 유산시키고 다시는 임신을 못 하게 했으니 그건 제가 장담 못하겠네요. 뭐 따님이 묵인해준 사람까지 불어버릴지… 본인이 알아서 하겠죠.”  강균성은 다급해졌다. “그때 목정침이 눈 감아준 거 아니에요?!”  임집사는 눈썹을 찌푸렸다. “저희 도련님이 인자하시긴 하죠. 따님이 저희 사모님이랑 혈연 관계라는 이유 때문에요. 저희 도련님은 피해자인걸요. 5분 다 됐네요, 경찰서 가실래요 아니면 여기서 해결할까요?”  강연연은 맞은 뒤로 무서워서 빨리 대답했다. “경찰서 갈게요! 저희가 경찰서 자수할게요!”  어떤 일을 당할지 모를바엔 경찰에서 가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 경찰서에 가서 다시 진함에게 빼내달라고 부탁하는 게 여기서 죽는 거 보다 나았다. 비록 지금 진함이랑 싸워서 사이가 좀 그렇지만, 그래도 적어도 그녀의 친모이니 진함이 신경쓰지 않을거란 말을 믿지 않았다. 그녀는 평생 이 부녀와 뗄 수 없을 것이다.   제일 중요한 건, 진함도 처음에 그녀를 눈 감아준 사람중 한명이었다. 만약 진함이 정말 그녀를 도와주지 않는다면 이걸 들먹여 나중에 진함도 책임을 면하지 못 할 것이다.  임집사는 더 말하지 않았고 사람을 시켜 두 사람을 경찰서로 데려다 주었다. 모든 일처리를끝낸 후 그는 목정침에게 전화를 걸었다. “도련님, 그 사람들 경찰서로 갔습니다. 이렇게 순순히 감옥 가지 않을 거 같아요. 분명 진함에게 도움을 요청할 거 같은데. 진함… 아마도 사모님에게 부탁할 거 같아요…”  목정침은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 “감옥 들어가기 전에, 걔네가 진함한테 연락할 기회를 주지마세요.”  임집사는 대답을 하고선 전화를 끊었다.  경찰서에 도착한 후, 강연연은 자백을 녹음하기 전에 경호원들이 밖에 서있자 녹음을 거부하고 전화를 요청했다.  경찰은 그녀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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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3장

온연은 인사불성이 된 진몽요를 보며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뒤 돌아서자 그녀는 한참동안 참았던 눈물을 흘렸다.  그녀는 택시를 잡지 않고 아무도 없는 길거리를 거닐었다. 가벼운 발걸음 속에, 옛날 기억들이 머릿속에서 떠올랐다. 좋은 기억이든 나쁜 기억이든 모든 게 점점 잊혀지고 있었다. 어쩌면 얼마 지나지 않아서 그녀는 점점 그런 일들과 그런 사람들을 다 잊게 될지도 모르겠다…  갑자기 뒤에서 발걸음 소리가 들려오자 그녀는 정신이 확 깼다. 차마 뒤를 돌아보지 못하고발걸음을 재촉했다. 하지만 술을 마셔서 온몸이 다 마비된 것처럼 말을 듣지 않았고 몇번이나 넘어질 뻔했다. 술기운 안에 남아있던 맨정신이 새벽에 혼자다니는 건 위험하다고 경고해주고 있었다.  어렵사리 집에 도착한 후 그녀는 온 몸에 식은 땀이 흘렀다. 열쇠를 꺼내서 문을 열려할 때 손은 덜덜 떨리고 있어서 열쇠가 구멍에 맞지 않았다. 그녀는 마음만 급해서 거의 울기 직전이엇고, 복도의 조명은 고장나 있었다. 어둠속에서 그녀는 휴대폰 후레시를 꺼내 열쇠를 끼워 맞췄고, 딱 이때 큰 그림자 하나가 그녀를 막아섰다. 불빛을 통해 벽에 비친 그림자는 마치 괴물 같았다!  그녀는 아무 소리도 내지 못했고, 마치 보이지 않는 힘에 제압당한 듯 움직일 수 없었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도 모른 채, 손 하나가 그녀의 손에서 열쇠를 빼았아 그녀를 대신해문을 열어주었다. 그녀는 당연히 그 다음에 이 사람이 집 안으로 끌고 갈 거라고 생각했고, 그 다음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상상하기 싫었다. 하지만 그 사람은 더 이상 아무짓도 하지 않았고, 그냥 단순히 문만 열어 주려고 했던 거 같았다.  그녀는 문을 열고 집으로 들어가 재빨리 문을 닫고 잠궜다. 모든 게 끝난 후, 그녀는 문에 기대서 숨을 헐떡이고 있었다. 앞으로 혼자 살면 이런 일이 많을 테니 어떻게든 익숙해져야만 했다. 그리고 오늘 저녁에 술을 많이 마신게 후회가 됐다. 만약 저 사람이 정말 불순한 의도가 있었다면 그녀는 저항할 힘 조차도 없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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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4장

별로 가능성이 없어 보였다. 그는 제도에 있는데 어떻게 여기까지 나타나고 그런 무의미한일을 할 수 있을까? 비록 그녀가 전에 그에게 이순을 데려가라고 문자한 적이 있지만, 그가 답장을 안 한 걸 보면 그도 그녀를 포기한 것 같았다. 그래서 더욱 그럴 일도 없고 아마 그녀가 착각한 것이다.  진몽요는 갔지만, 가게는 계속 해야하고 할 일도 계속 해야했다. 마치 온연의 기분을 달래주기 위해서인지, 오늘은 날씨가 정말 좋았다. 선선한 바람이 불고, 건조하지도 않고 덥지도 않고, 햇빛도 적당하니 장사도 잘 되었다.  점심시간이 다가오자, 갑자기 란샹이 비명을 질렀다. “연아, 대량주문 들어왔어. 맞은 편 건물의 금융회사 라는데… 네 남편 회사 아니야? 디저트랑 아메리카노 100인분. 아메리카노는 금방 만들 수 있는데, 디저트는 너 힘들어 죽을텐데… 아침에 본 그 롤스로이스 네 남편거 아니야? 그게 아니면 어떤 사장이 직원한테 이렇게 통 크게 쏘겠어?”  란샹이 이렇게 말하니 온연은 생각이 많아졌다. 정말 목정침이 이곳에 온 건가? 디저트와 아메리카노, 그가 제일 좋아하는 조합이었다. 그런데 100인분은 지금 자기 힘들어 죽으라는 건가?  돈이 있어도 벌지 않는 건 바보였다. 그녀는 앞치마를 두르고서 물었다. “언제까지야? 만약 바로 배달이면 지금가서 죽여버리게.”  란샹은 고개를 저었다. “아니야, 오후 4시까지 배달하면 돼.”  온연은 힘을 끌어 모았다. “그리고, 목정침은 목정침이지 남편이라고 하지마.”  란샹은 입을 막는 시늉을 했다. 다들 같이 일한지 꽤 되어서 무슨 뜻인지 바로 이해했다.  오후, 온연은 100분의 디저트를 다 만들었다. 안야도 다른 사람들의 도움 끝에 커피를 다 만들었다. 주문량이 많아서 한번에 배달하지는 못하고, 가게에 직원은 이렇게 몇 명 밖에 없으니 모든 사람이 함께 갈 수밖에 없었다. 오후에 다른 장사는 안하고 100인분을 만드는데만 공을 들였다.  란샹은 배달인원에 온연을 낄 생각이 없었으나 본인이 같이 가겠다고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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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5장

사무실에서 만난 목정침의 태연한 모습을 생각할수록 그녀는 어이가 없었다. 돈 버는 것만 아니었다면 그녀는 절대 그의 주문을 받지 않았을 거다. 오후 내내 힘들었던 건 고사하고, 그가 일부러 그녀를 괴롭히기 위해 그랬다는 생각만 들었다.  얼마 후, 란샹은 유치원에서 아이를 픽업해 가게로 데려왔다. 요즘들어 이런 일이 많아져서 다른 사람들은 몰랐지만 온연은 알았다. “언니, 집에서 아이 봐 줄 사람 없어? 다른 건 아니고, 저도 야야 엄청 좋아하는데, 그냥… 자주 이렇게 하면 언니가 힘들잖아. 픽업해 줄 사람 없어?”  란샹은 씁쓸하게 웃었다. “아니. 우리 남편이 요즘 일이 힘들어서. 프로그래머라서 자주 늦게까지 야근해. 애는 신경 못 써주고 그럴 시간도 없어. 다른 어른들은… 내가 멀리 시집을 온 편이라, 부모님은 곁에 안 계시고, 우리 시부모님은 이런거 신경 안 쓰셔. 뭐 이제 쉴 나이때 되셨다고 생각하셔서 그런지, 매일 아침 먹으면 놀러 나가시고, 하루종일 보이지도 않아. 애 픽업은 내가하고, 퇴근하면 시부모님들 살림까지 다 치워야지. 주말에는 야야가 등원 안 하니까, 낮에 잠깐 봐주시는데도 이래저래 힘들어 하셔…”  온연은 듣다가 눈쌀을 찌푸렸다. “앞으로 주말에도 가게로 데려와. 바쁠때는 휴게실에서 놀게하면 되고, 한가하면 데리고 나가서 놀아도 되고. 잠도 휴게실에서 자면 되니까.”  란샹은 입술을 깨물으면 속으로 참고 있는 게 보였다. “우리 시부모님은 나한테 키운 정이 없잖아. 날 안 도와주시는 건 이해할 수 있어, 내 아이니까. 나도 전혀 그거에 대해서 불만은 없고, 내가 불쌍하다고 생각하지도 않아. 앞으로 날 필요로 하실때도, 나도 신경 쓸 이유가 없지. 서로 신세진 게 없으니. 그런 일은 우리 남편이 하는 게 맞는거지.”  모든 사람의 인생은 쉽지 않다. 집집마다 각자의 사정이 있고, 온연도 무슨 말을 해야할지 몰랐다. 생각해보니, 가족 관련된 일로는 그녀는 다른 사람들처럼 큰 어려움은 없었던 것 같다. 그녀에게 유일한 문제는 목정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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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6장

기사님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그럼… 도련님은요?" 목정침은 남아있는 인내심이 없었다. "나한테 뭘 물어? 대체 누가 너한테 운전을 시킨 거야? 뇌는 장식이야? 당장 똑똑한 놈으로 바꿔 와!" … 오피스텔 아래. 온연의 집에 불이 들어온 덜 확인하자 목정침은 엘리베이터 안으로 들어갔다. 온연이 너무 보고 싶었다. 그녀와 얘기를 나누고 싶었다. 욕을 먹는다 해도 상관없었다. 인내심을 가지고 천천히 다가가고 싶었는데… 낮에 그녀를 만난 후부터 감정을 주체할 수가 없었다. 이렇게 가까이 있으면서도 다가갈 수 없다니… 그 느낌이 그를 힘들게 했다. 이미 오랜 밤을 힘겹게 지새웠다. 온연이 매일 밤 두려움에 떨며 혼자 집으로 돌아갈 때마다 그녀에게 알려주고 싶었다. 항상 지켜보고 있었다고… 집 앞에 도착한 그는 한참을 망설이다 문을 두드렸다. 하지만 아무런 인기척도 들리지 않았다. 이곳이 동네에서 제일 좋은 아파트였다. 집이 조금 작고 방음이 잘 안되는 것 빼고는 문제가 없었다. 집 안에서 물소리가 작게 들려왔다. 그녀가 샤워를 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문 앞에서 계속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다. 갑자기 그의 양복주머니에서 전화가 울리기 시작했다. 그는 인상을 찌푸리더니 귀찮은 표정을 지으며 전화를 받았다. "무슨 일이야?" 전화기 너머로 경소경이 웃으며 대답했다. "어디까지 갔어? 아직 손도 못 잡았다는 소리는 하지 말고." 목정침 이마에 핏줄이 섰다. "경소경! 죽을래?" 경소경이 껄껄 웃어댔다. "아잉, 그러지 말고. 걱정돼서 하는 소리지. 내 도움 필요 없는 거 확실한 거지? 혼자서 할 수 있겠어? 내가 장담하는데 너 그 집에 발도 못 붙일걸?" 목정침은 잠시 머뭇거리더니 입을 열었다. "말해봐. 무슨 좋은 생각이 있는 건지." 경소경은 잠시 침묵했다. 한참이 지난 후에야 낮은 목소리로 그에게 말했다. "온연 성격 어떤지 몰라? 알잖아. 마음 약한 거. 불쌍한 척해야 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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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7장

목정침의 모습이 온연을 놀라게 했다. "당신! 왜 그래요? 누가 그런 거예요? 경호원은요? 왜 혼자 나왔어요!" 목정침에게는 자신의 상태를 확인하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그 멍청한 기사가 어떻게 해놓은 거지? "조금 이따 말해주면 안 될까…?" 온연은 그제야 정신이 들었다. 그녀는 최선을 다해 그를 집안으로 끌고 갔다. 그를 소파에 앉혀놓은 후 그녀는 분주하게 구급상자를 찾아냈다. 구급상자를 연 그녀는 절망했다. "평소에 다칠 일이 별로 없어서… 소독약이랑 빨간약, 반창고 같은 거밖에 없어요. 병원이라도 갈래요?" 병원에 가는 게 목정침의 목적이 아니었다. "아니… 갈 상황이 아니야…" 그의 말이 그녀를 놀라게 했다. "전지예요? 전지가 그랬어요?" 목정침은 반박하지 않았다. 내가 내 손으로 했다고 할수는 없으니까. 전지가 누명 좀 쓸 수 밖에 없지. 전지가 죽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이 별로 없기도 했다. 온연은 더 이상 추궁하지 않았다. 그녀는 그의 이마에 생긴 상처를 열심히 치료해주었다. 상처가 그리 크지 않아서 반창고를 붙여도 될 것 같았다. "더 다친 데 없어요?" 그는 밀려오는 아픔을 참으며 셔츠의 단추를 풀기 시작했다. 온연이 황급히 고개를 돌렸다. "지금 뭐 하는 거예요!" 그는 숨을 들이쉬며 힘겹게 말했다. "등 뒤…" 조금 부끄러웠던 그녀는 고개를 돌려 그의 옷을 벗겨주었다. 피투성이가 된 그의 등을 보자 그녀는 완전히 얼어버렸다. "병원에 가는 게 어때요? 이건… 내가 어떻게 할 수 있는 게 아니에요… 손이 너무 떨려요…" 목정침은 떨리는 그녀의 손을 꼭 잡았다. "걱정하지 마… 그냥 소독하고 대충 처리만 해주면 돼." 그녀는 고개를 저었다. 너무 무서웠다. 그가 자신의 손을 잡고 있다는 사실을 잊을 만큼. "안 돼요… 나 못해요… 이건 너무 심각해요… 엄청 아플 거예요… 그러니까 여긴 왜 왔어요! 계속 제도 있으면 되잖아요!" 그녀의 말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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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8장

목정침은 고개를 끄덕였다. 온연의 행동이 조금 어색했다. 이런 방식으로 다시 만나게 될 줄은 몰랐다. 불편했지만 그를 쫓아낼 수도 없었다. 목정침을 침대에 눕힌 후 그녀는 거실로 돌아갔다. 그녀는 소파에 누워 생각에 잠겼다. 아무리 노력해도 잠이 오지 않았다. 둘 사이에는 끊어지지 않는 선이 존재했다. 그가 다친 모습이 그녀를 마음이 아프게 했다. 목정침도 잠이 오지 않았다. 그는 이어폰을 끼고 핸드폰으로 영상통화를 하고 있었다. 혹시라도 온연이 들을까 봐 걱정됐다. 경소경은 그의 이마에 난 상처를 확인했다. "겨우 이 정도라고? 이 정도로 온연이 널 집안으로 들여보냈다고?" 목정침의 마음속에 쌓인 답답함이 튀어나왔다. "겨우 이 정도라니? 내 등이 어떻게 됐는지 알기나 해? 걔가 날 들여보내 줬을 거 같아? 네 아이디어도 그저 그렇네. 들어오긴 했는데 아무 일도 없었어. 난 침대에서 자고 걘 소파에서 자. 나랑은 말도 섞기 싫어하는데 이제 어떡해?" 경소경은 내내 웃어대기만 했다. "정말 개고생이다. 등이 어떻게 됐는데? 근데 지금은 이게 최선이야. 어떻게 한 방에 성공하겠어? 집에 들어간 것만으로도 다행이라고 생각해야지. 끝난 감정에 다시 불 붙이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알아? 천천히 시작해야지. 지금 상태로는 강압적으로 몰아붙이지도 못하잖아. 처음부터 네 멋대로 하든지, 아니면 지금 이 상태로 천천히 다가가든지. 어차피 이렇게 됐는데 뭐. 인내심 좀 가져봐. 자. 이제 말해봐. 어떻게 된 일인지." 목정침은 그 일을 떠벌리고 싶지 않았다. 너무 창피했다. "꺼져! 천천히 다가가는 것도 방법이라는 게 있을 거 아니야? 어떻게 해야 하는데?" 경소경은 한참 동안 고민했다. "그냥 계속 거기서 눌러사는 거지. 아직 살 곳이 마땅치 않다고. 간호해줄 사람도 없다고. 설마 널 혼자 호텔로 보내겠어? 남녀가 같은 공간에서 사는데, 기회 봐서 다가가야지. 잘못을 인정하고 있다는 태도! 그 참회하는 태도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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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9장

진몽요는 자신의 밀당이 이렇게 큰 파장을 일으킬 줄은 상상도 못 했다. 그녀는 창가에 서서 바깥을 쳐다보았다. 집을 너무 높은 층수에 샀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진짜 집 앞이에요? 지금 나가기 좀 그런데…" 좀 그렇다고? 그 말이 경소경을 날뛰게 했다. "집에 남자라도 숨겨놨어요? 어머님이 또 선보래요? 기다려요! 금방 올라갈게요!" 진몽요는 더 이상 버틸 수가 없었다. "거기 서요? 금방 내려갈게요!" 전화를 끊은 후 그녀는 간단한 옷으로 갈아입고 황급히 집을 나섰다. 어디 가냐는 강령의 말에 친구를 만난다며 금방 돌아온다고 대충 대답했다. 그녀는 그의 차 앞에 도착했다. 연신 숨을 헐떡이고 있었다. "뭐에요? 애도 아니고, 이렇게 막무가내로 찾아오는 게 어디 있어요? 나가기 좀 그렇다고 했잖아요. 그리고 내가 집에 남자가 어디 있어요?" 경소경이 어두운 얼굴로 조수석의 문을 열었다. "타요." 그녀는 고분고분 차에 탔다. 그는 그녀가 차에 제대로 앉기도 전에 시동을 걸더니 차를 난폭하게 몰기 시작했다. 그녀는 안전벨트를 꼭 붙잡았다. "왜 그래요? 미쳤어요? 무슨 짓이에요?" "나 왜 안 만나줘요?" 화가 난 게 분명했다. 경소경은 연애 고수였다. 그녀가 자신과의 만남을 미루고 있다는 걸 모를 리가 없었다. 그는 두 사람 사이에 문제가 생겼다고 생각했다. 뭔가 있는 게 분명했다. "말했잖아요? 그건 왜 물어요? 진짜… 진짜 아무 일 없는데…" 밀당을 하고 있다고 솔직하게 말할 수는 없었다… 차가 백수완 별장에 도착했다. 진몽요는 그늘진 그의 얼굴을 보며 긴장감에 빠져있었다. "여긴 왜 왔어요? 그냥 차에서 얘기하면 되잖아요. 너무 늦었어요. 그냥 집에 갈래요." 경소경은 고개를 돌려 그녀를 쳐다보았다. "확실해요? 차에서 해결한다는 말."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요. 차에서 해결해요. 이렇게 만났잖아요. 돌아온 지 얼마 안 돼서… 정리가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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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0장

진몽요는 당황했다. "헤어지자는 게 아니고요… 그냥 그렇다는 거죠…" 경소경은 말장난을 이어 나갈 생각이 없었다. 경소경은 그대로 진몽요를 침대로 밀어버렸다. 그녀는 베개를 세게 잡으며 숨을 들이마셨다. "그 얘기 안 꺼낼게요! 당신…" 그녀의 말끝이 흐려졌다. 베개가 험악하게 구겨졌다. 그때 그녀의 핸드폰이 울리기 시작했다. "엄마! 엄마한테 전화 왔어요!" "받아요. 받아서 어디 있는지 말씀드려요. 나랑 같이 있다고, 나랑 같이 별장에 있다고 말해요. 그럼 알아 들으실 거예요." 그녀는 자신이 그의 심기를 건드렸다는 사실을 알아챘다. 그녀가 구걸했다. "잘못했어요!" 그의 눈빛이 조금은 부드러워진 것 같았다. 그녀는 전화를 받았다. "엄마… 나 지금 밖이야." 전화기 너머로 강령의 원망 섞인 목소리가 들려왔다. "지금이 몇신데 아직도 안 들어오는 거야? 친구 누구? 너 친구 연이밖에 없잖아. 아직 제도에 돌아오지도 않았을 텐데… 빨리 와! 위험해!" 진몽요가 대답하기도 전에 경소경이 입을 열었다. "어머님, 저 몽요랑 같이 있어요. 경소경이에요. 몽요 오늘 집에 안 들어갈 거예요." 진몽요가 경소경의 팔을 세게 꼬집었다. "죽고 싶어요?" 그녀가 낮은 목소리로 그를 나무랐다. 강령은 모든 걸 똑똑히 듣고 있었다. 강령이 잠시 멍해 있었다. "그… 그래… 그럼 몽요 잘 보살펴줘요… 내일 아침에 보내주고요." 전화가 끊겼다. 진몽요의 기분이 이상해졌다. 그냥 이렇게 보내준다고? 다음 날 아침. 아침부터 회의가 잡혀 있던 경소경은 일찍 잠에서 깼다. 진몽요도 일어나는 수밖에 없었다. 아침에는 집으로 돌아가야 했다. 경소경이 데려다주는 게 택시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는 것보다 나을거라고 생각했다. 차 안. 그녀는 차 안에서 계속 졸기만 했다. 어젯밤 제대로 자지 못했다. 집에 도착하자 경소경이 조수석 문을 열어주었다. "착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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