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에서 만난 목정침의 태연한 모습을 생각할수록 그녀는 어이가 없었다. 돈 버는 것만 아니었다면 그녀는 절대 그의 주문을 받지 않았을 거다. 오후 내내 힘들었던 건 고사하고, 그가 일부러 그녀를 괴롭히기 위해 그랬다는 생각만 들었다. 얼마 후, 란샹은 유치원에서 아이를 픽업해 가게로 데려왔다. 요즘들어 이런 일이 많아져서 다른 사람들은 몰랐지만 온연은 알았다. “언니, 집에서 아이 봐 줄 사람 없어? 다른 건 아니고, 저도 야야 엄청 좋아하는데, 그냥… 자주 이렇게 하면 언니가 힘들잖아. 픽업해 줄 사람 없어?” 란샹은 씁쓸하게 웃었다. “아니. 우리 남편이 요즘 일이 힘들어서. 프로그래머라서 자주 늦게까지 야근해. 애는 신경 못 써주고 그럴 시간도 없어. 다른 어른들은… 내가 멀리 시집을 온 편이라, 부모님은 곁에 안 계시고, 우리 시부모님은 이런거 신경 안 쓰셔. 뭐 이제 쉴 나이때 되셨다고 생각하셔서 그런지, 매일 아침 먹으면 놀러 나가시고, 하루종일 보이지도 않아. 애 픽업은 내가하고, 퇴근하면 시부모님들 살림까지 다 치워야지. 주말에는 야야가 등원 안 하니까, 낮에 잠깐 봐주시는데도 이래저래 힘들어 하셔…” 온연은 듣다가 눈쌀을 찌푸렸다. “앞으로 주말에도 가게로 데려와. 바쁠때는 휴게실에서 놀게하면 되고, 한가하면 데리고 나가서 놀아도 되고. 잠도 휴게실에서 자면 되니까.” 란샹은 입술을 깨물으면 속으로 참고 있는 게 보였다. “우리 시부모님은 나한테 키운 정이 없잖아. 날 안 도와주시는 건 이해할 수 있어, 내 아이니까. 나도 전혀 그거에 대해서 불만은 없고, 내가 불쌍하다고 생각하지도 않아. 앞으로 날 필요로 하실때도, 나도 신경 쓸 이유가 없지. 서로 신세진 게 없으니. 그런 일은 우리 남편이 하는 게 맞는거지.” 모든 사람의 인생은 쉽지 않다. 집집마다 각자의 사정이 있고, 온연도 무슨 말을 해야할지 몰랐다. 생각해보니, 가족 관련된 일로는 그녀는 다른 사람들처럼 큰 어려움은 없었던 것 같다. 그녀에게 유일한 문제는 목정침
기사님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그럼… 도련님은요?" 목정침은 남아있는 인내심이 없었다. "나한테 뭘 물어? 대체 누가 너한테 운전을 시킨 거야? 뇌는 장식이야? 당장 똑똑한 놈으로 바꿔 와!" … 오피스텔 아래. 온연의 집에 불이 들어온 덜 확인하자 목정침은 엘리베이터 안으로 들어갔다. 온연이 너무 보고 싶었다. 그녀와 얘기를 나누고 싶었다. 욕을 먹는다 해도 상관없었다. 인내심을 가지고 천천히 다가가고 싶었는데… 낮에 그녀를 만난 후부터 감정을 주체할 수가 없었다. 이렇게 가까이 있으면서도 다가갈 수 없다니… 그 느낌이 그를 힘들게 했다. 이미 오랜 밤을 힘겹게 지새웠다. 온연이 매일 밤 두려움에 떨며 혼자 집으로 돌아갈 때마다 그녀에게 알려주고 싶었다. 항상 지켜보고 있었다고… 집 앞에 도착한 그는 한참을 망설이다 문을 두드렸다. 하지만 아무런 인기척도 들리지 않았다. 이곳이 동네에서 제일 좋은 아파트였다. 집이 조금 작고 방음이 잘 안되는 것 빼고는 문제가 없었다. 집 안에서 물소리가 작게 들려왔다. 그녀가 샤워를 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문 앞에서 계속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다. 갑자기 그의 양복주머니에서 전화가 울리기 시작했다. 그는 인상을 찌푸리더니 귀찮은 표정을 지으며 전화를 받았다. "무슨 일이야?" 전화기 너머로 경소경이 웃으며 대답했다. "어디까지 갔어? 아직 손도 못 잡았다는 소리는 하지 말고." 목정침 이마에 핏줄이 섰다. "경소경! 죽을래?" 경소경이 껄껄 웃어댔다. "아잉, 그러지 말고. 걱정돼서 하는 소리지. 내 도움 필요 없는 거 확실한 거지? 혼자서 할 수 있겠어? 내가 장담하는데 너 그 집에 발도 못 붙일걸?" 목정침은 잠시 머뭇거리더니 입을 열었다. "말해봐. 무슨 좋은 생각이 있는 건지." 경소경은 잠시 침묵했다. 한참이 지난 후에야 낮은 목소리로 그에게 말했다. "온연 성격 어떤지 몰라? 알잖아. 마음 약한 거. 불쌍한 척해야 널
목정침의 모습이 온연을 놀라게 했다. "당신! 왜 그래요? 누가 그런 거예요? 경호원은요? 왜 혼자 나왔어요!" 목정침에게는 자신의 상태를 확인하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그 멍청한 기사가 어떻게 해놓은 거지? "조금 이따 말해주면 안 될까…?" 온연은 그제야 정신이 들었다. 그녀는 최선을 다해 그를 집안으로 끌고 갔다. 그를 소파에 앉혀놓은 후 그녀는 분주하게 구급상자를 찾아냈다. 구급상자를 연 그녀는 절망했다. "평소에 다칠 일이 별로 없어서… 소독약이랑 빨간약, 반창고 같은 거밖에 없어요. 병원이라도 갈래요?" 병원에 가는 게 목정침의 목적이 아니었다. "아니… 갈 상황이 아니야…" 그의 말이 그녀를 놀라게 했다. "전지예요? 전지가 그랬어요?" 목정침은 반박하지 않았다. 내가 내 손으로 했다고 할수는 없으니까. 전지가 누명 좀 쓸 수 밖에 없지. 전지가 죽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이 별로 없기도 했다. 온연은 더 이상 추궁하지 않았다. 그녀는 그의 이마에 생긴 상처를 열심히 치료해주었다. 상처가 그리 크지 않아서 반창고를 붙여도 될 것 같았다. "더 다친 데 없어요?" 그는 밀려오는 아픔을 참으며 셔츠의 단추를 풀기 시작했다. 온연이 황급히 고개를 돌렸다. "지금 뭐 하는 거예요!" 그는 숨을 들이쉬며 힘겹게 말했다. "등 뒤…" 조금 부끄러웠던 그녀는 고개를 돌려 그의 옷을 벗겨주었다. 피투성이가 된 그의 등을 보자 그녀는 완전히 얼어버렸다. "병원에 가는 게 어때요? 이건… 내가 어떻게 할 수 있는 게 아니에요… 손이 너무 떨려요…" 목정침은 떨리는 그녀의 손을 꼭 잡았다. "걱정하지 마… 그냥 소독하고 대충 처리만 해주면 돼." 그녀는 고개를 저었다. 너무 무서웠다. 그가 자신의 손을 잡고 있다는 사실을 잊을 만큼. "안 돼요… 나 못해요… 이건 너무 심각해요… 엄청 아플 거예요… 그러니까 여긴 왜 왔어요! 계속 제도 있으면 되잖아요!" 그녀의 말투
목정침은 고개를 끄덕였다. 온연의 행동이 조금 어색했다. 이런 방식으로 다시 만나게 될 줄은 몰랐다. 불편했지만 그를 쫓아낼 수도 없었다. 목정침을 침대에 눕힌 후 그녀는 거실로 돌아갔다. 그녀는 소파에 누워 생각에 잠겼다. 아무리 노력해도 잠이 오지 않았다. 둘 사이에는 끊어지지 않는 선이 존재했다. 그가 다친 모습이 그녀를 마음이 아프게 했다. 목정침도 잠이 오지 않았다. 그는 이어폰을 끼고 핸드폰으로 영상통화를 하고 있었다. 혹시라도 온연이 들을까 봐 걱정됐다. 경소경은 그의 이마에 난 상처를 확인했다. "겨우 이 정도라고? 이 정도로 온연이 널 집안으로 들여보냈다고?" 목정침의 마음속에 쌓인 답답함이 튀어나왔다. "겨우 이 정도라니? 내 등이 어떻게 됐는지 알기나 해? 걔가 날 들여보내 줬을 거 같아? 네 아이디어도 그저 그렇네. 들어오긴 했는데 아무 일도 없었어. 난 침대에서 자고 걘 소파에서 자. 나랑은 말도 섞기 싫어하는데 이제 어떡해?" 경소경은 내내 웃어대기만 했다. "정말 개고생이다. 등이 어떻게 됐는데? 근데 지금은 이게 최선이야. 어떻게 한 방에 성공하겠어? 집에 들어간 것만으로도 다행이라고 생각해야지. 끝난 감정에 다시 불 붙이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알아? 천천히 시작해야지. 지금 상태로는 강압적으로 몰아붙이지도 못하잖아. 처음부터 네 멋대로 하든지, 아니면 지금 이 상태로 천천히 다가가든지. 어차피 이렇게 됐는데 뭐. 인내심 좀 가져봐. 자. 이제 말해봐. 어떻게 된 일인지." 목정침은 그 일을 떠벌리고 싶지 않았다. 너무 창피했다. "꺼져! 천천히 다가가는 것도 방법이라는 게 있을 거 아니야? 어떻게 해야 하는데?" 경소경은 한참 동안 고민했다. "그냥 계속 거기서 눌러사는 거지. 아직 살 곳이 마땅치 않다고. 간호해줄 사람도 없다고. 설마 널 혼자 호텔로 보내겠어? 남녀가 같은 공간에서 사는데, 기회 봐서 다가가야지. 잘못을 인정하고 있다는 태도! 그 참회하는 태도를
진몽요는 자신의 밀당이 이렇게 큰 파장을 일으킬 줄은 상상도 못 했다. 그녀는 창가에 서서 바깥을 쳐다보았다. 집을 너무 높은 층수에 샀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진짜 집 앞이에요? 지금 나가기 좀 그런데…" 좀 그렇다고? 그 말이 경소경을 날뛰게 했다. "집에 남자라도 숨겨놨어요? 어머님이 또 선보래요? 기다려요! 금방 올라갈게요!" 진몽요는 더 이상 버틸 수가 없었다. "거기 서요? 금방 내려갈게요!" 전화를 끊은 후 그녀는 간단한 옷으로 갈아입고 황급히 집을 나섰다. 어디 가냐는 강령의 말에 친구를 만난다며 금방 돌아온다고 대충 대답했다. 그녀는 그의 차 앞에 도착했다. 연신 숨을 헐떡이고 있었다. "뭐에요? 애도 아니고, 이렇게 막무가내로 찾아오는 게 어디 있어요? 나가기 좀 그렇다고 했잖아요. 그리고 내가 집에 남자가 어디 있어요?" 경소경이 어두운 얼굴로 조수석의 문을 열었다. "타요." 그녀는 고분고분 차에 탔다. 그는 그녀가 차에 제대로 앉기도 전에 시동을 걸더니 차를 난폭하게 몰기 시작했다. 그녀는 안전벨트를 꼭 붙잡았다. "왜 그래요? 미쳤어요? 무슨 짓이에요?" "나 왜 안 만나줘요?" 화가 난 게 분명했다. 경소경은 연애 고수였다. 그녀가 자신과의 만남을 미루고 있다는 걸 모를 리가 없었다. 그는 두 사람 사이에 문제가 생겼다고 생각했다. 뭔가 있는 게 분명했다. "말했잖아요? 그건 왜 물어요? 진짜… 진짜 아무 일 없는데…" 밀당을 하고 있다고 솔직하게 말할 수는 없었다… 차가 백수완 별장에 도착했다. 진몽요는 그늘진 그의 얼굴을 보며 긴장감에 빠져있었다. "여긴 왜 왔어요? 그냥 차에서 얘기하면 되잖아요. 너무 늦었어요. 그냥 집에 갈래요." 경소경은 고개를 돌려 그녀를 쳐다보았다. "확실해요? 차에서 해결한다는 말."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요. 차에서 해결해요. 이렇게 만났잖아요. 돌아온 지 얼마 안 돼서… 정리가 필요해
진몽요는 당황했다. "헤어지자는 게 아니고요… 그냥 그렇다는 거죠…" 경소경은 말장난을 이어 나갈 생각이 없었다. 경소경은 그대로 진몽요를 침대로 밀어버렸다. 그녀는 베개를 세게 잡으며 숨을 들이마셨다. "그 얘기 안 꺼낼게요! 당신…" 그녀의 말끝이 흐려졌다. 베개가 험악하게 구겨졌다. 그때 그녀의 핸드폰이 울리기 시작했다. "엄마! 엄마한테 전화 왔어요!" "받아요. 받아서 어디 있는지 말씀드려요. 나랑 같이 있다고, 나랑 같이 별장에 있다고 말해요. 그럼 알아 들으실 거예요." 그녀는 자신이 그의 심기를 건드렸다는 사실을 알아챘다. 그녀가 구걸했다. "잘못했어요!" 그의 눈빛이 조금은 부드러워진 것 같았다. 그녀는 전화를 받았다. "엄마… 나 지금 밖이야." 전화기 너머로 강령의 원망 섞인 목소리가 들려왔다. "지금이 몇신데 아직도 안 들어오는 거야? 친구 누구? 너 친구 연이밖에 없잖아. 아직 제도에 돌아오지도 않았을 텐데… 빨리 와! 위험해!" 진몽요가 대답하기도 전에 경소경이 입을 열었다. "어머님, 저 몽요랑 같이 있어요. 경소경이에요. 몽요 오늘 집에 안 들어갈 거예요." 진몽요가 경소경의 팔을 세게 꼬집었다. "죽고 싶어요?" 그녀가 낮은 목소리로 그를 나무랐다. 강령은 모든 걸 똑똑히 듣고 있었다. 강령이 잠시 멍해 있었다. "그… 그래… 그럼 몽요 잘 보살펴줘요… 내일 아침에 보내주고요." 전화가 끊겼다. 진몽요의 기분이 이상해졌다. 그냥 이렇게 보내준다고? 다음 날 아침. 아침부터 회의가 잡혀 있던 경소경은 일찍 잠에서 깼다. 진몽요도 일어나는 수밖에 없었다. 아침에는 집으로 돌아가야 했다. 경소경이 데려다주는 게 택시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는 것보다 나을거라고 생각했다. 차 안. 그녀는 차 안에서 계속 졸기만 했다. 어젯밤 제대로 자지 못했다. 집에 도착하자 경소경이 조수석 문을 열어주었다. "착하죠?
마침 가게에 손님이 없었다. 란샹은 주방 문을 닫아버리고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괜찮아. 무슨 일인지 나한테 말해봐. 나 입 무거워. 혼자만 알고 있을게. 말하면 좀 나아질 거야." 진몽요도 곁에 없고… 란샹에게 말하는 수밖에 없었다. "언니… 어제 목정침이 찾아왔어. 다쳤더라고. 그냥 놔둘 수가 없어서 집에 들였는데… 다시 얼굴 보며 살아야 하잖아… 이혼하는 거 말고는 더 마주칠 일 없다고 생각했는데…" 란샹은 두 사람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지 못했다. 뭐라 판단하기 어려웠다. "잘했어. 낯선 사람도 도와주는데… 게다가 목정침은 네 남편이잖아. 두 사람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도 모르고, 목정침이 왜 다쳤는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제일 힘들 때 널 찾아갔다는 얘기잖아. 너한테 마음이 남은 게 분명해. 그냥 마음이 따르는 대로 행동해. 그러면 돼. 네 자신한테 한번 물어봐. 목정침한테 어떤 감정인지. 마음이 떠났다면 확실히 끊어내고, 아직 남았다면 꼭 잡아. 절대로 놓으면 안 돼. 나중에 후회해도 소용없어. 한평생 그리워하기엔 인생은 너무 길어. 엄청 힘들 거야." "둘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다고 해도, 그게 너네 둘 사이에 걸림돌이라고 해도 이거 하나는 꼭 기억해. 고난은 이겨낼 수 있다는 거. 감정은 등산이랑 같아. 세상에 오르지 못하는 산이 어딨어? 날 봐. 그때는 너무 힘들어서 이혼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왜 그렇게 용서가 안 됐나 싶어." 온연은 란샹의 입장이 자신과 같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뭐가 그렇게 힘들었어?" 란샹은 한숨을 쉬었다. "말하면 비웃을 것 같은데? 그냥 이런저런 작은 일들. 애 낳고 나서 바로 육아휴직 썼거든. 시어머니가 그랬어. 애 낳으면 자기가 봐주겠다고. 그래서 애도 낳은 건데. 낳고 나니까 사람이 180도 변해버리더라고. 산후조리 하는 동안에도 내가 애 봤어. 밤에는 애 젖먹이기 편하다고 떠밀고 낮에는 장 본다는 핑계로 떠밀고. 밥 차리고
란샹이 흐뭇하게 웃었다. "맞아. 우리 야야 엄청 착해. 말도 엄청 잘 듣고. 내 인생의 유일한 버팀목이야. 요즘 퇴근이 늦어졌잖아? 그래서 요즘 일부러 집안일도 안 하고 있어. 일하는 것도 힘들어 죽겠는데 무슨 집안일이야. 그거 신경 쓸 정신없어. 손이 없으신 것도 아닌데 뭐. 알아서 하시겠지. 그래서 요즘 엄청 뭐라 하셔. 집에만 가면 싸운다니까. 옛날에는 돈 안 번다고 뭐라 하시던데. 이제는 더 트집 잡을 것도 없겠지. 여긴 물가도 싸서 살만한데 뭐. 이제 뭐라고 트집 잡나 보자." 온연은 그녀의 말에 동의했다. "벌써부터 그랬어야 했어. 너한테 뭐라고 하면 당신네 아들 찾아가라고 해. 잘해주지도 않으면서 바라는 게 뭐 그렇게 많으셔? 맞다. 우리 계속 배달시켜 먹잖아. 계속 그렇게 먹는 것도 몸에 안 좋을 것 같고… 그래서 가게에서 만들어 먹을까 하는데. 번갈아서 만들어 먹는 거 어때? 식비는 내가 댈게." 좋은 생각이라고 생각했다. 란샹은 직원들이랑 상의를 해보더니 온연의 말대로 하기로 결정했다. 란샹의 얘기를 들어준 것뿐인데… 온연의 마음이 한결 편해졌다. 점심. 목정침이 걱정됐던 온연은 집으로 돌아갔다. 목정침이 아직 집에 있는지 확인하고 싶었다. 온연은 집으로 들어섰다. 식탁 위에 놓여있던 라면은 이미 비워졌다. 그릇도 깨끗이 치워져 있었다. 살짝 열린 안방 문 사이로 침대에 누워있는 목정침이 보였다. 아직 집에 있었다… 온연은 안방 문을 두드리며 담담하게 물었다. "점심 뭐 먹을래요?" 목정침은 예상하고 있었다. 온연이 집에 들어올 거라는 걸. 그래서 오전 내내 침대에 누워있었다. "아무거나." 온연은 냉장고를 둘러보았다. 채소가 좀 남아있었다. 그녀는 냉장고에 남아있는 채소로 아무거나 만들어냈다. 그녀는 만든 음식을 식탁 위에 올려놓고는 가게로 돌아갔다. 그를 어떻게 마주해야 할지 감이 오지 않았다. 온연이 만든 음식은 맛이 없었다. 도무지 목정침의 입맛에는 맞