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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가 사랑한 여인의 모든 챕터: 챕터 891 - 챕터 900

2479 챕터

891장

기묵비는 맞춤 한정판 정장을 입고 깔끔하고 따뜻한 외모로 만화 속 주인공처럼 남자답고 청량하면서도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풍겼다.이것은 바로 말 그대로 금욕의 남자 그 자체였다.하지만 이것은 그들 모녀가 어제 보았던 그 궁상맞은 얼굴이 아니었다.백열과 그녀의 어머니는 멍하니 바라볼 뿐이었다.기묵비는 긴 다리를 내딛고 차가운 표정으로 눈앞의 두 여인을 힐끗 쳐다보며 입을 열어 명령하였다.“안에 있는 것을 모두 던져 버려. 아무 상관도 없는 사람들이 여기에 다시는 발을 들이지 못하도록 해.”“알겠습니다. 기 사장님.”부하들은 즉시 사람을 데리고 들어가 방에 있던 물건을 모두 밖으로 내던졌다.기묵비는 느릿느릿 서두르지 않고 안으로 들어갔다.“아니! 당신 왜 우리 집 물건을 던져 버리라고 해. 내가 감히 누군 줄 알고...”백열의 어머니는 말을 하다가 말고 기묵비를 보고 천천히 얼굴을 옆으로 돌렸다.그 잘생긴 옆얼굴은 부드러웠으나 눈빛은 너무나 차가웠다.“여기는 내 아내 초요의 집인데 난 내 아내를 대신해 원래 그녀의 것이었던 것을 되돌려 놓고 있어.”백열의 어머니는 울화가 치밀어 올랐다.“그 계집애 물건이 어쩌고 어째! 그 계집애 부모는 이미 십여 년 전에 죽었고 그 계집애도 이미 죽었어. 당신 지금 차 몇 대 빌려서 사람을 시켜 이런 짓을 하면 이 집을 뺏을 수 있을 줄 알고 이러나 본데. 정말 당신이 무슨 텔레비전에 나오는 재벌 총수쯤 되는 줄 아는 모양이지? 어!”기묵비는 처음에는 표정이 그렇게 냉담하지 않았으나 이 여인이 그런 천박하고 야박한 말로 초요를 거론하고 심지어 초요가 죽었다는 말을 뱉어내자 마치 그의 역린을 건드리는 것 같았다. 이윽고 기묵비의 온몸에 한기가 서리기 시작했다.“한 마디만 더 하면 내려가서 내 아내와 함께 있게 해 주지.”“...”백열의 어머니는 당황하여 침을 삼켰다. 그녀는 기묵비가 일부러 겁주려는 척 자세를 취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했고 정말로 그녀는 확실히 그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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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2장

”아니 여자를 위해 강산도 마다하다니?”기묵비의 부하들은 주사위를 앞세워 급히 비행기를 타고 달려왔다.초여름 아침에 소나기가 한바탕 내리자 기묵비는 초요의 무덤에 무슨 탈이 나지 않았을까 걱정되어 점검을 하러 갔다. 아무 일이 없음을 확인한 후에야 그는 산을 내려왔고 집 입구에 다다랐다.그때 기묵비는 문 앞에 차가 몇 대 서 있는 것을 보았다. 그가 들어간 후에 주사위를 보았다.주사위를 비롯한 그 무리들은 짜증스러운 얼굴로 자신을 기다리고 있었다."기 사장님 정말 회사를 해산하시겠습니까?"주사위가 앞장서서 물었다.기묵비는 냉담한 기색으로 말했다. "나는 같은 말을 반복하는 걸 좋아하지 않아”"하지만 기 사장님, 어째서 이런 여자를 위해서 회사를 해산까지 해야 합니까? 그럴 가치가 있습니까?”기묵비의 온화한 얼굴에 삽시간에 차가운 냉기가 돌기 시작했다.“네가 말한 이 여인은 나 기묵비의 아내야.""..."기묵비가 불같이 화가 난 것을 보고 주사위도 더 이상 말대꾸하지 못하고 좋은 말로 달래듯이 말했다."기 사장님, 하지만 형수님은 이미 돌아가셨고 일이 그렇게 되었으니 너무 상심하지 마십시오. 이렇게 많은 형제들이 아직도 사장님이 일을 해주기를 바라고 애타게 기다리고 있습니다. 만약 사장님이 회사를 해산하신다면, 사장님 아래에 있는 몇백 명의 이 많은 형제들은 어떻게 합니까?"기묵비는 냉혹한 뒷모습을 그 사람들에게 향했고 말투는 지극히 담담하게 말했다."같은 말 반복하게 하지 마. 회사는 내 거니까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할 거야. 지금부터 너희와 나는 아무 관계도 없어. 그동안 너희가 벌어들인 이득도 적지 않을 거야. 그걸로 만족해야지""그건..."기묵비가 이처럼 결연한 태도를 보이는 것을 보고 주사위를 비롯한 부하들도 감히 더 말할 수 없었다.그렇지만 아무래도 이렇게 해산하는 것은 달갑지 않았다.기묵비는 방으로 돌아와, 부드러운 얼굴로 초요의 사진을 바라보고 미소 지으며 말했다."당신 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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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3장

기묵비는 이 사람이 호의를 가지고 접근한 것이 아님을 알아차렸고, 주사위가 말한 물건을 본 후 그는 완전히 기분이 언짢아졌다.기묵비가 잠시 정신이 혼미해진 모습을 보이자 주사위는 이 틈을 타 기묵비를 밀치고 총을 쥐고 일어섰다.“흥. 기 사장님, 어떠십니까? 사장님이 그렇게 형수님을 사랑하시니 이 물건과 회사를 바꾸면 그럴 만하다고 생각되지 않으십니까?”“그녀를 돌려줘!”기묵비는 마치 역린을 누가 건드린 듯 온몸에 서슬 퍼런 사악한 기운이 돋아났다.주사위는 웃으며 서류를 한 장 건넸다. “이것은 회사의 주식 양도 계약서입니다. 위에 서명하시고 끝냅시다. 그러면 내 이 유골함을 드리지요.”깨진 유골함.이 말은 마치 그의 타는 심장에 불을 붙이는 기폭제가 되었다.기묵비는 핏줄이 터진 주먹을 불끈 쥐었고 한순간에 폭발한 차가움 서린 분노가 온몸을 들끓었다.그는 주먹을 치켜들고 주사위를 때려 단번에 이빨을 하나 빠뜨리고 바로 다음에는 천둥과 같은 기세로 빠르게 초요의 유골함을 들고 있는 남자 곁으로 갔다. 그는 재빨리 유골함을 빼앗아 그를 막으려고 하는 사람들을 팔꿈치로 쳐서 곧장 문을 열고 초요의 유골함을 들고 그곳을 빠져나왔다.“쫓아라! 쫓아가라. 해치워 버려! 내가 상금 2억 원을 주지!”주사위가 아주 두둑한 상금으로 사람들을 유혹하며 명령했다.이 두둑한 상금 때문에 모두가 즉시 기묵비를 쫓아가 그를 죽이려고 했다.여름밤의 소나기가 심하게 내렸고 기묵비는 차를 몰았다. 이따금씩 조수석에 놓여 있는 초요의 유골함을 바라보았다. 백미러를 보니 여전히 여러 차들이 따라붙었다.“초요. 당신 겁내지 마. 내가 무슨 일이 있어도 당신과 함께 있을 거야.”그는 허공에 대고 약속하고 곧 엑셀을 밟아 빠르게 차를 몰았다.한참을 운전한 후에야 기묵비는 차에 곧 기름이 떨어질 것을 알았다.그는 주저함 없이 차를 세우고 초요의 유골함을 안고 앞으로 걸어갔다.그런데 몇 걸음 못 가서 그를 방해하는 사람이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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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4장

2억 원이라는 돈은 물론 매력적이지만 만약 목숨이 없어지면 그 돈이 다 무슨 소용인가?그렇게 생각해 보더니 모두들 도망쳤다.기묵비는 고통을 참지 못하고 한쪽 무릎을 꿇고 얼마 남지 않은 유골을 보고 눈에서 절망이 차오르기 시작했다.그는 갑자기 온몸이 점점 더 무력해지는 것을 느꼈고 고개를 숙이고 나서야 비로소 어깨에 총상을 입을 것을 알았다. 언제 맞았는지 기억은 가물가물한데 피는 하염없이 흐르고 있었다.그는 일어서려고 했지만 점점 눈꺼풀이 무거워져서 비 오는 밤에 풀밭에 그대로 털썩 쓰러졌다.그는 피로 물든 손을 들어 여전히 있는 힘껏 유골함을 끌어안았다.“초요...”그는 가볍게 부르다가 곧 의식을 잃으려고 할 때 눈앞에 겹겹이 쌓여 뿌려지는 빗속에서 그는 어렴풋이 한 여인의 모습을 보았다. 그 여인은 우산을 쓰고 자신을 향해 다가왔다.그는 자신을 향해 점점 다가오는 모습을 보며 얇은 입술을 가볍게 움직였다.“초요...”밤새 내린 소나기.날이 밝았고 기묵비는 정신이 혼미해지는 것을 느끼다가 갑자기 깜짝 놀라 깨어났다.몸의 상처는 아직도 그대로였고 아팠지만 기묵비는 자신의 상처가 붕대로 잘 싸매진 모습을 발견했다. 그는 눈을 들어 주변의 환경을 살폈다. 매우 낯설었다.기묵비는 갑자기 뒤를 돌아보며 긴장한 표정으로 옆에 있는 유골함을 보고 얼른 품에 안았다.“초요.”그는 가볍게 불렀다. 가슴이 한바탕 요동치며 쥐어짜듯 아파왔다.“사촌 형부. 일어나셨어요?”백열이 갑자기 기묵비의 면전에 나타났다. 그리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기묵비를 불렀다.“어젯밤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형부를 괴롭히길래 그냥 지나치기 어려워서 내가 계속 형부 곁에 있었어요.”기묵비는 눈에 난 상처를 잘 감싸놓은 것을 보고 말했다.“어젯밤 네가 날 구했니?”백열은 눈을 반짝이며 고개를 끄덕였다.“네! 그게 저예요. 제가 예전에 의학을 공부했어요!”기묵비는 힘겹게 일어서려고 했고 백열은 그 모습을 보고 그를 부축하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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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5장

기모진이 추궁하자 데스크 직원의 안색이 더욱 어두워졌다.그러자 데스트 직원은 그제야 우물쭈물하며 말했다.“그 분은 이 붉은 장미가 자신을 대표한다고 하셨는데 기 부인에 대한 그의 한 조각, 한 조각...”“나의 진심을 대변한다는 것이지.”멀리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그렇게 말을 더듬으면 어떻게 프런트 데스크에서 일을 해. 기모진, 당신 회사 직원 채용 기준이 너무 낮은 것 같은데요.”소만리에게 장미꽃을 보낸 남자가 누구인지 알게 되었을 때 기모진은 굉장히 불쾌했다.그러나 지금 이 오만방자한 목소리를 듣자 기모진은 오히려 화가 가라앉았다.소만리는 고개를 돌려 강자풍을 보았다. 두 손을 주머니에 찌르고 건들건들 건방진 모습을 하고 은발의 유달스러운 허풍스러움을 풍기는 강자풍은 시선을 끌기에 충분했다.“강자풍, 당신 내 아내에게 꽃 보낸 것 말인데. 나에 대한 도전인가?”기모진의 관능적인 입술에 장난기가 어렸다.“기 사장님 일단 질투하지 마세요. 빨간 장미꽃을 선물한다는 게 꼭 그런 뜻은 아니잖아요.”강자풍은 좀 더 깊은 뜻이 있는 양 말했다.소만리는 눈썰미 좋은 눈으로 빠르게 꽃다발을 훑었다. 꽃은 모두 30송이었다.그녀는 옅은 미소를 띄며 말했다.“강자풍 도련님이 나한테 보낸 서른 송이 장미가 뭘 말하려는 걸까. 당신이 나와 무슨 인연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어?”“역시 누나가 뭘 좀 알아요.”강자풍은 빙그레 웃으며 소만리를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고 자랑스러운 듯 뻐기며 기모진을 흘끗 쳐다보았다.“기 사장님 좀 배우셔요.”기모진은 강자풍을 상대해 주지 않았다. 이런 젖먹이와 다투고 싶지 않다는 듯 냉담한 표정을 지었다.오히려 소만리는 흥미롭게 지켜보며 말했다.“빨간 장미꽃은 항상 남다른 의미를 가지지. 강자풍 도련님은 다음엔 좋아하는 여자에게 이 꽃을 주는 게 훨씬 더 어울리겠는데. 이 꽃은 내가 받을 수 없어. 난 평생 내 남편이 준 꽃만 받아.”이 말을 들으니 기모진은 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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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6장

기모진이 화를 내려고 하자 소만리는 택배기사의 사과를 받아들였고 서둘러 택배기사를 가게 했다.“난 괜찮아. 당신 이렇게 긴장하지 말아요.”소만리가 기모진을 달랬다.그러나 기모진의 눈빛은 엄하게 가라앉아 있는 채 걱정스럽게 소만리를 바라보며 말했다.“당연히 긴장하지. 난 조금이라도 당신이 다치는 걸 보고 싶지 않아.”강자풍은 강 건너 불구경하듯 가만히 구경하고 있었다.그가 기여온에 대해 물어보려고 하는 순간 옆에 한 여자가 걸어왔다.여인은 회색 단발머리에 섹시한 옷차림, 화끈한 몸매를 하고 아주 친근하고 상냥한 웃음을 지으며 걸어와 자기소개를 했다.“두 분 안녕하세요. 저는 강자풍의 둘째 누나 강연이에요.”강자풍에게 누나가 있었던 것이다.기모진과 소만리는 모두 강 씨 집안사람과 더는 접촉하고 싶지 않아서 남자는 소만리의 어깨를 끌어당겨 안으며 바로 돌아섰다.“기 씨 집안 남자는 정말 하나같이 다 매력적인 걸.”강연이 흥미진진하게 붉은 입술을 움직이며 기모진과 소만리가 떠나가는 쪽을 바라보며 즐거운 듯 웃음을 흘렸다.기모진은 소만리를 데리고 사무실에 도착하자 자못 궁금해서 소만리에게 물었다.“소만리, 당신 장미꽃 서른 송이가 뭘 의미하는지 어떻게 알았어?”“그때 당신이 항상 장미꽃 88송이를 사서 묘지로 들고 가 누구한테 선물하는 걸 봤는데 너무 궁금해서 찾아봤어요.”장미꽃 88송이는 모든 잘못을 뉘우치고 마음으로 사죄한다는 것을 의미였다.이후 기모진은 정기 회의에 참석하러 갔고 소만리는 사무실에서 혼자 향을 피웠다.소만리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조향 능력을 십분 발휘하여 향수 신상품 개발에 참여해서 어렵지 않게 여러 가지 향을 조합하여 독특한 향을 만들기도 했다.기모진은 소만리에게 등록된 상표와 브랜드를 준 후 시장에 판매하였다. 출시된 지 며칠 만에 반응이 좋았다.주말이 되어 기모진은 소만리를 데리고 남사택한테 찾아가 보았다.남사택은 신약 한 병을 건네며 원래 먹던 약과 함께 복용하면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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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7장

기모진은 지금까지 그를 사모하는 여자를 많이 봤지만 강연처럼 그렇게 날뛰는 여자는 처음 봤다.게다가 이렇게 직접 뽀뽀를 한 건 분명히 일부러 소만리에게 보여주려고 한 것이다.그러나 기모진은 강연이 결코 자신에게 뽀뽀하지 못하게 했고 차갑게 강연을 밀어냈다. 말속에 차가운 기운이 가득 서려 있는 채로 말했다.“나한테서 멀리 떨어져.”그는 경고했고 몸을 돌려 소만리를 향해 돌아섰다.소만리는 방금 아는 사람을 잠깐 만나 얘기를 나누느라 강연이 기모진에게 뽀뽀하려는 모습은 보지 못했다.기모진이 조용히 한숨을 돌렸다. 그는 소만리가 뭔가 오해하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소만리는 아는 사람과 이야기를 하고 돌아섰는데 기모진이 자신의 가방을 들고 오는 것을 보았다.그가 부드러운 미소를 띠고 말했다.“소만리, 나 갑자기 스페인 음식이 먹고 싶어. 다른 레스토랑 가자.”갑자기 기모진이 이렇게 마음을 바꾸고 나오자 소만리는 뭔가 좀 이상하다고 여겼다.그녀는 멀지 않은 곳에 서 있는 강연을 아무렇지도 않게 바라보았고 손을 들어 기모진의 팔짱을 꼈다.“가요.”식당을 나서자 소만리는 단도직입적으로 기모진에게 물었다.“아까 그 강연이란 사람하고 무슨 얘기했어요? 당신 설마 진짜로 스페인 음식이 갑자기 먹고 싶어서 그런 건 아니죠?”아무래도 소만리가 불쾌해하는 낌새를 보이자 기모진은 뭔가 합리적인 이유를 찾았다.“그녀가 아무리 제대로 된 정당한 사업을 한다고 하더라도 어쨌든 강어의 여동생이잖아. 흑강당 사람들 우리가 접촉하지 않으면 만날 일도 없어.”소만리는 기모진의 말이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고 다른 의심은 하지 않았다.저녁.소만리는 아이들과 함께 만들기 놀이를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강연의 전화를 받았다.강연이 말하기를 소만리와 향수 사업에 대해 합작하고 싶다고 했다. 소만리는 낮에 기모진이 했던 말이 떠올라 완곡히 거절했다.강연도 별말 없이 흔쾌히 전화를 끊었다.하지만 곧이어 기모진의 핸드폰이 울렸다.주방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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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8장

기모진이 전화를 받자마자 강연의 목소리가 아주 가식적으로 들려왔다.“기 사장님 화분 받으셨죠? 제가 왜 월하미인을 보냈는지 아세요?”“강연 씨. 내 마지막으로 경고하는데 다시는 귀찮게 하지 마세요. 난 당신 같은 사람 아예 관심 없어요.”강연은 가볍게 코웃음을 지으며 점점 더 야릇하게 말을 건넸다.“관심이 있는지 없는지는 나중에 두고 보면 알게 될 거예요. 기 사장님, 듣자 하니 부인이 지금 임신 4개월이라던데. 밤에 잘 못하지 않아요? 난 가능해요.”기모진은 이 여자의 언행이 너무 방탕하고 음탕해서 정말 진절머리가 났다.그는 정말로 이런 여자와 입씨름을 하고 싶지 않아서 바로 전화를 끊었고 강연의 번호를 차단해 버렸다.그리고 바로 소만리를 위해 마련된 주말에 있을 시향 리셉션 준비를 하러 갔다.그런데 뜻밖에도 시향 리셉션에 강연이 다시 나타났다.그녀는 섹시한 의상을 입고 독특한 향기를 뿜어내며 등장했다. 소만리가 가까이 가서 향기를 맡았다.하지만 분명히 좋은 향기인데 왠지 소만리는 어지러움을 느꼈다.소만리도 강연이 어떻게 초대장을 받았는지 모르지만 기왕 온 이상 사람을 쫓아보내기가 쉽지 않았다.강연은 소만리가 새로 개발한 향수를 몇 가지 시향 해보고는 아쉬운 듯 가볍게 한숨을 쉬며 말했다.“난 정말 진심으로 기 부인과 합작하고 싶어요. 하지만 오빠 때문에 저랑 접촉하기가 좀 꺼려지시는 것 같네요.”“가끔 정말 오빠와의 관계를 끊고 싶어요. 나도 오빠가 선을 넘는 짓을 하는 걸 알면서도 말릴 수가 없어요.”강연은 유감스럽고 안타깝다는 눈빛을 지으며 말했다.“기 부인, 우리가 합작할 수 있는 기회가 아직 있을까요?”기모진은 줄곧 소만리 곁에 있었는데 강연의 이 말을 듣고 그녀의 목적이 사업에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 여자의 목표는 기모진, 바로 그였다.“강연 씨, 나와 내 아내는 이미 분명히 말했어요. 우리는 결코 당신과 사업을 합작해서 할 생각이 없어요.”기모진의 태도는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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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9장

기모진은 이 여인의 영향을 받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고개도 돌리지 않고 연회장으로 들어갔다.사화정에게 소만리 전용 텀블러를 받은 후 기모진은 왔던 길을 다시 돌아갔다.그런데 강연이 아직도 아까 그 자리에서 기다리고 있었다.기모진은 그녀의 존재를 무시한 채 곧장 앞으로 나아갔다.강연은 마주 오는 기모진을 묘한 눈빛으로 노려보며 그가 옆을 지나갈 때 그녀는 손에 들고 있던 투명 봉투를 들어 올렸다.“기 사장님 이게 뭔지 아시겠죠? 당신 아내가 요즘 먹고 있는 약이죠?”기모진은 강연이라는 사람과 연관된 모든 것을 알고 싶지 않았지만 그의 시선은 바로 그 투명 봉투 안의 물건에 끌려가 있었다.이 분홍색의 가늘고 긴 알약은 분명히 소만리가 방금 삼킨 약이다. 남사택의 말에 의하면 이것은 그들 팀이 새로 개발한 약으로 종양 억제에 매우 효과가 있다고 했다. 임상 시험도 다 끝난 것이라 성분도 안전하다고 했다.그런데 이 약은 매우 귀하고 비싸서 한 알에 몇 백만 원이나 되고 게다가 수량도 아주 적어서 아예 시장에서는 구할 수 없는 약이었다. 그런데 어떻게 강연이 이 약을 가지고 있지?기모진이 눈앞에서 강한 의혹을 품고 의아해하는 모습을 보고 강연은 여유롭게 말했다.“기 사장님. 지금 이상하다고 생각하시죠? 내가 어떻게 이 약을 들고 있지? 이유가 궁금하다면 내일 밤 이 시간에 이 호텔 프레지던트 스위트룸에서 만나요. 기다릴게요.”강연은 손에 들고 있던 작은 약봉지를 기모진에게 건넸다.“이 몇 알은 기 부인께 선물 드리는 것으로 해요. 하지만 절대 과하게 드시진 마세요. 그렇지 않으면...”그녀는 일부러 반쯤 말하고 의미심장하게 웃었다.기모진은 그 약 봉투를 잡으려 하지 않았으나 강연은 아예 약 봉투를 기모진의 손에 쑤셔 넣고 일부러 기모진의 손등을 문지르기도 했다.“내 전화번호부터 블랙리스트에서 삭제하시는 거 잊지 말구요. 내일 밤에 봐요.”강연은 자신만만한 미소를 지으며 떠났지만 기모진의 코끝에는 아직도 불가사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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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0장

호텔 프레지던트 스위트룸을 찾았을 때 문이 열리고 반투명 슬립 드레스를 입은 강연이 기모진 앞에 나타났다. 강연의 가슴에 큼직한 문신을 한 것이 눈에 띄었다.기모진은 놀라지도 않고 시선을 떼었다. 그녀의 몸에는 조금도 관심이 없었다. 그는 주머니에서 강연이 어제 준 그 알약을 꺼냈다.“이제는 말할 수 있겠죠. 제 아내가 이 약을 먹고 있다는 것을 어떻게 알았어요?”강연은 문 옆에 기대어 선 채 말했다.“여기서 말할까요? 기 사장님이랑 이런 옷을 입은 내가 여기서 얘기하는 거 찍힐까 봐 두렵지 않으세요? 만약 부인한테 들키기라도 한다면 일이 곤란해질 텐데요.”기모진이 지금까지는 그녀의 이런 행동에 매우 저항했지만 지금은 진실을 밝히기 위해 소만리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방으로 들어갔다.기모진은 방에 들어가자마자 아주 독특하고 인도 지방의 향기 같은 냄새를 맡았고 방 안의 빛도 매우 어둡게 조절되어 있었다.기모진은 강연의 목적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결코 돌려 말하고 싶지 않아 단도직입적으로 입을 열었다.“이제 말해 봐요.”강연은 기모진에게 와인 한 잔을 건네며 말했다.“나와 함께 먼저 한잔하시죠.”기모진은 냉담한 표정으로 말했다.“시간 낭비하지 말고 말해요.”강연은 잔에 담긴 와인을 다 비우고서야 입을 열었다.“기 사장님. 그날 당신이 내 오빠를 급히 찾아와서 당신 딸을 내놓으라고 했을 때 나도 사실 2층에 있었어요. 나중에 소만리가 왔고 당신이 소만리의 모습을 보고 긴장하고 애틋해하는 모습을 봤어요. 그 모습이 절 너무 흥분되게 했어요. 당신 같은 이런 남자가 긴장하고 아끼고 신경 쓰는 기분을 꼭 느껴보고 싶었어요.”강연이 계속 말을 이었다.“나는 좋은 사람도 아니고 진지한 여자는 더더욱 아니에요. 그래서 난 당신이 마음에 들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당신을 가질 거예요.”강연의 이런 염치없고 부끄러움도 없는 말은 기모진을 역겹게 했다.하지만 이 여자는 정말 체면 따위 안중에도 없었다.“기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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