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모진은 지금까지 그를 사모하는 여자를 많이 봤지만 강연처럼 그렇게 날뛰는 여자는 처음 봤다.게다가 이렇게 직접 뽀뽀를 한 건 분명히 일부러 소만리에게 보여주려고 한 것이다.그러나 기모진은 강연이 결코 자신에게 뽀뽀하지 못하게 했고 차갑게 강연을 밀어냈다. 말속에 차가운 기운이 가득 서려 있는 채로 말했다.“나한테서 멀리 떨어져.”그는 경고했고 몸을 돌려 소만리를 향해 돌아섰다.소만리는 방금 아는 사람을 잠깐 만나 얘기를 나누느라 강연이 기모진에게 뽀뽀하려는 모습은 보지 못했다.기모진이 조용히 한숨을 돌렸다. 그는 소만리가 뭔가 오해하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소만리는 아는 사람과 이야기를 하고 돌아섰는데 기모진이 자신의 가방을 들고 오는 것을 보았다.그가 부드러운 미소를 띠고 말했다.“소만리, 나 갑자기 스페인 음식이 먹고 싶어. 다른 레스토랑 가자.”갑자기 기모진이 이렇게 마음을 바꾸고 나오자 소만리는 뭔가 좀 이상하다고 여겼다.그녀는 멀지 않은 곳에 서 있는 강연을 아무렇지도 않게 바라보았고 손을 들어 기모진의 팔짱을 꼈다.“가요.”식당을 나서자 소만리는 단도직입적으로 기모진에게 물었다.“아까 그 강연이란 사람하고 무슨 얘기했어요? 당신 설마 진짜로 스페인 음식이 갑자기 먹고 싶어서 그런 건 아니죠?”아무래도 소만리가 불쾌해하는 낌새를 보이자 기모진은 뭔가 합리적인 이유를 찾았다.“그녀가 아무리 제대로 된 정당한 사업을 한다고 하더라도 어쨌든 강어의 여동생이잖아. 흑강당 사람들 우리가 접촉하지 않으면 만날 일도 없어.”소만리는 기모진의 말이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고 다른 의심은 하지 않았다.저녁.소만리는 아이들과 함께 만들기 놀이를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강연의 전화를 받았다.강연이 말하기를 소만리와 향수 사업에 대해 합작하고 싶다고 했다. 소만리는 낮에 기모진이 했던 말이 떠올라 완곡히 거절했다.강연도 별말 없이 흔쾌히 전화를 끊었다.하지만 곧이어 기모진의 핸드폰이 울렸다.주방에
기모진이 전화를 받자마자 강연의 목소리가 아주 가식적으로 들려왔다.“기 사장님 화분 받으셨죠? 제가 왜 월하미인을 보냈는지 아세요?”“강연 씨. 내 마지막으로 경고하는데 다시는 귀찮게 하지 마세요. 난 당신 같은 사람 아예 관심 없어요.”강연은 가볍게 코웃음을 지으며 점점 더 야릇하게 말을 건넸다.“관심이 있는지 없는지는 나중에 두고 보면 알게 될 거예요. 기 사장님, 듣자 하니 부인이 지금 임신 4개월이라던데. 밤에 잘 못하지 않아요? 난 가능해요.”기모진은 이 여자의 언행이 너무 방탕하고 음탕해서 정말 진절머리가 났다.그는 정말로 이런 여자와 입씨름을 하고 싶지 않아서 바로 전화를 끊었고 강연의 번호를 차단해 버렸다.그리고 바로 소만리를 위해 마련된 주말에 있을 시향 리셉션 준비를 하러 갔다.그런데 뜻밖에도 시향 리셉션에 강연이 다시 나타났다.그녀는 섹시한 의상을 입고 독특한 향기를 뿜어내며 등장했다. 소만리가 가까이 가서 향기를 맡았다.하지만 분명히 좋은 향기인데 왠지 소만리는 어지러움을 느꼈다.소만리도 강연이 어떻게 초대장을 받았는지 모르지만 기왕 온 이상 사람을 쫓아보내기가 쉽지 않았다.강연은 소만리가 새로 개발한 향수를 몇 가지 시향 해보고는 아쉬운 듯 가볍게 한숨을 쉬며 말했다.“난 정말 진심으로 기 부인과 합작하고 싶어요. 하지만 오빠 때문에 저랑 접촉하기가 좀 꺼려지시는 것 같네요.”“가끔 정말 오빠와의 관계를 끊고 싶어요. 나도 오빠가 선을 넘는 짓을 하는 걸 알면서도 말릴 수가 없어요.”강연은 유감스럽고 안타깝다는 눈빛을 지으며 말했다.“기 부인, 우리가 합작할 수 있는 기회가 아직 있을까요?”기모진은 줄곧 소만리 곁에 있었는데 강연의 이 말을 듣고 그녀의 목적이 사업에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 여자의 목표는 기모진, 바로 그였다.“강연 씨, 나와 내 아내는 이미 분명히 말했어요. 우리는 결코 당신과 사업을 합작해서 할 생각이 없어요.”기모진의 태도는 여전
기모진은 이 여인의 영향을 받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고개도 돌리지 않고 연회장으로 들어갔다.사화정에게 소만리 전용 텀블러를 받은 후 기모진은 왔던 길을 다시 돌아갔다.그런데 강연이 아직도 아까 그 자리에서 기다리고 있었다.기모진은 그녀의 존재를 무시한 채 곧장 앞으로 나아갔다.강연은 마주 오는 기모진을 묘한 눈빛으로 노려보며 그가 옆을 지나갈 때 그녀는 손에 들고 있던 투명 봉투를 들어 올렸다.“기 사장님 이게 뭔지 아시겠죠? 당신 아내가 요즘 먹고 있는 약이죠?”기모진은 강연이라는 사람과 연관된 모든 것을 알고 싶지 않았지만 그의 시선은 바로 그 투명 봉투 안의 물건에 끌려가 있었다.이 분홍색의 가늘고 긴 알약은 분명히 소만리가 방금 삼킨 약이다. 남사택의 말에 의하면 이것은 그들 팀이 새로 개발한 약으로 종양 억제에 매우 효과가 있다고 했다. 임상 시험도 다 끝난 것이라 성분도 안전하다고 했다.그런데 이 약은 매우 귀하고 비싸서 한 알에 몇 백만 원이나 되고 게다가 수량도 아주 적어서 아예 시장에서는 구할 수 없는 약이었다. 그런데 어떻게 강연이 이 약을 가지고 있지?기모진이 눈앞에서 강한 의혹을 품고 의아해하는 모습을 보고 강연은 여유롭게 말했다.“기 사장님. 지금 이상하다고 생각하시죠? 내가 어떻게 이 약을 들고 있지? 이유가 궁금하다면 내일 밤 이 시간에 이 호텔 프레지던트 스위트룸에서 만나요. 기다릴게요.”강연은 손에 들고 있던 작은 약봉지를 기모진에게 건넸다.“이 몇 알은 기 부인께 선물 드리는 것으로 해요. 하지만 절대 과하게 드시진 마세요. 그렇지 않으면...”그녀는 일부러 반쯤 말하고 의미심장하게 웃었다.기모진은 그 약 봉투를 잡으려 하지 않았으나 강연은 아예 약 봉투를 기모진의 손에 쑤셔 넣고 일부러 기모진의 손등을 문지르기도 했다.“내 전화번호부터 블랙리스트에서 삭제하시는 거 잊지 말구요. 내일 밤에 봐요.”강연은 자신만만한 미소를 지으며 떠났지만 기모진의 코끝에는 아직도 불가사의
호텔 프레지던트 스위트룸을 찾았을 때 문이 열리고 반투명 슬립 드레스를 입은 강연이 기모진 앞에 나타났다. 강연의 가슴에 큼직한 문신을 한 것이 눈에 띄었다.기모진은 놀라지도 않고 시선을 떼었다. 그녀의 몸에는 조금도 관심이 없었다. 그는 주머니에서 강연이 어제 준 그 알약을 꺼냈다.“이제는 말할 수 있겠죠. 제 아내가 이 약을 먹고 있다는 것을 어떻게 알았어요?”강연은 문 옆에 기대어 선 채 말했다.“여기서 말할까요? 기 사장님이랑 이런 옷을 입은 내가 여기서 얘기하는 거 찍힐까 봐 두렵지 않으세요? 만약 부인한테 들키기라도 한다면 일이 곤란해질 텐데요.”기모진이 지금까지는 그녀의 이런 행동에 매우 저항했지만 지금은 진실을 밝히기 위해 소만리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방으로 들어갔다.기모진은 방에 들어가자마자 아주 독특하고 인도 지방의 향기 같은 냄새를 맡았고 방 안의 빛도 매우 어둡게 조절되어 있었다.기모진은 강연의 목적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결코 돌려 말하고 싶지 않아 단도직입적으로 입을 열었다.“이제 말해 봐요.”강연은 기모진에게 와인 한 잔을 건네며 말했다.“나와 함께 먼저 한잔하시죠.”기모진은 냉담한 표정으로 말했다.“시간 낭비하지 말고 말해요.”강연은 잔에 담긴 와인을 다 비우고서야 입을 열었다.“기 사장님. 그날 당신이 내 오빠를 급히 찾아와서 당신 딸을 내놓으라고 했을 때 나도 사실 2층에 있었어요. 나중에 소만리가 왔고 당신이 소만리의 모습을 보고 긴장하고 애틋해하는 모습을 봤어요. 그 모습이 절 너무 흥분되게 했어요. 당신 같은 이런 남자가 긴장하고 아끼고 신경 쓰는 기분을 꼭 느껴보고 싶었어요.”강연이 계속 말을 이었다.“나는 좋은 사람도 아니고 진지한 여자는 더더욱 아니에요. 그래서 난 당신이 마음에 들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당신을 가질 거예요.”강연의 이런 염치없고 부끄러움도 없는 말은 기모진을 역겹게 했다.하지만 이 여자는 정말 체면 따위 안중에도 없었다.“기 사
소만리는 눈을 들어 기모진이 들어오는 것을 보았다.그의 아름다운 미간에는 약간의 피곤함이 감돌았다.침대 위에 앉아 있는 소만리를 보고 기모진은 찌푸린 미간을 펴며 따뜻하게 웃으며 말했다.“소만리. 내가 시끄럽게 해서 깼어?”소만리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핸드폰을 내려놨다.“당신 왜 이렇게 늦게 왔어요?”기모진은 소만리에게 거짓말을 하고 싶지 않았지만 소만리가 오해하는 것은 더더욱 원하지 않았다.“고객의 일이 좀 급해서 빨리 올 수 없었어. 미안. 내가 걱정시켰지.”기모진은 침대 곁으로 가서 머리를 숙여 소만리의 눈썹에 입을 맞추었다.소만리는 기모진의 몸에서 평소 그에게서 맡아보지 못한 낯선 냄새를 맡았다.그녀는 냄새에 매우 민감하여 잘못 기억하는 일이 없다. 이 독특한 향기는 강연이 풍기던 그 향수와 같은 냄새였다.기모진과의 사이에 그렇게 많은 일을 겪었기 때문에 소만리는 이 남자가 자신을 배신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믿기로 하고 소만리는 더 추궁하지 않고 일어나서는 예전처럼 두 아이의 아침밥을 차려주러 갔다.아침 식사를 마친 소만리는 여느 때와 다름없이 약을 먹었다.오늘은 월요일이라 두 아이를 유치원에 보낸 후 기모진은 소만리를 데리고 회사로 돌아왔다.회사에 들어가자마자 소만리는 강연이 프런트 데스크에 앉아 있는 걸 보았고, 그녀는 그들을 기다리고 있는 것 같았다.그리고 직원들은 오늘 아침 특종 뉴스를 본 것 같았다. 특종 뉴스는 기모진이 묘령의 여인과 바깥에서 외도를 했다고 말했다. 하필 직원들이 이쪽을 바라보고 있었다.그러나 기모진은 뉴스에 폭로된 일을 알지 못했고 강연을 보고는 참을 수 없는 혐오를 느꼈지만 동시에 강연이 소만리에게 쓸데없는 말을 함부로 하지 않았을까 걱정이 되었다.어젯밤 일을 그는 결코 소만리가 알게 하고 싶지 않았다.그러나 강연은 일부러 여기 온 것 같았다. 그녀는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소만리에게 다가갔다.“기 사장님. 기 부인. 기다리고 있었어요.”“강연 씨가
”계약서상의 일은 내 비서와 당신이 알아서 하세요. 다른 일이 없으시면 이만.”소만리는 말을 마치고 나서 옅은 웃음을 띠며 기모진의 팔짱을 꼈다.“여보. 우린 올라가요.”“그래요.”기모진은 소만리가 팔짱을 끼고 엘리베이터로 향하도록 발을 맞췄지만 마음은 편치 않았다.강연은 소만리와 기모진이 나란히 팔짱을 끼고 돌아서 가는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주위에 있던 사람들이 수군수군 말하며 자신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소리를 들었다.그녀는 가방에서 가늘고 긴 담배를 꺼내 한 입 피웠다. 능숙하게 입으로 하얀 연기를 뱉어내며 중얼거렸다.“소만리. 두고 봐.”그녀는 입술을 깨물고는 한 번 피식 웃으며 몸을 돌렸다.지금 엘리베이터 안의 분위기는 유난히 조용했다. 기모진은 소만리의 평온해 보이지만 차가운 옆모습을 조심스럽게 바라보았다.“소만리, 어젯밤에...”“어젯밤 당신 이제 보니 누구랑 사업 얘기하러 간 게 아니었어요. 당신 강연을 만나러 갔어. 당신들 밤새도록 같이 있었어요?”소만리가 돌리지 않고 물었고 대답하지 않고 가만히 있는 남자를 쳐다보았다.“그 여자가 당신 좋아해요?”기모진은 강연이 당치도 않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여겼지만 부인할 수 없었다.“소만리. 난 당신 이외의 어떤 여자도 사랑하지 않을 거야.”소만리는 애틋하게 자신을 향해 있는 기모진의 눈을 바라보다가 남자의 품에 안겼다. 그는 그녀를 끌어안고 머리를 쓰다듬으며 가볍게 키스했다.“당신 말고는 그 누구도 안 돼.”소만리는 더 이상 캐묻지 않았고 기모진을 믿었지만 강연은 믿을 수가 없었다.기모진이 회의에 간 후 소만리는 오늘 아침 특종뉴스를 캡처해서 강자풍에게 보냈다.제발 강자풍이 그의 누나를 제대로 말려 주길 바랬다.이를 본 강자풍은 곧바로 강연에게 물었고 강연은 단번에 시인했다.“맞아. 난 그냥 기모진이 좋아. 어쩜 그렇게 잘생긴 남자가 있을까. 내가 어떻게 놔 둘 수 있겠어?”“강연, 그 사람 아내가 있어!”“나도 알아.
강연이 요염한 자태로 웃으며 기모진을 향해 가까이 다가왔고, 그녀의 손가락 사이에 낀 담배는 소리 없이 하얀 연기를 흩날렸다.그녀는 지금 기모진이 얼떨떨해하며 어리둥절하는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며 마침 기회를 틈타 뽀뽀를 하려는데 곁눈으로 힐끗 보니 소만리가 손에 핸드폰을 쥐고 강연을 향해 카메라를 비추면서 천천히 걸어오는 것이었다.“강연 씨. 왜 계속 안 해요? 당신 유명해지고 싶지 않아요? 내가 도와줄게요.”소만리는 얇게 웃으며 비꼬며 말했다.“이따가 이 동영상을 인터넷에 올려서 전 세계 사람들에게 어떻게 유부남을 꼬셨는지 보여줄게요.”소만리의 맑고 서늘한 목소리가 울려 퍼지자 기모진은 그제야 정신을 되찾은 듯했다. 그러나 조금 전 그 순간 그는 정말 의식이 몽롱해지는 것을 느꼈다.강연은 담배꽁초의 불을 끄며 소만리를 향해 시큰둥하게 웃었다.“장난으로 한 거예요. 기 부인 그렇게 진지할 필요 없어요.”“강연 씨. 이런 농담은 다른 남자한테나 하세요. 내 남편 찾지 말고. 어쩠든 상간녀라는 타이틀은 그렇게 자랑할 만한 게 아니니까요.”소만리는 얼굴에 웃음을 띠며 말했지만 눈빛은 매섭게 빛나고 있었다.강연은 어렸을 때부터 강어의 손에서 컸기 때문에 이렇게 훈계하는 듯한 말을 들어본 적이 없었다.그녀의 얼굴빛은 약간 어두워졌지만 비웃음을 지으며 기모진을 바라보았다.“기 사장님. 내가 다시 뵈러 올게요.”강연은 한껏 도발하는 눈빛을 하고 웃으며 말했다. 소만리는 이 세상에 소만영보다 더 사악한 여자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강연이 떠나고 나서야 소만리는 매서운 눈꼬리를 거두었고 뭔가 조금 불편한 듯 배를 만졌다.기모진은 이를 보고 긴장한 채 소만리 곁으로 다가갔다.“소만리, 괜찮아?”소만리는 기모진이 내미는 팔을 피하며 싸늘한 어조로 말했다.“아까 내가 들어가지 않았으면 당신들 사이, 한 단계 더 진전되었으려나?”기모진은 소만리의 어깨를 감싸 안았다.“소만리 그런 쓸데없는 생각하지 마. 그녀
하지만 이 악몽이 가져온 심리적인 영향 때문인지 소만리는 늘 속이 좋지 않았다.그녀는 병원으로 가서 검사를 받았고 기모진은 잠시 중요한 회의가 있어 같이 동행하지 못했다.소만리는 검사를 마치고 남사택에게 검사 결과를 건네주었고 남사택을 진지하게 읽어 내려갔다.“소만리. 내가 따로 약을 하나 더 처방해 줄게요. 이 약은 태아에게는 영향을 주지 않아요. 주로 당신의 기분을 안정시키는 데 작용할 거예요. 매일 한 알씩이면 충분해요. 우선 출근하지 마시고 푹 쉬세요.”소만리는 임산부가 자주 감정 기복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게다가 어젯밤 그 꿈이 그녀에게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될 정도로 진짜 같았다.그녀는 고개를 끄덕이고 남사택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돌아갔다.그녀가 막 문을 나섰을 때 남사택 사무실의 작은방에서 유유히 한 사람이 나왔다. 강연은 담배를 피우며 연기를 마시고 다시 토해냈다.“보아하니 소만리한테서 조금씩 그 약 효과가 나오고 있는 모양이야.”남사택은 느긋하게 소만리의 진짜 검사 결과를 보며 말했다.“그래. 소만리는 곧 자신이 가장 보고 싶어 하지 않는 일을 눈앞에 일어났다고 상상하게 될 거야.”“내가 원하는 건 지금까지 뭐든 다 가졌어.”강연은 만족스러운 듯 빨간 입술을 살짝 들어 올리며 말했다.“소만리, 어때? 난 하룻밤 사이에 당신한테서 모든 걸 뺏어올 수 있어. 당신이 가장 사랑하는 남자가 완전히 내 것이 되고 온전히 날 따르고 온전히 날 사랑하게 만들 수 있어.”그녀는 담배 연기를 내뿜으며 말을 이었다.“하지만 기모진이 이 연기에 중독되기를 기다리기엔 너무 시간이 걸려요. 좀 더 빠른 방법이 필요해요.”강연은 깊은 의지를 품고 자신의 계획을 다시 점검하기 시작했다.소만리가 요 며칠 동안 집에서 요양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강연은 수시로 기모진을 보러 사무실로 갔다.매번 그녀는 그녀가 특별 제작해 만든 담배를 피우며 일부러 기모진 앞에서 거드름을 피웠다.기모진은 극도로 반감을 가지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