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만리는 눈앞에서 남녀가 다정하게 껴안고 키스하는 것을 똑똑히 보았다.이 여자는 당연히 사랑에 빠져 있었고 이 남자는...머릿속에 깊이 박힌 이 뒷모습의 실루엣은 절대 틀림없다.“기모진...”소만리는 심장이 날카롭게 베이는 듯이 아팠고 그녀의 기분도 한순간 뒤엉켜버린 느낌이 들었다.그녀는 자신을 진정시키려고 안간힘을 썼지만 감정이 점점 통제불능이 되는 것 같았다. 눈앞의 어슴푸레한 빛과 독특한 향기가 그녀를 더욱 어지럽게 만들었다.강연은 그 매혹적인 눈을 들어 얼굴이 창백해져 가는 소만리를 향해 흐뭇한 미소를 지어 보이며 말했다.“기 부인, 오셨어요?”강연은 도도하고 조롱하는 듯 웃었고 한껏 도발하는 투로 말했다.“기 사장님의 키스 실력이 정말 좋아요. 이런 남자, 정말 헤어 나올 수가 없어요.”강연이 일부러 자신을 자극하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소만리는 자신의 마음을 진정시킬 방법이 없었다.소만리는 주먹을 불끈 쥐고 남자의 뒤로 달려가서 그와 강연을 떼어놓은 뒤 말했다.“기모진. 당신 뭐 하는 거예요? 당신 미쳤어?”소만리는 마음이 찢어질 듯 아팠고 무엇 때문인지는 모르지만 자꾸 시야가 흐려지는 것 같아서 똑똑히 눈앞에 있는 남자를 보려고 안간힘을 썼다. 그런데 남자는 대수롭지 않게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사업하는데 판을 좀 벌이려는게 정상아냐. 뭘 이렇게 야단법석을 떨어?”소만리는 정말 자신이 잘못 들은 줄 알았다. 하지만 귓가에서 들려오는 소리는 분명히 진짜였다.“야단법석? 기모진. 당신 지금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건지 알고 있어?”소만리는 믿을 수 없다는 듯 눈앞의 남자를 바라보다 남자가 하는 말을 들었다.“지금 당장 나가. 강연과 내가 사업 얘기하는 데 방해하지 말고.”이 대답에 소만리는 머리가 깨질 듯이 아팠고 심지어 눈앞의 사람과 사물의 경계가 탁해지고 흐려지는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강연은 소만리의 반응을 보며 만족스러운 듯 입꼬리를 말아올리며 소만리 뒤로 다가갔다.“기 부인
소만리가 차로 돌아오자 지하 주차장의 공기는 그녀의 기분을 그렇게 많이 혼란스럽게 만들지 않았는데도 운전대를 잡은 그녀의 손이 주체할 수 없이 떨렸다.그녀는 자신에게 냉정해지라고 다짐하고 또 다짐했지만 이미 다시 운전할 힘이 나지 않았다.지금 그녀의 머릿속은 온통 기모진과 강연의 키스 장면으로 가득 차 있었다.여자의 의기양양한 미소와 남자의 못마땅해하는 눈매는 마치 그 해 자신을 대하는 기모진의 냉혹한 태도와 같았다.하지만 소만리는 항상 기모진이 이렇게 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녀는 지금 운전할 상황이 되지 않아서 계속 차 안에서 진정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얼마나 기다렸는지 모르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기모진과 강연이 한 방에 있고 일어날 수 있는 일을 상상하니 소만리는 가슴이 먹먹하고 너무나 아팠다.그녀는 계속 여기 앉아서 기다리고만 있을 수 없었다. 소만리는 차에서 내려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려는데 기모진이 이쪽으로 오는 것을 보았다.남자는 지금 옷차림이 단정하고 늠름하고 기품이 우아했다. “기모진.”소만리가 입을 열어 그를 불렀다.기모진이 소리를 듣고 한 걸음 내디뎠다. 그가 고개를 들어 보니 소만리는 얼굴이 창백하고 눈빛에 어둠이 드리워져 있었다.“소만리. 당신 어떻게 여기 있어?그가 빠른 걸음으로 그녀에게 다가왔다. 이때 그의 부드러운 말투는 아까의 그 냉담함과는 정반대였다.소만리는 눈앞에 있는 잘생긴 얼굴을 보며 무너져 내릴 것 같은 자신의 감정을 달래려고 안간힘을 썼다.“기모진. 도대체 무슨 이유가 있어서 당신 날 속이고 몰래 강연과 함께 있어요?”조금 전 강연과 함께 저녁을 먹은 일을 소만리가 알게 된 것을 생각하며 기모진은 미안함을 느꼈다.“소만리. 당신을 속이려고 한 게 아니야.”그는 설명을 하며 손을 뻗어 소만리의 손을 잡았다.“손대지 마요. 더러워.”소만리는 그를 피했다. 기모진은 가슴이 두근거렸고 허공에 뜬 손바닥은 공허했다.소만리에게 내쳐진 것 같
기모진은 갑자기 무거운 물건이 땅에 떨어지는 듯한 둔탁한 충돌 소리를 들었다.그는 소만리가 화가 나서 물건을 던지는 줄 알았지만 마음은 여전히 조마조마했다.“소만리, 괜찮아?”그가 문을 두드리며 가볍게 소리쳤다.“소만리, 아무 일 없는 거지?”기모진이 자꾸 물었지만 소만리에게서는 아무런 대답도 듣지 못했다.갑자기 마음이 불안해져 더 이상 기다릴 수 없게 된 기모진은 문을 열려고 계속 시도했지만 문은 안에서 잠겨 있었다.“소만리, 당신 안에서 뭐해? 소만리!”기모진의 목소리에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했고 우왕좌왕 어쩔 줄을 몰라 했다.그는 베개를 던져버리고 긴 다리를 들어 올려 문고리 쪽을 걷어찼다.문을 발로 걷어차자 드디어 문이 열렸고 기모진은 침대 옆에 쓰러져 있는 소만리와 바닥에 널브러진 알약을 보았다. 그의 눈에는 갑자기 공포가 밀려와 가득 채웠다.“소만리!”그는 빠른 걸음으로 소만리 곁으로 달려가 그녀를 품에 안았다. 소만리의 백지장 같은 창백한 얼굴을 보자 기모진은 온몸이 혼란스러워 움직일 수가 없었다.“소만리, 일어나! 소만리! 소만리!”기모진이 아무리 소리쳐도 소만리는 대답이 없었다. 기모진은 즉시 소만리를 안아 가장 빠른 속도로 가장 가까운 병원으로 달려갔다.의사는 소만리에게 여러 가지 검사를 했는데 별문제가 없다고 했다. 그러나 소만리는 아직 의식이 돌아오지 않고 있었다.기모진은 병상을 지키며 소만리의 차가운 손을 잡고 가볍게 키스했다.여전히 의식이 없는 소만리를 바라보는 그의 근심 가득한 눈빛은 애틋함과 미안함으로 일그러졌다.그런데 갑자기 한 여인의 그림자가 그의 시야에 들이닥쳤다.강연은 활짝 웃으며 문설주에 기대어 말했다.“기 사장님, 당신 어디가 제일 매력적인 줄 아세요? 방금 같이 당신이 그렇게 아내를 아끼고 걱정하며 바라볼 때라니까요.”기모진은 소만리의 손을 이불 밑에 넣고 벌떡 일어나 강연한테 향했다.“나가세요.”기모진이 차가운 기운이 넘실대는 눈빛으로 말
”헛소리하는 게 아니에요.”강연은 핸드폰에 저장된 동영상 파일을 열어 기모진에게 핸드폰을 건넸다.동영상은 얼마 전 소만리가 호텔 방에 기모진을 찾으러 들어온 것을 찍은 것이었다.기모진은 동영상을 다 보고 동영상 속의 대화도 다 들은 후 너무나 놀라고 말았다.왜냐하면 동영상 속의 소만리가 처음부터 끝까지 그와 똑같은 옷차림을 한 낯선 남자를 기모진으로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제야 기모진은 소만리가 당시 왜 그녀를 건드리지도 못하게 하고 더럽다고 했는지 이해가 되었다.하지만 그럴 리가 없다. 동영상 속 이 남자는 분명히 그가 아니었다. 생김새도 전혀 달라 옷차림만이 비슷한 것만 빼면 조금도 이 남자가 기모진과 닮은 구석이 없는데 소만리는 정말로 이 남자를 기모진으로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다.“강연, 당신 무슨 짓을 한 거야? 왜 소만리가 이런 거야!”기모진은 강연에게 물었다. 가슴속에서 무언가 보이지 않는 사슬이 가슴을 옥죄는 것 같았다.소만리가 그 남자를 기모진이라고 생각했을 때 그녀가 얼마나 괴롭고 실망했을지 그는 상상할 수 있었다.강연은 손에 들고 있던 핑크색 알약 한 봉지를 기모진의 손에 던졌다.“인간에 의해 만들어진 일종의 환각 약물이에요. 정말 신기하지 않아요?”기모진은 손안에 있는 가늘고 긴 분홍색 알약을 보았고 주머니에서 그가 소만리를 위해 매일 지니고 다니는 약을 꺼내어 보았다. 완전히 똑같았다.그의 머릿속에서 무섭고 두려운 예감들이 떠다니기 시작했다. 기모진은 주먹을 불끈 쥐고 알약을 움켜쥐었다.알고 보니 남사택이 준 약은 환각 작용이 있는 것이었다. 남사택.“잔인한 사실 한 가지 알려드리자면 남사택은 그냥 단순한 의사가 아니에요. 당신 아내는 남사택의 실험 대상일 뿐이에요.”실험 대상!이 네 글자를 소만리의 몸에 쓰다니. 기모진은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그러나 강연은 의미심장하게 웃으며 말했다.“그 해 소만리가 남사택의 약을 먹고 무사히 아이를 낳았든 지금 태아를 안전하게
소만리는 방금 깨어났고, 눈을 뜨자마자 기모진과 강연이 병실 문 앞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것을 보고 싶지 않았다.게다가 강연이 웃음이 가득 넘치는 얼굴로 갑자기 기모진에게 키스하는 모습은 더더욱 보고 싶지 않았다.소만리는 갑자기 주먹을 불끈 쥐고 일어나 앉았고 막 침대에서 내려오려는데 배가 욱신욱신 아파왔다. 그녀는 반사적으로 배를 단단히 감쌌다.강연은 자신의 뜻을 이룰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 역시나 기모진에게 세차게 밀쳐졌다.하지만 방금 그렇게 시도한 동작으로 소만리가 기모진과 그녀가 키스한 것으로 오해하게 만들기에는 충분했다.기모진은 강연에게 약을 받아오라고 계속 묻고 싶었으나 병실 안에서 갑자기 인기척이 나는 것을 듣고 뒤를 돌아보았다. 그제야 소만리가 이미 깨어있었다는 것을 알았다.“꺼져. 더 이상 내 아내 앞에 거슬리게 하지 말고 꺼져.”그는 차가운 목소리로 강연을 보내고 즉시 문을 밀고 들어갔다.소만리가 눈살을 찌푸리고 복부를 감싸고 있는 것을 보니 기모진은 더욱 그녀가 걱정이 되었다.“소만리, 당신 아까 집에서 쓰러졌었어. 지금은 어때? 배가 아직도 아파?”기모진은 소만리의 손을 잡으러 갔으나 소만리는 단호하게 그의 손을 피했다.기모진은 소만리가 약물의 영향 때문에 자신에 대한 오해가 생기게 되었다는 것을 알고 그녀에게 해명하려고 했다. 그러나 그는 어떻게 말해야 할까.남사택이 소만리를 실험 대상으로 삼았고 그녀가 본 것은 그녀가 만든 환각일 분이라고 기모진은 해명했다.그러나 이 말은 그녀의 기분을 더욱 우울하고 나쁘게 만들고 말았다.“난 지금 당신을 보고 싶지 않아요. 나가 주세요.”소만리는 서둘러 침대에 누웠다.기모진은 이때 소만리의 기분을 상하게 만들고 싶지 않아서 병실 밖으로 나와서 지키고 있었다.그는 남사택에게 전화를 걸어 통화를 시도했지만 아무도 받지 않았다. 그는 또 소군연에게 전화를 걸었다.소군연과 남사택의 관계는 친한 편이라고 할 수 있었다. 그러나 남사택에 대해 물었
다른 남자가 소만리를 데리고 갔다고?“점잖게 생기셨고 안경을 썼어요. 그리고 잘생기셨어요.”간호사가 묘사하는 남자는 기모진에게 남사택을 떠올리게 했다.그러나 남사택은 이제 그들에게 더 이상 친근했던 그 의사가 아니다. 소만리가 그와 함께 있다면 더 큰 위험에 빠질 것이다.그는 즉시 소만리에게 전화를 걸었으나 전화가 끊어졌다.차 안에서 소만리는 점점 어두워지는 핸드폰 스크린을 보고 아예 핸드폰을 꺼버린 것이었다.남사택은 소만리를 보고 우아하고 고상한 선비 같은 얼굴로 보기 드문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이렇게 나와 함께 가면 기모진이 당신을 찾지 못해 걱정할까 봐 두렵지 않습니까?”소만리가 웃으며 말했다.“그는 지금 다른 여자 생각하고 있을 거예요.”남사택은 일부러 궁금한 척하며 말했다.“다른 여자요?”소만리는 더 이상 말을 하지 않고 창밖만 바라보았다. 그러나 잠시 후 그녀는 백미러를 통해서 눈에 익은 차를 보았다.그것은 기모진의 차였다.소만리의 머릿속은 온통 어렴풋이 떠오르는 기모진과 강연이 함께 있는 장면뿐이었다. 그녀는 고개를 돌려 남사택을 바라보며 말했다.“남 선생님, 최대한 빨리 가 주세요.”남사택을 백미러를 보고는 그 이유를 이해했고 액셀에 발을 대어 속도를 붙였다.그러나 기모진의 속도가 더 빨라서 길목을 지나갈 때 기모진은 남사택의 차를 추월했고 남사택의 차를 멈추어 세웠다.소만리는 원래 남사택에게 유턴하라고 하려고 했다. 그때 기여온과 기란군이 기모진의 차에서 내리는 것을 보았다. 기모진은 더욱 굳은 표정으로 이쪽을 향해 걸어왔다.그녀의 얼굴빛이 갑자기 변했고 서둘러 안전벨트를 풀었다.그때 남사택의 핸드폰이 울렸고 그는 메시지를 본 후 소만리에게 말했다.“소만리, 나 중요한 일이 있어서 가봐야겠어요.”“번거롭게 해 드려 죄송했어요.”소만리는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급히 차에서 내렸다.기모진은 남사택을 막을 기회도 없이 남사택은 핸들을 꺾어 어디론가 가는 것을 보았다
소만리가 원망 어린 질책과 분노가 가득 찬 눈빛으로 기모진에게 달려들었으나 기모진은 안색도 바꾸지 않고 말했다.“맞아. 오늘부터 이렇게 할 거야. 당신한테 절대로 이 약을 먹게 하지 않을 거라고.”소만리는 기모진의 멱살을 잡고 있던 손가락을 떼었고 가슴이 미어지듯 아파하며 말했다.“기모진, 다시 한 번 말해 봐요.”“소만리, 난 절대로 당신에게 이 약 먹이지 않을 거야.”“퍽!”소만리는 그의 빰을 한 대 때렸다. 화가 나서 두 손이 사시나무 떨 듯 벌벌 떨었다. 그러나 여전히 소만리는 진정되지 않았고 모든 의식이 혼돈스럽게 얽혀서 제대로 숨도 쉴 수가 없었다.그녀는 꼼짝하지 않고 깊고 날카로운 그의 눈을 바라보았다. 눈에는 실망의 빛이 흘러넘쳤다.“기모진, 당신 도대체 어떤 사람이에요?” 소만리가 이어서 말했다.“당신 내가 죽는 걸 보고 싶어요? 아니면 내 뱃속의 아이가 죽는 걸 보고 싶은 거예요? 지금 이렇게 나와 내 아이를 무시할 거면서 왜 그때 나 없으면 못 살 것처럼 애틋한 시늉을 했어요?”그녀는 눈시울을 붉히며 말없이 서 있는 남자를 바라보다가 손을 떼었다.“당신 강연한테 관심 생겼어요? 당신은 그런 염치도 모르는 여자를 사랑하는 거예요? 그럼 내가 둘이 잘 될 수 있도록 밀어줄게요.”소만리는 앞에 있는 남자를 홱 밀치고 밖으로 나갔다. 기모진은 빠르게 소만리를 뒤쫓아 그녀의 앞을 가로막았다.“어디로 가는 거야?”“남사택한테 가서 약 받아오려구요.”그녀는 단호하게 말했다.“당신은 내가 이 아이를 낳지 않는 걸 바라겠지만 난 꼭 이 아이를 건강하게 낳을 거예요! 비켜요!”소만리는 기모진을 밀치고 떠나려 하자 남자는 그녀를 껴안았다.“나 절대 당신을 남사택한테 가게 하지 않을 거야. 당신 그 약 먹으면 안 돼.”소만리는 마음이 더욱 차가워졌고 자신을 힘껏 안고 있는 남자를 보며 주체할 수 없는 눈물이 흘러내렸다.“기모진, 남사택의 약을 먹지 않으면 나와 내 아이는 모두 죽어요. 당
기모진의 진실한 고백을 듣고 있는 순간 소만리는 잠시 얼떨떨했다. 분명히 그녀는 그때 강연과 그가 호텔에서...“소만리, 당신의 안전을 위해 이전에 있었던 작은 섬으로 당신을 보내고 싶어. 기란군과 기여온도 함께 데리고 가게 할게. 당신 그러면 외롭지 않을 거야.”기모진은 결국 이런 결정을 내렸다.소만리가 반대하기 전에 그는 모든 것을 얼른 다 준비했다. 다음날 소만리는 강제로 그의 개인 요트에 태워졌다. 소만리는 저항하며 요트에서 내리려고 했지만 기모진에게 안겨 요트 안으로 들어가게 되었다. 요트가 바다 가운데로 들어가자 그제야 그는 겨우 그녀를 놓아주었다.소만리는 창밖의 푸른 물결을 바라보며 말했다.“기모진, 날 이런 외딴섬에 버리면 당신은 강연과 마음대로 연애할 수 있겠군요, 그렇죠?”기모진은 해명하지 않고 소만리가 오해하도록 내버려 두고 여전히 침착하게 참으며 말했다.“소만리, 당신이 어떻게 생각하든 내가 다시는 당신에게 어떤 상처도 주지 않을 거라는 것만 기억해.”“꼭 먹어야 하는 약도 못 먹게 하는 것도 날 위해서인가요?”“그래. 당신을 위해서야.”기모진의 말이 떨어짐과 동시에 갑판 위로 두 아이가 목소리가 전해졌다.“와~ 찰랑찰랑해!”여온이 푸른 바다를 보고 감탄하며 말했다.“오빠, 빨리 엄마랑 잘생긴 오빠도 보러 오라고 해.”소만리도 기여온의 목소리를 들었고 바로 기모진은 소만리의 손을 잡고 아이들에게 갔다.바닷바람이 귓가를 가볍게 스쳐가면서 파도 소리를 전했다. 요트가 지나가는 물 위에서 잔잔한 물결이 일었다.기모진은 육경을 불러 그들의 가족사진을 찍어달라고 했다. 두 아이도 같이 있고 해서 소만리도 카메라를 향해 미소를 지었다. 이 가족의 따뜻하고 훈훈한 모습이 먼 곳의 망원경 속으로도 떨어지고 있었다.강연은 담배를 피워 물었다. 눈빛은 악랄하게 번뜩이고 있었다.“저 여자 처리해 버려.”주변의 저격수는 이 말을 듣고 곧바로 목표를 향해 총알을 발사했다.기모진은 마침 두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