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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가 사랑한 여인의 모든 챕터: 챕터 871 - 챕터 880

2479 챕터

871장

기모진은 자신이 본 화면을 믿을 수 없어 기묵비의 핸드폰을 한 손에 빼앗았다.한 번 자세히 본 후 기모진은 이 동영상이 조작된 것이 아님을 발견했다.화면 상단에 표시된 날짜도 진짜였다.“어때? 이 선물이 놀랍지 않아?”기묵비는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기모진의 얼굴빛이 변해가는 걸 바라보며 말했다.“죽을 만도 하다는 생각이 들지?”기모진은 기묵비를 아랑곳하지 않고 시선을 동영상 속 귀여운 그림자에 고정했다.그는 손을 뻗어 화면 속에 천진난만하게 웃는 귀여운 아이의 얼굴을 쓰다듬으며 눈가가 뜨거워졌다.“여온.”“자기 딸이 아직 무사히 이 세상에 살고 있는 걸 보니 너무 기쁘지?”기묵비는 비꼬며 말했고 눈빛은 한층 더 거만해졌다.“그때 내가 소만리를 죽은 것처럼 꾸며서 너의 시야에서 벗어나게 한 후 F국으로 데려온 것과 같은 방법으로 난 여온이를 죽은 것처럼 꾸몄지.”기모진은 핸드폰을 움켜쥐고 날카롭고 차가운 눈초리를 치켜세우며 말했다.“기묵비, 이렇게 어린 아이까지도 가만두지 않다니.”“얘 친아빠가 너인걸 어떡하니?”기묵비는 책임을 기모진에게 돌리며 말했다.“만약 여온이가 3년 동안 나를 아빠라고 부르지 않았다면 난 아예 인정사정없이 대했을 거야.”“기묵비.”“흥.”기묵비는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화도 나고 질투도 많이 나지? 너의 친딸이 나를 아빠라고 부를 뿐만 아니라 나를 세상에서 가장 아끼고 사랑하는 지아빠로 생각해.”“당신한테 질투 나냐고?”기모진은 마치 우스갯소리를 들은 듯 어이없다는 말투로 말했다.“내가 사랑하는 여자가 날 사랑하고 있고, 그런 우리에겐 사랑스런 딸이 있어. 또 곧 태어날 아이까지 있어. 내가 당신을 질투할 것 같아?”기묵비의 얼굴에 승리의 웃음이 일순간 사라졌다.그는 기모진이 가지고 있는 것이 더욱 그를 질투하게 만든다는 걸 부인할 수 없었다.기모진도 마침내 소만리가 입을 다물고 말하지 못하는 고충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다.기여온이 기묵비의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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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2장

생각해 보니 그럴 만도 하다.그 아이는 기모진의 친혈육이다. 어떻게 자신의 혈육이 다른 사람에 의해 다치는 걸 가만두고 볼 수 있을까.그러나 알고 보면 또 모든 아버지들이 다 그렇게 자신의 아이를 사랑하는 건 아니었다.초요는 자조 섞인 웃음이 피식 났다. 기묵비에게 죽임을 당한 두 아이를 생각하니 그녀는 가슴이 미어질것만 같았다.기묵비는 느릿느릿 병실에서 걸어 나오다가 넋을 잃고 멍하니 서 있는 초요를 보며 눈빛이 약간 어두워졌다.“날 따라와.”그가 명령했다. 그러나 초요가 자신에게 원한을 품은 눈빛을 보내자 멈칫하며 물었다.“왜? 기모진이 가서 돌아오지 못할까 봐 걱정돼? 흑강당이 어떤 사람들인지 잘 알잖아. 그래 맞아, 내가 기모진이 돌아오지 못하게 한 거야.”“야비해.”초요는 경멸의 눈빛을 가득 담아 말했다.기묵비는 초요를 앞에 두고 그의 윤곽이 분명하고 준수한 얼굴에 한기를 실어 말했다.“이건 기 씨 집안사람들이 나한테 진 빚이야.”“기 할아버지가 정말 잘못했다고 해도 그걸 기모진한테 분풀이해서는 안되는 거잖아요. 당신은 늘 기 씨 집안사람들이 당신에게 빚을 졌기때문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이제 보니 당신은 단지 기모진을 질투했던 거뿐이예요. 모든 면에서 당신보다 나은 기모진이라서 말이에요!”“입 다물어!”기묵비는 큰소리로 그녀를 제지했다. 그리고 마음속에 끓어오르는 분노를 참으며 초요를 강제로 별장으로 데려갔다.임신 중이라 움직임이 불편한 소만리는 술집에서 강자풍의 소식을 잠자코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우리 여온이, 무사할 거야.곧 엄마 아빠 곁으로 돌아올 거야. 그리고 네가 가장 좋아하는 기란군 오빠랑 넷이서, 앞으로 우리 식구 모두 함께 잘 살아갈 거야.강자풍은 부하의 전화를 받고 막 처리하러 가던 참이었다.강자풍은 이렇게 가까이에서 보들보들하고 귀여운 아이를 본 적은 처음이었다. 그의 마음이 사르르 녹아내리는 것 같았다.“멋진 오빠, 나 데리고 어디 가려고요?”기여온은 너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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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3장

걱정과 초조함이 가득한 아름다운 얼굴을 보며 강자풍은 비로소 무언가를 깨달았다.“큰일 났어.”그의 안색이 돌변하여 급히 몸을 돌려 기여온을 데리고 떠난 그 ‘소만리'를 쫓아갔다.소만리는 정확히 무슨 상황인지 알 수 없었지만 강자풍이 “큰일 났어"라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그녀는 기여온에게 무슨 일이 생긴 게 틀림없다는 걸 알고 빠른 걸음으로 쫓아갔다.하지만 두 걸음 뛰자 그녀의 아랫배가 불편했다. 자신의 현재 건강 상태를 생각하면 더 이상 경솔하게 걸어서는 안 된다.“강자풍, 내 딸은!”그녀는 황급히 멀어져 가는 강자풍의 뒷모습에 소리쳤다.강자풍은 마치 들리지 않는 듯 소만리가 강자풍을 향해 쫓아오는 쪽을 바라보았다.불빛이 뒤섞인 가로등 아래 기여온의 작고 흐릿한 얼굴이 보였다.그 시각 여온은 한 여자의 품에 안겨 있었는데 그 여자는 재빨리 길가에서 택시를 막아 세웠고 기여온을 안고 택시를 타고 가버렸다.“여온아!”“제기랄!”강자풍은 폭언을 퍼부으며 차를 세우고 계속 쫓아가려 했지만 한참 동안이나 지나가는 차가 한 대도 없었다.이때 소만리도 그를 뒤쫓아왔다.“강자풍, 어떻게 된 거야? 아까 그 여자 누구야?”강자풍은 눈썹을 깊게 찡그리며 소만리의 얼굴을 바라보았다.“누나 쌍둥이 자매 있어요?”쌍둥이?소만리는 문득 깨달았다.소만영이다!“방금 누나인 줄 알았는데. 누나랑 완전 똑같이 생겼어요.”강자풍은 조금 짜증이 나서 머리를 움켜쥐고 요행을 바라는 듯 안색이 좋지 않은 소만리를 바라보았다.“누나, 만약 그 여자가 누나 자매라면 누나 딸에게 별문제 없겠지?”“그 여자는 내 자매가 아냐!”소만리는 주먹을 불끈 쥐고 몸을 홱 돌렸다. 강자풍은 서둘러 소만리에게 말했다.“누나 걱정하지 마. 내가 누나 딸을 구해준다고 약속했으니 꼭 지킬게. 내가 여온이 데려올게.”소만리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즉시 차를 불러 기모진을 만나러 병원으로 갔다.하지만 기모진은 없었고 초요도 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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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4장

”딸을 찾아요? 당신 딸이 누군데요?”“기여온.”기모진은 차가운 눈빛을 가득 담아 말했다.“당신들 흑강당 사람들에게 기묵비의 별장에서 끌려간 네 살짜리 여자아이.”강어는 이 말을 듣고 곤혹스러워졌고 주변의 부하들이 그의 곁에 다가와 작은 목소리로 강자풍의 상황을 설명했다. 기모진은 그들이 속삭이는 모습을 보며 쌀쌀한 어조로 말했다.“내 딸을 내놓으시오.”강어는 눈썹을 치켜올리며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여기 내 구역에 와서 요구할 수는 있지만 당신 약간의 대가를 치러야 할 거예요.”“그만해!”강어는 기모진을 제압하라고 눈짓으로 부하들에게 명령했다. 그때 갑자기 어떤 여자의 목소리가 강하게 울렸다.기모진은 이 소리를 듣자 침울해졌던 가슴에 따스한 햇살이 스며드는 것 같았다.그는 급히 고개를 돌려 빠른 걸음으로 자신을 향해 걸어오는 여자를 보았다.“소만리.”“기모진, 당신 어떻게 여기에 있어요?”소만리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앞에 있는 남자를 바라보며 말했다.“병원에서 몸조리 잘 하라고 했잖아요?”기모진은 소만리의 손을 잡았다.“소만리, 우리 딸 여온이가 살아 있어.”소만리는 의아해했다.“당신 어떻게 알았어요?”“기묵비가 일부러 나한테 알려 줬어.”기모진은 얼마 전 기묵비가 병원에 찾아왔다는 사실을 소만리에게 알렸다.소만리는 그제야 깨달았다.기묵비는 줄곧 기여온의 안전을 이용해 자신을 협박했지만 지금 여온이는 다른 사람에게 구출되었다.기묵비에게는 더 이상 쓸 카드가 없었기 때문에 아예 기모진에게 기여온의 소식을 알리고 기모진을 위험에 빠트린 것이다.이로써 기묵비가 기모진에 대해 가진 원한이 얼마나 사무친 것인지 알았다. 기모진이 죽어야 여한이 없는 것이다.이 점에 관해서는 기모진도 확실히 알게 되었다.강어는 눈앞의 두 부부의 모습을 보는 것에는 별 흥미가 없고 아끼는 동생인 강자풍에게 궁금한 점이 있었기 때문에 이 일에 끼어들지 않고 먼저 떠났다.소만리는 소만영이 기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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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5장

소만리는 한쪽에 버려진 자루를 바라보았다.자루는 크진 않지만 이 안에 4살짜리 아이 하나가 들어 있다고 한다면 충분한 크기였다.소만영, 이 양심도 없는 독한 여자는 정말 이런 비인간적인 일을 할 만한 여자다.소만리는 그 자루를 몇 초 동안 멍하니 바라보다가 빠른 걸음으로 걸어갔다.소만영은 소만리가 긴장한 얼굴로 자루를 여는 모습을 보며 살금살금 그녀의 뒤로 가서 손에 들고 있던 삽을 들어 눈을 부라리며 말했다.소만리, 죽어!이 세상에서 너와 나 오직 한 명만 살 수 있어!그녀는 온 힘을 다해 삽을 소만리의 뒤통수에 내리쳤다. 소만영은 자신이 원하던 대로 다 됐다고 생각한 순간 소만리가 갑자기 몸을 돌려 소만영의 기습 공격을 피했고 있는 힘껏 그녀의 손목을 잡았다.“소만영. 네가 가장 죽이고 싶은 사람이 나란 걸 내가 모를 줄 알아? 내가 예전처럼 그렇게 방심할 거라 생각했어?”소만리의 눈빛이 날카로웠다. 어머니로서의 신념이 그녀에게 더욱 강한 힘을 주었다.“네 목표는 나잖아. 내 자식 건드리지 말고 나한테 덤벼!”소만영은 화가 나서 소만리의 손목을 벌렸고 비틀거리며 뒤로 몇 걸음 넘어졌다.“소만리 잘 들어. 그래 난 널 건드릴 힘이 없어. 그래서 네 아이들 건드리려고 해! 어쩔 건데?”그녀는 미친 듯이 피식 웃으며 눈빛이 험악해지며 말했다.“그때 내가 마음이 약해서 너의 씨를 남겼는데 그러지 말았어야 했어!”“마음이 약해서?”소만리는 지금 소만영의 입에서 이 말을 들었을 때 너무나 비참했다.“소만영, 네가 기란군을 곁에 둔 것은 마음이 약해서가 아니라 기란군을 이용해서 네가 원하는 것을 얻으려고 했을 뿐이잖아!”진짜 목적이 들통나니 소만영은 이를 악물었고 더욱 화가 더 치밀어 올랐다.소만리는 여유로운 걸음으로 소만영에게 다가갔다.“그때 네가 기모진인 것처럼 가장하고 이름을 속여 감옥에서 나를 때리고 기란군을 빼앗았고 내 외할아버지를 죽였어. 그리고 내 얼굴을 망가뜨리고 내 각막을 적출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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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6장

소만영이 놀라서 고개를 돌려 보니 찬바람이 일렁이는 아름다운 얼굴을 한 기모진이 넋을 잃은 그녀의 시선으로 들어왔다.“모, 모진...”그녀는 당황한 듯 다가온 남자를 쳐다보다가 소만리의 손을 홱 밀치고 몸을 돌려 도망치려고 했다.그러나 다음 순간 그녀의 목이 다시 조여졌고 소만영은 겨우 두어 번 숨을 내쉬었을 뿐인데 질식할 것 같았다.한순간에 그녀의 숨결이 잠겼다.기모진의 손가락은 냉수처럼 차가워 그녀의 피부에 스며들자 그 추위에 소만영은 온몸을 떨었다.그녀는 기모진이 정말로 자기를 죽이고 싶어 한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그는 온몸이 살기로 덮혀 괴력을 뿜었고 손의 힘도 갈수록 세졌다. 심지어 그는 어깨의 상처까지 힘이 들어가 상처가 벌어졌고 등 뒤에서 선명한 피가 배어 나왔다.소만리는 급히 기모진의 손을 잡았다. 그녀는 소만영을 불쌍히 여겨서가 아니라 기모진이 이런 사람 때문에 살인 누명을 쓰는 걸 원치 않았다. 그의 상처에서 다시 피가 나기 시작한 것이 더욱 가슴 아팠다.그러나 기모진은 손을 놓을 뜻이 없었다. 그녀는 뼛속까지 퍼져나가는 살기를 느꼈다.그가 얼마나 소만영을 미워하는지 말로 표현할 수 없었다.소만리와 허송세월한 시간들, 설령 소만영이 죽는다고 해도 그의 화를 풀기에는 충분하지 않을 것이다.기모진의 눈빛이 더욱 심각해지자 소만리는 기모진의 손을 잡았다.“모진, 나도 당신처럼 그녀가 정말 미워요. 그렇지만 우리가 그녀 때문에 살인죄를 짊어질 필요는 없어. 그럴 가치도 없는 사람이야. 기란군을 생각해. 여온이를 생각해. 아직 우리 가족이 다 모이지 않았잖아. 모진, 그녀를 놓아줘. 모진!”소만리가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것을 듣고서야 기모진의 이성은 점점 돌아왔다.그는 소만영의 목을 조르던 손을 놓았다. 소만영이 땅바닥에 털썩 쓰러져 기절했다.소만리는 붉어진 두 눈과 가볍게 손가락을 떨고 있는 남자를 보며 가슴이 아팠다.그녀는 기모진의 손바닥을 잡았고 아직 그의 손이 차갑다는 것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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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7장

강자풍은 눈치가 빨라 그 부하들을 모두 내보냈다.떠나기 전 그는 소만리를 바라보며 말했다.“누나 필요한 게 있으면 불러요. 밖에 있을게.”소만리도 사양하지 않고 말했다.“그럼 기모진 좀 잘 돌봐줘.”“응.”강자풍은 어깨를 으쓱하고 돌아섰다.이렇게 큰 방 안이 갑자기 조용해졌다.소만리는 침착하게 소만영을 향해 걸어갔다. 그녀는 소만영의 곁으로 가서 여왕처럼 높이 서서 불쾌한 표정을 하고 있는 여자를 노려보았다.“소만영, 또 무슨 음모를 꾸미고 있는지 다 말해. 더 이상 내 시간 낭비하게 하지 말고.”“흥. 넌 당연히 빨리 해결하고 싶겠지만 난 그렇지 않아.”소만영은 손을 들어 입가의 피를 닦아냈고 그 아름다운 눈은 삽시간에 독을 잔뜩 바른 듯 소만리를 매섭게 노려보았다.“소만리, 이번 생에 모진이 날 사랑하게 만들 수 없다는 거 나도 잘 알아. 그렇지만 너희들을 행복하게 해 줄 마음도 없어.”그녀는 측은한 듯한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네 소중한 딸은 아무도 찾을 수 없는 곳에 가둬뒀지. 난 그 방에 먹을 것을 놔두었는데 그중 한 음식에는 내가 쥐약을 넣어뒀어.”소만영은 말을 이었다.“그 작은 것이 운이 좋으면 최대 이틀은 살 수 있겠지만 운이 나쁘면 지금 이미 하늘나라로 갔겠지.”소만영은 말을 마치고 깔깔대었다. 그녀는 소만리가 마음이 아프고 애타는 모습을 보고 싶었지만 소만리는 별다른 동요를 보이지 않았다.소만영은 갑자기 웃음을 멈추었다. 그녀는 소만리가 이렇게 침착한 모습을 보지 못했다. 그녀는 마음이 급했다.“소만리 너 미쳤니? 아니면 겁에 질린 거야? 네 딸이 지금 어디에 있는지 알고 싶지 않아?”“물론 나도 알고 싶은데. 말해 줄래?”소만리는 여유 있게 되물으며 냉엄한 얼굴에 자신만만한 웃음을 띠며 말했다.“소만영, 넌 기묵비와 한동안 결탁했었지. 흑강당이 F국에서 어떤 세력을 갖고 있는지 너도 잘 알고 있을 거야. 그렇지?”“그게 뭐 어때서!”소만영이 소만리를 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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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8장

소만리가 거세게 소만영을 노려보았다. 천둥 같은 기세로 소만영을 뿌리치며 말했다.“흑강당 사람들은 할 수 없겠지만, 난 할 수 있어!”뭐!소만영은 갑자기 머리가 멍해졌고 소만리가 성큼성큼 떠나는 것을 보고 비로소 자신이 방금 뜻밖에 기여온의 행방을 말해버렸다는 것을 깨달았다.이 속임수는 분명히 그때 기모진이 법정에서 이미 그녀에게 썼던 수법인데 이번엔 그녀가 소만리에게 속아 넘어갈 줄은 몰랐다.소만영은 얼른 일어나 소만리를 막으려고 했지만 입구를 지나자마자 경호원에게 발길질을 당해 다시 돌아왔다.그녀는 고통스러워 바닥에 엎드려 피를 토했고 소만리가 냉담하게 주저함 없이 걸어가는 뒷모습을 보고 다시 일어설 힘이 없어졌다.소만리와 기모진은 제일 먼저 기묵비의 별장에 도착했다.기묵비는 그들이 온 것을 알았지만 예상했다는 듯 여유로운 모습이었다.단지 소만리와 기모진이 나란히 같이 서 있는 모습이 꼴 보기 싫었을 뿐이다.그는 이미 그가 소유할 수 없어진 소만리를 보며 비꼬며 말했다.“당시 기모진은 너를 아프게 해서 이혼 합의서에 서명하도록 강요했지만 지금 넌 이 남자 곁으로 다시 돌아가려고 하는군. 소만리, 애초에 그가 당신에게 준 그 많은 불행과 상처를 잊었나?”소만리는 남자의 비꼬는 시선을 담담하게 온몸으로 맞으며 말했다.“당연히 잊지 않았죠. 내가 잊지 않았기 때문에 나와 기모진 사이의 비극은 전부 누군가에 의해 이간질을 당한 거란 걸 똑똑히 기억하고 있죠.”“하지만 그렇게 음흉하고 악랄하다 해도 두 사람의 목숨을 짊어진 악녀였는데. 당신은 그녀를 사형집행의 문턱에서 구해내어 계속 그녀가 내 인생을 파괴시키게 했죠.”기묵비는 소만리가 말하는 이 여자가 소만영이라는 걸 알아들었다.“기묵비, 당신을 처음 본 날부터 난 당신을 친구로 대했고 신뢰하는 사람으로 대했어요. 당신이 날 구해주고 어려운 고비를 넘길 수 있게 도와준 것 고맙게 생각해요. 그렇지만 지금 이 순간부터 당신과 난 원한이 너무 깊어 양립할 수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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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9장

초요의 이런 행동은 기묵비를 무척 놀라게 하였고 소만리와 기모진도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것이었다.“당신이 지금 무슨 짓을 하는지 알아?”기모진은 얼굴을 옆으로 돌려 뒤에 서 있는 초요를 바라보았다.“당연히 내가 뭘 하고 있는지 너무나 잘 알죠. 당신은 모르는 것 같네요.”초요의 말투는 냉담했고 오히려 더 침착하고 결연한 의지를 내보이고 있었다.“그들을 보내요. 그렇지 않으면 내가 지금 죽은 두 아이를 대신해서 복수할 거예요.”기묵비는 얼굴빛이 점점 나빠졌지만 끝내 입을 떼지 않았다.초요는 더욱 힘껏 총구를 들이댔고 총을 쏜다면 총알이 기묵비의 심장을 관통할 것이었다.소만리와 기모진은 초요가 여기에 있을 줄은 몰랐지만 초요가 그들을 돕고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초요, 우리랑 같이 가요.”소만리는 초요를 기묵비 곁에 남겨두고 싶지 않았다. 만약 그 사람 곁에 계속 머문다면 분명히 또 이 남자로부터 상처를 받을 것이었다.그러나 초요는 소만리를 향해 살짝 미소만 지으며 말했다.“소만리 언니, 모진 오빠. 먼저 가세요. 전 여기 남을게요.”소만리는 초요가 여기에 남으려는 의도가 무엇인지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그녀는 초요의 결심을 보고 더 권해봐야 소용이 없다고 생각했다.기모진은 초요와 서로 눈이 마주치자마자 단호하게 소만리의 품에서 기여온을 끌어안고 한 손으로 잡았다. 소만리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소만리, 우리 먼저 가자.”소만리는 초요를 걱정스럽게 바라보았지만 지금 이 순간에는 그저 떠날 수밖에 없었다.소만리와 기모진이 기여온을 데리고 차에 올라타 떠나는 모습을 보자 기묵비는 갑자기 몸을 돌려 민첩하게 초요가 들고 있던 총을 빼앗았고, 한 손으로 그녀의 가느다란 목을 움켜쥐었다. 눈동자엔 분노가 일렁이고 있었다.“당신 정말 살기 싫은 거야?”기묵비의 날카로운 눈빛은 스케이트 날처럼 초요를 가차 없이 찔렀다.그러나 초요는 그를 무관심한 듯 흘겨볼 뿐 시선을 돌렸다.“날 봐!”기묵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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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0장

방금 기모진이 한 말을 그녀는 사실 다 듣고 있었고 그녀는 기모진의 회한과 미안함 그리고 자신을 용서할 수 없는 모순을 다 느낄 수 있었다.그의 모습을 바라보며 소만리는 지척에서 그를 볼 수 있는 거리가 다시는 천신만수를 사이에 둔 거리가 되어선 안 된다고 생각했다.그녀는 다가가서 팔을 들어 기모진의 등 뒤에서 그를 살며시 안았다.자책감에 시달리던 기모진은 갑자기 소만리의 품에 안겼고 잠시 놀랐지만 이내 마음이 따뜻해지는 것을 느꼈다.“아직도 당신이 나한테 한 짓이 다 이해되진 않지만 난 정말 이제 당신 미워하지 않아요.”“기모진, 앞으로 우리 잘 살아요. 네?”소만리의 맑은 목소리가 귓가로 미끄러져 들어갔고 마치 아름다운 멜로디가 기모진의 심장에 떨어지는 것 같았다.기모진은 몸을 돌려 조각처럼 깎아놓은 듯 윤곽이 또렷한 얼굴로 소만리의 아름다운 얼굴을 손바닥으로 어루만졌다.두 눈이 마주치자 마치 아무 소리도 나지 않고 시간이 멈춘 듯했다.기모진의 가늘고 긴 손가락이 소만리의 눈썹을 스치며 흘러가자 눈빛은 점점 더 흐릿해지고 멀어졌다.“소만리, 사랑해.”소만리는 입술을 오므리고 웃으며 기모진의 이마 앞으로 자신의 이마를 가까이했다.“응. 나 알고 있어요.”기모진은 소만리가 자신에게 사랑한다는 그 말이 듣고 싶었지만 지금은 소만리의 용서를 얻을 수 있는 것으로 충분했다. 그가 감히 더 이상 바라는 건 사치였다.이튿날.소만리는 비행기 표를 예약하고 경도로 돌아가려고 했지만 아직 초요가 마음에 걸렸다.그녀는 초요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녀가 바로 받았다.그러나 그녀는 소만리의 제의를 받아들이지 않았다.“소만리 언니, 경도로 돌아가 계세요. 전 할 일이 있어요. 제게는 중요한 일이에요.”소만리는 왠지 은근히 불안하였다.“초요, 기묵비는 위험한 사람이에요. 계속 그 사람 곁에 있으면 안 돼요.”“그가 위험하다는 것을 아니까 그 사람 곁에 남아 있는 거예요.”초요는 의미심장하게 말했다.“소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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