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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황제가 사랑한 여인: Chapter 861 - Chapter 8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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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1장

기묵비가 하는 말을 듣고 초요는 심상치 않은 표정을 지었다.그녀가 기묵비를 밀치려고 할 때 기묵비는 그녀의 허리를 감쌌다.“당신 뭐 하는 거야! 기묵비!”초요는 힘껏 발버둥 쳤으나 도무지 기묵비의 힘을 당해낼 수 없었다.자신에게 반항하는 초요에게 기묵비는 눈 밑에 더욱 광기를 띤 채 몰아붙였다.그녀는 지금까지 한 번도 그를 거역한 적이 없었다.절대!그는 분노를 이기지 못하고 그녀를 소파에 내던지고 그녀의 외투를 찢을 듯이 하였다. 예전의 온화함은 온데간데 없었다.초요는 눈썹을 일그러뜨리며 고통을 참고 두 손으로 기묵비의 팔을 꽉 움켜쥐었다.그녀는 이 남자가 자신에게 이런 일을 할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그는 사랑하지 않는 여자와 줄곧 이런 관계를 맺었었다.초요의 눈가에서 눈물이 흘러내리고 기묵비의 눈빛이 어두워지더니 그녀를 움켜쥐고 말했다.“이제 기억 나나? 어? 예전에 우리가 얼마나 많이 이런 시간들을 보냈는지 기억해?”초요는 눈을 감았다. 그녀가 사랑했었던, 그러나 이제는 다른 사람이 되어버린 이 얼굴을 다시 보고 싶지 않았다.그녀가 기묵비를 못 본 체하자 그는 화가 치밀어 올랐다. 기묵비는 초요의 마음이 이미 떠났다고 확신하였다.“날 봐.”기묵비는 눈을 뜨고 그녀를 바라보며 살며시 불렀다. 눈 밑에는 파도가 세차게 일었다.“나 때문에 네가 두 아이를 잃어서 내가 싫어? 그럼 지금 바로 돌려주지.”...기모진은 하루 종일 병원에 누워 있자니 한동안 돌아오지 않는 초요가 슬슬 걱정되지 시작했다.당연히 소만리도 걱정되었다.소만리가 돌아가자 그는 상처가 심하게 아팠음에도 약을 먹을 기분조차 나지 않았다.그는 소만리가 재검진을 받았는지 어떤지조차 알 수 없었다. 시간이 지나면 그녀의 병세가 점점 심각해질 것이다.그는 소만리가 심하게 피를 토하고 생명까지 위태로웠던 순간들을 떠올리기조차 싫었다.떠올리는 것조차도 그의 몸과 마음을 너무나 아프게 했다.기묵비는 흡족히 만족한 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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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2장

어둠이 깊어갈 때 기묵비가 몹시 침울한 얼굴로 기모진의 병실을 찾아왔다.보아하니 온화하고 기품 있는 얼굴에 어둠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었다.“기모진, 네가 어떻게 했길래 초요가 그렇게 네 말을 잘 듣는 거야? 네가 원하는 건 여자든 사업이든 내 것을 뺏어야 하는 거야?”기모진은 병상에 누워서 눈도 뜨지 않은 채 말했다.“뺏어간 건 사람이든 물건이든 결국 다 빠져나가게 돼요. 기묵비, 예전에 초요가 목숨을 다해 당신을 사랑했었는데 당신이 소중히 여기지 않았죠.”기묵비는 마치 천하의 우스갯소리를 들은 것 같았다.“그럼 너는 애당초 소만리를 그렇게 아낀 적 있어? 소만리는 너 때문에 다치고 목숨을 잃을 뻔했는데 왜 아직도 너 같은 이런 찌찔한 남자를 놓지 못하는 거야?”기모진은 가늘고 깊은 눈을 번쩍 뜨며 눈빛이 싸늘해져 말했다.“당신이나 나나 피차 마찬가지예요. 하지만 적어도 난 돌아왔어요. 당신은요? 초요가 당신을 위해 강물에 뛰어들어 목숨을 던진 후 잠시라도 후회해 본 적 있어요? 없을 걸요. 만약 있었다면 바로 내 아내에게 매달리지 않았을 거예요.”“네 아내?”기묵비는 비웃으며 말했다.“너의 아내는 지금 이미 다른 남자의 품에 안겨 있어.”기모진은 갑자기 몸을 일으키려 했으나 상처 부위가 당겼다. 조금도 아랑곳하지 않고 말했다.”기묵비, 뭐라고요? 당신 내 아내한테 무슨 짓을 한 거야?”“난 아무 짓도 하지 않았어. 그저 그녀가 자발적으로 다른 남자 품에 안긴 거지. 이 사람은…”“이 사람, 나 말이에요?”병실 입구에서 청량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기모진은 눈썹을 치켜세우고 보았다.강자풍은 두 손을 주머니에 넣은 채 어느 부잣집 거만한 자식처럼 거들먹거리며 들어왔다.“제 소개부터 할게요. 나 흑강당 2인자 강자풍이요.”강자풍은 기묵비를 한 번 힐끗 보며 말했다.기묵비는 무슨 짓을 한 건지. 흑강당은 또 무슨 수작을 부리는 것인지 기모진은 어안이 벙벙하였다.기묵비는 불쾌한 표정을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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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3장

소만리는 기모진의 절박함을 느끼며 손을 꼭 잡았다.“기모진, 당신 나 믿죠?”“믿어.”그의 대답은 조금도 망설임이 없었고 눈빛은 어느 때보다 다정했다.“하지만 소만리, 내가 같이 하게 해줘. 함께 나누자고.”그의 진솔한 마음을 느낀 소만리는 다정하게 말했다.“기모진, 모든 게 곧 해결될 거예요. 내가 당신에게 냉담한 건 어쩔 수 없는 이유가 있어서라는 것만 알고 있어요.”기모진은 곤혹스러워하며 다시 물었다.“소만리, 왜 이유를 말해 주지 않는 거야?”“난 감히 모험 같은 건 할 수 없어요.”소만리는 기여온이 무사하게 있음을 알리고 싶은 충동을 억누르고 말했다.“나 절대로 함부로 모험 같은 거 안 할 거예요.”소만리의 결연한 눈동자를 보자 기모진은 더 이상 묻고 싶지 않았다.그는 잡고 있던 소만리의 손을 자신의 입술에 갖다 대고는 애절하게 입맞춤을 했다.“어쩔 수 없는 이유가 있어서 나에게 일부러 그렇게 차갑게 대한 거라면 알겠어. 그걸로 충분해.”“당신이 나중에 그 이유를 알게 된다면 분명히 기쁘고 즐거울 거예요.”소만리는 웃음을 터뜨렸다.그녀는 만약 기모진이 그들의 딸이 살아 있다는 것을 안다면 반드시 기뻐서 주체할 수 없을 거라고 믿었다.비록 여온이 기모진을 아빠라고 부른 적이 없고 그가 친아빠라는 것을 모르지만 기모진에게는 무엇보다 남다른 의미를 준다.“난 지금도 이미 충분히 즐거워.”그는 웃으며 소만리를 품에 안고 그녀를 자신의 가슴에 기대게 하였다.“소만리, 난 아직도 당신이 날 미워하고 있을까 봐 걱정했어.”그는 가슴이 두근거렸고 그녀의 뺨을 손가락으로 매만지며 그녀를 껴안고 천천히 침대에 눕혔다.좁은 병상에서 그는 몸을 옆으로 돌려 따뜻하게 그녀를 감쌌다.“소만리, 그 강자풍이란 사람은 어떻게 된 거야?”그가 의문스럽게 물었다. 소만리는 자신이 알게 된 상황을 기모진에게 자세히 알렸다.기모진은 갑자기 눈이 동그래지며 물었다.“그렇다면 그가 방금 일부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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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4장

그가 요 근래 너무 많은 고생을 했다는 것을 알고 소만리는 남자에게 달콤한 재미를 주고 싶었을 뿐인데 그는 점차 통제력을 잃은 듯 손바닥이 그녀의 옷 속으로 미끄러져 들어가 더듬거리기 시작했다.소만리는 정신을 차리고 눈을 뜨고 그의 손을 눌렀다.“우리에겐 아직 시간이 많아요. 지금은 아닌 것 같아요.”기모진은 감정을 주체할 수 없었지만 소만리의 뜻을 거스르고 싶지 않아 그녀를 안고 조용히 잠들 수밖에 없었다....기묵비는 소만리가 기모진의 병실에 들어간 것을 전혀 몰랐다.그는 소만리가 아직 강자풍과 같이 있다고 생각했다.강자풍.기묵비는 이 사람에 대해 깊은 반감을 느꼈다.소만리가 지금 강자풍 쪽에 있기 때문만이 아니라 흑강당 사람들이 초요의 얼굴을 망쳤기 때문에 더 반감을 느낀 것이다.그는 책상 서랍을 열고 앨범 한 권을 꺼냈다. 앨범 안에는 모두 초요의 사진이 있었다.그녀를 돌봐 주기 시작한 첫날부터 그녀가 졸업할 때까지 그녀의 모든 사진 한 장 한 장이 이 앨범에 담겨 있었다.초요의 얼굴은 굉장히 청순하고 달콤했고 순둥순둥한 느낌이었지만 그녀의 성격은 정반대였다.성격이 그래서인지 그녀는 그에 대한 호감을 조금도 숨기지 않았다.기묵비는 사진 속 방글방글 웃고 있는 여자아이를 보며 손가락을 꼭 쥐었다. 이렇게 순수하고 예쁜 얼굴을 망가뜨려놓다니. 그는 도저히 그냥 넘어갈 수 없었다.그의 따뜻하고 매끄러운 얼굴 위에 겨울바람 같은 한기가 서리고 이윽고 살기까지 배이기 시작했다.너를 울린 그놈들을 내가 꼭 그 대가를 치르게 할 거야.기묵비는 지체 없이 강자풍의 형 강어를 찾아갔다. 이 남자는 기묵비와 마찬가지로 산전수전 다 겪었지만 다른 점은 외관상 기묵비보다 더 사납게 생겼다는 것이다.기묵비는 자진해서 거래액이 몇 백억을 넘는 암시장 거래권을 내놓았다. 유일한 조건은 초요의 얼굴을 망가뜨린 흑강당 사람을 내놓으라는 것이었다.이 조건은 사실 암시장 거래를 거저 주겠다는 것이었으므로 강어는 장사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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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5장

기모진은 더 이상 숨길 수 없다는 걸 알고 고개도 끄덕이지 않고 말했다. 따뜻하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그녀에게 말했다.“소만리, 당신이 생각하는 것만큼 그렇게 심각한 건 아냐. 단지...”“단지 뭐예요?”“당신 몸에 재발한 흔적이 보여.”이 말을 할 수밖에 없는 기모진은 마음이 너무 힘들었다.재발?소만리는 순간 기란군을 임신했을 때 앓았던 병을 떠올렸다.그때의 그 아픔을 그녀는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 그녀는 가볍게 배를 어루만지며 마침내 기모진이 왜 그렇게 고집스럽게 그녀에게 아이를 지우라고 했는지 알게 되었다.“소만리, 너무 비관적으로 생각하지는 마. 의사선생님이 빨리 수술만 하면 괜찮을 거라고 했어. 완치율도 거의 100%에 가깝대.”그는 그녀의 손을 잡고 안타까워했지만 잘생긴 얼굴을 들어 애써 웃음 지어 보였다.“소만리, 실은 나한테는 기란군 하나로도 충분해. 다시는 당신이 고통받는 걸 보고 싶지 않아. 의사선생님은 당신 체질 때문에 재발되었을 수도 있다고 했어. 당신 앞으로 임신하지 않으면 이런 문제는 절대로 다시 일어나지 않을 테니까 괜찮아.”소만리는 기모진의 이 말을 듣고 그를 올려다보았다.“사실은 당신 이 아이 원하고 있죠?”기모진의 눈빛이 굳어졌고 말투는 거칠어졌다.“난 당신만 건강하면 돼.”“알겠어요. 약속할게요. 나 아프지 않을 거예요.”소만리는 그의 눈을 마주 보고 살짝 미소 지었다.“소만리, 기왕 이렇게 되었으니 얼른 수술 날짜 잡아.”“네.”소만리는 짧게 대답했다. 소만리가 명쾌하게 대답하자 기모진은 안심이 되었지만 일말의 의심도 없는 것은 아니었다. 그는 소만리가 단지 그를 안심시키기 위해 그렇게 흔쾌히 승낙한 것이라고 생각했다.하지만 소만리는 그를 속이지 않았고 실제로 수술대에 올랐다.강자풍의 방해로 기묵비는 소만리가 수술한다는 일을 알지 못했다.소만리는 다시 수술대에 누웠고 그녀는 약간 부른 아랫배를 만지며 기모진의 눈에 비친 은근한 기대를 떠올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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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6장

그때 그녀가 기란군을 임신했을 때 지금보다 더 건강 상태가 나빴고 억울한 옥살이를 하는 동안 그녀는 몇 번이나 자신의 아이를 지키지 못할 것이라 생각했다. 그녀 자신도 감옥에서 죽을 거라고 생각했다.그러나 소군연이 약을 보내줬는데 그 약을 먹고 무사히 기란군을 낳을 수 있었다.게다가 그 몸으로 한동안 목숨을 연명했었다.그런데 그녀가 이상하게 여겨지는 것은 기모진이 왜 남사택을 떠올렸을까 하는 것이다.이때 초요가 돌아왔다. 그녀는 남사택에게서 받은 약을 건넸다.아주 작은 투명한 병에 알약이 몇 개 들어 있었다.소만리는 이 약병을 보고 한눈에 알아보았다.“이 약은...”“난 당신이 절대 수술에 동의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서 지난번에 남사택에게 연락했었어.”기모진의 대답이 소만리의 궁금증을 풀어주었다. 그러나 그녀는 여전히 이해가 되지 않았다.“그때 내가 고비를 넘길 수 있었던 것이 남사택의 약 덕분이라는 걸 어떻게 알았어요?”기모진은 웃으며 자책하는 눈빛으로 말했다.“내가 비록 뒤늦게 깨달았지만 소만리에 관한 일은 나중에 다 알게 되었지.”소만리는 이제야 모든 것을 알았다. 그녀가 가장 감명 깊었던 것은 기모진이 그녀가 최종적으로 무슨 결정을 할지 짐작하고 있었다는 것이다.이제 보니 그는 그녀를 그렇게 잘 알고 있었던 것이다.“초요, 나와 기모진을 위해서 다녀와 줘서 고마워.”소만리는 진심으로 고마웠다. 그렇지만 지금 초요의 얼굴을 보고 있자니 마음이 아파왔다.비록 이 얼굴도 이렇게 아름답고 매혹적이지만 도무지 그때의 청초하고 사랑스런 미소에는 미치지 못한다. 기모진은 소만리의 말을 듣고 병원에 계속 남아서 상처를 치료했고 초요가 소만리를 배웅하고 난 얼마 뒤 기묵비가 왔다.초요에게 한때는 그녀가 밤낮으로 그리워하고 오매불망 기다리던 얼굴이었는데 지금은 악몽처럼 피하고 싶은 얼굴이 되었다.기묵비는 멀찌감치 초요가 그를 보고 돌아서는 것을 알아채고 일순간 그의 안색이 나빠졌다.그는 발걸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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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7장

그녀가 걸어가서 들고 자세히 보려고 할 때 서재의 문이 열렸다.기묵비가 걸어 들어왔다.제시간에 나타난 초요를 보고 그는 매우 흡족한 듯 입꼬리를 잡아당겼다.그의 옅은 미소와 온화한 모습에 초요는 잠시 얼떨떨해졌다. 그녀의 뱃속에서 흘러가버린 두 아이를 생각하니 그녀의 마음이 한없이 차가워졌다.“보아하니 넌 지금 기모진을 위해 정말 무엇이든 할 수 있군.”기묵비가 의미심장하게 말하며 초요에게 다가왔다.초요가 싫다는 기색을 비추며 얼굴을 돌리며 말했다.“모진은 내 약혼녀예요. 그를 위해 당연히 무엇이든 할 거예요.”기묵비의 웃음기는 순식간에 깡그리 사라졌고 그는 초요의 입에서 다른 남자를 마음에 두고 신경을 쓰고 있다는 말을 조금도 듣고 싶지 않았다.“이미 당신이 그렇게 그를 신경 쓴다고 하니 이제부턴 나를 좀 기쁘게 해 줘. 그렇지 않으면 기모진이 살아서 F국을 떠난다는 건 꿈도 꾸지 마.”위협하는 말이 초요의 귓가에 떨어지자 악마의 속삭임처럼 다시 한 번 그녀의 마음을 짓밟았다.어둠이 짙게 깔린 가운데 초요는 지은 죄를 벌하듯 무자비한 기묵비의 약탈을 오롯이 견뎌내고 있었다.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그녀가 깨어나 보니 곁에 아무도 없었고 욕실에서 샤워하는 물소리만이 들려왔다.그녀가 옆으로 얼굴을 돌리자 그녀의 숨결 속에 기묵비의 옅은 향기가 남아 있는 것을 느꼈다. 한때는 그녀가 가장 좋아했던 숨결이었다.그러나 지금은 모든 것이 변했다.그녀는 일어나서 옷을 다 입은 후 배달을 시켰다.욕실에서 샤워를 하는 기묵비는 시종일관 눈썹을 깊게 찌푸리고 있었다. 그는 자신이 무슨 목적으로 초요에게 이런 짓을 하는지 알지 못했다. 그러나 그녀가 자신은 거들떠도 보지 않으면서 기모진을 신경 쓰는 모습은 보고 싶지 않았다.한때는 마음속에 그에 대한 생각으로 가득 차 있던 여자가 지금은 다른 남자 때문에 자신을 배신하려고 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그는 손목에 맨 젖은 머리끈을 걷어내고 욕실 가운을 걸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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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8장

초요는 조금도 두려워하는 기색 없이 분노로 가득 찬 그의 눈을 바라보며 말했다.“내가 당신을 위해 아이를 가질 거라고 생각했어요? 당신 같은 남자 때문에 세 번이나 유산할 정도로 내가 멍청하다고 생각했어요? 기묵비, 난 당신한테 아무런 감정이 없다구요!”“당신에 대한 사랑과 집착은 두 아이가 내 몸에서 조금씩 흘러내릴 때 함께 사라졌어요.”초요는 피식 웃으며 말했다.“그때 당신 같은 남자에게 첫눈에 반한 걸 정말 후회해요.”기묵비는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후회는 이미 끝났어. 초요. 넌 평생 내 손아귀에서 벗어날 수 없어. 넌 영원히 내꺼야.”소유욕으로 가득 찬 그의 눈빛이 뒤집히며 초요의 저항 가득한 두 눈을 완전히 덮어버렸다....다음날 기모진의 상처는 많이 나아졌지만 완쾌되려면 아직 멀었다.며칠 동안 소만리가 와서 같이 밥도 먹고 약도 먹였다.기모진은 이 기간 동안 기묵비가 다시 와서 그를 귀찮게도 하지 않았고 경호원들도 계속 문 앞을 지키지 않았다고 말했다.소만리도 좀 이상하다고 생각했지만 기묵비가 이대로 기모진을 놓아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분명 그 안에 뭔가 숨겨진 사정이 있을 거라고 짐작했다.초요는 옆에서 들으면서도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요즘 그녀는 매일 밤 기묵비의 뜻에 따라 그의 앞에 나타나서 그와 함께 밤을 보내고 그가 요구하는 대로 내버려 두었다가 다음날 또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병원으로 돌아왔다.그녀는 자신의 생각을 무디게 하고 싶었고 자신이 이렇게 하고 있는 것은 단지 기모진을 돕기 위한 것이라고 자신을 속이고 싶었다.하지만 매번 기묵비가 키스하고 그녀에게 다가갈 때마다 그녀의 몸은 여전히 두근거리고 설레었다.그녀는 자신이 매우 가소롭고 슬프고 더욱이 동정 받을 가치도 없다고 생각했다. 이런 남자에게 미련이 남아 있다니.기묵비는 요즘 초요에게 모든 신경을 쏟았고 소만리와 강자풍이 함께 있다는 것조차 잊었다.주말 사업 리셉션에서 기묵비는 강자풍과 함께 나타난 소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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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9장

소만리는 당당하게 눈썹을 치켜올리며 말했다.“그래요. 나와 기모진의 아이예요.”기묵비의 안색이 급격히 어두워졌고 정황을 정확히 알고 싶었기 때문에 소만리의 정곡을 찌르는 듯한 말을 계속 듣고 있었다.“기묵비, 내 뱃속의 아이는 처음부터 당신과는 아무 상관이 없었어요. 심지어 당신이 나와 당신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다고 생각하던 날 밤도 내가 당신을 위해 특별히 제작 주문한 향 때문에 생긴 당신의 환각일 뿐이었어요.”“당신은 꿈을 꾸었을 뿐이고 당신의 환상이 만든 광경일 뿐이었어요.”기묵비는 소만리의 조향 능력을 확실히 알고 있었다. 그러나 이 사실은 그에게 있어서 너무나 풍자적이고 체면이 깎이는 일이었다.이렇게 오랫동안 그는 소만리가 자신의 아이를 임신한 줄 알았고 그녀를 이미 다 가진 줄 알았는데 그날 밤의 일은 단지 꿈이었다는 건 생각지도 못했다.그는 더욱 가소롭게 여겨졌고 돌이켜 생각해 보니 그날 밤 그는 확실히 꿈을 꾸었다. 꿈속에서 그와 온화하고 아름답게 서로에게 사로잡혀 얽혀 있던 여인은 초요였다.“기묵비, 이제부터 다시는 당신의 위협을 받지 않을 거예요. 기모진을 다치게 한다면 내가 직접 동영상을 경찰에 보낼 거예요. 당신이 오랫동안 세운 사업, 내가 뿌리 뽑아 버릴 거예요. 당신 지위도 명예도 다 잃게 만들 거라구요.”소만리의 날카로운 눈빛은 그녀의 각오와 기세를 드러내기에 충분했다.기묵비는 이 날카롭고 가시 돋친 아름다운 눈을 바라보며 불같이 화를 내며 돌아섰다.강자풍은 이때 다시 소만리의 곁을 돌아보며 말했다.“미녀 누나 완전 멋진데. 난 기묵비가 여자한테 치욕 당하는 거 처음 봐.”그러나 소만리는 지금 농담할 기분이 아니었다.“당신 사람들 갔어요, 안 갔어요?”“걱정 마요. 내가 전부 다 배치했으니까. 누나 딸은 무사히 돌아올 거에요.”강자풍은 가볍게 와인잔을 흔들며 말했다.“그런데 나 갑자기 누나랑 조건 바꾸고 싶어.”강자풍은 소만리에게 다가가 속삭였다.“돈은 필요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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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0장

이 대답을 듣고 기묵비는 이내 깨달았다.소만리, 이것이 네가 강자풍 편에 선 이유였군.당신은 역시 아름다운 외모와 지혜를 다 갖춘 여자군.그러나 네가 이렇게 하면 가족이 다 함께 모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면 그건 좀 순진한 생각인데.아마 내가 어떤 사람인지 당신이 진정으로 알게 될 때가 올 거야....병원.초요는 시간을 보고 기묵비의 지시에 따라 정해진 시간에 별장으로 가려고 준비하고 있었다.그러나 그녀가 막 돌아서려는 순간 기묵비가 성큼성큼 걸어오는 것을 보았다.그의 얼굴빛은 차가웠고 온몸에 한기를 뿜어내며 심기가 아주 불편해 보였다.초요는 기묵비가 기모진을 귀찮게 하려고 방문한 것임을 느꼈고 즉시 문밖에서 기묵비를 막았다.“당신 뭐 하러 여기 왔어요? 당신이 말했잖아요. 내가 매일 밤 제시간에 별장에 나타나면 여기 기모진을 귀찮게 하러 오지 않겠다구요.”초요가 병실 안에 있는 기모진이 들을까 봐 낮은 목소리로 상기시켜주었다.기묵비는 못마땅한 듯 경멸하고 비웃으며 말했다.“넌 아무래도 너 자신을 너무 과대평가하는 것 같아. 초요. 네가 이렇게 하면 정말 기모진이 무탈할 거라 생각했어?”그는 문 앞을 가로막고 있는 초요를 인정사정없이 밀쳤다.“기묵비!”초요는 그를 덥석 끌어당겼다. 초요의 눈은 그에게 남은 한 가닥 미련조차도 실망으로 뒤덮여 있었다.“기묵비, 내가 당신을 무시하게 만들지 마세요.”그러나 기묵비는 시큰둥하게 말했다.“당신이 날 어떻게 보든 말든 내가 신경이나 쓸 것 같아? 초요, 난 여태껏 신경 쓴 적 없어. 당신이 나 때문에 자살하러 갔을 때에도 난 신경 쓰지 않았어. 너를 위해 조금이라도 마음 아파하고 신경 쓴 적이 없다니까. 내가 신경 쓴 건 오직 소만리 뿐이었다고.”그의 입에서 토해 내는 말들은 마치 유리 파편 같았다. 일말의 여지도 남기지 않고 잔인하게 초요의 마음을 도륙 내고 있었다.초요는 넋이 나간 듯 힘없이 기묵비에게 밀쳐졌고 그녀의 발걸음이 갈피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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