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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가 사랑한 여인의 모든 챕터: 챕터 841 - 챕터 850

2479 챕터

841장

비록 기모진이 의사는 아니었지만 글자를 알고 데이터를 볼 줄은 안다. 그는 핸드폰을 꺼내 모든 진단서를 찍어 남사택에게 보냈다. 그는 곧 진단서를 들고 황급히 진찰실로 들어갔다. 의사는 진단서를 보고 얼굴을 찡그렸다.“부인이 예전에 이 위치에 종양이 있었습니까? 만약 그랬다면 다시 재발한 것처럼 보이는데요.”기모진은 정신이 아득해졌고 예전에 소만리가 병에 걸렸다고 전해 들었던 때를 떠올렸다. 그녀는 거의 죽을 뻔했었다. 그런데 그녀에게 또 이런 일이 생기다니.“아이를 낳다가 엄마가 잘못될 수도 있어요. 얼른 수술을 받으셔야 됩니다. 빠르면 빠를수록 좋아요. 부인의 몸이 좋아진 다음에 아이를 또 가져도 늦지 않아요.”기모진은 정신없이 진찰실을 나왔다. 그는 이 아이가 기묵비의 아이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 그런데 지금 이 사실을 듣고 왜 이렇게 자신의 마음이 아픈지 알 수 없었다. 소만리 때문에도 마음이 아팠지만 뱃속의 그 아이, 더 이상 살 수 없는 그 아이를 생각하니 더욱 마음이 아려왔다. 이때 남사택으로부터 답장이 왔다.[아무래도 종양이 재발한 것 같아요. 얼른 그녀를 설득해서 아이를 포기하고 종양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는 게 좋겠습니다. 요즘은 수술 후 경과도 좋아서 회복 확률이 거의 100%에 가까워요. 미루면 더 곤란해져요. 더군다나 당신들은 이미 아이가 둘이나 있으니 그녀의 건강이 회복된 후에 또 가져도 늦지 않습니다.]남사택에게서 정확한 얘기를 들으니 기모진의 손아귀가 서늘해졌다. 분명히 전에도 그녀에게 말했었다. 더 이상 아이를 갖지 말라고 말렸던 것이다.그러나 이런 순간이 정말로 현실이 되자 그의 가슴은 미어지듯 아파왔다.눈을 들어 소만리가 돌아오는 모습을 보고 기모진은 진단서를 접고 아무렇지도 않은 듯 그녀에게 다가갔다.“진단서 나왔나요?”소만리가 물었다. 기모진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이미 의사 선생님한테 갔다 왔어. 큰 문제는 아니지만 내일 한 번 더 와서 재검사를 받아야 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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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2장

소만리의 뺨은 더 뜨거워졌고 그녀가 막 입을 열려고 했을 때 다시 다급한 발자국 소리가 들려왔다.기모진도 주위를 경계하며 봉황 같은 눈을 치켜세우고 다시 소만리의 손을 잡아 깍지를 끼고 급히 몸을 돌렸다.“여기 있다!”갑자기 누군가 뒤에서 소리쳤다.소만리는 있는 힘껏 기모진의 손을 뿌리치며 말했다.“당신 먼저 가세요. 저들은 날 어쩌지는 못할 거예요. 하지만 당신이 붙잡히면 기묵비가 가만두지 않을 거예요.”“난 절대로 당신을 기묵비에게 돌려보내지 않을 거야.”기모진의 결심은 흔들리지 않았다. “기모진! 사랑해요. 사랑해. 이제 됐죠! 그러니까 이제 빨리 경도로 돌아가요!”소만리는 그를 향해 소리쳤다.그러나 기모진은 이것이 그녀의 진심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오히려 얼렁뚱땅 자기를 떼어 놓기 위한 것이라 생각했다. 그의 안색이 더욱 굳어졌고 더욱더 강하게 소만리의 손을 잡고 재빨리 도로에 있던 차에 올라탔다. 뒤도 돌아보지 않고 곧장 어젯밤 묵었던 그곳으로 돌아왔다.소만리는 차에서 내렸으나 줄곧 배가 조금 불편했고 계속 찜찜한 통증이 느껴졌다. 마치 예전에 느꼈던 그것과 같았다. 기모진은 소만리의 안색이 어둡게 변해가는 걸 알아차렸고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생각했다.기모진은 소만리가 눈치채지 않게 병원에 연락을 해서 내일로 수술 예약을 하고 난 후 짐을 정리하고 옮겼다. 이번에는 가장 번화한 시내로 옮길 생각이었다. 그는 기묵비의 세력이 대놓고 선을 넘는 짓은 차마 못 할 거라 믿었다. 만약 기묵비가 정말로 마음을 먹었다면 누구보다 재빨리 자신을 제거했을 일이었다.다음날 기모진은 재검사 핑계를 대고 소만리를 병원으로 데리고 왔다. 소만리는 한치의 의심도 없이 수술대 위에 올랐지만 주변을 잠시 둘러보더니 그제야 조금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어 의사에게 물었다.“그냥 검사만 하는 거 아니었나요? 왜 수술실에 온 거예요?”소만리가 묻자 여의사는 그녀가 일부러 머뭇거리는 줄 알고 말했다. “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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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3장

소만리의 말을 듣는 순간 기모진의 눈빛이 갑자기 달라지기 시작했다.그러나 곧 그의 눈빛은 냉정을 찾았다.“당신 기묵비의 아이를 지키려고 이러는 거 알아. 그렇지만 소만리, 이 수술은 꼭 필요해.”“기모진! 자꾸 나한테 수술하라고 강요하면 정말 평생 당신 용서하지 않을 거예요!”소만리는 감정이 점점 격해지고 화가 머리 끝까지 나서 노려보며 말했다. “만약 내 뱃속의 아이를 해칠 거라면 나부터 죽여요.”소만리가 스쳐 지나갔다. 그녀는 자신의 두 손이 떨리는 것을 느꼈다. 만약 방금 그녀가 묻지 않았더라면 아마도 이 아이는 지금 없을 것이다. 생각만으로도 너무나 끔찍하고 무서웠다.하지만 소만리는 채 멀리 가지도 못하고 기모진에게 붙잡혔다. “놔요!”그녀가 발버둥 쳤다.“이 아이 수술해야 해.”기모진이 다시 한 번 강조하며 소만리의 허리를 붙잡아 끌어안으며 수술실 안으로 걸어갔다. 소만리의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기모진, 이거 놔. 당신은 이 아이를 해치면 안 돼! 기모진!”그녀는 그의 옷깃을 꽉 잡아당겼지만 남자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기모진! 이 아이 당신 핏줄이에요! 당신 정말 이러면 후회할 거라구요!”“만약 정말 내 아이라 해도 어쩔 수 없어!”남자는 소리를 질렀고 갑자기 목이 막히고 숨이 막혀 오는 듯했다.이 말을 듣고 소만리는 멍하니 눈시울을 붉혔다.“뭐라구요? 기모진 당신 지금 뭐라고 했어요?”남자는 눈물이 그렁그렁 맺혀 있는 그녀를 보며 말했다.“이 아이는 살 수 없어.”그는 단호하게 같은 말을 또 했다. 날카로운 칼이 소만리의 심장을 관통해 지나가는 것 같았다. 그는 수술대 위에 앉은 그녀를 안은 채 소만리가 어리둥절해하는 틈을 타 의사에게 말했다.“마취주사 놓으세요.”소만리는 정신을 차리고 반항했지만 마취주사는 이미 그녀의 팔에 박혀 있었고 잘생기고 훤칠한 그가 수술실을 나가는 것을 보았다. 소만리는 절망과 분노에 찬 눈으로 절규했다.“기모진! 당신 후회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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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4장

”소만리, 내 말 먼저 들어 봐.”“꺼져.”소만리의 목소리가 떨렸다. 손도 계속 떨렸다. “나 지금 당신 보고 싶지 않아. 꺼져. 경도로 돌아가요. 그리고 내 앞에 나타나지 마세요.”그녀는 그를 노려보며 매몰차게 말하면서도 두 뺨에는 눈물이 흘러넘쳤다.그녀는 다시 생각하기조차 싫었지만 기모진은 그들의 아이를 자신의 손으로 죽인 사람이었다.이건 예전에 그가 그녀에게 주었던 그 어떤 고통보다 더 아팠다.그녀가 이렇게 슬퍼하는 모습을 보니 기모진도 더 이상 뭐라고 말할 수 없었다.“당신 먼저 진정하고 좀 쉬어. 내가 문 앞에서 지키고 있을게.”기모진이 몸을 돌려 문밖으로 나갔고 병실 문이 닫혔다. 작은 창 너머로 그는 그제야 한쪽으로 가서 앉아 있는 소만리를 보았다.그는 소만리가 오해하고 있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그녀의 오해는 한편으로는 그럴 만도 한 것이었다. 점심시간이 가까워지자 기모진은 소만리에게 점심을 사다 주려고 잠시 자리를 비우게 되었고 특별히 간호사에게 소만리를 좀 봐 달라고 부탁했다. 기모진의 준수하고 훤칠한 용모에 간호사는 단번에 응했다.소만리는 속이 텅텅 빈 것 같은 육신으로 창밖을 내다보고는 목에 걸린 조개 펜던트를 만지작거렸다. 눈물이 하염없이 떨어졌다.기모진, 알고 있어요? 당신 스스로 당신 자식을 죽였다는 거. 하지만 당신 아이가 아니라고 생각했어도 어떻게 이렇게 잔인할 수 있어요?소만리는 더 이상 기모진 곁에 있을 수 없다고 생각했다. 이 남자의 몸에는 어둡고 차디찬 피가 흐르고 있는 것만 같아서 견딜 수 없었다.기모진이 점심을 사서 병실로 돌아왔다. 문을 열고 들어가려고 보니 병상은 텅텅 비어 있었고 소만리는 온데 간데 없었다. 그는 순간적으로 당황하여 병실을 뛰쳐나와 간호사를 불렀다. 방금 그 간호사는 기모진의 기세에 잔뜩 긴장한 얼굴로 전전긍긍하며 말했다.“방금 병실 입구에 가서 봤는데요. 아마 멀리 가지는 못했을 거예요...”기모진은 애타게 병실로 돌아와 소만리가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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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5장

기묵비는 매우 놀랐다. 그는 기운 없이 창백한 얼굴을 하고 그의 눈앞에 서 있는 사람을 보고 뒤늦게 입을 열었다.“기모진이 당신을 풀어주던가?”소만리는 무표정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그래요. 그가 날 풀어줬어요. 그가 당신의 일을 절대로 누설하지 않겠다고 저에게 약속했어요. 그 대신 조건이 있어요. 당신은 꼭 그 사람을 경도로 무사히 돌려보내야 해요.”기묵비는 조용히 듣고 난 뒤 가볍게 웃으며 물었다.“소만리, 이게 당신의 생각이야? 아니면 기모진의 생각이야?”“누구의 생각인지는 중요하지 않아요. 당신도 이제 사람을 시켜 기모진을 뒤쫓는 일은 그만하세요.”소만리의 태도는 결연했고 그 의지는 눈빛에서 강렬하게 뿜어 나왔다. “만약 당신이 사람을 시켜 그 사람을 계속 쫓는다면 내 뱃속의 아이가 무사히 태어날 것이란 기대는 버리는 게 좋을 거예요.”소만리의 말이 떨어지자 기묵비의 웃음이 한순간에 사라졌다.기묵비에게 이 말을 하는 동안 소만리의 심장은 날카로운 칼로 갈기갈기 찢기는 것 같았다.몇 시간 전 그녀는 강제로 유산을 당했다. 아이는 이미 없어져 버렸다.그러나 그녀는 기묵비에게 그 사실을 알리지 않을 것이다. 임신한 아이가 기모진의 아이라는 사실은 더더욱 알려서는 안 된다.소만리의 이런 요구에 기묵비는 분명 내키지는 않았지만 응하기로 했다.“그래, 약속하지. 기모진을 경도로 보내주지.”기묵비가 소만리에게 다가서며 말했다.“소만리, 가서 좀 쉬어. 난 지금 가서 아랫사람들에게 기모진에 대한 수색을 중단하라고 일러 두지.”그는 옅은 웃음을 띠며 말하고는 핸드폰을 들고 현관으로 향했다.그는 기분이 한껏 처져있는 소만리를 돌아보고 나서야 낮은 목소리로 지시했다.“지금 모두 국제공항으로 가. 기모진이 분명히 거기에 있을 거야. 그에게 동영상을 건네받기 전까진 살려 둬.”소만리는 기묵비가 아랫사람들에게 뭘 건네받으라는 것인지는 듣지 못했지만 지금 그녀는 정신이 혼미해져 눈앞이 캄캄해져 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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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6장

”당신을 믿었고 당신을 믿으라고 한 그 말을 믿었는데. 뭐, 소만리, 잊었어? 직접 나한테 말했잖아. 뱃속의 아이가 기묵비의 아이라고!”“...”소만리는 잠시 말을 잇지 못하다가 문득 기모진이 한 말을 떠올렸다.“이 아이는 당신 뱃속에 있으면 안 돼.”“퍽.”소만리는 다시 기모진의 얼굴에 뺨을 한 대 때렸다.담배를 피우며 지나가던 경호원 두 명이 갑자기 요란한 소리를 듣고 지하실 쪽으로 다가왔다.“아래에서 소리가 나는 것 같아요.”“설마?”“내려가서 보자고.”“같이 가요.”그 두 경호원은 지하실 문으로 가서 문을 밀어 가장자리에 있는 스위치를 켰다.힐끗 보니 지하실 안은 텅텅 비어 있었고, 사람은커녕 쥐 한 마리도 없었다.“잘못 들은 거야. 빨리 담배나 피우고 문 앞에 가서 지키고 있자고. 만약 사장님이 갑자기 돌아와서 우리가 없는 걸 보고 게으름 피우는 거라고 생각하시면 우린 끝장이야.”두 경호원은 서로 주거니 받거니 하다가 지하실 불을 끄고 다시 문을 닫았다.문이 닫히고 나서야 문 뒤에서 있던 기모진은 저항하던 소만리의 입술에서 그의 얇은 입술을 떼었다.입술을 떼자마자 소만리는 기모진에게 다시 뺨을 때렸다.그는 어둠 속에서 지금 그녀의 모습을 잘 볼 수 없었지만 자신에 대한 분노와 원망은 느낄 수 있었다.그는 얼굴을 옆으로 기울였다. 몇 대를 맞은 것인지 기억나지 않았다.평생 그의 뺨을 때린 여인은 오직 한 사람 소만리 뿐이다.“꺼져. 당장 꺼지라구. 다시는 보고 싶지 않다구요!”소만리는 목소리를 낮추며 차갑게 쏘아붙였다.“나는 보고 싶지 않지만 기묵비는 보고 싶은가 봐?”남자는 비웃으며 질투심을 가득 담아 말했다.“몸도 좋지 않으면서 병원에서 나오자마자 여기로 왔고 말이야. 그를 찾아와서 위로라도 받고 싶었던 거야?”“그래요! 난 당신 보고 싶지 않아요. 내가 보고 싶은 사람은 오직 기묵비 뿐이라고요. 이제 됐어요? 그럼 꺼지세요!”“난 안 가.”그가 갑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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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7장

소만리는 얼른 옆으로 얼굴을 피했고 기모진은 얼음처럼 차가운 그녀의 옆얼굴과 마주하게 되었다.“기묵비가 곧 들이닥칠 거에요. 당신이 지금 가지 않으면 영원히 떠날 수 없을 지도 몰라요.”소만리는 냉정한 목소리로 일깨워주었다.“나한테 관심 있어? 알고 보니 내 전처가 아직도 나한테 관심이 있는 건가?”기모진은 비웃음을 가득 담아 말했다.그의 서늘한 손가락이 소만리의 턱을 움켜쥐고 그녀의 얼굴을 그의 얼굴과 마주 보게 했다. 그녀의 붉게 물든 눈에 눈물이 가득 차 있는 것을 보니 기모진의 마음도 찢어졌다.“소만리, 당신 마음속엔 내가 정말 피도 눈물도 없는 사람인 거야? 당신을 믿어 달라고 했었지? 당신은 나 믿은 적 있어? 그의 말이 그녀의 가슴에 아프게 박혔다.이때 아래층에서 차 소리가 들려왔다. 기묵비가 돌아온 것이다.기모진은 창가로 가서 아래를 힐끗 보았지만 조금도 조급해하지 않았다.“나 당분간 아무 데도 안 갈 테니 여기 잠시 있어.”“기모진, 당신 미쳤어요?”“나 미쳤어. 당신이 날 사랑하지 않는다고 말한 순간 난 이미 모든 이성을 잃었어.”“...”소만리는 그 말을 듣고 울고 싶으면서도 한편으로 웃고 싶었다.“당신 그렇게 날 사랑했다면 내 뱃속의 아이를 그리 모질게 죽이진 않았을 거예요!”기모진도 소만리가 자신을 비난하며 원망하고 슬퍼하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견딜 수가 없었다.이때 소만리는 몰랐겠지만 그녀가 그에게 안겨 수술대에 올랐을 때 마취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그는 후회했고 수술을 번복했다.그래서 수술실로 뛰어 들어가 의식을 잃은 그녀를 꽉 끌어안았다. 자신이 이렇게 한 것이 옳은지 그른지 모르겠지만 지금 들어가서 막지 않으면 평생 후회할 것 같았다. 그는 더 이상 그녀를 잃고서는 살아갈 수 없을 것 같았다.그녀를 아프게 하고 눈물을 흘리게 한 것은 정말이지 그의 본심은 더더욱 아니었다.소만리는 너무나 슬프고 상심한 나머지 그녀의 안위 따윈 신경 쓰지도 않았다. 여전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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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8장

기모진의 눈앞에서 그녀는 윗옷과 바지를 벗은 후 샤워가운을 걸치고 방금 목욕을 끝낸 것처럼 꾸몄다.소만리의 목에 걸려 있는 조개 모양 펜던트를 보니 기모진의 마음이 들끓었다.소만리가 샤워기를 끄고 나가려 하자 기모진은 그녀를 안으며 나지막한 목소리를 그녀에게 경고했다.“기묵비가 당신을 절대 건드리지 못하게 해. 그렇지 않으면 오늘 밤은 무사하지 못할 거야.”소만리는 기모진에게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았다. 그가 품에서 그녀를 놓자 그녀는 화장실 문을 닫고 나갔다.기묵비는 소만리가 나오는 소리를 듣고 핸드폰 화면을 끄고 돌아서서 소만리를 바라보았다.“방금 당신 목소리가 별로 안 좋아 보이던데, 무슨 일 있어?”그의 목소리는 다정했고, 눈빛은 부드럽고 따뜻했다.“아무 일 없어요. 괜찮아요.”소만리가 대답했다. 기묵비는 손을 뻗어 살며시 소만리의 배에 얹으려고 했다.“우리 아이가 당신을 힘들게 하는 건 아니지? 우리 아이가 장난이 심한가.”그의 행동이 좀 갑작스러워서 소만리는 당황하여 급히 피했다.본능적인 거부감과 반발심 때문인지 소만리는 갑자기 속이 메스꺼워졌다. 그녀는 무의식 적으로 배를 만졌고 익숙한 입덧이 위에서 솟구치는 느낌이 들었다.소만리는 입을 막고 화장실로 들어가려고 돌아섰을 때 화장실 안에 숨어 있는 기모진을 생각하며 걸음을 멈춰 섰다.기묵비는 갑자기 멈칫하는 소만리의 행동을 의미심장하게 바라보다가 한편으로는 그와 소만리의 발자국이 아닌 듯한 흔적들을 바닥에서 보았다.“소만리, 토할 것 같아? 내가 화장실로 부축해 주지.”기묵비가 소만리의 어깨에 손을 얹으려고 했다.소만리가 기묵비의 손을 가로막자 기묵비는 뭔가 확신을 하고 직접 화장실로 향했고 문을 벌컥 열었다.기묵비의 행동에 소만리는 놀라서 심장이 얼어붙는 것 같았다.그러나 더욱 놀라운 것은 화장실은 텅 비어 있었고 기모진은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다.소만리는 여전히 곤혹스러웠고 입덧이 다시 찾아와서 토할 것 같았다.그녀는 화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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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9장

소만리는 놀라서 기모진의 이름을 목놓아 불렀다.눈앞에서 뿜어져 나오는 피를 보니 그녀는 정신이 혼미해지고 온몸이 차갑게 얼어붙는 것 같았다.그녀는 황급히 손으로 기무진의 상처를 눌렀으나 그것은 소용이 없었다. 그녀의 하얀 손은 순식간에 붉게 물들었고 그녀의 두 눈은 가시에 찔리는 듯 고통스럽게 시려웠다.“기모진, 기모진.”소만리는 심장이 격렬하게 뛰었고 그녀는 피로 물든 두 손으로 기모진의 아름다운 얼굴을 받쳐 들었다. 눈물이 강을 이루듯 눈앞을 가렸다. 기모진은 눈썹을 치켜세우며 총상이 주는 찢어지는 아픔을 이를 악물고 참았다. 천천히 손을 들어 눈물로 얼룩진 소만리의 뺨을 만지며 말했다.“소만리, 울지 마. 나 같은 놈 때문에 눈물 흘려선 안 돼.”그의 마음은 찢어졌고 가느다랗게 뜬 눈에는 애틋한 사랑을 가득 담고 있었다. “당신의 마음을 돌려놓기 전에는 절대 죽을 수 없어.”그는 매우 힘없이 말을 이었지만 그의 눈은 조금도 기세가 수그러들지 않았다.기묵비는 총을 거두고 천천히 기모진의 뒤로 가서 말했다.“동영상 어디 있어?”그는 망설이지 않고 물었다.기모진은 기묵비를 흘겨보며 입꼬리를 비꼬며 말했다.“만약 내게 일이 생기면 동영상은 자동으로 인터넷에 공개될 텐데. 기묵비 모험 한 번 해 보시려나?”기묵비는 매우 불쾌하다는 듯 언짢게 눈썹을 한 번 찡그렸다. 그는 누군가에게 위협받는 일에 익숙하지 않다.소만리가 가슴 아파하며 기모진을 안고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고 기묵비는 다시 총을 들었다.그러나 이 모습을 본 소만리는 갑자기 기묵비에게 달려들어 기묵비가 들고 있던 총을 빼앗았다.갑자기 일어난 일에 기묵비는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던 것이다.그가 정신을 차리고 대응하려고 했을 때 소만리는 이미 기세등등하게 총을 들고 그를 겨누고 있었다.“당장 사람을 불러 기모진을 병원으로 데리고 가!”그녀는 부탁이 아니라 명령하고 있었다. 붉게 젖은 두 눈에서 뿜어져 나오는 기세가 서슬 퍼렇게 기묵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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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0장

소만리가 한 말에 기묵비는 망치로 머리를 얻어맞은 듯 정신이 혼미해졌다.그의 머릿속이 갑자기 멍해져서 자신도 모르게 손목에 지니고 있던 머리끈을 만지작거렸다.초요...밤은 이미 깊어졌다.기모진의 수술이 얼마나 진행이 되었을까. 소만리는 아직도 수술실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다.잠시 후 의사가 수술실에서 나왔고 기모진이 일단 위험한 고비는 넘겼다고 하자 그제야 그녀의 안절부절못하는 마음이 조금 가라앉기 시작했다.기모진이 자신을 보호하려고 온몸으로 총알을 받았다는 것을 그녀는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이 남자는 요 며칠 줄곧 냉담한 표정으로 그녀를 대했었지만 마음속으로는 누구보다 그녀를 아끼고 있었다.생각해 보니 기모진이 언초와 약혼한 것은 단지 그녀에게 화풀이하기 위한 것이었다. 그렇다면 언초, 그 여자는 왜 그렇게 낯이 익을 걸까.소만리는 수술실 밖에서 하염없이 기다리다가 자신도 모르게 잠이 들고 말았다. 문득 놀라 잠에서 깨어보니 이미 날이 밝아 있었고 그녀의 몸에는 담요가 덮여 있었다. 아직 그녀 곁에는 경호원 두 명이 지키고 있었다.그녀는 황급히 몸을 일으키며 말했다.“기모진은요?”“사장님께서 이미 기모진에 대해 수속을 다 마치고 잘 처리하셨으니 부인은 걱정하지 마시고 먼저 별장으로 돌아가 쉬시면 됩니다.”소만리는 기묵비가 기모진을 위해 일을 잘 처리했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에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기묵비가 기모진을 어디로 데려갔어요? 말하세요!”“부인은 별장으로 돌아가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사장님이 직접 말씀드릴 겁니다.”소만리는 이 경호원들을 더 추궁해 봐도 제대로 대답해 주지 않을 것을 알고 바로 별장으로 돌아갔다.기묵비는 서재에서 책상 위에 있는 자료를 느긋하게 검토하고 있었다.“기모진은 어디 있어요?”소만리는 곧장 들어가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기묵비는 들고 있던 펜을 잠시 멈추며 말했다.“당신이 그렇게 그에게 관심을 가지면 내가 또 기모진을 위험한 상황에 빠트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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