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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가 사랑한 여인의 모든 챕터: 챕터 821 - 챕터 830

2479 챕터

821장

눈앞에 그녀가 눈썹을 잔뜩 찌푸리고 있는 모습을 보며 기모진은 입꼬리를 말려 올렸다.“내가 어찌 숙모님을 가지고 놀 수 있겠습니까?”그는 그녀에게 다가가서 말을 이었다.“회의는 이미 끝났지만 주무시는 숙모님을 보니 방해하기 미안했던 거죠.”“......”할 말을 잃고 멍하니 서 있는 소만리를 보다가 기모진은 그녀가 안고 있는 담요를 보았다. “숙모님, 이 담요를 제가 덮어준 거라고 오해하진 마세요. 데스크 직원이 한 거지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니까.”그는 그녀와의 관계에 분명히 선을 그으려 했고 그의 눈 속에는 소만리에 대한 미련이나 관심 따윈 조금도 없어 보였다. 소만리는 담요 밑에 감춰진 두 손을 꽉 쥐고 애써 웃으며 말했다.“그럼 정말로 제가 오해했네요. 이왕에 이렇게 된 거 기 사장님이 약속 시간을 정해 주시죠. 저도 더 이상 사장님 일 때문에 많은 시간을 낭비하긴 싫거든요.”“기 씨 그룹에는 어떻게 다른 보석 디자이너는 없나요? 아니 이 귀하신 기 부인이 임신한 몸으로 이리 바삐 움직여야 한답니까?”“회사의 일은 곧 기묵비의 일이고 기묵비의 일은 곧 아내인 제 몫이기도 하지요. 남편을 위해서 바쁘다면야 기꺼이 하지요.”소만리는 태연하게 대꾸했다. 기모진은 이 말을 듣고 눈빛이 달라지며 말했다. “이렇게나 훌륭하신 부인을 두셨다니. 작은 아버지가 정말 부러운데요.”그는 갑자기 그녀에게 다가와 말했다. 낮은 그의 목소리가 소만리의 귓가를 감쌌다. “그래, 만약 그때 내가 소중한 걸 알았다면 지금 당신은 나를 위해 바쁘게 달렸을까? 내가 걱정은 되는 모양이지?”소만리는 마음이 너무 떨려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 “소만리, 내일 아침 9시에 내 사무실로 와. “기모진은 겨울바람보다 더 차가운 목소리로 말을 뱉고는 거침없이 걸어나갔다.소만리는 왜 이렇게 괴로워야 하는지 알 수 없었다. 다음날 그녀는 제시간에 기모진의 사무실에 도착했는데 뜻밖에도 언초가 와 있었다. 기모진은 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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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2장

”기 부인, 제 키스를 기대하신 건가요?”“......”“안타깝게도 지금은 내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에게만 키스할 거야.”그의 얼굴에 비웃음이 가득했다. 그 눈은 조롱하고 희롱하는 빛으로 더욱더 가득 찼다.소만리는 말할 수 없이 가슴이 아팠으나 애써 침착하였고 입술을 깨물며 말했다. “내가 당신의 키스를 기대한다고 생각해? 난 단지 당신의 연기에 맞춰주고 있었을 뿐이야. 기모진. 내가 아직도 당신을 사랑하고 있다고 말해 주길 원하는 거예요? 아직도 날 못 내려놓은 거야? 참 안타깝네요. 그때 내가 당신을 얼마나 사랑했는지 지금은 또 얼마나 당신을 미워하는지 알겠어요?”그녀는 가볍게 웃으며 그에게 단호한 시선을 던지며 그 자리를 떠났다. 기모진은 허공에 머문 손을 오므리더니 조롱으로 가득한 얼굴과 눈 속에는 서서히 잿빛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시간은 유유히 흘러가고 어느덧 토요일.소만리는 단정하게 예복을 입고 기묵비의 팔짱을 끼고 모진과 언초의 약혼식장에 왔다. 그녀는 기모진의 약혼파티가 굉장히 성대하게 치러질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약혼식장은 의외로 사람이 적었다. 그녀와 기묵비 외에는 의외로 초대받은 사람이 별로 없었다.“저는 시끌벅적한 걸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간소하게 준비했어요.“ 언초가 웃으며 말을 이었다.“모진씨가 말했어요. 그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두 분이 기 선생님과 기부인이시라구요. 그래서 우리 약혼식에 두 분을 빼놓을 수 없었죠.”기묵비는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 “이렇게 된 이상 모진의 체면을 생각해서라도 저희 두 사람, 꼭 약혼식 잘 보겠습니다.”그러나 그의 말이 끝나자 운전기사가 식장에서 나왔다. 그 사람은 기묵비에게 다가가 귓속말을 하였고 갑자기 기묵비의 안색이 싹 변하며 말했다.“소만리, 나 일이 좀 있어서 잠깐 나가서 전화 좀 하고 올게.”“네.”소만리가 웃는 척하고 고개를 끄덕이며 혼자 옆에 앉았다.약혼드레스, 부케, 그리고 그.소만리는 눈앞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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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3장

”잠을 잔 거면 많이 친한 셈인가?”기묵비는 의미심장하게 반문했다. 언초는 웃으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잤다고 해서 두 사람이 꼭 많이 친한 건 아니죠. 어차피 밤새 정을 나누는 사람이 너무 많으니까요.”“난 그녀와 하룻밤만 보낸 게 아니라 아주 많은 밤을 보냈거든.”기묵비는 낮은 목소리로 언초에게 한 걸음 다가서며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그녀의 얼굴을 찬찬히 살펴보려 했다. 그때 전화가 울렸다. 그는 전화기를 흘끗 보고는 신사다운 온화한 미소를 지어 보이며 말했다. “언초 양, 지금은 통화를 좀 해야겠군. 다음에 기회가 되면 또 얘기하지.”“네, 언제든지요. “언초는 기묵비의 돌아서는 뒷모습을 바라보며 웃었다. 기묵비의 모습이 차츰차츰 사라졌다.약혼식장 정원.소만리는 벽을 짚은 채 헛구역질을 멈추지 않았다. 그녀는 몸이 아픈 것인지 아니면 기모진이 다른 여인과 다정하고 행복한 모습을 봐서 마음이 아픈 것인지 분간할 수 없었다.“우리 딸을 죽인 남자를 위해 뭘 그렇게 그 사람 아이를 소중히 품고 있으려는 거야, 소만리. 너 도대체 뭘 원하는 거야?”기모진이 차갑게 물으며 뒤에서 불만스럽게 따라왔다. 소만리는 그제야 기모진이 이미 그녀 바로 뒤에 와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녀는 주먹에 힘을 주며 이내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당신과 상관없잖아요.”“정말 나와 상관없는 일인데 어째서 내가 다른 여자와 약혼하는 장면조차도 견디지 못하는 거지?”“기 선생님 정말 재미있는 분이로군요. 이건 단지 그냥 평범한 입덧이에요. 저 바람 좀 쐬고 올게요.”소만리는 차분하게 부인했다.“왜 기 선생님은 내가 항상 당신을 신경 쓴다고 생각해요?”“정말 당신이 날 신경 쓰지도 않고 괴롭지도 않다면 돌아서서 나를 한 번 봐요.”“내가 왜 증오하는 찌질한 남자를 돌아봐야 하죠?”소만리는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 “당신과 당신 약혼녀가 약혼식도 이미 마친 것 같으니 저와 기묵비도 더 이상 여기에 있을 필요가 없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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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4장

”그는 최근 몇 년 동안 F국에서 적지 않은 세력과 재력을 만들었고 아마도 그 이면에는 겉으로 드러나서는 안될 거래들도 많았을 거야.”언초의 안색이 갑자기 바뀌었다. “어떡해? 에이 설마. 그 사람 절대 불법적인 일은 하지 않을 거예요.”“아직까지도 당신은 그 사람을 믿고 있는 거야?” 그 사람이 선을 넘는 짓을 얼마나 많이 했는지 몰라?”기모진이 추궁하며 반문하자 언초는 할 말을 잃고 말았다. 그녀는 정신이 멍해지고 눈시울이 조금씩 붉어지기 시작했다.“당신의 가장 빛나고 찬란하게 웃는 얼굴을 당신에게 가장 아프게 상처 주었던 사람한테 남겨야 한다구.“기모진은 눈썹을 찡그리며 입을 열었다. “소만리가 나에게 했던 것처럼. 철저하고 처절하게 그 어떤 미련도 남겨 두지 않는 복수 말이야.”......기묵비는 F국에서 온 전화를 받고 돌아가는 비행기 표를 일찌감치 예약했다. 물론 그는 소만리를 경도에 혼자 두지 않고 그날 밤 소만리를 데리고 F국으로 돌아왔다. 그는 수행하는 사람에게 부탁해 소만리를 기여온이 있는 곳으로 데려가 만나도록 했고 그 자신은 황급히 떠났다.소만리는 여온의 머리에 난 상처를 보고 가슴이 먹먹해져 아파왔다.“엄마, 나 너무 오래 기란군 오빠를 못 만났어. 그리고 그 잘생긴 오빠를 매일 여기서 기다리고 싶지 않아. 엄마 나 데리고 놀러 나갈 수 있어?”작은 꼬맹이는 크고 순진한 눈을 반짝거리며 소만리를 기대에 찬 듯 바라보았다. “여온아, 엄마가 언제 한 번 시간을 내서 너랑 기란군 오빠랑 그 잘생긴 오빠랑 놀게 해 줄게.”“정말?”“엄마가 언제 우리 여온이한테 거짓말한 적 있어?”소만리는 가슴 가득 사랑스럽게 여온의 얼굴을 어루만지며 말했다. “하지만 여온이 엄마 말 잘 들어야 해. 앞으로 조심하기. 다신 지금처럼 이렇게 넘어져서 아프면 안 돼.”“응. 나 엄마 말 잘 들을게. “여온은 사뭇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다가와 소만리를 살포시 안고 뽀뽀해 주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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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5장

소만리는 기여온을 안고 방 안으로 들어섰지만 뱃속에 아직 작은 아이가 있어서 오래 안고 있지는 못하고 뽀뽀를 하고 여온을 내려놓았다. “여온아, 엄마가 지금 케이크 만들어 줄게. 여온이가 엄마 좀 도와줄래?”“네~”여온은 수정처럼 맑고 큰 눈을 반짝이며 소만리를 따라 부엌으로 향했다. 기모진은 먼 곳의 차 안에서 조용히 앉아 있었으나 소만리가 어린아이를 안고 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똑똑히 지켜보았다. 또한 그는 진심으로 기뻐하고 행복해하는 소만리의 얼굴을 목격할 수 있었다. 언젠가 그에게도 그렇게 달콤하고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던 적이 있었다. 기모진는 운전대를 잡은 손가락 마디마디 움켜쥐었고 두 눈엔 질투심으로 활활 타올랐다.“정말 내가 착각을 했었군. 혼자만의 착각을. 지금 보니 당신이 정말로 사랑하는 사람은 역시 그 사람이었군.”“윙윙윙.”핸드폰 진동이 울리자 기모진은 조금도 망설임 없이 전화를 받았다.핸드폰 저쪽에서 그의 조수인 육경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사장님, 저 지금 3번가 창고 근처에 도착했는데요. 기묵비도 와 있습니다. 누군가에게 물건을 보내려고 하는 것 같습니다.”“계속 지켜보고 있어. 내가 곧 갈 테니까.”기모진은 전화를 끊고 날카로운 눈매를 치켜세우고는 멀리 있는 별장을 흘끗 바라보고 난 후 곧바로 핸들을 돌렸다. 기묵비는 황급히 창고에 가서 물건들을 점검했다. “사장님, 흑강당 사람들이 점점 더 많아지고 있습니다. 그들은 암시장의 장사마저 다 삼켜버리려 하고 있습니다. 그것들에게 본때를 보여줘야 합니다. “주사위라고 불리는 부하가 불평하며 말을 이었다. “맞습니다. 최근엔 그들이 사람을 시켜 우리 창고 재고를 조사하게 했고 사장님이 며칠 전 소만리 아가씨와 경도에서 돌아간 틈을 타 우리 남미의 장사를 빼앗아서 우리가 백억 원이나 손해를 봤다구요.”“사장님 더 이상 그들이 함부로 하도록 내버려 둘 수 없습니다. 한동안은 경도로 돌아가시지 말고 여기에 진을 쳐야 합니다. 사장님만이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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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6장

기묵비는 핸드폰을 꺼내 들었다. 그제야 소만리가 자신에게 전화를 걸었다는 것을 알았다.소만리가 별장에 남아 기여온과 함께 있고 싶어 한다는 것을 알고 그는 허락했다.돌아가는 길에 그는 언초에 대한 조사자료를 받았다. 모든 것이 문제없어 보였다. 그러나 자료를 살피는 기묵비의 매서운 눈에는 그렇게 보이지 않았다. 그 당시 그는 소만리에게 새로운 신분을 만들어 줄 수 있었는데 그것은 기모진도 마찬가지로 초요의 신분을 새로 만들어 줄 수 있다는 얘기였다. 다만 그가 이해되지 않는 것은 기모진과 초요가 어떻게 서로 관련되어 있느냐 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기모진이 어떻게 초요를 도울 수 있었을까 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만약 이 모든 것이 사실이라면 그는 기뻐할 일이다. 왜냐하면 초요가 아직 살아 있으니까.기묵비는 손목에 맨 머리끈을 들어 손가락에 감으며 심오한 빛을 띠며 웃었다. 초요, 우리는 곧 다시 만나게 되겠군.별장. 소만리는 방금 케이크를 다 구워 여온이가 맛있게 먹는 모습을 만면에 미소를 띠고 바라보고 있을 때 기묵비가 돌아왔다. 기여온은 그를 보고 사랑스럽게 말했다.“아빠.”기묵비는 봄바람 같은 따사로운 웃음을 지으며 다가가 여온의 작은 머리를 어루만졌다.예전엔 소만리도 이런 모습을 보고 참으로 온화하고 따뜻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기묵비의 정체가 드러나면서 모든 것이 달라졌다.기묵비는 겉으로는 언제나 고귀하고 우아한 신사이지만, 실제로 그는 겉과 속이 다르고 속으로 깊은 담을 쌓고 있는 사람이었다. “아빠, 엄마랑 같이 놀러 가고 싶어요. 맨날 여기 여온이 혼자서 지내고 싶지 않아요. 아무도 안 놀아 주구. 기란군 오빠랑 같이 놀아도 돼요, 아빠?”기여온은 기묵비의 손을 잡고 천진난만하게 수정 같은 눈을 반짝이며 물었다.기묵비는 얼마 전에 차를 몰고 육경을 데려간 사람을 생각하다가 다시 여온을 바라보고 웃으며 말했다. “당연히 되지. 그런데 기란군 오빠는 지금 여기 없어. 그러니까 엄마만 같이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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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7장

기묵비는 멀리서 이 광경을 보고도 놀라지 않고 얇은 입술을 깨물었다. “드디어 왔군.”그는 무슨 속셈이 있는 듯 기사에게 지시했다.“따라가.”소만리를 태운 차는 재빨리 시동을 걸었다. 운전을 하는 사람은 마스크를 쓰고 있었지만 소만리가 어떻게 저 남자의 눈매를 모를 수가 있겠는가.“기모진, 당신 언제 F국에 왔어요? 왜 나를 차에 태웠어요? 도대체 어떻게 하려고 그래요?”기모진은 백미러에 비친 소만리의 불만스러운 얼굴을 보며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차를 타고 20분쯤 지난 끝에 기모진은 드디어 차를 세웠다. F국의 교외는 자체적으로 건설한 작은 별장이 많은데 기모진은 그 중의 한 별장으로 차를 몰았다. 그는 마스크를 벗고 소만리를 대신해 차 문을 열어주었다. “내려.”소만리는 냉정한 태도로 차에서 내렸다. 기모진을 쳐다 보았지만 고개도 돌리지 않고 별장 안으로 들어가고 있었다.그녀는 당황스러웠다.“기모진, 말해 봐요. 이게 무슨 짓이에요?”남자는 발걸음을 잠시 멈추고 차가운 말투로 얘기했다. “날 따라와 봐.”소만리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결국 발걸음을 옮겼다. 방에 들어간 후 소만리는 어떤 남자가 거실 소파에 앉아 있는 것을 보았다. 남자의 안색은 좋지 않았다. 오른쪽 종아리에 두꺼운 거즈를 감고 있었고 테이블 위에는 방금 쓴 것 같은 구급약 상자가 있었다. 소만리는 육경에 대해 자세히 알지는 못했지만 몇 번 만난 적은 있어서 육경이 기모진의 조수라는 사실은 알고 있었다. 왜 조수까지 여기 와 있지. 게다가 다친 상태로. 육경을 조심스레 살펴보고 있는 소만리를 향해 기모진은 불만스러운 듯 눈썹을 치켜세우고 말했다.“올라와.”그는 그녀의 이름은 부르지 않고 말했다. 소만리는 별말 없이 잠자코 2층으로 올라갔다. “기모진, 이제 말해 보세요. 도대체 어쩌자는 거예요? 그녀는 침착하게 그를 보며 따졌다. 남자는 손을 뻗어 방문을 닫고,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으로 돌아서서 한 걸음 한 걸음 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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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8장

어쩐지 F국에서 기묵비의 사업이 그렇게 빨리 성장하고 재력도 풍부하더라니 알고 보니 이런 거래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는 분명 선을 넘었다. 만약 적발되어 고발당하고, 그 증거가 확실하다면 그가 지금 세운 모든 사업은 엎어질 것이다. 그리고 기묵비는 모든 것을 잃고 패가망신할 것이다.기모진은 소만리의 표정 변화를 살피다가도 마음속으로 그녀를 걱정하고 있었다.“보고 나니 어때? 당신과 기묵비에게 꿈꾸던 미래가 있을 것 같아?”소만리는 핸드폰을 내려놓으며 조금도 개의치 않는다는 듯 말했다.“무슨 의도로 이런 걸 저한테 보여주는 거예요? 이렇게 하면 내가 기묵비를 떠날 줄 알아요?”기모진은 소만리가 이런 반응을 보일 줄은 몰랐으나 성큼성큼 그녀에 다가가서 덥석 그녀의 손목을 움켜쥐며 말했다. “소만리, 지금 당신이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알아?”“당연히 알죠. 모르는 사람은 당신이에요.”“뭐라구?”소만리는 그녀의 손목을 움켜쥔 그의 손을 뿌리치며 말했다.“기묵비가 뭘 하든 뭘 하고 싶든, 난 그 사람 편이에요. 이런 일로 내가 기묵비를 떠나 당신 곁으로 올 거라고 생각하지 말아요.”이 말을 듣고 기모진의 마음속에는 질투심의 불꽃이 활활 타오르기 시작했다. 그는 지금 소만리가 기묵비를 그렇게 옹호하는 걸 참을 수가 없었다. 그는 갑자기 소만리의 어깨를 움켜쥐고 그녀를 벽으로 밀쳤다. 분노로 가득 찬 그의 눈은 얼음장 같은 그녀의 얼굴을 에워쌌다. “당신 정말 그 사람 사랑해? 그가 우리 딸을 죽인 것도 잊을 만큼 사랑하냐구?”“그래요”소만리는 주저함이 없이 단호하게 대답했다. 기모진은 마음이 찢어질 듯 아팠고 소만리의 어깨를 감싼 손에 힘이 들어갔다.소만리는 어깨가 아파 인상을 찌푸렸다. “놔줘요.”“당신이 그 사람과 계속 함께 하는 걸 놔두지 않을 거야. “그는 강렬하고 단호하게 말했다.“당신이 그 사람의 아이를 낳아도 다시는 그 사람 곁으로 보내지 않을 거야.”“.....”소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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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9장

기묵비는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방아쇠를 당겼다.그는 결코 자신이 쌓아온 세력과 재력을 기모진이 파괴하도록 허락하지 않을 것이다. 이미 영상도 찍혔고 모든 걸 들켰으니 그는 반드시 깔끔하게 처리해야 했다. 더구나 기모진에 대한 불만은 쌓일 대로 쌓인 그였다.기모진에 대한 불만은 10년이나 된 아주 오래된 것이다.아마도 기 노인이 손자인 기모진을 총애하고 조카인 기묵비를 F국에 떨궈 놓았던 바로 그때부터였을 것이다.기모진은 곧바로 아래층으로 내려왔고 문득 보니 붉은 점이 육경의 관자놀이를 겨누고 있었다. 그는 황급히 소리를 질렀다. “어서 고개를 숙여!”기모진의 말을 듣고 육경은 반사적으로 고개를 숙였고 뒤이어 유리창이 깨지는 소리와 함께 총알이 그의 머리 위에서 휙휙 하고 소리를 내며 지나갔다.반사경을 통해 이 광경을 보고 있던 기묵비는 얼굴을 찌푸렸다. 그는 비로소 소파에 앉아 있던 남자가 기모진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았다. 왜냐하면 남자의 뒷모습만 보였기 때문에 헤어스타일의 윤곽만 보고 기모진인 줄로 착각한 것이었다.이때 그의 시야에 무사한 기모진의 모습이 나타났으나 뜻밖에도 기묵비는 총을 거두며 중얼거렸다.“숙부와 조카의 관계로... 하루만 더 살게 해 두지.”그는 여유로운 걸음으로 다시 차로 돌아와 방향을 돌려 그곳을 떠났다. 그는 비록 소만리가 임신한 몸으로 기모진 옆에 머무는 것이 신경 쓰이기는 했지만 기모진이 소만리를 어떻게 하진 못할 거라는 확신이 있었다. 비록 기모진은 소만리를 신경 쓰지 않는 척했지만 사실 기모진이 얼마나 많이 신경 쓰고 아끼고 그리워하는지 알 수 있었다. 기묵비는 자비를 베풀어 준다고 생각하며 기모진의 생애 마지막 날을 가장 사랑하는 소만리와 함께 지내게 했다. 하루 뒤면 기모진은 다시는 살아서 돌아오지 못할 몸이 되는 것이다.기모진은 다친 육경을 부축하여 방으로 돌아왔고 깨어진 유리창 파편을 깨끗이 치웠다. 소만리는 2층에 있다가 방금 유리 깨지는 소리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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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0장

사랑의 결정체.기모진은 갑자기 검은 눈썹을 치켜세웠고 이미 쌓일 대로 쌓인 질투는 물밀듯이 밀려와 그의 모든 이성과 침착함을 단숨에 삼켜버렸다. 그는 화가 나서 소만리에게 달려들어 잠시 이성을 잃은 채 말했다.“당신이 가슴 깊이 사랑하는 사람은 그 사람이 아니야. 바로 나라고! 소만리, 당신이 사랑하는 사람은 나야! 당신 나를 생각하고 그리워하며 기다렸던 그 수많은 시간들을 다 잊었나 보군. 난 당신이 다른 남자를 사랑하게 내버려 두지 않을 거야!”그는 화가 머리끝까지 차올라 도저히 침착하게 말할 수 없었다. 그 복숭아꽃 같은 매혹적인 눈은 질투로 가득 차 있었고, 모든 이성과 냉정함을 잃은 그는 이렇게 횡포에 가까운 말로 그녀에게 사랑을 말할 수밖에 없었다. 말을 마치고 서 있는 기모진을 소만리는 가만히 바라보고 있었다. 기모진은 보드랍고 매끄러운 그녀의 뺨을 움켜쥐고 분노로 가득 찬 눈으로 그녀를 노려보며 다시 한 번 말했다.“잘 들었어? 소만리. 당신은 오직 나만 사랑할 수 있어. 난 당신의 마음속에 그 어떤 남자도 용납하지 않아. 당신 마음속엔 오직 나, 나만이 있을 수 있는 거야!”그는 가슴 언저리를 가리키며 말했고 갑자기 그녀의 옷을 잡아당기더니 꼭 다문 소만리의 입술에 포악하게 키스를 퍼부었다. 소만리는 뱃속의 아이가 영향을 받을까 봐 있는 힘을 다해 남자를 밀어내려고 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기모진은 그녀를 한 쪽 벽 구석으로 밀어붙이고 한 손으로 소만리의 두 손목을 붙잡은 뒤 그녀를 그의 품 안으로 에워쌌다. 그는 다른 한 손으로 여전히 완강히 저항하고 있는 그녀의 작은 뺨을 잡고 얇은 입술로 거칠게 키스를 했다. “내가 방금 한 말에 대답해. 날 사랑한다고.”그는 복숭아꽃 같은 눈을 반쯤 뜨고 그녀에게 명령했다. 소만리는 겨우 숨을 쉴 수 있었다. 그녀가 대답하지 않자 기모진은 또다시 키스를 하고 뒤이어 물었다. “말해, 어서. 응?” 소만리는 분노에 타버릴 듯한 표정으로 그를 노려보았지만 끝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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