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황제가 사랑한 여인: Bab 831 - Bab 840

2479 Bab

831장

소만리의 가슴이 요동치기 시작했다. 기모진이 잠들어 있었던 게 아냐? 자는 척했던 거야?그럼 방금 그녀가 한 말을 다 들었다는 건가?소만리는 이 상황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그러나 그 순간 기모진이 잠시 뒤척였을 뿐, 잠든 척하는 것도 아니었고 방금 그녀가 한 속삭이던 말을 들은 것도 아니라는 걸 알았다. 이렇게 되고 보니 소만리는 한편으로는 서운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뒷일이 두렵기도 했다. 실은 당신이 진실을 꼭 알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하지만 당신이 알고 나면 우리의 딸 여온이가 위험해질 거예요.소만리는 천천히 기모진의 품에서 벗어나 남자를 겨우겨우 침대 위로 끌어당겨 눕혔다.그러자 소만리도 피로가 몰려들었고 기모진 옆에서 스르륵 잠이 들고 말았다. 평온하고 온화하게 잠든 그의 얼굴을 보며 소만리는 가만히 그의 손을 잡고 자신의 아랫배에 갖다 대었다. “기모진, 그때 내가 기란군을 가졌을 때 당신이 나를 믿어줬으면 하고 얼마나 바랐는지 알아요? 내 배를 만지고 기란군의 존재를 느꼈으면 좋겠다고 얼마나 바랬는지. 그런데 당신은 날 믿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날 무시하고 욕했어요. 지금은 내 뱃속에 있는 우리의 아이를 느끼셨나요?”그녀의 젖은 눈시울이 붉어졌다. 그리고 미소를 지으며 그에게 다가갔다.“정말 그랬으면 좋겠어요. 이번엔 당신이 우리 아이가 태어나는 걸 직접 지켜볼 수 있기를요.”소만리는 부푼 기대를 안으며 기모진의 곁에서 조용히 잠이 들었다...날이 밝았다.소만리가 깨어났고 침대 위에는 그녀 혼자뿐이라는 걸 알았다.기모진이 어디로 갔는지 알 수 없었다. 그녀가 일어나 씻고 보니 방문은 잠겨 있지 않았다. 그녀가 아래층으로 내려가려는 순간 육경이 아침을 들고 절뚝거리며 오는 것이 보였다. “부인 일어나셨군요. 마침 잘 됐네요. 아침부터 우선 드십시오.”“기모진은요?’“사장님은 일이 있어 잠시 나가셨습니다. 아마 곧 돌아올 거예요.”“혹시 기묵비를 찾아간 건 아니죠? 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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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2장

”네.”육경이 발꿈치를 절뚝거리며 말했다.소만리는 뭐라고 말할 새도 없이 혼자 남겨졌다.그러나 그녀는 아침을 먹으러 가지 않고 살금살금 2층으로 따라 걸어갔다. 막 계단참에 올라섰을 때 침실에서 새어 나오는 기모진의 목소리가 들렸다.“현재로선 증거가 부족해. 한 번 더 창고에 가서 꼭 증거를 찾아내고 말 거야.”“사장님, 너무 위험합니다. 차라리 경도로 돌아가 다시 방법을 모색해 보는 게 나을 것 같습니다.”“우리가 지금 경도로 돌아갈 수 있을 거라 생각하나?”기모진은 기묵비가 오래전부터 이미 마음을 먹은 것이라고 확신했다. 어제 육경에게 총을 겨눈 그 한 발이 모든 것을 말해 주었다. 기묵비는 분명 일찌감치 암암리에 그의 동향을 파악하고 있었다. 심지어 기묵비는 소만리와 기모진이 함께하고 있다는 것조차 이미 알고 있었다.“사장님, 그럼 이제 어떻게 하죠? 제가 이런 몸이라 도와드릴 방법이 없습니다.”“네가 여기서 치료하고 있으니 기묵비가 급하게 어떻게 하진 못할 거야. 그의 총구가 겨누고 있는 건 결국 나거든.”기모진의 눈빛은 또렷했고 마지막 결정을 내린 듯 말했다.“오늘 저녁 7시 전에 만약 내가 돌아오지 않으면 네가 소만리를 데리고 경도로 돌아가. 무슨 일이 있더라도 다시는 그녀가 기묵비를 찾아가게 해선 안돼.”“알겠습니다.”육경이 대답하고 막 돌아서려는데 소만리가 문 앞에 서 있는 것을 보았다. 기모진은 육경이 멈칫하는 것을 보고 뒤돌아보니 소만리가 이쪽을 바라보고 있었다.“방으로 돌아가 좀 쉬어.”그는 육경을 보내고 소만리를 향해 말했다.“벌써 다 먹었어?”소만리는 기모진의 물음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굳은 표정으로 말했다.“기모진, 함부로 굴지 마세요. 기묵비를 찾아가서 귀찮게 하지 말라구요. 당신의 전처로서 해 주는 마지막 충고예요.”“허어.”기모진이 가볍게 코웃음을 치며 소만리에게 다가가 그녀의 작은 얼굴을 치켜세우며 말했다. “소만리, 당신 지금 나 걱정하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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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3장

기묵비의 얼굴에 비친 의미심장한 미소를 보며 기모진은 담담하게 말했다.“나에게 가장 좋은 선물은 이미 받은 거 같은데.”이곳에 오기 전에 사랑하는 여자와 작별 인사를 한 것만으로도 그는 만족했다.“그래?”기묵비의 눈에 비웃음이 한껏 드리워졌다. “과연 소만리에 대한 사랑이 깊은가 보군. 하지만 이거 어쩐다. 안타깝지만 소만리는 이미 내 사람인 걸.”기묵비의 도발에 기모진은 분노가 치밀어 올랐고 결코 소만리가 기묵비를 사랑한다는 사실을 마주하고 싶지 않았다.더구나 다른 남자의 아이를 임신한 그녀의 고통스런 모습은 더욱 보고 싶지 않았다. “왜? 화가 나는 모양이지? 그때 소만리를 소중히 여기지 않은 자신을 탓해야지 누굴 탓해.”기묵비는 테이블 위에 놓여 있는 권총을 집어 들며 말했다. 천천히 탄창을 갈아 끼우고 장전했다. “그 해 우리 부모님은 당신의 그 잘난 할아버지 때문에 돌아가셨지. 나는 고아가 되었고 말이야.”기묵비가 말을 이었다.“내가 가장 연약하고 보호가 필요할 때 네 할아버지는 날 F국에 던져놓고 말했지. 여기에서 제일 좋은 학교에 보내준다고. 하지만 사실은 나를 멸망시키고 싶었던 거지. 가장 좋은 재산들을 장자인 너에게 주려고.”작심한 듯 기묵비의 말은 길어졌다.“나 혼자 이렇게 여러 해 동안 힘들게 겨우겨우 세운 사업을 결코 망하게 하도록 놔두지 않을 거야. 우리 기 씨 집안의 모든 것을 원래대로 다 돌려받을 거야. 그리고 소만리도 내 여자야.”기묵비는 말을 마치고 천천히 권총을 움켜쥐고 기모진의 심장을 겨누었다.두 사람은 5센티도 되지 않는 거리에 있어서 총알이 발사되면 기모진의 심장을 관통하는 데는 0.1초도 걸리지 않을 것이다.그러나 기모진은 조금도 머뭇거리거나 당황하지 않고 오히려 웃으며 말했다.“내게 남은 날이 단 하루뿐이라 해도, 기 씨 집안의 사업을 절대로 당신 같은 사람이 건드리지 못하게 할 거야. 그리고 절대로 소만리는 당신 곁에 돌아오지 않을 거야.”기묵비는 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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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4장

”기모진, 여기서 살아 돌아갈 수 있을 것 같아?”기묵비의 웃음에 가득 찬 승리의 기운이 번졌다. 그러나 기모진은 여전히 서두르지 않고 여유롭게 말했다.“한 번 해 보자고. 나와 당신, 누구의 손이 빠른지.”기모진의 말을 들은 기묵비의 얼굴이 차갑게 식어갔다. 기묵비는 자신의 생명을 가지고 장난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이런 위험에 빠트리지 않을 것이다. 기모진과 대치하고 있는 지금은 더욱더 진지했다. 기모진은 기묵비가 잠시 머뭇거리는 순간을 포착하고 기묵비가 들고 있던 권총을 얼른 떨어뜨렸다. 권총이 떨어지는 틈을 타 기모진은 재빨리 기묵비의 심장에 총구를 겨누었다.갑자기 형세가 이렇게 바뀌자 기묵비의 얼굴에 웃음기가 사라졌다. “경호원을 모두 내보내.”기모진이 말했다. 기묵비가 얼음장 같은 무거운 목소리로 말했다.“나가.”“사장님, 저...”“꺼져.”기묵비가 짜증 섞인 말투로 내쫓았다. 그 경호원들은 감히 더 대꾸하지 못하고 모두 밖으로 물러났다. 기모진이 정말 함부로 굴면 그들이 모두 함께 총을 쏠 거라고 기묵비는 마음속으로 생각했다. 게다가 기묵비는 기모진이 그 많은 총알을 피할 수 없으리라 믿었다.이제 창고 안에는 기모진과 기묵비 두 사람만 남아 있었다.“숙부님 놀라셨습니까? 기세가 내 쪽으로 기울 줄은 몰랐겠죠?”“흥.”기묵비는 냉소를 터트리며 말을 이었다.“네가 감히 나를 해친다면 너 또한 무사하지 못할 것이야. 이왕 이렇게 되어 버렸으니 나도 더 이상 물러설 생각이 없어.”기모진은 태연한 듯 말했으나 눈빛은 점점 차가워졌고 온몸이 얼어붙는 것 같았다. 위아래에서 매서운 한기가 온몸을 휘감아 도는 느낌이었다.“기묵비, 당신 말이 맞아. 우리 사이는 확실히 결단을 내려다 돼. 1년 동안 당신은 할아버지를 거의 식물인간으로 만들었고, 나에 대한 소만리의 증오를 이용해 기 씨 그룹을 통째로 집어삼켰어. 이 빚은 내가 당신에게 꼭 다 갚아주겠어. 소만리와 내가 부부였을 때 당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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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5장

방아쇠에 닿아 있는 기모진의 손가락이 점점 굳어졌다.눈앞에 있는 소만리의 끈질긴 눈빛이 마치 얼어붙은 강물처럼 싸늘했다. 기모진은 온몸으로 소만리가 뿜어내는 서늘함을 받아내고 있었다. 그녀는 뜻밖에도 기묵비를 위해 자신의 몸을 던진 것이었다.그는 인상을 깊이 찌푸리다가 긴 눈으로 소만리를 바라보았다.“당신 정말 이 사람 사랑해?”소만리는 상심으로 휘청거리는 기모진의 눈을 바라보며 결연하게 말했다.“그래요. 난 뱃속에 있는 이 아이의 아버지를 사랑하고 또 사랑해요.”소만리의 대답을 들은 기모진은 눈 밑이 떨리며 참을 수 없는 분노를 느꼈다.그는 갑자기 방아쇠를 당겼다. 총알이 “펑" 하고 발사되어 창문 가장자리를 꿰뚫었다.유리가 깨지는 순간 기모진의 마음도 산산조각이 났다. 소만리는 갑자기 총을 쏘는 기모진을 보고 깜짝 놀랐다. 심장이 튀어나올 듯 쿵쾅거렸다.남자의 눈빛은 살기가 솟아올랐고 온몸은 모든 것을 집어삼킬 듯한 차가움으로 휩싸이고 있었다.그러나 그는 모든 불만과 분노를 누르고 참았다. 그저 소만리를 뚫어져라 바라보다 고개도 돌리지 않고 가버렸다.멀어져 가는 쓸쓸한 뒷모습을 바라보는 소만리의 눈에 눈물이 차올랐다. 마치 갑자기 정적에 휩싸인 듯 고요했지만 소만리의 마음은 진정되지 않았다.기묵비는 이 상황을 보고 매우 만족하였다. 특히 소만리가 이처럼 자신을 보호해 주다니 기쁘기 그지없었다. “소만리, 당신이 나를 구해줄 줄은 상상도 못했는데.”기묵비의 얼굴에 만족스러운 웃음이 가득 피어올랐다.그는 손을 뻗어 소만리를 안으려 했지만 그녀는 냉정하게 피했다.“기묵비, 예전에 당신이 나를 구해줬으니 이것으로 은혜는 갚은 걸로 하죠.”기묵비는 무슨 말인지 알았다. 알고 보니 방금 소만리가 자신을 구해준 것은 예전에 소만리가 그에게 진 빚을 갚아주려는 것이었다. 그는 부인하지 않았다. 방금 기모진이 살기를 띠고 덤벼들었을 땐 정말로 그에게 총을 쏘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만약 소만리가 기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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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6장

기묵비의 말을 들은 소만리는 몸서리가 쳐졌다. 그녀는 갑자기 몸을 돌려 기묵비에게 물었다.“기묵비, 당신 도대체 무슨 생각 하는 거예요? 기모진한테 원하는 게 뭐예요?”기묵비는 눈썹을 깊이 찡그리며 말했다.“난 내 사업을 망치려는 사람들이 한 발자국이라도 F국을 떠나는 꼴을 볼 수 없어.”이 말을 듣자 소만리의 가슴은 아프게 무너져 내렸다.“기묵비, 기모진은 당신 친조카예요! 정말 그 사람을 죽일 셈이에요?”“친조카라구?”기묵비는 한껏 비웃음을 띠고 말했다. “내 부모님이 기 할아버지 때문에 죽임을 당했을 때 기 할아버지는 내 아버지가 자신의 친동생이라는 걸 몰랐던 가보지.”“할아버지는 그러실 분이 아니에요. 분명히 무슨 오해가 있었을 거예요!”소만리가 힘을 주어 말했지만 기묵비는 전혀 귀담아듣지 않았다. 그는 초조함에 사색이 되어버린 소만리를 보았고 입꼬리를 실룩거리더니 옅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그 말이 맞든 아니든 기모진이 곧 맞이할 일은 변하지 않아.”“기묵비, 당장 당신 사람들을 멈추게 하세요.”“이미 늦었어.”기묵비는 눈동자를 굴리며 담담하게 비웃었다.소만리는 눈앞이 캄캄해지는 것을 느꼈다. 그녀의 마음이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요동쳤다.“기묵비, 당신은 그 사람을 다치게 하지 못할 거야! 내가 절대로 그렇게 되도록 놔두지 않을 거야!”그녀는 말을 마치고 빠른 걸음으로 문을 나섰으나 경호원 두 명이 그녀를 막았다. “비켜!”소만리가 노발대발하며 분노로 가득 찬 눈을 치켜올렸다.기묵비는 경호원들에게 눈짓을 주었다. 그러자 두 경호원은 소만리에게서 물러났다. 그러나 기묵비는 소만리를 그냥 가게 두지 않았다.“소만리, 당신이 기어코 지금 기모진을 찾아간다면 기여온은 어쩔 거야? 상관 안 해?”“...”소만리는 막 내디딘 발걸음을 멈칫하며 거둬들였다.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진퇴양난의 갈림길에서 그녀는 한 발자국도 움직일 수 없었다. 희미하게 그녀의 몸에 떨어지는 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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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7장

소만리는 얼어붙은 채 꼼짝도 하지 않고 문 앞에 서서 자신을 겨누고 있는 남자를 쳐다보았다.떨리고 불안한 마음이 약간은 진정되어 갔다. 눈앞에서 기모진이 총을 들고 자신을 겨누고 있었다. 그의 손바닥에는 아직 마르지 않은 핏자국이 남아 있었고 그의 갈색 재킷에도 핏방울이 드리워져 있었다.지난밤 그녀를 바라보던 깊은 두 눈동자엔 흉악스러운 살기가 짙게 서려 있었다. 주홍빛으로 핏날이 서 있는 그의 두 눈은 이글이글 타오르며 소만리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는 지금 막 살육을 겪은 악마처럼 온몸에 살기가 돌았고 분노가 이글거리고 있었지만 그의 눈빛은 여전히 영롱하고 아름다웠다.들어온 사람이 소만리라는 걸 본 순간, 기모진의 눈 속에 있던 암혹한 기운은 흩어졌고 더 이상 그녀를 향한 분노도 없었다.“내가 죽었는지 아닌지 보러 온 거야?”그는 살짝 비꼬아 웃으며 한 걸음 한 걸음 소만리에게 다가서며 말했다.“역시 당신은 기묵비의 좋은 아내로군. 나를 치기 위해 그렇게 많은 부하를 푼 것도 모자라 이제 직접 확인까지 하러 오고 말이야. 그래, 내가 죽지 않고 살아 있어서 실망했어?”소만리는 기모진이 하는 말을 듣고 자신을 얼마나 오해하고 있는지 깨달았다. 그녀는 더 이상 해결할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았다. “기모진, 죽기 싫으면 당장 여길 떠나요.”그녀는 침착하게 말했다. “당신 지금 떠나지 않으면 정말 못 갈 수도 있어요.”“허.”기모진이 비웃으며 소만리를 향해 겨누었던 총을 거두었다. 이윽고 피로 물든 손바닥으로 소만리의 얼굴을 만지며 말했다.“내가 정말 오늘 죽는다면 여기도 나쁘지 않은데. 심지어 내가 가장 사랑하는 여인도 같이 있어 주고.”소만리는 결연하고 단호한 기모진의 눈을 바라보았다.“기모진, 당신 정말 죽고 싶어서 이래요?”그녀는 너무나 초조하고 애가 탔다.“기모진, 경도에 당신 아들이 있다는 걸 잊었어? 도대체 정말로 여기서 죽고 싶은 거냐구?”“아들? 당신 우리에게 아들이 있다는 걸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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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8장

오토바이가 킬러들 사이를 휙휙 지나가더니 모퉁이를 돌자 어느새 모습이 사라졌다.기묵비는 기모진이 소만리를 데리고 도망쳤다는 소식을 듣고 즉시 모든 부하들에게 그들을 뒤쫓으라고 명령했다. 그러나 낮이 지나도 기모진의 흔적을 찾지 못했다.“기모진.” 기묵비는 이를 갈았고 깨문 입술 사이로 이 세 글자가 미끄러져 나왔다.“네가 아직 F국에 있는 한, 내 손아귀에서 벗어날 수 없지.”...소만리와 기모진은 교외의 외진 곳에 있는 작은 여관에서 2평 남짓 되는 방 안에 머무르고 있었다. 밤 비가 창문에 말을 걸 듯 고요히 내리는 밤, 그녀는 안절부절못하며 외출한 남자가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소만리는 기모진이 뭘 하러 갔는지 모른 채 30분이나 지나갔다. 그녀는 초조해지기 시작했다. 기모진을 찾아 나서고 싶었지만 문이 잠겨져 있었다.이때 마침내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려 소만리는 눈을 들어 보았다. 기모진은 표정 없이 무뚝뚝하게 걸어오다가 도시락 한 봉지를 소만리 앞에 놓았다. “먹어.”그의 말투는 차가웠고 말을 마치고 돌아서서 가방 하나를 들고 화장실로 들어갔다. 소만리는 그가 들어가서 뭘 하는지 알 수 없었지만 왠지 피비린내가 나는 것 같았다.“다친 건가?”가만히 생각하고 있으니 소만리의 걱정이 점점 더 커져갔다.오래 걸리지 않아 기모진이 화장실에서 나왔지만 그는 여전히 쓸쓸한 표정 없는 얼굴이었고 아무 일 없는 사람처럼 보였다. 소만리는 다른 방식으로 기모진을 따돌릴 생각을 하며 말했다. “도대체 날 여기 가둔 의미가 뭐죠? 기모진, 당신 아직 경도로 돌아갈 기회가 있어요. 날 계속 데리고 있으면 당신에게 짐이 될 뿐이에요.”“소만리, 지금 이렇게 말하면 내가 당신을 기묵비에게 보낼 줄 알아?”그는 봉황 같은 큰 눈을 뜨고 똑바로 쳐다보았다. 눈에는 끝을 알 수 없는 불쾌함과 질투심이 가득해 보였다.“예전엔 내가 당신을 붙잡지 않고 내 안에서 빠져나가게 했지만 지금 난 다시는 똑같은 잘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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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9장

소만리는 무방비 상태로 남자의 탄탄한 가슴에 코끝이 부딪치고 말았다. 소만리는 눈을 크게 뜨고 이 남자의 아름다운 맨몸을 깜짝 놀라 바라보았다. 코끝에 미지근한 그의 온기가 느껴졌다.머리 위에서 물방울이 끊임없이 떨어져서 점점 그녀의 시야를 가렸다.그녀는 손을 들어 속눈썹에 방울방울 맺혀 있는 물기를 닦으려고 하는 순간이었다. 기모진이 갑자기 밧줄이 묶인 그녀의 손목을 잡고 그녀의 머리 뒤에 갖다 대더니 그녀의 입술에 키스를 퍼붓기 시작했다. 소만리는 깜짝 놀라 온몸이 흠뻑 젖을 때까지 그를 밀쳐내려고 했다. 그러나 그의 입술이 닿자마자 그녀는 손끝이 타들어 가는 것 같았다. 남자가 이성을 잃고 포악해질까 봐 그녀는 있는 힘을 다해 그의 손목을 꺾으려고 했다.그러나 그녀가 저항하면 할수록 정복하려는 그의 욕구는 더욱더 거세어졌다. 소만리는 어쩔 수 없이 그의 입술을 깨물었다. 기모진은 인상을 찌푸리고 키스를 멈추었다. 그는 눈을 뜨고 물방울로 붉게 물든 그녀의 눈을 바라보았다.그는 조금 화가 난 듯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당신 예전엔 이러지 않았잖아. 예전에 당신의 눈, 당신의 마음속엔 오직 나밖에 없었어. 내가 키스할 때마다 처음엔 좋아하지 않았지만 나중엔 따뜻하게 받아줬잖아.”기모진이 말을 이어갔다.“소만리, 내가 당신 마음속에 그렇게 오랫동안 살았는데 어떻게 이렇게 흔적 하나 없이 지워버릴 수 있는 거야?”그의 매혹적인 낮은 목소리가 소만리의 귓가에 미끄러져 들어갔고 물에 젖은 그의 두 손이 그녀의 젖은 얼굴을 들어 올려 시선을 맞추었다. “소만리, 아직 날 사랑한다 말해 줘. 아직 당신 마음속에 내가 있다고.”그의 붉게 물든 두 눈에 강렬한 기대가 반짝이고 있었다. 소만리는 주먹을 불끈 쥐고 침착한 목소리로 말했다.“기모진, 날 놔 줘요. 당신은 경도로 돌아가세요.”기모진이 원하던 대답이 아니었다. 그의 눈빛이 차가워졌고 그녀를 유리벽에 밀치고 다시 입을 맞추기 시작했다.남자가 더욱 미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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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0장

그녀는 더 이상 뿌리치지 않고 그를 바라보며 그의 손을 잡고 눈을 내렸다.“기모진...”소만리가 나지막이 그의 이름을 불렀으나 채 다 말하기도 전에 기모진은 주체할 수 없어 그녀의 입술에 키스했다. 소만리는 순간 마음이 흐트러지는 것을 느꼈다.그녀의 머릿속은 순식간에 하얗게 되어 물소리만 귓가에 들렸다. 오직 기모진의 타오르는 정열이 그녀 안으로 가까이 다가오는 것을 느낄 뿐이었다. 그녀는 어떻게 남자와 침대 위에 얽히게 되었는지 전혀 기억할 수 없었다.기모진의 입술이 가볍게 그녀의 입술에 닿았고 그가 그녀의 옷을 벗길 때 그녀의 목에 걸려 있던 목걸이를 발견하게 되었다. 그것은 그가 그녀에게 준 일곱 빛깔 조개 모양의 펜던트가 있는 목걸이였다. 이를 보자 기모진의 심장 박동은 더 크게 요동쳤고 기쁨을 주체할 수 없어 그 팬던트에 입을 맞추었다.펜던트를 살짝 입으로 깨물며 그녀를 더욱더 꽉 안았다. 비록 좋은 침대와 베개는 없고 보잘것없는 좁고 초라한 방이었지만 기모진에게는 지금이 가장 아름답고 행복한 순간이었다. 이튿날 기모진의 품 속에서 잠이 깬 소만리의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다. 어젯밤의 일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두근거리고 당황스러웠다. 어젯밤 어떻게 된 거지? 마치 그의 달콤함에 홀린 듯 그에게 빠져들고 말았다. 그녀는 무의식적으로 배를 만져보았고 석 달이나 되었지만 아직 안심할 단계는 아니었다. 그런데 기분 탓인지 모르겠지만 소만리는 배가 약간 아픈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기모진은 달콤한 꿈에서 깨어나 보니 소만리가 보이지 않자 걱정되기 시작했다. 일어나 다시 잘 싸매진 자신의 상처를 보고 가슴이 뭉클해졌다. “소만리.”기모진은 소만리의 이름을 읊조리다가 화장실에서 나오는 그녀를 보니 안색이 좋지 않아 보였다.그는 얼른 일어나 주저 않고 걱정스러운 듯 그녀에게 다가갔다.“소만리, 괜찮아?”“저 조금 불편해요.”소만리는 자신의 배를 만졌다. “저 잠시 병원에 좀 다녀올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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