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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황제가 사랑한 여인: Chapter 881 - Chapter 8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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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1장

초요는 아픔이 심장을 관통하는 것을 느꼈고 눈을 내리깔고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손에 쥔 핸드폰이 힘없이 스르르 미끄러졌다.“타탁.”핸드폰이 그녀의 발에 떨어졌고 한 방울 두 방울 더 많은 피가 핸드폰 화면에 쏟아졌다.핸드폰 너머에서는 놀란 남자의 고함소리가 쉴 새 없이 들려오고 있었다.“초요, 초요! 초요 대답해!”운전대를 잡은 기묵비의 손이 심하게 떨리기 시작했고 그는 미친 듯이 속력을 내어 경찰서 문 앞에 이르렀다.한 무리의 사람들이 둘러서 있는 것을 보고 그는 곧장 돌진해 갔다.사람들 사이를 헤치고 들어가 보니 피바다 속에서 그는 백지처럼 창백한 눈빛을 한 여자를 보았다.기묵비의 심장은 마치 한 겨울 얼음 창고에 떨어지는 것 같았다. 그의 온몸의 피가 순식간에 식어버렸다.“초요.”그는 앞을 가로막는 사람들을 밀치고 한쪽 무릎을 꿇고 의식을 잃은 그녀를 끌어안았다.“초요! 초요! 일어나!”그는 그녀를 품에 안고 혼란스럽고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목소리로 그녀의 이름을 계속 불렀다.하지만 아무리 소리쳐도 소용이 없었다.기묵비의 시선은 곧 흐려졌다. 그는 뭔가가 자신의 눈을 적셨는지 모르겠지만 지금 그의 마음이 찢어지고 찢어서 숨이 막힐 것 같다는 건 분명히 알았다.그는 주위의 사람들이 말하는 것을 전혀 듣지 못했다. 그저 눈앞의 모든 것이 검게 보였고 오직 선명하게 눈에 띄는 것은 온 바닥을 물들인 붉은 피바다뿐이었다.“묵비 오빠...”기묵비는 얼떨떨해하며 지금 가장 듣고 싶어 하는 소리를 들었다. 그는 벌겋게 충혈된 두 눈을 번쩍 들어 초요가 지친 눈을 희미하게 뜨고 그를 보고 있는 것을 보았다.“초요, 초요. 겁내지 마. 내가 널 죽게 놔두지 않을 거야!”기묵비는 대답했다.초요는 그저 살며시 웃으며 피투성이의 손을 힘겹게 들어 기묵비의 손에 USB를 쥐여주었다.기묵비는 멍하게 그 USB를 바라보았고 날카로운 송곳으로 살을 에는 듯한 아픔이 온몸에 파고들었다.그는 갑자기 지금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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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2장

피로 물든 그의 손을 들어보니 조심스레 보관하던 민트색 머리끈도 붉게 물들어 있었다.그는 손끝을 떨며 머리끈을 입술에 갖다 대었다.“죽지 마. 죽으면 안 돼.”그는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고 이내 눈시울이 더욱 붉어졌다.“네가 말한 대로 영원히 나한테 매달려 있어. 약속 꼭 지켜.”기묵비는 떨리는 목소리로 읊조렸지만 마음속의 두려움은 좀처럼 가시지 않았다.이때 수술실 문이 열리고 흰 가운을 입은 의사가 나왔다.“교수님, 초요는 어때요?”의사는 유감인 듯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총알은 빼냈는데 심장 위치를 정확히 관통해서 구할 수가 없었습니다. 초요 양은 이미 세상을 떠났습니다.”마치 날벼락이 떨어지는 것 같았고 기묵비는 마치 화석처럼 그 자리에 그대로 굳어버렸다.“얼마나 정확하게 관통했는지. 흑강당 사람들이 한 짓 아닌가요?”의사는 가볍게 탄식했다. 너무나 가슴 아프고 한탄스러웠다.초요는 그가 죽인 것이다.그가 직접 부하들에게 초요에게 총을 쏘라고 명령한 것이었다.그는 그녀가 정말로 자신을 배신하고 그의 모든 사업을 망치려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지금 이 순간 그는 그녀가 처음부터 그를 배신할 마음이 없었고 마음에서 내려놓은 적도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그래서 그녀는 경찰서 앞에서 돌아선 것이었다.그러나 때는 이미 늦었다.순간 그는 자신이 초요를 이토록 아끼고 있었음을 비로소 깨달았다.그는 언제부터 시작된 것인지 전혀 알 수 없지만 초요는 그렇게 소리 없이 그의 마음속에 들어온 것이었다...기묵비는 더할 수 없는 고통을 참으며 아무도 없는 수술실로 들어갔다.그는 그녀의 마지막 모습을 만나러 갔다. 그러나 갑자기 그녀를 똑바로 쳐다볼 용기가 나지 않았다.그의 머릿속에는 온통 밝고 달콤한 미소가 가득했지만 지금 눈앞에는 그저 창백하고 소리 없는 기억만 남았다.그는 초요의 곁으로 가서 무표정한 얼굴로 머리를 숙이고 입술을 초요의 차가운 입술에 대었다.초요, 다음 생이 있다면 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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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3장

기묵비는 상자 안의 물건을 손에 들고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그는 영원히 이 빨간 끈을 잊지 못할 것이다.그 해 그는 사월산 바닷가에서 보조개가 있는 한 어린 소녀를 만났다.그 여자아이는 그를 어둠 속에서 햇빛 아래로 끌어내려 주었다. 그리고 그에게 일곱 빛깔 조가비를 주었다.그 답례로 그는 그 어린 소녀에게 빨간 끈을 주었다.바로 그 해, 그날의 순수하고 아름다운 첫 만남으로 그는 명랑하고 순진하며, 따뜻한 햇살 같은 그 꼬마 여자아이에게 첫눈에 반한 것이었다.어른이 된 후 그는 그 소녀가 소만리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그는 모든 것을 따지지 않고 소만리를 얻으려고 안간힘을 썼던 것이다.그러나 이 빨간 끈을 분명히 소만리에게 줬는데 어떻게 초요한테 있었지? 게다가 초요가 이렇게 귀중하게 보관하고 있었다니.기묵비는 머릿속에 의문으로 가득 찼으나 결국 답을 찾지 못하였다.게다가 지금 그에게 있어서 그 해 바닷가에서 만난 소만리와의 일은 더 이상 중요하지 않게 되었다.처음 초요가 총을 맞은 순간 그는 이미 자신의 마음이 어디로 향해 있었는지 분명히 알았다.아마도 초요가 그를 위해 강에 뛰어들어 목숨을 던졌을 때 그의 마음이 그녀를 얼마나 아쉬워하고 얼마나 아끼고 있는지를 이미 알았어야 했다.지금까지 그의 마음을 헤아려보고 직시하려고 하지 않았다.오히려 지금껏 마음속에 깊이 새겨진 그 여자를 계속 괴롭히기만 했다.기묵비는 가슴이 아리는 듯 잠자코 눈을 감았다.그때 부하가 그에게 소만리가 왔다고 알렸다.기묵비는 붉게 물들어 젖은 두 눈을 뜨고 초요의 사진을 보고 잠시 가만히 서서 고통으로 가득 찬 자신의 마음을 가라앉혀 추스른 후 아래층으로 내려갔다.소만리는 혼자 왔고 얼굴은 물론이고 몸매도 빼어난 자태로 거실에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소만리가 발걸음 소리를 듣고 시선을 돌리자 기묵비가 우아하고 부드러운 얼굴 위에 아무런 표정도 싣지 않은 초췌한 모습으로 내려왔다. 조금 이상하다고 생각했지만 소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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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4장

”기묵비, 초요는 어디 있어요?”소만리가 다시 재차 물었지만 기묵비는 결연하게 떠났다.그가 차를 몰고 나가는 것을 보자 소만리는 아예 별장 안을 한 바퀴 둘러보았고 심지어 지하실까지도 찾아보았다.그러나 초요의 흔적을 찾지 못했다.그녀는 너무나 이상해서 일하시는 분을 찾아 물어보았으나 제대로 된 답을 들을 수 없었다.소만리는 또 초요의 방으로 갔다. 침대 위에 사진첩이 놓여 있는 것을 발견했다.사진첩 안에는 모두 초요의 사진이었다. 게다가 방금 누가 뒤적여 본 것 같았다.기묵비가 보고 갔나?그녀는 궁금해서 앨범을 들고 들여다보는데 갑자기 종이 한 장이 앨범 밑에 깔려 있는 것을 발견했다.“화장 증명서?”이 다섯 글자를 보고 소만리는 가슴이 뛰기 시작했다.다시 아래를 내려다보니 초요의 이름과 마지막으로 기묵비의 서명이 보였다.초요가 죽었어?!...기모진은 아침 일찍 기여온을 데리고 나가 주변을 한 바퀴 돌아보았다. 그는 소만리가 계속 호텔에서 쉬고 있는 줄 알았는데 호텔로 돌아와 보니 그녀가 보이지 않았다.그가 여온이를 재운 후 소만리에게 전화를 하려고 하는 순간 문이 열렸다.“소만리, 어디 갔었어?”기모진이 긴장하며 그녀의 손을 잡아당겼다. 그러나 소만리의 안색이 좋지 않았다.“어디 불편해? 힘들었지, 그치? 소만리, 우리 이 아이 포기하자. 여온이도 있고 기란군도 있고 난 정말 충분해.”소만리는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맺힌 채로 걱정스러운 표정을 하고 있는 남자를 바라보며 말했다.“초요가 죽었어요.”기모진의 얼굴빛이 갑자기 변했다.“초요가 죽었다고?”소만리는 기모진에게 화장 증명서를 건네주었고 기모진은 그것을 보고 주먹을 불끈 쥐었다.“기묵비 짓이 틀림없어. 반듯하고 착한 초요에게 절대로 이런 일이 생길 수 없어.”“기묵비는 어떻게 이렇게 모질 수 있을까요? 초요는 열다섯 살에 그를 알고 그의 곁에서 10년을 함께 했는데. 어떻게 이렇게 손을 쓸 수가 있어요.”소만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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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5장

"기 사장님, 저희 사람들이 방금 사월산에 도착해서 이곳 토박이에게 확실히 물어 확인했습니다. 예전에 초 씨 성을 가진 집이 이쪽에 살고 있었다고 합니다.""그 집 주인은 작은 장사를 해서 형편이 좋았는데, 어느 날 물건 출하 도중에 사고가 나서 아내와 함께 죽었어요.”"그의 친척이 집을 차지했고, 그 부부의 딸을 내쫓았다고 합니다."마침내 그 사람이 확인되었다."기 사장님, 모두 조사했습니다, 부모님이 모두 돌아가시고 친척에게 쫓겨난 그 여자가 바로 초요 아가씨입니다. 여기서 초요 아가씨의 어릴 적 사진을 받았습니다. 바로 보내드릴게요."수행원의 말이 떨어지자마자 기묵비의 핸드폰으로 사진이 날아들었다.스크린에 비친 옛 사진을 보자 기묵비의 눈에서 순식간에 눈물이 흘러나왔다.그의 기억에 생생히 새겨진 그 얼굴이다. 십여 년 동안 그가 잊지 못한 바로 그 웃는 얼굴이었다.기묵비는 웃으려다가 눈물이 앞을 가려 시야가 흐려지도록 울었다.그는 팔을 늘어뜨렸고, 손아귀에 쥐고 있던 붉은 끈이 소리 없이 그의 발에 떨어졌다. 그는 온몸에 힘이 없이 주저앉았고, 초요의 무덤 앞에 무릎을 꿇었다.초요, 역시 당신이었어.알고 보니 너야말로 나를 어두운 어둠 속에서 밝은 인간의 세상으로 이끌어준 소녀였어.내가 그렇게 오랫동안 찾아다녔는데, 알고 보니 당신은 항상 내 곁에 있었던 거였어.그런데 그런 당신한테 도대체 내가 무슨 잔인한 짓을 한 거야?왜 소만리가 분명히 자기는 그때 그 어린 소녀가 아니라고 말했는데 나는 굳이 그녀라고 생각했을까?왜 당신이 나를 완전히 떠났을 때, 나는 당신이 내 마음속 가장 깊은 곳에 이미 지워지지 않는 기억으로 새겨져 있다는 것을 이제야 깨달았을까.왜?그는 자조하고 쓴웃음을 지으며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아픔이 그의 가슴을 쥐어뜯었다.기묵비는 공원묘지에 오래도록 머물렀다. 초요의 죽음은 이미 그의 마음을 너무나 아프게 해서 스스로 감정을 억제할 수 없을 지경으로 만들었다.그런데 하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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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6장

"소만리 말이 맞아, 우리 기 씨 집안의 자손들이 모두 좋은 남자는 아니야. 하지만 할아버지의 좋은 점을 반만이라도 닮았었다면 너와 날 사랑한 두 여인이 그렇게 상처받지는 않았을 거야"그는 매섭고 차가운 눈빛으로 말했다."기묵비, 나는 이미 잘못을 뉘우치고 돌아왔는데, 당신은 아직도 당신이 잘못한 것을 모르겠어? 만약 당신이 아직 약간의 인간성과 양심이 있다면 스스로 자수해. 그렇지 않으면 내가 증거를 경찰서에 넘기겠어.”기모진은 경고의 말을 뒤로 남기고 찢어지는 아픔을 느끼며 초요의 묘비를 바라보다 돌아섰다.기묵비는 정신을 잃은 듯 멍하게 바람 속에 서서 초요의 유골함을 꺼내 소중히 품에 안았다. 눈 밑에는 한 줄기 깊고 희미한 빛이 감돌았다."걱정 마, 약속했잖아, 내가 꼭 할 테니까 기다려."그는 초요의 유골함을 안고 바람을 맞으며 떠났다....소만리는 호텔에서 기여온을 돌보고 있었고 어둠이 내린 후에야 기모진이 돌아왔다.그녀는 전에 기모진이 그녀에게 말했던 것을 기대하면서 초요가 사실 죽지 않았다고 그 화장 증명서는 진짜가 아니라고 말하길 바랐지만, 더욱 확고한 대답을 듣고 말았다.다음날 소만리는 기모진과 함께 초요의 무덤을 찾았다.그들은 원래 초요에게 제사를 지내려고 했지만, 초요의 무덤이 누군가에 의해 움직여진 것을 발견했고, 안에 넣어둔 유골함도 없어졌다는 걸 알았다.소만리와 기모진은 바로 그곳을 떠났다.차 안에서 소만리는 강자풍의 전화를 받았다."누나, 기묵비가 방금 자가용 비행기를 타고 경도로 돌아갔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누나도 곧 경도로 돌아가야 하는 거 아니에요? 그렇게 되면 나 누나 다시 만날 수 있어요?"스피커폰으로 전화를 걸지 않았지만 소만리 옆에 앉아 있던 기모진은 강자풍의 말을 들을 수 있었다.그는 소만리의 핸드폰을 손에 받아든 채 냉담한 어조로 입을 열었다."강 선생이 경도에 오시는 데 관심이 있다면 제가 잘 대접해 주겠지만, 제 아내는 시간이 없어요. 일이 있으면 다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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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7장

기모진은 그 말을 듣고 팔을 들어 소만리를 가슴에 꼭 껴안았다."이 사람이 제 아내예요. 나 기모진의 아내는 처음부터 끝까지 오직 소만리 하나뿐이었어요."그의 표정은 진지하고 단호했다. 말투는 더더욱 굳은 의지로 가득 차 있었고 동시에 위청재에게 상기시켜주었다."엄마, 제발 예전처럼 내 아내한테 그런 짓 좀 그만했으면 좋겠어요. 좋은 시어머니가 되시길 바라지만 그것까지는 아니어도 최소한의 예의와 존중은 가지고 대해 주셨으면 좋겠어요"“...”위청재는 어리둥절해하다가 갑자기 얼굴빛이 나빠진 것 같았다. 고개를 돌려 보니 소만리가 옅은 웃음을 지으며 자신을 보고 있었다. 그러자 그녀는 더욱 화가 났다."모진아,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냐? 너 분명히 얼마 전에 언초라는 사람과 약혼한다고 했는데, 어떻게 지금 또 소만리와 얽히고설켜 있어? 소만리가 그때 너에게 무슨 말을 했었는지 잊었니? 그녀는 너한테 복수하는 거라구!”.이때 위청재가 초요를 언급하자 소만리와 기모진의 마음이 너무나 괴로웠다.기모진은 소만리의 손을 꼭 잡고 정색을 하며 설명했다.“전 항상 언초를 동생으로 대했고, 그녀도 마찬가지로 나를 오빠로 대했어요. 저와 언초는 한 번도 남녀의 정을 느낀 적이 없었고, 내가 사랑하는 것은 언제나 소만리 오직 한 사람뿐이었어요.”기모진은 말을 마치고 소만리를 손을 잡아당기며 안으로 들어갔다.위청재는 밥을 지을 기분이 나지 않았다. 돌아서서 기종영에게 전화를 걸었고 식사할 때까지 표정을 풀지 않고 정색을 하고 있었다.기 할아버지는 소만리와 기모진이 함께 앉아 있는 것을 보고 얼마 전에 일어난 일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고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너희들이 함께 있는 걸 보니 할아버지는 정말 안심이 되는구나.""할아버지 안심하세요. 저와 소만리는 앞으로 잘 지낼 거예요."기모진은 할아버지에게 대답했고, 다정하게 소만리의 그릇에 반찬을 얹어 주었다.식사 후 소만리는 할아버지에게 할아버지의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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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8장

이 말을 한 후 기모진은 또 약간 후회했다.그는 약간 조마조마하게 소만리의 감정이 변화하는 것을 관찰했는데 마치 그 해 그녀가 그를 마주했을 때처럼 조심스러워하는 것 같았다."미안해, 소만리. 지난 일은 말하지 말았어야 했는데. 내가 또 당신 기분을 나쁘게 만들었어."그는 낮은 목소리로 사과하고 얇은 입술로 그녀의 귓가에 가볍게 키스했다."내가 내일 먼저 당신을 남사택한테 데리고 가서 당신이 괜찮은지 확인하고 그러고 나서 초요의 일을 처리할게."소만리가 고개를 끄덕이기도 전에 그가 허리에 손을 둘러싸며 그녀를 안아 올렸다."늦었으니 우리도 자러 가자."소만리는 반사적으로 손을 뻗어 기모진의 목을 끌어안았다.그는 그녀를 안고 그들의 침실로 돌아갔는데 어떻게 된 일인지 소만리는 지금 이 순간 심장이 그 해 기모진에게 시집왔을 때처럼 쿵쾅거렸다.그만큼 떨리고 설레고 또 묘한 기대가 생기기 시작했다.침대에 누운 뒤 기모진은 소만리를 감싸고 머리끝에 키스를 했다."소만리 내가 드디어 당신을 안고 편히 잘 수 있어."그의 목소리는 매혹적으로 귓가에 미끄러져 들어갔고 고혹적인 냄새를 풍겼다.소만리는 그의 넓고 따뜻한 가슴에 기대어 평온하게 꿈나라로 들어갔다.다음 날 그녀는 신체검사를 받으러 갔고 신체검사를 마친 후에 다시 임신검사를 받으러 갔다.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자신 곁에 있는 남자를 보며 소만리는 가슴이 뭉클해졌다.기란군을 임신했을 때 그녀는 그가 자신과 함께 있어 주기를 바랐지만 안타깝게도 그 세월은 모두 소만영에 의해 파괴되어 사라졌다.소만영에 대해 말하자면 소만리는 강자풍에게 연락했고 그는 소만영을 경찰에 인계했다.F국의 국제경찰은 경도 쪽 경찰에게 연락했고 법에 따라 그녀를 다시 체포할 것이라고 했다.소만영은 사형집행을 받았다. 소만리가 가장 바라는 건 할아버지의 영혼을 위로해 드리는 것이었다.물론 살해된 모보아도 마찬가지였다.남사택은 소만리의 검사지와 B-초음파 검사를 보며 화면을 살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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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9장

그 첫 페이지에 소녀는 깨끗하고 아름다운 필체로 다음과 같이 썼다.[당신을 만나는 것보다 더 아름다운 것은 없다--기묵비]나를 만나는 것보다 더 아름다운 것은 없다.기묵비의 눈앞이 온통 흐려졌다.초요. 당신을 만난 것이야말로 내 기묵비의 일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일이었어.그리고 당신이 나를 만난 것은 아름답지 않았어.그는 가슴을 쥐어짜며 일기장을 펼쳐보았고 이 일기의 첫 번째 내용을 발견했다.시간은 그가 그녀를 도와준 그날이 확실했다.그녀는 일기장 속에 이렇게 말했다.[나는 정말 행복하다. 그 해 집 문 앞에서 작은 오빠를 만났다. 하지만 지금은 아마도 큰 오빠가 되었을 것이다. 비록 오래도록 만나지 못했지만 나는 첫눈에 그를 알아보았다. 그렇지만 그는 나를 알아보지 못한 것 같다.(울음)그 해 그가 내게 준 붉은 끈을 나는 줄곧 간직하고 있었는데 내가 그에게 준 조개껍데기를 그는 아직 가지고 있을까?그는 너무 잘생기고 매우 상냥하고 게다가 아주 멋있어졌는데. 어떻게 남자가 그렇게 예쁘게 생겼을 수 있어!이렇게 완벽한 오빠. 분명 많은 여자들이 좋아할 거야.(부럽다)응, 열심히 공부하고 공부해서 나를 도와준 은혜를 저버리지 않을 거야. 그렇게 된다면 더 바랄 게 없어. 이번 생에 계속 그 사람 곁에 있을 수만 있다면 그게 여동생으로라고 해도 너무 좋아. 물론 가능하다면 동생으로서가 아니었으면 좋겠어...]마지막 문구를 본 기묵비는 마음이 아파서 눈을 감은 채 흐르는 눈물을 주체할 수 없었다.그는 더 이상 볼 용기가 나지 않았다. 심지어 그는 자신이 숨 쉬는 것조차 유죄라고 느껴졌다.기묵비는 재빨리 옷가지를 챙기고 초요의 유골함을 가지고 사월산으로 혼자 차를 몰고 갔다.날씨가 매우 흐려서 마치 그녀가 떠나는 것을 슬퍼하는 것 같이 느껴졌다.기묵비는 사월산의 바닷가에 도착한 후 손에 붉은 끈과 조개껍데기를 손에 쥐고 끝없이 펼쳐진 해변가로 갔다.눈을 감아도 그 해의 일이 아직도 눈에 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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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0장

기묵비는 눈빛이 무거워졌고 검은 눈썹을 치켜올리며 말했다."난 초요의 남편이에요.”"뭐? 당신이 그 계집애의 남편이라고?""당신... 정말 내 사촌 언니 초요의 남편이에요?"그 모녀는 동시에 충격을 받아 어안이 벙벙하였다.기묵비는 그녀들과 쓸데없는 말을 하고 싶지 않았다."당신들에게 단 하루의 시간을 주겠어요. 여길 나가세요.""뭐라고? 이사 가라구요? 그 죽일 계집애가 떠난 지 몇 년이나 지났고 이 집은 오래전부터 그녀와 아무 상관이 없었다구요"중년 여인은 의기양양하게 두 팔을 들어 위아래로 기묵비를 쓱 훑어 보였다.두 눈에는 경멸하는 빛이 가득한 채로 말을 이었다."아이구. 난 그 죽일 계집애의 눈이 높은 줄 알았더니 결국 이런 빈털터리를 찾아 집을 돌려받아서 신혼집을 만들겠다고? 어림도 없지!"“당신같이 이런 다 큰 어른이 집도 한 채 못 사는데 무슨 마누라야!”기묵비는 차가운 눈초리로 흘겨보았다. 그 여자는 곁눈질로 한 번 보자마자 등골이 오싹해져오는 것을 느꼈고 온몸이 벌벌 떨렸다.“하루 안에 여기서 나가시오. 그렇지 않으면 내 방식대로 당신들을 내쫓을 겁니다.”“...”기묵비는 두 모녀에게 경고를 한 후 돌아서서 가버렸다."죽일 놈. 지 마누라랑 집을 뺏으려 오다니. 그런 생각일랑 하지도 마!"중년 여인은 잠시 멍하니 있다가 시큰둥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돌렸다.보아하니 자기 집 딸이 기묵비를 따라 나간 것 같았다.기묵비는 마을 사람들에게 초요의 부모가 안장된 곳을 알아보았더니 사월산에 있다는 말을 들었다.그는 초요의 유골함을 안고 도구를 가지고 한 바퀴 돌고 나서야 겨우 초요의 부모가 안장된 자리를 찾았다.그는 그 주변에서 적당한 위치를 찾자마자 구덩이를 파기 시작했다.다 파낸 후 그는 유골함과 초요가 평소 즐겨 입었던 옷을 땅에 묻었다. 마지막으로 자기가 붓을 들고 나무판 위에 ‘사랑하는 아내 초요의 묘. 남편 기묵비 세움'이라는 글자를 썼다.이 작업을 다 마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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