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만리 말이 맞아, 우리 기 씨 집안의 자손들이 모두 좋은 남자는 아니야. 하지만 할아버지의 좋은 점을 반만이라도 닮았었다면 너와 날 사랑한 두 여인이 그렇게 상처받지는 않았을 거야"그는 매섭고 차가운 눈빛으로 말했다."기묵비, 나는 이미 잘못을 뉘우치고 돌아왔는데, 당신은 아직도 당신이 잘못한 것을 모르겠어? 만약 당신이 아직 약간의 인간성과 양심이 있다면 스스로 자수해. 그렇지 않으면 내가 증거를 경찰서에 넘기겠어.”기모진은 경고의 말을 뒤로 남기고 찢어지는 아픔을 느끼며 초요의 묘비를 바라보다 돌아섰다.기묵비는 정신을 잃은 듯 멍하게 바람 속에 서서 초요의 유골함을 꺼내 소중히 품에 안았다. 눈 밑에는 한 줄기 깊고 희미한 빛이 감돌았다."걱정 마, 약속했잖아, 내가 꼭 할 테니까 기다려."그는 초요의 유골함을 안고 바람을 맞으며 떠났다....소만리는 호텔에서 기여온을 돌보고 있었고 어둠이 내린 후에야 기모진이 돌아왔다.그녀는 전에 기모진이 그녀에게 말했던 것을 기대하면서 초요가 사실 죽지 않았다고 그 화장 증명서는 진짜가 아니라고 말하길 바랐지만, 더욱 확고한 대답을 듣고 말았다.다음날 소만리는 기모진과 함께 초요의 무덤을 찾았다.그들은 원래 초요에게 제사를 지내려고 했지만, 초요의 무덤이 누군가에 의해 움직여진 것을 발견했고, 안에 넣어둔 유골함도 없어졌다는 걸 알았다.소만리와 기모진은 바로 그곳을 떠났다.차 안에서 소만리는 강자풍의 전화를 받았다."누나, 기묵비가 방금 자가용 비행기를 타고 경도로 돌아갔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누나도 곧 경도로 돌아가야 하는 거 아니에요? 그렇게 되면 나 누나 다시 만날 수 있어요?"스피커폰으로 전화를 걸지 않았지만 소만리 옆에 앉아 있던 기모진은 강자풍의 말을 들을 수 있었다.그는 소만리의 핸드폰을 손에 받아든 채 냉담한 어조로 입을 열었다."강 선생이 경도에 오시는 데 관심이 있다면 제가 잘 대접해 주겠지만, 제 아내는 시간이 없어요. 일이 있으면 다음부
기모진은 그 말을 듣고 팔을 들어 소만리를 가슴에 꼭 껴안았다."이 사람이 제 아내예요. 나 기모진의 아내는 처음부터 끝까지 오직 소만리 하나뿐이었어요."그의 표정은 진지하고 단호했다. 말투는 더더욱 굳은 의지로 가득 차 있었고 동시에 위청재에게 상기시켜주었다."엄마, 제발 예전처럼 내 아내한테 그런 짓 좀 그만했으면 좋겠어요. 좋은 시어머니가 되시길 바라지만 그것까지는 아니어도 최소한의 예의와 존중은 가지고 대해 주셨으면 좋겠어요"“...”위청재는 어리둥절해하다가 갑자기 얼굴빛이 나빠진 것 같았다. 고개를 돌려 보니 소만리가 옅은 웃음을 지으며 자신을 보고 있었다. 그러자 그녀는 더욱 화가 났다."모진아,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냐? 너 분명히 얼마 전에 언초라는 사람과 약혼한다고 했는데, 어떻게 지금 또 소만리와 얽히고설켜 있어? 소만리가 그때 너에게 무슨 말을 했었는지 잊었니? 그녀는 너한테 복수하는 거라구!”.이때 위청재가 초요를 언급하자 소만리와 기모진의 마음이 너무나 괴로웠다.기모진은 소만리의 손을 꼭 잡고 정색을 하며 설명했다.“전 항상 언초를 동생으로 대했고, 그녀도 마찬가지로 나를 오빠로 대했어요. 저와 언초는 한 번도 남녀의 정을 느낀 적이 없었고, 내가 사랑하는 것은 언제나 소만리 오직 한 사람뿐이었어요.”기모진은 말을 마치고 소만리를 손을 잡아당기며 안으로 들어갔다.위청재는 밥을 지을 기분이 나지 않았다. 돌아서서 기종영에게 전화를 걸었고 식사할 때까지 표정을 풀지 않고 정색을 하고 있었다.기 할아버지는 소만리와 기모진이 함께 앉아 있는 것을 보고 얼마 전에 일어난 일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고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너희들이 함께 있는 걸 보니 할아버지는 정말 안심이 되는구나.""할아버지 안심하세요. 저와 소만리는 앞으로 잘 지낼 거예요."기모진은 할아버지에게 대답했고, 다정하게 소만리의 그릇에 반찬을 얹어 주었다.식사 후 소만리는 할아버지에게 할아버지의 서재
이 말을 한 후 기모진은 또 약간 후회했다.그는 약간 조마조마하게 소만리의 감정이 변화하는 것을 관찰했는데 마치 그 해 그녀가 그를 마주했을 때처럼 조심스러워하는 것 같았다."미안해, 소만리. 지난 일은 말하지 말았어야 했는데. 내가 또 당신 기분을 나쁘게 만들었어."그는 낮은 목소리로 사과하고 얇은 입술로 그녀의 귓가에 가볍게 키스했다."내가 내일 먼저 당신을 남사택한테 데리고 가서 당신이 괜찮은지 확인하고 그러고 나서 초요의 일을 처리할게."소만리가 고개를 끄덕이기도 전에 그가 허리에 손을 둘러싸며 그녀를 안아 올렸다."늦었으니 우리도 자러 가자."소만리는 반사적으로 손을 뻗어 기모진의 목을 끌어안았다.그는 그녀를 안고 그들의 침실로 돌아갔는데 어떻게 된 일인지 소만리는 지금 이 순간 심장이 그 해 기모진에게 시집왔을 때처럼 쿵쾅거렸다.그만큼 떨리고 설레고 또 묘한 기대가 생기기 시작했다.침대에 누운 뒤 기모진은 소만리를 감싸고 머리끝에 키스를 했다."소만리 내가 드디어 당신을 안고 편히 잘 수 있어."그의 목소리는 매혹적으로 귓가에 미끄러져 들어갔고 고혹적인 냄새를 풍겼다.소만리는 그의 넓고 따뜻한 가슴에 기대어 평온하게 꿈나라로 들어갔다.다음 날 그녀는 신체검사를 받으러 갔고 신체검사를 마친 후에 다시 임신검사를 받으러 갔다.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자신 곁에 있는 남자를 보며 소만리는 가슴이 뭉클해졌다.기란군을 임신했을 때 그녀는 그가 자신과 함께 있어 주기를 바랐지만 안타깝게도 그 세월은 모두 소만영에 의해 파괴되어 사라졌다.소만영에 대해 말하자면 소만리는 강자풍에게 연락했고 그는 소만영을 경찰에 인계했다.F국의 국제경찰은 경도 쪽 경찰에게 연락했고 법에 따라 그녀를 다시 체포할 것이라고 했다.소만영은 사형집행을 받았다. 소만리가 가장 바라는 건 할아버지의 영혼을 위로해 드리는 것이었다.물론 살해된 모보아도 마찬가지였다.남사택은 소만리의 검사지와 B-초음파 검사를 보며 화면을 살짝
그 첫 페이지에 소녀는 깨끗하고 아름다운 필체로 다음과 같이 썼다.[당신을 만나는 것보다 더 아름다운 것은 없다--기묵비]나를 만나는 것보다 더 아름다운 것은 없다.기묵비의 눈앞이 온통 흐려졌다.초요. 당신을 만난 것이야말로 내 기묵비의 일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일이었어.그리고 당신이 나를 만난 것은 아름답지 않았어.그는 가슴을 쥐어짜며 일기장을 펼쳐보았고 이 일기의 첫 번째 내용을 발견했다.시간은 그가 그녀를 도와준 그날이 확실했다.그녀는 일기장 속에 이렇게 말했다.[나는 정말 행복하다. 그 해 집 문 앞에서 작은 오빠를 만났다. 하지만 지금은 아마도 큰 오빠가 되었을 것이다. 비록 오래도록 만나지 못했지만 나는 첫눈에 그를 알아보았다. 그렇지만 그는 나를 알아보지 못한 것 같다.(울음)그 해 그가 내게 준 붉은 끈을 나는 줄곧 간직하고 있었는데 내가 그에게 준 조개껍데기를 그는 아직 가지고 있을까?그는 너무 잘생기고 매우 상냥하고 게다가 아주 멋있어졌는데. 어떻게 남자가 그렇게 예쁘게 생겼을 수 있어!이렇게 완벽한 오빠. 분명 많은 여자들이 좋아할 거야.(부럽다)응, 열심히 공부하고 공부해서 나를 도와준 은혜를 저버리지 않을 거야. 그렇게 된다면 더 바랄 게 없어. 이번 생에 계속 그 사람 곁에 있을 수만 있다면 그게 여동생으로라고 해도 너무 좋아. 물론 가능하다면 동생으로서가 아니었으면 좋겠어...]마지막 문구를 본 기묵비는 마음이 아파서 눈을 감은 채 흐르는 눈물을 주체할 수 없었다.그는 더 이상 볼 용기가 나지 않았다. 심지어 그는 자신이 숨 쉬는 것조차 유죄라고 느껴졌다.기묵비는 재빨리 옷가지를 챙기고 초요의 유골함을 가지고 사월산으로 혼자 차를 몰고 갔다.날씨가 매우 흐려서 마치 그녀가 떠나는 것을 슬퍼하는 것 같이 느껴졌다.기묵비는 사월산의 바닷가에 도착한 후 손에 붉은 끈과 조개껍데기를 손에 쥐고 끝없이 펼쳐진 해변가로 갔다.눈을 감아도 그 해의 일이 아직도 눈에 선했다.
기묵비는 눈빛이 무거워졌고 검은 눈썹을 치켜올리며 말했다."난 초요의 남편이에요.”"뭐? 당신이 그 계집애의 남편이라고?""당신... 정말 내 사촌 언니 초요의 남편이에요?"그 모녀는 동시에 충격을 받아 어안이 벙벙하였다.기묵비는 그녀들과 쓸데없는 말을 하고 싶지 않았다."당신들에게 단 하루의 시간을 주겠어요. 여길 나가세요.""뭐라고? 이사 가라구요? 그 죽일 계집애가 떠난 지 몇 년이나 지났고 이 집은 오래전부터 그녀와 아무 상관이 없었다구요"중년 여인은 의기양양하게 두 팔을 들어 위아래로 기묵비를 쓱 훑어 보였다.두 눈에는 경멸하는 빛이 가득한 채로 말을 이었다."아이구. 난 그 죽일 계집애의 눈이 높은 줄 알았더니 결국 이런 빈털터리를 찾아 집을 돌려받아서 신혼집을 만들겠다고? 어림도 없지!"“당신같이 이런 다 큰 어른이 집도 한 채 못 사는데 무슨 마누라야!”기묵비는 차가운 눈초리로 흘겨보았다. 그 여자는 곁눈질로 한 번 보자마자 등골이 오싹해져오는 것을 느꼈고 온몸이 벌벌 떨렸다.“하루 안에 여기서 나가시오. 그렇지 않으면 내 방식대로 당신들을 내쫓을 겁니다.”“...”기묵비는 두 모녀에게 경고를 한 후 돌아서서 가버렸다."죽일 놈. 지 마누라랑 집을 뺏으려 오다니. 그런 생각일랑 하지도 마!"중년 여인은 잠시 멍하니 있다가 시큰둥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돌렸다.보아하니 자기 집 딸이 기묵비를 따라 나간 것 같았다.기묵비는 마을 사람들에게 초요의 부모가 안장된 곳을 알아보았더니 사월산에 있다는 말을 들었다.그는 초요의 유골함을 안고 도구를 가지고 한 바퀴 돌고 나서야 겨우 초요의 부모가 안장된 자리를 찾았다.그는 그 주변에서 적당한 위치를 찾자마자 구덩이를 파기 시작했다.다 파낸 후 그는 유골함과 초요가 평소 즐겨 입었던 옷을 땅에 묻었다. 마지막으로 자기가 붓을 들고 나무판 위에 ‘사랑하는 아내 초요의 묘. 남편 기묵비 세움'이라는 글자를 썼다.이 작업을 다 마쳤을
기묵비는 맞춤 한정판 정장을 입고 깔끔하고 따뜻한 외모로 만화 속 주인공처럼 남자답고 청량하면서도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풍겼다.이것은 바로 말 그대로 금욕의 남자 그 자체였다.하지만 이것은 그들 모녀가 어제 보았던 그 궁상맞은 얼굴이 아니었다.백열과 그녀의 어머니는 멍하니 바라볼 뿐이었다.기묵비는 긴 다리를 내딛고 차가운 표정으로 눈앞의 두 여인을 힐끗 쳐다보며 입을 열어 명령하였다.“안에 있는 것을 모두 던져 버려. 아무 상관도 없는 사람들이 여기에 다시는 발을 들이지 못하도록 해.”“알겠습니다. 기 사장님.”부하들은 즉시 사람을 데리고 들어가 방에 있던 물건을 모두 밖으로 내던졌다.기묵비는 느릿느릿 서두르지 않고 안으로 들어갔다.“아니! 당신 왜 우리 집 물건을 던져 버리라고 해. 내가 감히 누군 줄 알고...”백열의 어머니는 말을 하다가 말고 기묵비를 보고 천천히 얼굴을 옆으로 돌렸다.그 잘생긴 옆얼굴은 부드러웠으나 눈빛은 너무나 차가웠다.“여기는 내 아내 초요의 집인데 난 내 아내를 대신해 원래 그녀의 것이었던 것을 되돌려 놓고 있어.”백열의 어머니는 울화가 치밀어 올랐다.“그 계집애 물건이 어쩌고 어째! 그 계집애 부모는 이미 십여 년 전에 죽었고 그 계집애도 이미 죽었어. 당신 지금 차 몇 대 빌려서 사람을 시켜 이런 짓을 하면 이 집을 뺏을 수 있을 줄 알고 이러나 본데. 정말 당신이 무슨 텔레비전에 나오는 재벌 총수쯤 되는 줄 아는 모양이지? 어!”기묵비는 처음에는 표정이 그렇게 냉담하지 않았으나 이 여인이 그런 천박하고 야박한 말로 초요를 거론하고 심지어 초요가 죽었다는 말을 뱉어내자 마치 그의 역린을 건드리는 것 같았다. 이윽고 기묵비의 온몸에 한기가 서리기 시작했다.“한 마디만 더 하면 내려가서 내 아내와 함께 있게 해 주지.”“...”백열의 어머니는 당황하여 침을 삼켰다. 그녀는 기묵비가 일부러 겁주려는 척 자세를 취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했고 정말로 그녀는 확실히 그에게
”아니 여자를 위해 강산도 마다하다니?”기묵비의 부하들은 주사위를 앞세워 급히 비행기를 타고 달려왔다.초여름 아침에 소나기가 한바탕 내리자 기묵비는 초요의 무덤에 무슨 탈이 나지 않았을까 걱정되어 점검을 하러 갔다. 아무 일이 없음을 확인한 후에야 그는 산을 내려왔고 집 입구에 다다랐다.그때 기묵비는 문 앞에 차가 몇 대 서 있는 것을 보았다. 그가 들어간 후에 주사위를 보았다.주사위를 비롯한 그 무리들은 짜증스러운 얼굴로 자신을 기다리고 있었다."기 사장님 정말 회사를 해산하시겠습니까?"주사위가 앞장서서 물었다.기묵비는 냉담한 기색으로 말했다. "나는 같은 말을 반복하는 걸 좋아하지 않아”"하지만 기 사장님, 어째서 이런 여자를 위해서 회사를 해산까지 해야 합니까? 그럴 가치가 있습니까?”기묵비의 온화한 얼굴에 삽시간에 차가운 냉기가 돌기 시작했다.“네가 말한 이 여인은 나 기묵비의 아내야.""..."기묵비가 불같이 화가 난 것을 보고 주사위도 더 이상 말대꾸하지 못하고 좋은 말로 달래듯이 말했다."기 사장님, 하지만 형수님은 이미 돌아가셨고 일이 그렇게 되었으니 너무 상심하지 마십시오. 이렇게 많은 형제들이 아직도 사장님이 일을 해주기를 바라고 애타게 기다리고 있습니다. 만약 사장님이 회사를 해산하신다면, 사장님 아래에 있는 몇백 명의 이 많은 형제들은 어떻게 합니까?"기묵비는 냉혹한 뒷모습을 그 사람들에게 향했고 말투는 지극히 담담하게 말했다."같은 말 반복하게 하지 마. 회사는 내 거니까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할 거야. 지금부터 너희와 나는 아무 관계도 없어. 그동안 너희가 벌어들인 이득도 적지 않을 거야. 그걸로 만족해야지""그건..."기묵비가 이처럼 결연한 태도를 보이는 것을 보고 주사위를 비롯한 부하들도 감히 더 말할 수 없었다.그렇지만 아무래도 이렇게 해산하는 것은 달갑지 않았다.기묵비는 방으로 돌아와, 부드러운 얼굴로 초요의 사진을 바라보고 미소 지으며 말했다."당신 봤
기묵비는 이 사람이 호의를 가지고 접근한 것이 아님을 알아차렸고, 주사위가 말한 물건을 본 후 그는 완전히 기분이 언짢아졌다.기묵비가 잠시 정신이 혼미해진 모습을 보이자 주사위는 이 틈을 타 기묵비를 밀치고 총을 쥐고 일어섰다.“흥. 기 사장님, 어떠십니까? 사장님이 그렇게 형수님을 사랑하시니 이 물건과 회사를 바꾸면 그럴 만하다고 생각되지 않으십니까?”“그녀를 돌려줘!”기묵비는 마치 역린을 누가 건드린 듯 온몸에 서슬 퍼런 사악한 기운이 돋아났다.주사위는 웃으며 서류를 한 장 건넸다. “이것은 회사의 주식 양도 계약서입니다. 위에 서명하시고 끝냅시다. 그러면 내 이 유골함을 드리지요.”깨진 유골함.이 말은 마치 그의 타는 심장에 불을 붙이는 기폭제가 되었다.기묵비는 핏줄이 터진 주먹을 불끈 쥐었고 한순간에 폭발한 차가움 서린 분노가 온몸을 들끓었다.그는 주먹을 치켜들고 주사위를 때려 단번에 이빨을 하나 빠뜨리고 바로 다음에는 천둥과 같은 기세로 빠르게 초요의 유골함을 들고 있는 남자 곁으로 갔다. 그는 재빨리 유골함을 빼앗아 그를 막으려고 하는 사람들을 팔꿈치로 쳐서 곧장 문을 열고 초요의 유골함을 들고 그곳을 빠져나왔다.“쫓아라! 쫓아가라. 해치워 버려! 내가 상금 2억 원을 주지!”주사위가 아주 두둑한 상금으로 사람들을 유혹하며 명령했다.이 두둑한 상금 때문에 모두가 즉시 기묵비를 쫓아가 그를 죽이려고 했다.여름밤의 소나기가 심하게 내렸고 기묵비는 차를 몰았다. 이따금씩 조수석에 놓여 있는 초요의 유골함을 바라보았다. 백미러를 보니 여전히 여러 차들이 따라붙었다.“초요. 당신 겁내지 마. 내가 무슨 일이 있어도 당신과 함께 있을 거야.”그는 허공에 대고 약속하고 곧 엑셀을 밟아 빠르게 차를 몰았다.한참을 운전한 후에야 기묵비는 차에 곧 기름이 떨어질 것을 알았다.그는 주저함 없이 차를 세우고 초요의 유골함을 안고 앞으로 걸어갔다.그런데 몇 걸음 못 가서 그를 방해하는 사람이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