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 사위면 될까?의 모든 챕터: 챕터 2591 - 챕터 2600

3671 챕터

2591장

동리아는 노파심에 낮은 목소리로 거듭 충고했다.“하현, 때로는 한 발짝 물러서서 넓은 하늘을 바라보기도 해야 해요.”“화가 난다고 아무렇게나 내뱉는 건 결국 자신을 해칠 뿐이에요.”“심지어 난 오늘 밤 일은 당신이 정식으로 오매 도관에 사과해야 한다고 제안했어요.”“이런 자리는 조만간 또 찾아올 거예요.”하현은 아무런 표정 없이 찻잔을 집어 들고 입으로 가져갔다.“지잉! 지잉!”바로 그때 동정감의 핸드폰이 심하게 진동하기 시작했다.그는 양해를 구하는 듯한 몸짓을 하고는 전화를 받았다.잠시 후 그는 얼굴을 찌푸리며 말했다.“그러니까 장묵빈과 마리아가 낙찰받은 칼을 장 씨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강도를 만나 칼을 뺏겼다는 거야?”하현은 이 말을 듣고 깜짝 놀라 동정감을 쳐다보았다.누군가가 이렇게 빨리 손을 쓸 줄은 몰랐다.마리아는 돈을 다 지불한 후 장묵빈과 함께 가장 먼저 그 자리를 떠났었다.하지만 삼계 호텔을 떠난 지 채 1 킬로미터도 되기 전에 신호등 길목에서 복면을 쓴 수십 명의 남자들에게 에워싸여 그대로 당하고 말았다.복면을 쓴 사람들은 마리아와 장묵빈의 경호원을 쉽게 넘어뜨린 뒤 마리아의 뺨을 세차게 때리며 칼을 빼앗아 달아났다.경찰은 신고를 받고 곧바로 CCTV 조사에 착수했다.하지만 사고 당시 CCTV가 마침 수리 중이어서 제대로 찍힌 것이 없었고 정확히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당연히 복면을 쓴 사람들이 누군지 전혀 파악할 수 없었다.가지고 있는 것 모두를 털어 칼을 손에 넣었던 마리아는 울먹이며 어쩔 줄을 몰랐다.그녀는 그 자리에서 피를 토하며 결국 의식을 잃고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되어 응급처치를 받고 있는 중이라고 했다.이 소식을 듣고 하현은 희미한 미소를 띠었다.도대체 항성에서 누가 이런 짓을 벌였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총교관의 칼이 소장 가치가 있다고는 하지만 노국 황실과 항성 장 씨 집안의 미움까지 사 가며 그런 짓을 벌일 만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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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92장

대문 앞에는 마리아와 장묵빈 외에 동리아와 최문성 두 사람도 함께 있었다.만약 그 두 사람이 마리아 일행을 막지 않았다면 노기충천한 서양인들은 아마 벌써 동정감의 집으로 쳐들어가 행패를 부렸을 것이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동 씨 집안 경호원 몇 명은 이미 서양인 무리들에게 얼굴을 몇 대 맞았고 몇 명은 발길질을 당해 바닥에 넘어져 있었다.“뭘 하는 거야?”하현은 무덤덤한 표정으로 걸어 나왔다.“누가 경호원들한테 손찌검을 한 거야?”장묵빈은 뻔뻔스러운 얼굴을 내밀며 하현을 노려보았다.“하 씨, 이 파렴치한 소인배! 드디어 나타나셨군!”“어젯밤 경매장에서는 제대로 경합도 하지 않더니 결국 강도 짓을 해?!”“당신 같은 사람은 정말 비열하고 천박해!”“게다가 뻔뻔스럽게 자신이 총교관이라고 말하고 다니다니!”“에이 퉤!”“당신은 인간으로서 자격이 없어!”“당신 같은 사람을 볼 때마다 내가 대하의 핏줄인 게 너무 창피하고 괴로워!”“나한테 당신 같은 동족이 있다니 창피해 죽겠다구!”“할 수만 있다면 내 피를 다 뽑아서 서양인의 피로 바꿔서 당신들과는 조금도 관계가 없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어!”장묵빈은 마치 서양인이 된 것처럼 하현에게 끝없는 모욕을 퍼부었다.서양 앞잡이가 된 장묵빈은 씹어 먹을 듯 하현을 노려보며 악랄하게 말했다.“하 씨, 잘 들어. 어서 칼 내놔!”“그렇지 않으면 내가 당신들 서 있는 자리에서 바로 저세상으로 보내 버릴 거야!”“그리고 내가 직접 당신들이 빼앗아간 내 칼 찾아올 거야!”마리아도 성난 얼굴로 거들었다.“이 뻔뻔한 대하인들, 빨리 내 물건 내놔!”“그렇지 않으면 외교적으로 해결할 거야! 인터폴에 당장 신고해서 조사하라고 요청하겠어!”“장묵빈, 마리아! 아무 근거도 없이 함부로 남을 헐뜯지 마!”동리아가 눈썹을 찌푸리며 엄중하게 말했다.“어젯밤 우리는 삼계 호텔을 떠난 후 바로 이곳으로 왔어. 아무도 당신 물건을 훔치지 않았다구.”“당신들이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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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93장

”언제부터 우리 장 씨 가문에서 하는 일을 당신네 최 씨 가문에서 이래라저래라 하게 된 거야?”“그게 가당키나 해?”장묵빈은 격노한 얼굴로 최문성을 가리키며 펄쩍펄쩍 뛰었다.최문성이 뭐라고 화를 내려 하자 동리아는 손을 내저으며 최문성을 말렸고 스스로 나서서 입을 열었다.“장묵빈, 다시 한번 말하지만 하현은 당신의 그 어떤 것도 훔치지 않았어!”“게다가 총교관의 칼은 그에게 아무런 의미가 없어!”“아무런 의미가 없다고?!”마리아는 비아냥거리며 말했다.“어젯밤 하 씨가 오백억 부르던 걸 내가 들었는데, 뭐? 그 물건이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내가 보기엔 죽일 듯이 덤비던데?!”“게다가 난 항성에서 하 씨 이 사람 말고는 달리 원한을 살 만한 사람이 없어! 또 누가 있겠냐구?”“제대로 생각할 줄도 모르는 대하 여자는 제발 좀 가만히 계셔, 응?”“당신이 한마디만 더 한다면 당신까지 당장 집어넣으라고 인터폴에 신고할 거니까!”동리아는 화가 나서 피를 토할 뻔했다.그녀는 이 일이 계속 커지만 하현이 오매 도관과 또다시 맞서게 될까 봐 두려웠다.게다가 그동안 동 씨 집안과 조금이라도 친분이 있었던 장 씨 집안이 하현의 발에 무참히 짓밟히는 꼴을 보고 싶지 않았다.하지만 장묵빈은 그녀의 이런 진심은 아랑곳하지 않은 채 매서운 뺨세례를 퍼붓다니!그녀는 장묵빈에게 이런 모욕을 당할 줄은 상상도 해 본 적이 없었다.순간 동리아는 완전히 마음이 돌아섰다.더 이상 이 일에 신경 쓰지 않기로 마음먹은 것이다.동리아가 스스로 화를 참으며 아무 말도 하지 못하는 것을 본 마리아는 더욱 의기양양해져서 하현을 쏘아보았다.“하 씨, 당신 이러고도 남자야?”“아직도 여자 꽁무니 뒤에 숨어 있을 참이냐구?”“설마 감히 나설 생각도 못 하겠는 거야?”“어서 내 물건 내놓으라고!”“더 이상 당신 대하인들 얼굴에 먹칠하지 말고!”“당장 물건 내놓지 않으면 내일 바로 인터폴을 방문할 거야!”“그때가 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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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94장

장묵빈이 나서자 마리아도 덩달아 냉소적으로 내뱉었다.“난 노국 황실 사람이야. 내가 당신이 내 물건을 훔쳤다고 말하면 훔친 거야!”“당신은 나한테 변명할 자격 따위 없어!”하현은 한숨을 내쉬며 차가운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그렇게 말하는 당신들은 나한테 이렇게 따질 만한 근거라도 있어?”“따질 만한 근거가 있냐고?”장묵빈은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당연히 있지!”“잘 들어. 우리 마리아가 당신이 훔쳤다고 말했지. 그럼 그런 거야! 우리 마리아가 아니라고 하면 아닌 거고! 그런 거라고, 알겠어?”“지금 당장 물건을 내놓지 않으면 죽여 버릴 거야!”말을 마치며 장묵빈은 누군가에게 손짓을 했고 십여 명의 경호원들이 목을 좌우로 비틀며 앞으로 나섰다.“자, 당신들이 말도 안 되는 이치로 날 덤비니 나도 더 이상 당신들을 상대로 이치 따위 따지지 않아도 되는 거지?”하현은 단호한 얼굴로 말했다.“당신이 감히?”장묵빈은 시큰둥한 표정을 지었다.“어떻게? 감히 날 때리기라도 하겠다는 거야? 잘 들어. 당신이 감히 날 건드린다면 당신 가족은 그날로 저세상 가는 거야!”“퍽!”하현은 아무런 표정 변화 없이 한 발짝 앞으로 나서더니 장묵빈의 얼굴을 세차게 내리쳤다.“앗!”장묵빈은 외마디 비명을 지르며 뒷걸음질쳤고 그 바람에 경호원들 몇 명도 같이 넘어졌다.하지만 그 역시 인물은 인물이었다.장묵빈은 다시 일어나서 얼굴을 감싸쥔 채 하현을 노려보며 소리쳤다.“이놈! 개자식! 감히 날 건드려? 똑똑히 들어, 너...”“퍽!”하현은 다시 한번 더 장묵빈의 얼굴을 세게 내리쳤고 장묵빈의 몸은 공중으로 날아올랐다가 땅바닥에 털썩 주저앉았다.근거리에 있던 마리아는 얼굴이 울그락불그락 달아오른 채 버럭 화를 냈다.“개자식! 감히 우리 자기를 때리다니! 당신은 이제 끝장이야! 이건 국제 사건이라구! 이 일을 반드시 서방 언론에 알려서 당신 그 낯짝을 폭로해 버릴 거야!”“반드시 혹독한 대가를 치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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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95장

하현은 장묵빈 앞으로 다가가 오른손을 들어 손에 들고 있던 보이차를 장묵빈의 얼굴에 부어 버렸다.“아! 아!”갑작스러운 하현의 행동에 장묵빈은 비명을 질렀다.그는 온몸을 부르르 떨며 몸서리쳤다.다른 사람들이 이치를 따지려고 할 때 그들은 폭력을 썼다.다른 사람들이 폭력을 쓰려고 했을 때 그들은 말도 안 되는 이치를 들먹였다.어떻게든 다른 사람의 머리를 밟고 올라서야 하고 어떻게든 이득을 보려는, 말 그대로 부잣집 도련님의 뻔뻔한 행태 그 자체였다.그러나 장묵빈은 자신이 다른 사람한테 이런 비참한 몰골로 당할 줄은 몰랐다.오늘 그는 제대로 이치를 따지는 사람을 만난 것이다.순간 장묵빈의 마음속에는 감당하지 못할 두려움마저 떠올랐다.그러나 두려움은 이내 사라지고 노국 황실의 위엄 서린 자신감이 그의 가슴을 가득 채웠다.그는 노국 황실에게 이런 수모를 당하는 건 얼마든지 참을 수 있었지만 대하인한테 이런 대접을 받는 건 도저히 용납할 수 없었다!어떻게 대하인이 자신을 모욕할 수 있단 말인가?그는 무릎을 꿇고 굽신거리며 서양의 개가 될지언정 아무리 번듯하다고 해도 대하인의 간판으로는 살고 싶지 않았다.“하 씨, 지금 당신은 폭력을 휘두르며 다른 사람을 해치고 있어! 모든 사람들이 다 증인이고 이게 증거야!”장묵빈은 이를 갈며 자신의 머리에 붙은 찻잎을 가리켰다.“당신, 이제 죽었어!”하현은 의미심장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이제 죽었다고?”말을 하면서 그는 조롱하듯 손바닥을 마음대로 휘저었다.“퍽!”“그럼 이건 뭐야?”“퍽!”“이렇게 하면 어떻게 되는 거냐구?”“퍽!”“왜? 뺨 몇 대 때렸어. 그게 내 책임이야?”“퍽!”“당신은 대하인인데 염치도 모르고 서양의 개가 되려고 해. 당신이 서양의 개가 되든 말든 그건 나와 아무 상관없어. 하지만 내 앞에서 위세를 부리는 것은 못 참아. 그건 당신 잘못이야!”“퍽!”“우리 대하인들은 그동안 고군분투 끝에 우수한 민족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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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96장

”항성 상류층 전체가 노국 황실의 개라고?”“와우! 이건 또 무슨 엄청난 소리야!”하현은 비아냥거리며 엄지를 치켜세웠다.“그럼 어디 개 한 마리 불러서 내 앞에서 협박해 보시지?”“한 마리로 부족하면 많이 불러도 돼. 날 협박할 수 있을 만큼 불러도 돼!”하현은 거침없이 앞으로 나가 손바닥으로 마리아를 내리쳤다.“이런 사람 같으면 매달 열몇 명은 더 밟아 죽일 수 있어!”“지금 다 불러! 시간도 아낄 겸 지금 다 밟아 줄 테니까!”“아악!”마리아는 얼굴을 가린 채 땅바닥에 널브러졌고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다.마음속으로 그녀는 어떻게 해서든 하현 저놈을 때려죽이고야 말겠다고 맹세했다.하현을 죽이지 않으면 앞으로 일이 더 복잡해질 것이란 생각이 마리아의 머릿속에 가득 들어찼다.하현이 마리아에게 핸드폰을 던지며 사람을 부르라고 하던 그때 갑자기 어디선가 자동차 굉음 소리가 들렸다.멀리서 십여 대의 도요타 프라도가 나타나 동 씨 집안 정원을 향해 가지런히 도열했다.이어 문이 열렸고 도포자락을 휘날리며 굳은 표정을 한 남자들이 일제히 걸어왔다.이들을 바라보는 최문성과 동리아의 얼굴빛이 조금씩 일그러지기 시작했다.두 사람은 그들이 용문 항도 지부 소속 차량들과 사람들임을 알아보았기 때문이었다.하현도 당연히 그들을 알아보았으나 여전히 뒷짐을 진 채 눈을 가늘게 뜨고 자신을 향해 걸어오는 사람들에게 시선을 꽂았다.그때 그들을 앞세우며 유유히 차에서 내리는 한 사람이 있었다.다부진 체격에 훤칠한 몸매를 자랑하듯 걸어오는 노인은 각진 얼굴에 매서운 눈빛을 띤 것도 모자라 한껏 위엄을 내세우며 다가왔다.장묵빈은 이 노인을 보자마자 자신도 모르게 중얼거리듯 내뱉었다.“강 회장님!”마리아도 힘겹게 고개를 들더니 눈을 동그랗게 뜨고 냉소적인 미소로 띠며 말했다.“하 씨, 이제 당신은 끝났어!”동리아는 낭패한 기색을 띠며 얼른 동정감을 데리고 나오려고 했다.눈앞에 있는 사람은 바로 용문 항도 지회장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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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97장

체면을 생각해 줘?!이 말은 분명 상대의 의향을 묻는 질문처럼 들렸으나 실상은 친한 친구 사이에서나 주고받을 법한 말이었다.강학연의 말 몇 마디에 별안간 주위가 조용해졌다.장묵빈과 마리아 일행의 얼굴이 순식간에 일그러지고 언짢은 기색을 드러내었다.그들은 어안이 벙벙한 채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하현을 바라보았다.강학연은 조용하게 움직이는 사람이었지만 그 행동 방식은 오만하고 횡포하기로 유명하다.그런 그가 여자 뒤에 숨어 호의호식하는 듯한 사람을 만나고도 어떻게 이렇게 예의를 차려 말을 할 수 있단 말인가?강학연은 항성 최고 책임자라고 체면을 봐 주는 사람이 아니었다.홍성 교관조차도 두 눈 똑바로 뜨고 그와 눈을 마주칠 수 없었다.장묵빈이 장 씨 가문이 아니었다면, 마리아가 노국 황실 사람이 아니었다면 강학연을 똑바로 상대할 엄두조차 나지 않았을 것이다.그러나 지금 강학연은 하현 앞에 예의를 차리며 공손한 분위기마저 풍겼다.최문성과 동리아는 도대체 눈앞에 벌어진 상황이 무슨 일인지 감을 잡지 못하고 얼떨떨한 얼굴로 그들을 바라보고 있었다.하현은 강학연을 담담한 눈으로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강 지회장님, 저희 처음 뵙는 거 같은데요, 그렇죠?”“처음 만나지만 용문주가 지난번에 항성과 도성에 왔을 때 나한테 몇 마디 귀띔해 주시긴 했지.”“용문은 일치단결해서 외부의 침략에 대응해야 한다고 말씀하셨어. 나도 그 말이 맞다고 생각하고.”강학연의 얼굴은 어느 때보다 진지해졌다.하현은 웃는 듯 마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용전 항도 지부의 일이 일어난 지 좀 되었는데 강학연은 이제야 얼굴을 내밀었고 하필 자신이 용문 집법당과 대적을 한 후에 나타난 것이다.이게 무슨 뜻일까?하현 혼자 집법당을 제압할 능력이 없다고 생각해서 지원 사격에 나선 것일까?하현은 마음속으로 이런저런 생각을 하면서 옅은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강 지회장님 말씀이 맞습니다.”“용문 사람들은 일치단결하여 외부의 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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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98장

하현은 차분하게 가라앉은 얼굴로 말했다.“강 지회장님, 그들은 당신을 저들이 키우는 개라고 했습니다.”“그들은 문을 닫아걸고 개를 풀어 날 물어 죽이려고 합니다.”장묵빈은 하현의 말을 듣고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눈을 치켜떴다.그는 하현을 노려보다가 마른침을 삼키며 강학연에게 말했다.“강 지회장님, 오해입니다! 오해!”“우리가 총교관의 칼을 도둑맞고 나서 하도 경황이 없어서 그런 말을 한 거예요!”“부디 절대 마음에 담아 두지 마십시오...”“퍽!”강학연은 손바닥으로 장묵빈의 얼굴을 내려쳐 땅바닥에 넘어뜨렸다.그런 다음 손수건을 꺼내 손바닥을 닦으며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담담하게 말했다.“법을 지키지 않는 흉악무도한 놈들은 혼이 나야지! 여봐라! 잘 들어! 지금 당장 이놈의 손발을 부러뜨려!”강학연은 장묵빈을 설득해 하현에게 사과하라고 종용할 마음이 없었다.하현같이 단호한 사람 앞에서 사과만으로는 아무 소용이 없다는 것을 강학연은 잘 알고 있었다.어쨌든 하현은 용문주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남자다.강학연은 금세 뭔가 심상찮은 냄새를 맡았다.용문주가 하현을 후계자로 양성하려고 점찍었을지도 모른다는 것을 예리하게 알아차린 것이다.그렇다면 그는 지금 하현에게 더 많은 인정을 베풀어야 뒤탈이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하현 하나 구하자고 집법당에 대항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하지만 하현을 위해 몇몇 소인배의 얼굴을 걷어차는 것은 분명 엄청난 이익으로 돌아올 수지맞는 장사였다.강학연의 말을 듣고 몇몇 키 큰 용문 사람들이 올라와서 장묵빈을 끌고 가서 손발을 부러뜨리려고 했다.“강 씨! 당신은 장묵빈한테 이런 짓을 할 수 없어요!”마리아는 장묵빈의 노국 영주권을 꺼내들며 제지하고 나섰다.“이 야만인들아, 똑똑히 봐! 우리 장묵빈은 이미 노국 사람이야!”“강 씨, 감히 당신이 우리 장묵빈을 건드린다면 그건 나와 우리 노국을 건드리는 거나 마찬가지예요!”“퍽!”마리아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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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99장

허민설은 원망 가득한 눈빛이었다.이번에 하구천은 많은 준비를 했었다.목적은 단 하나.단 번에 하현을 쓸어버리는 것이었다.강학연이 장남백의 전갈을 받았다는 소식을 접한 후 누구보다 먼저 사람들을 데리고 현장을 찾아온 하구천과 허민설이었다.눈앞에서 하현이 무너지는 것을 직접 목격하기 위해서였다.그런데 이런 장면을 목격하게 되다니!그것은 그들이 전혀 상상하지 못했던 장면이었다.항상 제멋대로에 거칠 것 없이 행동하던 강학연이 장남백을 도울 생각은 하지 않고 공손한 자세로 하현을 맞이하며 같이 식사를 하러 가다니!이게 무슨 상황인가?“허민설, 내가 당신한테 여러 번 말했지. 큰일마다 이런 예상치 못한 순간은 있는 거야. 그렇게 초조해서 뭐해?”하구천은 눈을 가늘게 뜨며 뭔가 전략을 짜는 듯한 미간을 보였다.“예전에 용전 항도 지부에 용문주가 나타나 하현의 편을 들었다는 소식을 들었어. 그 일이 이미 강학연에게 전해진 것 같아.”“강학연은 아주 늙은 여우야. 함부로 움직이지도 함부로 누구 편에 서지도 않는 사람이야.”“그런데 오늘 저녁 하현과 함께 식사를 하다니. 분명 하현에 대해 뭔가 더 알아내려는 수작일 거야!”“하현이 여자 치마폭에 싸여 호의호식하는 남자라는 걸 강학연이 알게 되면 아마 지금처럼 저렇게 공손하게 대하진 않을 거야!”“마리아가 한 말이 하나도 틀리지 않았어!”“예전에 강 씨 집안은 확실히 노국 황실의 개였을 거야!”“강학연이 더 이상 하현이 용문주의 후계자가 아니라고 확신하기만 한다면 그는 언제든지 직접 나서서 하현을 죽일 거야.”“그렇게 해야 한편으로는 노국에 또 한편으론 용문 집법당에 그 자신의 결백을 증명해 보일 수 있지.”“그리고 마지막으로 장 씨 집안과 우리 항도 하 씨 가문에도 보란 듯이 자신의 충성을 보여줄 수 있는 것이고.”“일석삼조라고 할 수 있지!”하구천은 확신에 찬 얼굴로 말했다.허민설은 한숨을 내쉬며 조용히 말했다.“하구천, 하현이 용문주가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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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00장

허민설은 머릿속으로 하현의 최후를 떠올렸다.제대로 된 기반도 없이 함부로 날뛰다가 최후를 맞이할 하현을 생각하니 입가에 슬며시 미소가 번지기 시작했다.그들의 구역에서 그들 세력이 즐비한 상황에 하현 한 사람 처리하는 건 일도 아니란 걸 진정 모르는 걸까?제멋대로 날뛰고 경외로움이 뭔지도 모르며 여기저기 미움을 사다가 결국 어떤 최후를 맞이할지 모르는 놈이 분명했다.허민설이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이런저런 생각에 빠져 있을 때 갑자기 그녀의 핸드폰이 진동하기 시작했다.그녀는 핸드폰을 한번 힐끔 보고 야릇한 미소를 지었다.“강학연 그 늙은 여우가 하현을 직접 해결하진 않았나 봐.”“하현을 금옥루로 데려간 뒤 다른 핑계를 대고 떠났다나 봐.”“강옥연한테 하현을 대접하라고 하고는 자신은 쏙 빠졌대.”“설마 강학연 그 늙은이가 하현과 뭔가 친분 관계를 만들려는 거 아냐?”허민설은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만약 강학연과 하현 사이에 친분이 생긴다면 하현은 항성과 도성에서 더 많은 인맥을 다지게 되는 것이다.이것은 결코 하구천에게 좋은 일이 아니다.“강옥연...”하구천은 눈을 가늘게 뜨며 강옥연의 이름을 중얼거렸다.“강학연이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다니 우리가 어서 그에게 따끔한 주사를 놔 줘야겠군. 우리 하구천 손아귀에서 벗어나기는 그리 쉽지 않다는 걸 알려줘야지, 안 그래?”“항성과 도성 두 도시는 결국 항도 하 씨 손아래에 있는 땅이니까!”“누구라도 이 구역에서는 함부로 날뛸 수 없지!”“아무리 그게 하현이라도 말이야!”...항성 금옥루.하현은 테이블 중앙석에 앉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잠자코 자리를 지키고 있을 뿐이었다.맞은편에는 기껏해야 이십 대 정도밖에 보이지 않는 밝은 인상의 숙녀가 앉아 있었다.하지만 몸매는 어느 성숙한 여인보다 아름다웠고 눈매는 그린 듯 빼어난 곡선을 자랑했다.강학연은 자리에 앉자마자 급한 일이 생겼다며 떠났고 지금 하현과 강옥연 두 사람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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