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현은 흔들림 없는 눈빛으로 마리아를 바라보다가 그녀가 자신을 거론하는 것을 듣고 민망함을 감출 수가 없었다.아무런 감정도 드러내지 않으며 하현이 입을 열었다.“난 어떤 증거물도 제시할 필요가 없어.”“왜냐하면 내가 바로 총교관이니까!”“내 입으로 그 물건이 증거물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면 될 수 없는 거야!”“알겠어?”하현의 말에 경매장은 갑자기 발칵 뒤집어졌다.모두가 하현을 쳐다보며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하 지회장, 하 세자, 그가 바로 전설의 총교관이라고?!만약 그렇다면 그의 말처럼 이 칼은 확실히 아무런 증거물이 되지 못한다.하현의 말을 듣고 무대 옆에 서 있던 사비선은 망치로 머리를 얻어맞은 것 같았다.온몸이 떨리며 아무 말도 나오지 않았다.그녀 같은 사람에게 총교관이란 세 글자는 그야말로 흠모의 대상이었다.그런데 연약한 여자 뒤에 서서 비호나 받는 이 남자가 그녀가 흠모하던 총교관이라고?말도 안 돼!경매장은 쥐 죽은 듯 조용해졌다.팽팽한 긴장감이 감도는 살얼음판 같은 분위기를 깨고 나온 사람은 장묵빈이었다.“무슨 말이야? 그런 식으로 말하면 사람들이 당신 말을 믿을 줄 알아?”“난 노국 황실에서 총교관의 사진을 본 적이 있어. 엄청난 행운이었지.”“옆모습일 뿐이었지만 군복 차림에 위풍당당하고 늠름한 모습, 일거수일투족이 용맹함 그 자체였어.”“그런데 이놈을 봐! 경매장에 들어올 수 있었던 것도 옆에 있는 이 여자 덕분이었어!”“자칭 무슨 하 세자네, 하 지회장이네 하지만 내가 입수한 정보에 의하면 모두 여자의 힘을 등에 업고 오른 자리에 불과해!”“하 세자, 아마 아내가 대구 정 씨 집안 아홉 번째 안주인이라지. 그 여세를 몰아 겨우 일어선 주제에!”“하 지회장, 왕주아의 치마폭 덕에 지회장 자리에 올랐다지? 그녀가 당신을 치켜세웠기 때문에 그 자리에 오른 거잖아!”“솔직히 말하면 이놈은 그냥 여자를 잘 이용해 먹는 소인배일 뿐이야!”“웃기지도 않아,
최신 업데이트 : 2024-10-29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