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재벌 사위면 될까?: Chapter 2581 - Chapter 25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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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81장

다만 이 칼의 주인이 누구였는지는 밝히지 않았다.게다가 칼은 이미 파손이 된 상태라 소장 가치가 크지 않아 보였다.역시나 많은 권력자들은 잠시 힐끔 쳐다볼 뿐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그러나저러나 칼 한 자루의 경매 시작가는 십억이었다.그때 하현은 중앙에 앉아 있는 마리아의 눈빛이 유달리 눈에 들어왔다.그녀는 잃어버린 아버지라도 만난 듯 온몸을 부르르 떨며 뜨거운 눈길을 보냈다.순간 하현은 칼의 주인이 누구인지 마리아는 알고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그도 그럴 것이 만약 이것이 대하 병부의 전설이자 살아있는 신화의 검이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수많은 사람들이 경쟁에 몰려들 것이다.이런 물건은 다른 사람의 손에 넘어가지 않는 게 가장 좋다.하현은 동리아의 손등을 갑자기 두드리며 말했다.“저거 손에 넣어야 해.”동리아는 의아한 눈빛으로 하현을 쳐다보았다.그가 왜 이런 말을 하는지 영문을 알 수 없었지만 일단 군말 없이 푯말을 들었다.“이십억.”조용하던 홀이 순식간에 웅성거리기 시작했다.많은 권력자들의 시선이 그녀에게 쏠렸다.고작 부러진 칼 한 자루에 이십억? 정말 그런 가치가 있는 거야?이억도 아니고 이십억?!마리아와 장묵빈의 표정이 모두 굳어졌고 분노가 치밀어 오른 표정으로 동리아를 노려보았다.이 물건은 마리아 자신이 반드시 손에 넣어야 했다.그런데 자신이 푯말을 들기도 전에 동리아가 이십억이라는 고가를 불러?이건 무슨 일이 있어도 손에 넣겠다는 심보야? 아니면 고의로 이목을 좀 끌어보겠다는 심보야?마리아는 동리아를 향한 분노로 이글이글 타올랐다.지금 당장 동리아를 씹어 죽여도 속이 후련할 것 같지 않았다.아쉽지만 가격을 처음 부른 사람은 동리아였고 그녀는 물건을 꼭 손에 넣고 말겠다는 의지가 엿보였다.사람들은 동 씨 집안의 아가씨가 부러진 칼에 홀딱 반했다고 생각했다.아니면 부러진 칼의 주인이 누구인지 알고 있든가 둘 중 하나라고 여겼다.그래서 그렇게 높은 가격을 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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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82장

치열한 경매가 곧 시작되었고 거의 모든 사람들이 불나방처럼 부러진 칼에 진심으로 빠져들었다.여러 차례 경합을 벌인 끝에 결국 이를 갈며 마리아가 벌떡 일어섰다.“이백억!”“누군가가 계속 이 경쟁에 뛰어드는 것은 우리 노국 황실에게 덤빈다는 걸로 간주하겠어요!”“무슨 일이 있어도 우리 노국 황실은 이 물건을 손에 넣을 거예요!”노국 황실이라는 말에 장내는 순식간에 조용해졌다.중동의 거물, 북유럽의 왕자들도 모두 눈살을 찌푸리며 시선을 외면했다.마리아가 이런 경합에 뛰어들었다면 이미 상황은 끝난 얘기였다.누가 그녀의 물건을 빼앗을 수 있겠는가?노국 황실의 장공주가 얼마나 다루기 힘든 인물인지 모르는 사람은 없었다.그저 한 자루의 칼 하나 때문에 노국 황실과 원한을 맺을 필요는 없지 않은가?“아무도 우리 물건을 빼앗아 가진 않겠죠?”마리아는 의기양양하게 일어나 주위를 둘러보며 말했다.“우리 노국 황실 앞에서 당신들이 감히 나와 경합을 벌이지 못한다는 걸 이미 잘 알고 있어요!”“총교관의 칼의 주인은 바로 우리라구요!”“이 칼을 가진다는 건 우리가 총교관에게 우리 황실로 들어오라고 요구할 수 있다는 뜻이죠!”“왜냐하면 우리 노국 황실 정도 되어야 총교관을 가질 능력이 있으니까요!”“당신들 대하는 이런 출중한 전설적인 남자를 가질 능력이 없어요!”마리아는 장중이 조용해진 것을 보고 의기양양하게 입을 열었다.마리아의 말에 내륙에서 온 거물들 중 누군가 화가 치밀어 올라 비꼬는 한마디 했다.“마리아, 당신이 이 칼을 원한다는 건 모든 사람들이 다 알고 있어요. 당신이 노국을 대표한다는 것도 알고 있죠. 경쟁하지 않을 테니 가지고 싶으면 가져요!”“하지만 당신과 경합하지 않는다고 해서 당신이 우리 대하를 함부로 모욕해도 된다는 건 아니죠!”“하물며 총교관 같은 인물은 당신이 모독할 수 있는 사람이 더더욱 아니에요!”“충고 하나 하죠. 그런 생각일랑 아예 버리는 게 좋을 거예요. 총교관은 대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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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83장

경매장에 찬물을 끼얹는 듯한 하현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칼 한 자루에, 그것도 부러진 칼 한 자루가 삼백억?아무리 총교관을 만나 한 가지 요구할 수 있다고 해도 삼백억은 너무 지나친 금액이었다.게다가 지금 누군가 가격을 부른다는 건 노국의 황실과 경합하겠다는 뜻이었다.아무리 돈이 많기로서니 노국의 황실과 견줄 수가 있는가?아니면 누군가 가격을 올릴 목적으로 그냥 불러보는 건가?삼백억이라니!경매장에 있던 사람들은 자신들의 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어디서 튀어나왔는지도 모르는 놈이 담력 하나는 무지 크구만!“하현! 이 개자식이!”장묵빈은 하현의 목소리를 듣고 당장이라도 달려들 기세로 하현을 노려보았다.“당신 일부러 소란 피우려고 이러는 거지? 당신이 그렇게 많은 돈을 가졌을 리 없잖아!”“돈도 없으면서 악의적으로 가격만 올리려는 수작은 주최 측에도 해를 끼치는 짓이야!”“이것 보세요! 이놈을 당장 끌어내야 해요!”마리아도 성난 얼굴로 하현을 쳐다보았다.“하 씨, 남에게 손해를 끼치는 짓은 하지 마!”“일부러 이런 소란을 피워?”“악의적으로 가격만 올리려 한다고?”“해를 끼치다니?”하현은 무덤덤한 기색으로 매섭게 몰아쳤다.“지금 한 말은 당신들이 한 짓을 두고 하는 말이지, 안 그래?”“자신 있으면 가격을 계속 부르면 되잖아!”“돈 없으면 여기서 꺼지든가. 뭘 어쩌려는 거야?”“돈 없으면 포기하면 되는 거지 노국 황실 운운하며 사람들을 꼭 위협해야겠어? 응?”“다들 세 살배기 아이들도 아닌데 누가 당신들 말에 겁을 먹겠어?”“당신은 오늘 오후에 노국 황실에서 제명당한 사람이잖아. 황실 신분을 박탈당했다구. 그런데 아직도 여기서 황실 사람인 척 행세하고 있다니! 그게 당신 노국 황실에선 큰 중죄라는 것도 몰라?”말을 마치자마자 하현은 주위를 둘러보며 단호하게 말했다.“여러분, 노국에 관련된 최근 뉴스를 확인해 보세요. 이 마리아라는 아가씨가 황실에서 제명되었다는 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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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84장

”거래 완료되었습니다!”하현이 가격을 올리려 하자 주최 측의 여자가 서두르며 경매를 종료시켰다.의심할 여지없이 뭔가 냄새가 났다.“사백억. 총교관의 부러진 칼은 마리아의 손에 넘어갔습니다.”“땅땅땅!”하현에게 더는 기회조차 없었다.이미 처음부터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경매를 시작한 격이었다.하현은 눈빛이 차갑게 돌변했다.“규칙에 어긋납니다!”“아직 입찰이 끝나지 않았어요!”“오백억 하겠습니다!”“우리 마리아가 이미 사백억이라고 말했고 이 칼의 주인은 마리아가 되었습니다!”주최 측 여자는 담담한 표정으로 하현을 훑어보며 말했고 더는 아무 말도 없이 마리아에게 시선을 돌려 환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마리아, 어서 무대 뒤로 가서 비용을 지불하고 총교관의 칼을 받아 가세요!”“오매 도관을 대표해서 축하드립니다!”마리아와 장묵빈은 얼떨떨한 표정을 지었다.하현이 계속 가격을 물고 늘어져서 그들은 총교관의 칼을 손에 넣을 수 없을 거라 생각했다.그런데 뜻밖에도 오매 도관이 자신들의 손을 들어주어서 손쉽게 칼을 손에 넣을 수 있었다!옆에 있던 오매 도관의 사비선은 자신의 신분을 이용해 얼마든지 자신이 원하는 사람에게 물건을 팔 수 있었던 것이다.경매장의 규칙은 원래 그녀가 정하는 것이었기 때문이다!지금 당장 그녀가 규칙을 바꾼다고 하더라도 아무도 그녀를 말릴 수 없다.마리아에게 있어 그 정도 가격은 가방 하나 사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여전히 그녀는 감당할 수 있었고 당당하게 일어서서 총교관의 칼을 손에 쥐었다.사비선은 마리아의 행동을 가만히 지켜보고 있었다.비록 마리아가 이렇게 하는 것은 규칙에 맞지 않지만 사비선이 먼저 규칙을 어겼으니 이런 사소한 것쯤 아무 상관없었다.“불복합니다!”하현이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무슨 근거로 그런 말을 하는 겁니까?”“내가 여기 앉아 있는 한 모든 권한은 나한테 있어요!”“만약 당신네 오매 도관이 경매에 물건을 내놓지 않고 사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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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85장

”난 이 물건에 의미를 두고 있는 사람이에요. 오백억, 오백억 제시하겠습니다!”“경매장의 규칙은 항상 가격이 비싼 사람이 물건을 얻는 것입니다.”“가격을 부르더라도 셋까지 외쳐야 확정이 되는 거구요!”“그러나 당신들은 다른 사람에게 가격 경쟁의 기회도 주지 않고 낮은 가격으로 경매를 마감하려 하고 있어요!”“당신들 무슨 속셈이 있는 겁니까?”“설마 당신들이 노국과 결탁하여 우리 대하 물건이 노국의 손에 들어가도록 의도하고 있는 거 아닙니까?”“당신들도 이미 알고 있을 거예요. 노국의 손에 이 물건이 들어간다는 게 뭘 의미하는지.”“이것은 총교관의 소지품입니다!”“당신들이 그의 물건을 경매에 내놓는다는 것 자체가 이미 그에 대해 무례를 범한 거라구요, 아시겠어요?”“아직도 특정 구매자가 구매하도록 유도하다니! 총교관을 모독하는 겁니까?”“감히 건방지게 그게 무슨 소리예요?”진행하던 여자가 버럭 화를 냈다.“지금 우리 오매 도관을 모독하는 겁니까? 그 결과가 어떨 거라는 거 짐작이나 하고 이러는 거예요?”이때 사방에 있던 오매 도관 십여 명의 사람들이 일제히 하현에게 싸늘한 시선을 보냈다.하현이 또 한마디 더 한다면 그녀들은 당장 나설 태세였다.“모독?”하현은 냉랭하게 입을 열었다.“당신들이 한 짓이 있는데 다른 사람들이 일부러 나서서 모욕까지 할 필요가 있습니까?”“당신들은 나한테 제대로 설명하세요. 설명이 만족스럽다면 내가 순순히 물러나겠습니다!”“물론 그 설명은 나뿐만 아니라 여기 모든 사람들이 다 수긍할 만한 것이어야 해요! 여러분 안 그렇습니까?”하현은 대중의 호응을 끌어들이는 것도 잊지 않았다.그러나 안타깝게도 경매장에 있는 사람들은 오매 도관과 깊은 관련이 있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어서 아무도 맞장구를 치지 않았다.사람들은 하현의 말을 듣고 그가 최근에 항성과 도성을 흔들어 놓은 그 사건들의 주인공이라는 사실을 알아차렸다.역시 보통이 아니야.사람들의 머릿속에 하현에 대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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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86장

하현은 냉랭한 표정을 지으며 입을 열었다.“마음에 들지 않습니다.”“마음에 들지 않으면 경매에 참가하지 않아도 됩니다.”사비선이 단호하게 말했다.“여기에 왔으면 내 결정에 따라야 해요.”“이곳은 우리 오매 도관이 관할하는 곳이기 때문에 내 마음대로 처리하겠어요!”“자, 이 일은 여기서 마무리하는 걸로 하죠. 동리아, 하현을 데리고 여기서 어서 나가세요.”“이번엔 당신들 동 씨 집안의 체면을 봐서 더 이상 따지지 않고 이 정도로 끝나는 거예요. 그러니 당신들을 블랙리스트에 올리지는 않을 겁니다.”“하지만 다음에는 절대 봐 주지 않을 거예요.”사비선의 차갑고 서늘한 말이 장내를 울렸다.마치 그녀가 말한 한마디 한마디가 사람들의 뇌리에 콕콕 박히듯 망치로 내려치는 것 같은 목소리였다.“설명, 다 끝난 겁니까?”“이것이 바로 당신들이 말하는 고매하신 오매 도관의 규칙이라는 거냐구요?”하현은 옅은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오매 도관은 참 포악하군요. 당신들은 정말 스스로 뭐라도 되는 것처럼 말하고 있어요.”사비선은 하현의 말을 제대로 듣지 못했거나 아니면 대답할 가치도 없다고 생각했는지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오히려 경매를 진행했던 여자가 소리쳤다.“이 손님들 어서 배웅해 드려요!”십여 명의 오매 도관 제자들이 하현을 향한 분노를 감추지 않으며 매서운 눈초리를 내걸고 쫓아 나왔다.“하현, 우리 돌아가요.”하현이 나서려고 했을 때 동리아는 그의 오른손을 잡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이러지 마세요, 정말. 제발 참아요!”“오매 도관은 당신이 생각하는 것만큼 그렇게 간단한 상대가 아니에요!”“여기서 오매 도관에게 미움을 산다면 살아서 나갈 수 없을지도 몰라요!”“내 얼굴을 봐서라도 제발 그냥 조용히 나가자구요!”“우리 동 씨 집안은 이제 겨우겨우 항성 최고 책임자가 되었어요.”초조해하는 동리아의 표정을 보고 하현은 깊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그래, 오늘은 당신 말 들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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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87장

”하지만 총교관이 쓰던 칼일 뿐입니다!”“다른 의미는 없는 거죠!”“게다가 부러졌구요. 총교관이 유라시아 전장에서 쓰다 버린 쓰레기일 뿐이라구요!”“어떤 놈인지 전쟁터에서 나뒹구는 쓰레기를 주워오다니, 염치없기는!”“이런 보잘것없는 부러진 칼에 기대어 총교관에게 가서 요구를 한다고? 무슨 말 같지도 않은 거잖아요, 안 그래요?”“생각이란 것을 발로 한 거예요?”“부러진 칼 한 자루 손에 쥐었다고 총교관에게 요구를 해?”“무슨 가당치도 않은 소리!”“이 물건은 기껏해야 집에 가져가서 잡귀를 물리치는 데 쓰일 정도라구요. 어쨌든 무수한 망혼들이 스쳐 지나갔으니까.”“하지만 당신 앙상한 팔다리를 보니 그런 생각이 드는군요. 만약 이 부러진 칼에 실수로 다치는 일이 있다고 해도 절대 총교관을 찾아가서 트집을 잡고 돈을 갈취할 생각은 하지 마시죠!”“아무도 인정하지 않을 테니까!”하현은 쓴웃음을 지으며 말을 마쳤다.자신이 가진 물건이 얼마나 많은데 이 부러진 칼 하나를 마음에 두겠는가?방금 입찰을 한 이유는 단지 이 물건이 노국의 황실 손에 들어가는 것을 원치 않았기 때문이었다.하지만 오매 도관 경매장의 편파적인 진행에 화가 치밀어 올랐을 뿐 그는 더 이상 개의치 않았다.그래서 이제는 부러진 칼에 대한 ‘가치'라는 것을 걸고넘어진 것이다.하현의 말을 듣고 사람들은 서로의 눈을 쳐다보았다.그의 말을 믿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도무지 감이 잡히지 않는 모양이었다.방금 오매 도관은 당당히 발표했었다.이 부러진 칼을 가지고 가서 총교관에게 한 가지 요구를 할 수 있다고.하지만 지금 하현은 이 물건이 전혀 그런 효과가 없다고 말하고 있다.하현이 말재주가 없는 사람이었다면 사람들이 쉽게 믿지 않을 것이다.그러나 하현의 말은 누구보다 설득력 있게 들렸고 사람들도 조금씩 수긍하는 눈치였다.하현의 말처럼 비싼 돈을 지불하고도 총교관에게 아무런 요구도 할 수 없다면 이 부러진 칼이 무슨 가치가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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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88장

하현은 흔들림 없는 눈빛으로 마리아를 바라보다가 그녀가 자신을 거론하는 것을 듣고 민망함을 감출 수가 없었다.아무런 감정도 드러내지 않으며 하현이 입을 열었다.“난 어떤 증거물도 제시할 필요가 없어.”“왜냐하면 내가 바로 총교관이니까!”“내 입으로 그 물건이 증거물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면 될 수 없는 거야!”“알겠어?”하현의 말에 경매장은 갑자기 발칵 뒤집어졌다.모두가 하현을 쳐다보며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하 지회장, 하 세자, 그가 바로 전설의 총교관이라고?!만약 그렇다면 그의 말처럼 이 칼은 확실히 아무런 증거물이 되지 못한다.하현의 말을 듣고 무대 옆에 서 있던 사비선은 망치로 머리를 얻어맞은 것 같았다.온몸이 떨리며 아무 말도 나오지 않았다.그녀 같은 사람에게 총교관이란 세 글자는 그야말로 흠모의 대상이었다.그런데 연약한 여자 뒤에 서서 비호나 받는 이 남자가 그녀가 흠모하던 총교관이라고?말도 안 돼!경매장은 쥐 죽은 듯 조용해졌다.팽팽한 긴장감이 감도는 살얼음판 같은 분위기를 깨고 나온 사람은 장묵빈이었다.“무슨 말이야? 그런 식으로 말하면 사람들이 당신 말을 믿을 줄 알아?”“난 노국 황실에서 총교관의 사진을 본 적이 있어. 엄청난 행운이었지.”“옆모습일 뿐이었지만 군복 차림에 위풍당당하고 늠름한 모습, 일거수일투족이 용맹함 그 자체였어.”“그런데 이놈을 봐! 경매장에 들어올 수 있었던 것도 옆에 있는 이 여자 덕분이었어!”“자칭 무슨 하 세자네, 하 지회장이네 하지만 내가 입수한 정보에 의하면 모두 여자의 힘을 등에 업고 오른 자리에 불과해!”“하 세자, 아마 아내가 대구 정 씨 집안 아홉 번째 안주인이라지. 그 여세를 몰아 겨우 일어선 주제에!”“하 지회장, 왕주아의 치마폭 덕에 지회장 자리에 올랐다지? 그녀가 당신을 치켜세웠기 때문에 그 자리에 오른 거잖아!”“솔직히 말하면 이놈은 그냥 여자를 잘 이용해 먹는 소인배일 뿐이야!”“웃기지도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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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89장

30분 후 하현과 동리아는 호텔 스위트룸으로 돌아왔다.동리아는 방으로 들어선 순간 뭔가 이상한 낌새를 눈치챘다.아니나 다를까 잠시 후 누군가의 노크 소리가 들려서 나가보니 동정감이 문 앞에 서 있었다.동리아의 옆에 하현이 서 있는 것을 본 동정감은 의아한 눈빛을 띠었다.하현은 동리아를 한 번 힐끔 쳐다볼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오히려 동정감은 껄껄껄 웃으며 발걸음을 옮겨 놓고는 하현에게 말했다.“하현, 자네 우리 리아한테 뭐라고 하지 말게. 오늘 밤 일은 얘가 나한테 굳이 말하지 않아도 다 들을 수 있었어. 항성에서의 내 입지를 생각해 본다면 알 만하지 않는가? 늦어도 내일 아침까지는 누가 나한테 일러도 일렀을 거야.”“그러니 우리 리아가 자네한테 숨기고 나한테 일러바친 게 아니란 걸 알아주게.”하현은 사람 좋은 미소를 떠올리며 말했다.“무슨 말씀을 그리하세요? 동리아가 말을 했어도 날 위해 그랬을 건데, 다 이해합니다. 절대 동리아한테 뭐라고 할 수 없죠.”“그럼 됐어.”동정감은 스스로 찻잔에 차를 따르고는 천천히 찻잔에 입을 갖다 대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뭔가 고심하는 눈치였다.“하현, 우리 집안사람들은 한 입으로 두말하는 사람들도 아니고 빙빙 둘러말하는 성격도 못 되네. 정말로 자네가 그 총교관인가?”“우리 형제 하기로 하지 않았던가? 하하, 나한테 말해 줄 수 있겠어?”“내가 다 생각이 있어서 하는 말이야!”“만약 자네가 정말 총교관이라면 내가 항성에서 못할 일이 없지!”동정감의 표정을 살피다가 하현이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총교관인지 아닌지가 뭐 그리 중요합니까? 이면 어떻고 아니면 어때요?”“가장 중요한 것은 모든 사람들이 그 부러진 칼이 더 이상 증거물로서의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걸 인지했다는 겁니다. 아무도 그 칼을 들고 총교관에게 뭔가를 요구할 수 없어요, 그럼 된 거잖아요?”동정감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자신의 허벅지를 툭 치며 말했다.“역시 자네 대단하네! 이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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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90장

”네? 하구천은 사송란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지 않았나요? 왜 사비선 뒤에 붙었죠?”하현은 의아한 눈빛으로 물었다.“오매 도관은 온통 하구천의 후궁들만 모인 거예요?”“쉿!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게!”동정감은 갑자기 긴장한 표정으로 일어나 주위를 둘러보고는 감청의 위험이 없다는 것을 확인한 후에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항도 하 씨 가문은 항성과 도성에선 왕이나 다름없어. 강남은 물론 강남 너머에 이르기까지 오매 도관의 영향력은 막강해!”“무도 성지라는 말이 그냥 나온 말이 아니야!”“자네는 이번에 사비선의 미움을 샀을 뿐만 아니라 한마디로 오매 도관의 명예에 심각한 타격을 입힌 거야!”“이 두 가지 상황으로 이미 자네는 오매 도관의 미움을 사기 충분해!”동정감은 눈살을 찌푸리며 말을 이었다.“그러니 요 며칠 동안은 잠자코 호텔에 머무르는 게 좋겠어. 함부로 어디 가지 말고. 오매 도관에서 자네를 상대할 핑계를 찾지 못하도록 해야 해.”하현은 차분한 얼굴로 말했다.“화 씨 집안 일로 사송란과 다툼이 있은 뒤로 오매 도관과는 이미 원한이 맺힌 사이가 되었어요.”“오늘 일이 있었든 없었든 간에 언젠가는 반드시 다시 만났을 거예요.”“언제 다시 오매 도관과 부딪힌다고 해도 전혀 이상할 일이 아니에요. 이미 각오하고 있어요.”“오늘 밤 일은 단지 그 서막에 불과해요.”동정감은 하현의 말에 잠시 어리둥절해하다가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하현, 그래도 이렇게 충동적으로 행동하면 안 돼.”“오매 도관은 보통 상대가 아니야. 그냥 일개 가문도 아니라구. 오매 도관의 미움을 산 사람은 절대로 감당하지 못해!”“적어도 자네가 이 항성과 도성에 있는 한 오매 도관을 뛰어넘는 능력을 가지기란 어려운 일이야!”동정감은 입이 바싹바싹 마르도록 하현에게 당부했다.오매 도관이 항성과 도성에 미치는 영향력에 비하면 하현의 힘은 너무나 보잘것없었다.그는 항성에 온 지 겨우 보름밖에 되지 않은 내륙인이었다.어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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